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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우편투표 지켜야 한다

지난 3월 31일,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 ‘연방선거의 시민권 검증과 무결성 확보’에 서명했다. 우정국에 우편투표 관련 규정을 새로 만들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우정국은 새 규정을 만들어 지난 8월 21일 확정했다.   새 규정의 핵심은 주 정부들이 적어도 선거 60일 전까지 유권자 명부를 연방정부에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명부에서 누락되는 유권자다. 명부에 없으면 우편투표 용지를 받지 못하는데, 정작 당사자는 이 사실을 통보도 받지 못한다. 왜 투표용지가 오지 않는지,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또 우정국이 어떤 이유로든 투표용지를 반송 처리해도 유권자에게 통지할 의무가 없어, 결국 유효한 표들이 아무도 모르게 사라질 수도 있게 된다.     이 문제는 한인 등 아시안 유권자에게 무겁게 다가온다. 우편투표는 아시안 유권자들이 많이 이용한다. 지난 2020년 팬데믹 상황 대통령 선거에서 아시안 유권자는 67%가 우편·부재자 투표를 했다. 당시 전체 유권자 평균은 43%였다. 그리고 이민 유권자는 미국 태생보다 우편투표율이 8%p 높다는 통계도 있다.     게다가 시민권 여부를 판별하는 데이터베이스가 부정확하기로 악명이 높아, 정당하게 시민권을 받은 아시안들이 유권자 명부에서 부당하게 걸러질 위험이 크다. 고령자와 장애인 등 이동이 어려운 유권자에게 우편투표가 사실상 유일한 참정권 행사 수단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규정으로 투표를 막으려는 대상이 누구인지 분명하다.   행정명령과 우정국 규정은 지난봄부터 법정 공방에 휩싸였다. 연방 지법에서 위헌 소지가 크다는 판단으로 시행이 저지됐다가, 지난달 연방 대법원이 6대 3으로 정부의 손을 들어주며 상황이 뒤바뀌는 듯했다. 그러나 매사추세츠 연방 지법은 다시 원고 측 손을 들어,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포함 당분간은 선거에 새 규정을 시행하지 못하도록 금지명령을 내렸다. 우편·부재자 투표 부정 사례를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인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유권자들의 참정권을 박탈할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따라서 새 규정은 적어도 오는 11월 선거에는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우편투표는 여전히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투표 방법이다. 다만 연방정부 측이 연방 대법원에 다시 긴급 구제를 신청할 가능성을 이미 예고한 만큼, 싸움이 완전히 끝났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첫째, 본인의 유권자 등록 정보가 최신 상태인지, 정확한지 꼭 확인해야 한다. 둘째, 우편투표 용지를 신청했다면 최대한 일찍 작성해 선거일로부터 최소 일주일 전에는 우편으로 발송하는 것이 안전하다. 셋째, 우편이 불안하다면 관할 카운티 선거관리사무소나 지정된 안전 투표함(드롭박스)에 직접 투표용지를 제출할 수 있다.    연방정부가 선거 절차에 손을 대려는 시도는 법원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형태를 바꿔가며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그 목적이 선거 참여를 가로막는 것일수록 더욱 집요하다. 그럴수록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등록 상태를 스스로 챙기고, 투표 일정을 앞당겨 움직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어책이다.     한인사회와 아시안 커뮤니티가 오랜 시간 쌓아온 참정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그리고 우편투표를 지켜야 한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우편투표 아시안 유권자들 우편투표 용지 우편투표 관련

2026.09.0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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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현대차 공장 ICE 급습 1주년

