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최대 부동산 기업 제이미슨이 보유 중인 다수의 주거용 건물에서 ‘섹션 8’ 자격자의 입주 거부 정황이 드러났다.
섹션 8은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저소득층 주거비 지원 프로그램으로 수혜자는 임대료의 약 30%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보조해 준다.
탐사보도 매체 ‘캐피탈 앤드 메인(Capital & Main)’은 LA카운티 내 대형 부동산 기업 7곳을 조사한 결과, 제이미슨이 유일하게 여러 주거용 건물에서 섹션 8을 받지 않거나 사실상 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보도했다.
캐피탈 앤드 메인 측은 LA시 주택국 자료를 인용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제이미슨 소유 주거용 건물에 입주한 섹션 8 세입자가 단 1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주택국 자료를 토대로 대형 부동산 기업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제이미슨 소유 주거용 건물 21곳 가운데 실제 15곳에서 “섹션 8 입주자를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부 건물에서는 섹션 8 자격자가 충족하기 어려운 소득 요건을 제시하거나, 시 승인 또는 사전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사실상 입주를 배제한 정황도 포착됐다.
특히 LA 한인타운 내 제이미슨 소유의 아틀라스 하우스, 시에나 온 세라노, 로야 등 신축 고급 아파트의 임대 직원들은 “섹션 8 세입자를 받기 위해 시 승인을 대기 중”이라는 이유로 섹션 8 세입자를 받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LA시 주택국은 “섹션 8 자격자가 입주하기 위해 별도의 사전 승인이나 건물 단위 검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카를로스 반 네터 LA시 주택국 섹션 8 국장은 “건물 전체에 대한 사전 승인 절차는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데이비드 이 제이미슨 회장은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런 상황은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이어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르겠다. 담당자에게 전화하라고 하겠다”고만 말했다.
제이미슨은 지난 12년간 6000유닛 이상의 주거용 부동산을 확보하며 LA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다가구 주택 개발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오피스 빌딩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현재 LA카운티에서는 약 8만5000가구가 섹션 8 혜택을 이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대업주들의 소극적인 참여로 인해 실제로 저소득층이 주거지를 확보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제이미슨을 제외한 조사 대상 대형 부동산 기업 6곳은 모두 섹션 8을 수용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