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뉴욕시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체포된 이들 가운데 대다수가 범죄 기록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영리단체 ‘추방 데이터 프로젝트(The Deportation Data Project)’가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요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ICE는 뉴욕시에서 9600여명을 체포했다. 하지만 이중 범죄 기록이 있는 사람은 약 5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장 높은 위험 등급인 ‘레벨 1(중범죄 전과자)’에 해당하는 체포는 전체의 7%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민 단속에서 ‘최악의 범죄자’를 우선 대상으로 삼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와는 대비되는 결과다.
최근 몇 달 사이 뉴욕시에서 ICE의 체포 속도는 더욱 빨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첫 6개월 동안 3301명이 체포됐고, 14개월이 된 시점에는 누적 체포 인원이 9619명으로 늘어났다. 약 8개월 사이 추가로 6000명이 체포됐다는 얘기인데, 후반으로 갈수록 단속 속도가 빨라졌음을 알 수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체포된 이들 가운데 범죄 전과자의 비율은 27%에서 21.5%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단속 대상이 점차 비범죄 이민자까지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올해 들어 뉴욕시에서 ICE 체포 건수는 늘어난 반면 추방 건수는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첫 8주 동안 ICE는 뉴욕시에서 1200여명을 체포했다. 이는 전년 동기(462명) 대비 약 세 배로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추방 건수는 342명에서 195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에 따라 체포 대비 추방 비율도 지난해 초 74%에서 올해 16%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속 방식의 변화로 해석했다. 이민 변호사들은 “과거의 ‘선별적 체포 후 즉각 추방’에서 ‘광범위 체포 후 사후 판단’ 방식으로 전환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체포 이후 변호사를 선임할 경우 석방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 증가의 배경으로는 단속 경로의 다양화가 지목된다. 이민법원 정기 출석, 당국 사무실 방문, 거리 단속 등 여러 지점에서 체포가 이뤄지면서 단속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민자 권익 단체들은 현재와 같은 단속 방식이 지역사회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범죄 기록이 없는 이들까지 대거 체포되는 상황은 이민자 커뮤니티 전반에 위축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