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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아메리칸 드림, 끝 아닌 진화 중"

아메리칸 드림은 누구나 가슴에 품을 수 있던 꿈이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이 꿈이 사라지고 있다며 한숨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비자의 문턱은 높아졌고 단속도 거세진 탓이다. 현실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취재 현장에서 바라본 풍경은 달랐다. 아메리칸 드림이 사라졌다기보다는, 꿈의 형태가 바뀌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과거 이민은 생존을 전제로 한 결정이었다. 지금은 삶의 질 향상과 미래의 안정성을 위해 여러 가지 옵션 중에서 고르는 선택에 가깝다. 이민자들의 모습도 달라졌다. 이민 가방 하나만 들고 무작정 비행기에 몸을 싣기보다는, 한국에서의 탄탄한 경제적 기반을 토대로 더 큰 시장과 확장 가능성 등을 꼼꼼하게 살핀다.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막연한 기대 대신 조건과 리스크부터 계산한다. 비자 종류와 체류 가능성, 실패 확률까지 따진다. 이전 세대가 현장에서 막연히 부딪혔다면, 지금은 출발 전부터 각종 데이터를 확인한다. 그만큼 1세대 이민자들의 경험과 정보가 축적돼 있는 상황이다.   이제 한인 사회도 ‘인구 200만 시대’에 접어들었다. 연방 센서스국이 지난 27일 공개한 아메리칸커뮤니티서베이(ACS) 결과에 따르면 한인 인구는 206만2223명으로, 직전 조사 때보다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인구 증가율(0.5%)의 6배에 달한다.   전국적으로 이민자가 감소하는 흐름 속에서도 한인 인구의 증가세는 뚜렷하다. 과거와 같은 1세대식 이민 행렬은 줄었을지 몰라도, 경제적으로 일정 수준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이민자들은 계속 유입되고 있다. 여기에 1세대가 갈고닦은 삶의 터전 위에서 자리를 잡은 2~3세 한인들이 깊이 뿌리내리면서 한인 이민 사회는 양적·질적으로 성장과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이 이민 정책 강화로 흐릿해진 듯 보이지만, 많은 이들은 여전히 꿈을 좇아 미국행을 고려하거나 선택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여전히 산업 규모가 크고, 지역적으로도 선택의 폭이 넓다. 교육 측면에서도 서열화된 대학보다는 전공에 따라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주류 사회 곳곳에 한인들이 자리 잡고 있고, K팝 등 한국 문화의 세계화로 과거에 비해 주류 사회와 한인 사회 간의 이질감도 크게 줄었다.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의미를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을 뿐이다. 규모가 커지는 한인 사회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 강한길 기자취재수첩 아메리칸 드림 아메리칸 드림 한인 사회 한인 이민

2026.01.29. 22:43

[다시 쓰는 '아메리칸 드림'(상)] "꿈 펴고 싶어도 미국 남을 길 못찾아"

미국 땅을 밟는 순간 ‘아메리칸 드림’은 누구나 품을 수 있는 꿈이었다.   유학생 출신 이정길(27·가명)씨도 마찬가지였다. LA지역 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이씨는 금융 애널리스트가 돼 월스트리트를 누비는 자신의 모습을 늘 상상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졸업 후 미국에 남아 커리어를 쌓으려 했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한 이후 비자 규정이 강화되면서 환경이 급격히 경직됐다는 점이다.   이씨는 “취업 준비 과정에서 만난 기업들은 하나같이 영주권자만 채용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며 “상황이 이렇게 급변할 줄 몰랐고, 더는 선택지가 없었기에 미국에서 그리던 꿈을 접어야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및 이민법 강화 기조로 지난 1년 사이 수많은 이들의 아메리칸 드림이 끝나버렸다.   국토안보부(DHS)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을 떠난 불법체류자는 약 300만 명에 달한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는 이 가운데 한인을 약 2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학생 비자 거부율도 급등했다. 미교협에 따르면 최근 학생 비자 거부율이 40%까지 높아지면서 한국인 유학생 비자 신청 4만여 건 중 약 1만3000건이 반려됐다.   한영운 미교협 조직국장은 “정상 체류 중이던 F-1 유학생들이 SEVIS 취소 통보를 받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문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 이는 과거에는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급기야 귀화 시민권 심사 강화와 박탈 검토 확대, 영주권 심사 과정에서의 이웃 조사, 공적 부조 수혜 여부 문제 제기 등 과거에는 제한적으로 적용되던 기준들도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한 국장은 “경찰이 티켓을 줄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는 것처럼, 이민 당국 역시 심사관 개인의 판단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이민국 심사 과정에는 실수와 감정이 개입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한인 상권과 노동 현장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일례로 자바시장은 수십 년간 한인 이민 1세대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생계를 이어왔던 공간이다. 패션 디스트릭트의 경우 대낮에도 문을 걸어 잠근 업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인타운노동연대(KIWA) 윤대중 커뮤니티 연대 디렉터는 “이민자 가정들이 공포에 휩싸여 직장은 물론 공원이나 외출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민 정책의 변화는 이제 막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젊은 세대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취업비자(H-1B)는 고임금·고숙련자 위주로 재편되며 문턱이 더 높아졌고, 연봉 10만 달러를 받아도 탈락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 그동안 많은 유학생들이 취업비자를 거쳐 영주권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통해 미국에 정착해왔지만, 그 길 자체가 급속히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김선민 다트머스대 사회학 교수는 “1990년대 이후 한인들은 학생 신분을 거쳐 미국에 정착해왔다”며 “그러나 지금 졸업하는 세대는 현실적으로 미국에 남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공혜 어번대 간호학 교수도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상수화된 시대”라며 “‘일단 가서 부딪혀 보자’는 낙관론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메리칸 드림’은 이제 누구나 품을 수 있는 꿈이 아니다. 기회는 사라지고, 남고자 했던 젊은 이들은 조용히 짐을 싸고 있다. 과거와는 달라진 풍경이다. 강한길 기자다시 쓰는 아메리칸 드림(상) 미국 영주권자 아메리칸 드림 한국인 유학생 유학생 출신

2026.01.2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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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없는 푸른 하늘 아래 살고 싶어 다섯 가족 이민[신년기획] 다시 쓰는 아메리칸 드림③

임준영(42)씨는 2024년초 아내와 8살, 12살, 14살 자녀 3명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16년 취업 이민 서비스 업체의 비숙련 영주권 취득 계약 절차에 서명한 지 8년만이다. 한국에선 새벽 트럭 운전을 하고 오후에 드럼 학원 교사로 일했다. 어느날 운전을 마치고 하늘을 올려다 보자 미세먼지로 덮여 탁했다. 드럼 학원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입시교육에 지쳐 있었다. 그렇게 이민을 결정했다.   처음 조지아주에 와 일한 곳은 한인 식료품 체인인 남대문마켓. 한국에선 보지 못했던 생소한 다국적 수입 농수산품이 많았다. 주 60시간 함께 일하는 이들의 90%는 중남미 출신이다. 시급이 1년만에 10% 올랐지만 개인 성장을 위해 퇴사를 결정했다. 옮겨 일한 곳은 SK배터리아메리카 커머스 공장이다. 협력사 소속으로 장비 유지보수 업무를 맡았다. 하루 12시간씩 더 바삐 일했지만 공장의 연말 셧다운(가동 중단)에 따른 강제 무급휴가가 문제가 됐다. 6주간 휴직하면서 다른 일을 찾았다. 지금은 밤 12시부터 아침 8시까지 도넛 가게에서 빵을 굽는다. 임씨는 “도넛은 미국인들의 ‘김밥’이라고 들었다. 싸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일상식이라 매출이 안정적이고 대부분 포장 주문이다 보니 좁은 가게에서 시작해도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임씨의 아내도 빵집, 한식당, 방문요양원, 옷수선집 등을 거치며 일했다.   다섯 식구가 이민가방 10개를 나눠 짊어지고 희망을 꿈꾸며 미국을 찾았다. 임씨는 “아버지가 알콜성 치매를 앓게 돼 이민을 포기하려던 때도 있었지만, 입국하던 날 교회 지인이 환영 팻말을 들고 우릴 기다리던 게 참 감사했다”며 “휴대폰 개통, 자녀 학교 등록, 인터넷 설치까지 도와주고 중고차 구매 보증도 서줬다”고 했다. 실제 퓨리서치센터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의 51%가 가족 또는 친구로부터 정착 지원을 받는다. 이외 종교단체(9%), 정부지원(8%), 아시안 비영리단체(4%) 등의 도움도 있다. 아이들이 별 문제 없이 학교생활에 적응해 준것도 고맙다. 그는 “이민 후 스트레스로 틱장애를 앓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며 “둘째 아들이 축구를 좋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민자는 정보 격차와 언어 장벽, 사회적 낙인 등으로 최소한의 생활 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다. 임씨는 “가족과 미래를 위해서 이민 1세대는 일개미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은 자칫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인식이 지배하는 각자도생 사회로 귀결될 수 있다.   낙관 사이사이 스며드는 불안은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부재로 인한 것이다. 그는 2024년부터 미군 입대를 고려하고 있다. 그는 “미군으로 복무하면 한국의 부모님을 미국으로 초청할 수 있고, 불의의 사고가 닥쳤을 때 국가가 남은 가족을 돌봐준다는 점이 끌렸다”고 했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나눔터의 김갑송 국장은 “재외국민의 필요를 참정권, 복수국적 해결에 한해 좁게 바라보는 한국정부, 또 복지 영역에서 우리를 외국인으로만 인식하는 미국 정부의 관점이 이민자들이 실업, 질병 등 응급상황에서 재기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커뮤니티 전체의 힘을 키우기 위해선 정부에 이민자 복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남대문마켓 미세먼지 아메리칸 드림 남대문마켓 도매부 푸른하늘 아래

