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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한인 식당, 변화가 필요하다

Los Angeles

2026.01.22 18:16 2026.01.2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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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웅 일사회 회장

박철웅 일사회 회장

지난해 LA 한인 식당가에 불어닥친 한파의 원인으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활동을 지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ICE 단속은 본질적인 원인이 아니다. 이미 한계에 다다른 한인 식당들의 운영 구조가 더는 버티지 못해 드러난 결과라는 분석이 더 적절하다.
 
요식업의 최저임금 상승과 지나치게 인력 의존적인 운영 방식으로 인해 위기를 맞았을 때, 대처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 그 결과, ICE 단속 이후 주방과 홀 인력이 동시에 부족해져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식당들이 급증했다. 이는 단속이 갑작스러웠기 때문이 아니라, 한인타운 식당들이 지나치게 ‘사람 수’에 의존한 운영을 해왔기 때문이다.  
 
인력이 충분해야만 돌아가는 구조, 팁에 의존해 서비스가 유지되는 구조는 이미 취약했다. 단속 이후 이 취약성이 한꺼번에 드러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식당을 찾는 고객이 자연스럽게 줄었다.
 
홀과 주방 인력 부족으로 영업시간 단축은 일상화되었고, 인건비를 올려도 합법적인 종업원 구하기 힘든 현실에서 기존의 구조를 고수하는 것은 결국 폐업을 부를 뿐이었다. 인력이 부족해지면 서비스가 느려지고, 고객 수가 줄어들며, 그로 인한 팁도 감소한다. 이 악순환은 단속이 아니라, 운영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고객 환경도 이미 크게 변화했다. 오르는 음식값 외에도 팁과 주차비까지 고려하면 외식은 부담스러운 일이 되었다. 이로 인해 외식 빈도는 감소했다. 따라서 손님이 줄어든 원인을 불경기나 단속 탓으로만 돌릴 수가 없다. 그렇다면 선택이 필요하다.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구조로 변화할 것인가.
 
현실적인 대안은 자동화된 서비스다. 예를 들어, 각 테이블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주문하고, ‘푸드 서빙 로봇’으로 서빙하는 방식이다. 또는 자동화된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은 카운터에서 직접 주문하고, 픽업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이 시스템은 인력 부족 상황에 가장 적합한 구조다. 그리고 팁은 자율적으로 크게 신경 쓸 필요도 없다. 현재 일부 업소에서는 부분적으로 이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완전한 자동화로 운영되는 곳은 드물기에 여전히 팁이 존재하고 있다. 주문과 서빙이 완벽하게 자동화되어야만 고객이 선호할 수 있다.
 
이 두 방식은 최소 인력으로도 운영할 수 있으며, 인건비와 운영 리스크를 동시에 줄여 음식 가격도 현실화할 수 있다. 홀 서비스의 의존도를 낮추면 인력 부족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을 위한 방법이다.
 
아울러 식당 문화의 변화도 필요하다. 과거 외식 문화는 앉아서 대접받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지금의 고객은 효율적인 식사 문화를 원한다. 자동화된 서비스는 손님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줄이고, 식당 측에는 생존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이는 서비스의 질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재정의하는 일이다.
 
물론 모든 식당이 자동화 서비스를 도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식의 고유한 문화와 손님 접대를 위한 식당이나 전통적인 한식집처럼 서비스 경험 자체가 경쟁력인 업소는 예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가 즐겨찾는 대중식당이 과거의 풀 서비스를 고수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닐까.
 
거기에 가까운 거리의 배달과 투고(To-Go)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병행하면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홀 운영 부담을 줄이면서도 매출을 다변화할 수 있다.
 
지금은 ICE의 단속이 완화되기만을 기다리며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과거로 돌아가자는 요구는 해법이 아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 본질은 지키되, 운영 방식은 과감히 변화시켜야 한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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