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레스(set up)는 스윙을 위한 최초의 자세로 스윙 궤도는 물론 구질과 탄도까지 결정하는 중요한 산실이다. 이 자세는 신체 조건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기본을 망각하면 스윙의 기본 틀을 벗어나 의도하는 스윙을 구사할 수 없다. 잘못된 어드레스는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 잘못된 습관에서 생겨나지만 바른 자세를 갖고 있다 해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유지가 된다. 연습장이나 코스에서 슬라이스나 훅이 발생하면 대다수 골퍼는 스윙을 탓할 뿐 근본 원인인 어드레스에는 미온적이다. 상반신을 뻣뻣하게 세우는 유형의 골퍼는 자연히 양손이 몸과 가까워 슬라이스가 자주 유발되고 볼도 많이 떠 비거리손실도 크다. 반대로 상체를 지나치게 숙이면 당연히 양손이 몸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다운스윙에서 힘을 분산시켜 단타의 원인도 있지만 악성 슬라이스와 훅도 동반한다. 따라서 양손과 몸 사이의 공간 확보, 즉 어떤 클럽을 잡더라도 몸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야 올바른 백스윙과 다운스윙 궤도를 만들 수 있다. 이같이 일정한 간격에 대해 확고한 답을 알고 있는 골퍼가 의외로 적다. 또 드라이버와 숏아이언은 양손 간격이 각각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퍼팅 자세를 제외한 13개 클럽의 몸(허벅지)과 그립(양손)의 간격은 거의 그 간격이 동일해야 한다. 만약 클럽마다 간격을 달리해야 한다면 스윙자세는 아마 13개가 있어야 할 것이다. 길이가 긴 우드라고 몸과의 간격을 멀리하고 숏아이언이라고 양손을 몸에 가깝게 두는 골퍼도 있다. 아울러 이에 대한 이론도 천차만별이다. 자세와 스윙은 단순해야 한다. 생각이 많고 준비 과정이 복잡하면 그만큼 정신집중이 어려워 그 반응은 샷으로 연장된다. 어드레스에서 상체를 앞으로 숙일 때 명심할 것은 고양이 등처럼 굽히지 말고 등판을 펴야 하며 엉덩이를 앞쪽으로 끌어들이면, 양 무릎에 체중이 쏠려 자연스러운 어드레스 자세는 물론 스윙에 치명적인 실수를 발생시키다. 즉, 무릎을 펴고 엉덩이를 뒤로 뺀 후, 엉덩이가 전방으로 딸려 들어오지 않도록 한 뒤 무릎을 살짝 굽혀야 한다. 이를 정확히 확인하려면 클럽을 잡지 않은 채 실제로 볼 앞에 어드레스를 해 보는 것이다. 이때 양손을 지면으로 늘어뜨리면 양 손가락의 끝은 양발의 엄지나 발등과 수직이 된다. 이렇게 늘어진 양손을 변형시키지 말고 합쳐진 위치는 드라이버나 숏아이언에 상관없이 ‘몸과의 간격’이 된다. 또 다른 주의 사항은 어드레스에서 턱 끝이 앞가슴을 향하지 않고 수직으로 양손을 향하도록 해야 백스윙에서 왼쪽 어깨가 턱에 걸리지 않고 유연한 스윙을 구사할 수 있다. ▶www.ThePar.com에서 본 칼럼과 동영상, 박윤숙 골프 클럽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박윤숙 / Stanton University 학장골프칼럼 나무 떡잎 다운스윙 궤도 양손 간격 어드레스 자세
2025.06.26. 21:02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리는 숙제가 있었다. 빨간 꽃, 노란 꽃, 파란 꽃, 분홍 꽃을 그렸다. 마지막에 칠한 보라색 꽃이 마음에 들어서, 내친김에 나무도 칠했다. 짝꿍이 그걸 보고 세상에 보라색 나무는 없다고 했다. 하긴 나도 본 기억이 없었다. 곧 줄반장이 숙제를 걷기 시작했고, 다른 색으로 덧칠할 시간도 없고 해서 그냥 제출했다. 나중에 선생님이 나의 보라색 나무를 가리키며 상상력이 뛰어나다고 말씀하셨다. 많은 반 아이에게 그 말은 비꼬는 말로 들렸다. 방과 후, 그림을 아빠에게 보여주며 시무룩하게 친구들의 반응을 얘기했더니, “이 넓은 세상천지에 왜 보라색 나무가 없겠니. 가을이면 단풍이 드는 빨간 나무도 있고 은행나무는 노랗기만 하다. 속상해 하지 마라. 조물주가 어딘가에 만들어 놨을 거다.”라고 하셨다. 그 보라색 나무를 LA에 와서 처음 봤다. 자카란다는 황홀한 보랏빛 꽃을 피운다. 많은 꽃이 핀 자카란다는 나무 한 그루가 다 보라색으로 보인다. 바로 내가 그렸던 그 보라색 나무다. 아빠가 맞았다. 조물주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내 말을 들어주고 가능성을 믿어주던 아빠는 이 세상에 안 계시다. 그는 처음 두발자전거를 탈 때 뒤에서 밀어줬고, 팽이 치는 법과 다루는 법을 가르쳐줬고, 다 낡은 모기장으로 잠자리채를 만들어줬다. 우리는 겨울이면 꽁꽁 언 논바닥 위에서 함께 만든 연을 날렸다. 한여름에는 동생과 나를 냇가로 데려가 돌 틈과 수풀을 뒤져 작은 물고기도 잡았다. 미꾸라지를 놓쳐도 신바람이 났다. 아버지. 그는 나의 커다란 우산이었다, 그가 있었기에 나는 마음 놓고 들녘에서 팔랑거리는 나비를 잡으러 다녔고, 털이 수북해서 만지기조차도 무서웠던 할미꽃도 단숨에 꺾었다. 따로 과외 공부를 시키거나 피아노 학원을 보낼 만큼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어린 시절은 행복했다. 내 행복의 척도는 아마 아버지와 함께했던 감정에서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살면서, 기가 막힐 웅덩이에 빠졌던 때와 형통하지 않은 때도 있었다. 나에게 힘이 되어주던 아빠가 있었기에, 그를 기억하기에, 힘들고 어려웠던 날을 버티며 지냈다. 그리고 그날들도 어김없이 냇물이 흐르듯이 떠내려갔다. 만약에 딸이 보라색 크레용으로 하늘을 칠한다면, 난 자신 있게,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이렇게 말하련다. “이 넓은 세상천지에 왜 보라색 하늘이 없겠니. 노을이 질 때 하늘은 오렌지색으로 변하고, 눈 오기 전의 하늘은 어린 비둘기 털 같은 엷은 회색을 띠기도 하는데”라고. 이 세상을 창조한 조물주는 보랏빛 하늘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이리나 / 수필가이아침에 보라색 나무 보라색 나무 보라색 하늘 보라색 크레용
2025.06.12. 18:32
