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6)가 필라델피아 필리스 5선발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박찬호는 지난 14일 한국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캠프에 합류했다. 박찬호는 캠프에 도착한 첫 날엔 여장을 풀자마자 곧바로 두산 선수들이 훈련 중인 사이토 구장을 찾아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두산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불펜에서 젊은 투수들의 하프 피칭을 지켜보았다. 메이저리그 100승 이상을 거둔 박찬호의 캠프 합류는 두산 선수단에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박찬호의 빅리그 훈련 방식이나 투구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두산의 선수들에겐 박찬호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일이며 또한 야구선수로서 성공에 대한 큰 꿈을 심어줄 수 있다. 두산에서 박찬호의 캠프 합류를 허락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박찬호가 선수단과 같은 숙소에 머물고 식사도 같이 하면서 맏형같은 모습으로 다가가고 있어 두산 캠프는 훈련 열기로 후끈 달아 올랐으면서도 화기애애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박찬호는 될 수 있으면 두산선수들 훈련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태도도 보이고 있다. 언론이 주인인 두산이 아니라 손님인 자신에게만 관심을 가져 두산 관계자들을 피곤하게 할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이미 김경문 감독에게 자신은 별도 스케줄대로 훈련할 테니 신경 쓰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찬호는 오전 러닝 때나 두산 선수들과 함께 할 뿐 나머지는 모두 별도 훈련을 한다. 두산도 캐치볼 때 볼을 받아 줄 한 명 정도만 도움을 줄 뿐이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박찬호가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을 선언하며 눈물을 흘린 것을 두고 많은 미국 선수들이 그의 애국심을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블리처 리포트'는 15일 '미국 팬들이 WBC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애국심이 결여된 스타플레이어들의 행태와 애초부터 잘못된 WBC의 규정 등을 비난했다. '블리처 리포트는' "박찬호가 WBC 출전과 필라델피아 선발 경쟁 사이에서 필라델피아를 선택한 후 양심의 가책을 느껴 눈물을 흘리게 됐다"고 전한 뒤 "그러나 WBC 불참을 선언한 미국 선수들은 어떤 눈물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WBC가 조상의 국적을 모든 선수들에게 적용시킬 수 있도록 했기에 1회 대회 때 미국 대표로 뛴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가 이번엔 도미니카공화국 대표로 뛰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문호 기자
2009.01.15. 21:39
박찬호(36.필라델피아)가 눈물 속에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을 선언했다. 국가대표 은퇴도 선언했다. 박찬호는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사숙고 했지만 아무래도 WBC 출전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 WBC에서도 잘 하고 시즌 때도 잘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대표팀 합류를 바랐던 많은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박찬호는 "내 나이도 있고…. 선수로서 대표팀에서 뛰기는 앞으로 어렵다. 대표팀 은퇴로 봐도 좋다"고 덧붙였다. 박찬호가 대표팀 합류를 포기한 이유는 불확실한 팀내 위상 때문이다. 박찬호는 "루벤 아마로 주니어 필리스 단장과 만나 WBC 참가 문제를 상의했더니 '나가도 좋고 안 나가도 좋고'라고 하더라. 솔직히 팀을 위해 WBC 출전을 만류할 것을 기대했는데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박찬호는 "팀은 나를 선발 후보로 올려놓고 있지만 안 되면 불펜으로 쓸 생각인 것 같다. 앞으로는 내가 몇 승을 거두는 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선발 투수가 되기 위해 경쟁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몫이다"라고 밝혔다. 결국 박찬호는 얼마 남지 않은 야구인생을 다해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지키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를 WBC 1.2차 엔트리에 포함했던 한국 대표팀도 박찬호 없는 전력을 새로 짜야 할 입장이다. 박찬호는 이 자리에서 필라델피아 입단식을 스스로 열었다. 그는 "지난 7일 신체검사가 끝난 뒤 입단식이 예정돼 있었지만 구단 사정으로 취소됐다. 