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모빌리티 법인 수퍼널 최근 전체 인력의 80% 감원 상용화 입증 어려움 분석도 경쟁사에 개발 속도 뒤처져
지난 2024년 열린 가전·IT 박람회 CES에서 공개된 슈퍼널 S-A2.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의선)이 미래 주력 사업으로 삼았던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번 구조조정을 두고 현대자동차그룹의 항공 모빌리티 사업 상용화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LA타임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법인인 수퍼널(Supernal)이 최근 직원 296명을 해고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이는 전체 직원(약 380명)의 약 80%에 해당하는 규모다. 감원 대상에는 캘리포니아 모하비 시험 시설과 오렌지카운티, 프리몬트 지역 직원들이 대거 포함됐다.
수퍼널은 지난 2021년 현대자동차그룹 내 현대차(44.44%), 현대모비스(33.33%), 기아(22.22%)가 AAM 시장 선점을 위해 출자해 미국에 설립한 독립 법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금까지 수퍼널에 6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LA타임스는 이번 구조조정을 두고 “수퍼널이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최근 경쟁사에 비해 개발 속도가 뒤처지고 있다”고 전했다.
수퍼널은 당초 4인승 수직 이착륙 항공기(이하 eVTOL) 기체 ‘S-A2’를 개발해 2028년 인증을 완료하고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구조조정으로 상용화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그룹 측 대변인은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에 “시장 수요에 맞는 항공기 설계를 장기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인력과 비용 구조를 조정하는 전략적 전환”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첨단 항공 모빌리티 사업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규모 감원은 지난해 이어진 경영진 이탈 이후 나온 조치다.
지난해 8월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AAM 사업을 총괄하던 신재원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났다. 이어 수퍼널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맥브라이드와 최고전략책임자(CSO) 송재용 등 핵심 임원들도 회사를 떠났다. 올해 1월에는 천익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현대자동차그룹 아시아태평양 글로벌 재무 총괄로 이동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소송에도 휘말려 있다. 수퍼널의 정책·파트너십 책임자였던 다이애나 쿠퍼는 지난해 LA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쿠퍼는 회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기술 개발 일정임을 알면서도 이를 외부에 홍보해 투자자들을 오도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가 조직적으로 배제되고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본지 2025년 11월 18일자 A-1면〉
현대자동차그룹의 항공 모빌리티 사업이 지지부진한 사이 경쟁사들은 속도를 내고 있다. 가주 지역의 조비(Joby)와 아처 애비에이션(Archer Aviation)은 2028년 LA올림픽을 목표로 도심 항공택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아처는 최근 호손 공항 운영권까지 확보해 eVTOL 허브 구축에 나섰다. 스타트업 피보탈(Pivotal)은 레저용 1인승 eVTOL을 개발하고 있다. 이 항공기는 약 20만 달러에 예약 판매되고 있으며 1년 내 인도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