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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퀴어 정체성 담은 제프리 깁슨 전시회

  유명 작가 제프리 깁슨의 전시회가 10일 더 브로드에서 개막했다. 깁슨은 원주민 출신의 현대 미술가로 원주민과 퀴어의 정체성을 융합한 독창적인 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전시는 1층 특별전시장에서 9월 28일까지 진행된다. 목요일을 제외한 평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목요일은 오후 8시까지 연장 운영하며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입장료는 성인 15달러.    김상진 기자원주민 정체성 제프리 깁슨 퀴어 정체성 원주민 출신

2025.05.1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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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단신 브리핑] 일리노이, 원주민 부족 땅 반환 추진

#일리노이, 원주민 부족 땅 반환 추진    연방 정부가 일리노이 주 프레리 밴드 포타와토미 부족으로부터 약 175년 전 빼앗은 땅이 다시 원주민들에게 반환될 예정이다.     연방 정부는 지난 1829년 당시 포타와토미 부족의 샤브에나이 추장과 일리노이 주 북부 땅을 보존하는 계약을 맺었고, 이 때문에 1830년 통과된 원주민 밀어내기 법안으로 인해 미시시피 강 서쪽으로 이주해야 했던 포타와토미 부족은 예외가 됐다.     하지만 연방 정부는 1848년경, 샤브에나이 추장이 친척들을 방문하기 위해 캔자스 주에 가 있는 사이, 일리노이 북부 땅을 백인 정착민들에게 매각했고 포타와토미 부족은 자신들의 땅을 잃게 됐다.     일리노이 주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후 시카고 서쪽에 위치한 1500에이커 규모의 샤브에나이 주립공원을 포타와토미 부족에게 대신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일리노이 주정부가 공원 관리 비용을 계속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포타와토미 부족 조셉 럽닉 연합회장은 "일반인에게 주립공원의 소유주가 바뀌었다는 것을 티 내고 싶지는 않다"며 공식 소유권은 포타와토미 부족으로 이관됐지만 주립공원은 지금처럼 똑같이 운영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반환되는 샤브에나이 공원 부지는 1800년대 포타와토미 부족이 잃은 땅과는 똑같지는 않다. 실제 포타와토미 부족이 소유권을 잃은 땅은 현재 개인 소유 땅•골프장•보호림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일리노이 주 상원이 통과시킨 해당 법안은 오는 11월 주 하원에서 투표를 거치게 된다.    #낙서 훼손된 버킹엄 분수, 다시 운영 재개   시카고의 대표적인 명소 중 하나인 버킹엄 분수(Buckingham Fountain)가 반달리즘(vandalism)으로 훼손돼 이틀 간 운영이 중단됐다가 다시 재개됐다.     시카고 공원국은 지난 23일 버킹엄 분수를 재가동한다고 발표했다.     당국에 따르면 버킹엄 분수는 지난 21일과 22일 사이 반달리즘에 의한 낙서로 훼손됐다. 용의자들은 빨간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가자가 피를 흘리고 있다", "대량 학살을 중단하라" 등의 반 이스라엘 구호를 적어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낙서로 인한 별도의 추가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반달리즘이 발생한 지난 21일과 22일 사이 시카고 다운타운 루프에서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벌어져 모두 11명이 체포됐다.    Kevin Rho 기자로컬 단신 브리핑 일리노이 원주민 일리노이 원주민 일리노이 주정부 사이 일리노이

2024.06.2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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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넷 카운티 재개발 부지 미스터리 돌탑 논란