그래서 내가 유니폼을 직접 한국으로 가져와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위상에 서러운 듯 박찬호는 이 때부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눈물 기자회견… 딴 선수 약물 문제 입단식 취소 '이제 내가 이 정도인가' 설움… 박찬호는 눈물로 태극마크와의 작별을 고했다. 국가대표 은퇴 그리고 눈물과 희망이 뒤범벅됐다. 박찬호는 이날 기자회견서 놀랄 만한 얘기들을 쏟아냈다. 그동안 갖고 있던 많은 고민들을 팬들에게 전한 것이다. 박찬호는 "얼마 전 필라델피아 동료가 약물 문제를 일으키면서 예정됐던 나의 입단식이 취소됐다. '이제 난 이 정도 선수인가'하는 실망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국 기자들이 미국에 오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내가 유니폼을 들고 왔다"고 말한 뒤 필라델피아의 홈 유니폼을 입어 보였다. 박찬호는 이때부터 눈물을 보였다. 회견을 중단하고 "왜 갑자기 눈물이…"라며 당황해했다. 국가대표 은퇴를 알리는 자리가 스스로 만든 입단식이라는 사실이 설명하기 힘든 회한을 만들어냈다. 그는 "한국에서 유니폼을 입고 회견을 하기는 처음이다. 이렇게 해보니까 좋다"며 애써 웃어보였다. 박찬호는 자신의 선택을 이해해 달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전달했다. 필라델피아에서 입지가 확실하지 않다는 점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WBC와 소속팀에서 모두 잘 하기 어렵다는 점을 설명하며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내 상황을 설명해야 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박찬호는 며칠 전까지 WBC 참가 문제로 고민했다. 필라델피아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해도 선발을 '보장'받을 수는 없기에 고국의 부름에 응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박찬호는 "절제가 필요했다. 내 나이도 있고 더 이상 대표팀에서 뛰는 건 어렵다고 느꼈다. 소속팀에서 선발 경쟁을 벌이고 최선을 다해 던지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마지막까지 '조국'을 놓지 않았다. 일본 미야자키의 두산 캠프에는 예정대로 합류할 예정이다. 또 마지막 선수생활은 한국에서 하고 싶다는 뜻도 재차 강조했다. 박찬호는 "할 말이 많았는데 다 생각나지 않는다"며 아쉬운 듯 기자회견을 마쳤다. 말로는 형언하기 어려운 막막한 심정이 눈물까지 만든 것이다. 김식 기자
2009.01.12. 20:34
박찬호(35)가 6일 정식으로 필라델피아 필리스 선수가 됐다. 필리스가 박찬호의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12월 중순 필리스와 1년 기본 연봉 250만 달러를 포함 최고 5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에 합의한 박찬호는 이날 구단이 정한 신체검사를 통과했고 다저스 시절 달았던 배번 61번도 받았다. 루벤 아마로 주니어 필리스 단장은 "선발투수는 물론 중간 계투로도 활약할 수 있는 베테랑 투수를 데려왔다. 박찬호에게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필리스 식구가 돼 기쁘다. 월드시리즈 우승팀에 와 영광이다. 지난해 다저스에서 뛸 때는 플레이오프에서 필라델피아를 이기려고 노력했지만 올해는 동료들을 도와 두 번째 우승을 일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찬호는 2월 중순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서 카일 켄드릭 J.A.햅 카를로스 카라스코 등과 5선발 경쟁을 펼친다. 한편 뉴욕 양키스와 협상 중인 좌완 앤디 페티트는 1년 1천만 달러의 제안을 거절했고 제이슨 지암비는 친정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1년 400만 달러에 2010년 650만 달러(바이아웃 125만 달러)가 걸린 옵션 계약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호 기자
2009.01.06. 21:04
기축년 새해에도 그들은 도전과 승부를 통해 한인사회에 희망을 던져 줄 것이다. '2009년은 나의 해'란 기획을 통해 한인 스포츠인들의 도전과 각오를 담아본다. 스포츠부는 새해시리즈를 시작하며 첫 번째 인물로 박찬호(35)를 꼽았다.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한인 스포츠 스타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10년 전 박찬호'를 새해 첫 주자로 내세우는 게 신선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남자 골프의 떠오르는 샛별 앤서니 김이나 여자 골프의 신지애 미셸 위 등이 새해 분위기에 더 적합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상토론 끝에 박찬호로 결정한 것은 박찬호가 다시 한 번 이 어려운 시기에 한인들에게 '희망'이란 스트라이크를 던져주길 기대하는 바람이 컸기 때문이다. 10여년 전 우리는 IMF라는 외환위기를 겪으며 힘겨운 살림을 살았다. 많은 이들이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으며 가족이 생이별하는 아픔을 겪었다.