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무차별적 이민단속이 한 생명을 앗아갔다. 지난 7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에 르네 굿(37)이 사망했다. 이번 사건은 언론과 시민사회가 수차례 경고해 온 비극이 결국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사건 당시 ICE는 약 2000명의 요원을 투입해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단속을 벌이고 있었다. 요원들이 굿의 차량을 포위하고 문을 열려 하자 굿이 차량이 움직였고, 이 과정에서 요원이 실탄을 발사했다. ICE측은 그녀가 차량을 움직인 것을 요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살상 절차를 생략한 채 움직이는 차량의 운전자를 향해 곧바로 실탄을 발사한 것은 명백한 과잉 대응이다. 대부분의 경찰 당국들은 이동하는 차량에 대한 사격을 금지하고 있다. 설사 차량 자체가 위협이 된다해도 사격보다는 피신(Moving out of the path)을 최우선으로 한다. 운전자가 총에 맞아 통제력을 잃으면 차량이 요원이나 무고한 행인을 덮치는 더 큰 2차 피해를 낳기 때문이다. 또한, 실탄이 차량 외벽에 맞고 굴절되면 주변 시민을 살상할 위험도 크다. 무엇보다 굿은 중범죄자도, 단속 대상인 불법체류자도 아니었다. 미국 시민권자이자 세 자녀를 둔 평범한 어머니다. 유족들은 그녀가 당시 누군가를 돕기 위해 길을 나섰을 뿐이라고 했다. 사건 발생 후 정부 당국의 발표는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국토안보부(DHS)는 이번 사건을 요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방위’로 규정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을 “희생자가 자초한 비극”이라고 했고 J.D. 밴스 부통령 역시 연방 요원을 적극 옹호하며 사태를 이념 대립으로 몰아갔다. 책임 규명보다 공권력 방어에만 급급한 태도다. 이런 인식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 정부는 이민 문제를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절제보다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그 결과 이민 단속은 법 집행이라기보다 공포 조성의 도구로 변질됐다. 야당 측과 지역 사회는 이번 사건을 “명백한 공권력 남용”이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ICE의 과잉 대응을 비판하며 연방 단속 작전의 중단을 요구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도 연방 정부의 선동적 발언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사건 이후 미니애폴리스 곳곳에서는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일부 현장에서는 연방 요원과 시위대 간의 물리적 충돌도 발생하고 있다. 사건 현장이 2020년 전국적 항의를 촉발했던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현장에서 불과 1마일 남짓 떨어진 곳이라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5년이 지났지만, 같은 장소에서 또다시 법집행 과정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제도적 반성이 얼마나 미흡했는지를 보여준다. 언론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ICE의 단속 방식이 인권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경고해 왔다. 영장 없는 검문, 인종 프로파일링 논란, 정체를 숨긴 복면 요원, 고압적 체포 매뉴얼 등은 반복되어온 문제들이다. 그럼에도 제도는 바뀌지 않았고 비극은 예고대로 발생했다. 공권력 폭주는 한인 사회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우리는 지난 2024년, 정신 건강 위기 상황에서 경찰의 총격에 숨진 양용 씨 사건을 생생히 기억한다. 당시에도 과잉 대응과 절차 무시에 대한 비판이 거셌지만, 지금까지도 구조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무차별적 단속과 무분별한 총기 사용은 이제 이민자와 소수계 공동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의 공포가 됐다. 공권력은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현장에서 즉석 판단으로 생사를 가를 권한은 그 누구에게도 위임되지 않았다. 물론 법률적 관점에서 차량을 움직인 행위가 요원에게 위협이 되었는지는 조사가 더 필요하지만, 단속 대상도 아닌 시민을 상대로 살상 무기를 사용해 죽음에 이르게 한 책임은 국가 공권력에 있다. 특히 이민 단속처럼 긴장감이 높은 현장일수록 절제와 투명한 책임 체계가 필수적이다. 트럼프 정부는 즉시 발포 기준과 단속 절차 전반을 재검토하고 관련 영상과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의회 역시 법집행기관의 권한 남용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당국의 무자비한 법 집행이 계속되는 한, 제2의 양용씨와 르네 굿은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다.사설 공권력 폭주 무차별적 이민단속 공권력 방어 트럼프 행정부
