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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살려주세요”…음식에 목 막힌 아이, 경찰이 구했다

 음식 경찰 아이 경찰

2025.05.10.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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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25세 여성, 단 두 가지 음식만 먹고 생존…왜?

  AI 생성 기사영상 여성 음식

2025.03.1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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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특별한 음식 맛을 내는 사람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대여섯 친구들 모임이다. 그중에 한 친구가 죽기 전에 딱 한 끼만 먹을 수 있다면 무엇을 먹고 싶으냐고 묻는다. 말하자면 소울 푸드인 거지. 너도나도 한 가지 음식을 꺼내기 시작하자 나는 한 발짝 옆으로 이동해 있었다.     우리가 말한 소울 푸드의 스토리 대부분은 그 안에 엄마나 할머니가 등장했다. 우리 엄마가 가장 잘하는 메뉴가 돼지 두루치기야. 내가 언제 한 번 엄마한테 이거 단일 메뉴로만 식당을 차려도 동네 식당을 다 제압할 수 있다고 말한 적 있다니까. 나는 우리 할머니가 어릴 때 직접 끓여주신 단팥죽 맛을 못 잊어. 할머니랑 같이 살았거든. 내가 학교 갔다가 오면 할머니가 갈치조림도 해 주고 수제비도 해 주고 진짜 내가 먹고 싶은 거 다 해 주셨는데 나는 그중에 단팥죽이 그렇게 맛있는 거야. 다른 집 애들은 동지나 어떤 특별한 날에만 먹잖아. 나는 허구한 날 단팥죽 타령을 했던 거지. 우리 집은 그냥 가족이 다 잡채를 좋아해. 그래서 우리 동생이랑 나는 중학교 때 엄마 아빠 두 분 다 어디 가셔서 안 계시고 우리 둘만 밥을 먹어야 했는데 둘이서 잡채를 해 먹었어. 맨날 엄마가 하는 걸 봤으니까 어린 나이라도 그 메뉴는 너무 능숙한 거야. 잡채가 왜 맛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우리 집은 당면이 들어간 음식을 좋아하는 것 같아. 진짜 거짓말 안 하고 우리 집은 당면에 간장만 부어도 좋아할걸. 죽기 전에도 아마 잡채를 먹고 있을 거야.     왠지 실제로도 그럴 만큼 그 정도로 좋아한다는 표현이라 너무 와 닿았다. 그리고 내 차례가 된 느낌이었다. 나는 된장에 고춧잎을 넣어 삭힌 고추와 고춧잎이 제일 먹고 싶다고 말했다. 50년 전 한국 식품점도 없었는데 딸을 임신하고 입덧을 심하게 하면서 그 고춧잎이 먹고 싶어 누워 있으면 천정에 고춧잎과 고추가 그림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뉴욕마라톤에서 만난 지인이 김치를 김치 통에 가득 담아 주었다.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받아먹기가 조금 망설였다. 마켓에서 사 먹는 김치와는 전혀 다른 맛과 감촉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배추가 아삭거리고 배추 잎 사이사이에 들어간 양념이 달랐다. 파, 마늘, 무, 갓이 대충 보기에는 마켓 김치와 다르지 않았는데 씹히는 감촉이 달랐다. 살짝 물어보았다. 어떻게 담았기에 특별한 맛이 배어 있느냐고. 무엇하나 빠지지 않고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손으로 다듬고 어루만지면서 골고루 양념을 섞는다고 쉽게 말한다. 설탕 대신 배와 홍시를 갈아 넣고 무, 파, 마늘, 갓은 직접 채소밭에 씨를 뿌려 가꾼 유기농 농산물이었다. 한 포기를 아껴 두었다 식구들이 모이는 설날 가지고 갔다. 떡국과 같이 먹으면서 떡국보다 김치 맛이 독특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같은 양념에 똑같은 배추로 김치를 담그지만 맛이 다른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음식을 잘하는 사람들은 양념과 배추의 조합을 특이한 감각으로 잘 맞추고 고춧가루도 보기 좋고 맛깔나게 배합을 잘하는 것 같다. 그리고 간을 기가 막히게 잘 맞춘다. 소금으로 절이는 것도 시간과 배추 상태를 잘 파악하는 재치가 있다. 신경 쓰고 손맛까지 곁들이니 어찌 기이한 맛이 우러나오지 않겠나. 우리 친구 중에 농사를 기가 막히게 잘 지어 고추, 상추를 잘 얻어먹었다. 지금까지 농사와 음식 솜씨는 제일이라고 믿고 있었고 상추를 이모작을 해서 6월까지 밥상에 올라왔는데 이 지인은 상추를 3모작 하여 11월까지 상추를 먹는다고 했다. 3모작 상추 맛은 2모작과 맛이 조금 다를까. 양주희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음식 배추로 김치 음식 솜씨 고추 상추

2025.02.03. 20:59

[아메리카 편지] 설날 음식

세 살 아기에게 떡국을 먹이며, 떡국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고 해마다 할머니께서 끓여주시던 뽀얗고 하얀 떡국이 생각났다. 귀한 음식 재료를 써서 새해를 기념하는 관습은 실은 글로벌한 음식 문화의 일부다. 조선 후기 세시풍속을 기록한 문헌에 따르면 천지 만물이 새로 시작하는 날에 깨끗한 흰떡으로 떡국을 끓여 먹는 풍습은 오래됐을 뿐 아니라 길게 뽑는 가래떡은 장수의 기원을 뜻했다. 가래떡을 잘게 자르면 엽전 모양 비슷해 물질적 풍요를 상징하기도 한다는데, 금전적 의미가 담긴 새해 음식은 세계적으로도 흔하다.   이탈리아에서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렌틸콩이 설날 음식이다. 짙은 초록색 원반 모양의 렌틸은 고대 로마시대 때부터 동전을 상징했다. 브라질과 칠레에서는 렌틸콩을 새해 전날 주머니에 넣어 다니거나 선물로 주고받기도 한다. 미국 남부에서는 노예무역 시대 서아프리카에서 건너온 검은눈콩이 복원력과 새 출발을 상징하는 새해 음식인데, 함께 먹는 우리의 시래기 비슷한 콜라드 그린의 초록색이 돈을 뜻하며 금색의 옥수수빵과 함께 풍부한 한 해를 기원한다. 스페인에서 설날 자정 종소리에 맞춰 12개의 청포도 알을 먹는 관습은 12달 동안의 행운과 번영을 기원한다. 19세기에 생겼다는 이 관습은 그리스 신화의 페르세포네가 저승에서 먹었던 6알의 석류씨를 연상케 한다.   된장·고추장·간장을 만드는 메주콩은 단백질 함유량이 35%나 되고, 서양의 렌틸콩과는 달리 발효가 잘된다. 쌀은 원산지가 동남아로 알려져 왔으나 몇해 전 금강 상류 지역인 소로리에서 BC 1만1970년경 볍씨가 발견되어 벼농사가 처음 시작된 곳이 한반도라는 설이 부상하고 있다. 설날 음식을 생각하면 우리의 풍요로운 음식문화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설날 음식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 정치 문화가 안착하기를 빈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설날 음식 설날 음식 새해 음식 음식 문화

