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전통의 MJ 오토 모티브 큰사장인 강성봉(62·왼쪽)씨와 작은 사장인 아들 민재(27)씨. 1세대에서 2세대 중심으로 변하는 한인 사회의 한 단면이다. 김상진 기자
1세대와 2세대,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함께 섰다. 배경은 한인 업소들이 밀집한 올림픽 불러바드다.
LA 한인타운에서 차량 정비소인 MJ 오토 모티브를 운영한 강성봉(62) 사장은 27년 간 묵묵히 한자리를 지켜왔다. 기름 냄새 가득한 그곳은 이민 1세대로서의 삶이 녹아 있는 터전이다.
아버지의 손때 묻은 장비를 이제 아들이 대신 잡고 있다. 강민재(27) 씨는 아버지의 땀이 배인 터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아버지가, 첨단 기술의 집합체인 신형 차량은 아들이 나사를 조인다.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가 한곳에 공존하는 MJ 오토 모티브 이야기는 지금의 한인 사회 모습을 투영한다.
미주 한인 사회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변곡점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도 된다.
1세대가 닦아온 경제적 기반, 민족 공동체를 중시하는 인식은 그동안 한인 사회를 지탱해온 하드웨어다. 여기에 2세대가 가진 언어적 이점, 주류 사회와의 네트워크,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 등은 하드웨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가 될 수 있다. 두 세대 간 조화는 한인 사회의 존립을 이어가는 힘이다.
세대와 세대는 연결되어야 한다. 양 세대를 잇는 다리는 정체성이다. 단순히 명맥 유지를 넘어 1세대가 갈고닦은 길 위에 다음 세대가 주체가 되기 위한 방향 설정이 중요한 시점이다.
본지는 창간 51주년을 맞아 급변하는 한인 사회가 새로운 모습으로 존속하기 위한 해답이 무엇인지 현장 곳곳의 목소리를 지면에 담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