2026.01.14. 19:40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도 연방 요원이 차량 검문 과정에서 민간인 2명을 총으로 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연방 단속을 둘러싼 긴장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토안보부(DHS)에 따르면 8일 오후 2시 18분쯤 국경순찰대(BP) 요원들은 포틀랜드에서 ‘표적 차량 검문’을 진행하던 중 운전자가 요원을 차량으로 위협하려 했다고 판단해 발포했다. 당국은 검문 대상이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체류자이며 범죄 조직 연루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총격으로 2명이 총상을 입었으며, 사건 경위와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한 번 일고 있다. 이 사건은 하루 전인 7일 미네소타주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시민권자 여성 르네 니콜 굿(37)이 숨진 사건〈본지 1월 8일자 A-1면〉과 맞물리며, 연방 요원의 무력 사용과 이민 단속 방식에 대한 반발을 증폭시키고 있다. 관련기사 단속 현장 실랑이…ICE<이민세관단속국> 요원 총격 30대 여성 사망 현재 LA를 포함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항의 시위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지난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현장에서 불과 약 1마일 떨어진 곳에서 발생해, 권력 기관의 공권력 남용에 대한 분노를 재점화하며 규탄 움직임이 전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8일 오전 9시 LA 다운타운 연방청사 앞에는 시민·종교 단체와 지역 주민 100여 명이 집결해 세 아이의 어머니인 르네 니콜 굿의 사망 사건을 규탄했다. 시위에 참여한 하이라 세베로(28)는 “나도 싱글맘인데 숨진 굿 역시 아이를 두고 떠났다”며 “이는 한 가족의 비극을 넘어 커뮤니티 전체의 상처”라고 성토했다. 일본계 미국인 트레이시 이마무라는 “공개된 영상은 이민자들이 느끼는 공포를 그대로 보여주며, 이 두려움이 아시아계 커뮤니티로도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출신 메리 벤더리(35)씨 또한 “이런 충돌이 전국 어디서든 재현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LA를 비롯한 샌디에이고, 미니애폴리스, 필라델피아, 뉴욕, 시카고 등 주요 대도시에서도 시위가 진행됐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이날 오후 6시(동부 시간) 시청 앞 노스 에이프런 광장에서 연대 집회가 열렸다. 사건 발생지인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총격 요원은 미니애폴리스 거주자로, ICE에서 10년간 근무한 조너선 E. 로스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소속 연방·주 의원들은 ICE의 책임을 지적한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DHS는 요원의 발포가 정당방위였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경 담당 총괄 책임자(일명 국경 차르)를 맡고 있는 톰 호먼은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장 상황과 바디캠 영상 등을 포함한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HS는 총격 사건 다음 날인 8일 “지난해 대비 ICE 요원 대상 폭행은 1300% 이상, 차량을 이용한 공격은 32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방 당국은 이를 ‘피난처 도시 정치인의 선동’ 탓으로 돌리며 강경 대응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가 피난처 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이민 단속 강화를 예고한 직후 발생했다. LA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도 단속 확대가 예고된 가운데, 유사 충돌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계기사 6면〉 관련기사 트럼프 "차로 공격" 주장과 달랐다…美이민단속요원 총격 영상보니 강한길 기자 [email protected]연방요원 공권력 공권력 남용 차량 검문 베네수엘라 출신
2026.01.08. 21:05