한인타운청소년회관(관장 송정호·KYCC)이 지난해 A2O 엔터테인먼트 설립자이자 비저너리 리더를 맡은 이수만 프로듀서와 손잡고 출범한 ‘나무 심기 프로젝트’가 125만 달러 이상의 기금을 모으며 성과를 내고 있다. KYCC는 지난달 28일 이번 프로젝트가 지난해 9월 이 프로듀서의 50만 달러 기부로 시작됐으며, 이후 KYCC 측이 후원자들로부터 75만5000달러 이상의 추가 후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나무 심기 행사가 지난달 23일 LA 한인타운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송정호 KYCC 관장을 비롯해 이수만 프로듀서, A2O 엔터테인먼트의 첫 걸그룹 ‘A2O메이’ 등이 참석했다. 현재까지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통해 LA 전역에 1000그루 이상의 친환경 나무가 심어졌으며, 500명 이상의 지역 청소년 및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다. 주요 식재 지역은 한인타운을 비롯해 사우스 LA, 피코유니언 등으로, LA시 내에서도 환경적 부담이 가장 큰 지역들이다. 이 프로듀서는 “나무를 심는 것은 다음 세대에 투자하는 일”이라며 “예술가로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지켜야 하며, 그 시작은 우리가 사는 지역 사회”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게시판 이수만 나무 이수만 프로듀서 친환경 나무 나무 심기
2025.06.05. 20:38
‘나보다 오래 살아온 느티나무 앞에서는 무조건 무릎 꿇고 한 수 배우고 싶다’ -안도현의 〈나무 생각〉 중에서 산불의 피해가 워낙 커서 희망을 이야기하기엔 앞날이 아득하다. 그래도, 피해자 돕기에 마음이 모이고 이런저런 문화행사들이 열리고 있어 다행이다. 고통과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작은 힘이나마 모아야 할 때다. 이런 시절에 희망을 이야기하고 글을 쓰는 일이 무슨 소용인지,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간절하게 찾으면 어디엔가 희망이 있을까? 그런 생각에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니, 나무가 말을 걸어온다. 그래도 찾아야 한다고…. 산불로 많은 나무들이 불길에 휩싸여 죽었다. 나무들은 죽어서도 당당하게 서있다. 어쩌면 나무는 슬픔을 이겨내고 분노를 다스리는 슬기를 지니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지혜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퍼뜩 든다. 나무를 닮고 싶다. 주어진 날을 묵묵히 정성스럽게 살아가는 나무를 스승으로 모시고 싶다. 나이 많이 드신 나무를 만나면 절하고 싶어진다. 긴 세월 살면서 묵묵히 지켜봐 오신 역사의 무게를 생각하면 숙연해진다. 나무는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살며 자연의 중심을 이루고 인간들을 지켜주는 거룩한 생명이다. 산과 숲을 지키는 영험한 나무, 한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안고 있는 어머니품 같은 동수(洞守)나무… 거룩함의 상징인 나무 십자가…. 우리 주위에 푸르게 서있는 나무뿐만이 아니다. 나무는 죽어서도 살아서 인간을 보살피며 함께하는 고마운 존재다. 나무는 죽은 뒤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다시 살아나 우리 주위에 존재한다. 역사적으로 오랜 세월 그래 왔다. 시멘트와 철제, 플라스틱 등이 일상화되기 전에는 나무가 우리 삶의 거의 전부를 지탱해주었다. 나무와 더불어 숨 쉬며 살았다. 이렇게 한평생을 나무와 함께 살다가 죽어서는 나무 상자에 담겨 땅에 묻혔다. 실제로 우리 삶은 집을 비롯해 삶의 구석구석에서 나무를 만난다. 기둥, 석가래, 대들보, 천장, 추녀, 처마, 마루, 대문, 문틀, 창틀, 담장, 울타리 등 집의 뼈대… 책상, 걸상, 옷장, 반다지, 식탁, 뒤주, 장작, 칼도마, 소쿠리, 함지박, 젓가락, 떡살 같은 살림살이… 수레나 배 같은 교통수단… 거문고, 가야금, 피리, 북 같은 악기들… 다양한 탈과 장승들… 육모방맹이, 몽둥이, 회초리, 형틀, 홍두깨, 말뚝… 온갖 연장, 자루… 대장경판, 나무로 깎은 불상, 목탑, 목탁, 목어 같은 종교용품… 붓, 캔버스 틀, 액자… 등등 모두 죽어서도 살아있는 나무들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몸을 눕히는 관도 나무다. 나무의 가장 아름다운 변신은 목조건물, 목조각, 목공예품 같은 예술품들일 것이다. 일본에 남아있는 목조 미륵반가사유상이나 백제관음상 같은 삼국시대 불상을 대하면 천년이 넘는 긴 세월을 그윽하고 당당하게 살아온 아름다움에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다. “나무의 생명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 천년이 지난 나무가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 대패질을 해보면 지금도 질 좋은 나무 향기가 나는데, 이것이 나무의 생명의 길이입니다.” -니시오카 쓰네가즈 〈나무에게 배운다〉중에서 이제 비가 내리고 봄이 오면 타죽은 나무 아래에서 아기 나무들이 일제히 고개를 내밀고 왁자지껄하며 노래할 것이다. 죽은 나무 등걸 아늑한 틈새에서 아기 나무들 씩씩하게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너무 슬퍼 마세요, 우리가 대신할게요. 할 수 있어요. 따스한 햇살도 세월도 새소리도 모두 우리 편인걸요. 걱정마세요.” 자연은 스스로 그러하게 흘러오고 흘러간다. 나무에게 배우며, 나무처럼 살고 싶다. 꿈이 너무 야무진가?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나무 나무 생각 아기 나무들 대장경판 나무
2025.02.06. 18:10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관장 송정호)이 USC, LA 위생국과 손잡고 LA 도심에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지난 2일 KYCC는 USC의 도심 나무 심기 프로그램(USC Urban Trees Initiative)의 일환으로 프로젝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나무 심기는 오는 9일 오전 9시 USC 인근 유니버시티 파크(1451 W Dana St)에서 시작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유니버시티 파크 인근에 나무 24그루를 심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 진행될 예정이다. KYCC 측은 LA 지역 내 가로수가 부족한 곳에 나무를 심어 녹지 공간을 확장하고자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KYCC는 USC, LA 위생국과 협력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무 250그루를 순차적으로 심을 계획이다. 그동안 축적된 LA 지역 나무 현황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니버시티 파크, 엑스포 파크, 사우스 LA, 애덤스-놀먼디 등 지역에 나무를 심게 된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와 별개로 KYCC는 자체적으로 한인타운 내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현재(11월 4일 기준)까지 나무 502그루를 심었으며 앞으로 177그루를 추가로 심을 예정이다. 김경준 기자도심 나무 도심 나무 나무 심기 나무 502그루
