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성향 인도계 조란 맘다니 차기 뉴욕시장에 당선 렌트·교통·보육 생활비 문제해결 집중, 거물 쿠오모 꺾어 “뉴욕은 이민자들이 세우고 움직인 도시” 트럼프에 돌직구 5일 첫 기자회견서 인수위 발표, 5인 구성원 전원 여성
4일 본선거에서 차기 뉴욕시장으로 당선된 조란 맘다니(연단)가 5일 퀸즈 플러싱 메도코로나파크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원회 구성과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진보 성향의 인도계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34) 뉴욕주 하원의원이 차기 뉴욕시장으로 확정됐다. 무슬림이 뉴욕시장으로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치러진 뉴욕시장 선거에서 맘다니는 총 205만5921표 중 103만6051표(50.4%)를 얻어 무소속으로 출마한 앤드류 쿠오모(85만4995표, 41.6%)를 누르고 당선됐다. 공화당 후보 커티스 슬리와는 14만5137표(7.1%)를 얻는 데 그쳤다.(5일 오후 3시 개표결과 기준)
정치 신인 맘다니 후보는 무명에 가까웠지만,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시민들의 생활 형편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공약을 내걸어 진보세력의 부상을 대변하는 아이콘이 됐다. 렌트안정아파트 렌트 동결을 비롯해 최저임금 인상, 무상버스, 무상보육 확대 등이 핵심 공약이다. 재원은 부유층 증세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뉴욕시장 선거 열기로 이번 선거에서 200만명이 넘는 뉴욕시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했는데, 이는 50여년 만에 최다 투표수다.
그는 당선 확정 직후 승리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배신당한 국가에서 그를 어떻게 물리칠지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그가 태어난 이 도시”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돌직구를 날렸다. 이어 “독재자를 가장 두렵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면 그가 권력을 쌓게 해준 조건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뉴욕은 앞으로도 이민자의 도시로 남을 것이고, 이민자들이 세우고 움직여왔으며 이민자가 이끄는 도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가 뉴욕시장에 당선되면 연방 지원금을 끊을 수 있다고 위협해 왔다. 여기에 대해 중도 성향의 쿠오모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며 비교적 온건한 입장이었지만, 맘다니 당선인은 정면 승부를 택한 것이다.
맘다니 후보의 첫 공식 기자회견은 퀸즈 플러싱메도코로나파크였다. 퀸즈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지구본 앞에 선 그는 “저를 지지하지 않은 나머지 절반의 유권자도 포용할 수 있도록 뛰겠다”며 “생계비로 고통받는 뉴욕시민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임기 마지막까지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인의 친팔레스타인 행보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유대인 지도자들과도 협력해 뉴욕 유대인을 보호하겠다”고 덧붙였다.
발표된 인수위원회 5명은 전원 여성이다. 기업의 독점 문제를 다루는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을 지낸 리나 칸 컬럼비아대 교수를 포함해 빌 드블라지오 전 뉴욕시장의 정치 전략가 출신 엘라나 레오폴드, 마리아 토레스-스프링어 현 뉴욕시 1부시장, 그레이스 보닐라 비영리단체 뉴욕시 유나이티드 웨이 대표, 멜라니 하트조그 전 뉴욕시 보건복지 담당 부시장이 포함됐다. 뉴욕시경(NYPD) 국장으로는 제시카 티시 현 국장을 유임할 계획이라고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