2026.01.1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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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고한 아메리칸 드림…기회 사라지고 ‘공포’만 가득 [신년기획] 다시 쓰는 아메리칸 드림①

조지아주에서 J(교환방문) 비자로 1년간 한인회사에서 일하던 김모씨(27)는 최근 체류 신분을 연장하기 위해 다시 대학에 입학해 F(학생) 비자를 발급받았다. 한국에서 4년제를 졸업하고도 다시 학생이 된 건 미국 정착을 위해서였다. 학위가 곧 더 많은 기회로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 정부가 이민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그 희망이 깨졌다. 공공기관도 아닌데 인턴 직무부터 영주권자를 찾는 기업이 늘었다.   부의 양극화와 중산층 몰락으로 빛을 잃어가던 아메리칸 드림이 반이민 정책으로 끝내 사망 선고를 맞았다. 고구마농장을 운영하는 한인 A씨는 작년 직원 16명 중 14명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잡혀갔다. 뉴저지주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B씨는 고객이 줄어 지점 2곳 중 1곳을 폐업했다. 버몬트주 카운티 페어에선 남미 주민들의 활기찬 모습이 사라졌다. 상인을 제외하곤 축제장에 나타난 주민은 백인 가족들 뿐이었다.   ▶초토화 되는 이민 커뮤니티= 지난달 10일 국토안보부(DHS)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 이후 추방된 불법체류자는 자진출국자 190만명을 포함해 총 250만5000여명에 달한다. 텍사스주 휴스턴, 한국으로 치면 경상북도 주민이 모두 사라진 셈이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는 이중 한인을 약 200명으로 파악했다. 이민 법원에서 추방 명령을 받은 180명에 자진출국자 추정치를 더한 숫자다. 평균 20년 이상 미국에서 거주했던 이들까지 스스로 출국을 택하자 통상 70명에 그치던 추방자가 2배 이상 늘었다.   김갑송 미교협 나눔터 국장은 "한국전쟁 사망자 수가 300만명"이라며 "이민자 커뮤니티가 전쟁을 겪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고 했다. 미국 땅을 밟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그는 "학생 비자 거절율이 40%까지 높아지면서 한국인의 경우 전체 신청 4만여건 중 1만3000건이 반려됐다"고 전했다.   젊은 세대는 갈수록 높아지는 아메리칸 드림의 장벽을 몸소 느끼고 있다. 김선민 다트머스대학 교수(사회학)는 "1990년대 해외유학 바람이 분 뒤 한인들은 원하든 원치않든 한번쯤 학생 신분을 거쳐 미국에 정착했다"며 "하지만 올해 대학을 졸업한다면 현실적으로 미국에 남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사공혜 어번대학 교수(간호학) 역시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상수화된 시대"라며 "'일단 가서 부딪혀보자'는 식의 낙관론은 지금 세대에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취업을 준비한다면 임금 수준이나 숙련도에 따른 가중 선발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짚었다. 유학생 부모 사이에선 학비 만큼이나 영주권 해결이 긴급 과제로 떠올랐다.   오랫동안 미국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회의 땅'이었다. 어떨 땐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로 통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하나의 언어를 바탕으로 미국만큼 균질하고 원활하게 작동하는 시장은 전세계에 없다"며 "엔트리 레벨 20~30대 학자들이 연구, 훈련, 실습까지 논스톱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대내외 정치 문제로 인한 인재 엑소더스는 탑레벨 인력에게나 적용되는 것"이라고 했다.   ▶반이민 정책은 '2등 시민' 차별= 이민당국은 최근 귀화자 시민권 박탈까지 착수했다. 이민국(USCIS)은 지난 16일 각 현장 사무소에 매달 최대 200건씩 시민권 박탈 케이스를 적발하라고 요구했다. 이민 절차가 종결된 사건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귀화엔 심사관의 자의적 판단이 크게 작용한다"며 "취업 이민자의 경우 회사와 협의 하에 근무지를 옮기거나 기간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고 또 과속, 음주운전 등 위법 전력에 대해 법원 판결문을 제출하지 못하는 귀화 신청자도 많은데 이 경우 심사관이 정상 참작해 재량껏 시민권을 부여한다. 이런 관행까지 문제 삼으면 큰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모호한 '그레이존'은 이민자들의 문제가 아니다. 법 시스템과 집행방식의 문제다. 그럼에도 마구잡이식 이민 단속을 이어가는 건 이민자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가로막고자 함이다. 김 교수는 "이민법은 다른 법과 달리 행정체계에 의해 좌우되는 측면이 크다. 관료제가 실상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따라 근거 없이 불법 낙인을 찍을 수 있다"며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를 퍼트리는 게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이민자 대량 추방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민자 존재감을 지우는 게 반이민 정책 목표라는 것이다. 사공혜 교수는 "저소득층 의료 보험 지원을 줄이는 정책 방향도 이민자로 하여금 미국에서 계속 살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 의구심을 들게 만드는 전략"이라고 했다.   출신지, 인종, 성별 등 배경과 관계없이 누구나 노력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은 이제 당연하지 않다. 이미 부의 양극화, 복지시스템의 공격적 축소로 "아이비리그 세탁소 딸" 신화는 깨진 지 오래다. 김 교수는 "지금껏 70년대, 90년대, 2010년대 이후 등 이민 온 시기에 따라 한인들의 생활방식이 주로 나뉘었다면 이젠 비자 문제를 무난히 해결할 수 있는 집단과 그렇지 못한 집단간 분리,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 다시 쓰는 아메리칸 드림 나이트메어 아메리칸 이민자 커뮤니티 반이민 정책 아메리칸 드림

2026.01.0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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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명상 수행, 온전함에 이르는 길

역사가 토인비는 『역사가의 종교관』에서 세계 7~8개 이상의 여러 종교를 비교·소개하는데, 기독교와 대승불교를 인류가 물려받은 가장 발달한 종교라고 언급했다. 또 그가 20세기의 가장 큰 역사적 사건으로 서양이 동양의 불교를 알게 된 것이라고 했다고도 전해진다.     그는 기독교 정신의 핵심인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은 곧 대승불교의 보살행의 정신이며, 거기에 대비해 깨달은 자, 아라한이 목표인 소승불교는 개인의 해탈, 구원이 궁극 목표라 보살행의 정신보다 못하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통합이론가 켄 윌버는 종교 전통의 가장 정수는 ‘깨어남’의 체계를 우리에게 전해준 데 있다고 봤다. 이것은 명상 수행을 통해 가능하다고 하며 이것이 동양의 종교 전통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한다. 토인비의 지적과 통한다.   서양은 과학 문명의 발달로 근세 이후의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우리는 모두 그 혜택을 입고 살고 있다. 과학적 연구의 한 분야인 심리학의 발달은 과거 백여 년에 걸쳐 우리의 삶에 엄청나게 중요한 여러 발견을 해 인간 이해를 돕고 있다.  ‘심층 심리학’에서 무의식의 발견, 또 ‘발달 심리학’에서 인간 발달의 정확한 지도를 그려낸 것, 이런 값진 발견들이 현대를 특징짓고 서양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좋은 것들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에 온 우리들은 먼저 서양 문물의 외적인 면, 휘황찬란한 과학, 경제적 성취에 먼저 이끌렸을 것이다.     임상에서 종종 경제적 성공은 있지만 노년의 삶이 무미하고 불안하고 별로 행복하지 않게 흘러가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된다. 외적인 추구 속에서는 성공이 오더라도 궁극적 안녕, 온전함에 이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경제적 안정은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실은 그때부터 우리의 행복과 안녕에 더 중요한 것들이 나타난다. 건강, 좋은 인간관계나 또 여러 상위의 가치 등. 이 경제적인 성공, 성취를 넘어 진정한 온전함, 풍요로운 삶이 성취되는 진정한 아메리칸 드림은 서양의 보물을 챙기는 동시에 동양이 전해준 값진 보물을 우리 삶에 적용할 때 가능해진다.   서양의 탁월한 두뇌들이 동양의 가치를 이렇게 깊이 평가하는데 정작 우리는 동양의 값진 보물을 어떻게 취급하는지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하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우리 각자의 진정한 아메리칸 드림의 성취를 위해서는 우리에게 결여될 수 있는 내면세계, 정신적인 탐구의 세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세계로의 여행은 명상 수행의 시작에 있다. 내면으로의 여행, 탐구의 길인 명상 수행으로 깊이 있는 영성 탐구의 길로 들어서면 진정한 정신 건강, 온전함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켄 윌버는 온전함에 이르는 다섯 가지 길을 설명하는데, 그중 가장 핵심적인 ‘깨어남’의 경험이고 명상 수행의 결과이고 이것은 동양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핵심적인 유산이라고 지적한다. 나머지 네 가지 길은 대개 서양의 발전에 힘입은 바 큰데, ‘성장’의 길에 대해서는 발달에 대한 정확한 지도를 규명한 현대 발달 심리학의 공헌이고 마음의 안녕을 위한 치유의 길인 ‘정화’의 길도 서구 심층 심리학에 의존하는 바 크다. 다중지능의 실현으로 표현되는 ‘개화’, 또 우주의 모든 것이 동시적으로 출현한다는 사분면적인 접근인 ‘드러냄’ 또한 서양의 철학, 과학적 탐구로 밝혀진 유산들이다.   동서양의 만남, 그 속에 우리의 진정한 구원, 안녕, 온전함에 이르는 길이 있고 진정한 아메리칸 드림의 실현이 있다.   ▶문의:(213)797-5953 김자성 / 정신과전문의건강 칼럼 명상 수행 명상 수행 발달 심리학 아메리칸 드림