귀넷 카운티 북동부 지역에 1000가구 이상이 살 수 있는 주거지를 건설하는 일명 '풀 마운틴(Poole Mountain)' 프로젝트 부지에 역사적 가치가 있을 수도 있는 '돌탑'이 대거 발견되면서 공사를 진행해도 되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     돌탑 혹은 돌 구조물은 특정한 패턴은 없지만, 공사 부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을 반대하는 입장은 해당 돌탑들이 수 세기 전 미국 원주민들의 유적과 관련이 있어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공사 부지와 '미네랄 스프링로드' 서쪽으로 맞닿아있는 공원은 1990년대 재개발 부지로 승인되었지만, 풀 마운틴 부지에서 발견된 돌탑과 흡사한 돌탑이 발견되며 원주민들의 유산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때 유산을 지켜야 한다며 시위대가 나섰고, 개발자는 결국 부지를 포기하고 귀넷 카운티에 매각, 몇 년 후 890에이커 부지에 ‘리틀 멀버리 공원’이 생기게 됐다.       일부는 멀버리 공원과 1마일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발견된 돌탑 또한 고고학적으로 중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제이니 룹서 고고학 박사는 폭스5뉴스에 "두 부지에서 발견된 돌 구조물은 비슷하다. 적어도 일부는 중요한 가치가 있거나 인간의 유해를 덮는 용도로 사용됐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화·유적 분야에 대해 컨설팅을 제공하는 웹&어소시에츠의 스티브 웹 대표는 풀 마운틴 프로젝트 부지의 암석층을 세 번 조사했지만, 원주민이 돌 관련 구조물에 관여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웹 대표는 "쌓인 돌들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이 19~20세기 사이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원주민이 아닌, 농부들이 땅을 개간하거나 토양 침식을 막기 위한 말뚝이었을 수도 있다"고 매체에 설명했다.     귀넷 카운티는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공청회는 15일에 예정되어 있다.  윤지아 기자원주민 카운티 카운티 재개발 재개발 부지 카운티 북동부

2023.02.1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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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들, 영화 ‘아바타2’ 보이콧

최근 개봉해 흥행 중인 영화 ‘아바타:물의 길’(아바타2)이 식민주의를 백인의 관점에서 미화하고 낭만화한다며 아메리칸 인디언 부족들이 관람 거부 보이콧 운동을 시작했다고 LA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LA지역의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바호족 출신의 유에 버게이 활동가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아바타2’가 ‘문화적 전유’와 ‘백인 구원자 콤플렉스’를 만족하게 하는 영화라면서 보이콧을 촉구했다. ‘문화적 전유’는 어느 한 집단의 구성원이 다른 집단의 문화를 해당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차용하는 것을 말한다. 또 ‘백인 구원자 콤플렉스’는 백인이 항상 원주민을 구원하고 위기를 해결해준 존재였다는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아바타’ 1편은 외계 행성 판도라의 원주민 나비족과 이 행성을 식민지로 만들려는 지구인의 대결을 그렸다. 주인공인 전직 백인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는 1편에서 나비족을 돕다가 원주민의 일원이 되고 2편에서도 이런 갈등 구조는 유지된다.   ‘아바타’ 시리즈를 만든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2012년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에 대해 “아메리카 식민지 초기 북미와 남미의 역사를 재구성한 SF”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한 유럽인을 영화 속 지구인에, 원주민을 나비족에 빗댔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아메리칸 원주민 출신 민권 변호사 브렛 채프먼은 “‘아바타’ 이야기의 핵심은 백인 구세주 이야기”라며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영화”라고 깎아내렸다.   원주민 후예인 TV 작가 켈리 린 댄젤로는 ‘아바타2’를 보지 말고 영화 관람료를 어려움을 겪는 원주민 공동체에 기부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일부 원주민은 ‘아바타2’가 북미 인디언과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전형적인 특징을 백인 관점으로 해석한 뒤 영화 속 나비족에 획일적으로 투영했다면서 이러한 묘사는 원주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고정 관념을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마오리족 체니 풀은 “‘아바타2’의 나비족 묘사는 식민주의의 또 다른 사례일 뿐”이라며 “이 영화는 실제 원주민 문화에 깃든 고통의 역사를 경시하고 매우 낭만적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장연화 기자식민주의 원주민 원주민 나비족 아메리칸 원주민 아바타 이야기

