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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인력 바탕 고부가 창업 생태계 구축"

이강덕(52.사진) 시장은 포항 최초의 경찰행정가 출신 민선 시장이다. 경찰대학 1기로 22세에 일선 파출소장으로 시작해 동기중 유일하게 치안총감 계급까지 올랐다. 그는 "철강도시, 포스코, 과메기로만 알려진 포항을 '창조경제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침 인터뷰 당일은 취임 100일째 되던 날이었다. -취임 100일 소감은. "시민들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이제 겨우 방향과 체계를 잡았다. '함께하는 변화, 도약하는 포항'을 시정목표로 삼고 뛰고 있다." -역점 시책은. "'창조 도시'가 목표다. 철강산업 일변도의 한계를 넘기 위해 신성장산업 기반 마련이 급선무다.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의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포항에는 첨단기술 인프라와 고급 인력이 풍부하다. 이를 기반으로 고부가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 -미국에서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지난해 퇴직 후 일리노이주에 있었다. 한인들의 고국에 대한 애틋함을 느꼈다. 고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여건을 많이 만들겠다." -왜 포항에 와 봐야 하나. "호미곶의 해맞이 행사에서 한 해를 끝내고 다시 시작하는 도시다. 첨단 기술을 보고, 천혜 자연을 즐기고, 맛있는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2014.12.11. 21:53

가장 먼저 해 뜨는 '빛의 도시'

포항은 철강도시로 유명하지만 사실 '빛의 도시'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고, 제철소에선 시뻘건 쇳물이 쏟아진다. 최근엔 첨단과학기술로 태양보다 100경(京)배 밝은 빛도 만들고 있다. 경북에서 방문한 마지막 도시 포항에서는 제 2의 영일만의 기적이 빛으로 빚어지고 있다. 포항은 영일만의 호미곶에서 시작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최동단이다. 원래 장기곶으로 불리다 지난 2001년 지명을 호랑이 꼬리라는 뜻으로 바꿨다. 일본이 한반도를 토끼 모양으로 폄하한 지 수십 년 만에 한반도의 호랑이가 완성된 셈이다. 호미곶은 일년의 마지막날과 첫날이 교차할 때 가장 뜨겁다. 해마다 12월31일 밤 해맞이 축전이 열린다. 올해 17회째다. 이날 하루를 위해 전국에서 2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린다. 정봉영 홍보담당관은 "또 하나의 장관은 해맞이 광장 한 가운데 걸리는 대형 가마솥"이라며 "1만 명분의 떡국을 끓여 나눠준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철강 기업 포스코의 모태인 포항제철소 쇳물도 더 뜨거워지고 있다. 2007년 세계최초로 15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공법 상용화 설비를 완공하면서 재도약하고 있다. 파이넥스 공법은 철광석과 유연탄을 덩어리로 만들 필요없이 가루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경제성이 35% 높아지면서도 공해물질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2011년 6월에는 세계최초로 연산 200만톤의 파이넥스를 착공했다. 2012년 현재 기준으로 1973년 조업을 개시한 이래 38년 9개월 만에 조강 생산 3억5000만톤을 기록했다. 누계 생산량은 2000cc 자동차 2억5000만대를 만들 수 있고, 선재제품으로 환산하면 지구에서 달까지 2384회 왕복 가능한 엄청난 양이다. 포스코의 발전은 바꿔말하면 포항시의 철강 의존도가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포항 제조업의 78.8%가 철강업이고, 지역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7.3%로 절대적이다. 그래서 새로운 신성장산업 기반을 마련하지 않으면 도시성장이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 대안중 하나가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빛나고 있다. 현재 건설중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다. 방사광가속기란 전자나 양성자처럼 전기를 띤 아주 작은 입자를 가속시킬 때 나오는 강렬한 빛(방사광)을 이용해 물질의 구조를 사진 찍듯 알아내는 장치다. 95년에 1500억 원을 들여만든 3세대 방사광가속기로 국내 벤처인 크리스탈지노믹스가 비아그라의 구조를 밝혀 그 결과를 세계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에 게재했다. 물리.화학 등 기초과학에서부터 반도체 개발 등 응용연구에 모두 사용된다. 생체나 세포를 자르지 않고 암세포 등을 생생하게 포착할 수 있다. 특히 에이즈 증폭 차단 단백질 구조를 규명해 신약개발, 신물질, 신소재, 반도체, 마이크로 로봇제작 등 첨단과학연구와 첨단산업육성의 필수 연구시설이다. 그 옆에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건설중이다. 3세대 보다 빛이 100억 배 밝고 빛의 진폭이 짧아 분자가 움직이는 1000조 분의 1초 순간까지 관측할 수 있다. 그래서 '나노 세계를 보는 현미경'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재 전 세계에 미국과 일본밖에 없다. 현미경이라고는 하지만 크기는 거대하다. 1km가 넘는 길이에 8차선 넓이 도로처럼 길게 쭉 뻗어있다. 마치 비행기 활주로 같다. 조무현 포항가속기연구소장은 "전세계에서 3세대 가속기 연구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6명이 나왔다"며 "4세대 가속기가 완료되면 한국도 최초의 노벨상을 꿈꿔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구현 기자 ☞포항은? ■ 도시명 유래: 개울 포(浦)와 목 항(項). 지금의 칠성천 부근이었던 '갯미기(갯목)'의 한자화. ■ 위치: 경상북도 동해안 중앙 ■ 면적: 1,128㎢(LA시의 약 87%) ■ 행정구분: 2구 4읍 10면 ■ 인구: 519,031명(2014년) ■ 시장: 이강덕(2014년 7월~) ■ 시정 목표: 함께하는 변화, 도약하는 포항 ■ 특산물 : 과메기, 대게, 돌문어, 오징어, 돌미역, 부추, 산딸기

