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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망경] 환경 변화

당신과 나는 환경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생물체.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던 옛날, 판자때기처럼 펀펀한 세상 끝을 벗어나는 순간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죽는다고 믿었던 선조를 둔, 그야말로 육지에 서식하는 뭍살이동물이다.   시대적 배경 또한 우리가 처한 환경으로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 법. 생각해 보라. 중세기를 살던 사람들과 현대인들의 사고방식이 완전 딴판이라는 점에 대하여. 중세기인들은 종교적 사고방식에 매달리는 경건한 삶을 살았고, 지금 지구촌 누리꾼들은 의식이 깨어 있는 동안 셀폰을 들여다보기에 여념이 없다는 시대적 배경의 차이점에 대하여.   환자와 대화를 나눈다. - “정신과 약이 내 영혼에 해롭다고 신이 알려줬기 때문에 약 먹기를 거부한다.” - “신이 내게는 정신과 약이 모든 환자에게 도움을 준다고 하는 것 같은데?” - “그렇다면 나의 신과 너의 신이 만나 말다툼을 해서 이기는 쪽이 시키는 대로 하면 돼!” - “그럴 필요가 없다. 너와 나는 이미 지금 각자의 신을 대변해서 열띤 토론을 하고 있잖아!” - “미친 소리 하지 말아라. 아무리 의사지만 어찌 니가 신을 대변하느냐. 신이 너를 대변해야지.”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정신적 환경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종교인 것 같다. 종교는 모든 정신기능의 초석(礎石, cornerstone)이요, 율법(律法, Commandment)이기도 한 것을. 전 인류가 음으로 양으로 준수해온 질서와 격식이다.   수련의 시절. ‘FBI’가 자신을 감시하고 따라다닌다고 굳게 믿는 입원환자가 있었다. 의대 본과 3학년 임상 실습 때 중앙정보부에서 저를 미행한다고 우기던 농촌 출신 젊은 환자도 떠오른다. 시대 배경이 달라지면서 환자들 망상의 소재 또한 변천하는 것이다.   정신상담에서 거론되는 ‘holding environment’라는 컨셉이 있다. 구글은 우리말로 ‘안아주는 환경’ 또는 ‘보듬어주는 환경’이라 낭만적으로 풀이한다. 그러나 ‘holding’을 유아의 양육과정에서 목격하는 모성애의 현현한 발로라고 그리 쉽사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 ‘hold’에는 정지시킨다는 의미가 철철 넘치고 있기 때문이지.   발음도 비슷한 군대용어 ‘Halt!’는 ‘제자리 섯!’ 하며 동작을 중지하라는 명령어. ‘hold’와 ‘halt’는 말뿌리가 같다. 당신의 요가강사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Hold your breath!” 하면, 잠시 숨을 멈추라는 말. 전화 도중 상대가 “Please, hold!” 하면, 잠자코 기다리라는 요구. “Hold on!” 하면, “잠깐만!”   내가 좋아하는 정신의학자 로버트 클로닝거(Robert Cloninger: 1944~)는 사람의 기질(temperament)을 셋으로 구분한다. ①새로움 추구(Novelty Seeking) ②손상 회피 (Harm Avoidance) ③보상 의존(Reward Dependence).   다른 말로 하면, ①자극(스릴) 추구 ②위험 회피 ③사회적 민감성. -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거나 위험을 피하면서, 또 한편 무엇에 의존하며 사는 것이다. 남녀 사이에 성행하는 사랑도 마찬가지다.   인류의 정신상태는 중세기식 종교적 경건성에서 세 번째 밀레니엄에 대두하는 챗GPT의 정보력에 의존하는 경로를 밟는 것이 아닌가 한다.     신이 내리는 충고대로 약 먹기를 거부하는 그 환자에게 인공지능이 속전속결로 전해주는 정보를 따르라는 지시를 가볍게 내려볼까 하는데. 속으로는 글쎄다, 하면서라도.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환경 변화 환경 변화 정신적 환경 holding environment

2025.05.1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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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전술 변화를 꿰한다고요?

요즘은 드라마나 스포츠 경기 등을 TV가 아닌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을 통해 보면서 바로바로 댓글을 달 수 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여럿이 모여 드라마나 경기를 시청하면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듯해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지난달 축구 국가대표팀의 북중미 월스컵 아시아 지역 예선전에서도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스리백은 실패, 포백으로 전술 변화를 꿰해야 한다” “두 골을 실점한 뒤 포백으로 전술 변화를 꽤해 봤지만 나아지지 않는 걸 보니 전술이 아니라 투지 부족이 문제인 것 같다” 등 축구 팬들은 시시각각 나름의 의견을 개진했다.   어떤 일을 이루려고 힘을 쓴다는 의미를 나타낼 때 이처럼 ‘꿰하다’ 또는 ‘꽤하다’는 단어를 사용하곤 한다. ‘꿰다’나 ‘꽤’라는 낱말이 있기 때문에 ‘꿰하다’나 ‘꽤하다’가 어색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둘 다 존재하지 않는 단어다.   ‘꿰다’는 “실을 바늘에 뀄다”에서처럼 무언가를 뚫고 지나가게 할 때 사용할 수 있다. ‘꽤’는 “꽤 많다”에서와 같이 보통보다 조금 더한 정도를 나타낼 때 쓰인다.   ‘꿰하다’ ‘꽤하다’는 모두 ‘꾀하다’가 바른말이다. “전술 변화를 꾀해야 한다” “해외 시장 개척으로 기업 확장을 꾀했다” “가벼운 외출로 기분 전환을 꾀해 보자” 등처럼 사용된다.우리말 바루기 전술 변화 전술 변화 스포츠 경기 아시아 지역

2025.04.29. 18:50

[심리만화경] 기후 변화로 와인이 독해졌다?

와인바에서 요즘 나이가 들어서인지 예전에 맛있었던 포도주가 입맛에 안 맞게 됐다고 했더니, 실제로 요즘 포도주 맛이 조금 변했다는 말을 해 주었다. 전반적으로 도수가 높아지고 있다는데, 놀랍게도 그것이 기후 변화 때문이란다. 최근 온난화 현상 때문에 포도 재배지들의 평균 기온이 올라갔는데, 이 때문에 포도의 당도가 높아진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갑자기 기후 변화의 문제가 내 옆에 성큼 다가온 것 같은 기분에 소름이 돋았다.   기후 변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 새로운 사실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기후 변화는 나와 조금 거리가 있어 보였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심리적 거리와 연관지어 설명한다. 환경 변화 위기는 단기간의 문제가 아니라 천천히 진행되어 먼 훗날 발생하는, 시간적 거리가 먼 사건이고, 빙하가 있는 곳이나 숲이 우거진 해외의 어떤 곳에서나 벌어지는 공간적 거리가 먼 사건이며, 심각한 결과가 실제로 나타날 것 같지 않은 실재적 거리가 먼 사건으로, 나와 심리적 거리가 먼 것으로 지각된다.   심리적 거리가 먼 사건들에 대해서는 대상을 ‘왜?’의 차원에서 바라봐, 본질적인 목적·가치·이념 같은 핵심 의미에 집중하는 추상적인 사고를 하고, 반면에 수단·절차 등에 초점을 맞추는 구체적인 사고로 발전시키기 어렵다. 따라서 기후 변화 위기 인식을 실질적인 환경 보호 행위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후 변화와 나의 심리적 거리를 좁힐 필요가 있다.     애주가인 내가 포도주를 통해 기후 변화를 체감했듯이,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근접화), 나와 관련된(개인화), 구체적(구체화)인 사례를 통해 설명되는 것이 효율적이다.   지난 5일은 식목일이었다. 예전같이 휴일도 아니고 곳곳에서 나무 심기 행사를 하는 것도 아니어서 나무 심으러 가진 않았지만, 쓰레기 분리수거와 1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나무를 심어보려 한다. 푸른 지구 포에버! 최훈 / 한림대 교수심리만화경 기후 변화 기후 변화 환경 변화 심리적 거리