가주 법집행기관의 공권력 남용 및 비위 관련 문서들이 일반에게 공개됐다. 4일 LA타임스는 가주 40개 언론사가 참여해 법집행기관 내 공권력 남용 및 비위 관련 문서를 취합, 주민 누구나 해당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경찰 기록 공개 프로젝트(Police Records Access Project)를 통해 1만 2000건 이상 총 150만 쪽에 달하는 공권력 남용 사례 기록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공개 정보는 2025년 1월까지 발생한 주요 사건 조회가 가능하다. 경찰 기록 공개 웹사이트(clean.calmatters.org)에 접속하면 ‘경관 이름 또는 사건 내용, 카운티별’로 사건 기록 검색을 할 수 있다. 공개 유형은 ‘비위(Misconduct), 공권력 남용(Force), 총기 사용(Shooting)’이다. 관련 기록은 법집행기관이 제공한 PDF 문서로 사건 발생 날짜, 사건 번호, 조사 내용 및 징계 결과 등이 담겨 있다. 다만 정보 공개 기관은 문서 중 일부 비공개 정보를 편집하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가주 법집행기관의 내사 및 징계, 공권력 남용 유형, 인권 침해 여부 등을 일반인이 쉽게 공유하자는 취지로 2018년부터 진행됐다. 이를 위해 참여 언론사는 LA경찰국(LAPD), LA카운티 셰리프국, LA카운티 검찰, 지방 검시국 등 700개 법집행기관을 대상으로 3,500건 이상의 정보공개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언론사와 대학 측은 법집행기관 투명성 강화, 정보공개 접근권 향상을 기대했다. 정보공개 데이터는 UC버클리와 스탠퍼드대학교가 공동 구축했다. 이밖에 UC버클리 데이터과학연구소(BIDS)와 언론대학원 탐사보도 프로그램(IRP), UC어바인 법학대학원, 시민자유연맹(ACLU) 남가주 지부 등이 참여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공권력 남용 공권력 남용 징계 공권력 사건기록 검색
2025.08.04. 20:39
21일 뉴저지주 상원 위원회서 주 경찰의 무력 사용을 최소 2년마다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A 4175)이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맷 플래킨 주 검찰총장이 지난 8월 22일 이른바 '빅토리아 이' 사건을 계기로 주 전역 공권력 투입 현장서 무장한 개인과 맞닥뜨릴 경우 위기협상팀, 정신질환 전문가의 현장 투입을 확대하라고 조치한 것을 성문화하는 게 골자다. 이날 상원 법률 및 공공안전위원회는 경찰의 무력 사용에 의한 피해자 발생을 막고 사법기관 및 경찰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 같은 법안이 필요하다고 봤다. 법안은 주 검찰총장이 경관의 무력 사용이 ▶인간 생명 존엄 존중 ▶커뮤니티에의 봉사 ▶무력 사용 전 '단계적 긴장 완화(tactical de-escalation)' 등의 전술을 사용했는지 여부 ▶살상무기를 최후의 수단으로 썼는지 등을 검토하게 한다. 아울러 총장은 법안에 따라 주의 북부, 중앙, 남부 지역서 각각 세 번의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아울러 경찰 훈련위원회는 무장한 개인과 맞닥뜨릴 경우 대응하는 법을 기본 과정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개발해야 한다. 정신질환자와의 상호작용법도 추가한다. 대응시엔 상대가 주로 사용하는 언어를 고려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검찰총장실에서 이미 홈페이지(njoag.gov/force/#policy)를 통해 2020년 10월 1일부터 지난 9월 30일까지 발생한 무력 사용 기록을 공개하고 있는 것에 더해 전체 사건의 정보를 공공기록으로 제공하라는 내용도 법안에 담겼다. 법안을 주도한 엘렌 박(민주·37선거구) 뉴저지주하원의원은 "명확성과 일관성이 더 개선된다면 대중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우리 경관들도 보호할 수 있다"며 "경관들에게 지침과 교육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치안 유지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경찰공제조합(FOP)은 시간을 더 달라고 당부했다. 로비스트 피터 구조는 "법안의 의도에는 문제가 없지만 새 훈련을 위해 추가 펀딩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지금 FOP는 경찰 훈련에 산적한 업무가 있다. 실제 절차 수정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법안에 대한 예산위원회의 검토는 아직이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뉴저지주 공권력 뉴저지주 경찰 경찰 훈련위원회 뉴저지주 상원
2024.10.22. 21:07
