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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이야기] 사상 최고치의 함정

Los Angeles

2026.06.0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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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유가 변수에도 증시 랠리 지속
인플레이션 경계심 약화는 최대 위험
김재환 아티스캐피탈 대표 & 증권전문가

김재환 아티스캐피탈 대표 & 증권전문가

주식시장은 지난주를 상승한 주로 마무리함과 동시에 5월을 상승한 달로 기록했다. 그중 S&P 500은 2년 5개월 만에 9주 연속 상승한 주를 기록했다. 또한 6월 2일까지 나스닥과 함께 각각 7주, 13개월 만에 9거래일 연속 상승에도 성공했다. 3대 지수는 6월 1일까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10월 29일 같은 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연출된 장면이다. 그동안 3대 지수는 번갈아 신고가를 경신해 왔지만 지난 7개월간 같은 날 나란히 최고치를 기록한 적은 없었다.
 
6월이 시작되며 이란과의 전쟁은 14주차, 휴전은 8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종전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지난 2주간 종전 합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고 장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상승 모멘텀의 건재함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최종 단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지 못하며 종전 기대는 막판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제유가와 국채금리는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불과 2주 전 각각 4.69%와 5.20%까지 치솟았던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는 16개월, 18년 11개월 최고치를 기록한 뒤 다소 진정됐지만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그럼에도 AI와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들의 질주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과열 논란이 수차례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의 FOMO 현상은 9주째 지속되고 있다. 전쟁과 금리, 실적이라는 세 축 위에서 움직이는 장은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채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높은 유가와 전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AI 관련 기업들의 역대급 실적은 금리 공포를 계속 압도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핵심 경제지표들의 희비는 또다시 엇갈렸다. 고용시장과 제조업, 소비는 견조한 반면 물가는 여전히 높고 성장률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투자심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나만 빼고 장이 오를 것을 조바심 내는 심리는 기회가 올 때마다 패닉 바잉으로 이어지며 상승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현재 장에는 “The Most Hated Rally Ever”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고 있다. 강세장을 놓친 투자자들과 차익 실현 이후 재진입 시기를 기다리던 투자자들은 점차 평정심을 잃고 추격 매수에 나서고 있다. 역대급 폭등장이 연출될 때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표현이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장을 바라보며 환호하면서도 불안해하던 투자자들은 이제 하락이 와도 일시적 조정에 불과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불안감은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를 안일함이 채우는 모습이다.
 
어쩌면 현재 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전쟁도, 금리도, 유가도 아닐 수 있다. 오히려 어떤 악재가 등장하더라도 결국 극복할 것이라는 시장의 자신감이 더 위험한 변수일 수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투자자들은 전쟁 확산 우려와 유가 급등, 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매번 주가가 반등하는 경험을 반복해 왔다. 이러한 경험이 쌓일수록 경계심은 약해지고 안일함은 커진다. 더욱이 높은 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 역시 다시 확대될 수 있다. 강세장은 종종 악재 때문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악재를 더 이상 악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순간부터 균열이 시작된다. AI와 실적이 만들어낸 상승 모멘텀은 여전히 강력하다. 그러나 지금 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과소평가한 채 ‘상승은 당연하다’고 믿기 시작한 시장의 과도한 확신과 안일함일지 모른다.
 
▶문의: [email protected] 

김재환 아티스캐피탈 대표 & 증권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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