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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11·4 특별선거, OC의 선택은

Los Angeles

2025.10.2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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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환 OC취재담당·국장

임상환 OC취재담당·국장

가주의 연방하원 선거구 조정 여부를 묻는 ‘발의안 50’의 운명을 결정할 특별선거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일은 11월 4일이지만, 다수 유권자가 참여하는 우편투표는 한창 진행 중이다. 오렌지카운티 정가에선 이번 특별선거 결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가주 전체로 볼때는 민주당 강세가 확연하지만, OC 지역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세력이 엇비슷한 ‘퍼플 카운티’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열릴 중간선거의 OC 유권자 표심 향방을 가늠할 풍향계가 될 것이란 전망 역시 호기심을 자극한다.
 
21일 현재 OC 전체 유권자 190만8296명 가운데 민주당원은 36.3%(69만2158명)를, 공화당원은 34.1%(65만1299명)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이 당원 수에서 공화당을 앞선 것은 2019년 8월의 일이다. 당시 민주, 공화의 당원 수는 89명, 당원 비율은 불과 0.01% 차이였다. 오랜 기간 공화당의 아성이자 ‘레드(공화당 상징색) 카운티’로 통했던 OC에 파란색(민주당의 상징색) 물이 들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 전후다.
 
현재 OC는 퍼플(보라색) 카운티로 통한다. 민주당이 소폭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각종 선거에서 한쪽에 치우치기보다는 민주, 공화 양당 후보가 비교적 고르게 당선되고 있어서다. 따라서 유권자가 특별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점치기 어렵다.
 
이번 특별선거는 발의안 50에 대한 가주 전체 유권자의 찬반 의사를 묻는 선거다. OC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한 찬반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된 적이 없기 때문에 간접적인 자료를 토대로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간접적인 자료로 가장 적합해 보이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출마한 역대 대선 결과다. 2016년 선거 당시 오렌지카운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42.3%,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50.9%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4년 뒤인 2020년, 재선에 도전한 트럼프 대통령은 44.4%,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는 53.5%의 표를 받았다.
 
두 차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8~9%p 차이로 밀렸던 트럼프 후보는 2024년 대선에서 격차를 큰 폭으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49.7% 득표율에 그쳤고, 트럼프 후보는 47.1%의 표를 얻으며 OC에서 치른 세 차례 대선 중 가장 나은 성과를 거뒀다.
 
OC의 발의안 50 주민투표 결과를 가늠하는 데 트럼프 대통령의 역대 대선 성적을 참고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번 특별선거가 트럼프 대통령과 개빈 뉴섬 가주 지사,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리전 성격을 지녔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보도된 바처럼 이번 선거의 발단은 공화당이 장악한 텍사스주 의회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연방하원 의석을 최대 5개 늘릴 수 있도록 선거구를 조정한 것이다. 뉴섬 주지사는 이에 대항한다며 가주에서 민주당 의석 최대 5개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발의안 50 특별선거를 주도했다.
 
특별선거 결과는 공화, 민주 양당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뉴섬 주지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발의안 50이 부결될 경우, 공화당은 연방하원 다수당 지위 유지란 목표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텍사스에서 공화당 의석 5개를 더 확보할 수 있도록 선거구 조정을 마쳤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의 정책 기조를 유지할 기반도 공고해진다.
 
반대로 발의안 50이 통과될 경우, 민주당은 내년 연방의회 구도를 바꾸기 위해 총력전을 펼 교두보를 점하게 된다. 민주당이 발의안 50 통과를 발판으로 중간선거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면 뉴섬 주지사는 유력 대선 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
 
특별선거 이후 공화당과 민주당의 최대 관심사가 될 내년 중간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중 정치 행보는 물론 차기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여러 함의를 지닌 가주 특별선거에서 퍼플 카운티인 OC의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임상환 / OC취재담당·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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