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타운과 할리우드 등 도심 곳곳에서 배달 로봇이 소방차 출동을 가로막거나 사건 현장 통제선을 통과하고 주택과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KTLA·레딧 캡처]
LA한인타운 등 도심 곳곳을 누비는 음식 배달 로봇이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보행 안전과 재산 피해, 사고 대응 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로봇이 인도를 주행하며 보행을 방해하는가 하면, 정원 등을 파손하는 등 실생활에서도 각종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LA한인타운 한 회사에서 시큐리티 가드로 일하는 이수찬 씨는 “회사 앞 잔디밭에 로봇이 나무 뿌리에 걸려 멈춰 있었는데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못했다”며 “괜히 건드렸다가 고장이라도 나면 책임 문제가 생길까 손을 대지 못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지수 씨도 “윌셔 불러바드에서 전동 스쿠터를 타고 가다 배달 로봇이 갑자기 멈춰 부딪힐 뻔했다”며 “횡단보도에서도 보행 동선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배달 로봇이 주택 정원을 훼손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KTLA는 이스트 할리우드 한 주택 앞에서 배달 로봇이 울타리에 걸린 뒤 정원으로 진입해 화분 받침 여러 개를 파손하고, 울타리와 야자수 잎을 끌고 도로까지 이동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난 22일 보도했다.
피해를 입은 주민 카이야 릴은 “이 과정에서 로봇이 길가에 주차된 차량까지 들이받았다”며 “로봇을 멈추기 위해 뒤쫓았지만 계속 움직였다”고 말했다.
배달 로봇 업체 ‘코코 로보틱스’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조치를 취하고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칼 한센 코코 로보틱스 부사장은 “각 로봇은 원격 조작자가 실시간으로 감독하고 있으며 필요 시 즉시 개입할 수 있다”며 “문제가 발생하면 현장팀을 신속히 파견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도 배달 로봇과 관련한 피해 사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레딧에는 “산책 중에 우리 강아지가 배달 로봇에 치이는 사건도 있었다”, “갑자기 배달 로봇이 지나가 차를 급히 멈춰야 했다”, “주차돼 있던 오토바이를 박았다”, “횡단보도에 서 있는데 너무 작아 보이지 않아 발이 걸려 넘어질 뻔했다”, “도로 한복판에서 30분 넘게 멈춰 서 있었다” 등 각종 사례가 올라오고 있다.
급기야 유튜브 등에는 배달 로봇 문제를 풍자한 노래(autonomous delivery robot)가 167만 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배달 로봇 관련 사고는 긴급한 상황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할리우드에서는 환자를 이송하던 구급차와 배달 로봇이 충돌해 환자 이송이 지연됐고〈본지 1월 26일자 A-4면〉, 지난해 9월에는 급정거한 로봇과 전동 휠체어를 타던 장애인이 충돌하는 사고도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