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을 향해 가는 미국 부동산 시장은 회복이나 침체라기보다는 조정의 시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금리 급등, 정책 변화, 그리고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졌던 지난 몇 년을 거치며, 시장 참여자들은 더 이상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이제는 가격이 더 이상 싸지 않다는 사실, 정책 리스크가 실질적으로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자산의 질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특히 캘리포니아에서, 그중에서도 로스앤젤레스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국적인 트렌드만으로는 이 지역 시장을 설명하기 어렵다.
2026년 모기지 금리는 중반 5%대에서 초반 6%대 수준으로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의 고점에 비하면 분명 낮아지는 수치지만, 2020~2021년에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고정했던 초저금리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이른바 ‘락인 효과(lock-in effect)’는 계속될 것이다. 많은 집주인들이 매수 수요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존의 낮은 금리를 포기하고 더 높은 금리로 갈아타는 것에 대한 심리적·재정적 부담 때문에 매도를 망설인다. 반면 매수자들은 점차 이 환경을 새로운 정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극적인 금리 인하를 기다리기보다는, 셀러 크레딧, 임시 금리 바이다운, 유연한 에스크로 조건 등 거래 구조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베벌리힐스, 핸콕파크, 스튜디오시티 같은 지역에서는 큰 가격 인하보다는, 세밀하게 설계된 협상을 통해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026년 LA 시장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여전히 로컬 정책이다. 렌트 컨트롤과 세입자 보호 규정은 확대·강화되는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집행도 점점 엄격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특정 유형의 투자 자산에서는 운영 리스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5백만 달러 이상 거래에 적용되는 Measure ULA(일명 맨션 택스)는 여전히 심리적·재정적 장벽으로 작용하며, 셀러의 가격 전략과 매도 타이밍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여기에 더해 화재 보험과 책임 보험을 중심으로 한 보험 비용 상승은 이제 단순한 부대 비용이 아니라, 투자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많은 투자자들은 오래된 렌트 컨트롤 멀티패밀리 자산을 피하고, 단독주택이나 ADU 확장 가능성이 있는 자산, 혹은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적은 신축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26년의 주택 가격은 전반적으로 큰 폭의 상승이나 하락 없이, 비교적 완만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LA 카운티 전체로 보면 보합에서 소폭 상승 수준이 예상되지만, 평균 수치는 실제 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시장은 점점 더 양극화되고 있다. 입지와 관리 상태가 좋은 프라임 지역의 단독주택은 꾸준히 수요를 유지하는 반면, 높은 HOA 비용, 노후화된 건물 상태, 복잡한 규제
리스크를 안고 있는 자산은 가격 압박을 받는다. ADU 가능성이 있거나 활용도가 높은 리모델링 단독주택이, 월 관리비와 보험 부담이 큰 고급 콘도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좋은 자산’과 ‘문제가 있는 자산’ 사이의 격차는 앞으로도 더 벌어질 것이다.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신중한 자본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현금 매수자와 장기 투자자들은 서두르지 않고, 헤드라인보다 기본 가치를 보고 움직인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국내외 투자자, 특히 아시아계 투자자들이 여전히 다운타운보다는 베벌리힐스나 핸콕파크 같은 전통적인 주거 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은 단기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안정성과 실사용 가치, 그리고 장기적인 회복력을 중시한다.
결국 2026년은 속도가 아니라 실력으로 결정되는 시장이 될 것이다. 뚜렷한 호황도, 급격한 붕괴도 없으며, 단 하나의 요인이 성공을 좌우하지 않는다. 정책을 이해하고, 거래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하며, 변화하는 규제와 경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자산을 선택하는 능력이 결과를 만든다.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망가진 것이 아니다. 다만 더 까다로워졌고, 더 선택적이며, 준비되지 않은 판단에는 훨씬 덜 관대해졌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