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부동산 스케치] 잊혀진 LA의 중간가격 시장

Los Angeles

2025.08.24 11:4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20~30만불 맞벌이 부부용 매물 거의 없어
양극화 막는 장기 전망으로 ‘중간층 보호’ 필요
수년 동안 로스앤젤레스 부동산 시장의 헤드라인은 늘 두 가지에 집중해 왔다. 하나는 배벌리힐스의 초호화 맨션, 또 하나는 서민층의 주거난이다. 하지만 가장 큰 고충은 바로 그 사이 중간 시장에 있다. 약 70만 달러에서 150만 달러 사이의 단독주택을 꿈꾸던 평범한 가족들이 이제는 극강의 투자자들과 치솟는 비용에 밀려 좌절을 겪고 있다.
 
문제는 두 가지다.  
 
첫째, 매물이 턱없이 부족하다. 팬데믹 시기 3% 이하의 초 저금리로 집을 산 주인들이 굳이 집을 내놓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 수요는 여전히 뜨겁다. 젊은 전문직, 맞벌이 부부, 그리고 직장을 따라 이주하는 타주 바이어들까지 모두가 같은 매물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그 결과 괜찮은 매물이 나오면 여전히 치열한 입찰 전쟁이 벌어진다. 확실히 팔릴 인기 많은 집의 요즘 매물 설명을 보면 코미디 같기도 하다. 이를테면 ‘매력적인 수리 필요 주택, 지붕은 선택 사항, 상상력을 가져오길-내일까지 오퍼 마감’같은 식이다.  
 
여기에 현금 보유자 투자자들의 활약이 중간 시장을 더 좁히고 있다.  
 
초고가 시장에서는 그리 활발하지 않지만, 80만~120만 달러 구간에서는 매입 후 임대하거나 리모델링해 되파는 전략이 활발하다. 덕분에 뿌리 내리고 살고 싶은 평범한 구매자들은 더욱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예컨대 밸리 지역에서 최근 95만 달러에 나온 3베드 주택은 주말 오픈 하우스에만 20팀이 몰렸고, 결국 투자자가 현금으로 매입해 임대용으로 전환했다. 정작 그 집을 꿈꾸던 일반 맞벌이 부부 등 중산층은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결과, 많은 중산층 LA 주민들은 콘도나 긴 출퇴근길로 밀려나고 있다. 어떤 가족들은 내 집 마련을 미루며 생각보다 오래 임대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불가피하다. 실제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LA 카운티에서 거래된 단독주택의 중위 가격은 90만 달러 안팎으로, 5년 전보다 40%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교사와 간호사 평균 연봉 상승률은 15%를 넘지 못했다.  
 
소득 증가 속도가 집값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셈이다. 결국 열심히 일하는 중산층이 가장 먼저 밀려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 중간 시장이야말로 가장 간과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구간이기도 하다. 교사, 간호사,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현실적으로 내 집을 마련하고 자산을 쌓고 가족을 키워야 할 곳이 바로 이 가격대이기 때문이다.
 
LA가 초호화 주택과 영원한 세입자 도시로 양극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정책과 개발의 초점은 중간 시장에 맞춰져야 한다.  
 
이 가격대 신축 주택에 대한 인센티브, 듀플렉스·타운홈 등 다양한 형태의 주택 공급을 위한 스마트한 용도 변경,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시 주거 안정성의 중추가 건강한 중간 시장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전까지는 LA의 잊혀진 시장은 그대로 잊힌 채 남을 것이며, LA에서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도시를 지탱하는 바로 그 사람들이 잡기에는 점점 더 멀어질 것이다.
 
▶문의 (424) 359 - 9145

제이든 모 / Keller Williams Beverly Hills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