2022.12.21. 21:03

위스콘신 호수서 3천년 전 원주민이 타던 카누 인양

위스콘신 주에서 3천년 전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만들어 탔던 것으로 추정되는 '덕아웃 카누'(통나무 배)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 USA 투데이 등에 따르면 위스콘신 역사학회 해양 고고학자들과 위스콘신 원주민 호청크?배드 리버 부족 출신 주민들은 전날 위스콘신 주도 매디슨의 멘도타 호수에서 기원전 1천년 경 건조된 카누 한 척을 인양했다.   약 4.5m 길이의 이 배는 참나무의 일종인 화이트오크 통나무로 만들어졌다.   역사학회 측은 "오대호 일원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카누"라며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약 3천년 전인 기원전 1천년 경 건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카누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수상 이동수단이다. 3천년이 넘는 세월에 걸쳐 달라진 카누 설계의 기술, 문화, 스타일 변화를 비교 연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인양 작업에 참여한 고고학자 겸 스쿠버 다이버 타마라 톰슨은 지난 5월 멘도타 호수에서 아이들에게 다이빙을 가르치다 우연히 이 카누를 발견하고 위스콘신 역사학회에 보고했다.   그는 앞서 지난해에도 이 호수에서 여가활동으로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다 건조된 지 1천200년 된 카누를 발견하고 역사학회 보고를 거쳐 작년 11월 인양 작업을 주도했다. 1년 새 2차례나 우연히 중대한 역사적 발견을 한 것이다.   역사학회 측은 "톰슨이 지난해 발견한 카누는 서기 850년경 건조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카누는 흠 없이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인양 작업에 참여한 호청크 부족 대표 말론 화이트이글은 "우리가 얼마나 오래 이곳에 살아왔는지를 알려주는 과학적 증거"라고 말했다.   호청크 족은 16세기 위스콘신, 일리노이, 아이오와, 미네소타, 미주리 등에서 번성한 원주민 부족이다.   토니 에버스 주지사는 "위스콘신이 주(州)가 되기 한참 전부터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원주민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기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 유물의 기원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아내고 배울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 카누를 위스콘신 주 역사 기록물 보관소로 이동해 세척?보존 처리한 후 보관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위스콘신 원주민 위스콘신 원주민 위스콘신 역사학회 위스콘신 일리노이

2022.09.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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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원주민의 날' 휴일로 지정…9월 넷째 주 금요일

캘리포니아 주가 ‘원주민의 날(Native American Day)’을 휴일로 인정하기로 했다.   매년 9월 넷째 주 금요일로 올해는 어제(23일)인 제55회 원주민의 날에 대해 주 정부는 올해부터 휴일로 받아들였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이날 기념식을 열었고 가주정부뿐 아니라 법원도 유급 휴일을 보냈다. 단 일반 사기업이나 업소 등은 유급 휴일로 반드시 지킬 의무는 없다.     1998년부터 원주민의 날 공휴일 지정을 위해 힘써온 가주 하원의 제임스 라모스 의원은 “이제 캘리포니아도 원주민 문화를 축하하는데 동참할 수 있게 됐다”며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있을 수 있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라모스 의원은 아메리칸 원주민인 ‘세라노·카위야 족 출신으로 최초의 가주 선출직 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편 콜럼버스데이에서 바뀐 ‘원주민의 날(Indigenous Peoples’ Day)’과 가주가 이번에 지정한 ‘원주민의 날’은 다르다. 류정일 기자원주민 금요일 공휴일 지정 원주민 문화 유급 휴일

2022.09.23. 19:04

연방 지명서 원주민 여성 비하어 '스쿼' 퇴출

연방정부가 인종·성별 등에 관한 비하·차별적 용어를 공공 명칭에서 퇴출하기로 하고 원주민 여성 비하어 '스쿼'(Squaw)가 들어간 지명 약 650개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 공개했다.   내무부는 연방정부 소유지 약 650곳에서 '스쿼'라는 단어를 영구 제거하는 작업을 지난 8일부로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의 '래핑 스쿼 슬러프'(Laughing Squaw Sloughs)는 '체리힐 우즈 슬러프'(Cherry Hill Woods Sloughs)로, 캘훈카운티의 '스쿼 아일랜드'(Squaw Island)는 '캘훈 아일랜드'(Calhoun Island)로 이름이 각각 변경됐다.   내무부는 작년 11월 '스쿼'가 미국 원주민 여성을 비하해 일컫는 멸칭(蔑稱)이라고 알리고 '스쿼'라는 단어가 포함된 산·강·호수·계곡 등의 이름 변경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첫 원주민 출신 각료인 뎁 할랜드 내무장관은 "공공의 땅과 물을 누구에게나 친밀하고 수용적인 곳으로 만들겠다"며 "존귀한 연방정부 소유 명소에 오랫동안 붙어있던 인종차별적·경멸적 용어를 제거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내무부는 지명변경위원회(BGN) 산하에 특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70개 원주민 부족 포함 다양한 시민협의체에서 1천여 건의 제안을 받아 개명 작업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BGN은 지난 8일 변경된 이름 목록을 최종 승인했으며 개명 효력은 즉시 발효됐다.   공식 변경된 지명은 내무부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60년 제8회 동계 올림픽이 개최된 캘리포니아주 플레이서카운티의 '스쿼 밸리'는 '올림픽 밸리'로 개명됐다. 이번 개명 대상에 포함된 캘리포니아주 지명은 80여 곳에 이른다.   그 외 명소 가운데 애리조나주 야바파이카운티의 '스쿼 피크 캐년'(Squaw Peak Canyon)은 '포큐파인 캐년'( Porcupine Canyon)으로, 뉴욕주 나소카운티의 '스쿼 아일랜드'(Squaw Island)는 '사우스 아일랜드'(South Island)로 변경됐다.     내무부는 앞서 지난 1962년과 1974년에 흑인 비하 및 일본인 비하 잔재가 남아있는 지명을 변경하도록 하는 조치를 내린 바 있다.  Kevin Rho 기자•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원주민 지명 원주민 여성 캘리포니아주 지명 원주민 출신