지난 5월 발생한 양용씨 피살사건은 공권력 사용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무고한 시민이 과도한 공권력에 희생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나를 포함 뜻 있는 이들이 모여 ‘양용을 위한 사람들의 정의 위원회(JYYPC)’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나는 LA다운타운 스키드로 지역에서 오랫동안 피플스 마켓이라는 식료품점을 운영했다. 당시 지역 주민들이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영혼도 치유하는 장소로 만들자는 것과 음식은 육체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 그리고 대지와도 관계가 있다는 생각으로 식료품점을 운영했다. 스키드로 지역은 ‘식료품 사막’, 또는 ‘식료품 차별 지역’으로 불릴 정도로 식료품점이 드물다. 이로 인해 우리 업소에는 하루 평균 750여명의 고객이 다녀갔다. 워낙 고객이 많다 보니 신체적 충돌과 언쟁이 벌어졌고 온갖 중독자도 많았다. 업소 주변에서 자살 사건이 발생하고 오물 문제로 괴로웠다. 하지만 원칙은 지키려 노력했다. 내가 운영했던 식료품점은 다양한 세대와 인종이 함께 하는 공간이었다. 매사에 헌신적인 직원과 고객들은 마치 가족과도 같았다. 가족은 물론 커뮤니티도 건강한 관계가 형성되려면 신뢰가 기본이라는 것을 배웠다. 신뢰는 시간이 지나면서 쌓인다. 누군가 나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 때 그에게 신뢰가 생긴다. 신뢰는 인간관계에서 서로 가장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뢰가 있다고 해서 아무 갈등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떤 관계에서도 갈등은 생기기 마련이다. 갈등이 없다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LA시는 2024~2025 회계연도 예산의 40%가량을 치안 유지 활동에 쓸 예정이다. 반면 청소년 활동이나 패밀리 서비스, 장애인 지원, 문화 사업, 일자리 환경 개선 등의 분야에 배정된 예산은 각각 1% 미만에 불과하다. 그나마 공원 등 레저 시설 분야에 5%, 주거 환경 개선에 2%가 배정됐다. 최근 미국 사회는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총기 난사부터 교내 총격까지 총기 사건이 급격히 늘고 있고, 10대 청소년 4명 가운데 1명꼴로 자살을 시도했거나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한다. 또 미국인의 70% 가까이가 한 가지 이상의 처방약을, 그중 절반은 두 가지 이상의 처방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약물 중독이나 정신적 문제로 인해 향정신성, 항우울제 등의 약을 복용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많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경찰이 순찰과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공권력을 행사하면 사회가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민의 육체적,정신적 건강과 복지 혜택, 환경 개선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진다면 사회적 병폐는 감소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안전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찰 과실로 인한 보상이 늘고 있다. 2020~2023년 사이 주요 대도시에서 경찰 과실로 인한 보상금 지급액은 총 1억2500만 달러에 달한다. 모든 결과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 인과관계의 법칙이다. 2020년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공권력에 대해 정치·문화적으로 새로운 담론을 요구했다. 당시 미네소타 경찰국 소속이던 데릭 쇼빈 경관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이 플로이드를 숨지게 했기 때문이다. 공공치안 문제에 대해 새로운 생각과 접근 방식이 필요했다. 양용씨 장례식에서 상영된 추모 영상에는 어머니 양명숙씨가 아들에게 감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머니는 양용과 함께 하며 진정한 삶의 가치와 사랑의 힘, 영혼의 깊이와 잠재력을 배웠다고 말한다. 경찰이 최대한 신속히 범죄자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겸손함과 사려 깊은 주의력이 필요하다. 양용씨 피살 사건은 공권력을 가진 경찰에게 생명 존중과 연민의 마음이 부족해 벌어진 비극이다. 이로 인해 양용씨의 가족과 친구, 심지어 총격을 가한 안드레스 로페즈 경관과 그의 가족의 인간성마저 파괴해 버렸다. LAPD 경관에게 총격을 당한 피해자의 3분의 1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들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가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기억해야 한다. 모두가 양용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슬퍼하며 분노로 폭발하기 직전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계 미국인 사회운동가이자 철학자였던 그레이스 리 보그스가 생각난다. 생전의 그녀는 다양한 사회 운동을 하며 저항과 개혁의 차이를 고민했다. 그녀에 따르면 저항이 분노의 표출이라면 개혁은 목적의식과 책임감, 새로운 사고를 통해 비약적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대니 박 / 사회운동가시론 공권력 양용 공권력 사용 오물 문제 la다운타운 스키드
