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워싱턴 DC의 범죄 근절을 위해 주 방위군 및 연방수사국(FBI) 등의 공권력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카고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워싱턴 DC 경찰을 연방 통제하에 두고 전역에 주 방위군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조치를 “수도를 범죄와 혼란, 빈곤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워싱턴 DC에서 발생한 연방 의회 인턴(21) 피살 사건, 차량 절도 시도 중 발생한 폭행 사건 등을 직접 거론하며 공권력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워싱턴 DC에서 시작하지만 필요하면 로스앤젤레스, 뉴욕, 그리고 시카고 같은 다른 도시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시카고를 ‘재앙’이라고 표현하며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과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를 강하게 비난했다.
존슨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능한 인물”이라고 표현했고 프리츠커에 대해서는 “프리츠커의 무능 때문에 그의 가족이 그를 사업에서 쫓아냈고, 그는 정계로 달아나 주지사 자리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또 “프리츠커가 대통령이 되길 원한다고 들었지만 최근 살을 좀 뺀 걸 보니 혹시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사람 모두 시카고의 범죄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프리츠커는 “대통령은 시카고에 군대를 투입할 권한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상속받은 재산으로 사업을 하다가 여섯 차례 파산했고 사업 파트너를 속였으며 골프에서도 반칙을 하고 있다”며 날 선 반격을 펼쳤다.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 딕 더빈(민주)은 “범죄에 대한 우려는 모두가 공유하지만 연방 경찰의 장악은 답이 아니다”라며 “이런 방식은 혼란만 불러올 뿐”이라고 비판했다.
시카고 경찰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10일까지 시카고의 폭력 범죄는 전년 대비 23% 감소했고, 총격 사건은 37% 각각 줄었다. 이 기간 중 발생한 살인 사건은 모두 249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00건 가량 적다. 시카고 경찰은 올해 살인 사건은 500건 이하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대응이 실제 조치로 이어질 지, 또 법적 정당성을 갖게 될 지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