2025.01.06. 21:35

‘따뜻한 음식과 방한 자켓 무료 나눔’ 한인들의 무숙자 디너 봉사

 달라스·포트워스의 한인 단체들과 여러 한인교회들의 미국 주류 지역사회 속 빈민층, 홈리스 등 사회적 약자 및 소외자들에 대한 섬김과 도움의 손길이 해를 거듭할 수록 더 늘고 한인들의 입지가 조금씩 강화해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해마다 홈리스 및 도움이 필요한 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한인 봉사활동 중 하나인 연례 저녁식사 섬김이 지난 월요일 달라스 남서부지역에 위치한 ‘유니언 가스펠 미션 달라스’ 건물에서 있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달라스협의회(회장 오원성)와 북텍사스여성회(회장 이송영)는 지난 9일(월) ‘유니온 가스펠 미션(Union Gospel Mission, UGM)’ 홈리스 쉘터를 찾아 직접 준비한 500여 명분의 저녁 식사를 배급하고 섬기며 추운 연말을 보내고 있을 소외된 사람들에게 따뜻한 온정을 베푸는 시간을 가졌다.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무료 식사 봉사활동인 이 ‘무숙자 디너’ 섬김은 민주평통과 북텍사스여성회가 해마다 연말에 진행하는 연례행사로, 이번이 24회째를 맞이했다. 이번 무료배식 봉사에 함께한 사람들은 우선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의 쉼터인 여성셸터에 150여명 분의 식사를 제공했으며, 홈리스를 위한 기독쉼터 유니온 가스펠 미션(Union Gospel Mission)’에서는 350여명분의 무료 식사와 배급을 담당했다. 이를 위해 평통달라스협의회 자문위원들과 북텍사스여성회 회원들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식재료를 직접 사서 다듬고 음식을 만들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 음식을 통해 잠시나마 위안을 얻고 기쁨을 누릴 사람들을 생각하며 만들고 봉사하니 보람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민주평통의 김영호 운영위원은 겨울용 방한 자켓 150벌을 마련해 이들의 쉘터에 제공했다. 색소폰 동호회(회장 이정우) 회원들은 모인 사람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캐롤과 가스펠 송을 연주했으며, 식사를 하던 사람들은 노래를 흥겹게 따라 부르며 뜨거운 박수로 감사의 화답을 전했다. 김영호 운영위원은 “1998년에 무숙자들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하는 봉사를 하면 어떻겠냐 하는 의견을 냈었다”며 “이번에 오랜만에 함께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원성회장은 “해마다 연말이 되면 소외된 이웃을 찾아 무숙자들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한지 벌써 24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는 민주평통의 활동 목표인 공공외교를 활성화하는 일이면서 또한 한국인들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므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봉사가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아침 일찍부터 음식을 만드느라 수고하신 자문위원들과 북텍사스여성회 회원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유니언 가스펠 미션에서 무숙자 쉼터에서 채플린으로 섬기고 있는 찰스 미첼(Charles Mitchell) 목사는, “해마다 무숙자들은 한인들이 만든 맛있는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특히 겨울용 자켓 150벌을 기증해 무숙자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베풀어준 김영호 운영위원에게 감사하다”고 인사의 말을 전했다. 9년 동안 유니언 가스펠 미션에서 홈리스들의 새삶 재건 프로젝트에 헌신해 온 찰스 미첼 목사는 이어서“우리는 홈리스들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것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삶이 변화되어 새로운 삶을 살도록 복음에 기반한 멘토링, 직업훈련, 취업활동, 거주지 제공, 주거비 후원 등을 포함하는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찰스 목사에 의하면 현재 달라스 지점에만 45명의 홈리스들이 유니언 가스펠 미션의 새삶 개척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얼마 전 이 프로그램을 졸업한 켄트(Kent)씨는 “희망이 없던 홈리스 삶을 끝낼 수 있는 유니언 가스펠 미션을 만나게 감사하다. 이곳의 도움으로 인해 내 삶이 변했다”며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앞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한편, 유니언 가스펠 미션(UGM)은 올해로 75주년을 맞이했으며, 노숙, 중독, 빈곤을 겪는 개인과 가족을 돕기 위해 헌신하는 기독교 비영리 단체이다. 여러 도시에서 운영되며, 신앙을 기반으로 한 원칙에 따라 음식, 쉼터, 의복, 회복, 직업 프로그램과 같은 필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캐서린 조 기자〉봉사 음식 한인 봉사활동 무료 식사 유니언 가스펠

2024.12.1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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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전쟁에서도 LA가 뉴욕 압도"

월드시리즈에서 LA다저스가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가운데 양 도시 간의 치열한 '음식전쟁'도 LA가 승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LA타임스(LAT)는 LA가 뉴욕에 비해서 훨씬 더 나은 음식들을 갖추고 있다며 항목별로 설명하는 기사(사진)를 게재했다.     기사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음식에 대한 부분이다. LAT는 "LA의 코리아타운이 더 크고 더 윤택하고 더 밝다"며 "뉴욕 코리아타운보다 더 나은 게 확실하고 여기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2스퀘어마일 안에 가득 차 있는 한식당 중에는 한국 각지의 향토 음식부터 단 하나의 품목을 위해 운영하는 곳까지 있어 "LA시민들의 가장 큰 자랑거리"라고 덧붙였다.     LAT는 지난 3월 발행한 LA 한인타운에서 가장 맛있는 식당을 선별해 소개한 특집기사를 다시 한번 언급하면서 LA를 가장 싫어하는 뉴요커조차 LA의 한국음식이 훨씬 더 낫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특집기사를 통해서는 라우더스, 치믈리에, 꼴통치킨, 비비큐치킨  등의 치킨집과 오리진 코리안 바비큐, 아가씨 곱창, 북새통, 해장촌, 길목, 박대감네, 숯불집 등의 구이집이 소개됐다.     LAT는 한식에 더해 다른 음식도 뉴욕보다는 LA가 훨씬 더 앞선다고 강조했다. 뉴요커들은 뉴욕의 베이글과 피자가 더 낫다고 주장하지만, 훨씬 더 부드러운 식감의 LA 베이글과 더 다채로운 스타일을 지닌 LA 피자가 뉴욕을 뛰어넘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뉴욕이 자랑하는 쉐이크쉑 버거와 서부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인앤아웃 버거를 비교해도 '마술과도 같은 맛'을 지닌 스프레드 소스가 함께하는 인앤아웃의 승리라고 선언했다.     LA와 뉴욕의 음식 대결에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핫도그와 타코의 대결이었다. 길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스트리트 푸드의 대명사를 비교한 것이다. LAT는 가주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멕시칸 레스토랑을 보유하고 있는 주고 전체의 30%가 가주에 위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LA에 있는 어느 동네를 가도 볼 수 있는 타코 스탠드나 트럭에 있는 타코는 맛과 가격에서 핫도그와 견줄 수 없다며 수천 개가 넘는 타코집이 LA의 우위를 굳혀준다 말했다.     LAT의 기사는 짤막한 문장으로 마무리된다.     "더 이상의 논쟁은 없다. LA는 뉴욕보다 더 나은 미식의 도시다. 다저스 파이팅!"   조원희 기자음식 전쟁 뉴욕 압도 뉴욕 코리아타운 음식 전쟁

