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값 올라 전년 대비 15%↑ 차량 대부분 수입 부품 의존 정비사 부족 인건비도 뛰어 신차 가격은 업체 흡수 대조
부품값이 뛰며 자동차 수리비가 급등하고 있다. OC지역 한 정비소에서 운전자가 수리 문의를 하고 있다. 박낙희 기자
관세에도 차값은 큰 폭의 변화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자동차 수리비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정부의 주요 경제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7월에서 8월 사이 자동차 수리비는 한 달 만에 5%나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해선 무려 15%나 높아진 수치다.
이는 차량 부품 관세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5월부터 모든 수입 부품에 25% 관세가 적용되면서 애프터마켓 부품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미국산 100% 차량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브랜드 차라도 멕시코나 동맹국 등 해외에서 들여온 부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이에 최근 관세로 부품 가격이 오르면서 수리비 또한 뛰었다는 설명이다.
이는 관세에도 불구하고 신차 가격 자체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과 대조된다. 8월 신차 평균 거래가는 4만8365달러로, 지난해 12월 고점 대비 2% 하락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에 따른 가격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제조사들을 압박한 바 있다. 정부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는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은 관세 충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비용을 대부분 자체 흡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에 판매 부진을 우려해 가격을 크게 올리지 못한 이유도 있다.
차량 수명 증가도 수리비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기 불안에 소비자들이 차량을 더 오래 보유하려는 데 따른 것이다.
올해 기준 도로 위 차량의 평균 연식은 12.8년으로, 1년 전보다 0.2년 늘었다. 이는 최근 수십 년 사이 보기 드물게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오래된 차량일수록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 등 대형 정비가 필요해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 정비사 인력 부족이 겹쳤다. 이들 인건비는 2023~2024년 사이 7% 상승해 부담을 더했다, 정비 공임이 전체 수리비의 60%를 차지하는 만큼 소비자 부담은 더욱 가중된 셈이다.
한편, 높은 금리와 높은 차량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금융 부담은 여전히 심각한 상태로 나타났다. 현재 신규 차량 구매자의 15% 이상이 월 1000달러가 넘는 대출 상환액을 내고 있으며, 중고차 구매자의 30% 이상은 월 600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