2025.12.09. 18:40

밀켄 센터 아메리칸 드림 박물관 오픈

워싱턴DC 백악관 근처에 아메리칸 드림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15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코너에 자리잡은 이 박물관은 한때 ‘정크본드 황제’로 불렸던 마이클 밀켄이 소유하고 있다.     밀켄은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징역 10년형 선고를 받고 22개월을 복역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퇴임 직전 사면했다. 19세기 리그스 내셔널 뱅크 본점 건물로 사용됐던 건물을 포함해 모두 5개의 건물이 박물관으로 사용된다. 박물관에는 미국을 빛낸 예술가와 사업자, 금융가, 혁신가 등을 기리는 각종 최첨단 전시물이 들어섰다.     밀켄은 “아메리칸 드림은 배경이나 출발점이 어떻든 상관없이 누구나 의미 있고 보람찬 삶을 추구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이상을 말한다”고 전했다. 밀켄은 22개월째 복역하던 1993년에 연방교도소에서 석방됐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기부와 암 연구기관 설립등 자선사업을 해오고 있다. 밀켄은 사면을 받았으나 증권업 영구퇴출 조치에 대한 사면은 이뤄지지 않아 증권업에 종사할 수는 없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아메리칸 박물관 아메리칸 드림 센터 아메리칸 박물관 오픈

2025.09.2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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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벌어도 부족하다? 아메리칸 드림, 500만불 필요

이민자들의 영원한 꿈 ‘아메리칸 드림’이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최근 금융 정보업체 인베스토피디아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적인 미국인이 상상하는 삶의 목표들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평생 약 500만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학사 학위 소지자가 평생 버는 평균 소득을 훌쩍 넘어서는 금액이다.   인베스토피디아는 올해 초 국내 성인 1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은 꿈을 8개 항목으로 가격표를 달아 정리했다.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가는 노후 생활(160만 달러), 주택 소유(95만7594달러), 신차 구매(90만346달러), 자녀 양육 및 대학 등록금(87만6092달러), 의료비(41만 4208달러), 매년 휴가(18만621달러), 반려동물 양육(3만9381달러), 결혼 비용(3만8200달러)이 주요 항목이다.   이들의 합산 금액은 무려 504만3323달러.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흔히 ‘중산층의 기본 목표’라고 생각해온 항목들조차 이제는 소득 구조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비용 상승에는 인플레도 한몫하고 있다.     보고서는 2024년 대비 대부분 항목의 비용이 상승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신차 구매( 81만 달러 → 90만 달러), 주택 소유(93만 달러 → 95만 달러), 자녀 양육·교육 (85만 달러 → 87만 달러) 등이다.   칼렙 실버 인베스토피디아 편집장은 “특히 주택과 교육, 자동차 비용은 생활에 밀접한 영역이어서 체감 부담이 크다”며 “아메리칸 드림이 과거보다 훨씬 비싸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단순한 물가 상승 이상의 의미를 던져준다. 중산층의 상징적 기준선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다만 모든 전문가가 인베스토피디아의 분석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미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선임연구원은 “아메리칸 드림은 상위 10% 생활 수준이 아니라, 세대 간 ‘점진적 향상’을 의미해야 한다”며, “과연 500만 달러라는 숫자가 ‘평범한 미국인’의 꿈을 정의한다고 볼 수 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의 본질이 “나는 전보다 나아지고 있는가, 내 아이들은 나보다 더 나은 환경을 누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히 “꿈이 멀어졌다”는 한탄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아메리칸 드림을 다시 정의하고, 현실적인 재정 전략을 세우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실버 편집장은 “사람들이 이번 보고서를 보고 자신의 꿈을 어떻게 그릴지 고민하길 바란다”며 “꿈의 가격표를 매겨야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아메리칸 드림 아메리칸 드림 비용 상승 자녀 양육

2025.09.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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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아메리칸’ 정체성 정립 필요하다

1970년대 초부터 본격적인 이민이 시작된 미주 한인 사회는 50여 년간 질적,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세대 교체기를 맞으면서 위기 의식이 생기고 있다.     이민 1세대들은 고령화로 은퇴했거나 핵심에서 물러났고, 1.5세와 2세들, 즉 차세대가 한인 사회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하면서 과도기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차세대가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나름대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고 있지만 한인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의식은 약하다는 것이 우려된다. 즉, 코리안-아메리칸의 확고한 정체성을 갖지 못하고 한인 사회 참여도도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인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세대 변화, 그리고 차세대 교육은 한인 사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변수다.   한인 사회는 1992년 4월 29일 발생한 LA 폭동을 경험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날 LA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무법천지로 변했고 한인타운도 화염에 휩싸였다. 한인 사회는 그날을 ‘사이구(4·29)’로 기억하고 있다. 한인들은 엄청난 재산 피해에 정신적 충격, 그리고 주류 언론으로부터 무법자로 취급받는 삼중고를 경험했다.     사이구 폭동은 한인 사회에 경종을 울렸고 달라져야 한다는 자각을 하게 해주었다. 즉 ‘코리안-아메리칸’의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아메리칸 드림의 꿈을 안고 이민을 왔던 한인들은 1992년 전까지는 ‘미국 속의 한국인’으로 살았다. 그러나 사이구는 ‘코리안-아메리칸’, 즉 한국계 미국인의 새로운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는 자각을 하게 해주었다.     특히 미국에서 나고 자란 차세대는 이민자 세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들은 ‘코리안-아메리칸’이라는 확고한 정체성을 갖고 미국 시민으로서 의무와 권리를 행사하는 동시에 한국의 발전과 동반자적 한·미 관계 수립에도 기여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   역사 의식은 정체성 확립의 가장 중요한 변수다. 자아의식 또는,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는 ‘코리안-아메리칸’으로서의 역사 의식 확립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인 1.5세, 2세들은 ‘코리안-아메리칸’의 역사를 배우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가주에서는 소수인종학을 고교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여 소수계 학생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애너하임 교육구에서는 전국 최초로 ‘코리안-아메리칸’ 수업을 개설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타지역 차세대 한인 학생들에게는 이러한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고 있다.   요즘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풍이 대단하다.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으로 불리는 넷플릭스의 작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타인종도 늘고 있다. 물론 차세대 한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쓰고, 읽고, 말하는 것은 정체성 확립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과연 차세대들이 ‘코리안-아메리칸 데이’의 존재를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호놀룰루에 102명의 한국인이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로 일하기 위해 도착했는데 이날을 미국 공식 이민의 시작으로 인정한 것이다. 한인 사회는 매년 1월 13일을 ‘미주 한인의 날(Korean American Day)’로 기념하고 있다.   1965년 이민법이 개정되면서 한인 이민이 급증했다. 1970년대에는 매년 3만 5000명 이상의 한국인이 이민을 와 미국 내 한인 인구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     한인의 대부분은 1965년 이후 이주했거나 미국에서 태어난 2, 3세들이다. 신규 이민자 대부분은 자영업에 종사하지만 차세대는 전문직 등의 종사자가 많다.     한국어 학교, 교회 단위의 한글학교 등은 한인 사회에서 차세대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기관이다. 앞으로 차세대 교육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토론, 그리고 정책 수립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코리안-아메리칸’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주류 사회에서 ‘코리안-아메리칸’으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문구처럼 역설적으로 ‘코리안-아메리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주류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코리안-아메리칸’은 주인의식을 갖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동시에 차별에 대항하고 자신의 당당한 목소리를 내면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주인의식을 매우 강조했는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주인의식이 있어야 사회참여 의식이 생기며 부조리에 대항할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코리안 -아메리칸 역사 의식에 기초한 자아의식, 즉 정체성 확립은 코리안-아메리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자신감을 줄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한글학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한글학교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미주 한인사를 가르치고 그들이 확고하게 코리안-아메리칸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한글학교에서는 한인 이민사를 가르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선생님들도 미주 한인 이민사를 잘 모르기 때문에 가르칠 수 없는 것이고, 둘째, 이민사 교재가 없다는 한계도 있다.    먼저 한국어 학교 선생님들에게 미주 한인사를 교육시켜야 한다. 또한 한인사 교재들을 많이 개발해서 차세대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한글학교의 교육 방법을 바꿀 것을 제안한다.   또한 한인 청소년들에게는 롤모델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롤모델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인물이 많지만 대부분의 한인 청소년들은 알지 못한다. 가령, 김영옥 대령 스토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고 있다. 평소 그는 “100% 미국인, 100% 한국인”임을 강조했으며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가져라”라는 격려를 자주했다.   LA 태생의 새미 리 박사는 아시안-아메리칸 최초로 미국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또 다른 위인이다. 아시안 최초로 할리우드 명성의 거리에 별을 받은 인물이며 도산 안창호의 장남인 필립 안도 있다. 이러한 롤모델을 많이 발굴해 한글학교에서 가르칠 것을 권장한다.   한인 차세대 중에도 성공한 인물이 많다. 그들은 변호사, 의사, 엔지니어, 바이오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성공한 한인 차세대 대부분은 한인 사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 그들은 코리안-아메리칸의 확고한 정체성을 갖지 않고 있다. 정체성 결여는 참여 의식의 부재로 연결된다. 따라서 차세대 한인들이 한인 사회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정체성 교육이 절대 필요하다.     학부모 대상의 교육도 필요하다. 한인 부모와 차세대가 함께 역사 교육을 받고 정체성 확립과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차세대 교육은 미래 한인 사회의 운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차세대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해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의 한인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미국과 모국에 기여하는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면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자랑스러운 코리안-아메리칸임을 인식하면서 당당히 살아가는 차세대들의 모습을 보면 좋을 것이다. 차세대 교육에 대한 투자는 코리안-아메리칸 역사 의식을 심어주고 자아의식, 즉 정체성을 확립시켜 사회 참여 및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아메리칸 정체성 차세대가 한인 한인 사회 아메리칸 드림

