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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서 숙청·혁명 일어나는 듯”

Washington DC

2025.08.2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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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거기서 사업할 수 없다” 밝히기도
대통령실 “협상 전 기죽이기 전략”
한미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Purge or Revolution)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혀 그 진위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라며 “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수 없고, 거기서 사업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한 “그들(특검)은 심지어 교회와 우리(미군) 군사 기지에 들어가 정보를 수집했다고 들었다”고 썼다.  
 
정상회담을 불과 3시간여 남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의도에서 이 글을 썼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숙청’ 또는 ‘혁명’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수사와 국내 정치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 워싱턴DC 현지에서 “잘못된 정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들어갔거나, 아니면 (회담 전에) 기부터 죽이는 협상략일 수도 있지 않겠냐”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의견이 일부 충돌하고 있다고 이 대통령도 직접 밝힌 바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에둘러 표현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숙청’의 대상이 윤석열 대통령, ‘혁명’의 주체가 이재명 대통령이라면 작년 연말 이후 한국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인 시각이 담겨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지금 대한민국은 친위쿠데타로 인한 혼란이 극복된지 얼마 안 된 상태”라며 “미군을 직접 수사한 것이 아닌, 그 부대 안에 있는 한국군의 통제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교회 압수수색’ 및 ‘미군기지 정보 수집’ 발언은 최근 한국 내 특검 수사 상황을 거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달 순직해병 특검팀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상계엄 내란ㆍ외환의혹 특검팀은 한국 공군과 미군이 함께 운영하는 오산 공군기지 내 중앙방공통제소를 압수수색했었다. 오산 기지 내 방공통제소 압수수색은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당시 특검은 “미군이나 미군 자료는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이를 거론하자 정상회담을 앞두고 흐르는 난기류와 무관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설명을 듣고 난 뒤 “나는 오해가 있었다고 확신한다”며 “교회 압수수색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는데 (비공개 회담에서) 논의하겠다. 잘 해결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선 “안보 문제, 국방비 문제, 관세 협상문제, 그것 말고도 여러 가지가 예측되고 있다”며 “이 순간에도 실무적 협의는 계속되고 있고, 저희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도 하나의 주권국가”라며 “주권 국가에서 주권자 국민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키진 못할지라도, 최소한 실망하게 해드리진 않아야 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일본에서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약 50분 동안 진행한 순방 기자단 간담회에서 한·미 동맹의 현대화 문제와 관련해 “(미국 측에서 주한미군 등의) 유연화에 대한 요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주한미군의 미래형 전략화, 그런 얘기는 우리 입장에서 필요하다”며 “그런 것을 조정하는 것도 협상이기 때문에 (입장 차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생각하는 것처럼 (협상 분위기가) 험악하지는 않다”고 부연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 현대화엔 국방비 및 방위비 분담금 증액 , 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한국의 대중(對中) 견제 동참 방안 등이 포함된다.  
 

김형구, 오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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