2024.10.2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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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 만능 시대, 음식 명상 필요하다”

“이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중략) 깨달음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스님들이 절에서 식전에 외우는 오관게 구절이 LA에서 영어로 울려 퍼졌다.     지난 22일 LA 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에서 ‘사찰음식 마스터 클래스’가 개최됐다. 사찰음식의 대가로 알려진 정관스님이 직접 나서 불교의 음식 철학부터 사찰음식 문화, 예절 등에 대해 전수했다. 이날 약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어광 바루(Baroo) 셰프, 김지희 페릴라(Perilla) 셰프, 빌 에디슨 LA 타임스 레스토랑 비평가 등 요식업계 전문가들도 총출동해 사찰음식에 관심을 보였다.     정관스님은 이날 음식을 통한 수행에 대한 가르침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그는 “수행이란 ‘나’ 자신을 비우고 스스로를 깨닫게 되는 것”이라며 “음식은 ‘나’를 누군지 알아가는 육체적, 정신적 방법의 결합물”이라고 전했다. 정관스님은 석가모니의 수행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석가모니는 6년 동안 먹지 않고 잠도 안 자면서 고행을 했다”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 집중하기 위해 음식을 통제했고 이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관스님은 음식명상을 수행의 한 방법으로 소개했다.     그는 “음식 명상이란 음식을 조절함으로써 ‘나’를 절제할 수 있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스스로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질 만능 시대에서 음식은 행복이나 쾌락을 충족시켜주는 도구가 된 만큼 음식명상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직접 음식명상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 자신 앞에 놓인 연잎밥, 표고버섯 조림, 감말랭이 등의 사찰음식을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조절해 덜어 먹으며 음식명상을 몸소 실천했다. 순두부찌개, 불고기 등만 익숙한 타인종들에게 사찰음식은 새로울 수 있으나, 맛에 대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한 타인종 참석자는 “사찰음식이 이렇게 맛있는지 몰랐다”며 “석가모니가 6년간 굶으며 수행한 후 밥을 먹었을 때 얼마나 맛있게 먹었을지 상상이 안 간다”고 전했다.   정관스님은 “명상은 집중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식사 중간에 소리가 나지 않도록 주의했다. 그러자 참석자들은 음식을 씹는 소리부터 식기나 그릇 부딪히는 소리도 내지 않으려고 행동 하나하나 주의를 기울였다. 또 참석자들은 식후에 정좌 자세로 명상을 하기도 했다. 타인종 참석자들은 익숙지 않은 정좌 자세가 불편하지만 이를 꾹 참고 명상에 임했다. 정관스님은 “명상을 통해 몸이 건강해지고 마음이 맑아지는 게 중요하다”며 “먹은 음식 재료의 다양한 맛과 향을 기억하고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정관스님의 가르침에 대해 만족스러워 했다. 빌 에디슨 LA타임스 레스토랑 비평가는 “우리 사회에서 음식은 중요한 매개체이자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데 명상을 음식과 연결짓는 게 아름다웠다”며 “그 안에 불교의 가르침이나 원칙을 배울 수 있기도 해서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찰음식이 한국 문화나 유산을 공유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바루의 어광 셰프는 “사찰음식이 가진 철학이 요즘 시대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성과 연결되는 점이 많다”며 “종교를 넘어 (채식 기반인) 사찰음식이 타인종들의 일상생활에 충분히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김경준 기자음식 명상 타인종 참석자들 사찰음식 문화 사찰음식 마스터

2024.08.2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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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음식 중독의 주범 ‘설탕’ 찾기

어느 때보다 가장 풍족한 시대를 사는 우리의 화두는 더는 배고픔이 아니라, 웰빙 즉 건강히 잘 사는 것입니다. 어떤 음식을 먹을지가 중요한 웰빙시대가 열린 지 오래지만, 우리가 웰빙을 추구하면 할수록 더 많은 성인병과 새로운 질병코드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이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간헐적 단식’의 저자 마이클 모스는 ‘배신의 식탁’과 ‘음식 중독’이라는 책을 통해 우리의 식탁 선택권이 개개인의 자유의지가 아닌, 기업의 교묘한 술수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세하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혀는 본능적으로 단맛에 약한데, 식료품 기업들이 영업이익을 높이기 위해 단맛에 민감한 우리의 혀를 의도적으로 길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중독이란 단어는 담배, 약물, 게임 등과 어울려 쓰일지언정, 음식이란 단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 음식 중독이란 단어가 좀 과격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중독이란? ‘그만두기 힘들어하는 반복적인 행동’이라고 말합니다. 식품광고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인 ‘또 먹고 싶다’ ‘다시 찾게 된다’의 단어들은 중독이라는 말의 다른 표현입니다. 소비자들이 음식 중독에 이르는 중요한 요소는 속도와 기억입니다.     먼저 중독의 중요한 요소인 속도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학자들이 말하는 일반적인 음식 중독의 주범은 설탕, 소금, 지방인데, 그중에 가장 심각한 것은 설탕이라고 합니다. 설탕을 섭취함과 동시에 우리의 뇌 보상시스템은 0.6초 만에 활성화되어 도파민을 내보냅니다. 도파민은 행복감을 느끼게 만들어 다시 우리는 그 음식을 떠올리며 과다하게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탐닉하게 됩니다. 담배나 약물이 10초 후에 보상시스템인 도파민을 내보낸다고 하는데, 설탕의 보상은 담배나 약물의 보상시스템보다 무려 12~13배의 즉각적인 보상을 하는 것입니다. 설탕이 도파민을 활성화하는 속도가 담배와 약물을 능가하는 중독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실입니다. 이렇게 빠른 보상시스템은 사람들의 의존성을 높이고, 중독에 이르러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의지와 통제력을 상실하게 합니다.     현대인들의 외식 횟수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외식을 많이 하는 나라 1위입니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외식하는 비율이 63%에 이른다고 합니다. 미국인의 하루 설탕 섭취량은 평균 22티스푼이며, 연간 소다를 통해 섭취하는 설탕은 3700티스푼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외식하는 우리는 식당 음식에 사용된 설탕 혹은 액상과당의 양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어느 날 갑작스러운 혈당의 상승과 하강을 겪고, 알 수 없는 피로감에 힘들어서 병원에 가면 당뇨 환자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당뇨는 혈관 벽을 손상해 심근경색, 망막증, 신부전, 뇌졸중, 피부 괴사 등의 무서운 합병증을 유발하므로 우리가 원했던 웰빙으로 멀어지게 만드는 주범임이 확실합니다.     그다음 중독에 이르는 주요 요소인 기억에 있어서, 어린아이들의 식습관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외식이 잦은 이 시대 어린아이들의 기억에 설탕으로 범벅된 레스토랑의 음식은 가족들과 행복했던 기억으로 각인됩니다. 위에서 중독의 요소로 기억을 언급했었습니다. 좋은 기억과 함께 그때 먹었던 음식은 맛있는 것으로 기억되어 집니다. 그 행복한 기억에 있던 메뉴와 맛이 좋아하는 음식의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는 어린이 메뉴가 따로 존재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어린이들도 어른들과 같은 양의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섭취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외식에 자주 노출된 아이들은 설탕의 지복점(맛있다고 느끼는 설탕의 양)이 높게 나타납니다. 이것은 어릴 적 입맛을 잘 세팅해야만 평생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어린 시절부터 음식에 들어가는 설탕 관리를 잘해서 설탕의 지복점을 낮추어야만 합니다. 그런데도 체인 레스토랑에서는 어린이에 맞추어진 설탕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과다한 설탕 사용으로 설탕 중독에 이르도록 입맛을 길들여야만 식품기업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가 어른들과 같은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은 미래에 음식 중독 관련한 수많은 질병 문제가 언젠가는 터질 폭탄으로 자라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인들의 4명 중 한 명은 식품라벨을 확인하고 식품구매를 한다는 통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먹는 음식에 뭐가 들어가는지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높다는 뜻입니다. 이에 발맞춰 Interfaith Public Health Network(종교연합 공공보건 네트워크)에서 설탕 섭취에 관해 경각심을 알리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은 뉴욕주에 퍼져 있는 체인 레스토랑에 설탕 경고 라벨 표시를 의무화해서, 적어도 아이들이 먹는 음식에 들어가는 설탕의 양이 얼만큼인지 인지하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자는 운동입니다. 속도와 기억을 통해 설탕에 중독된 우리가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기 전, 설탕 라벨을 읽을 기회가 생긴다면, 체인 레스토랑도 설탕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조금의 눈치라도 보는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요?     우리의 혀는 단맛을 탐닉하는 본능에 충실하니, 사회시스템이 설탕 중독 문제의 첫 번째 장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미래 공공보건에 유익함은 당연합니다. 기업들이 우리 가족들의 건강 선택권을 좌지우지할 수 없도록, 부모들이 법안을 만들어 식단 선택권을 확보하는 것이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초석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사라 김 / KCS 공공보건리서치센터 디렉터열린광장 음식 중독 설탕 중독 음식 중독 설탕 섭취