2025.09.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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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 440만불 필요…지난해 보다 100만불 늘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데 드는 비용이 44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340만 달러보다 100만 달러 증가한 금액이다. 대다수 사람이 평생 벌길 희망하는 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리얼터닷컴은 분석했다.       이 같은 추정치는 금융 정보 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가 결혼, 자녀 양육, 주택 구매, 은퇴 자금 마련 등 중요하게 여겨지는 삶의 주요 지출 항목을 분석한 결과다.     특히, 주택 구매 비용은 전체 비용의 20%를 차지하며 약 160만 달러인 은퇴 자금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주택 소유는 오랫동안 아메리칸 드림의 핵심 요소였지만 주택 가격 상승과 높은 대출 금리로 점점 이루기 힘든 목표가 됐다.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를 이용해 주택을 구매하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은 약 92만9955달러. 이는 지난해 조사된 79만6998달러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주택 보험 및 재산세가 포함되어 있지만, 유지보수비, 관리비(HOA) 등 기타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센서스국에 따르면 현재 주택 소유율은 65.6%로 최고치인 2004년의 69.2%보다는 낮지만,  최저치인 2016년의 63.4%보다는 증가했다.   재정적 어려움에도 주택 소유를 아메리칸 드림의 필수 요소로 인식은 75%를 차지한다. 이 중 59%만이 주택 구매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답했다.   리얼터닷컴 로라 에디 연구 부사장은 “주택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으로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졌지만, 대부분 주택 소유를 경제적 안정과 장기적인 부의 핵심 요소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로는 베이비부머 세대(84%)가 주택 소유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인식했지만, 젊은 세대일수록 그 중요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주택 소유를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본 응답자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가장 많았고, Z세대가 가장 적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2기에 접어들면서 경제와 주택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부동산 개발자로서의 경험을 가진 트럼프가 주택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반면 전문가들은 금리 정책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정에 달려 대통령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와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조치가 주택 건설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크다.     리얼터닷컴 조엘 버너 수석 경제학자는 “건설 비용 상승은 남가주 산불 피해 지역의 복구뿐만 아니라 전국의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영 기자아메리칸 드림 아메리칸 드림 오랫동안 아메리칸 주택 소유

2025.01.31. 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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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의 '아메리칸 드림' 자녀 세대와 단절 '뚜렷'

1990년 12월 1일부터 대형 보험사 올스테이트의 도라빌 보험대리점을 운영해온 S씨는 33년을 뒤로 하고 올해 은퇴했다. "퇴직 기념 마지막 고객 감사인사 광고를 제작하러 갔더니 언제, 어떻게 은퇴할지 고민하는 이들이 줄을 섰다고 하더라. 신문에 창업 안내보다 은퇴 광고가 많아질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1965년 이민법 개정 후 태평양을 건넌 한인 1세대의 이민 비즈니스들이 이제 갈림길에 서있다. 보험·융자, 세탁소, 네일샵, 델리·그로서리, 리커, 뷰티스토어 등 이민자들의 중산층 진입을 도왔던 아메리칸 드림 업종 중 손바뀜을 기다리는 매물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에 뛰어드는 2세대가 줄면서 한인사회 비즈니스 지형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2010년 애틀랜타 중앙일보 업소록을 살펴보면 14년간 가장 부침을 심하게 겪은 업종은 융자다. 개인사업자 146곳이 현재 71곳으로 절반이 줄었다. 가방 전문 수입도매집 6곳도 현재 한 곳을 남기고 사라졌다. 한식당이 44곳에서 76곳으로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상록한인양로원(노스캐롤라이나), 한인양로원(조지아) 등 동남부 4곳에 불과했던 양로원은 1세대 고령화에 발맞춰 현재 23곳으로 5배 이상 늘어났다.   이민 1세대 대부분이 자영업에 뛰어든 배경에는 부정적, 긍정적 요인들이 함께 섞여 있다. 세대별 이민 자영업의 차이를 연구해온 김윤하 마드리드 카를로스3세 대학(UC3M) 교수(경영학)는 "원주민에 비해 이민자들의 자영업 비율이 높은 이유는 풀 팩터(pull factor)와 푸시 팩터(push factor)의 두 가지 측면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자가 언어장벽, 고용시장 외국인 차별, 제도적 자격미달, 비자 제한, 문화 차이 등의 '결격 요인'으로 취업이 어려워 생계유지의 차선책으로 자영업에 뛰어드는 게 푸시 팩터라면, 풀 팩터는 이민자 네트워크 및 커뮤니티 속에서 더 큰 성공 기회를 잡으려는 창업자 자세로, 주어진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능동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반면 2세대의 경우 불평등의 푸시 팩터가 줄어들면서 선호하는 업종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이민자가 주류사회에 동화될수록 불리한 푸시 팩터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며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에 힘입어 2세대는 풀 팩터의 창업가 정신을 살려 성장 잠재력이 더 큰 업종에서 창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부모세대보다 고소득 직종 취업이 용이한 자녀세대는 자영업 진입시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연봉)이 높기 때문에, 창업시 법인화·전문화·규모화를 통해 더 높은 소득이 가능한 업종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하인혁 웨스턴 캐롤라이나대 교수(경제학)는 "1세대 이민자는 변호사 개업을 하더라도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인만 주로 상대하거나 위험부담이 적은 이민, 상속, 개인상해 전문 분야만 맡는 경우가 많지만 2세대는 같은 변호사라 하더라도 본인 적성에 따라 형법, 기업법 등 활동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1·2세대간의 이같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이민업종이 사라질 가능성은 낮다. 이민자간 사업 노하우를 독점적으로 공유하는 관행이 지속되고, 동호회, 계모임 등 제도권 밖 모임을 통한 사업자본 조달도 여전히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한인의 세탁업, 인도계의 호텔업 등 소수계가 여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산업은 가족간 계승되진 않더라도 새로 유입되는 이민자들이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 교수 역시 "자영업의 생존율을 결정짓는 핵심 조건 중 하나가 튼튼하게 기반이 다져진 비즈니스 생태계"라며 "한인회, 직능단체들이 활성화될 수록 새로운 이민자와 은퇴 이민자간 비즈니스 교류가 활발하다"고 보았다.   썬박 전 애틀랜타 조지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은 "창업 20~30년이 흘러 규모가 커진 비즈니스의 업주일수록 2세 경영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되지만 경영 활동에 자녀 세대를 적극 참여시키기 위해선 기존의 노동집약적 패턴에서 벗어나 경영을 체계화, 현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차세대 신년기획 아메리칸 드림 아메리칸 드림 자영업 진입동기 한인 이민사회