2024.11.04. 18:47
리앤리 갤러리(관장 이 아녜스)가 목원 이지만의 첫 서각 개인전을 개최한다. 11월 2일부터 12일까지 ‘나무의 숨결을 따라서’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 약 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아이오아에 거주하는 작가는 작고하신 아버지의 유작품을 통해서 2014년 서각을 접하게 됐다. 매년 2회 한국을 방문하면서 인천에 있는 목우서각문화에서 서각을 공부했다. 서예는 글빛박혁남, 서각은 목우 정기호 선생으로부터 꾸준히 사사받았다. 10년 동안 한국의 전통 서각은 물론 현대서각을 두루 섭렵했다. 2015년 코리아 아트 페스타전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 미국 등 많은 아트페어와 해외전에 참여해 전통예술의 아름다움과 서각의 보급에 힘쓰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서예문인화 대전과 인천 서각 대전의 심사위원을 역임하고 있다 ▶주소:3130 Wilshire Blvd. #502. LA ▶문의:(213)365-8285 이은영 기자 이은영 기자나무 숨결 나무 숨결 목우 정기호 코리아 아트
2024.10.27. 17:47
무슨 고백을 하고 돌아섰기에 저리도 와들와들 떨고 있을까 샛노랗게 들뜬 얼굴로 호숫가 수면을 울렁울렁 흔들어 놓고 햇살 깨문 사금파리 돌아눕듯 해반닥해반닥 눈 부셔라 언제였던가 너 때문에 바르르 떨었을 때는 살금살금 뒤따르다 멈춰선 너와 얼굴 부딪힌 때는 무시로 파닥이는 이 마음의 책갈피에 아스펜 잎 하나 끼워 넣는다 노랑이 가을이란 비숍 단풍길 떨어진 잎을 주워본다 푸르르던 날들 있었지 저 하늘이 온통 내 것인 날들 있었지 떨어진 잎새들이 그들 발등 위에 노랑으로 고요하다 가을이 점점 옅어지고 남은 잎도 다 떨어져 발목에 차면 앙상한 나뭇가지엔 흰 눈이 찾아들겠지 계절의 끝에 서 보면 알 것도 같아 너라는 바람도 나라는 잎새도 사시나무 떨듯 한다는 애처로운 문장도 한때의 떨림이었음을 홍유리 / 시인문예마당 아스펜 나무 아스펜 나무 호숫가 수면 비숍 단풍길
2024.10.17. 18:51
어떻게 나무가 술을 마시고 취한단 말인가. 10여년 전 알래스카 여행에서 보고 느꼈다. 랜드-기차-크루즈를 포함한 2주 일정이었다. 리버 크루즈는 좁은 알래스카 해협을 지나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바람이 많이 불었다. 두꺼운 옷을 입고 갑판에 나가 바다를 응시했다. 순간 큰 바위틈에 서서 심하게 흔들리는 나무를 보았다. 왜 나무는 바위에서 태어났을까. 추운 햇볕이야 받을 수 있겠지만 영양분은 어떻게 공급받을 수 있을까. 나무가 무척 불쌍하게 보였다. 나무는 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바다바람에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처럼. 돌아와서 ‘술 취한 나무들’이란 시를 썼다. 너무 춥고, 외로워서 독주를 마셨어요. 용서해 주세요. 9월 22일, 일요일 아침 6시 50분경 바닷가 공원 산책을 나갔다. 해가 늦게 떠선지 어둠이 완전히 걷힌 것 같지 않았다. 공원 입구로 들어가는데 옆에 있는 크레일에서 한 젊은 남자가 나오고 있었다. 모자에서 푸른 빛이 번쩍이고 있었다. 어두운 숲속을 걸으면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불을 들고 다닌 것으로 짐작되었다. 그는 바다 가까이 가서 매트를 깔고 앉았다. 떠오르는 해를 보고 절을 하려는 무슬림인가? 바닷가 공원은 하루종일 분주하다. 동이 트고 공원이 문을 열면 제일 먼저 달려오는 사람들이 중국인 낚시꾼들이다. 요즘은 손바닥만 한 작은 고기가 잘 잡히는 것 같다. 10여명이 중국말로 떠들면서 낚싯줄을 던지고 고기가 물리기를 기다린다. 반나절에 작은 한 양동이는 잡는 것 같다. 이어서 개를 끌고 사람들이 나온다. 매일 만나는 사람들, 굿모닝, 나이스 데이 하고 인사를 나눈다. 나는 매일 빠른 걸음으로 땀을 흘리며 80분을 산책한다. 요즘 같이 낮 기온이 70도로 올라가는 날에는 노인들이 접는 의자를 갖고 나와 책을 읽고 오수를 즐긴다. 어떤 사람들은 점심을 가져와 하루 종일 지낸다. 일을 마치고 저녁 시간에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어둠이 내리면 공원 관리인들이 차를 타고 다니며 나가라고 소리를 지른다. 공원에 정적이 찾아온다. 사람들이 떠나면 자연과 다람쥐들이 공원을 온통 차지한다.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파도 소리가 크게 들린다. 어제 산책에서 높은 전봇대 위에 새들이 집을 짓고 새끼를 낳은 둥지가 완전히 허물어지고 어미 새가 떠난 것을 발견했다. 그 작은 부리로 어떻게 큰 가지를 물어다 집을 지었을까. 새끼들은 어미 품을 떠나고 집은 축이 허물어져 땅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아마 내년에는 더 높고, 견고한 집을 지을 것이다. 바닷가 공원에는 거위가 풀밭에 쳐들어오고 잘 훈련된 개를 풀어 거위를 쫓는 차가 온다. 가을이 오면서 거위 떼는 줄어들고 새들이 새까맣게 몰려와 잔디를 덮는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도로에 작은 사슴이 차에 치여 죽어 있는 것을 보았다. 차를 세우고 유심히 보았다. 숲속에서 불빛을 보고 달려온 사슴이었을 것이다. 짧은 가을이 지나면 공원은 한적해질 것이다. 나 같이 아침 산책을 일상으로 삼는 사람은 추워도 온몸을 감싸고 80분을 걸을 것이고 개를 데리고 나오는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노인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눈이 내리고, 찬 바람이 불면 바닷가 공원은 인적이 뜸할 것이다. 마을 가까이 사는 나무들은 알래스카 바위틈에 있는 나무들만큼 외롭지는 않겠지. 독주를 마시고 바람에 흔들려 억지 춤을 추지도 않을 것이다. 어둡고 외로워서 긴 겨울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은 나무가 아니라 사람일 것이다. 해가 하늘 높이 올라가고, 바람이 얼굴을 때리면 나는 더욱 혼자가 될 것이다. 어둠이 싫어서 일찍 잠자리에 들고 여명이 밝으면 바닷가 공원에 나가 새들이 잘 있는지 두리번거릴 것이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나무 바닷가 공원 공원 관리인들 공원 입구