2024.08.18. 17:31

[음식과 약] 음식보다 식단이 먼저다

식단에는 힘이 있다. 단일 식품 섭취로 혈압을 낮추기는 어렵다. 하지만 식단으로는 혈압을 낮출 수 있다. 1990년대부터 이미 고혈압을 막는 식이요법(DASH)이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채소, 과일, 통곡물을 섭취하고 저지방 또는 무지방 유제품, 생선, 가금류, 콩, 견과류, 식물성 유지를 포함하는 식단이다. 동시에 육류는 지방이 적은 부위로 먹고 당분 함량이 높은 음료나 단것을 적게 먹고 나트륨 섭취를 제한한다. 이렇게 하면 약 없이 식단만으로 고혈압 환자의 혈압이 6~11㎜Hg까지 내려간다. 혈압이 정상인 경우는 2~3㎜Hg 내려간다.   이러한 식단의 효과는 1992년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후원한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식단으로는 치매 예방도 가능하다. 2015년 미국의 영양 역학자 마사 클레어 모리스 박사는 마인드(MIND) 식단으로 나이 들면서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마인드 식단이란 지중해 식단, 고혈압을 막는 식단의 기본 골격에 채소와 베리류 섭취를 강조한 방식이다. 엽채류와 베리류, 견과류, 통곡물 섭취가 많으면 뇌 건강이 더 좋은 상관성에 근거하여 일주일에 최소한 6접시 이상 엽채류를 먹고 2접시 이상 베리류를 먹을 것을 권한다. 이후 여러 연구를 통해 마인드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이 인지 기능 저하가 늦춰지고 치매 위험이 감소하며 사후 부검에서 알츠하이머병 징후가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단으로 내 건강에 더해 환경을 지킬 수도 있다. 2019년 세계 16개국의 과학자들이 모여서 만든 비영리재단 EAT은 의학 학술지 ‘랜싯(Lancet)’과 함께 지구 건강을 위한 식단을 제안했다. 식물성 식품을 더 먹고 육류, 유제품을 덜 먹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식단이다. 2024년 6월 미국임상영양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식단을 제일 잘 따르는 사람들의 조기 사망 위험이 최하위 그룹보다 30% 낮게 나타났다.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10%, 심혈관 질환 14%, 폐 질환 47%, 알츠하이머병 28%로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도 더 낮았다. 지구 건강을 위한 식단은 2050년까지 세계 인구가 100억 명에 달한다고 가정할 때 환경을 지키면서 인류를 먹여 살릴 수 있도록 설계된 식단이다. 모두가 이런 식단을 따른다면 온실가스 방출량 29% 감소, 농지 사용 51% 감소, 비료 사용 21% 감소가 예상된다. 식단은 유연하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단일 식품이 아니라 식단이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음식 식단 마인드 식단 지중해 식단 고혈압 환자

2024.06.23. 16:49

음식 배달원 가장해 타운홈 침입 절도 행각 벌인 남성 체포

음식 배달원을 가장해 아파트와 주택에 침입한 뒤 절도 행각을 벌인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19일 FOX 11에 따르면 37세 남성 마커스 앨런 코너가 절도 혐의로 어바인경찰국에 체포됐다. 코너는 음식 배달원을 가장해 절도 행각을 벌였으며, 경찰국은 코너가 최소 4건의 절도 혐의와 연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어바인 경찰국 수사 결과, 코너는 지난 11월부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코너는 주로 어바인 내 콘도, 타운홈 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경찰국은 코너가 범행을 저지른 곳들의 보안 카메라 영상을 확보해 그의 무단침입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국이 확보한 한 영상에서는 코너가 콘도 복도에서 영수증이 붙어있는 스타벅스 종이 가방을 들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스타벅스는 배달 주문 시 음료 등 주문 내용물을 주문 영수증이 부착된 종이 가방에 담아주고 있다.    어바인 경찰국 카일올도프 공보관은 "음식 배달원을 가장한 코너의 행동이 무언가를 배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해 콘도 내부나 타운홈 단지 내를 돌아다닐 수 있게 해줬다"고 전했다.     어바인 경찰국은 코너가 최소 4건의 절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으며, 어바인 주변 경찰국과 공조해 그가 다른 절도 범죄에 연루되어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김경준 기자배달원 음식 음식 배달원 절도 행각 절도 혐의

2024.06.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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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사러 가던 두 형제, 일면식도 없던 괴한에게 총격 피살

