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에서 서쪽으로 10분쯤 떨어진 핸콕파크 지역 루선(Lucerne) 불러바드와 윌셔, 8가 사이에 위치한 윌셔이벨극장은 한인 커뮤니티의 극장 느낌이 들 정도로 친숙한 곳이다. 지금도 한인 문화예술인들의 공연이 수시로 무대에 오른다.
이 극장은 1층 오케스트라 887석, 2층 로지 168석, 발코니 215석을 포함 총 1270석 규모의 중대형 공연장으로 오랫동안 LA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유서 깊은 공연장이다. 이러한 윌셔이벨극장이 내년이면 개관100주년을 맞는다. 1927년에 지그문트 롬버의 뮤지컬 ‘사막의 노래(The Desert Song)’의 세계 초연으로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 이래 수많은 유명 공연이 열린 이 극장은 원래는 ‘윈저 스퀘어 (Winsor Square Theatre)’ 극장으로 불렸다가 1930년 중반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됐다.
100년 된 이 극장은 한 지역의 문화와 역사가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이곳을 스쳐 간 수많은 문화예술인의 흔적이 조명되는 추억의 저장소 역할을 하고 있다.
한인 문화예술인들이 이 극장을 이용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기록을 살펴보면 88년 전인 지난 1938년 조선 최고의 무용가인 최승희 선생의 무용 공연이 있었던 것으로 나온다. 또 극작가 장소현 선생이 2003년 문학세계에 발표한 ‘남가주 한인 연극사’에 따르면 1980년 재미한국 연극협회 창립공연 ‘시집가는 날’(오영진/극본 이평재/연출)과 1981년 ‘배비장전’(나재우/작 이평재/연출), ‘귀향’(이근삼/작 정호영/연출) 등의 연극 공연이 이곳에서 있었다. 따라서 한인 문화예술인들은 50년 전인 1970년대 중반부터 이 극장을 이용했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
문화기획사 에이콤에서 2023년 발간한 ‘사막에서 연극을 만나다’에 수록된 공연 기획 연보를 보면 36년 동안 120회의 공연이 기획됐는데 이중 51회가 이벨극장 무대에서 열렸다. 연극 부문만 소개하면 1988년 모임극회 ‘우리 읍내’(숀톤와일더 작/정호영/연출)를 시작으로 극단 서울의 ‘오 마미’ (장소현/작 이효영/연출), ‘아버지의 꿈’ (아서밀러/작 이언호/각색 이효영/연출), 가주예술인연합회의 마당극 ‘사람찾기’(장소현/작 이근찬/연출) 등 한인 사회 연극인들의 공연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