지난해 9월 4일, 조지아주 엘라벨의 현대차·LG 배터리 공장에 무장 요원 500명이 들이닥쳤다. 직원들을 벽에 세우고 신분증을 요구했으며 이민 신분을 확인했다. 조지아주 순찰대와 이민세관단속국(ICE), 국경순찰대,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국세청(IRS),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ATF) 등 여러 연방 기관이 최루탄, 헬리콥터, 드론, 군용 차량까지 동원해 현장을 포위하고 봉쇄했다. 영장은 단 4명에게만 발부됐지만 475명이 끌려갔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대규모 급습은 여전히 미 전역에서 계속되고 있다. ICE의 급습은 조용히, 더 넓게 진행되는 실정이다. 국토안보부 자료에 따르면 ICE의 체포 건수는 지난 6월 4만3000여 명, 7월엔 약 5만여 명으로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잡혀간 대다수는 범죄 전력이 없는 평범한 이웃들이다. 단속 지역도 달라졌다. 거리 검문 대신 공항, 법원, 국립공원에까지 출몰한다. 합법 망명과 이민 신청 절차를 밟던 이들까지 끌려간다. 조지아에서는 지역 경찰과 ICE의 협력이 이뤄지는 지역이 6곳에서 69곳으로 늘었고 교통 단속조차 이민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가 됐다.   연방정부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올해 2월 말까지 이미 300만 명 가까이 쫓겨났다. 이중 67만5000여 명은 강제 추방됐고, 220만 명은 자진 출국했다. 정확한 표현은 자진 추방이다. 비록 제 발로 떠났지만 단속에 대한 두려움과 불투명한 앞날 등으로 사실상 등 떠밀려 나간 것이다. 많은 한인 청년들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한국어도 서툰 이들도 있어 이들의 취업과 생활이 걱정이다. 병역 문제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남성들도 있다. 그런데도 어쩔 수 없이 낯선 고국으로 돌아간다.      9월 4일 조지아 현대차 공장 인근 사바나에서는 1주년 행사가 열린다. 조지아와 미 전역에서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를 비롯해 이민자 단체들이 모여 ICE를 규탄하고 앞으로도 계속 싸우겠다고 다짐할 예정이다. 미교협 김정우 공동 사무국장은 “공포가 우리를 옭아맬 수 없다. 우리는 언제든 버려질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거부한다. 우리는 지금 완전한 보호와 온전한 존엄, 그리고 시민권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길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사바나 지역 단체 남동부이민자형평성(MESE)은 1주기 성명에서 “급습이 가정을 파괴하고, 지역사회를 불안정하게 하며, 공포를 조성할 뿐 노동 환경 개선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조지아 전역의 가정들은 출근할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말지, 응급 의료 처치를 받을지를 두고 불가능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며 “집을 나서면 곧 ICE에 체포되거나 지역 법 집행기관에 붙잡힐 수 있다는 공포 때문”이라고 했다. MESE는 지난 1년간 10만 달러가량을 모금해 법률 비용과 긴급 지원에 썼고, 현대 노동자 9명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이제 ‘동남부 정의 기금’을 출범시켜 이 싸움을 이어간다.   이민자는 서로가 동료이자 이웃이다. 공동체의 한 부분이 공격받을 때, 그것은 결국 우리 모두를 향한 공격이다. 1년 전을 기억하는 데 그치지 말고, 지금도 계속되는 단속에 맞서 함께 목소리를 내고 힘을 보태야 할 때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현대차 공장 조지아 공장 조지아주 엘라벨 조지아주 순찰대

2026.09.0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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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변호사를 빼앗긴 이주 어린이들

