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담에서 한 고객의 401(k)를 인컴 어누이티(Income Annuity)와 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Investment Portfolio)로 나누어 재구성했다.
겉으로 보면 단순히 자산을 옮긴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상담의 핵심은 투자 상품 선택이 아니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은퇴 이후 이 돈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였다.
많은 분들이 은퇴 직전까지도 401(k)를 하나의 ‘계좌’로만 인식한다. 얼마가 모여 있는지, 수익률이 어떤지에 집중한다. 하지만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질문은 자연스럽게 달라져야 한다. “얼마를 벌었느냐”보다 “이 자산이 은퇴 이후 어떤 구조로 현금흐름을 만들어 주는가”가이다.
401(k)는 적립과 성장에 최적화된 플랜이다. 직장 생활 동안 꾸준히 모으기에는 매우 효율적이다. 하지만 은퇴 이후에는 그 구조가 그대로 답이 되지 않는다. 인출은 가능하지만, 얼마를, 언제까지, 어떤 순서로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계좌가 아무런 기준을 제시해 주지 않는다. 결국 모든 판단은 개인의 몫이 된다.
이 지점에서 은퇴 리스크가 발생한다.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 생활비를 계좌에서 직접 꺼내 쓰게 되면, 자산은 생각보다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은퇴 초반 몇 년의 인출 순서와 타이밍은 장기적인 자산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이번 상담에서는 자산을 단일 계좌로만 관리하기 보다, 역할에 따라 나누는 전략을 선택했다.
한쪽은 평생 소득을 책임지는 인컴 어누이티로, 기본적인 생활비 흐름을 담당하도록 설계했다. 시장이 좋든 나쁘든 매달 들어오는 소득의 기반을 먼저 만들어 두는 것이다. 다른 한쪽은 유동성과 성장 가능성을 유지하는 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로 남겼다.
예상치 못한 지출이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 그리고 장기적인 자산 성장의 역할을 맡는다.
이 전략의 핵심은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목표는 반대에 가깝다.
시장을 매번 예측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리고 은퇴 이후에도 생활비에 대한 불안을 줄이는 것이다.
은퇴 이후 가장 큰 위험은 시장이 아니라 ‘타이밍’이다. 자산이 충분해 보여도 초기 인출이 잘못되면 계좌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 그래서 소득의 일부를 아예 구조적으로 분리해 두는 것은 은퇴 리스크를 관리하는 현실적인 방법이 된다.
401(k)를 옮긴다는 것은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는 뜻도 아니고, 모든 자산을 보수적으로 바꾼다는 의미도 아니다. 자산을 쌓는 관점에서, 소득을 만들어내는 관점으로 옮겨가는 과정에 가깝다.
은퇴 설계의 출발점은 “얼마가 있느냐”가 아니라“이 돈이 내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다. 이번 상담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현실적인 해답이라 볼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