2024.09.25. 21:30
나무들의 봄맞이는 눈밭에서 시작된다 제 안에 빛 들이는 먼동의 설렘 뿌리 깊은 기다림에 불이 붙으면 밤이 깊어도 어둡지가 않다 눈 감아도 떠오르는 빛 울림으로 저도 모르게 봄 길을 연다 유병옥 / 시인시 봄맞이 나무
2024.02.29. 19:32
나는 나 자신을 작은 새에 종종 비유합니다. 허드슨 강가에 앉아 뉴저지를 바라봅니다. ‘아무리 날갯짓해도 저 넓은 강을 건너지는 못할 것 같다’며 건너다보기만 하는 작은 새 말입니다. 내 주위의 모든 것이 크게만 보입니다. 비디오 작품을 전시하는 어두컴컴한 커다란 갤러리에 들어서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작품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만 출구를 향해 날개를 퍼덕거리다 밖으로 나옵니다. 대형 미술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거창하고 크고 많아서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종종거리다 나와 계단에 앉아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 센트럴파크와 리버사이드 공원 주위만을 맴돌던 나는 어찌어찌하다가 차이나타운 캐널 스트리트까지 원정 갔습니다. 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순간, 작은 새는 허드슨 강을 따라 내려오다 날갯짓을 멈추고 아늑한 공간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작은 작품들이 3면의 벽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한눈에 모든 것이 다 들어왔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아주 작은 작품들이었습니다. Alexa Grace 작가의 작업입니다. 작가에 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알렉사 그레이스의 일러스트 조각은 부드러운 말투와 절제된 재치가 돋보이는 연약한 작품입니다. 각 작품은 작은 만화 캐릭터가 배우로 등장하는 작은 무대 세트와 같습니다.’ 작은 남자가 그 작은 공간 한가운데에서 우리를 반겼습니다. 만약 커다란 남자가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면 나는 그렇게 오래 그곳에 머물지 못했을 것입니다. 갤러리 겸 본인의 작업장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만든 짙은 회색 작은 상자 속 상자 그 안에 더 작은 상자 작업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와 같다고도 할 수 있지만, 느낌은 전혀 다른 미니멀한 작품들이었습니다. 그분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미술품 보관 및 보호를 위한 상자 제작을 26년간 했습니다. 임기가 끝나자, 미술품 전시, 창작, 보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그 갤러리 겸 작업장인 공간을 길게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 그분과 헤어지면서의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서입니다. 내 이름 ‘수임’을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 예전엔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던 내가 그날은 그 작은 모든 것에 매료되었던지 “기억해 줘요. 내 이름은 swim, 수영하는 것 말이에요.” 양손으로 수영하는 시늉까지 곁들였습니다. “나 수영하는 것 좋아하는데. 이제는 하지 못해요.” 그분이 자기 다리를 내려다보며 말했습니다. “어머 이렇게 오랫동안 서서 이야기할 정도면 다리가 튼튼하지 않나요?” “아니 무릎을 구부릴 수는 없는, 그냥 한 그루의 나무 같은 다리예요.” “어머! 나는 한 마리의 작은 새로 나무인 당신의 가지에 종종 놀러 와 쉬었다 가도 괜찮겠어요?”라고, 툭 튕겨 나오려는 말을 꾹꾹 눌러 삼켰다. 그는 우리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우리가 멀어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 있다가 들어가겠다며 배웅했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나무 비디오 작품 상자 작업 상자 제작
2024.02.09. 18:13
금방 하루해가 저물었다. 뉘엿뉘엿 흐린 하늘에도 분홍의 노을이 진다. 붉거나 보라의 것에서 풍기는 강렬함 보다는 꿈같은 아련함이 온 몸에 소복히 내려앉는다. 새들도 제 집으로 날아가 버리고 토끼도 제 보금자리를 찾는 하루가 저물고 있다. 등을 기대야 하는 어둠이 오고 잠깐만에 세상은 고요 안에 스스로 잠겼다. 숨죽이고 견디다 보면 저 깊숙이 살아나는 것들이 보이고 지나쳤던 꿈들이 노래가 되어 가까이 들려온다. 나무의 꿈은 영글어 가는데…. 숲속에 걸터앉은 나무가 보인다. 저만치 떨어져 있는 나무는 말을 걸어 오지 않는다. 가지마다 제 몸무게만큼이나 눈송이를 안고 있어도 도무지 흔들리는 일이 없다. 살아 있으나 죽은 듯 전혀 미동이 없다. 찬 바람이 불어도 눈보라가 쳐도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다가가지 않는 한 넌 언제고 정지된 나무였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숲으로 돌아가 누웠다. 별빛 아래 가늠할 수 없는 꿈속에 잠들어 있다. 나무도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들고 깊이 잠들었나 보다. 나무를 보려고 새벽 커튼을 젖혔다. 어둠 저편 언덕 너머에 동이 트고 있었다. 팔을 뻗어 잔 가지의 눈을 털어주려다 되돌아왔다. 나무 둥지에 새들이 모여 재잘거리고 별빛이 스치고 간 한 밤의 짧은 미련도 사라진 시간. 누군가 내 등을 만지는 손길에 뒤돌아 보았다. 그것은 창살을 통해 들어온 나무의 긴 그림자였다. 한 발자국도 더 가까이 갈 수 없는, 한 마디 말도 걸어볼 수 없는 너의 그림자. 만질 수도 안을 수도 없는 하루가 시작되는 소리였다. 왼쪽 팔을 길게 뻗어 팔베개를 했다. 나무를 향해 누웠다. 나무는 잠들기 시작했다. 먼동이 트는 이 새벽에 깊은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내가 나무가 되어 너의 창가에 서 있다. 