2025.04.07. 19:45

[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관념·진리의 불변 vs 경험·변화 중시

'서양철학'은 사유(思惟)의 구조물이고, 관념과 진리의 불변을 주장한다면 '동양철학'은 경험과 현상 그리고 변화를 중시한다. 동양철학은 경험에서 출발하므로 논리학이 발달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서양철학은 사유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관념론(觀念論)'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즉, 서양에는 신(神)을 중시하는 관념과 '신'은 늘 불생 불멸(不生不滅)한다는 '파르메니데스'의 사상을 근대 이전까지 주장했고, 동양은 인의예지(仁義禮智)와 같은 인간의 도덕성을 중시하는 경험과 태극(太極)이라는 음양(陰陽)의 조화로 변화를 추구했다. 즉, 공자와 맹자의 유교(儒敎)는 인간에게 있는 도덕적 자각 능력을 근본으로 하는 사상이고, 노자의 도교(道敎)는 '현실 세계'를 그대로 '천상의 세계'로 연장하는 구조를 보인다. 그러므로 공자와 노자는 '경험'이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파르메니데스는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헤라클레이토스'는 모든 것이 변한다고 주장했다. 버트런드 러셀은 그의 저서인 '서양철학사'에서 만일 기억을 지식의 원천으로 받아들인다면, 과거는 지금 정신에 그대로 나타나야 하므로 어떤 점에서 여전히 '과거의 그'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과거의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감각이나 기억이 사유에 떠오르는 것일 수밖에 없음을 들어서 파르메니데스의 논증에 오류가 있음을 지적한다. 즉, 그 존재가 남긴 사상이나 말은 변화되지 않고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러셀은 대신 '실체의 불멸성'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일자(一者)'의 영원성으로 보고 있다.   '모더니즘(modernism)'은 교회의 권위 또는 봉건성을 비판하며, 과학이나 합리성을 중시하고 널리 근대화를 지향하는 넓은 의미와 기계문명과 도회적 감각을 중시하는 현대풍을 추구하는 좁은 의미의 해석이 있다. 또한, 이성적 사유와 본질 및 '실체 관'을 근본으로 생각하는 사상 경향으로 20세기 서구 문학.예술상의 한 경향이고,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은 개성, 자율성, 다양성을 중시하면서 본질과 본성을 부정했다. 가령, '모더니즘'으로는 현상학의 본질이나 실존주의의 실존 등을 중시했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은 '질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에서 설명하고 있는 본질(뿌리를 의미)보다는 개별 사물의 특성(줄기를 의미)을 강조하고, 리좀(Rhyzome, 줄기가 뿌리처럼 땅속으로 파고들어 두 사물의 구분이 사실상 모호해진 상태) 구조처럼 뿌리에서 뻗어 오른 나무보다는 상호 연계(네트워크)를 더 중시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나무는 뿌리라는 본질이 있지만, 리좀은 뿌리와 줄기가 얽혀있어서 본질이 없는 상태이다. 즉, '모더니즘'이 공자의 인(仁)의 본질 사상과 유사하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은 노자의 본질이 없는 유무상생(有無相生) 사상과 유사하다.   박검진 단국대 전자공학과 졸업.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기술경영학(MOT)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반도체 특허협상팀 팀장, 하이닉스반도체 특허분석팀 차장, 호서대 특허관리어드바이저,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 교수를 거쳐 현재 콜라보기술경영연구소 대표.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변화 경험 본질 사상 변화 중시 사상 경향

2025.04.0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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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신년 인사] "새로운 기회·변화 기대"

“새로운 기회·변화 기대” ◇앤디 김 연방상원의원   새로운 기회와 변화의 해인 2025년을 준비하는 이 시점에 한 해 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2024년에 받은 격려와 응원은 정말 놀라웠으며, 이제 연방 상원의원으로서 뉴저지와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연방 상원의원으로 선출된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025년이 여러분께 번영과 성공의 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하며, 소중한 가족,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새해에 뵙기를 고대합니다.   “한인 사회 목소리 대변” ◇영 김 연방하원의원     2025년 새해를 맞아 지난해 인플레이션과 치안 문제 등 어려움이 사라지고, 새로운 소망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한인 커뮤니티의 성원에 감사드리며, 연방의회에서 40지구 주민과 한인 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해 아메리칸 드림 실현과 한인 사회 위상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한인 커뮤니티와 함께 지역 발전과 상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밝은 미래 만들 것” ◇데이브 민 연방하원의원     새해엔 평화, 기쁨, 그리고 번영으로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한국 이민자의 아들로서 한인 커뮤니티가 미국의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발전에 기여한 것들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새로 당선된 연방 하원의원으로서, 우리의 전통과 강한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함께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갈 것을 기대합니다. 여러분과 사랑하는 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그리고 새로운 기회로 가득한 한 해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한인사회와 협력 강화” ◇캐런 배스 LA시장     2025년 새해를 맞아 감사와 인사를 전합니다. 2024년에는 노숙자 문제 해결, 경제 회복, 공공안전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며 성장했습니다. 도미니크 최 LAPD 임시국장과 ‘온라인 범죄 한국어 신고’ 시스템을 도입했고, 한인타운에는 많은 개발 성과들이 있었습니다. 한인 커뮤니티는 LA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협력을 강화해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2026년 FIFA 월드컵과 2028년 올림픽을 준비하며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동포사회의 권익 최선” ◇김영완 LA총영사   2025년 새해를 맞아 동포 여러분의 소망이 이루어지고, 우리 동포사회가 더욱 화합하고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사회는 역경을 극복하며 정치와 경제 등 각 분야에서 성장해왔고, 한미동맹의 가교 역할을 해왔습니다. 지난해 선거는 동포사회의 높은 정치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순국선열의 희생을 되새기며, 독립운동 정신이 차세대에 전해져 한인 정체성을 강화하길 기대합니다. 총영사관은 민원 서비스 개선과 청사 재건축을 통해 동포사회의 편익과 권익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각계 신년 인사 기회 변화 변화 기대 한인 커뮤니티 우리 동포사회

2025.01.0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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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2025년 가주노동법 변화