2022.09.13. 16:09

[기고] 원주민 인디오들과 춤추다

미국에 있는 ‘이해의 사원(TOU)’ 국제업무 담당자 루이스 돌란 신부님의 초청을 받고 1992년 라틴아메리카 원주민을 위한 종교인 순례모임에 참가했다. 낯선 나라를 방문한다는 것은 항상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앞서게 마련이지만 남미여행은 그렇지 않았다.   원주민을 위한 순례라는 점이 속마음을 경건하게 만들었고, 알 수 없는 엄숙한 생각까지 하며 여행길을 떠났다. 아마 이번 기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미를 방문하여 원주민 인디오를 처음 만난 곳은 페루의 쿠스코, 그 옛날 잉카제국의 수도에서였다. 남미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은 정복자 스페인 사람들의 혈통을 이어받은 후예 혼혈아 메스티조였다. 그들은 생김새도 서양사람 같았고 체구도 컸으며 모두 당당하고 활달해 보였다.   지금으로부터 2만년 전 원시 몽고인종과 헤어져 아시아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온 사람들의 자손, 인디오는 유난히 머리카락이 검고 체구도 왜소했다. 몽골리안이어서 생김새도 어딘가 모르게 우리와 비슷했다.     인디오들은 우리 일행을 환영했다. 남자는 그들 고유의 악기를 불고 북을 쳤고 여자는 가면을 쓰고 나와 장단에 맞춰 춤을 췄다. 처량해 보이던 인디오들이 가면을 쓰고 우리를 위해 춤을 추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안쓰럽다고 여겼던 나는 어느 결엔가 나도 모르게 스며들 듯이 그 사람들 속에 들어가 춤사위를 흉내 내며 함께 춤추었다. 춤판이 끝나 자리로 돌아오려 하자 악단의 악사들이 내 곁으로 모여들어 눈웃음으로 반겨주기도 하고, 그중 어떤 사람은 내 뺨에 키스했다. 함께 춤을 춘 것이 자기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으로 여겨져 고맙다는 표시였을 것이다.   환영 공연이 끝나고 저녁식사 시간이 됐을 때 신기한 일이 생겼다. 조금 전 내가 춤추는 것을 보았던 인디오 어린이들이 나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어떤 어린이는 구슬을 내게 주고, 또 다른 어린이는 무슨 열매인가를 내 손에 쥐여주었다.   곁에 모여든 많은 어린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아무 말도 통하지 않는 그들에게 ‘코리아’ ‘서울’ ‘올림픽’이라는 세 마디를 가르쳐주면서 반복적으로 따라 하라고 했다. 나와 함께하는 것이 매우 신이 나는 듯 목청껏 “코리아, 서울, 올림픽”이라고 외쳤다. 그들이 자라서 언젠가 코리아라는 나라를 알게 되고, 코리아의 수도가 서울인 것을, 그리고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인 것을 알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했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길을 걸을 때, 조금 전 단상에서 엄숙한 모습으로 의식을 집전했던 노신부님이 자연스럽게 다가와 나의 손을 잡고 걸었다. 나는 스페인어를 모르고, 신부님은 영어로 말하지 않았다. 그래도 신부님과 맞잡은 손은 그 사회의 약자, 인디오에 대한 염려와 연민의 정이 관심으로 흐르고 있다고 느껴졌다.   잉카문명에 대해 따로 아는 바는 없지만, 잉카제국의 마지막 도시 마추픽추를 둘러보면서 실로 경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스페인 침략자에게 쫓고 쫓기어 높고 높은 산봉우리를 깎아 만든 도시는 천혜의 요새였다. 그 옛날 아무 기계도 없던 때 이 산중에다 어떻게 그 무거운 돌을 옮겨다 그렇게 정교하게 석축을 쌓아 집을 짓고 계단식 밭을 일구며 살았을까? 규모 면에서도 방대하고 기하학적 느낌마저 들도록 구획과 선이 뚜렷했다.   산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고 공중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하여 마추픽추를 공중도시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 높은 공중도시마저도 스페인 군대에 공격을 받고 멸망했다고 하니, 자신의 땅에 살던 그들이 끝까지 쫓기고 죽임을 당해야만 했던 수난의 역사는 참으로 비참했다. 오늘날 그 후예들이 대통을 엮어서 만든 것 같아 보이는 삼뽀냐 악기를 불면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가락만 듣고 있어도 공연히 저절로 슬퍼진다.   수난과 고통을 겪었던 호주 원주민 작가 반조 클라크가 쓴 글을 읽다 보면 원주민들은 대지를 어머니라고 여기고 세상 만물을 신성하게 여긴다. 그들의 따스한 가슴과 인간적인 모습, 순리와 원칙에 순응하는 그들의 삶에서 깊은 영감을 얻게 된다. 박청수 / 청수나눔실천회 이사장기고 원주민 인디오 원주민 인디오들 라틴아메리카 원주민 자손 인디오