깊은 밤 눈길을 걸어 그대에게로 가서 잠든 너의 눈시울을 잠깐 바라보다 돌아오리라 생각했다. 어쩌면 눈물일지도 모를 둥글고 따뜻한 물방울, 네 등 뒤에서 맡을 수 있는 너의 향기는 지워지지 않는 긴 그림자이고, 겨울 가지를 닮은 봄으로 뻗은 뿌리처럼 깊은 나의 하루가 되었다. (시인, 화가) 눈 덮인 뒤란에 나무 한 그루 서있다 모두 잠들은 이른 아침 하루가 깨어 나는 숲에서 건져 올린 사랑이라는 단어 사랑이 사랑이 되지 못하는 너를 잃고 나마저 잃은 세상에 새벽으로 오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어깨부터 기대오는 내 안 가득 당신입니다 총총걸음으로 구름길로 걸어야 하는 곳 한 평 남짓 발 뻗은 자리에도 가는 햇살로 녹이시고 흐르는 새벽으로 챙기시는 그대의 긴 손, 향기 장독대 장들이 느리게 익어가는 별빛 아래 희끗희끗 하얀 새치처럼 눈발이 날리고 나이 먹는 어리둥절 속에 사랑을 느리게 깨달아 갈 때 아픔이 무르익기 전 그대는 잠들어야 해요 말하지 않아도 보이는 손 나무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어머니 손을 꼭 닮은 그대의 손은 약손입니다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나무 새벽 나무 둥지 새벽 커튼 단어 사랑
2024.02.05. 13:36
지난밤에 바람이 세차게 불더니 간신히 버티고 있던 집 앞의 단풍나무 잎새들이 다 떨어져 버렸다. 곱게 물들었던 단풍잎들이 없어지자 나무의 몸통과 가지들이 앙상하게 드러났다. 화려했던 모습을 다 내려놓고 벌거벗은 자신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부쩍 늙어 보이는 것 같아 거울 보기가 싫다. 팽팽했던 얼굴 피부가 탄력을 잃고 주름도 부쩍 많아졌다. 흰머리가 섞인 푸석한 머릿결은 생기가 없다. 게다가 옛날 할머니 같은 헤어스타일로 더욱 노인처럼 보인다. 거울을 보고 나서 “내 얼굴이 왜 이렇게 됐지?” 한숨을 푹 내쉬며 옆에 있는 남편에게 공연히 짜증을 내면, 남편은 말한다. “나이 들면 다 그렇지 뭐. 그대로 받아들여. 늙어서는 품위 있게 보이는 것이 최고야. 고상한 외양에만 신경 써.” 누구나 살아온 만큼 나이를 먹고 늙는다. 까맣게 윤기 흐르던 머릿결은 거칠어지고 희끗희끗해진다. 피부는 늘어지고 눈도 처지기 시작하면서 세월을 실감케 된다. 그때부터 대부분이 머리 염색 등 젊어 보이려 필사적으로 애쓴다. 최근 한국 방문에서 느낀 것은 젊은 여성들의 나이를 짐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연예인 등 자주 대중 앞에 서는 사람들은 성형수술도 많이 하는 모양이다. 연예인 가운데는 예전 TV에서 봤던 젊은 시절의 얼굴을 지금도 유지하는 사람이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보톡스를 너무 맞아 내가 보기에는 얼굴이 망가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나이 든 사람은 젊게 보이려고, 젊은이는 더 예뻐지려고 성형수술을 한다. 요즘은 쌍꺼풀이나 코 수술 정도는 스스럼없이 공개하기도 한다. TV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가수는 쌍꺼풀 수술을 했는데 마음에 안 들어 두 번이나 했다고 밝혀 놀랐을 정도다. 참 용기가 대단하다. 지난여름 프랑스에서 열린 ‘칸 국제영화제’ 레드 카펫에선 회색빛 머리를 늘어뜨리고 등장한 여배우 앤디 맥다월(65)이 플래쉬 세례를 받았다. 그녀는 영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등에 출연한 90년대 원조 로코 퀸이다. 60대가 되고 나서도 그녀에게는 ‘변함없는 미모’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런 그녀가 풍성한 갈색 마리가 아닌 흰머리가 섞인 반백의 모습으로 나타나 주목을 받은 것이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나이 듦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젊어지려고 노력하는 것에 이제 지쳤어요. 더는 젊어지려고 애쓰지 않기로 했어요. 사기극을 계속할 수 없어요. 나는 늙고 싶어요. 나이 들어가는 경험이 어떤 것인지 느끼고 싶어요.” 그녀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염색을 중단했다고 한다. “외출이 줄며 원래 내 얼굴과 피부, 눈의 생김새 등을 볼 수 있었죠. 그리고 그게 마음에 들었어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있을 때 더 행복했고, 머리색이 회색빛이 되게 놔두고 나서 행복하게 내 나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녀는 또 “늙어가는 일에 왜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가?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되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외모의 완성은 헤어스타일이라고 한다. 머리 모양에 따라 10년은 젊어 보이기도 하고 나이가 들어 보이기도 한다. 헤어스타일의 변화로 인상도 바뀐다. 내 머리 모양은 옛날 어머니나 할머니들이 쪽찌던 시대의 모습과 비슷하다. 비녀 대신 머리핀을 사용했을 뿐이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LA에서 근무하던 남편이 혼자 한국으로 혼자 귀국한 후부터다. 아이들 교육 문제로 한국과 LA 두 집 살림하다 보니 남편 월급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일하려고 해도 나이가 있는 데다 한국 경력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나를 위한 지출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미장원 출입을 꺼렸던 게 30년이 훌쩍 넘었다. 내 사정을 모르는 친구들이 나를 억지로 미장원에 데라고 가려 한 적도 있었다. 이젠 그 머리 모양이 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하지만 흰머리가 나기 시작하면서 검은 머리와 흰 머리가 섞여 희끗희끗해지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니라 분위기와 인상이라고 생각한다. '멋’ 하면 젊은이의 전유물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머리가 반백인 노인의 기품은 젊은이들과는 다른 멋을 느끼게 된다. 노년의 멋이란 고상한 품격에서 나온다. 