2025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새로운 캘리포니아 노동법은 고용주의 정책, 운영, 그리고 직원 권리에 몇 가지 변화를 가져올 예정이다. 고용주들은 이 변화에 대비해 직원 핸드북과 사내 정책을 검토하고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1. 차별 금지 법안 확대   새로운 법안은 차별 금지 조항을 개인의 특정 보호 특성뿐만 아니라 두 가지 이상의 보호 특성의 조합(교차성)을 근거로 한 차별도 금지하도록 확대하고 있다. 또한, '인종'의 정의를 확장하여 머리카락 질감과 보호 헤어스타일(예: 브레이드, 락스, 트위스트)을 포함하도록 규정하기 때문에, 그러한 머리카락이나 헤어스타일을 한 직원을 차별할 수 없다. 핸드북에 외모나 복장에 대한 지침이 있다면 새로운 법에 맞는지 검토하는 것이 좋다.   2. 배심원, 법원 출석, 피해자 관련 휴가 확대   내년부터 배심원 의무, 법원 출석, 피해자 지원 활동과 관련된 휴가 조항이 확대된다. 고용주는 직원들에게 이러한 권리에 대해 명확히 공지해야 하며, 직원은 휴가나 유급 병가를 사용할 수 있 수 있다. 회사에서 급여를 지급해야 할 의무는 여전히 없고 증빙 서류를 요청할 수 있지만, 해당 기간 동안 직원에 보복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3. 유급 가족 휴가 프로그램 (PFL) 변경   유급 가족 휴가(Paid Family Leave)는 이름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헷갈려 하는데, 고용주가 유급 휴가를 지급하는 것이 아니고 캘리포니아 주 정부에서 무급 휴가 기간 동안 급여 보조를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보통 가족이 아파서 케어가 필요할 때, 출산 후 아기와 시간을 보내기 원할 때 사용할 수 있고, 개인차가 있지만 8주 동안 급여의 60-70%를 정부에서 지급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전에는 정부 지원을 받기 전에 직원의 유급 휴가 사용을 의무화할 수 있었는데, 내년부터는 직원이 PFL 혜택을 즉시 받을 수 있게 되며 기존 유급 휴가를 보존할 수 있다.   4. 구인 공고에서 운전면허 요건 제한   내년부터는 운전이 직무에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운전면허 소지 조건을 구인 공고에 포함하는 것이 금지된다. 예를 들어, 딜리버리 운전사는 당연히 지원자의 운전면허 소지를 조건으로 공고할 수 있지만, 일반 사무직의 경우 직무와 운전 가능 여부가 관계없을 시 운전면허 소지 조건을 공고할 수 없다. 단, 대체 교통수단(예: 카풀, 대중교통)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적절하지 않을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5. 프리랜서 보호법   직원은 아니지만, 독립계약자 프리랜서를 고용할 경우 250달러 이상의 계약 시 반드시 서면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법이 생겼다. 계약서에는 서비스 범위, 페이 지급 방식 및 기한 등이 명시되어야 하며, 일이 시작되고 난 후 페이를 낮추거나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는 것이 금지된다. 위반 시 프리랜서 측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위의 내용을 잘 참고하여 직원 핸드북과 인사 정책을 검토 및 업데이트하는 것이 필요하며, 직원 및 매니저들의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의:(213)700-9927   박수영 변호사/반스&손버그 Barnes & Thornburg노동법 가주노동법 변화 유급 휴가 직원 핸드북 직원 권리

2024.12.03. 21:16

변화 없었던 일리노이 선거

5일 실시된 선거서 일리노이는 이변이 없는, 민주당 아성의 ‘블루 스테이트’(Blue State)임을 재확인했다.     이날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개표율 92% 기준, 53.3%(277만451표)의 득표율로 차기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45.3%, 235만1499표)을 8%p 차이로 앞섰다.     17개의 지역구를 놓고 치러진 연방하원의원 선거서 현직 의원 17명 전원이 당선됐다. 이로써 일리노이 연방하원 지역구는 민주당 14석, 공화당 3석의 현 구도가 그대로 유지됐다.     주 상하원 역시 대부분의 현역 의원들이 당선되면서 일리노이는 민주당 절대 강세 지역임을 나타냈다.     주민투표에 부쳐진 3가지 주요 법안인 선거 관계자 보호법(Election Worker Protection), 10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 추가 3% 소득세 부과(Create New Tax Bracket), 낙태 등을 포함한 의료 지원 범위 강화안(Support Reproductive Health Coveraga) 등은 각각 찬성률 89%, 60%, 72%로 다수의 지지를 받아, 추후 법안 추진에 힘을 받게 됐다.     킴 폭스의 3선 도전 포기로 관심을 모은 쿡카운티 검사장 투표서는 민주당 아일린 오닐 버크(사진)가 66%(115만여표)의 득표율로 공화당 후보 밥 피오레티 전 시의원(29%, 51만여표)에 낙승했다. 일리노이 항소 법원 판사 출신 버크는 "쿡 카운티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굳건하게 믿기 때문에 검사장 선거에 나섰다"며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쿡카운티는 16년만에 처음 새 검사장을 맞이하게 됐다.     한편 이날 시카고 시의 경우 전체 유권자 149만8873명 가운데 94만8643명이 투표에 참여, 투표율 63.29%를 기록했다.     Kevin Rho 기자일리노이 변화 일리노이 연방하원 일리노이 항소 연방하원의원 선거

2024.11.0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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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결과로 부동산 시장 '변화'

      내년 1월 새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워싱턴 지역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 지역 부동산 시장은 대선을 전후해 상당한 폭의 변화가 불가피했다. 정권 교체마다 연방정부 정무직 공무원들의 대규모 이동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TTR 소더비 부동산의 데니언 헤이더 대표는 “내년 초 인사이동이 시작되면서 렌트비가 눈에 띄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DC를 중심으로 수도권 지역의 연쇄적인 렌트비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사이동에 따른 주택 매매 시장 변화는 점치기 어렵다. 헤이더 대표는 “정권 교체기에 워싱턴의 주택 시장에 엄청나게 변할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매매시장의 경우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연방정부로 새로 이직하는 이들 대부분이 곧바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워싱턴 지역에 계속 거주할 의사를 보이는 비율 또한 높지 않아 경제력이 있더라도 곧바로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다. 하지만 전국적으로는 대선 이후 부동산 매매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1980년대 대선 이후 전국적으로 주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워싱턴 지역의 경우 정권교체 첫해 주택 판매가 10% 증가했다. 내년부터는 모기지 금리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주택 매매가 증가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부족한 주택 재고는 시장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이긴 하지만, NAR에 따르면 선거 다음 해에 워싱턴 지역의 중간 주택 가격이 평균 5% 상승하는 등 주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부동산 변화 부동산 시장 주택 시장 시장 상승