2024.06.16. 19:00
한인들을 비롯한 아시아계가 한자리에 모여 정의를 외친다. LA경찰국(LAPD) 소속 경관에 의해 총격 살해된 양용(40)씨를 두고 법집행기관의 잔혹 행위를 규탄하고, 정신질환자 대응 방식의 개선을 요구하는 범 커뮤니티 차원의 집회다. ‘양용을 위한 사람들의 정의 위원회(이하 JYYPC)’는 오는 6월 2일 오후 2시 LA 한인타운 내 윌셔 잔디광장(3700 Wilshire Blvd)에서 LAPD에 대한 규탄 집회를 진행한다. JYYPC는 한인 1세와 2세, 아시아계 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단체다. 이번 집회에는 개인, 단체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JYYPC의 최응환 변호사는 “양용씨 사건은 정신질환자를 다루는 경찰의 대응 방식의 구조적 실패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양용씨의 유일한 죄목은 정신질환이었고, 시스템이 그를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양용씨에 대한 추모식을 개최했던 아시안정신건강프로젝트(AMHP) 관계자들도 이번 집회에 함께 한다. JYYPC측은 LA한인회를 비롯한 한미연합회, 남가주한인변호사협회, LA한인상공회의소, 한인가정상담소,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등 한인 단체에도 집회 참가 공문을 전달했다. JYYPC측은 UCLA, USC, UC어바인 한인 학생회에도 동참을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 블랙라이브스매터(BLM) LA지부에도 이번 집회의 취지를 알리고 함께 나설 것을 당부하고 있다. 스키드로에서 ‘피플스마켓(People’s Market)'을 운영했던 대니 박(40)씨도 이번 집회에 참여한다. 박씨는 “경찰이 야기한 비극은 한두 번이 아니며 그때마다 지역사회는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찬다”며 “양용씨 사건은 비단 LA만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가 모두 함께 공감하고 공유해야 할 이슈로, 이제 정책 변화를 위해 다 같이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JYYPC는 현재 지역 정치인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 정책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고 있다. 유가족인 양민 박사는 “일련의 과정들을 돌아보면 그들은 아들을 병원으로 데리고 가겠다는 자세라기보다, 언제든지 사살 가능한 대상, 환경으로 그 일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미국서 40년을 살았는데 이 나라의 시스템에 대한 존경이 무너지는 사건이었고, 아들은 환자로서의 삶의 권리가 처참하게 짓밟힌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참여 문의: [email protected] ▶인스타그램: #justiceforyong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양용 LAPD 경찰 총격 규탄 집회 공권력 BLM LA 로스앤젤레스 미주중앙일보 장열 JYYPC 양민 경찰 무력 사용
2024.05.28. 19:45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반전 시위가 전국 대학가로 번지는 가운데, 뉴욕 컬럼비아대와 뉴욕시립대(CUNY)에 이어 이번에는 UCLA 캠퍼스에도 경찰이 진입해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섰다. 2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폭동 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 수백명이 UCLA에 진입해 시위대가 세운 바리케이드와 텐트 해체를 시작했다. UCLA는 전날 새벽 친이스라엘계 시위대가 친팔레스타인계 반전 시위 캠프에 난입해 바리케이드 철거를 시도하면서 폭력 사태가 빚어졌던 곳이다. 경찰은 전날 저녁께 대학 내 시위대를 향해 현장을 떠날 것을 명령했고, 이날 새벽에는 밤샘 농성장으로 진입했다. 경찰이 캠퍼스에 들어서면서 시위대와 경찰 간엔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시위대는 인간 사슬을 만들고 플라스틱용기 뚜껑, 나무판자 등을 방패 삼아 경찰과 대치했지만 결국 해산됐다. 가자지구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대학 시위는 뉴욕 컬럼비아대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번져 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뉴욕시경(NYPD)은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진입해 농성 중인 시위대를 속속 체포했고, 뉴욕시립대(CUNY)에서도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전날에는 포드햄대에서도 시위대 텐트를 철거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위가 이어지면서 각 지역에서 경찰을 동원한 시위 해산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포틀랜드 주립대학교에서는 경찰이 도서관을 점거한 시위대를 진압했고, 이날 뉴저지주 뉴브런즈윅 럿거스대 캠퍼스에서는 오후 4시까지 해산할 것을 시위대 측에 명령했다. 