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주택 보상 관련 지급 거부·지연 못하도록 패키지 3법 본격 심의 시작 보험료 인상 가능성 우려
산불이 발생하기 전의 퍼시픽 팰리세이즈. 산불 이후 보험금 지급이 늦어지자 의회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패키지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가주가 주택 화재보험 제도의 전면 개편에 나섰다. 가주 상원은 대형 산불 이후 보험금 지급 지연과 복잡한 절차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법안인 SB 876과 SB 877, SB 878 심의에 들어갔다. 세 건의 법안은 가주의 고질적인 산불 위기와 보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트로 발의된 산불 보험·복구 패키지 법안이다. 세 법안은 각각 보상과 예방, 시장 안정 역할을 나누어 맡는다.
입법 패키지의 핵심 법안은 재난복구개혁법인 SB-876이다. 이 법안은 보험사가 담당 손해사정인을 교체할 경우 5일 안에 피보험자에게 서면으로 알리도록 했다. 주택이 완파된 경우 보험사는 30일 안에 실제 현금 가치와 확정된 재건축 비용을 지급해야 하고 지급이 늦어지면 이자를 가산한다. 이와 함께 생활비 지원 확대와 보험 갱신 보장, 2년마다 재난 대응 계획 제출, 벌금 강화를 명시했다.
SB-877은 산불 예방과 주택 강화법으로 예방에 초점을 맞춘다. 주택 소유주가 내화 장치를 할 경우 보험사는 의무적으로 보험료 할인에 반영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내화성 지붕 설치나 주변 잡목 제거 등을 하면 보험사가 위험 점수를 낮게 책정하도록 표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SB-878은 보험시장 접근성 보장 법안으로 특정 지역 전체를 고위험군으로 묶어 일괄적으로 가입을 거부하거나 갱신을 취소하지 못하도록 했다. 보험사가 가입을 거부할 때는 최신 기상 데이터와 주택의 방화 조치 상태를 근거로 제시해야 한다.
스티브 파딜라 상원 보험위원장은 법안 심의와 관련해 "수십 년간 유지된 보험 제도가 현재의 재난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파딜라 위원장은 퍼시픽 팰리세이즈와 알타데나 산불 발생 15개월이 지난 지금도 보험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카르도 라라 가주 보험국장은 이번 산불을 계기로 보험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라라 국장은 보험사들이 청구 처리를 지연시키기 위해 복잡한 절차를 설계해왔다고 비판하며 이를 체계적 실패로 규정했다.
지난해 1월 산불로 LA 일대에서는 1만2000여채의 주택이 불탔으며 퍼시픽 팰리세이즈와 알타데나 지역에서만 83억 달러 규모의 주택이 소실됐다.
현재까지 보험사는 224억 달러를 지급했고 정부 지원과 기부금으로 60억 달러가 추가 투입됐다. 가주 보험국에 따르면 전체 4만2121건의 보험 청구 가운데 약 94%가 지급된 상태다.
주정부는 보험사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라라 국장은 스테이트팜과 협상을 통해 일부 조건을 조정했고 보험사의 가주 철수를 제한하는 조치도 시행했다. 지급 거부와 지연, 소통 문제 등과 관련된 민원은 2000건 이상 처리했다.
라라 국장은 "가주에서 산불은 더 이상 계절적 재난이 아니라 연중 반복되는 현실이 됐다"며 "화재는 더 빠르고 강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재건 비용 산정 방식과 건축 기준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주택 소유자들이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가주건설산업협회와 보험 관련 단체들은 이번 법안의 규제가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손해보험협회 데니 리터 부회장은 "의무 규정이 지나치게 광범위해 보험 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가주개인보험연맹 측은 법안이 통과돼 규제가 시행되면 주택 보험료가 평균 15%~20%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연간 200~300달러의 추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위험 지역의 경우주택 보험이 1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사들은 또 신속한 지급 의무가 사기 청구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변화는 단순한 제도 조정이 아니라 보험 가격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가주 상원은 업계의 비판을 포함해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라라 국장은 업계와의 협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일부 의원들은 소비자 보호와 시장 안정 사이에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라 리처드슨 상원의원은 "보험사 역시 대규모 청구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공정성과 함께 시장 유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