엑스포지션 공원 지역에서 예전에 일면식도 없었던 두 형제를 총으로 쏴 죽인 33세 남성이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이 남성의 범행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LA카운티 지방검찰청은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세르히오 리오스(33)와 리카르도 리오스(19) 형제를 살해한 혐의와 총기를 사용한 혐의로 마르코스 나바로(33)를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총격 사건은 지난 1일 오후 2시쯤 버들롱 애비뉴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불러바드 교차로 근처에서 발생했다. 검찰에 따르면, 두 형제가 집 밖에 주차된 차 안에 있을 때 나바로가 그들에게 여러 발의 총을 쐈다. 세르히오는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리카르도는 병원에서 사망했다. 가족들은 형제가 항상 함께 다녔으며, 사건 당시 가족을 위해 음식을 사러 가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10일 피해자 가족들이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경찰은 나바로와 형제들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총격 사건이 무작위 공격으로 보이며, 범행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르히오의 아내인 마벨 로페즈는 가족과 함께 "이 사람은 우리의 미래를 앗아갔다. 우리에게는 2살 된 쌍둥이가 있고, 쌍둥이를 키울 계획이 있었다"고 말했다. 나바로는 보석금 500만 달러로 책정돼 구금 중이며, 7월 3일 기소될 예정이다.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그는 최대 주립 교도소에서의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 피해자 가족을 돕기 위한 GoFundMe 페이지가 개설되었다.   이무영 기자LA 한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일면식 음식 형제 일면식 총격 피살 형제들 사이

2024.06.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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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떡볶이만…향토 음식에 해답 있다"

음식 전문 매체 ‘이터(Eater)’의 매튜 강(사진) 선임 에디터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한국의 지리적 특성’을 가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다양한 향토 음식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다. 강 에디터는 자타공인 한식 전문가다. 미국 내 한식 세계화 현장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그의 조부모는 이북 출신이다. 어려서부터 이북 음식을 경험한 터라 향토 음식의 특별함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에 정통성을 지닌 동시에 우리에게도 특별한 향토 음식을 널리 알리자고 말한다.     -미국내 한식의 성장 추이를 오래 관찰했다.   “전국에서 한식을 보고 듣고 맛봤다. LA는 미국 내 한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이다. LA한인타운은 2000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주류사회에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시만 해도 정통 한식당이 정말 많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1세대 업주들이 은퇴하고 문을 닫는 식당이 많아져 아쉽다.”   -한인타운에 식당들은 계속 생기고 있지 않나.   “타운은 자체가 활기찬 동네라 식당 열기는 좋다. 다만, 조림, 푹 끓인 찌개 등을 파는 정통 한식당보다 고깃집만 많아지고 있다. 업주 입장에서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정통 한식당은 조리 과정도 어렵고 반찬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반면, 고깃집은 상대적으로 준비하기 쉽다. 또 손님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 먹으니 업주 입장에서 편하다.”   -업주 입장에서 한식은 어떤 부담이 있나.   “‘한식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식’이라는 프레임 때문에 한식당들이 가격 인상을 어려워한다. 다른 주류 레스토랑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파스타 하나에 40달러씩 쓰면서 20달러 칼국수엔 아까워한다. 한식의 수준과 위상을 높여야 한다. 그러면 한식당들이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이 이해하지 않을까.”   -주류에선 어떤 한식을 원하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정통 한식이다. 산나물, 은대구 조림 같이 한국인들이 한국에서 먹는 한식을 원한다. 불고기 샌드위치 같은 퓨전 한식을 주류사회에서 좋아할 것이라는 견해는 한인들만의 생각이다. 또 다양한 정통 한식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비빔밥, 떡볶이, 불고기만 밀고 갈 것인가. 내가 만약 한국 정부의 한식 세계화 담당자라면 한국 지리부터 소개할 것이다. 그리고 각 지역의 향토 음식과 특산품을 알릴 것이다. 중식을 보라. 미국인들도 사천식, 후난식, 광동식 등 지역별 중식을 안다.”   -정통 한식은 다소 어렵지 않나.   “물론 쉽지 않다. 그래서 돌솥 비빔밥이나 불고기처럼 대중화된 한식 메뉴로 시작해 점차 범위를 넓혀나가면 된다. 나중에는 묵은지로 만든 고등어 조림을 주류사회가 좋아할 수 있다. 주변에 한식을 좋아하는 타인종은 많지만 아직 그들의 한식 범위는 한정적이다. 이제 지평을 넓힐 때다.”   -모던 한식당이 많이 늘었다.   “한식 파인 다이닝이 늘면서 모던 한식이라는 장르가 나왔다. 모던 한식은 양식 요리 기법에 한식이 첨가된 것이다. 미국 내 모던 한식 전문 셰프 중에서도 한식보다 양식을 전문으로 배운 사람이 더 많다. 그렇기에 모던 한식을 제대로 느끼고 이해하기 위해서 한식의 정통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한식이 무엇인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친숙한 음식, 그것이 바로 한식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정통 한식이 그렇다.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먹기 좋고 접근성도 좋다. 정말 잘 끓인 찌개 한그릇이 외국인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의 식견을 바꿔놓을 수 있다.”   -한식 세계화의 갈 길은.   “태국 정부를 참고할 필요 있다. 한식도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한식 파인다이닝이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육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통 한식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한식 세계화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한식 대중화, 일반화를 목표로 해야한다.” 김경준 기자떡볶이 음식 정통 한식당 모던 한식당 한식 세계화

2024.05.3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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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맑은 숲 내음·맛난 음식…은하수는 덤