2024.11.06. 11:13

401k 한도 500불 올려…연 2만3500불로

국세청(IRS)이 직장은퇴플랜인 401(k)의 2025년 최대 적립금 한도를 500달러 상향 조정했다.     IRS는 지난 1일 2025년 401(k) 적립금 상한을 기존 연 2만3000달러에서 연 2만3500달러로 올린다고 밝혔다.     공립학교, 자선단체, 종교단체 등에 제공되는 은퇴연금 403(b)도 동일하게 2만3500달러로 인상됐다.     다만 개인은퇴계좌(IRA)의 상한은 올해와 같은 7000달러로 묶였다. 50세 이상의 적립금 한도 역시 8000달러로 변함이 없다.     한편, IRS는 10월 22일 과세기준과 표준공제 조정치도 2.8% 상향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는 2024년과 2025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인상 폭으로 둔화한 인플레이션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상속세와 증여세(estate and gift tax)의 연간 면세 기준 또한 상향조정 됐다. 2024년 1361만 달러였던 상속세 기준은 내년 1399만 달러로 올랐다.  조원희 기자한도 변화 적립금 한도 적립금 상한 표준공제 조정치

2024.11.04. 19:43

[부동산 가이드] 부동산 컴펜세이션 변화

부동산 브로커 컴펜세이션 시스템이 7월 중순 이후 바뀐 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셀러가 매물을 팔기 위해 바이어 브로커에게 커미션을 주는 관행이 없어지고 협상을 통해서 결정하도록 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혼선이 있지만 대체로 셀러와 바이어가 시장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그런데도 셀러 바이어 간의 협상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있다.     첫째, 바이어 에이전트의 컴펜세이션 지급 결정이 시장의 상황에 따라 변하고 있다. 즉 새로운 관행이 세워지기보다는 시장이 셀러에게 유리한 시장이냐, 바이어에게 유리한 시장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최근 바이어스 마켓으로 전환하다 보니 매물이 시장에 오래 머물고 있다. 급한 셀러들을 위주로 2.5%~3%까지 바이어 에이전트에게 컴펜세이션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예상하기로는 2% 미만의 컴펜세이션이 많을 것이라고 했지만, 바이어 에이전트 컴펜세이션이 아직은 전보다 현격히 줄어들지 않고 있어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둘째, 바이어는 집을 보기 전에 없었던 BRBC(Buyer Representation and Broker Compensation Form)에 사인을 한다.     바이어 에이전트가 바이어를 대변해서 일하고 그 대가를 받기 위해 사인을 받는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이것이 부담되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기 위해 부동산 서비스 상품을 쇼핑하기 시작했고 이에 여러 브로커 회사들이 바이어 에이전트 서비스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바이어들이 집을 찾고 단지 오퍼만 대행해서 써주기를 원할 경우 건당 500불 정도의 서비스 비용을 받는다.  또는 5000달러~1만 달러 등 소정 금액이나 1% 내외 비용을 받고 가격 협상과 기본적인 에이전트 역할을 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부동산 에이전트의 신의 및 성실 의무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있어서 이 서비스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여부는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셋째, 바이어 에이전트가 SPBB 폼, 즉 ‘셀러가 바이어 에이전트에게 컴펜세이션을 주라는 요청 서류’를 제출해서 컴펜세이션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셀러가 지급 요청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바이어 에이전트는 바이어에게 커미션을 달라고 해야 한다. 만약 집을 보기 전에 바이어가 BRBC 폼에 사인하지 않고 바이어 에이전트에게 컴펜세이션을 주지 않으려는 바이어는 바이어 에이전트 없이 스스로 주택 매매를 해야 한다.       넷째, 바이어 에이전트 컴펜센이션 변화에 맞게 새로 만들어진 서식들이 아직 정착되지 않고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들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아마도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더 다듬어진 서식들이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주택 구매가 더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고 셀러 입장에서는 바이어 에이전트 컴펜세이션을 절약할 기회가 열려있어서 유리하다 할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나의 이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에이전트를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   ▶문의: (818)439-8949 이상규 /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 명예부회장부동산 가이드 부동산 변화 부동산 에이전트 바이어 에이전트 부동산 서비스

2024.10.23. 17:29

[김신옥 건강 보험 전문가] "2025년 처방약 커버리지 변화 주의해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으로 인해 한인들을 포함한 메디케어 수혜자들이 약값을 크게 절약할 수 있게 됐다. CMS(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2025년 파트 D 커버리지 변경 사항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커버된 처방약에 대한 본인 부담 비용 상한선(Maximum out of Pocket.MOOP)이 2024년 8000달러에서 2000달러로 크게 내리고 커버리지 갭 또는 '도넛 홀'(Donut Hole) 단계가 제거된다(올해 약물 총 소매 비용이 5030달러를 넘으면 도넛 홀에 들어가는데 이때는 약물 비용의 25%를 지불한다).   2025년 또 다른 변경 사항은 연간 본인 부담 처방약 비용인 2000달러를 월별로 나누어 지불하는 옵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자동으로 설정되지 않으며, 선택하여 설정해야 한다.   이와 같은 변화로 인해 제약회사와 보험회사의 부담금이 더 커지므로 보험회사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김신옥 건강 보험 전문가'는 "약을 많이 드시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약을 거의 안 드시는 분들은 부담금을 나누어야 하므로 프리미엄, 코페이, 최대 본인 부담금이 올라가거나, 약의 레벨(tier)이 바뀌고, 어드벤티지 플랜의 추가 혜택(안경, 치과, 식료품 등)이 줄어들 수도 있다"며 "각 보험회사와 제약회사가 여러 세부사항을 조정 중인데 10월 1일 이후가 되어야 더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9월 말쯤 연간 변경 통지(Annual Notice of Change)가 오는데 중요한 것이므로 꼭 에이전트와 상담을 하고 약 공동지불을 메디케어 웹사이트에서 확인한 후 플랜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당부했다.     연례 가입 기간인 AEP(10월 1일 - 12월 7일) 이전에 미리 약 리스트를 준비하고 내년도 플랜을 계획하며 여러 가지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에 김신옥 건강 보험 전문가는 이번달 세미나와 생방송을 준비했다. 오는 12일 (목) 정오에는 부에나파크 시니어 센터(8150 Knott Ave)에서 메디케어 세미나(RSVP 필수)를 개최하며, 19일(목) 오후 3시에는 복음 방송 '행복한 동행(www.kgbc.com)' 생방송에 출연해 유용한 정보들을 전달할 계획이다. 유튜브 채널(youtu.be/Ouh0dAsjg4M )을 통해서도 메디케어 기초에 관한 모든 정보를 들을 수 있다.   ▶문의: (714)345-3403김신옥 건강 보험 전문가 처방약 변화 부담 처방약 메디케어 세미나 메디케어 웹사이트

2024.09.0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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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마당] 세상을 변화시키는 분노