붉게 물든 단풍이 꽃보다 아름답고 서서히 사라져가는 서산의 노을은 황홀하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퍼스트레이디로 손꼽히는 엘리노어 루스벨트는 “아름다운 젊음은 우연한 자연 현상이지만, 아름다운 노년은 예술 작품”이라고 말했다.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시니어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지나간 젊음을 아쉬워만 하지 나이 듦을 인정할 생각을 못 한다. 영국의 작가 겸 교수인 루이스 월포트는 ‘You’re Looking Very Well'이라는 책에서 연령이 많은 사람이 행복지수도 높다고 밝혔다. 김형석 교수도 '100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에서 “65세부터 황금기”라고 주장했다. 유대인 정신 의학자 빅터 프랭클은 오랜 기간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지냈다. 그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자신의 벌거벗은 몸뚱아리의 실존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도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존재의 의미를 찾아냈다. 그는 “최고의 존재는 벌거벗은 존재” 라고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적나라하게 내 늙음을 드러낼 용기가 없다. 짙은 눈화장으로 처진 눈을 보정하고 회색 머리가 보이지 않도록 모자를 쓴다. 또 한 해가 기우는 연말이다. 나뭇잎을 다 떨구고 의연하게 서 있는 겨울나무에서 내려놓음과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법을 배워 나의 참모습을 보여줘야겠다. 배광자 / 수필가수필 나무 의연 단풍나무 잎새들 얼굴 피부 남편 월급
2023.12.28. 18:46
가벼워진 후 뼈와 살을 추려 간간히 입은 마른 손을 하늘로 뻗는다 미풍에 속삭였던 잎들의 어휘 입안 가득 풀어낸 동그란 바람 그리고 견디어 냈던 푸른 생명들의 기억 짙은 민트향의 겨울로 간다 파이프 올겐의 물기 없는 파장 마른 손을 힘겹게 하늘로 뻗는다 모두가 벗어 버리고 있는 순간 강은 이제부터 봄을 향해 흐르고 옛 이야기도 먼 훗날의 이야기도 아닌 이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 오늘로 살아간다 당신으로부터 시작돼 내게로 오는 그저 꽃 피우는 사랑이 되랴 그저 다가 오는 그리움 되랴 그저 흐르는 강물이 되랴 안다고 하는 것 울타리 너머의 상실한 마음 만든 이의 손길을 읽을 수 있다면 깊숙한 손잡음의 떨림이 있다면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 그림자처럼 밟히는 나를 빚어내나니 마른 손으로 춤추게 하나니 비로소 열리는 귀, 보이는 눈, 들리는 노래 힘줄 선 근육의 사이 사이로 가을을 이별하는 사이 사이로 당신을 숨쉬는 사이 사이로 부디 행복하세요. 할 수 있어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는데, 말하고 싶어도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데, 천개의 별이 뜨고 천개의 별이 지고 있답니다. 언덕 위 나무는 이제 앙상한 몸을 드러내었고 휑한 바람은 몇개 남지 않은 마지막 잎새를 흔들어대고 있네요. 부디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쓸쓸함을 이기려면 온 신경을 아래로 쏟아 내야 해요. 뿌리로 뻗어야 해요. 지난 봄의 꽃향기를 잊어야 해요. 가지가 보이지 않을 만큼 풍성했던 초록의 기억을 묻어야 해요. 붉게 타올랐던 참을 수 없던 열정을 식혀야 해요. 그렇게 고요해져야 해요. 죽은 듯 숨조차 다듬어야 해요. 언덕 위 나무와 들풀의 손짓은 겨울의 깊은 호흡에 잠겨있어요. 누구도 노래하지 않고 춤추지 않는 날이 올 거에요. 찬 바람에 흰눈까지 온 대지를 덮을 거에요. 그러나 찬 눈을 꽃처럼 피어낼 나무가지들을 축복하려 해요. 그러니 부디 행복하셔야 해요. 모두 자신을 벗고 있는 와중에도 초라해지거나 춥지 않았으면 해요. 보이지 않지만 든든한 뿌리가 버티고 있으니까요. 봄으로 뻗어나가는 멈추지 않는 동력으로 동토의 찬 기운을 녹이는 봄의 전령으로 살아야 해요. 마지막 잡아본 손은 잎사귀를 다 떨군 앙상한 가지 같이 말라 있었어요. 나무의 마른가지처럼 그 손을 사랑하게 됐어요. 오랜 시간을 견디어내며 만들어진 사랑의 자국이라 명명된 그 손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거에요. 창밖은 눈, 이제 가을은 옷깃을 여미고 겨울의 깊은 숲속으로 걸어 갔어요. 두 팔을 벌리고 맞이하는 나무들 사이로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사라져 갔어요. 내 발도 걷고 있네요. 깊은 숲속으로, 보이지 않는 오두막으로, 두 팔 벌리고 맞이하는 당신에게로, 끝이 없는 하얀 발자국 남기며 사라지고 있어요. 숲 사이로 들려오는 겨울나무 소리. 당신을 숨쉬는 사이사이로….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겨울 나무 겨울나무 소리 겨울 나무 나무들 사이
2023.11.27. 14:16
나이 들면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가는 곳마다 불평 늘어놓고 파토 내는 사람, 나설 자리도 아닌데 앞장 서 고군분투 하는 사람, 혼자서 북치고 나팔 부는데 따르는 군중은 없는 사람. 반면에 낮아지고 작아 보이지만 가만히 있어도 작은 보석처럼 반짝이는 사람, 자기 주장에 매몰되지 않고 남의 말에 귀 기울이고. 나이 값 대신 연륜과 경험으로 격려하고 다독여주며 잘 익은 포도주처럼 달달하게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한창시절에는 그런대로 잘 나가던 사람이 나이 들면서 해괴망측해져 과대망상에 빠져 설 자리 앉을 자리 구별 못할 지경에 이른 사람을 종종 본다. 근본적인 원인은 ‘젊을 때 한가락 했다’는 영웅심리의 뒷북치기로 과욕을 주체 못해 노욕에 이르게 된 까닭이다. 노욕(老慾)은 인간의 3대 욕구인 식욕, 물욕, 정욕보다 더 추하다고 말한다. 노욕은 자신이 서 있는 장소와 때, 분수를 모르는 탐욕에서 출발한다. 공자는 ‘논어 계씨편’에서 군자가 경계해야 할 세가지를 ‘젊을 때는 혈기가 안정을 못 찿으니 여색을 경계하고, 장성해서는 혈기가 왕성하니 싸움을 멀리하고, 늙으면 기가 쇠약함으로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한국사람은 감투쓰기를 엄청 좋아한다. 감투가 성공의 월계관이 되기는커녕 낙인으로 찍혀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는 사람을 본다. 명칭이 유사한-혹은 같은 단체로 다른 이름인-단체장을 맡기 위해 목숨 걸고 투쟁하던 분을 기억한다. 