가족, 친구들과 함께 자연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여름철이 다가온다. 잠자리, 화장실, 어두운 밤, 장비 준비 등 여러 불편함에 대한 선입견이 있지만 일단 캠핑에 맛을 들이면 평생을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될 수 있다. 캠핑의 즐거움과 유익한 점들을 살펴본다.   ▶캠핑, 즐거운 이유   1. 가족간의 대화: 스마트폰을 달고 사는 현대인들은 자녀나 배우자와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캠핑은 함께 텐트를 치고 음식을 나누며 모닥불 옆에 모여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2. 자연과의 동화: 캠핑을 통해 우리 몸과 마음은 자연에서 기운을 얻고 안정적인 평온함을 얻을 수 있다. 초록의 숲에서 맑은 공기를 접하고 호숫가 푸른 초장에서는 야생화를 발견하고 사막에서는 나지막한 짐승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생동감 넘치는 자연을 경험할 수 있다.   3. 캠핑 진미: 캠핑 음식은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된다. 간단한 레시피에서부터 캠핑 만찬까지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메뉴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집이나 식당에서 먹는 것과는 전혀 다른 최상의 분위기에서 식사 경험을 할 수 있다.   4. 행복감: 캠핑은 적은 비용으로 여행을 떠나 야외에서 경험하는 문제들을 풀면서 자녀들에게 문제 해결 방법도 습득하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풍족하지 못한 여건 가운데서도 조그마한 것으로부터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5. 추억: 캠핑의 추억은 즐겁고 오래 지속된다. 야외의 어드벤처를 경험하면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경험도 훗날 재미난 얘깃거리가 되고 웃음과 미소를 머금게 할 추억으로 간직된다.     ▶캠핑 꼭 알아야할 팁   캠핑은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그 즐거움이 배가 된다. 반드시 값비싼 장비를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텐트, 슬리핑백, 패드, 램프, 야외용 조리기구 등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장비들은 챙겨야한다. 캘리포니아에는 수백 마일의 해안선과 높고 깊은 산과 계곡이 있어 아름다운 비경을 경험할 수 있는 캠핑장들이 많다. 즐겁고 안전한 캠핑을 위해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되는 팁을 알아보자.   1. 캠핑장 선정   계절에 맞춰 캠핑장을 선택한다. 고도가 높은 산간지방은 추위에 대비해야하고 사막인 경우 뜨거운 여름철에는 삼간다. 미국의 국립공원과 주립공원 캠핑장들은 기본 시설이 잘 갖추어져있고 안전하다. 하지만 유명한 캠핑장소의 경우 성수기나 주말에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미리 예약을 하고 선착순으로 사용하는 경우 일찍 출발하는 계획이 중요하다. 올해부터 캘리포니아에서는 예약 첫날 자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예약 전체가 취소되는 법이 시행된다. 일반적으로 국립공원 캠핑장은 연방 홈페이지(recreation.gov)나 캘리포니아 주립공원 홈페이지(reservecalifornia.com)에서 예약 가능하다.   2. 믿을만한 좋은 캠핑장비를 갖춘다   대부분의 캠핑장은 기본적으로 테이블, 화덕, 그릴, 수도, 화장실이 구비되어있다. 직접 구비해야하는 캠핑 장비들이 많은데 그중 텐트, 슬리핑백, 패드는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서 중요하다. 종류와 가격이 다양하므로 경험자들로부터 추천을 받거나 장비점에서 렌트해서 사용해본 후 구입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3. 목록 정리   캠핑에는 예상외로 많은 품목이 필요하다. 개인 장비로는 텐트, 슬리핑백, 패드, 헤드 랜턴, 의자 등이다. 공동 장비에는 조리기구, 식기, 가스통, 아이스박스, 랜턴, 천막 등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캠핑을 하면서 낚시나 하이킹 또는 물놀이도 겸할 수 있어 개인별 수영복, 샌들에서부터 음식재료 등 캠핑 준비시점에 자질구레한 품목의 목록을 작성해두면 많은 도움이 된다.   4. 여분의 옷과 담요준비   야외에서는 낮과 밤의 기온차를 심하게 체험한다. 특히 해가 지고 난 후 무척 추워질 수 있다. 여름이라도 털모자와 재킷은 반드시 챙기도록 한다.   5. 선크림 & 벌레 퇴치 스프레이   야외는 장시간 햇볕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선크림을 준비하고 벅 스프레이를 준비하여 모기나 하루살이들에 대비를 해야한다.   6. 음식 준비   캠핑에서는 평범한 일상 음식을 조리해 먹어도 맛이 더욱 좋다.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요리를 생각해두고 준비하면 좋다. 그리고 캠프파이어 하면서 먹을 수 있는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을 준비하면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7. 음식보관   캘리포니아 숲에는 다람쥐, 너구리, 곰들이 있고 사막에서는 여우가, 해안가에는 새들이 음식을 노린다. 캠핑장마다 음식을 보관해두는 음식 라커가 있는 경우 지정된 장소에 보관 하도 록 한다. 음식보관은 사람과 야생동물의 안전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게 간주하여 정부에서는 이를 엄격하게 관리한다.   8. 조용한 시간(Quite Time) 준수   캠핑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캠핑에서는 밤늦게 자고 아침 늦게 일어나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한 시간(Quite Time)을 준수하고 캠프파이어 불이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하는 등 자연을 보호하는데 모범을 보이면 더욱 유익하고 안전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9. 캠프파이어   캠핑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이 캠프파이어다. 모닥불 옆에 둘러앉아 포일에 싼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를 구우면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맛이 캠핑의 백미다. 또한 밤이 깊어지면서 밤하늘에 은하수가 빼곡히 들어찬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은하수는 깊은 밤에 더욱 또렷이 보인다. 취침하기 전 은하수를 살펴보거나 한밤중에 화장실을 가면서 둘러보아도 좋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바닷가, 깊은 산속, 사막에서 캠핑이 가능하다. 자연의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은 두고두고 잊지못할 추억이다. 올 여름에는 캠핑을 통해서 친구나 자녀와 함께 대자연의 웅장함을 만끽하는 기쁨을 누려보자.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은하수 음식 주립공원 캠핑장들 국립공원 캠핑장 캠핑 음식

2024.05.3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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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시,‘최고의 음식 동네’중 하나

 오로라가 다양한 요리 선택권 덕분에 미국내 최고의 음식 동네(best food neighborhoods) 중 하나로 선정됐다고 덴버 폭스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여행 잡지 AFAR은 동부에서 서부까지 미전역의 ‘요리 오아시스’(culinary oases)를 살펴본 결과 이민자, 흑인, 원주민, 유색인종 및 여성 소유 비즈니스가 많고 덜 알려졌으며(lesser-known) ‘음식이 어이없을 정도로 맛있는’(ridiculously delicious food) 12개 지역을 선정했는데, 이중 한 곳으로 오로라가 포함됐다. AFAR에 따르면, 250개 이상의 글로벌 레스토랑이 있는 오로라 시내 하바나 스트리트는 미국내 최고의 음식 동네 중 하나다. AFAR은 하바나 거리를 따라 줄지어 있는 다양한 요리 옵션을 강조하면서 이곳을 인도, 이탈리아, 한국, 수단 레스토랑이 100년 된 식당, 한국 노래방, 프라이드치킨 전문점, 보바 찻집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종의 통로(thoroughfare)라고 설명했다. AFAR은 아침 식사로, 2892 S. Havana St.에 위치한 프랑스 아시아 베이커리 뚜레 주르(Toules Jours)를 방문할 것을 추천했다. 이 곳에서는 미식가들이 타로(taro) 크림 빵, pain au 초콜릿(초콜릿 크루아상), 팥(red bean) 도넛, 허니듀 멜론 번 그리고 인기 있는(인스타그램 가능한) 보라색 우베(ube) 라떼와 같은 찾기 어려운 간식을 맛볼 수 있다. 점심 식사로 AFAR은 10293 E. Iliff Ave.의 Havana St. 바로 옆에 위치한 해산물 식당 ‘Mariscos El Rey Dos’를 추천했는데, 이 식당은 새우, 가리비, 농어, 문어, 오징어, 게, 전복, 다양한 스시 옵션 등 눈에 띄게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AFAR은 저녁 식사로는 돼지(1910 S. Havana St., Unit 1)와 신명관(2680 S. Havana St. B)의 한국식 바베큐 또는 Aroma de Brazil(10722 E. Iliff Ave.)에서 브라질 슈라스코(Brazil Churrasco)를 추천했다. 단 것을 먹고 싶다면 AFAR은 고구마 치즈케이크, 흑임자(black sesame) 녹차와 같은 독특한 맛을 지닌 빙수 판매점인 Snowl Cafe를 추천했다. 1930 S. Havana St. 유닛 5-6에 위치한 이 카페는 물고기 모양의 아이스크림 콘에 담긴 보바 차와 달콤한 스낵을 제공한다. 해피아워와 심야 미식가들은 평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2222 S. 하바나 스트리트 유닛 E에 위치한 한국식 펍 땡술포차(ThankSool Pocha)에서 소주(8달러)나 맥주(7달러)를 즐길 수 있다. 근처에 있는 Muse Noraebang and Cafe에서는 홍합탕이라고 불리는 홍합으로 만든 해장국을 제공한다. AFAR은 또, 1930 S. Havana St. 유닛 12에 있는 Sara's Market Bakery에서는 시미트(씨앗을 넣은 터키 베이글), 시르말(사프란 맛 달콤한 빵), 바르바리(효모를 넣은 이란 플랫브레드)를 맛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AFAR이 추천한 식당들은 ▲Chutney Indian Cuisine(2740 S Havana St. Unit K) ▲Bettola Bistro(10253 East Iliff Ave.) ▲Tofu Story(2060 S Havana St.) ▲Sudan Cafe & Khairat Bakery(10375 E Iliff Ave.) 등이다. 한편, AFAR은 개업한 지 거의 100년이 지난 지금도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지역적으로 상징적인 그리스 식당 겸 바인 Sam's No. 3도 주목했다. 오로라에 있는 Sam's No. 3 매장은 최근 문을 닫았지만 글렌데일(435 S Cherry St.)과 덴버(1500 Curtis St.) 소재 식당은 여전히 운영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은혜 기자오로라 음식 음식 동네 식당 한국 한국식 바베큐

