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 ON’ 2025 한인 자동차 선호도 조사(1) 40% 3사 차량 보유…가격 경쟁력·브랜드 신뢰 영향 고령층 한국차 자부심 크고 젊은층 실용성·가격 중시 고소득층 구매 의사 최저…‘가성비’ 이미지 탈피 과제
오렌지카운티 터스틴 오토몰의 현대차 딜러에서 소비자들이 신차를 둘러보고 있다. 박낙희 기자
‘한국인이라면 한국차’.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는 한인마켓 주차장이나 교회, 한인 상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한인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다. 과거에는 ‘저렴한 실속형 차량’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디자인과 품질, 기술 경쟁력에서 일본·유럽 브랜드와 견줄 만큼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한국차에 대한 미주 한인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미주중앙 리서치온이 최근 총 2451명을 대상으로 ‘2025 한국차 선호도' 온라인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설문 결과 보고서를 분석해 2회에 걸쳐 소개한다.
미주 한인들 사이에서 한국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36%가 “다음 차량으로 한국차를 고려하겠다”고 답한 것. 〈그래프 참조〉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차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38%로 근소하게 앞섰지만, 과거 일본 브랜드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큰 변화다.
미국차(13%)나 유럽차(19%)를 고려하는 비율은 낮아, 한인 사회에서는 여전히 한국, 일본 브랜드 중심의 구매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현재 한국차를 소유 중인 이들은 총 968명(40%)으로, 그중 현대차가 604명(6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아가 267명(28%), 제네시스가 97명(10%)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한국차를 선택한 이유로는 ‘가격이 경제적이어서’(58.1%)가 가장 많이 꼽혔고, ‘한국차라서’(46.2%)가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연비가 좋아서’(30.6%), ‘보증기간(워런티)이 좋아서’(27.5%),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서’(26.1%) 순으로 응답이 나왔다. ‘가격 경쟁력’과 ‘한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라는 두 축이 한국차 구매의 핵심 동기였던 셈이다.
연령별 응답을 보면, 젊은 층일수록 실용적 이유를, 고령층일수록 정서적 이유를 강조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30대 미만 응답자의 79%, 30대의 73%가 ‘가격’을 선택 이유로 꼽았지만, 60대 이상에서는 ‘한국차라서’가 57%로 가장 많았다. 즉, 젊은 세대는 실용성과 가성비 중심의 판단을 하는 반면, 1세대 중심의 고령층은 고국 브랜드를 구매하는 데서 오는 자부심과 신뢰를 더 크게 느낀다는 의미다.
이는 연령대별 향후 한국차 구매 의향을 살펴봤을 때도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60대 이상 응답자의 42.6%가 “다음 차량으로 한국차를 고려하겠다”고 답해 가장 높았고, 50대(32.3%)와 40대(32.8%)는 30%대 초반에 머물렀다. 30대는 38.6%로 약간 높았지만, 30세 미만은 30.5%로 가장 낮았다. 〈표 참조〉
60대 이상 한인들은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와 애국적 정서가 구매에 작용하지만, 미국에서 성장한 젊은 세대는 일본이나 유럽 등 브랜드에 익숙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가구 소득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다. 연 소득 5만 달러 미만 응답자의 43.8%가 한국차를 고려한다고 답했으며, 5만~10만 달러 미만은 37.4%로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연 소득이 15만 달러 이상인 고소득층은 31% 수준에 그쳤다. 이는 한국차가 여전히 ‘가성비’ 차량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소득층의 경우 유럽 브랜드나 고급 SUV, 혹은 제네시스와 같은 프리미엄 모델로 관심이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한인 사회 내에서 한국차는 실용성과 정체성이라는 두 가지 축을 기반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여전히 젊은 층이 한국차를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선택지’로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 향후 성장의 관건으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