열두 살 소피아는 다섯 살 때부터 시작된 노동 착취와 인신매매를 피해 미국에 왔다. 자신을 지켜줘야 할 어른들로부터 오히려 끝없는 학대를 당했던 아이였다. 안전을 찾아 도망친 소피아는 지금 법률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미국에서 치유를 받을 수 있는 법적 보호를 신청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을 대변해줄 경험이 많고 신뢰할 수 있는 변호사가 없다면, 소피아는 결국 추방돼 자신이 도망쳐 나온 끔찍한 구렁텅이 속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연방 의회는 2003년부터 부모나 법정 후견인 등 보호자 없이 홀로 미국에 입국한 이주 어린이들을 위한 법률 서비스 예산을 배정해왔다. 그러나 지난 7월 31일, 트럼프 행정부는 이 업무를 맡아온 아카시아정의센터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이 계약은 전국 100여 개 법률 서비스 기관으로 이뤄진 네트워크를 지탱해온 예산으로, 2만 명이 넘는 어린이들에게 법률 대리와 상담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계약이 끝난 바람에 아이들 2만~2만600여 명의 대부분이 하루아침에 변호사 없이 이민 법정에 서게 될 처지가 됐다. 어린이들이 변호사 없이 법정에 서면 미국에 남을 수 있는 확률은 10%도 안 된다.     아카시아 측은 지난해 12월 이후 정부로부터 약 6500만 달러의 예산 지원을 받지 못했으며, 정부가 어린이들의 미공개 의료 평가서와 사건기록 등 민감한 신상정보 제공을 새 계약의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밝혔다. 아카시아 측은 이를 거부했고, 결국 계약은 종료됐다. 텍사스의 한 기관은 이미 이주 어린이 담당 프로그램을 중단했고 직원 13명도 해고했다. 일부 기관은 예산 없이도 아이들을 계속 대리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무한정 지속할 수는 없다. 변호사가 일자리를 잃으면, 아이들은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 믿고 의지해온 변호사를 잃게 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난민정책국 측은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한때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소규모 법무법인과 계약을 하겠다고 했으나 이 법인이 이민법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된 뒤 흐지부지됐다. 지난 2008년 제정된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 재승인법에 따라 미국 정부는 보호자가 없는 어린이들에게 실행 가능한 최대한의 법률 대리를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행정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번 조치의 파장은 뉴욕에서 즉각 나타났다. 뉴욕주에서만 1400여 명의 어린이가 법률 대리 없이 이민 법정에 서야 한다.   이번 결정의 배경은 분명하다. 정부의 목표는 수십 년간 아이들을 대리해온 경험 많은 변호사들을 걷어내고, 추방 정책의 속도를 높이는 데 협조하는 단체로 바꾸려는 것이다. 독립적이고 어린이 친화적이며 트라우마를 이해하는 변호사가 곁에 있을 때 아이들은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정부는 예산을 무기로 아이들을 위험 속으로 되돌려 보내려 한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지역구 연방 의원에게 연락해 법률 서비스 예산의 복원을 요구하거나, 이들을 대리하는 변호사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방법이다. 인신매매와 학대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법정에서 두려움과 외로움에 떨며 홀로 서 있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라. 어른들은 정말 왜 이렇게 잔인한가?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변호사 어린이 이주 어린이들 변호사 네트워크 법률 대리

2026.08.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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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서류 미비자 학비 지원 중단

지난 8월 10일 법무부가 뉴욕, 코네티컷, 버몬트 3개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주 정부의 서류 미비 학생 거주지 기준 주내 학비(in-state tuition) 장학금과 학자금 지원을 시비 삼고 나선 것이다. 법무부가 전국적으로 제기한 비슷한 소송이 17건으로 늘었고, 뉴욕주가 속한 제2 연방항소법원 관할 3개 주는 모두 소송을 당했다.   법무부는 서류 미비 학생에게 거주지 혜택을 주면서 다른 주 출신 시민권자 학생에게 혜택을 주지 않는 것은 위헌적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시민보다 ‘불법체류자’를 우선시하는 주 정책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욕, 코네티컷, 버몬트 3개 주 모두 이민 신분과 무관하게 일정 기간 거주 요건을 충족한 모든 학생에게 동일하게 학비 혜택을 적용하고 있어, 소송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코네티컷 주 법무장관 윌리엄 통은 연방정부가 주정부의 대학 운영 방식에 간섭할 권한이 없다며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이민법센터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미 대학에 재학 중인 서류 미비 학생은 약 40만 8000여 명이다. 그리고 해마다 9만 8000여 명의 서류 미비 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이민 가정의 자녀들이다. 법무부는 이미 텍사스, 켄터키, 오클라호마, 네브래스카, 일리노이 등에서 제기한 비슷한 소송에서는 이겨 이들 주 정부의 학비 정책을 무너뜨렸다. 만약 뉴욕 등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 영향은 수천 명의 학생과 가족들에게 곧바로 미치게 된다.     한인 권익단체인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는 이번 소송을 규탄하며, 법무부가 승소할 경우 벌어질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수천 명의 학생이 하루아침에 등록금이 서너 배로 뛰는 상황에 놓이고, 성실히 공부해온 학생들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할 우려도 있다. 지역사회는 미래의 교사, 의료진, 엔지니어, 지도자를 잃게 된다. 또 소송의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 정부가 지역 주민을 지원할 권한을 연방 정부에게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소송은 결코 ‘공정’의 문제가 아니다. 이 땅에서 자라고 이 사회에 기여해온 청년 이민자들이 고등교육을 통해 미래를 설계할 기회 자체를 연방정부가 원천 차단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고등교육은 특정 신분을 가진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니라 그 지역사회에 살고 기여하는 모든 학생에게 열려 있어야 할 권리다.   이번 소송은 단지 3개 주의 학비 정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민 신분과 관계없이 이 땅에서 자란 다음 세대의 교육 권리를 지킬 수 있는지, 그리고 주 정부들이 미래 세대를 스스로 지원할 권리를 지킬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미 전역의 서류 미비 대학생은 52만5000여 명으로 전체 학생의 2.4% 정도다. 이 가운데 51.9%가 라틴계, 아시안은 21.7%, 흑인 13.6%, 백인 8.4% 등이다. 서류 미비 한인 대학생은 6000~7500여 명으로 추정된다. 한인 사회 역시 이 싸움의 결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기에 눈을 부릅뜨고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미비자 서류 서류 미비 학비 혜택 학비 정책