양쪽 다 지지하는 숫자 늘리려고 수십통의 이메일을 보냈는데, 자기편 만들려고 정성 들여 이메일 보낸 분은 말기암으로 투병 중이었고 결국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위대한 성취나 직함보다 떠나기 전 가족들과 좀더 편안하고 다정한 시간 보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노욕의 원천은 과거지향적인, 철 지난 영웅심리에서 출발하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을 회상하며, 맨손으로 파리 잡던 시절을 멧돼지 잡는 영웅전기로 둔갑시킨다. 젊은 시절 꽤나 괜찮던 사람이 현재 상황이 흡족하지 못할 경우, 횡설수설 돈키호테식 무용담으로 주변을 피곤하게 한다. 무너져내리는 자신의 존재감을 극복하지 못하면 노인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멈출 때와 돌아설 시간을 알면 사는 게 수월해진다. ‘즐거웠던 그날을 돌이킬 수 있다면’라는 노래를 자주 즐겨 부르면 꼰대로 등록된다. ‘물레방아간 첫사랑’의 처녀는 이미 할머니가 됐다. 과거는 흘러갔다. 메아리는 돌아오지 않는다. 과거는 허공을 향해 부르짓는 메아리다. 잘난 체 있는 체 허세 부리지 말고 눈치 빠르게 커피값이라도 재빨리 계산하는 게 어른 대접 받는 묘수다. 현재에 충실하고, 자기 생각보다 경청하는 귀를 가지면 꼰대의 허울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앙드레 지드는 ‘늙기는 쉬어도 아름답게 늙기는 어렵다’고 했다. 수양버들은 꺾이지 않고 산들바람에도 나부낀다. 두 팔 길게 늘어트리고 미소 지으며 손짓한다. 가을 잎이 바람에 흩날린다고, 휘영청 늘어진 가지 버리고 떠나가지 않는다. 아름드리 큰 고목나무 아래 삼만이 아재가 대나무를 엮어 만든 평상에 누워 수없이 반짝이는 별을 셌다. 별을 헤는 유년의 밤은 아름다웠다. 가마솥처럼 찌는 여름날엔 나물 캐서 돌아온 옥이언니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고목나무 아래 비스틈이 누운 광주리로 떨어졌다. 고목은 늙지 않는다. 오래 살고 있을 뿐이다. 기억하고 되새김 할 그리움이 많은 사람은 혼자 슬며시 웃는다. 기억의 바다에는 피라미, 송사리, 미꾸라지들이 줄지어 헤엄친다. 내일이 세상 끝이라 해도, 늘 푸른 나무로 사는 사람은 오늘 희망의 씨를 뿌린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세월 나무 고목나무 아래 아재가 대나무 횡설수설 돈키호테식
2023.10.25. 6:53
사람의 얼굴과 성격이 다르고 누구든 완벽할 수 없듯이 부동산 역시 각양각색으로 생긴 것도 다를 뿐만 아니라 장단점을 갖추고 있다. 가끔 초보 부동산 에이전트 중 새 건물은 흠도 없이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해 먼지 한톨 없이 청소를 원하거나 고쳐주길 원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새 건물이라고 할지라도 작은 흠이 있을 수 있고, 바이어가 원하는 인테리어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일단은 시의 허가를 통과했기때문에 개인적인 취향은 거래를 마치고 바이어가 원하는 대로 변경이 가능하지만, 개인 취향이 부동산 거래에는 큰 영향을 끼칠 수 없음을 기억하자. 일단, 부동산에는 ‘완벽하다’라는 단어는 사용할 수 없다. 오늘은 잘 모르고 지나치는 나무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예를 들어 왼쪽 집은 A, 오른쪽 집은 B라고 하자. A 프로퍼티 뜰에 큰 나무가 있는데 나무뿌리가 B 프로퍼티 마당으로 퍼져 나갔고, 결과적으로 B 프로퍼티 마당에 있는 콘크리트 바닥이 들려 수영장 근처에 있는 파이프라인이 파괴됐다. 이런 경우 A 프로퍼티가 변상해 줄 의무가 없고 B 프로퍼티가 해결해야 했다. 즉 B 프로퍼티에 퍼져간 나무뿌리를 잘라 버려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나무뿌리를 잘라서 A 프로퍼티 나무가 죽어 버릴 경우 역시 A 프로퍼티가 변상 요구를 하지 못한다. 나무에 관한 문제들은 여러 가지의 형태로 나타난다. 집 앞에 나무가 있다고 해서 걱정할 것이 아니지만 몇 가지를 확인하도록 하자. 하나, 옆집 나무가 우리 집 담장으로 넘어오는 경우, 넘어온 가지는 허락받지 않고 자를 수 있다. 어떤 경우 옆집 레몬 나뭇가지가 담장 넘어와 가지에 레몬이 있으면 먹을 수 있다. 둘, 집 안쪽이나 길가에 너무 큰 나무가 있다면 인스펙션 때 하수도 인스펙터를 불러 조언을 받도록 하자. 나무뿌리가 물 파이프를 상하게 하고 있지 않은지 등을 알 수 있다. 셋, 집 안에 큰 나무가 있다면 시에서 보호하는 종류의 나무인지 알아보자. 흔한 일은 아니지만, 희귀종인 경우 마음대로 자르지 못하는 경우를 봤다. 별것 아니라도 궁금한 점이 있다면 한 번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나무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제공해 주지만 미리 알아보지 않으면 걱정거리가 될 수도 있으니, 일단은 거래하고 있는 부동산 전문가와 의논하도록 하자. 집은 내가 살아도 누가 살아도 혹은 이사 중에도 흠집이 날 수 있고, 또한 오래 살다 보면 낡을 수도 고장이 날 수도 있다. 부동산 구입은 큰 그림을 보아야 한다. 퍼즐이 다 맞추어져야 하나의 그림이 완성될 수 있다. 부동산 구입도 마찬가지다. 구입하는 목적에 따라 원하는 스타일과 지역 취향에 따라 결정된다. 창문 틈새에 먼지가 있다거나, 페인트가 더러워지거나, 나무 마루가 벗겨졌다거나, 나사가 풀렸다는 등의 잔잔한 문제들을 트집 잡느라 큰 그림을 놓치는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간혹 있다. 인스펙션 후 부동산 구입을 고려할 만큼 큰 문제가 있는 부동산이 아닌 경우, 페인트 색상이나 개인적인 취향은 바이어가 구입 후 본인이 원하는 대로 고칠 수 있다. 바이어와 셀러의 이견을 조율하는 일이 부동산 에이전트의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일 잘하는 에이전트와 일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에이전트 선택을 잘못한 바이어는 시간과 돈을 낭비할 수 있다. ▶문의:(213)500-8954 미셀 정 / 뉴스타부동산 LA 명예부사장부동산 가이드 부동산 나무 부동산 구입도 프로퍼티 나무 부동산 에이전트들
2023.09.20. 17:35