2022.03.18. 18:30

파워볼 사상 7번째 상금 절반 당첨 WI 원주민 부부 비결

미국 양대 복권 중 하나인 '파워볼'(Powerball)이 지난달 6억3260만 달러 상금을 나눌 1등 당첨자 2명을 내 관심을 모은 가운데 7일 그 첫번째 주인공이 확인됐다.   위스콘신주 복권국은 7일 그린베이 인근의 미국 원주민 집성촌 오나이다에 사는 태미 웹스터•클리프 웹스터 부부가 바로 행운의 주인공이라고 발표했다.   파워볼은 작년 10월 4일 이후 당첨자를 내지 못하다가 40차례 추첨 만인 지난달 5일, 3개월간 누적된 상금의 주인 2명을 가렸다. 상금이 파워볼 역사상 7번째 높은 액수로 치솟으면서 당첨자에 더 큰 관심이 쏠린 상태였다.   해당 복권 1장은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인근 주유소에서 다른 한 장은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한 편의점에서 팔렸으며, 캘리포니아주 당첨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당첨금은 똑같이 양분돼 웹스터 부부에게 3억1630만 달러가 돌아왔다.   웹스터 부부는 복권국이 배포한 동영상을 통해 "주어진 조건에 감사하면서 늘 기쁜 마음으로 살다 보면 좋은 일이 일어날 거다. 우리도 그랬으니까"라고 행운을 안게 된 비결을 소개했다.     복권은 남편 클리프가 구입했다. 당첨 번호는 6,14,25,33,46 파워볼 숫자 17이었다.   아내 태미는 "새벽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면서 뉴스를 듣는데 파워볼 1등 당첨자가 위스콘신과 캘리포니아에서 각 1명씩 나왔다고 했다. 순간 기대가 일었으나 곧 '위스콘신 주에서 복권 산 사람이 우리 뿐이랴' 싶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편 클리프는 이미 번호를 맞춰보고 있던 중이었다. 그는 "파워볼 숫자를 손가락으로 가리고 있다가 들어보니 17이었다"면서 "한동안 아내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사실을 알렸고 우리는 새벽 4시30분에 서로 부둥켜 안고 소리를 질렀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 부부는 미국 원주민으로 남편 클리프는 오나이다족, 아내 태미는 오나이다족과 수족 혈통을 반반씩 이어받았다고 지역 매체들은 전했다.   웹스터 부부는 현금 일시불(2억2510만 달러) 수령 옵션을 선택, 연방정부 세금 5400만 달러와 주정부 세금 1720만 달러를 제하고 남은 1억5390만 달러를 손에 쥐었다.   복권을 판매한 주유소 측도 10만 달러 상금을 받게 된다고 복권국은 전했다.   파워볼은 미국 45개 주와 워싱턴D.C.,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 푸에르토리코 등에서 시행되며, 1등 당첨 확률은 2억9200만 분의 1이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파워볼 원주민 파워볼 역사상 캘리포니아주 당첨자 파워볼 숫자

2022.02.0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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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아메리카 원주민 (2)

