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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 504만불 필요

Los Angeles

2025.09.28 20:30 2025.09.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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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주택·신차·양육·의료 비용만 394만불 달해
인플레이션 지속 영향…중산층 상징적 기준 흔들려
이민자들의 영원한 꿈 ‘아메리칸 드림’이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최근 금융 정보업체 인베스토피디아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적인 미국인이 상상하는 삶의 목표들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평생 약 500만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학사 학위 소지자가 평생 버는 평균 소득을 훌쩍 넘어서는 금액이다.
 
인베스토피디아는 올해 초 국내 성인 1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은 꿈을 8개 항목으로 가격표를 달아 정리했다.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가는 노후 생활(160만 달러), 주택 소유(95만7594달러), 신차 구매(90만346달러), 자녀 양육 및 대학 등록금(87만6092달러), 의료비(41만 4208달러), 매년 휴가(18만621달러), 반려동물 양육(3만9381달러), 결혼 비용(3만8200달러)이 주요 항목이다.
 
이들의 합산 금액은 무려 504만3323달러.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흔히 ‘중산층의 기본 목표’라고 생각해온 항목들조차 이제는 소득 구조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비용 상승에는 인플레도 한몫하고 있다.  
 
보고서는 2024년 대비 대부분 항목의 비용이 상승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신차 구매( 81만 달러 → 90만 달러), 주택 소유(93만 달러 → 95만 달러), 자녀 양육·교육 (85만 달러 → 87만 달러) 등이다.
 
칼렙 실버 인베스토피디아 편집장은 “특히 주택과 교육, 자동차 비용은 생활에 밀접한 영역이어서 체감 부담이 크다”며 “아메리칸 드림이 과거보다 훨씬 비싸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단순한 물가 상승 이상의 의미를 던져준다. 중산층의 상징적 기준선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다만 모든 전문가가 인베스토피디아의 분석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미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선임연구원은 “아메리칸 드림은 상위 10% 생활 수준이 아니라, 세대 간 ‘점진적 향상’을 의미해야 한다”며, “과연 500만 달러라는 숫자가 ‘평범한 미국인’의 꿈을 정의한다고 볼 수 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의 본질이 “나는 전보다 나아지고 있는가, 내 아이들은 나보다 더 나은 환경을 누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히 “꿈이 멀어졌다”는 한탄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아메리칸 드림을 다시 정의하고, 현실적인 재정 전략을 세우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실버 편집장은 “사람들이 이번 보고서를 보고 자신의 꿈을 어떻게 그릴지 고민하길 바란다”며 “꿈의 가격표를 매겨야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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