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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이스라엘 연대 시작됐다

Los Angeles

2025.12.03 18:17 2025.12.0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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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LA총영사관이 3일 LA한인타운 한복판에서 ‘공공안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외교 공관이 주재국 내 특정 이민자 커뮤니티, 그것도 한인사회의 리더 100여 명을 초청해 안전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이례적이다. 무엇보다 이스라엘 총영사관이 한인 언론을 통해 행사의 홍보와 취지를 직접 설명하며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 커뮤니티가 한인사회와의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 바하르 총영사도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를 “시작점(starting point)”이라고 규정하며 앞으로 한인사회와 더 넓고 깊은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수세기 동안 외세의 침략을 견뎌내고, 현대에 이르러 문화와 과학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는 공통의 역사적 배경을 공유한다. 또한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안보 위협에 대처해야 하는 현실 또한 닮아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심포지엄이 공공안전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특히 치안 불안에 시달리는 한인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라엘은 상시적인 테러 위협 속에서 고도의 보안 시스템과 커뮤니티 방어 기제를 구축해 온 나라다. 이날 행사에서는 보안 전문기업 CEO, AI 안전기술 연구자 등이 직접 나서, 정부 지원 없이도 지역 커뮤니티가 스스로 안전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했다. LA 폭동의 트라우마를 안고 있으며 최근 노숙자 문제와 증오 범죄, 그리고 경찰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고심하는 한인사회에 그들의 안전 노하우는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사실 두 커뮤니티는 이미 물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이웃이다. 한인타운 한복판인 윌셔 불러바드와 하바드 길에는 유서 깊은 유대교 회당(Wilshire Boulevard Temple)이 자리 잡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한 울타리 안에 있었지만, 그동안 정서적 교류나 실질적인 협력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할 한인 여성이 무대위에 올랐다. 한국과 이스라엘에서 활동해온 CCM 가수 조성은 씨다. 그가 히브리어·한국어로 번안한 노래를 선보인 무대는, 두 민족의 정서적 거리를 좁히는 상징적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이스라엘이 한인사회에 건넨 ‘첫 번째 손짓’이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공동의 이익으로 발전시키느냐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한인사회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각종 위기 대응, 공공안전, 지역 치안 강화 등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더 강한 연대, 더 촘촘한 협력만이 불안한 시대를 함께 이겨낼 수 있는 길이다. 이스라엘 총영사관이 한인사회에 보낸 초대장이 양 커뮤니티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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