그리고 이 연합 정부는 그 동안 필라델피아에서 각 주정부의 대표가 난상 토론을 통해 헌법을 제정하는 등 13년이 지난 1789년에 조지 워싱턴을 간선제로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 그러나 독립된 미국은 인디언 문제를 오늘날 멕시코가 된 당시의 스페인 통치와는 전혀 다른 정책으로 구사하였다. 즉, 스페인처럼 그들과 공존해서 사는 것보다는 “인디언 보호구역”이라는 별도의 구역을 만들어 그곳으로 쫓아내는 지역 설정이었다. 한때 독립 초기 미국 헌법의 아버지인 죤 마셜 (John Marshall) 연방 대법원장이 인디언의 권리를 인정하여 어느 주정부도 단독으로 인디언을 상대할 수 없으며 연방 정부만이 직접 상대할 수 있다고 인디언 편을 들어 주정부 마음대로 인디언을 공격을 못 하게 한 바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후 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앤드루 잭슨(Andrew Jackson) 대통령은 그것은 죤 마셜의 이야기이며 대통령인 나로서는 연방정부가 그렇게 큰 권력을 갖는다는 것을 반대한다며 주정부는 주정부 대로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공언하였다.     따라서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 한가운데를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르는 미시시피강 서쪽 근처의 오클라호마 지역에 한반도보다 훨씬 큰 단일 면적의 인디언 보호 구역을 만들어 놓고 미국 동해안부터 미시시피강 사이에 사는 모든 인디언을 그리로 몰아내는 전쟁을 치렀다. 그러나 그것은 보호구역이라기보다는 미국인이 요새를 사방으로 둘러싼 일종의 거대한 감옥이었다. 초기 미국 독립 당시의 영토 개념은 뉴욕에서 지금의 LA 태평양 연안까지가 아니라 중부지역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미시시피강까지의 개념이었다.   더구나 잭슨 대통령은 군인시절 수많은 인디언을 상대로 잔혹한 전쟁을 치른 장군이었다. 잭슨 대통령은 재임 시 인디언 청소를 위해 일리노이 주의 강력한 블랙 호크 추장과 그 동맹군을 잔혹하게 학살을 하였는데 그것이 미국 인디언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유명한 “Black Hawk War”이다. 왜냐하면 미국의 플로리다주부터 오하이오주까지 여러 곳에 흩어진 많은 부족이 백인과의 전투 패배로 오클라호마까지 “눈물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지만 블랙 호크의 패배로 더 이상 모든 인디언들은 전의(戰意)를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잭슨 대통령은 사실상 잔인하게 상대하였던 인디언 문제만 접어 논다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다. 당시 부유층들에게 집중된 참정권을 서민 대중에게도 골고루 나누어질 수 있도록 연방의 권한을 축소시켰으며, 여성 문제와 금융법에도 일대 개혁을 단행하였다. 과거 오바마대통령이 작금의 돈 놓고 돈 먹는 라스베가스식의 투기 금융은 결국 일반 대중의 눈물을 쥐어 짤 수밖에 없는 ‘신자유주의’를 핑계 댄 그들만의 괴상한 방식이라고 월가에 철퇴를 내리듯, 잭슨 대통령은 당시에 연방 자금을 제일 많이 갖고 있는 미국은행(The Bank of United State)이 부자들을 위한 투기성 횡포가 심하다며, 뭉그적거리며 말을 안 듣는 재무 장관들을 3번씩이나 갈아치우면서까지 아예 은행 문을 닫아버리더니, 한 걸음 더 나가 지폐 사용은 시기 상조라며 지폐를 중단하고 동전만을 사용토록 하였다.   결국 그 후 그는 한동안 경제 불황을 겪기는 하였지만 미국의 사고방식을 절대 딴눈 팔지 않도록 역사상 처음부터 엄격하게 민주화로 걷게끔 화끈하게 틀어논 셈이었다. 그는 지금 미국 민주당의 태동력이었으며 정신적 철학의 대상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 화폐 20불짜리의 주인공이다. 인디언 보호 구역은 그 후 개념이 많이 바뀌어 현재 각주에 널리 퍼져 310개 구역에 150만 명의 인디언이 살고 있다. 한홍기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 보호구역 인디언 문제 잭슨 대통령

2021.12.0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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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아메리카 원주민(1)