2024.04.26. 13:46

[음식과 약] 아침에 먹지 말라는 음식의 진실

아침에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은 없다. 바나나를 아침 공복에 먹으면 마그네슘과 칼륨이 혈액 속으로 들어와서 균형 상태가 깨진다고 한다. 틀린 말이다. 바나나 1개에 300㎎으로 칼륨이 풍부한 건 맞다. 마그네슘은 바나나 1개에 30㎎ 정도로 칼륨보다는 적게 들어있다. 하지만 공복에 바나나를 먹는 정도로 인체의 전해질 균형을 깨뜨릴 정도는 아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으로 보면 칼륨의 하루 충분섭취량은 3500㎎이다. 아침에 바나나 1개를 먹어도 하루 칼륨 섭취량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신장 기능에 문제가 없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 정도로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지지 않는다. 당연히 아침 공복에 바나나를 먹어도 된다.   빈속에 우유를 마시면 칼슘과 카제인이 위산 분비를 촉진해 좋지 않다고 한다. 고구마, 귤, 토마토, 커피도 같은 이유로 먹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모든 음식은 위산 분비를 촉진한다. 우유처럼 단백질이 풍부한 음료는 위산 분비를 더 자극한다. 음식이 식도를 통해 위로 들어왔는데 위산을 분비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우유 속 유당(젖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빈속에 우유를 마시고 배에 가스가 차거나 아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단백질과 같은 영양소가 체내에 덜 흡수되지는 않는다. 대개 유당불내증이 있어도 한 번에 5g, 우유로 반 잔(100㎖)까지는 별문제가 없다. 다른 음식과 함께 먹을 경우는 희석되기 때문에 유당을 더 먹어도 괜찮을 수 있다. 하루 유당 12g, 우유로 큰 컵 한잔까지는 버틸 수 있는 사람이 대다수다.   게다가 이렇게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이 우유를 마시면 2형 당뇨병 위험이 줄어드는 추가적 유익을 누릴 가능성이 있다. 2024년 1월에 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실린 연구로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히스패닉 1만2653명을 대상으로 6년 동안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유당불내증이 있어도 우유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체질량지수(BMI)가 낮고, 2형 당뇨 위험이 3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유 소화에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는 우유 섭취량과 당뇨병 위험 감소에 연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이 연구 결과만 가지고 인과관계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에게 유당이 오히려 장내 비피도박테리아 같은 유익균을 늘리고 단쇄지방산이 더 많이 생기도록 하여 식욕, 인슐린 분비, 간의 지방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라는 게 연구진의 추측이다. 쉽게 말해 유당불내증인 사람이 적당량의 우유를 마시면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은 유당이 대장에서 유익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잡식 동물인 인간에게는 편식보다 골고루 먹는 게 건강에 좋은 전략이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음식 진실 우유 섭취량 우유 소화 위산 분비

2024.02.29. 19:36

요리…음식에 사랑을 쓰다

프랑스의 2024 아카데미상 국제영화 부문 출품작. 근대 베트남의 어두운 분위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그린 파파야 향기’(1993)와 ‘시클로’(1995)를 연출했던 베트남 출신의 프랑스 감독 트란 안 흥의 최근작으로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사랑과 음식은 하나다. 음식에 대한 욕구, 배고픔은 따뜻한 사랑에 대한 갈망이다.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하는 행위와 사랑을 하나로 ‘조리’하는 영화 ‘테이스트 오브 싱스’는 19세기 미식가 도댕(브누아 마지멜)과 그의 연인 유진(쥘리에트 비노슈)의 사랑 이야기다.     도댕이 주최하는 미식가 클럽의 만찬을 준비하는 주방 풍경을 스케치하는 38분 동안의 오프닝신. 음식을 만들고 맛보고 평가하는 이 초반부의 오랜 조리 시퀀스는, 음식을 만드는 행위도 예술일 수 있음을 입증(?) 해 보인다. 그들이 준비하고 있는 음식들을 바라보며 관객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오직 한 가지, 나도 저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면.   그러나 관객은 곧 영화가 후각 자극의 이면에 ‘관계’를 숨기고 있음을 감지한다. 화면을 오가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관찰하면서 이 영화가 음식들의 층 위에서 말하고자 함이 사랑이란 걸 알게 된다.     도댕과 유진은 20년을 함께 했다. 그러나 영화는 그들이 어떻게 만났고 어떤 관계에 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도댕이 유진에게 구혼을 하는 장면이 있고 유진은 긍정도 부정도 아닌 그들만의 사랑의 밀어로 둘의 관계를 이어간다. 도댕은 가끔씩 기절하는 유진의 건강이 우려스럽다.     주방에서 힘든 하루를 보낸 후 휴식을 취하는 밤, 그녀를 찾아오는 그의 방문. 유진은 그와 함께 주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그의 방문을 기다리는 지금의 설레는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한다. 도댕과 결혼을 하게 되면 이 모든 행복이 날아가 버리지 않을까 두렵다. 언제나 일관되게 유지되는 건 두 사람 사이의 상호 존중이다.   영화는 사랑에 관한 프랑스적 감성의 언어들로 가득하다. 그들의 시적 표현들은 언제나 사랑을 노래한다. 그리고 도댕과 유진은 그 사랑을 요리로 표현한다.     도댕이 오직 유진만을 위해 요리하는 후반부의 한 장면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행위가 그 어떤 말보다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트란 안 흥 감독은 은유와 상징을 영화 언어로 사용하는 감독이다. 정물의 정직함을 믿는 그는 종종 설명 없이 이미지로만 모든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영화의 후반부. 유진은 가고 없다. 그녀가 없는 주방 공간에 도댕과 유진이 나누었던 달콤한 대화들이 메아리쳐 온다. 진정한 요리의 미학은 음식의 맛에 있지 않다. 영화는 질문한다. 당신이 음식을 함께 나누는 그 사람은 누구인가. 김정 영화평론가 [email protected]음식 사랑 아카데미상 국제영화 영화 언어 지난해 칸영화제

2024.02.0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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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S, 크리스마스 음식 나눔 행사

