천사의 도시가 위축되고 있다. 불법 체류자 단속 탓이다.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대행은 최근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을 모두 처리할 때까지 LA에 머물겠다고 했다.
정가의 사람들은 목에 핏대를 올린다. 크리스틴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LA를 ‘mayhem(대혼란)’이란 단어에 빗댔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놈 장관에게 ‘거짓말쟁이’라며 맞받아쳤다.
LA타임스는 이러한 현실을 치고받는 싸움에 비유했다. 선과 악은 평소 논조대로 나뉜다. 묘사는 교묘하게 편향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마치 괴롭힘을 즐기기라도 하듯 LA를 겨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스 시장이 ‘(트럼프의) 주먹을 피하고 잽과 어퍼컷을 날리고 있다’고 표현했다.
배스 시장은 단속 대상인 불체자를 “거리에서 납치되고, 주차장을 내달리며 쫓기는 이들은 우리의 이웃이자 가족”이라고 말했다. 왼쪽으로 급격히 기운 LA에서는 이민 당국의 법 집행 행위가 마치 ‘게슈타포(Gestapo)’처럼 인식될 수밖에 없다. 주지의 사실이다.
대체로 좌편향적인 주류 언론의 전반적인 보도 내용도 마찬가지다.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 사안을 단면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 다른 면도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입체적으로 보는 게 쉽지 않은 곳이 LA 아닌가.
이례적이다. 요즘 국토안보부(DHS)는 언론들의 기사를 정기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미디어가 잘 보도하지 않는 긍정적 결과도 알리고 있다.
독자에게 다른 면도 전달해야 하는 건 언론의 의무 중 하나다. 양면을 모두 전달하는 미디어가 드물다. 독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라도 몇 가지를 소개한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CNN이 ‘체포된 이민자 중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민자는 10% 미만’(6월 16일)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당국은 ‘체포자 중 유죄 판결을 받았거나 기소가 진행 중인 불체자는 70%’라며 이러한 보도 내용을 바로잡았다. 같은 날 가디언은 ‘인종 프로파일링, ICE는 LA에서 시민권자도 구금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DHS 측은 ‘피부색 때문에 법 집행 기관의 표적이 됐다는 주장은 역겹고 명백한 거짓말이다. 시민이 체포되는 이유는 법 집행을 방해하고 폭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사실을 바로잡았다. 불법 체류가 이민법상 엄연히 위법임을 차치하더라도 ICE, DHS 등의 체포자 목록을 보면 강간, 소아성애, 살인, 마약, 중범 폭행 등 중범죄자가 수두룩하다.
유독 LA에서 대대적이고 광범위한 단속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논평을 냈다.
빌 에세일리 연방 검사는 “피난처 도시법 때문에 법 집행 시 제약을 받는다”고 했다. 타주에서는 ICE 요원들이 각 카운티 구치소의 정보 등을 통해 직접 이민 신분을 심사할 수 있지만, 가주에서는 이러한 절차를 밟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종종 범죄 전력이 없는 불체자도 체포되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했다.
DHS 측은 급습시 충분한 수사 자료를 근거로 누구를 체포할지 이미 파악하고,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즉, 법적으로 이미 근거를 갖고 진행하는 단속이기 때문에 이를 방해할 경우 체포나 구금 등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상반기 전국 주요 30개 도시의 살인 사건(17%), 총기 폭행(21%), 성폭행·가중 폭행(10%), 차량 강탈(24%) 등 범죄 감소 ▶보호자 없이 국경을 넘은 아동 중 성매매 또는 밀수업자가 데리고 있던 아동 1만3000여 명 구출 ▶불법 월경 사례 93% 감소 ▶상반기 마약 압수량이 지난 한해 총량보다 많다는 점도 알렸다.
당국의 법집행을 막무가내식 단속으로 왜곡하고 특정 사례를 침소봉대하는 건 대중을 폭력적으로 반응하게 하는 선동 행위일 뿐이다. 당국이 민주당 정치인들을 향해 “시민보다 범죄를 저지른 불체자를 미화하고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한가”라고 되묻는 이유다.
당국의 항변이라 신뢰할 수 없는가. 같은 논리라면 주류 언론의 보도 내용도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제대로 들려주지 않고, 보여주지 않는 시대다. 이념에 맞지 않아도 양면을 다 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래야 최소한 확증 편향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