  올여름,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속담이 있건만 9월을 코앞에 둔 지금도 한국은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최악의 더위였지만 그래도 한줄기 기쁨은 ‘2024 파리 올림픽’ 현장에서 들려오는 우리 선수들의 메달 소식이었다.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올림픽 기간인 2주간 온 국민이 행복했다. 선수들의 땀과 투혼은 국민의 가슴 속에 큰 감동과 시원함을 안겨줬다. 특히 한국 탁구의 12년 묵은 체증을 풀어준 ‘삐약이’ 신유빈 선수는 올림픽 기간 내내 국민에게 많은 기쁨을 선사해 줬고,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반면, 28년 만에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안세영 선수는 다른 이유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시상식이 끝난 직후 돌연 배드민턴협회를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그녀는 부상과 관련된 협회의 대응 등 그동안 묵혀뒀던 문제점들을 세상에 드러내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안 선수는 인터뷰에서 “꿈을 이루기까지 나의 원동력은 분노였다”며 협회의 부조리를 거침없이 토해냈다. 반응은 다양했다. 안 선수의 용기 있는 발언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성급한 인터뷰로 인해 올림픽에 출전했던 다른 선수들의 선전이 묻혔다고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안 선수는 한국에 돌아와 2차 폭로를 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뒤 7년 내내 막내라는 이유로 대표팀에서 선배들의 끊어진 라켓 줄을 갈고, 선배 방의 청소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 빨래까지 도맡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안 선수가 시대착오적 악습에 시달려 왔다는 이야기까지 더해지면서 협회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커졌다.     안 선수가 대표팀 내 위계질서에 시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얼마 전 은퇴를 한 ‘배구 여제’  김연경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해 5월 방송된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프로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막내 생활이 쉽지 않았다. 선배님도 많고, 규율도 심해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그때는 빨래를 모아서 후배들이 하는 시스템이었다. 빨래도 산더미처럼 많았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 식사 전에 청소해야 했다.  늦잠 자면 혼나기도 했다.  1~2년 그렇게 하다가 ‘여기 내가 빨래하러 온 건지 운동하러 온 건지 모르겠다’고 따졌다고 한다. 배구하러 왔는데 배구보다 빨래하고 청소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화를 냈다고 한다. 김연경의 발언으로 지금은 배구협회가 많이 개선되어 선수들이 좀 더 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악습을 관습이라며 무조건 참는 게 능사가 아니다. 사회적 분노가 정의와 결합하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196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민권 운동은 공정한 분노에서 비롯되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와 같은 지도자들이 인종 차별에 대한 분노를 평화적인 시위와 연설로 표현하며, 결국 법적 변화와 사회적 인식을 끌어냈다.     로사 팍스라는 흑인 여성은 추운 겨울 재봉사 일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버스에 올라 버스 중간석에 앉았다. 잠시 후 백인 승객이 버스에 타자 운전사는  피곤함에 지쳐 졸고 있는 팍스에게 자리에서 일어나 뒤로 가라며 호통을 쳤다. 그때 피곤함에 지쳐 있던 팍스는 “노(no)”라고 반발하며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 일로 팍스는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체포까지 됐다.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평소 흑인 차별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던 킹 목사는 지역 흑인 지도자를 규합하여 사건이 발생한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시내버스 승차 거부 운동을 벌였다. 이 운동에 많은 사람이 동참하며  버스 대신 걸어서 출근하는 흑인 물결이 거리를 메웠다.     당시 정부는 주동자인 마틴 루터 킹 목사를 회유, 협박도 모자라 투옥까지 했지만 버스 승차거부 운동은 오히려 확대됐다. 여기에 뜻 있는 백인들까지 동참하자 연방대법원은 1956년 11월 몽고메리시의 시내버스 인종 분리 제도는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공정한 분노가 세상을 바꾼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화를 낼 때 4가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첫째는 올바른 대상에게 화를 내는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화의 원인과 아무 상관 없는 사람에게 화풀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둘째로 올바른 시기인가를 따져야 한다. 불의를 당할 때 혹은 화가 날 때마다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장소를 분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올바른 방법으로 화를 내야 한다. 상대방이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했다고 똑같이 대응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넷째는 올바른 목적으로 화를 내는 것이다. 화를 내는 궁극적인 목적은 관계나 상황의 개선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또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올바르게 화를 내는 것은 화를 참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라네.”   안세영 선수는 따가운 시선을 의식했는지 SNS를 통해 “많은 분을 놀라게 해 마음이 무겁다. 특히 힘든 노력 끝에 올림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가장 죄송하다. 축하와 영광을 누려야 할 순간들이 해일처럼 모든 것을 덮어 버리게 됐다”며 선수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안 선수가 분노를 표출한 것이 잘못은 아니다. 다만 금메달의 가치와 영광의 여운을 안고 귀국한 다음에 자리를 만들어서 자기 생각을 정리해 전달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여간에 안 선수의 분노가 한국의 배드민턴 환경 개선에 큰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올림픽도 끝났는데, 무덥고 긴 여름은 언제쯤 끝나려나?   배광자 / 수필가문예 마당 변화 분노 안세영 선수 사회적 분노 신유빈 선수

2024.08.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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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키 올드오차드몰 지형 변화

스코키 올드 오차드 쇼핑몰에 새로운 상점들이 잇따라 입점하고 있다. 가을에는 더욱 다양한 상점들이 오픈할 계획이다.     한인 밀집 지역에서 가까운 시카고 북부 서버브 스코키의 올드 오차드 쇼핑몰은 최근 큰 변화를 맞고 있다.     기존에 영업을 하던 블루밍데일이나 로드 & 테일러 등의 대형 백화점들이 쇼핑몰에서 철수했지만 대신 소형 업체들이 속속 입점을 하면서 쇼핑몰의 지형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새롭게 오픈한 업체들 중에서는 가구나 홈 인테리어, 매트리스, 아웃도어 의류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일리노이 주에 공장을 두고 전기 차량을 생산하는 업체와 일본 라면 식당은 다음달 오픈할 계획이다.     올드 오차드 쇼핑몰을 소유하고 있는 유니베일-로담코-웨스트필드사에 따르면 지난 5월에는 매트리스 판매 업체인 템퍼-피딕이, 7월에는 스위스의 수제 초콜렛 판매업소 레더라(Laderach), 8월에는 아웃도어 의류 업체인 아크테릭스(Arc’teryx)가 차례로 문을 열었다.     또 로드 & 테일러 백화점 자리에는 지난 5월 패션 브랜드 자라가 입점했고 가구점인 아르하우스는 6월에, 홈 퍼니싱 소매점인 파터리 반은 8월2일에 오픈했다.   향후 입점 계획이 있는 업체들로는 일리노이 블루밍데일에서 SUV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리비안과 일본 라면 전문 업체인 우마카 라멘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 올드 오차드 쇼핑몰에는 노드스트롬 백화점과 애플스토어, 마지아노 리틀 이태리, 영화관 등 100개 이상의 업체가 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드 오차드 쇼핑몰에는 고급 아파트 건설도 예정돼 있다. 기존 블루밍데일 백화점이 있었던 곳에 최대 675세대의 아파트가 건설될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스코키 시의회는 이르면 다음달 이런 계획안을 승인할 계획이다.     나일스의 골프와 밀워키길에 위치한 골프밀 쇼핑센터 역시 4억4000만달러의 세수증대지구(TIF) 지정을 통해 300채 규모의 고급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Nathan Park 기자지형 변화 지형 변화 올드 오차드 테일러 백화점

2024.08.2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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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일리노이 정치 지형