미국은 13년 전 오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추수감사절 다음 날을 ‘아메리카 원주민 유산의 날’(The Native American Heritage Day)로 제정하였다. 특히 공립 초•중학교가 아메리카 원주민의 역사, 업적에 중점을 둔 교육 지침을 제공함으로써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향상시키도록 하였다.   금년은 다음 주 11월 26일이다. 그러나 매번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날 모든 상점에서 ‘아메리카 원주민의 날’이 겹치는 이날에 아직도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상술로 계속 상점에서 대폭 할인행사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마 많은 유학생들은 경험하였음직하다. 이날은 새벽, 아니 그 전날 추수감사절 음식을 먹자마자 전자제품을 파는 대형 상점 앞에 미국인들과 함께 텐트를 친 기억이 날 것이다. 미국은 바로 이날이 젊은이들에게는 광란의 날이다.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이날은 탐욕으로 얼룩진 공격적 자본주의에 의한 계속된 식민주의 행동이라는 것이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역사는 약 1만 5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베리아 동쪽에 살던 사람들이 현재 알래스카라고 불리는 곳으로 이주해 살기 시작했다. 대부분 몽고인으로 추정되는 이 초기 이주자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최초의 아메리카인이다.   콜럼버스 이전의 아메리카 대륙의 인구는 학자들마다 큰 차이가 있는데 천만명부터 인류학자인 헨리 도빈스(Henry Dobyns)은 심지어 1억 명까지 살았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하여튼 유럽인들이 아메리카를 발견하기 전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문명사회를 이루고 살았으며 특히 남아메리카는 더욱 그러하였다.   북아메리카는 부족들 상당수가 공통적 언어 기원으로 느슨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캐나다에서 버지니아에 이르는 대서양 연안을 따라 살던 알곤 퀸(Algonquin) 부족, 현재 뉴욕 북부가 중심이던 이로쿼이 연맹(Iroquois Confederacy), 동부 연안 최남단 지역의 부족들로 이루어진 무스코비안(Muskogean) 부족이 이 언어 군으로 가장 큰 집단을 구성하고 있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은 아메리카뿐만 아니라 극동인 한국에까지 영향이 미칠 정도로 지구 전체에 대변혁을 불러왔다. 따라서 세계사는 약 500년 전부터를 신 세계사로 불릴 정도로 전혀 다른 문명과 혼란의 연속을 가져왔다. 유럽 국가들이 해양을 통해 동쪽을 향한 극동 지역까지의 진출 시작과 더불어 서쪽을 향한 아메리카의 진출은 오늘날의 세계 각국의 모습과 충격적인 문명을 갖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미국은 1776년 독립을 하였지만 독립 당시와 그 후의 역사는 그야말로 처절한 전쟁의 역사였다. 전쟁 당사국은 현재의 미국이 된 당시 영국의 식민지 연합과 그들을 통치하던 대영제국, 그리고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마지막으로 유럽이 인디언이라고 부르는 아메리카 원주민, 모두 6개국이 온통 어울려 때로는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이합집산 식으로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편을 갈라 북아메리카에서 유럽보다 더 기름진 땅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 그 가운데 인디언은 물론 단일 국가가 아니라 부족 체제였지만 자기 영토 내에 백인들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어떤 부족은 영국과 한편으로, 어떤 부족은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또는 스페인과 한편으로 동맹을 맺어 당시 유럽에서 건너온 백인 정착민들과 전쟁을 벌이기도 하였다.   미국은 이 아수라장 같은 전쟁에서 승리하여 1776년 독립을 기점으로 명칭이 United Colonies(연합 식민지)에서 현재의 United States(연합 정부)로 바뀌었다. ([email protected])  (계속) 한홍기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아메리카 원주민 아메리카 원주민 아메리카 대륙 역사 업적

2021.11.1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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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브래스카서도 원주민 학교 비극…아동 87명 사망 확인

  캐나다에 이어 미국에서도 원주민 아동들이 기숙학교에서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네브래스카주 제노아에서 1884년부터 1934년까지 운영된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최소 87명의 아동이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캐나다에선 전국의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1200구 이상의 아동 유해가 발굴됐다.   미국도 캐나다처럼 원주민 아동을 백인 사회에 동화시키겠다는 목적으로 기숙학교를 운영했다. 관련법이 제정된 1819년 이후 29개 주에서 정부나 교회 주도로 최소 367개의 기숙학교를 설치했고, 수십만 명의 원주민 아동이 입소했다.   제노아 기숙학교의 실상을 연구한 네브래스카 링컨대의 마거릿 제이컵스 교수는 "학교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실제로 기숙학교는 원주민 아동을 가족이나 원주민 사회와 단절시키는 기관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전국적으로 기숙학교에 입소한 원주민 아동의 수와 사망자의 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연방 내무부는 원주민 기숙학교의 실상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내무부는 기숙학교 설치와 운영에 대한 과거 정부 자료들을 분석한 뒤 원주민 단체들과 협의해 학교 운영 실태와 희생자 추모 등의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년 4월 발표할 예정이다.   내무부 수장인 뎁 할랜드 장관은 뉴멕시코주 지역의 라구나 푸에블로 원주민 부족 출신으로, 원주민 출신 첫 미국 각료다.  네브래스카 원주민 원주민 기숙학교 원주민 아동들 원주민 학교

