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대표적 부촌 주거지 중 하나인 라치몬트에서 성매매 문제가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로 번지고 있다. 주민들의 반복된 민원과 항의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주거 안전을 지켜야 할 LA시 행정의 무능과 미온적 대응을 둘러싼 비판이 커지고 있다.
라치몬트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밤 시간대 주택가 도로와 인도, 공공 벤치, 차량 안에서 성매매 행위가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활동은 대부분 오후 10시 이후 시작돼 오전 5~6시까지 이어진다는 증언이 나온다.
KTLA 캡쳐
현장에는 사용된 콘돔과 체액, 혈흔이 남아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지역 주민 래리는 폭스 11과의 인터뷰에서 “정액이 묻은 콘돔이 길에 그대로 버려져 있고, 피가 묻은 흔적도 봤다”며 “집 앞 벤치에서 성행위가 벌어지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카렌은 등굣길과 일상생활 전반에서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학교로 가는 길에 이런 장면을 마주해야 한다”며 “어린 아이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번 사안을 공중보건과 안전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주택가에서 반복되는 성매매 행위가 일상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문제 제기는 수개월 전부터 이어져 왔다. 주민들은 시의원실과 관계 부서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지만, 성매매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성매매 행위와 차량 접근을 막기 위해 집 앞에 ‘감시 카메라 작동 중’과 ‘정차 금지’가 적힌 표지판을 세우는 등 자구책에 나섰다. 행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자 주민들이 스스로 치안 공백을 메우고 있는 셈이다.
주민들은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인근 웨스턴 애비뉴 일대를 지목한다. 한인타운을 관통하는 이 도로는 수년간 성매매와 인신매매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곳이다. LA시는 과거 이 일대에 심야 우회전 금지 조치를 시행했지만, 성매매 문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본지 2019년 8월 19일자 A-1면〉
웨스턴 애비뉴와 한인타운 일대 성매매 논란은 개빈 뉴섬 주지사가 2022년 서명한 ‘모두를 위한 안전한 거리법(SB 357)’ 시행 이후 더욱 거세졌다. 해당 법은 성매매 자체를 합법화하지는 않았지만, 성매매 목적의 길거리 배회를 비범죄화하면서 경찰의 현장 개입 범위를 제한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본지 2025년 12월 17일자 A-2면〉
주민들은 이번 사안 역시 웨스턴 애비뉴를 중심으로 형성된 성매매 활동이 인근 주거지역으로 확산된 결과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 차원의 대응은 체감되지 않는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에 대해 휴고 소토-마르티네즈 LA 시의원은 웨스턴 애비뉴 일대 인신매매 문제 해결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시검사실과 법 집행 기관, 인신매매 피해자 지원 단체와 협력해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며 “피해자 중심의 지원과 장기적 해결책 마련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단속과 순찰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한 주민은 “결국 필요한 것은 순찰”이라며 “리소스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성매매에 연루된 인원 가운데 미성년자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성매매 논란이 주거지역으로까지 확산됐지만, 주민들이 요구하는 즉각적인 치안 대응과 시의 정책적 접근 사이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반복되는 민원과 현장의 악화 속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보이지 않으면서, LA시 행정 전반의 무능과 책임 회피에 대한 비판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