일리노이 주 정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지역적 구분을 하기 힘들어졌고 이에 맞는 적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리노이대학에서 발간한 ‘일리노이 정치:권력과 정치, 정부를 이해하기 위한 시민 가이드’는 최근 변화하고 있는 일리노이 정치 지형을 설명하고 있다.     14년만에 나온 개정판은 우선 그간 편의상 구분해 온 일리노이 정치 권역에 균열이 생겼다고 지적한다.     통상 일리노이를 시카고와 서버브, 남부 지역으로 분류하곤 한다. 민주당이 시카고에서 우세하고 공화당은 주 남부에서 지지세가 공고하며 서버브는 일종의 스윙보트 지역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서버브가 시카고와 거의 유사한 특징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책에서 예로 든 지역이 버윈과 시세로. 이들 지역은 서버브로 분류되기 보다는 시카고와 유사성이 더 많아졌다는 것인데 가장 큰 이유는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인종 구성이 최근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안과 히스패닉 인구가 최근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서버브에 속하면서도 네이퍼빌과는 큰 차이점을 보여 오히려 시카고와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 정치 역시 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아직 이를 위한 준비가 부족한 현실이다. 마치 100년 전, 200년 전 시카고에 아일랜드계와 이탈리안계 이민자가 많아지면서 이들을 위한 단체들이 많아졌던 것처럼 아시안과 히스패닉을 대표할 그룹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일리노이 정치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또 다른 특징은 억만장자들이 지역 정치를 좌지우지 하게 됐다는 것이다. 브루스 라우너, JB 프리츠커, 켄 그리핀, 리차드 우이흘린과 같은 거물급 정치 기부자들이 갖고 있는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이들에게 줄을 서는 정치인들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정당의 인정을 받아야 했지만 요즘에는 이들 소수 거액 기부자들의 눈에 들면 막강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공화당의 경우에는 라우너 전 주지사와 그리핀이 지역 정치계에서 손을 떼면서 공화당의 메시지를 지역에 전파하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Nathan Park 기자일리노이 변화 지역 정치계 일리노이 정치 정치 지형

2024.08.0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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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상식] 기후 변화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 근교에 사는 지인이 최근 보험회사로부터 주택 보험 취소 통지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자초지정을 듣다보니 취소 이유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보험사의 목적은 보험 취소지 어떤 시정을 원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     캘리포니아에서 보험사들이 주택 보험을 더는 제공하지 않거나 아예 비즈니스를 접고 있는 회사도 있다.     대형 보험사인 스테이트팜과 올스테이트에 이어 최근에는 토키오 마린과 트랜스 퍼시픽사가 캘리포니아에서 주택소유주 보험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스테이트팜과 올스테이트는 물가상승을 포함한 복합적인 이유를 원인으로 들었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기후 변화에 따른 산불에 대한 위험으로 추정된다.     매사추세츠주의 휴양지로 잘 알려진 넨터켓 바닷가의 한 주택은 지난해 220만 달러에 매물로 내놨던 집을 60만 달러에 매각을 결정했다.     이런 파격적인 가격 하락의 이유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안 침식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기후변화는 더는 논란의 대상이 아니고 우리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실적인 위기의 하나가 되었다. 이런 기후 변화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기 때문에 증권감독원(SEC)은 최근 기업들이 기후 관련된 사안을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보고 의무는 현재 법원에서 판결이 날 때까지 보류 중이긴 하나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 인지를 보여주는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 1997년도에 기후로 인한 손실로부터 보호를 목적으로 시작된 기후파생상품(weather derivatives) 거래량이 지난 몇 년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일반 투자자들도 기후 관련 투자가 가능한 ETF(Exchange Traded Fund)도 분야별로 다양하게 거래되고 있다. 기후 관련 펀드 규모도 세계적으로 2023년도에 5억 달러를 초과했다. 펀드 분석 업체 모닝스타(Morningstar)에 따르면 다양한 전문 분야의 기후 관련 펀드가 존재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포괄적인 투자전략과 전문분야(예:재생에너지, 카본감소,기후적응 등) 전략 반영이 가능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여름에 접어들게 되면서 엘니뇨의 끝자락이 어떤 문제를 야기 시킬지 모르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포트폴리오 대비책도 미리 준비해 놔야 한다.   ▶문의: (213)434-7787 김세주 / KadenceAdvisors, LLC경제 상식 기후 변화 기후 변화 재생에너지 카본감소기후적응 기후 관련

2024.06.19. 17:08

[기고] 변화를 요구하는 캠퍼스 시위

대학 캠퍼스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로 시끄러웠다. 많은 대학에서 경찰의 시위 진압이 이뤄졌고 학사 일정에 혼란을 빚었다.   1960년대와 70년대의 베트남전 반대 시위는 미국 학생 운동의 전환점이었다. 1964년 교내 표현의 자유 제한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UC버클리 학생들의 시위가 반전 시위로 이어졌고, 1970년 5월 닉슨 대통령이 베트남전 승리를 위해 캄보디아 침공을 발표한 후 오하이오 주 켄트 주립대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학생 4명이 주 방위군 총격에 숨지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반전 시위는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전국 900여 개 대학에서 400만 명 이상의 학생이 시위에 참여했으며, 16개 주 21개 대학에 주 방위군이 투입됐다.     친팔레스타인 시위의 핵심 역할을 한 컬럼비아대 역시 저항의 역사를 지닌 곳이다. ‘혼돈과 혁명의 시대’로 불리는 1968년 베트남전 반대 시위 때는 학생들이 캠퍼스 건물 5곳을 점령했고 700여명이 체포됐다. 1984년에는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 정책에 반대하며 투자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베트남과 가자 지구 전쟁 반대 시위의 공통점은 젊은 세대의 평화에 대한 열망, 인권 의식 및 미국 외교 정책에 대한 반대 등이다. 시위 참여 학생들이 교내에 캠프를 만들고 경찰이 이를 강경 진압한 것 또한 유사하다. 다른 점은 베트남전 반대 시위가 광범위한 시민 불복종 운동이었던 반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는 전국적이지만 캠퍼스에 국한됐다는 점이다.   약 50여개 대학에서 벌어진 시위 가운데 컬럼비아대와 UCLA가 이런 양상을 가장 잘 보여줬다. 컬럼비아대에 지난 4월17일 처음 캠프가 세워질 때만 해도 시위가 그렇게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날, 미노슈 샤피크 총장이 경찰 투입을 요청해 텐트를 철거하고 시위대를 체포한 것이 확산의 도화선이 됐다. 2주 후에는 캠프가 더 커지고 학생들과의 협상에 실패하자 경찰이 재투입돼 시위대를 진압했다.     같은 날 밤 서부에서는, 친이스라엘계 집단이 UCLA시위대를 3시간 동안이나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다. 나중에 출동한 경찰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해산하고 학생들을 체포했다.       경찰의 무력 진압에 대한 반발도 많다. 컬럼비아와 UCLA 교수진은 총장 견책과 사임을 요구하고 있으며, UC 계열 조교 및 연구원을 대변하는 노동조합은 파업을 결의했다. 시위 참가자에 대한 대학들의 징계 수위도 높아 정학, 기숙사 퇴거, 기말 고사 응시 불허 등의 처분을 내렸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학가의 친팔레스타인 시위에는 부정적인 여론이 더 높다. 역사적으로도 대학생 시위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높지 않다. 더욱이 이번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반유대주의와 폭력 세력(하마스)을 옹호한다는 비난을 받기 쉽다.     대학 측이 강경 진압을 결정한 배경에는 이스라엘 지지 정치인들과 대학 후원자들의 압력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연방의회 증언 후 사임한 하버드와 펜실베이니아 대학 총장도 이런 압력에 굴복한 결과다.     학생들은 시위를 통해 기존의 불합리한 정책과 규범에 도전해왔다. 이 과정에서 사회의 이념적 균열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동시에 정의로운 정책 방향이 제시되기도 했다. 캠퍼스는 사회적 변화의 산실로 지속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이번 시위 또한 미국의 가자 지구에 대한 새로운 역할을 윤리적 차원에서 요구하고 있다. 그 결과에 대한 판단은 역사의 몫이다. 정 레지나기고 캠퍼스 변화 친팔레스타인 시위 대학 캠퍼스 시위 진압