2025.01.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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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투표로 아메리칸 드림 되살리자

“지금의 미국은 내가 이민 왔을 당시의 미국이 아닌 것 같다.”   요즘 미국에서 오래 산 이민 1세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이다. 한 올드 타이머는 “과거에는 열심히 일하면 집을 사고 사업체도 인수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일궜다.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언제 돈을 모아 집을 살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민 30년 차 한인도 젊은 세대의 미래를 걱정했다. “취직한 손자가 아파트 월세가 부담스러워 아들 집에 얹혀산다. 손녀는 대학 졸업 후 1년이 지났는데도 취직을 못 하고 있다. 둘 다 내 집 장만은 포기한 것 같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마저 잃은 것 같아 안쓰럽다.”   한인들의 우려는 미국의 전통적 가치인 ‘아메리칸 드림’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는 현실의 반영이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아메리칸 드림이 유효한가’란 질문에 동의한 비율은 34%에 불과했다. 12년 전의 같은 조사에선 절반이 넘는 53%가 동의했다.   아메리칸 드림의 퇴색은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 해결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먹고 사는 것보다 중요한 문제가 어디에 있겠는가. 결국 11월 대선에서도 경제 이슈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치적 양극화와 그에 따른 극단적 대립을 우려하는 이도 많다. 한 70대 여성은 어떤 모임이든 정치 이야기는 아예 꺼내질 않는다고 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이들의 대화가 다툼으로 번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전에는 이쪽저쪽 이야기를 다 들어보고 사리에 맞는 말엔 서로 동의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답을 미리 정해 놓고 남의 말은 들어볼 생각도 없는 이가 많은 것 같다. 지지 정당이 다르면 자녀 결혼도 반대하겠다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다. 미국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인 단체에서 오래 활동한 한 한인도 비슷한 견해였다. “전에는 공화당과 민주당은 물론 지지자들도 이렇게 심하게 대립하진 않았다. 공화당은 너무 오른쪽으로, 민주당은 너무 왼쪽으로 가는 것 같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 삶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피곤해지고 있다. 옛날이 그립다.” 정치적 양극화는 사회 구성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물론, 아메리칸 드림을 되살릴 해법 마련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극심한 양극화는 한인 정치력 신장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는 2000년대 중반 이후 ‘한인 정치 1번지’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한인 사회는 선거에 출마한 한인이 있으면 당적과 관계없이 후원하고 투표했다. 한인 선출직 공직자를 한 명이라도 더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대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인 후보도 당적을 봐가며 뽑겠다는 이가 늘었다. 어느 당이든 한인이 많이 당선될 수 있도록 돕자는 목소리는 전보다 잦아들었다. 이 또한 정치적 양극화의 결과물이다. 각자의 신념에 따른 투표는 당연한 권리이지만, 한인 정치력 신장이란 깃발 아래 모였던 한인들이 너무 빨리 흩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오는 11월 5일 OC 한인 유권자들도 차기 대통령 선출과 함께 각급 선거에 출마한 한인 후보들에 투표할 기회를 갖게 된다. 후보 중엔 공화당원도, 민주당원도 있다. 만약 한인 후보의 당선과 선호 정당 후보 지지란 두 가지 선택을 놓고 내적 갈등을 겪게 된다면 서로 다른 선택의 무게를 가늠해본 뒤 투표하길 권한다. 물론 어떤 선택이든 존중한다.   경제와 정치는 동떨어진 것이 아니며 서로 영향을 준다. 미래 세대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열심히 노력하는 세상을 상상해보자. 적어도 경제와 정치 상황이 지금보다는 한층 나아진 곳일 것이다.   미래 세대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기성세대의 책무다. 이를 도울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 지금 사는 세상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를 바꾸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투표해야 한다. 고작 내 한 표로 무엇을 할 수 있겠냐며 투표를 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더 멀리, 더 빨리 나아갈 것이다. 임상환 / OC취재담당·국장중앙칼럼 아메리칸 투표 한인 후보들 아메리칸 드림 한인 정치력

2024.09.0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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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3분의 1만 ‘아메리칸드림’ 믿는다”

미국에서는 인종과 계급을 뛰어넘어 행복과 성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이상을 뜻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믿는 미국인이 급격하게 줄어 현재는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월 26일부터 7월 8일까지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와 함께 미국 성인 1502명을 대상으로 아메리칸 드림 관련 인식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다는 아메리칸 드림이 유효하냐’라는 질문에 ‘여전히 유효하다’고 답한 비율은 34%로, 조사 대상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반대로 ‘한때는 유효했지만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응답은 49%에 달했고, ‘한 번도 유효한 적이 없었다’는 응답은 17%였다.   미국 공공종교연구소(PRRI)가 12년 전인 2012년 성인 2501명을 대상으로 같은 설문조사를 했을 당시에는 ‘아메리칸 드림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응답이 53%로 절반을 넘었다.   미국인은 보통 아메리칸 드림을 이야기할 때 자신이 집을 갖고, 가족을 꾸리고, 편안한 은퇴 생활을 하는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이런 목표를 쉽게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응답자의 89%는 자신의 미래에 있어 집을 소유하는 것이 필수적이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주택 소유가 쉽거나 쉽게 달성할 수 있다’고 답한 사람은 10%에 불과했다.   ‘재정적 안정이 중요하다’는 응답자는 96%, ‘편안한 은퇴 생활이 중요하다’는 응답자는 95%였지만, ‘달성하기 쉽다’는 응답은 각각 9%와 8%에 그쳤다.   이같은 응답 경향은 성별, 당파와 관계없이 일관됐으나 높은 금리와 학자금 대출을 부담하면서 주택 소유를 포기한 젊은 세대에서 더 두드러졌다고 WSJ은 설명했다.   싱크탱크 초당적정책센터(BPC)의 에머슨 스프릭 이코노미스트는 “아메리칸 드림의 주요 측면이 과거 세대와는 달리 도달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지난 10년간 민간 연금이 지속해서 감소해 거의 사라질 위기에 처했고 주택 소유 비용은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은 경제적 이동성이 최근 수십년간 축소됐다고 보고 있다.   너새니얼 헨드렌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와 라즈 체티 하버드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940년에 태어난 사람 중 약 90%는 부모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았다.   그러나 1980년대에 태어난 사람 중에는 절반 정도만이 그랬다. 헨드렌 교수는 “2020년대 초반의 경제적 이동성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미국 아메리칸 아메리칸 드림 주택 소유 인식 조사

2024.08.29. 20:48

[뉴스 포커스] 멀어지는 ‘아메리칸 드림’