 크리스마스 음식 크리스마스 음식

2023.12.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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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음식의 힘, 전쟁 같은 맛

그레이스 M. 조의 책 ‘전쟁 같은 맛’을 읽는 내내 가슴이 무겁고 아팠다.     이 책은 저자가 사회학 박사이며 대학교수의 관점에서 자기 어머니의 파란만장한 삶과 영혼을 성실하게 되살려낸 회고록이다. 어머니는 일제강점기, 6·25한국전쟁을 겪으며 기지촌에서 일하다 미국인 남편과 결혼하고, 미국으로 이주해 ‘생존’해낸 인물이다. 말년에는 정신병인 조현병을 앓으며…. 폭력과 트라우마 속에서도 생의 조건과 정신의 고통을 뛰어넘는 존재였다.   저자는 어머니를 괴롭히는 조현병의 발병 원인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매번 혹독한 현실과 역사를 마주한다. 그렇게 마주한, 우리 현대사의 아프고 서러운 상처를 ‘혹독한 솔직함’으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피할 수만 있다면 그냥 덮어두고 싶은 생생한 상처들을 꾸밈없는 민낯으로 까발려 드러내는 것이다. 그것도 우리끼리 나누는 은밀한 성찰이 아니라, 세계를 향해 당당하게 말한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자칫 감정적 푸념이나 하소연으로 끝나기 쉬운 이런 이야기를 가슴 저미는 설득력으로 승화시키는 힘은 저자의 객관적이고 진지한 학문적 자세와 솔직하고 용기 있는 자기 고백에서 나온다. 저자 그레이스 M. 조는 상선 선원이던 백인 미국인 아버지와 기지촌에서 일하던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냉전 시기 외국인 혐오가 극심했던 워싱턴주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이 책은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2021년 전미 도서상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작, ‘타임’지, NPR 2021년 ‘올해의 책’, 2022년 아시아-태평양 미국인 도서상을 수상했다.   나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강한 인상을 받은 것은 음식의 힘에 대한 진지한 학문적 성찰이었다. “어디서든 음식이란 단순히 먹는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먹는다는 것은 (적어도 인간에게 있어) 결코 단순한 생물학적 과정이 아니다”라는 명제가 기조를 이룬다.   뿌리 깊은 차별과 외로움으로 얼룩진 미국생활을 헤쳐 나가면서 엄마와 딸은 한국음식을 요리하고 같이 먹으면서 정체성을 확인하고 위로받으며 살아갈 힘을 얻는다. 중요한 굽이마다 김치, 생태찌개 같은 한국음식이 등장해 이민 가정의 음식이 연결과 기쁨, 기억과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음식을 중심으로 한 이런 근원적 정서는 미셀 자우너의 ‘H마트에서 울다’ 같은 작품에서도 실감 나게 드러난다.   식구란 한솥밥을 먹는 사람들이고, 사회에서는 회식을 통해 관계를 만들고 다진다. 교회에서는 예배를 드린 뒤에 함께 밥을 먹는 식사공동체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을 거룩하게 여긴다. 잔치의 중심은 대개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이다. 음식이란 이렇게 사회적 인간관계의 중요한 연결고리다. 치유와 구원이 되기도 한다.   국제결혼으로 미국에서 살던 한국 여성들의 눈물겨운 증언도 음식의 잠재력을 실감 나게 말해준다. “이들은 은신처에서 함께 김치와 미역국을 먹으며 한국 이야기를 나눴다. (…) 맵고 마늘 맛이 강한, 발효된 한국 음식을 마침내 맛보는 경험은 마치 사막에서 길을 잃었다가 처음으로 물 한 모금을 마시는 것과 같았다. 그것은 천천히 다가오던 죽음을 가까스로 피하는 일이었다.”   작가는 말한다. “이 기억의 전면에는 항상 음식이 있었다. 즐거움의 원천으로, 수입의 원천으로, 아니면 좀더 근본적인 생존의 방식으로, 음식을 먹는 장면으로 돌아가서 나는 발견했다. 엄마를 망가뜨린 것뿐만 아니라 엄마를 살아 있게 했던 것을.”   그렇게 그리워하며 숨어서 몰래 먹던 한국 음식이 지금은 K-푸드라는 이름으로 당당하게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자랑스럽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음식 전쟁 한국 음식 한국인 어머니 한국 이야기

2023.10.2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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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음식 배달료 오르나

음식 배달료를 제한한 뉴욕시 조례가 차별적이라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배달료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맨해튼 연방지방법원 그레고리 우즈 판사는 19일 “도어대시·그럽허브·우버이츠는 음식 배달료 상한선을 두고 뉴욕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해당 조례가 연방 헌법과 뉴욕주 헌법을 위반했다는 음식배달 앱 업체 측 주장은 적절하다”고 전했다.     뉴욕시의회는 2021년 ‘음식배달 수수료를 주문당 가격의 15%(카드 수수료 3%·기타 수수료 5% 이하)를 넘지 않도록 규제하는 조례’를 영구화하기로 결정했다. 시의원들은 “팬데믹 기간 어려움을 겪은 레스토랑을 배달 앱이 부과하는 높은 배달 수수료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며 배달료 상한제를 영구화했다. 뉴욕시는 이 조례의 주요 목적에 대해 “과도한 배달 수수료로 인해 점주들이 고용을 삭감하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파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에 음식배달 앱 업체들은 해당 조례가 식당과의 자유로운 계약 협상 권리를 침해하는 동시에, 레스토랑·배달 노동자의 수입 감소와 소비자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뉴욕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제기 후 약 2년이 지난 현시점에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은 “해당 조례가 배달 수수료를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음식배달 앱 업체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럽허브는 연방지법의 이러한 결정을 환영하며 “점주들이 원하는 배달 수수료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제공하고 문제를 해결할 것”을 시의회에 요청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배달료 음식 음식 배달료 음식배달 수수료 배달료 상한제

2023.09.20. 19:51

‘집밥’ 판매규제 대폭 완화…주간 90인분까지 판매 허용

집에서 만든 반찬과 음식을 판매하는 한인 비즈니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주 정부는 개빈 뉴섬 주지사가 지난 21일 서명을 마친 ‘홈키친 운영 프로그램 규정(AB 1325)’에 근거해 개인 가정의 부엌에서 만든 음식의 판매 조건을 대폭 완화한다고 최근 밝혔다.   기존 규정은 주간 판매량이 60인분으로 제한됐고 연간 총매출액이 5만 달러를 넘지 못하게 했지만, 이제는 주간 90인분에 연 10만 달러까지 매출 올리기가 허용된다.     가주 내에는 2020년 팬데믹 이후로 가정집 제조 음식의 외부 판매가 확산했지만, 정부의 관련 규제(AB 626)로 제약이 따랐다. 한인사회에서는 반찬이나 간단한 밀키트 등의 메뉴를 판매하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관련 업계에서는 위생 안전이 담보된다면 식당을 여는데 소요되는 돈과 에너지를 줄이고, 인허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집에서도 관련 비즈니스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것으로 분석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음식 매출 연간 총매출액 매출 창출 한인 비즈니스

2023.07.2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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