2014.12.11. 21:52

[포항의 멋] "내가 물고기를 살렸다"…원효·혜공 전설 '오어사'

▶영일만 해수욕장(사진 왼쪽) 포항은 동해안의 해수욕장이 집결해있다. 영일만 등 6개 해수욕장은 하루 최대 35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죽도시장에서 운하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영일만해수욕장과 만난다. 영일만해수욕장 테마거리는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두호동 설머리까지 1.2㎞ 구간에 해수욕장을 낀 데크와 산책로, 야외무대, 자전거도로, 해송숲 등이 펼쳐져 휴식이나 여가를 즐기기에 좋다. 도로 쪽으로는 횟집과 카페 등이 불을 밝히고 바다 쪽으로는 포스코의 불빛이 어우러져 색다른 야경을 선사한다. ▶오어사 오어사는 포항 시내 남쪽 운제산 자락에 터를 잡은 천년고찰이다. 신라 26대 진평왕 때 창건된 사찰로 오어지라는 저수지를 끼고 있어 산과 물, 사찰을 두루 누릴 수 있다. 독특한 이름의 오어사는 원효대사와 혜공선사가 이곳에서 수도할 때 붙여진 이름이다. 두 사람이 개천의 물고기를 살리는 시합을 했는데, 그중 한 마리는 살고 한 마리는 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서로 살아 있는 물고기가 내 물고기라 하여 나 오(吾), 물고기 어(魚) 자를 써서 오어사라 했다고 전한다. 오어사에서 출렁다리인 현수교를 건너면 오어지를 끼고 1㎞ 가량의 오어사둘레길이 이어진다. 해발 480m의 운제산은 화려한 단풍으로 유명해 가을산행지로도 인기 있다. 원효 코스, 혜공 코스, 대왕암 코스가 있는데 모두 3~4㎞로 편도 2시간 정도면 운제산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다.

