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떨어지고 비가 오는 계절이면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기온이 낮아지면 말초 혈관이 수축하면서 관절 주변의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염증 물질의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통증이 쉽게 심해진다. 또한 비가 오는 날은 기압이 낮아지는데, 이때 관절 내부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활액막이 자극되고 통증 감각이 더 예민해진다. 습도가 높을수록 체내 수분 배출이 줄어 관절이 쉽게 붓는 것도 통증 악화의 원인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한사(寒邪)’와 ‘습(濕)’이 몸에 스며들어 기혈 순환을 막는 것으로 설명한다. 찬 기운은 근육과 혈관을 수축시키고, 습기는 관절을 무겁고 둔하게 만들어 통증을 악화시킨다.
한방 치료는 염증을 완화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해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침 치료는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국소 혈류를 증가시켜 통증을 완화하며, 온침과 뜸 치료는 몸 깊숙한 찬 기운을 제거해 만성 통증 회복에 도움을 준다.
부항은 정체된 혈액과 노폐물의 배출을 도와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한약은 체질에 맞게 뼈와 근육을 보강하며 염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생활 관리는 통증 조절의 기본이다. 추운 계절에는 가벼운 스트레칭과 하체 근력 운동으로 관절을 지탱하는 근육을 강화하되, 갑작스럽거나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는 관절 주위의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생활 자세 역시 중요하다. 바닥에 앉기보다는 의자를 사용하고,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는 관절 부담을 키우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평지 걷기, 자전거, 수영처럼 관절 부담이 적은 유산소 운동이 적합하며, 허벅지 근력을 강화하는 가벼운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관절 안정성에 도움이 된다.
찜질은 통증의 성격에 따라 선택한다. 퇴행성 통증이나 뻣뻣함에는 온찜질이 혈액순환을 촉진해 도움이 되며, 급성 염증이나 부기, 열감이 있을 때는 냉찜질이 염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무릎 통증 완화에 효과적인 대표적인 혈자리 두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양릉천(陽陵泉)은 무릎 바깥쪽 아래, 종아리뼈 머리 부근에 위치한 혈자리로 하체 근육과 인대 긴장을 풀고 무릎 주변 순환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둘째, 슬안혈은 무릎을 굽혔을 때 무릎뼈 아래 양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부위로, 안쪽은 내슬안혈, 바깥쪽은 외슬안혈이라 하며 무릎 관절염과 무릎 통증 전반에 폭넓게 활용되는 혈자리다.
자극 방법은 손가락이나 마사지 봉으로 해당 부위를 지그시 눌러 10초간 유지한 뒤 풀기를 5~10회 반복하거나, 파스를 부착해 지속적인 온·냉 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계피·생강·대추차는 혈액순환을 돕고 한기를 완화해 관절의 뻣뻣함을 풀어 준다. 우슬·모과차는 하체 순환을 촉진하고 근육 통증과 경련을 완화하는 데 유용하다. 두충차는 뼈와 근육을 강화해 반복되는 무릎 통증 완화에 유용한 대표적 한방차다.
무릎은 평생 사용하는 관절이다. 통증을 나이 탓이나 계절 탓으로만 넘기기보다 원인을 이해하고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건강한 노년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