그 나무 아래에는 언제나 의자가 있다 가만히 앉아 하늘을 볼 수 있는 자리 잎사귀 하나가 깊은 위안이 된다 어떤 시간이 오면 비어있던 얼굴에 주름살이 지나며 가득 찬 표정이 그곳에 있다 펼친 가지가 전하는 말과 그 공간에 낙원을 만드는 힘이 우리가 모르는 꽃으로 나오고 손바닥 위에 열매로 드러난다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손을 잡아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문을 열고 글을 주고받고 이야기하고 악수한다 하늘을 품고 춤추는 가지 끝의 노래 도토리 하나 떨어져 정적이 깨지고 바람이 지나며 넘겨지는 책장이나무 아래 차 한잔을 완성한다 안성남 / 수필가·베이사이드글마당 나무 나무 아래 잎사귀 하나 도토리 하나
2023.09.08. 22:11
별 하나에 내 이름 새기고 한 그루 나무에 매어단다. 별빛에 나의 시 새기고 잎 새에 띄우려다 별빛에 눈이 부셔 눈을 감고 바닥에 눕는다. 밤새 별을 세며 나무를 따라가다 길을 잃었다. 낮 숲 기르는 태양 아래 밤 숲 지키던 별들이 쉬러 간 사이. 신혜원 / 시인시 나무 태양 아래
2023.05.18. 18:48
라미라다 지역에 23일 오후 약한 토네이도로 분류되는 랜드스파우트(landspout)가 불면서 나무 두 세 그루가 뿌리 채 뽑히는 일이 발생했다. ABC7 뉴스 보도용 헬리콥터에서 찍은 동영상을 보면 1만6200블록 서머셰이드 드라이브에 뿌리 채 뽑혀 도로 쪽으로 쓰러진 나무들이 보인다. 이번 사고로 인한 심각한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랜드스파우트는 일반적으로 구름에서부터 형성되는 토네이도와 달리 지상에서 바람이 순간적으로 강하게 불며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토네이도 보다는 위력이 약하다. 김병일 기자돌풍 나무 나무들 뿌리 1만6200블록 서머셰이드
2023.02.24. 10:26
강풍을 동반한 겨울폭풍이 다가오면서 남가주 곳곳에서는 지난밤 다수의 나무가 쓰러지고 정전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달았다. 맨해튼 비치에 있는 퍼시픽 라나이 아파트 건물 밖에서는 21일 밤 키 큰 유칼립투스 나무가 인근에 주차된 차량 위로 넘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한 주민은 자신의 아파트 내부를 수리하고 있던 중 밤 10시 경 굉음이 울리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주민은 맨해튼 비치에 30년 동안 거주해왔지만 이날 밤 같은 세찬 바람은 처음봤다고 말했다. 사우스베이 다른 지역에서도 나무가 쓰러지는 일이 일어났다. 카브리요와 샌타페 애비뉴 만나는 거리에 나무가 쓰러졌고 토런스 불러바드에 있는 매리 메디컬 센터의 프로비던스 리틀 컴퍼니 입구에도 나무가 쓰러져 통행에 불편을 줬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LA 국제공항의 경우 최대 시속 54마일의 강풍이 분 것으로 측정됐다. 김병일 기자강풍 나무 유칼립투스 나무 대형 나무 맨해튼 비치
2023.02.22. 14:52
최근 겨울 폭풍으로 많은 주택 및 자동차가 파손되면서 보험 보상 청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보상받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일반적인 자연재해는 보험 약관상 보상받기 어려우나 집 주변의 나무가 쓰러져 피해를 본 경우, 일부 경우엔 보상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업계에 따르면, 폭풍, 번개, 우박 등으로 인해서 나무가 주택을 덮쳐서 부서진 경우, 주택 보험으로 피해 보상을 받게 된다. 다만, 해당 손해가 본인의 관리 부실이나 부주의로 일어난 것이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주택 보험에 가입했다면 보상 여부의 기준은 나무가 쓰러지기 전 상태다. 보험사의 권익을 옹호하는 보험정보연구소(III)에 따르면 건강하고 관리가 잘된 나무가 폭풍 등으로 뽑히거나 부러져 주택에 피해를 줬다면, 이는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간주해 보상 대상이 된다. 하지만 디덕터블(deductible·본인 부담금)은 감수해야 한다. 주택보험으로 손실을 보전하면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으며 너무 자주 이용하면 보험 갱신이 되지 않을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는 게 III의 설명이다. 반대로 관리 부실로 건강하지 않은 상태의 나무였다면 피해액은 고스란히 본인 책임이다. 만약 타인의 땅에 심어진 나무로 인한 피해라면 나무의 건강과 관리 상태와 관계없이 해당 부동산 소유주에게 배상받을 수 있으며 디덕터블 또한 면제된다. 나무가 쓰러지거나 나뭇가지가 떨어져 자동차가 파손된 경우라면 종합보험에 가입이 돼 있어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캘리포니아의 운전자는 책임보험을 제외한 충돌, 종합 보험 등의 가입은 개인의 선택이다. 따라서 가입한 보험에 따라 일부 운전자는 나무로 인한 피해보상 대상이 아닐 수 있다. 만약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고 소유지의 나무가 잘 관리된 상태 혹은 이웃의 나무가 쓰러져 덮쳤다면 디덕터블을 제외하고 모두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주택보험과 같이 나무의 관리가 미흡했거나 폭풍, 번개, 우박 외의 사유로 쓰러져 손해를 입었다면 손해 배상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세입자 보험 가입자는 최근 폭우 피해보상을 받기 쉽지 않다고 한다. 세입자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폭우로 인한 홍수, 진흙탕 이류, 싱크홀 등의 자연재해는 보험 약관상 손해배상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닛 루이즈 III 홍보이사는 “세입자 보험에서 커버하는 수해 보상은 지하 수도관 파열과 같이 땅에서부터 물이 차오르는 경우”라며 “홍수 피해는 보상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만약 홍수 피해도 보상을 원한다면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운영하는 전국홍수보험기구(National Flood Insurance Program)의 홍수보험에 별도로 가입해야 한다. 또, 상품 가입일 30일 이후부터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입 이전에 대한 피해보상은 없다. 우훈식 기자나무 보험 피해보상 대상 보험 보상 주택 보험
2023.01.24. 2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