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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새벽 2시부터 줄섰다…식품 오전에 동나

Los Angeles

2026.05.14 21:16 2026.05.1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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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스비·장바구니 물가 폭등에
배급소마다 조기 소진 속출
한인타운도 300~400명 몰려
LA한인타운의 임마누엘 장로교회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식료품을 나눠주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부터 푸드뱅크 행사가 진행된다. 김상진 기자

LA한인타운의 임마누엘 장로교회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식료품을 나눠주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부터 푸드뱅크 행사가 진행된다. 김상진 기자

LA 곳곳의 무료 식료품 배급 현장으로 한인 시니어와 저소득층이 몰리고 있다.
 
개스값 등 물가가 치솟자 시니어들이 생활비 압박을 느끼며 무료 식료품 배급 장소를 찾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준비한 식료품이 오전 중 모두 동나 조기 마감되는 사례까지 이어지면서 ‘끼니 걱정’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LA리저널푸드뱅크 마이클 플러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산불 사태와 이민단속, 연방정부 셧다운 등으로 식료품 지원 수요가 크게 늘었고, 올해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높은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대형 배급 행사에서도 예상보다 훨씬 빨리 음식이 동나고 있는데 그만큼 수요가 높다는 의미”라며 “LA는 원래 주거비 부담이 매우 큰 지역인데 여기에 식료품과 개스값 상승까지 겹치면서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은  한인 사회도 비슷하다. 한인타운 내 임마누엘 장로교회에서는 매주 수.금요일 오전 9시~정오 푸드뱅크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현장에선, 배급 시작 전부터 수백 명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교회 측에 따르면 최근에는 음식이 부족해 조기 마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니암비 랜돈 임마누엘 장로교회 운영 매니저는 “요즘은 300~400명 정도씩 주민들이 온다”며 “이날도 오전 10시가 조금 넘자 준비된 식료품이 모두 소진되면서 뒤늦게 온 사람들은 결국 음식을 받지 못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날 줄을 서 있던 한인 시니어 박모씨는 “예전에는 장보기가 이 정도로 부담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우유, 계란, 채소 몇 개만 사도 금방 100달러가 넘는다”며 “개스도 예전엔 가득 넣어도 60달러 정도였는데 지금은 100달러가 훌쩍 넘기 때문에 생활비 압박이 심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3일 볼드윈파크에서 열린 드라이브스루 푸드 배급 행사에는 차량 수천 대가 몰렸다. LA타임스는 식료품이 담긴 약 2000개의 상자가 이날 오전 금세 소진되면서 음식을 받지 못한 채 돌아간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고 14일 보도했다.
 
이는 물가고에 따른 생활비 압박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6% 오르며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달 상승폭도 1.4%로, 최근 4년 사이 가장 컸다.
 
LA한인회(회장 로버트 안)도 최근 무료 식료품 배급을 재개했다. 앞으로 2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한인회 측은 “이달 초 식료품 배급 행사를 진행했는데, 문을 열기 전부터 400명 이상의 한인이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제프 이 LA한인회 사무국장은“최근 경기 상황을 반영하듯 렌트비와 유틸리티 지원 프로그램 문의가 크게 늘며 생활물가 부담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많아 푸드뱅크를 다시 열게 됐다”며 “지난 행사 때도 일부 한인 시니어들은 새벽 2~3시부터 와서 기다릴 정도로 생활고를 체감하는 한인이 많다”고 전했다.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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