컬럼비아대 측은 시위가 다시 발생할 것을 우려해 남은 학기동안 치러질 최종 시험 등을 모두 원격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폭력 시위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그는 대학 시위로 인해 미국의 근본적인 원칙인 표현과 집회의 자유와 법치주의가 시험을 받고 있다면서 "둘 다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은 반대 의견을 짓누르는 권위주의적 국가가 아니지만, 폭력적인 시위는 보호받지 못한다"며 "어떤 혐오 발언이나 폭력도 미국에서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공권력 캠퍼스 컬럼비아대 캠퍼스 시위대 텐트 시위대 강제
2024.05.02. 21:32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부터 지난달 테네시주 멤피스 경찰의 과잉 진압 사건까지 경찰의 공권력 사용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뉴욕시경(NYPD)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에 대한 논란도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독립적 시정부 기관인 경찰공권력남용조사위원회(CCRB)는 6일 보고서를 발표하고 NYPD가 대규모 시위에 대한 대응을 점검하고 안전한 시위 통제를 위한 경찰관 훈련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시전역을 휩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시위 도중 시위대와 경찰 사이의 수백 건의 충돌에 대한 조사로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6월 이후 벌어진 시위에서 NYPD 경찰관들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에 대한 민원신고는 약 750건이 접수됐으며 CCRB는 이중 321건에 대해 조사 실시했다. 조사 결과 CCRB는 146건의 케이스에서 138명의 경찰관에게 징계를 내릴 것을 권고했지만, 징계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진 키챈트 시웰 시경국장이 약 10%인 단 42건의 케이스에 대해 징계를 내리고 단 1명의 경찰관도 해고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아바 라이스 CCRB 임시위원장은 “앞으로 생식권, 이민, 저렴한 주택, 경찰의 폭력 등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일들을 감안할 때 시민들을 자신의 권리를 위해 계속해서 시위를 벌일 것”이라며 NYPD가 ▶안전한 시위 통제를 위한 페퍼스프레이와 곤봉의 올바른 활용법에 대한 교육 ▶인명·재산 피해에 대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경찰이 시위 중에 사용하는 전술과 무기를 재고 등을 고려해 줄 것을 권고했다. 한편, NYPD 측은 CCRB의 보고서 발표 직후, 이미 시위 안전 점검 및 경찰관 훈련 등 CCRB의 권장 사항 중 전부는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시위 통제 관련 교육 및 정책 수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에 대한 민원신고 중 다수가 폭력적이고 위험한 시위에 맞서 경찰관들이 이를 진압하기 위한 정당한 집행이었다고 반박했다. 특히, 해당 기간 동안 NYPD 경찰관 400명 이상이 부상을 입고 이중 250명이 입원했으며, 300대에 달하는 경찰차량이 파손됐다고 짚었다. 또 해당 기간 동안 2만2000명의 인력이 거리에 배치됐던 점을 고려할 때, 138명은 전체의 0.63%에 그치는 소수의 케이스라며 CCRB가 극소수의 사례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확대하려고 시도하지만 99.37%의 NYPD 경찰관들은 뉴욕시 내 평화적 시위와 커뮤니티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일을 정확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종민 기자 [email protected]공권력 적정성 공권력 사용 적정성 논란 공권력 행사
2023.02.07. 21:14
