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음주운전 적발 전력이 비자 또는 이민 신청 과정에서 결격 사유로 작용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는 최근 음주운전 방지를 위한 이민법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 흐름과 맞물리면서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한인 이민법 변호사들에 따르면 최근 음주 또는 약물 관련 운전으로 적발된 전력이 비자 발급이나 신분 변경 과정에서 이민 심사 항목의 주요 고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데이브 노 변호사는 “과거에는 ‘단순 음주운전(Simple DUI)’은 비자 취소, 입국 거부, 추방 사유 등에 해당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주의해야 한다”며 “최근 유학생과 비이민비자 소지자들 가운데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가 이민서비스국(USCIS)으로부터 비자 취소 또는 거부 통보를 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USCIS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음주운전에 따른 비자 취소 건수는 약 1만6000건이다. 이는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전체 비자 취소 건수(약 8만5000건) 중 약 18%에 해당한다.
이 같은 추세는 다른 연방기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일례로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음주운전 전과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입국이 거부되는 것은 아니지만, 비자 신청 승인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음주운전 전과에 다른 경범죄가 있을 경우 입국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음주운전 적발 당시 수치도 중요하다.
송정훈 변호사는 “적발 시 혈중알코올농도(BAC) 수치가 0.15 이상일 경우, 또는 미성년자 동승이나 재범 등의 경우에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민법상 유죄 판결의 범위가 형사법보다 넓기 때문에, 기소유예나 유죄 인정 후 기소 취소 등의 기록까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국내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기 위한 주재원(L), 교환방문(J), 학생(F) 비자 신청 절차도 까다롭게 진행되고 있다.
김혜욱 변호사는 “트럼프 2기 들어 분위기가 바뀌면서 아무 문제 없는 1회 단순 음주운전 기록으로 인해 비자 발급이 보류되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며 “미국행 의지가 분명하고 기반 입증이 확실해도 지정 병원을 통해 중독성 여부를 검사하라는 내용의 ‘그린 레터’가 발송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 연방 의회에서는 이를 법제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6월 연방 하원은 단 한 차례 음주운전 전력만 있어도 비자 거부, 재입국 거부, 추방 사유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법안(HR 6976)을 통과시켰다. 현재 상원으로 회부된 이 법안은 음주 또는 약물 운전으로 유죄 판결을 받거나 잘못을 인정한 모든 외국 국적자를 대상으로 한다.
천관우 변호사는 “비이민비자 소지자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경범죄일지라도 원래 USCIS에 해당 사실이 보고된다”며 “얼마 전에는 소액투자비자(E-2) 소지자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가 USCIS로부터 ‘거주할 의향이 없는 것 같다’는 경고성 편지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