미국에 살면서 많이 했던 덕담 가운데 하나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셨네요”다.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지인에게도, 사업이 번창하는 지인에게도,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한 지인에게도 이 말로 축하 인사를 전하곤 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다소 어색할 수도 있지만 그냥 ‘축하한다’는 말보다는 낫다는 생각에서다. 어떤 이유든 큰 결심을 하고 미국에 왔으니 ‘아메리칸 드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보통 ‘아메리칸 드림’ 하면 이민 1세들의 목표나 희망을 떠올린다. 이민 2세나 3세의 성공담에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 역사와 함께 하는 오랜 미국의 가치다. 의미가 포괄적이고 주관적인 해석의 여지가 많지만 미국 사회를 지탱하는 기둥 중 하나다.     미국에 처음 정착한 대부분의 유럽인은 종교적, 정치적, 경제적 자유를 찾아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출신 국가에서의 온갖 박해와 차별을 피해 이주를 결심했다. 따라서 노력에 합당한 결과물을 받고, 공정한 기회를 얻는 것이 그들에게는 최고의 가치였다. 이것이 ‘아메리칸 드림’의 뿌리다. 당연히 신규 이민자뿐만 아니라 수 대에 걸쳐 미국에 사는 사람도 꾸는 꿈이다. 이민 1세와는 다르겠지만 2세나 3세들에게도 ‘아메리칸 드림’이 있는 이유다.   그런데  ‘아메리칸 드림’의 개념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갈수록 경제 이슈에 더 많은 가치를 두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는 2008년의 금융위기가 많은 영향을 끼친 듯하다. 금융위기가 확산하면서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 문제가 제기됐고 이에 대한 논란도 거세졌다. 상위 1%가 부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갈수록 굳어진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소위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이런 분위기에 월가 대형 투자은행들에 대한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기름을 부었다. 정부의 지원이 탐욕스러운 은행과 큰 손 투자자들의 배만 불렸다는 주장이다. 이에 반발해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가 벌어졌고 그때 등장한 구호 가운데 하나가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졌다( American Dream is Over)’였다.     그로부터 10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달라졌을까? 안타깝게도 ‘아메리칸 드림’은 여전히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어 가고 있다. 서민들의 경제 사정은 별반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업체 퓨리서처가 최근 전국 87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메리칸 드림은 가능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53%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과거엔 가능했다’는 응답자가 41%, ‘가능한 적이 없었다’는 답도 6%였다. 겉으로 보면 아직 절반 이상은 ‘아메리칸 드림’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재 미국 사회의 중심인 젊은층과 중년 세대의 생각은 딴판이다. 30~49세 사이의 응답자 가운데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은 43%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더구나 18~29세 사이에서는 그 비율이 39%로 더 떨어진다. 주목할 것은 그들이 ‘아메리칸 드림’에 부정적인 가장 큰 이유가 경제적 문제라는 점이다. 매달 생활비를 걱정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내 집 장만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메리칸 드림’은 공허한 외침일 뿐이라는 것이다. 아마 이들 중 상당수는 10여년 전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에 직접 참여했거나 그들의 주장에 공감했던 사람들일 것이다.     11월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경제 이슈가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카말리 해리스와 도널프 트럼프 캠프에서는 각종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선거 광고의 상당 부분도 경제 관련 내용이다. 하지만 그중에는 현실성 없는 내용도 많다. ‘아메리칸 드림’의 실현을 바라는 유권자라면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아메리칸 드림 아메리칸 드림 경제 이슈 경제적 불평등

2024.08.2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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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내 자녀는 나보다 더 잘 살까

최근 ‘한국의 20대는 단군 이래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고도 경제성장 시기를 보낸 부모 세대와 달리,  요즘 20-30대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부모 세대보다 가난하게 살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이런 암울한 경제적 상황은 미국도 다르지 않다. ‘자녀가 부모보다 더 잘 살 수 있는 가능성’을 학술적으로는 ‘세대 간 소득 이동성(Intergenerational mobility)’이라고 부른다. 이 이론의 ‘매직 넘버’는 35살이다. 자녀가 35살이 됐을 때 부모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리면 ‘세대 간 소득 이동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미국식으로 말한다면, 세대 간 이동성이 높을수록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내 자녀가 나(부모)보다 돈을 더 많이 벌고 더  좋은 삶을 누리는 것’은 바로 미국에 이민 온 모든 한인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아메리칸 드림’일 것이다.   그러나 ‘아메리칸 드림’의 가능성은 점점 줄고 있다. 워싱턴 공정성장 센터(Washington Center for Equitable Growth)의 선임 연구원인 오스틴 클레멘스 박사에 따르면, 지난 몇십 년간 미국의 소득 이동성은 감소해 왔다. 예를 들어 1940-50년대에는 청년의 90%가 부모보다 더 높은 소득을 올렸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그 비율은 50%로 떨어졌다. 미국 청년의 절반 이상이 부모 세대보다 돈을 적게 벌고 있다는 뜻이다.     클레멘스 박사는 “소득 증가의 대부분은 이미 높은 임금을 받는 직업군에서 발생하고 있다. 반면, 블루칼라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의 소득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라이드 셰어’나 음식 배달 등 임시직(gig economy)에 몰리면서, 청년들의 소득은 더욱 줄고 있다. ‘우버 잇츠’ ‘리프트’ 등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고, 출퇴근할 필요도 없는 이들 직종의 미국 내 종사자는 1000만 명에 달한다.  문제는 이들이 정규직이 아닌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s) 형태로 고용되어 있어 직업 안정성이 떨어지고 임금은 낮고, 혜택도 적다는 사실이다.   UC버클리의 마이클 라이히 경제학 교수는 “이들 임시직 종사자들은 평균 시간당 7달러 이하를 벌고 있으며, 결국 먹고살려면 하루 12~14시간은 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이히 교수는 “이민자들이 이런 임시직 종사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데, 이유는 더 좋은 직업을 구할만한 기술이나 인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이들은 ‘포획된 노동력(captive labor force)’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한인을 포함한 이민자들의 ‘소득 이동성’이 평균적인 미국인들보다 높다는 점이다. 클레멘스 박사는 “이민 1세대 부모는 언어적 문제와 차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운 이유 등으로 인해  본인의 능력과 재능에 걸맞은 소득을 올리기 힘들다”며 “그러나 이민 2세대는 대체로 좋은 교육을 받고 그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 세대보다 높은 소득을 올린다”고 분석했다.   경제정책연구소의 하이디 시어홀즈 소장은 “미국은 전 국민이 아메리칸 드림을 달성하게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산을 갖고 있다”며 “따라서 이를 실현하는 것이 정책 결정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선거가 이제 100일도 남지 않았다. 한인을 포함한 유권자들은 주요 선출직 공직에 도전하는 후보들에게 “근로자들을 위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는 정책을 갖고 있느냐”고 물어야 할 것이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자녀 소득 이동성 아메리칸 드림 소득 증가

2024.07.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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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자녀 ‘아메리칸 드림 포기’ 늘었다

#. 이민 2세 K씨는 시민권을 가지고 있어 군 복무 의무가 없었지만, 한국에 살기 위해 군대를 다녀왔다. 2000달러가 넘는 집값에 높은 물가까지 미국에서의 삶이 너무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한국에 가서 직업을 구할 생각이다.     이민자 자녀 중 일부가 아메리칸 드림을 포기하고 있다.     NBC뉴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민자 자녀 중 일부가 미국을 떠났거나 혹은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틱톡커 라니아 살라는 자신의 경험을 담은 영상에서 “미국에서 원하는 삶의 질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미국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일을 시작했지만, 건강에 무리가 왔다고 한다. 의료비를 감당하기 힘든데다가 일을 해도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 영상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으며 25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최근 유엔의 조사 결과 약 300만 명의 시민권자가 해외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1990년대 이후 127만 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약 900만 명이 미국을 떠났고 이는 1999년 410만 명에서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들은 미국을 떠나는 이유로 ▶높은 생활비 ▶치솟는 집값 ▶의료비 증가 ▶학자금 부채 등을 꼽았다.     소비자물가지수(CPI)의 보고서에서 지난 4년 동안 식료품 가격 상승률은 25%로 인플레이션율인 19%를 웃돌았다. 이로 인해 25%가 식사를 거르고 있고 44%가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고 답했다.     임대료 상승 또한 주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아파트먼트닷컴의 조사에서 2024년 7월 LA의 평균 임대료는 1배드 기준 2122달러다. 전국 평균 렌트비는 1535달러로 집계됐다. 참고로 1배드 기준 한국 서울의 렌트비는 평균 97만5000원(705.35달러), 일본 도쿄 평균 7만1583엔(465.75달러), 스페인 마드리드 900유로(975달러)다.     의료비도 만만치 않다. 밀리만 의료 지수(MMI)에 따르면, 2024년 평균 의료비는 7151달러, 4인 가족의 경우 3만2066달러다. 이는 2023년보다 6.7% 증가한 것이다. 건강 보험료도 2024년 평균 4%가 상승했다.     또한,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성인 중 34%가 학자금 대출 부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4280만 명이 연방 학자금 부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1인당 평균 학자금 대출 채무 잔액은 3만7853달러에 달한다. 이로 인해, 매년 약 100만 명이 학자금 대출 채무불이행을 경험하고 있다.   정하은 기자 [email protected]아메리칸 이민자 이민자 자녀들 아메리칸 드림 평균 의료비

2024.07.24. 19:04

힘 잃어가는 ‘아메리칸 드림’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The American Dream)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에서 노력하고 헌신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이민 국가인 미국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치안 문제, 건강보험 이슈 등으로 인해 ‘아메리칸 드림’을 믿는 이들의 비율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4일 퓨리서치센터가 공개한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의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미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거나(31%) 그 과정에 있다(36%)고 답한 이들의 비율은 총 67% 수준이었다. 아메리칸 드림은 그들의 손에서 벗어났다고 보는 이들은 30%에 달했다.      7년 전이었던 2017년 퓨리서치센터는 같은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미 이뤘거나 이루는 과정이라고 답한 이들이 총 82%로 높은 편이었다. 아예 거리가 멀다고 답한 이들도 17%로 현재보다 훨씬 적었다.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의견은 인종별 격차를 보였는데, 백인 그룹의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했다는 답변은 39%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아시안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는 이들은 34%였다. 아시안 중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과정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46%로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히스패닉은 19%, 흑인은 15%가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고 전했다.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개념 자체를 신뢰하는지 묻는 말에는 응답이 거의 반으로 갈렸다. 조사에 따르면, ‘아메리칸 드림’이 가능하다고 믿는 이들은 53%로 파악됐다. 한때는 가능했지만 이제 불가능하다고 믿는 이들은 41%,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메리칸 드림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비율은 6%였다.   연령별로는 고령층일수록 긍정 답변율이 높았다. 가능하다는 답변이 65세 이상에서 68%였지만, 50~64세 그룹은 61%, 30~49세 그룹은 43%, 18~29세 그룹은 39%로 점점 낮아졌다. 소득 수준별로도 긍정 답변율은 고소득층(64%)이 저소득층(39%)보다 높았다. 정치 성향별로는 공화당원과 공화당 지지자들의 아메리칸 드림 신뢰율(56%)이 민주당 지지자(50%)보다 높았다.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4월 전국의 성인 8709명을 대상으로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아시안 응답자의 경우 영어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아메리칸 드림 아메리칸 드림 아시안 응답자 이번 설문조사

