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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미중 갈등, 우리의 생존 전략은

Los Angeles

2025.07.27 18:40 2025.07.2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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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식 예비역 육군 소장

박종식 예비역 육군 소장

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토대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에서 이러한 역사 인식이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중국은 오랜 역사 속에서 한반도를 향한 침략을 끊임없이 자행해왔다. 기원전 109년 한 무제의 위만조선 침략을 시작으로, 240년 수·당나라의 고구려 침략, 그리고 신라가 당나라 세력을 축출한 사례 등 수많은 침탈의 역사가 존재한다. 이들은 우리 민족을 ‘동쪽에 사는 오랑캐’라는 뜻의 동이(東夷)라 칭하며 멸시하기도 했다. 나아가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의 순치지국(脣齒之國)이라며 한국을 자신들의 부속물처럼 여기는 오만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중국의 ‘엉큼한 속내’는 근세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1942년 2월, 중경에 임시정부를 두고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연합국의 승인을 미국에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미국 국무장관 코델 헐은 일본의 지배하에 있던 한국과 만주를 중국이 다시 손에 넣어 종주국 행세를 하려는 야욕을 간파했던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3년 11월 24일 카이로 회담에서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이러한 야심에 경고를 보냈다. 그는 중국이 전후 한국을 다시 손에 넣으려 할 경우, 이를 저지하기 위해 국제 신탁통치를 주장하기까지 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이 독립을 쟁취하자, 중국은 소련과 함께 김일성을 사주하여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을 일으켰다. 한국군과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의 반격으로 통일 직전까지 갔던 상황에서, 중국은 80만 대군을 앞세운 인해전술로 통일의 호기를 무참히 짓밟았다. 이 사건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 결코 단순한 이웃 국가가 아닌,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언제든 군사적 개입을 서슴지 않는 패권적 본성을 가지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이러한 중국의 행태는 하버드대학 경제학 교수 조지프 슘페터가 ‘본능적 자기 확장 논리’라는 논문에서 지적한 바와 일치한다. 그는 “독재국가들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함께 갖추고 나면 주변 국가들에 대하여 고압적이고 패권적인 자세를 취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중국이 추구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공산당 건설’이라는 100년 목표는 이러한 슘페터 교수의 통찰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단순히 경제 성장을 넘어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패권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한미 동맹 강화와 미·중 갈등 심화 속에서 많은 국민들이 한국이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편에 서는 것이 유리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중요한 시점에서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단언컨대 중국은 역사적으로나 현재의 행태로나 폭력으로 빼앗는 약탈적 패권국임을 자각해야 한다. 반면 미국은 국제 질서 유지를 위해 기여하며, 때로는 동맹국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베푸는 시혜적 패권국임을 인지해야 한다. 이러한 냉철한 현실 인식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박종식 / 예비역 육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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