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지난주를 12주 만에 최악의 주로 마무리했다. 다우지수와 S&P 500이 1%대 하락한 가운데 12주 최저치로 후퇴한 나스닥의 낙폭은 2.10%에 달했다. 나스닥은 2022년 5월 이후 45개월 만에 처음으로 5주 연속 하락한 주를 기록했고, 지난해 10월 29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 대비 7.3%까지 폭락했다가 반등한 상태다.
지난달 28일 금리 동결 이후 3주간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서로 엇갈린 시그널을 보내며 투자 심리를 크게 흔들었다. 물가지표부터 혼선을 드러냈다.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헤드라인과 근원 모두 전망치를 웃돌았던 반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망치에 부합하거나 하회했다. 여기에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6개월 만에 확장 국면에 진입하며 2년 최고치를 기록했고 ISM 제조업과 서비스업 PMI도 동반 확장을 나타냈다. 반면 12월 소매판매는 예상치를 밑돌며 소비 둔화를 시사했다.
고용지표 역시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1월 ADP 민간고용 전망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 4개월 최저치를 기록했고 12월 구인 건수도 5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1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는 7개월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다만 2025년 연간 고용은 대폭 하향 조정되며 팬데믹 이후 5년 만에 최악의 고용 빙하기를 나타냈다.
이처럼 물가는 진정 국면에 접근하는 듯 보이지만 경기와 소비, 고용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투자 심리는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매수와 매도 사이에서 갈팡질팡했고 3대 지수는 5주 연속 동반 상승에 실패했다.
2주 전인 6일 금요일에는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5만 포인트를 돌파하며 나스닥, S&P 500과 나란히 2%대의 폭등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주간 흐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임을 보이며 다우지수만 상승한 주를 기록했다. 지난주에는 개장 초 상승세가 하락세로 전환되는 흐름이 반복되며 변동성이 극대화됐다. 특히 나스닥은 최근 2주간 낙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최근 몇 주간 매그니피센트 7의 하락세도 뚜렷했고 전 종목 모두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태다. 실적 발표 후 본격적으로 무너진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매그니피센트 7 중 가장 뒤처진 두 종목으로 분류되며 각각 10개월과 9개월 최저치로 후퇴했다. 특히 아마존은 지난 13일 무려 20년 만에 9일 연속 하락하는 극심한 약세를 보였다. 두 종목 모두 사상 최고치 대비 22% 이상 밀린 상태다.
비트코인 역시 17개월 최저치인 6만 달러 초반까지 밀렸다가 반등했지만 여전히 방향성 없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가상화폐와 소프트웨어, 성장주 전반에 걸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되며 패닉 셀링도 자주 나타났다.
실적 부진과 매도 압력이 겹치며 투자 심리는 점차 방어적으로 변하고 있다. 오랫동안 장을 지배했던 FOMO 현상도 약화했다. 현재 장은 희망보다 데이터에, 기대보다 실적에 더 냉정하게 반응하고 있다. 단순한 조정 국면을 넘어 구조적인 방향성을 시험받는 단계에 진입한 모습이다.
이제 시선은 25일로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로 향하고 있다. 이번 성적표는 변동성이 극대화된 현 국면에서 새로운 상승 모멘텀이 될 수도 있고 나스닥의 5주 연속 하락 흐름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향후 장의 방향을 가를 핵심 분수령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