2021.11.1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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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주민 터전 위협하는 기후변화

 지난 7월초에 연구차 알래스카 서부도시 놈(Nome)을 방문했다. 공항에서 만난 원주민은 아버지의 상을 당해 고향인 시시마래프(Shishmaraf, 인구 565명)를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그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연안 침식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시시마래프라는 작은 마을은 극지 연구의 중요한 장소이다. 습지가 많이 분포돼 있어 메탄의 생성 및 방출에 대한 연구가 꽤 오래 전부터 진행되고 있다. 메탄은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20배이상 높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극지의 온난화가 급격하게 진행돼 해양과 육상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해양생태계에 대한 영향을 살펴 보자.     첫째는 북극 해빙의 감소이다. 해빙에는 1년생과 다년생이 있다. 1년생은 첫해 생긴 해빙으로 매우 얇다. 그에 비해 다년생은 매우 두꺼워 물개와 북극곰의 서식지로 매우 중요하다. 근래 다년생 해빙의 감소 경향이 뚜렷하다. 북극 해빙 면적을 관측한 우주항공국(NASA)은 2020년도가 최저였지만 올해도 감소추세는 현저하다고 밝혔다.     봄철, 어미 물개는 다년생 해빙 안에서 새끼를 출산하고 새끼가 북극곰을 피할 수 있도록 해빙 안에 미로를 만든다. 그러나 다년생 해빙이 얇아지면서 후각이 발달한 북극곰은 해빙을 깨뜨려 쉽게 새끼를 포획한다. 온난화로 얇아진 해빙은 북극 해양동물의 생활 터전과 해양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있다.     둘째로 해빙의 감소로 파도가 이전보다 더 강하게 일어나고 겨울철 눈폭풍의 강도와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파도는 바람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극지 해빙이 줄어들면 강한 파도의 발생과 빈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알래스카 에스키모는 조상 때부터 고래사냥 등을 하면서 생활 터전을 이뤄왔다. 알래스카 연안에 많은 에스키모 마을이 형성된 것은 해양동물 수렵과 관계가 있다. 매년 봄과 가을에 개체수를 제한해 고래를 포획할 수 있어 그들의 전통과 음식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강한 바람으로 파도가 강해지고, 겨울철에는 눈폭풍으로 연안 침식이 현저히 일어나고 있다. 알래스카에서 연안 침식이 가장 심한 곳이 시시마래프이다. 연안 침식이 심하다는 것은 원주민의 생활 기반이 파괴된다는 뜻이다. 조상 때부터 내려 온 그들의 터전이 위협 받고 있다.     연안에서 내륙으로 이사하는 것도 그리 간단하지 않다. 알래스카 주정부의 예산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그들이 이전처럼 생활할 수 있을지 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연안에 있는 그들 선조가 묻힌 묘지도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마지막으로 연안 침식에 의해 지반 깊이 숨겨져 있던 동토가 노출되고 있다. 동토 속에는 고농도 메탄이 들어 있다. 동토 노출은 메탄의 대기 방출을 의미한다. 대기 중의 메탄농도는 약 2.0ppm이지만, 동토의 메탄은 1만ppm 이상이다. 극지의 대기 중 메탄 증가 속도도 다른 지역보다 빠르다.     원주민과 대화하면서 기후변화와 온난화가 우리 앞에 와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기후변화 및 온난화로 인한 피해와 영향은 지구 전체에 걸쳐 있다. 한 곳에서는 가뭄으로, 다른 곳은 상대적으로 강우와 냉해의 피해를 입기도 한다. 지구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여서 균형을 이루려는 특성이 있다. 현 세대는 지구를 소중히 지켜 미래 세대에게 물려 줄 의무가 있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기후변화 원주민 다년생 해빙 생활 터전과 알래스카 연안

2021.10.2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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