2024.05.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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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야기] 맥도날드와 인앤아웃의 다른 길

기업의 브랜드 전략은 시장 변화에 따라 진화해야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전략의 진화는 심도 있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브랜드 전략의 진화 개념은 두 가지 형태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고객 욕구와 경쟁 변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전략의 수정이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전략의 변화가 아니라 효율적으로 유지·보수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전자를 전략의 진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위에서 구분한 두 가지 방식의 전략 진화를 예를 들어 비교해 보자. 전자에 해당하는 것이 맥도날드, 그리고 후자는 인앤아웃( IN-N-OUT) 햄버거라고 볼 수 있다. 두 브랜드는 대비되는 브랜드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으며, 이런 모습은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맥도날드는 맥도날드 형제가 1940년 첫 매장을 오픈했다. 이후 로고와 매장 디자인의 많은 변화를 거치며 상당히 단순화했다.  다만 ‘골든 아치(Golden Arches)’ 는 지금도 유지가 되고 있다. 또 맥도날드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해 확장세를 이어갔다. 맥도날드의 첫 프랜차이즈 매장이 오픈한 것은 1955년 일리노이 주에서다. 현재 맥도날드는 세계 115개국에 3만7000개가 넘는 매장이 있다.   맥도날드의 메뉴 변화는 경이로울 정도다. 1948년 9가지 메뉴로 시작했지만 2013년 145가지로 급증했다. 첫 9가지 메뉴에는 프렌치프라이 대신 포테이토 칩이 포함됐었다. 맥도날드는 주기적으로 새로운 메뉴들을 선보였다.  1965년에는 필렛 오 피시, 1968년에 빅맥, 1972년에 에그 맥머핀, 1979년에 해피밀, 그리고 1983년에 치킨너깃 등이 그 예이다. 맥도날드는 광고에도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다. 맥도날드가 2021년 전 세계에서 지출한 광고비는  4599억 달러에 달했다.  맥도날드는 광고비 이외에 막대한 규모의 마케팅 비용도 지출하고 있다. 맥도날드 고객층은 다양하지만 주 고객은 중·저소득층인 만큼 저렴한 가격대의 메뉴 개발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인앤아웃은 1948년 해리와 에스더 스나이더 부부가 남가주 볼드윈 파크 지역에서 첫 매장을 오픈했다. 쌍방향 스피커폰 시스템으로 주문하고 차 안에서 햄버거를 먹는 소위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방식의 판매로 주목받았다. ‘인앤아웃’이라는 이름도 이런 개념을 반영한 것이다. 인앤아웃은 유명 연예인부터 트럭 운전사, 심지어 유명 요리사까지 햄버거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다. 열렬한 고객층의 등장은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 고객들은 인앤아웃 버거를 단순한 패스트푸드 햄버거가 아니라 남가주의 문화적 현상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인앤아웃의 창업자 해리 스나이더는 '신선함(freshness)'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다. 이로 인해 재료로 사용되는 감자, 토마토, 상추, 양파, 빵 그리고 고기까지 신선함을 고집했다. 예를 들어 다른 햄버거 체인과 달리 인앤아웃은 냉동된 햄버거용 고기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다른 재료들도 신선함을 위해 지역 농장에서 공급받아 사용한다.  또 다른 점은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거부하고 가족 소유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광고도 많이 하지 않고 주로 입소문을 통해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  인앤아웃의 로고 또한 1954년 이후 변화가 없다. 그 유명한 더블더블, 치즈버거,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 등 4가지 메뉴도 70년 동안 유지하고 있다.  물론 고객이 다른 햄버거를 원할 경우 이를 제공하고 있지만 4가지의 기본 메뉴는 변함이 없다. 인앤아웃은 현재 7개 주에서 4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맥도날드와 인앤아웃의 핵심적인 차이점 가운데 하나가 햄버거용 고기다.  인앤아웃은 냉동된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반면,  맥도날드는 냉동된 고기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맥도날드가 매장을 전 세계로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이 때문이다.  반면 인앤아웃은 확장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결국 맥도날드는 혁신적인 변화를 지속하며 성공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인앤아웃은 기존 전략의 유지·관리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이들 두 브랜드의 운영 전략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브랜드 운영전략이란 어느 한 가지만이 옳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정반대되는 두 가지 전략이 모두 옳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 가지 사이즈의 옷이 모든 사람에게 맞을 수 없듯이 한 가지 전략을 모든 브랜드 운영 기업에 적용할 수 없다.   둘째, 브랜드 전략의 옳고 그름이 전략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옳고 그름의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맥도날드와 인앤아웃 두 브랜드 모두 전략의 실행 면에서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어떠한 전략을 실행하든 개선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두 브랜드 모두 전략 운영 과정 전반에서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개선 방안들을 찾아냈다. 드라이브 스루  주문 과정의 효율화, 햄버거 포장의 개선 등은 두 브랜드 모두가 성공적으로 찾아낸 개선책이다. 인앤아웃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만 고집하다 1979년부터 고객들이 매장 안에서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개선책을  강구했다.   맥도날드는 앞으로도 고객들이 햄버거 생각이 날 때 다른 햄버거 체인보다 맥도날드를  먼저 생각하도록 하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와 판촉활동을 지속해서 해야 한다. 음식의 핵심 요소인 차별화가 미흡하기 때문에 항상 경쟁 업체를 의식하는 성장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반면 인앤아웃은 햄버거에 대한 자부심과 고객들의 엄청난 구전 홍보 효과를 토대로 효율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빠른 지역적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박충환 전 USC 석좌교수는 브랜드 관리 전략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은퇴 전 USC 경영대학 브랜드 관리 센터장 역임.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맥도날드 변화 맥도날드 고객층 맥도날드 형제 현재 맥도날드

2024.04.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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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변화의 가속화 시대