2024.07.04. 18:30

‘대부’에 견줄 레오네 감독의 뒷골목 아메리칸 드림

가장 위대한 이탈리아 영화감독, 스파게티 웨스턴 장르의 창시자 세르지오 레오네. 그의 영화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가 개봉 40주년을 맞았다. 갱스터 장르에 누아르의 분위기를 가미한 이 영화는 ‘대부’ 시리즈에 필적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레오네는 ‘대부’를 감독해줄 것을 제안받았지만, 이 영화에 전념하고 하고자 파라마운트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레오네는 10년 동안 제작자를 찾지 못하다가 건강이 좋지 않던 시기에 제작에 들어갔다. 건강이 악화하여 작품을 완성하기 어려웠지만 사력을 다해 촬영을 끝냈다. 결국 영화는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고 말았다. 완벽주의자이던 레오네가 영화를 마무리하기 위해 건강을 해친 것이 죽음의 주된 원인이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작품에 집착이 강했던 레오네는 이 영화를 긴 영화로 만들고 싶어했다. 실제로 촬영을 끝냈을 때의 분량은 10시간에 달했다. 1964년 5월 칸영화제에서 229분 편집본이 초연되면서 80년대 최고의 영화 중 하나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미국 개봉 시 배급사는 긴 상영시간 때문에 흥행이 되지 않을 것을 우려했다. 초기 편집 후 6시간으로 줄였지만 6시간짜리 영화를 극장에 걸 수는 없었다. 배급사 워너 브러더스는 더 자르라고 주문했고 레오네는 영화를 1부와 2부로 나눠 개봉하자고 제안했다.     영화는 결국 제작사 래드컴퍼니(Ladd Company)가 감독과 상의 없이 노년의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는 원래의 방식을 시대순으로 재편집, 139분 축약본으로 개봉된다. 그리고 평론가로부터 ‘최악의 영화’라는 혹평을 받는다. 불과 한 달 만에 최고의 영화가 ‘최악의 영화’로 전락해 버렸다. 현재는 251분 감독 확장판과 246분 칸영화제 복원판이 DVD로 출시되어 있다. 6시간짜리 판본은 아직 공개된 적이 없다.   레오네는 그의 주종인 이탈리아 갱스터들의 이야기에서 유대계 미국인 갱스터로 소재를 옮겨 간다. 어릴 적부터 한 동네에서 함께 놀던 친구들의 우정과 그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소재로 한  영화는 1920년대 유년기에서 시작해 금주법과 공황이 한창이던 1930년대의 청년기, 그리고 베트남전쟁으로 인한 혼란기인 1968년도까지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영화는 시대순이 아닌 노년의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921년 뉴욕의 유대인 지역. 좀도둑질을 일삼던 누들스(로버트 드니로)와 맥스(제임스 우드) 일당은 밀수품을 운반하며 돈을 벌어들인다. 이들에 위협을 느낀 갱 두목 벅시는누들스의 친구를 죽이고 이에 분노한 누들스는벅시와 경찰을 살해한 후 감옥에 들어간다.   1932년 출소한 누들스는 그의 어린 시절 첫사랑 데보라(엘리자베스 맥거번, 아역 제니퍼 코넬리)와 밀주 사업을 일으켜 크게 성공한 맥스를 다시 만나 사업에 동참하지만 금주법이 폐지되면서 위기를 맞는다. 맥스는 누들스에게 연방준비은행을 털자고 제안한다. 누들스는 맥스의 위험한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그를 밀고하고 잠적해 버린다.     1968년, 노년의 누들스는 옛 친구들과 다시 만나 맥스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리고 베일리 재단의 창립기념 파티에 초대를 받는다. 기념사진 속에서 데보라를 발견하고 그녀를 찾아가 자신을 초대한 베일리 장관에 대해 묻지만데보라는 그를 찾지 말라며 경고한다.     데보라의 만류에도 누들스는 마침내 의문의 베일리 장관을 만난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맥스가 베일리였으며 누들스의 밀고 이전에 맥스의 배신이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이 그의 치밀한 계획에 따라 조정되고 있었다는 충격적 사실을 알게 된다.   레오네는 현재형으로 진행되는 장면을 지속적으로 과거의 장면들로 대치, 전환한다. 그리고 많은 부분을 관객의 자의적 해석에 맡긴다. 누들스의 연인이었던 데보라는누들스에게 겁탈당한 후 상처를 안고 할리우드로 떠났다. 30년 만에 만난 그녀가 어떻게 맥스의 애첩이 되어 아들까지 낳았는지를 영화는 밝히지 않는다. 영화의 최대 미스터리인 맥스의 죽음 역시 관람자의 시각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영화에서의 아메리칸 드림은 희망적이기보다 염세적이다. 맥스는 엄청난 부를 이루지만 그의 야심과 탐욕의 결과는 결국 비극으로 끝이 난다. 레오네 감독은 마지막 장면을 쓰레기차와 연관시켜 그가 이룬 부의 허망함을 표현한다. 영화 시작 부분에 아편을 파는 장소가 나오고 이를 다시 마지막 장면에서 누들스가 아편을 흡입하고 웃는 장면과 연결시킨 것 역시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표현한 레오네의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레오네 감독은 ‘친구의 우정’이라는 부분에서 인간주의적 세계관으로 귀의한다. 철부지 시절부터 서로의 존재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지니고 있던 누들스와 맥스의 운명은 30년의 공백 끝에 노년이 되어 다시 이어진다.   패거리의 리더 맥스는 철저한 이윤 추구자이며 후회나 죄책감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는 누들스의 손에 자신의 삶을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베일리로 신분 세탁을 하고 부정부패의 대명사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자신이 죄책감 속에서 살아왔음을 고백한다. 어린 시절 함께 놀다가 자동차가 바다에 빠지면서 사라진 누들스를 애타게 찾는 맥스의 모습이 교차편집 되면서 관객은 싸이코패스적인 그의 평소 모습과 다른 맥스를 보게 된다. 그들의 아메리칸 드림은 깨졌지만 순수한 우정이 있었던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픈 맥스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순간, 영화는 끝이 난다.     “난 너의 모든 것을 빼앗았어. 난 네가 살아야 할 집, 너의 돈, 너의 여자, 너의 모든 걸 가져갔어.  30년 동안 내 마음속에 쌓여온 슬픔 만이 남아 있을 뿐이라네. 이제 방아쇠를 당기게.”     쓰레기차가 지나가고 화면에서 사라지는 맥스의 운명은 어찌 되었을까? 레오네 감독의 의도적 모호함은 이후 영화사에 영원한 숙제를 남긴다. 그는 과연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한 것일까.  김정 영화평론가 [email protected]미국 아메리칸 이탈리아 영화감독 아메리칸 드림 칸영화제 복원판

2024.05.2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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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이민자 애환 서린 스왑밋이 저문다