조지아 범죄예방위원회(위원장 박형권)가 18일 제4회 시상식 및 강연 갈라에 한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의 주 하원의원, 검사, 판사, 경찰 등 법 집행부(law enforcement) 관계자들을 대거 초청해 이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둘루스 1818클럽에서 진행된 갈라에존스크릭 시장 및 경찰 관계자들, 스와니 경찰, 둘루스 경찰, 귀넷 카운티 경찰, 디캡 카운티 경찰 등을 비롯해 마이클 레지스터 조지아 수사국(GBI) 국장, 다린 쉬어바움 애틀랜타 경찰청(APD) 청장, 팻시 오스틴 갯슨 귀넷 카운티 검사장, 맷 리브스 주 하원의원(공화·99지역구), 리치 맥콜믹 연방 하원의원(공화·6지역구) 당선인 등이 참석했다. 박윤주 애틀랜타 총영사, 존 브래드배리존스크릭 시장, 트레이시 카슨 귀넷 카운티 판사 등은 축사를 전하며 지역 경찰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박 총영사는 "할러데이 기간에도 지역 경찰들과 그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며 "항상 조지아를 '기회의 땅 안 기회의 땅'이라고 부르지만, 이는 법 집행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레이시 카슨 판사는 최근 경찰관들이 근무 중 사망했던 사고를 언급하며 "경찰관들은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이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해군 출신 의사인 맥콜믹 당선인은 한국어 인사말로 큰 호응을 얻었다. 조지아 애틀랜타 뷰티협회(GABSA·회장이강하)는 경찰의 노고에 보답한다는 취지에서 자녀 및 경찰관들에 장학금을 수여하기 위해 5000달러를 후원했다. 이날 디캡 카운티 경찰 자녀 두 명과 디캡 카운티 셰리프국에서 장학생이 한 명 참석해 장학금을 전달받았다. 한인 경찰관 3명에게는 격려금을 전달했다. 아울러 한 해 동안 수고한 각 지역 경찰과 범죄예방위원회 관계자들에게 감사패가 수여됐다. 이날 임혜영 앨라배마 버밍햄 대학 형사사법학 교수가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와 관련된 연구를 발표했다. 윤지아 기자범죄예방위 공권력 조지아 범죄예방위원회 범죄예방위원회 관계자들 한인 경찰관
2022.12.19. 15:12
LA에서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묻지 마 살인’이 잇따라 발생하며 강력범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LA타임스 등 매체에 따르면 지난 13일 LA 유니언 스테이션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샌드라 셸스가 노숙자의 무차별 공격으로 두개골이 골절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흘 만에 사망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60~70세로 추정되는 셸스는 LA카운티-USC 메디컬 센터에서 38년간 간호사로 근무해 왔으며 이스트 세자차베즈 애비뉴와 노스비그네스 스트리트의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묻지 마’ 공격을 받았다. 범행 현장 인근에서 경찰에 체포된 노숙자 케리 벨(47)은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됐으며 200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됐다. 이에 앞서 패서디나에 거주하는 UCLA 대학원생 브리아나 쿠퍼(24)가 지난 13일 오후 1시 50분경 LA 페어팩스 지역의 럭셔리 가구점 크로프트 하우스 매장에서 혼자 근무하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묻지 마 공격을 받았다. 흉기에 찔린 그녀는 범행 20분 후 고객에 의해 발견됐으며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남성 용의자가 노숙자로 추정되며 쿠퍼와는 모르는 사이로 범행 동기는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LA에서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잇따라 ‘묻지 마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범죄 예방에 실패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LAPD에 따르면 지난해 LA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2019년도에 비해 52%가 증가했으며 총격 사건도 59% 늘었다. 2020년에 비해서는 살인사건이 11.8%가 증가했으며 재산범죄와 강력범죄가 각각 4.2%, 3.9%가 늘어났다. 총격 사건도 9%의 증가세를 보였다. 에릭 가세티 시장과 미셸 무어 LAPD 국장은 범죄율 증가를 인정하면서도 지난해 하반기 살인 사건의 발생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가세티 시장은 팬데믹 가운데 폭행범죄가 증가한 것은 LA뿐만이 아니라면서 “뉴욕을 제외하고 LA를 포함한 인구가 가장 많은 6대 도시가 살인사건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다. 시카고, 필라델피아, 휴스턴, 피닉스 등의 수치는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가세티 시장은 최근 범죄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이 “LA 역사상 가장 안전한 10년이었다”고 덧붙였다. 박낙희 기자노숙자 공권력 강력범죄 증가 범죄율 증가 NAKI 박낙희
2022.01.17.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