기술의 경제적 영향력이 가속화되고 범위와 규모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으로 인력을 대체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어 고용시장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도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성을 위해 AI를 도입하면서 감원에 나섰다. 특히, IT분야에서는 지난 한 달간 107개 기업이 3만 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구조조정 한파는 전 산업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옥스포드대학 경제학과에서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AI가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정보를 처리한다고 했을 때 미국에서는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AI가 계속 발전해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을 감시하며, 행동까지 예측하는 상황이 올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이런 끔찍한 상황을 상상하며 최근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다시 읽었다. 오웰은 인간의 정신과 육체,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를 고발하는 내용의 이 소설을 1949년에 발표했다. 이 작품은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이 통제되는 사회를 묘사한 미래소설이자 정치풍자 소설이다. 소설 속에서 인류는 결국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고 영혼이 없는 기계처럼 허수아비가 되어 인간 자체의 존재 의미마저 깨닫지 못하게 된다. 심지어 오웰은 작품 속에서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하고,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는 논리로 과거를 조작하는 통제 수법까지 보여 준다.     AI는 개인의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다. AI는  대규모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개인의 이전 행동 패턴을 이해한다. 이 데이터는 온라인 활동, 소셜 미디어 활동, 구매 기록, 위치 기록 등 다양한 소스에서 얻는다.     두 번째는 머신 러닝 알고리즘이다. AI는 수집된 데이터를 이용해서 머신 러닝 알고리즘을 훈련시킨다. 이 알고리즘은 행동 패턴을 식별하고 학습하면서 특정 행동의 가능성을 예측한다. 예를 들어, 지도 학습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이전 행동과 결과를 기반으로 모델을  훈련시킨다.     세 번째는 행동 이론 및 심리학 모델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일부 AI 시스템은  행동 이론이나 심리학적 모델을 기반으로 개인의 행동을 예측한다. 이러한 모델은 개인의 성향, 선호도, 신념 등을 고려해서 예측을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서 개인의 현재 상태나 행동을 예측한다. 예를 들면, 실시간 위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동 패턴을 예측하거나, 실시간 음성 및 텍스트 입력을 분석해서 감정이나 의도를 파악한다. 이러한 방법을 결합해서 AI는 다양한 상황에서 개인의 행동을 예측하고 추론할 수 있다.     이러한 AI의 예측이 개인의 다양한 행동 요인으로 인해 항상 완벽하지는 않지만,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는 힘은 엄청나다. 우리는 이런 AI의 영향력을 통찰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미래를 뒤바꿀 근본적인 변화는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뿐 아니라, 이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할 기술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지식으로는 미래에 대응할 수 없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변화가 가속화되는 시대에 가장 기민하게 대처하는 개인과 기업만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사실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열린광장 가속화 변화 데이터 분석 데이터 수집 행동 패턴

2024.02.1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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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라, 2월 1일부터 대대적 변화

시카고 통근열차 '메트라'(Metra)의 매표 방식이 1일부터 대폭 변경된다.     메트라는 2월 1일부터 대부분의 티켓 판매 창구를 닫고, 대신 티켓 자판기를 설치한다. 또 특정 티켓 옵션 다수가 없어진다.     메트라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이미 지난 8일 모든 티켓 판매 창구를 폐쇄한 BNSF 노선에 이어 모든 노선에서 티켓 판매 창구를 없앤다는 것이다.   일부 이용객이 많은 역에는 티켓 자판기가 설치될 예정이지만 메트라측은 이용자들에게 가급적 '벤트라'(Ventra) 핸드폰 어플을 사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다른 변화 가운데 하나는 10회 이용권 티켓 등이 제외된다는 점이다.     한편 메트라는 티켓 시스템을 축약, 전체 노선을 현행 10개 구역에서 4개 구역으로 줄이고 엘렉트릭 라인 노선을 제외한 나머지 노선들은 모두 티켓 가격을 인하할 예정이다.     메트라 한달 사용권(135달러)과 주말 사용권(10달러) 등 일부는 현행 방식이 유지된다   Kevin Rho 기자메트 변화 변화 가운데 대대적 변화 티켓 판매

2024.01.3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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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변화하고 있는 멕시코

멕시코 하면 마약 범죄 조직간 전쟁을 떠올리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지금도 범죄 조직 간의 전쟁 등으로 한 해에 약 3만 명이 총격 피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범죄 조직끼리의 전쟁이지 일반인이 피해를 보는 경우는 적다.     마약 범죄가 기승을 부리게 된 것은 정부의 부패 탓이 크다. 기간 산업이랄 것이 별로 없는 멕시코는 70년간 제도혁명당(PRI)이 장기 집권했다.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의 고위 공직자는 물론 각 주의 주지사, 시장, 경찰서장, 심지어 마약 단속 경찰까지 마약밀매 조직과 연결되어 있었다. ‘마약왕’으로 유명한 시날로아 주 출신의 차포 구스만이 체포되어 종신형을 선고받고 뉴욕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마약밀매 조직은 급격히 약화했다. 하지만 지금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고 작은 규모로 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는 2만 년 전부터 이곳 원주민인 인디오들이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 농업도 발달하여 이미 기원전 8000년부터 옥수수 재배를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기원전 2300년에 토기를 만들었고 마야 문명이 발달한 유적지에는 지금도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든다. 유카탄 반도 코무첸, 캄페체, 칼라그물 등에 마야제단이 있고 벨라크루즈 주 성로렌소, 타바스코 주 후라벤타에도 마야제단이 남아 있다. 멕시코는 마야문명이 찬란하게 꽃핀 곳이다. 이미 그 유적지가 많지만 지금도 과테말라와 접하는 국경지대 정글에서는 계속해서 새 유적지가 발견되곤 한다는 소식이다.   멕시코는 지금 크게 변모하고 있다.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할까? 가장 큰 이유는 정치적 안졍이다. 현재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의 65대 대통령이다. 그의 집권 이후 정치가 안정을 찾으면서 멕시코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그는 과거의 부정부패를 척결하며 미국과 비슷한 정직한 나라를 만들고 있다.  내가 처음 도착한 30여 년 전에는 사회 전반에 부정부패가 만연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부 경찰을 제외하고 부패 공무원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멕시코는 노조 단체가 없다. 단위 기업에 형식적 노조 단체는 있지만 한국처럼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이니 하는 전국적 조직은 없다. 노동자와 고용주 사이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정부는 대체로 기업 편을 들어준다. 형식적 최저임금은 가장 가난한 주의 임금을 기준으로 되어 있지만 정부가 임금을 통제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전 세계의 기업들이 멕시코로 몰려들고 있다. 기업이 새로 생기니 임금은 절로 적정수준으로 오르는 상황이다.     멕시코는 물가가 아주 저렴하다. 미국이나 한국의 약 1/5 수준에 불과하다. 생활비가 싸니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많은 은퇴자가 몰려들어 타운을 형성한 곳도 있다.  멕시코의 외국인타운은 수십 군데가 있고 인구수도 증가일로라 할 수 있다.   멕시코는 국토 면적이 한국의 15배나 된다.  그만큼 석유·금·은·동·니켈·목재 등 자원도 풍부하다. 가장 부러운 점은 출산율도 높아 인구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연령별 인구 구조도 피라미다 형태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해외 이민자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는 나라인 셈이다.     노조가 없다 보니 해외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이로 인해 경제적 성장도 빠르다. 사회가 안정되면서 관광객도 몰려들어 유명 관광지의 식당·호텔 등은 예약이 힘들 지경이다.   내가 멕시코에 진출한 지 꼭 35년 만인데 이곳 생활에 지극히 만족하고 있다. 멕시코는 파라다이스로 변하고 있다 할 만하다. 김호길 / 시인파노라마 멕시코 변화 마약밀매 조직 범죄 조직 마약 범죄

2024.01.1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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