‘스왑밋(swapmeet)’은 단순한 재래시장이 아니다. 그곳은 생계를 유지하려고 치열하게 살았던 한인 이민자들의 삶과 역사가 녹아있다.   스왑밋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지난 수년 사이 유니언 스왑밋(LA), 알파인 스왑밋(토런스), 사우구스 스왑밋(샌타클라리타), 피에스타 스왑밋(사우스 LA), 서니사이드 스왑밋(프레즈노) 등 유명 재래시장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이런 가운데 LA타임스는 40년 가까이 운영된 LA지역 유명 스왑밋인 슬라우슨 수퍼몰의 한인 업주들에게 마지막 챕터가 다가오고 있다고 지난 8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 스왑밋의 많은 업주가 은퇴를 앞두고 있고 고객층이 온라인 쇼핑으로 이동하면서 스왑밋도 쇠퇴하고 있다”며 “업주들은 그동안 스왑밋에서 오랜 시간 일하며 자녀의 학비 등을 마련했지만, 자녀 세대는 그 자리를 이어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본지도 8일 이 스왑밋을 찾아가 업주들을 만나봤다. 스왑밋은 80년대 한인 이민사를 그대로 담고 있다. 슬라우슨 스왑밋은 지난 1985년에 개장했다.   1988년부터 이곳에서 신발 등을 포함한 가죽 제품 등을 판매해온 크리스틴 나 사장은 올해로 65세가 됐다. 나 사장은 “이곳에서 돈을 벌어 집도 사고 애들도 잘 키웠다"며 “예전보다 스왑밋 상황이 많이 안 좋아져서 2~3년 후에 은퇴하려고 생각 중인데 나에게는 이민 생활의 추억이 깃든 곳”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곳에는 약 120개의 업소가 있다. 이중 한인 업주들이 운영하는 곳은 80여개다. 이곳에는 각종 한식을 파는 작은 한식당도 있다. 그만큼 한인 이민자들의 일상이 자연스레 녹아있는 곳이다.   슬라우슨 스왑밋의 업주들은 4.29 폭동(1992년)의 역사도 거쳐 갔다. 당시 한인 이민자 중심으로 운영됐던 이 스왑밋을 함께 지켰던 건 흑인들이었다.   나 사장은 “그때 이곳도 3주 가까이 문을 닫았었다”며 “한인 업주들과 흑인 경비원 10여명이 스왑밋에 남아 지켜줬는데 폭동은 너무나 큰 아픔이지만 그들 때문에 이곳을 지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인 업주들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이민자의 삶이 생생하게 스며있다.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티모시 정(75) 사장은 “공항에서 누가 마중을 나오느냐에 따라 이민 생활이 정해진다는 말이 맞다”고 했다.   정 사장은 “1983년에 미국으로 왔는데 당시 공항에 픽업하러 나온 친구로 인해 스왑밋 비즈니스를 하게 됐다”며 “그동안 쉬는 날 없이 일만 했는데 아들 둘은 약사와 바이오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가게를 물려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슬라우슨 스왑밋도 한때 전성기가 있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주차할 곳이 모자라 고객들이 인근 교회 주차장을 이용할 만큼 북적였다.   다른 스왑밋에 비하면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그래도 상황은 낫지만 예전만 못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온라인 쇼핑의 활성화로 젊은 층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개발 붐으로 인한 건물 철거 등으로 스왑밋이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민자에게 스왑밋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한 고된 삶의 현장이었다. 이민생활의 희로애락이 배어있다.   지금은 철거된 유니언 스왑밋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이해진씨는 “한인과 라틴계 등 수많은 이들이 스왑밋에서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하며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다”며 “스왑밋이 쇠퇴하는 것을 보니 한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스왑밋에는 한인들의 이민사가 있다. 치열했던 그들의 이민 생활은 이제 추억으로 저물고 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스왑밋 슬라우슨 스왑밋 이민 생활 이민자 LA 로스앤젤레스 장열 미주중앙일보 아메리칸 드림 한인 슬라우슨 수퍼몰 80년대

2024.03.1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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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에 340만불 필요…일반 근로자 평생 소득의 2배

‘아메리칸 드림’ 성취 비용이 일반인들의 평생 소득보다 훨씬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전문 웹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의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결혼부터 은퇴 저축까지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는데 평생 약 340만 달러가 소요된다고 CBS뉴스가 12일 보도했다.   이는 주택을 소유하고 두 자녀를 18세까지 양육하는 등 전통적으로 아메리칸 드림과 관련된 성취 비용을 집계한 것으로 조지타운대학의 연구 자료에서 나타난 미국 일반 근로자의 평균 평생 소득 170만 달러의 두배에 달한다.   USA투데이가 조사한 또 다른 분석에서는 4인 가족이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는데 드는 비용이 연간 13만 달러로 나왔는데 센서스국 자료에서는 중간 가구소득이 7만4450달러로 나와 역시 크게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베스토피디아의 분석은 맞벌이 부모가 분담할 수 있는 대학 학비 및 가족 의료비 등 일부 비용을 포함하는 것으로 육아, 주택 구입과 같은 비용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많은 가정이 중산층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재정적 압박에 직면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지타운대학의 통계에 따르면 박사 학위 또는 MBA와 같은 전문 학위를 소지자의 소득은 각각 330만 달러와 360만 달러로 중산층의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는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베스토피디아가 추산한 아메리칸 드림과 관련된 몇 가지 특징을 성취하기 위해 한 가족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살펴보면 병원 출산으로 건강보험을 가진 사람들의 평균 부담금 5708달러를 비롯해 결혼 및 결혼반지에 3만5800달러가 필요하다.   2명의 자녀를 18세까지 양육하는 비용은 57만6896달러가 소요되며 이들의 1년치 대학 학비는 4만2080달러에 달한다.   또한 평생 10대의 차량 구매 비용 27만1330달러를 비롯해 평생 모기지를 포함한 주택 구매비용 79만6998달러, 애완동물 사육비는 6만7935달러 추산됐다.   26세부터 65세 사이에 드는 건강보험비용은 93만4752달러로 다른 비용에 비해 가장 높았으며 은퇴비용 71만5958달러, 장례비 7848달러 등도 필요하다.   인베스토피디아는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1년 이상 지불하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자동차를 더 적게 사는 가정도 있는 등 추산 비용은 가족의 목표 수준에 따라 더 낮거나 높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낙희 기자 [email protected]아메리칸 근로자 아메리칸 드림 주택 구매비용 중간 가구소득

2023.12.13. 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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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네포 베이비’와 ‘아메리칸 드림’

한국에 ‘금수저’가 있다면 미국에는 ‘네포 베이비(nepo baby)’들이 있다. 부유층이나 명문가에서 태어나 부모덕에 유명세를 얻은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부모가 유명하다고 자녀도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들의 출발선이 유리한 것만은 틀림없다.       요즘 주목받는 ‘네포 베이비’들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 자녀다. 바이든의 차남 헌터 바이든은 탈세 혐의와 총기 불법 구매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연방하원 감독위원회 출석까지 통보받았다. 아버지의 영향력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부당 이익을 취했다는 이유다.       트럼프의 자녀들은 이달 초 법정에 섰다. 트럼프 그룹의 자산가치 조작 관련 민사 소송 증언을 위해서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은 피고인, 장녀 이방카는 증인 신분이었다. 이들은 트럼프 그룹에서 부사장 등 고위직을 맡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 자녀들의 이런 모습은 미국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더구나 내년 대통령 선거가 바이든과 트럼프의 리턴 매치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더 주목된다. 미국이 유지하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국 사회의 특성을 대변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아메리칸 드림’이다. 이 말에는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는 미국은 기회의  나라이고,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미국도 달라지고 있다. 계층 고착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수성가의 사례가 줄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도 점차 부서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아마 ‘네포 베이비’들의 증가도 그 원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다행히 ‘아메리칸 드림’을 지키려는 노력도 있다. ‘공평한 기회’의 가치를 믿는 사람들이다.        프로농구팀(NBA) 댈러스 매버릭스를 소유하고 있는 마크 큐반은 괴짜 구단주로 통한다. 늘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경기장에 나타나는 그는 점잖은 모습 대신 열정적이다. 종종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다 벌금을 부과받기도 한다. 그는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경영대학원(MBA)를 졸업하고 은행원 생활을 하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를 창업해 성공을 거뒀다. 이후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자산 규모가 50억 달러가 넘는다는 평가다.     하지만 자녀들에게는 인색하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누구의 아들, 딸’로 살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게 불리는 순간 ‘얼간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에게는 10대와 20대인 자녀 3명이 있다. 당연히 이들은 어려서부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스스로 벌어 해결했다고 한다. 큐반은 “너희들이 원하는 것을 위해 내가 체크를 써 주거나 크레딧카드를 만들어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한다.       로렌 파월 잡스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미망인이다. 잡스가 숨지면서 그녀는 엄청난 자산을 물려받았다. 블룸버그의 추산에 따르면 그녀의 자산 규모는 217억 달러나 된다. 그런데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내가 천수를 다하게 되면, 나의 재산도 나와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자녀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줄 생각은 추호도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녀는 “남편도 생전에 자녀들에게 부를 유산으로 남기고 싶어하지 않았다”며 “사회가 올바로 유지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에 모든 재산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명문대학의 ‘레거시 입학’을 금지하는 법안이 연방상원에서 발의됐다.‘레거시 입학’은 동문이나 거액 기부자의 자녀에게 혜택을 주는 것으로 부유층에 유리한 입학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네포 베이비’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혜택인 셈이다. 그러나 민주·공양 양당 의원들의 공동 발의에도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다. 특권층의 특혜 한 가지를 없애는 것은 이렇게 어려운 일이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아메리칸 베이비 아메리칸 드림 트럼프 그룹 장남 트럼프

2023.11.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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