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튼 17% 1위, 비앙코 2위 상위 3명 중 2명 공화당계 공화 후보 끼리 본선 가능성 민주 텃밭서 정치 지형 흔들
민주당의 '철옹성'으로 불려온 캘리포니아에서 정치 지형을 뒤흔드는 이변이 감지되고 있다. 오는 11월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스티브 힐튼 후보가 여론조사 선두에 나선 데 이어, 채드 비앙코 리버사이드카운티 셰리프국 국장 역시 상위권에 오르며 공화당 약진이 현실화하고 있다. 민주당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대목이다.
18일 발표된 에머슨 칼리지 폴링/인사이드 캘리포니아 폴리틱스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힐튼 공화당 후보가 17%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민주당계 에릭 스왈웰 연방 하원의원과 공화당 소속 비앙코 리버사이드카운티 셰리프국 국장은 각각 14%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가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2월 13일부터 14일까지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3%포인트다.
앞서 지난해 12월 실시된 같은 기관 조사에서는 비앙코 국장이 힐튼 후보와 스왈웰 의원을 1%포인트 차로 앞섰으나, 이후 판세가 역전됐다. 12월 이후 힐튼 후보와 스왈웰 의원의 지지율은 각각 5%포인트, 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출신인 스티브 힐튼 후보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의 전략국장을 지냈다. 이후 정치 논설가로 활동하며 2017년부터 2023년까지 폭스뉴스 시사 프로그램 ‘더 넥스트 레볼루션’ 진행을 맡았다. 그는 2021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으며, 지난해 영국 국적을 포기했다.
힐튼의 상승세는 선거자금 모금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3일 비영리 언론재단 캘매터스 보도에 따르면, 힐튼 후보는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만 약 410만 달러를 모금해 가주 주지사 출마자 가운데 가장 많은 선거자금을 확보했다. 반면 스왈웰 의원을 비롯해 케이티 포터 전 연방 하원의원, 맷 메이핸 샌호세 시장, 하비에르 베세라 전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 등 민주당 주요 후보들의 모금액은 200만~300만 달러 수준에 머물며 힐튼 후보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진영의 케이티 포터 전 의원은 10%,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는 9%의 지지율을 기록해 공동 2위 후보군의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21%는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출마를 선언하며 가장 늦게 대열에 합류한 맷 메이핸 샌호세 시장의 지지율은 3%대로 집계돼 하위권에 머물렀다.
스펜서 킴볼 에머슨 칼리지 폴링 소장은 “공화당 유권자층은 힐튼(38%)과 비앙코(37%)로 양분돼 있으며, 힐튼 후보는 무당파 유권자층에서도 22%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며 “반면 민주당 유권자들은 아직 특정 후보로 결집하지 못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가주 주지사 선거는 이른바 '탑 투(top-two)' 방식으로 치러져, 정당과 관계없이 6월 예비선거 득표 상위 2명이 11월 본선에 진출한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공화당 후보 2명이 본선에 오르고 민주당 후보가 배제되는 이례적 시나리오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치 분석가 맷 클링크는 18일 KTLA와의 인터뷰에서 “단순 계산상으로는 공화당 후보가 예비선거 1·2위를 모두 차지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민주당 지도부가 전략적으로 움직여 최소 1명의 후보를 결선에 올리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개빈 뉴섬 주지사의 직무 수행 평가도 공개됐다. 응답자의 44%는 직무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45%는 부정적으로 답해 오차 범위 내에서 부정 평가가 근소하게 높았다. 이는 지난해 12월 조사와 비교해 긍정 평가는 3%포인트 하락하고, 부정 평가는 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또 생활비 부담과 관련한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53%가 높은 물가와 비용 문제로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것을 고려해본 적이 있다고 답해, 경제 여건에 대한 불만이 여전히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