2014.12.11. 21:49

다시 뚫은 물길 '포항운하'에 죽도시장도 활기

"문어 시집 보내는 날이라예." 한 상인이 펄펄 끓는 가마솥 물에서 '돌문어'를 꺼냈다. 서울 손님한테 문어를 배송하는 날이다. 시장엔 삶이 가득했다. 복닥거리는 사람들 사이사이로 갓 잡은 생물들이 파닥거렸다. 포항 죽도시장은 동해안 최대 전통시장이다. 14만㎡ 부지에 1641개 점포가 모여있다. 횟집만 300개다. 어시장 구역, 먹자골목, 떡집골목, 이불골목, 한목골목이 조성되어 있다. "우리끼리 말로 전차만 빼고 다 판다 아입니까." 죽도어시장 상인회의 김경수 회장은 어시장내 회센터골목으로 안내하며 말했다. 어시장에는 활어와 건어 등 바다에서 나는 것은 뭐든 넘쳐난다. 다른 어시장에서 구경하기 힘든 개복치, 물곰에 고래고기도 있다. 특히 시장 대표 상품은 과메기다. 겨울바람과 햇볕에 꾸덕꾸덕 말린 꽁치다. 몸에 좋아 '바다의 홍삼'이라고도 불린다. 과메기의 어원은 '관목(貫目)'이다. 양눈을 꿰 말린 물고기란 뜻이다. 관목어로 부르다 시간이 지나면서 과메기로 바뀌었다. 원래 청어로 만들다가 어획량이 줄면서 대신 꽁치를 썼다. "과메기 한점에 마늘하고 쪽파하고 미역에 싸가(싸서) 무면(먹으면) 엄청 꼬시요(고소해요)." 죽도시장의 또 다른 명물은 대게다. 근해에서 잡히기 때문에 육질 등 그 맛이 탁월하다고 한다. 대게 중 대게로 꼽는 박달대게는 대부분 근해어업에서 잡힌 것이다. 죽도시장의 시원한 맛은 물회다. 도다리 같은 제철 해산물을 듬뿍넣고 고추장으로 만든 육수를 부어 먹는다. 어시장 내 포항수협 공판장 옆 골목은 일명 '문어골목'으로 유명하다. 가게마다 가마솥에서 금방 삶은 문어들이 먹음직스럽게 걸려 있다. 죽도 시장이 생기를 되찾은 건 최근이다. 1980년대까지 포항제철과 함께 포항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로 불리면서 전성기를 끌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대형 백화점과 기업형 마트, 편의점들이 들어서면서 손님 수가 줄었다. 그러다 수년 전부터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현대식 아케이드로 새 단장해 깨끗해졌다. 무엇보다 지난해 11월 개통된 포항 운하덕을 톡톡히 봤다. 포항운하는 형산강 입구에서 송도교 인근 동빈내항까지 1.3㎞ 구간의 막혔던 물길을 40년 만에 뚫었다. 단순히 물길을 이어 보기 좋은 수로 하나를 만든 것이 아니다. 해양생태관광도시로 나가려는 포항의 미래가 집약된 사업이다. 포항제철이 동빈내항 인근에 주택 수요가 늘어나고 홍수 예방을 위해 형산강 쪽의 물길 1.3㎞ 구간을 막아야만 했다. 당시에는 포항제철의 성공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부작용은 심각했다. 물길이 막힌 동빈내항에는 생활하수가 흘러들었고, 쓰레기로 몸살을 앓게 됐다. 유명한 송도해수욕장도 동빈내항과 운명을 같이했다. 피서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2007년 사실상 폐장됐다. 청어와 정어리가 떼지어 몰려오던 푸른 바다는 검게 변해갔다. 정봉영 홍보담당관은 "한 여름에는 냄새 때문에 코를 막아야 할 정도였다"며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줄어들었던 이유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2006년부터 매립지를 뚫는 공사가 시작됐다. 10만㎡ 매립지에 폭 20~30m, 수심 1.5m로 1.3km에 불과하지만 1400억 원이 투입됐다. 7년 간의 대공사로 뚫린 운하위에 크루즈선을 띄웠다. 바닷길과 연계해 10km, 40분 코스의 크루즈 관광상품으로 만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동안 15만여명이 크루즈를 탔다. 총 13억의 매출을 올렸다. 당초 목표였던 방문객 9만명, 매출 1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정 담당관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같은 명품 운하도시로 키우기 위해 여러 관광상품을 개발중"이라고 미래 청사진을 공개했다. 크루즈를 타러 죽도시장에서 나오는데 정겨운 인사가 따라왔다. "어서오이소. 퍼뜩 오이소~" 정구현 기자

2014.12.1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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