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그 때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주축투수로 100마일의 강속구를 뿌리며 등판 때마다 승전보를 전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박찬호의 '씽씽투'를 보며 모처럼 웃을 수 있었다. 박찬호의 승리를 보면서 한국인이란 자랑스러움과 자긍심에 재기를 다짐했고 그렇게 힘겨운 경제난을 헤쳐 나왔다. 그렇게 훌쩍 지나 온 세월 속에 박찬호의 빅리그 생활에 굴곡도 있었다. 너무도 어려운 시절 한인들에게 꿈과 희망이었던 박찬호는 2002년 다저스를 떠나 텍사스 레인저스로 옮긴 후로는 내리막 길을 걸었다. 부상이 겹치면서 '먹튀'라는 오명도 뒤집어 썼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시절엔 반짝 재기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2007년엔 단 1경기를 제외하곤 마이너리그에서만 머무는 최악의 시련기를 보냈다. 2008년 다저스에서 빅리그 초임수준인 연봉 50만 달러를 받으며 와신상담한 박찬호는 확실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마당쇠'처럼 선발과 중간을 가리지 않고 54경기(5번 선발)에 출전해 4승4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박찬호는 지난 12월1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선발 경쟁을 보장받으며' 1년 250만 달러에 사인했다. 새해에 박찬호는 필리스에서 5선발 경쟁에 나서게 된다. 그 동안의 부진을 확실히 털어내고 메이저리그 100승 선발투수로 복귀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험무대에 서는 것이다. 지난해 중반 이후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는 실물경제 위축으로까지 이어지며 가뜩이나 추운 겨울에 더욱 움추러 들게 하고 있다. 이 위기의 순간에 자포자기하면 결코 밝은 날을 볼 수 없게 된다. 좌절이 큰 만큼 더욱 땀을 내고 달려야 한다. 그 뜀박질엔 10년 전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던 박찬호가 새로운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함께 달린다. 박찬호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한 신년인사에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시간의 힘겨움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힘들지만 마음만은 풍요로운 한해가 되고 인내와 노력의 결실이 2009년 마지막 날엔 온통 감사함으로 넘치게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10년 전 희망의 전도사였던 박찬호가 2009년엔 우리와 함께 땀을 흘리며 뛴다. '2009년은 나의 우리의 한인의 해가 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와 함께. 김문호 기자
2009.01.05. 21:21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박찬호와 계약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야후스포츠'가 29일 필리스의 스토브리그를 결산하면서 박찬호의 영입이 현명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기사를 쓴 제프 파산은 "지난 시즌 불펜투수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박찬호를 싼 값에 잡은 것은 불펜을 강화시킨 현명한 판단"이라고 평해 아직은 필라델피아 언론이 박찬호를 선발보다는 불펜투수로 인식하고 있음도 읽게했다. 박찬호는 지난 14일 필리스와 1년 확정연봉 250만 달러에 보직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계약을 별도로 맺었다. 인센티브 내용도 선발과 불펜으로 나뉘어져 있다. 파산은 "내년 시즌 필리스 선발 로테이션은 콜 해멀스 브렛 마이어스 조 블랜튼 제이미 모이어로 꾸려질 가운데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박찬호 카일 켄드릭 J.A. 햅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나마 파산은 선발진입을 노리는 여러 경쟁자 가운데 박찬호의 이름을 맨 앞에 거론하며 유력 후보임을 암시했다. 박찬호는 올해 다저스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4경기에 출전 4승4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선발로는 5경기 밖에 못 뛰었지만 평균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1승 평균자책점 2.16을 마크 선발투수로서의 부활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찬호는 선발로 뛰기 위해 필리스와 1년 계약했다. 또 내년 시즌 선발투수에 대한 집념이 확고한 만큼 당당히 5선발을 꿰차 필리스의 선택이 진짜 현명했음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김문호 기자
2008.12.29.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