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만년필 공방 제나일 제작 회담 후 주문 폭주…접수 중단 펜심 제조사 모나미 주가 급등
지난 25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이 선물한 펜을 유심히 보고 있다. 김현동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서명용 펜이 화제를 모으면서 제작업체가 주문 폭주로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서울 문래동의 수제 만년필 공방 ‘제나일’은 지난 27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소규모 공방인지라 하루 10여 개 정도 제작이 가능한데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주문이 들어와 주문을 잠시 닫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업체 측은 재판매 일정도 “예측하기 어렵다”며, 주문 가능 시점이 되면 ‘솔드아웃’을 해제하는 방식으로만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 된 펜은 약 두 달에 걸쳐 제작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이다. 이 펜은 장인이 원목을 직접 깎아 만든 수제 제품으로, 케이스 또한 수공으로 제작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서명식에서 갈색빛의 펜으로 방명록을 작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펜을 가리키며 “이게 이 대통령의 펜입니까”라고 물었다. 이 대통령이 “네, 가져온 펜입니다”라고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가져가실 겁니까”라고 농담을 건넸고, 이 대통령은 두 손으로 건네는 제스처를 취하며 즉석에서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과 케이스를 들어 올리며 “굉장히 두께가 아름답다. 정말 멋지네요. 어디서 만든 건가요?”라고 칭찬했고, 이 대통령은 “한국에서 만든 펜으로 대통령께서 하시는 어려운 서명에 유용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문재인 대통령 재임 시기 한국에 국빈 방문 때도 제나일의 서명용 펜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
다만 이날 사용된 펜에 들어간 펜심은 기존 제나일에 사용되는 만년필이나 볼펜이 아닌 필기감에 최적화된 심으로, 볼펜으로 유명한 한국 브랜드 모나미의 수성 네임펜 심을 다듬어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펜 칭찬 소식이 알려지자 모나미 주가는 지난 26일 한국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29.92% 상승한 2575원으로 거래를 마친데 이어 다음날인 27일에는 이보다 더 오른 272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모나미와 한국 펜 브랜드의 경쟁력이 부각되며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제나일 제품은 장미나무, 올리브나무 등 다양한 원목 소재와 천연 왁스, 밀랍을 사용한 친환경 제작 방식으로 유명하다. 가격은 종류에 따라 8만~18만 원 선으로 미국서도 주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