2026.08.19.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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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국내선 여행도 주의해야 하는 이민자

지난달 뉴욕 맨해튼에 사는 20대 한인 남성은 플로리다로 가족 여행을 떠나려고 JFK공항에서 국내선 탑승 수속을 밟았다. 박씨는 2024년 시민권자와 결혼해 배우자 초청 영주권 절차를 밟고 있었고, 지문 채취까지 마친 뒤 인터뷰만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탑승구가 아닌 이민 구금시설로 끌려갔다. 과거 무비자로 입국한 뒤 90일 체류 허용 기간을 넘긴 기록이 문제가 됐고, 체포 당일 최종 추방 명령까지 발부됐다. 그는 현재 뉴저지 델라니홀 이민자 수용소에 갇혀 있다. 공항 단속 과정이 구체적으로  알려진 첫 한인 사례다.   이런 일이 어떻게 벌어졌을까? 교통안전청(TSA)은 매주 수차례 항공편 탑승객의 이름, 사진 등 세부정보를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전달한다. TSA와 ICE가 둘 다 국토안보부(DHS) 산하 기관이라는 이유로, 통상적인 기관 간 정보공유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ICE는 이렇게 넘겨받은 명단을 자체 기록과 대조해 표적 인물이 확인되면 공항으로 단속 요원을 보낸다. TSA가 이런 방식으로 제공한 여행객 기록은 지난 3월 이후 3만1000여 건이 넘고, 이에 따라 800여 명이 체포, 구금됐다.   단속 사례는 최근 가파르게 늘고 있다. 공항 내 ICE 체포는 하루 평균 20명에서 40명 수준에 이르며, 이는 지난해 5월 공항 단속이 시작될 당시 하루 10건 안팎이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최소 9개 주, 15개 이상의 공항에서 단속 사례가 밝혀졌고, ICE의 전국 구금 인원은 지난 6월 4만3000여 명에서 7월 4만6000여 명으로 늘어나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월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루 평균 1500여 명이 붙잡히고 있다.   과거 공항 단속은 주로 강력 범죄 전력자나 이미 추방령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형사 범죄 기록이 전혀 없고, 추방령을 받은 적도 없으며, 영주권이나 신분 조정 신청이 진행 중인 사람들까지 단속 대상이다. 자녀와 함께 국내선으로 여행을 가는 부모, 시민권자와 혼인해 영주권 인터뷰를 앞둔 배우자 등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와입양인정의연맹 등 한인 권익 단체들은 비시민권자를 위한 여행 주의보를 발표했다. 과거 추방령을 받았거나, TPS(난민) 지위 등 합법 신분이 취소됐거나 또는 취소를 앞두고 있거나, 이민 신청 심사 중이거나, 체포 기록(유죄 판결 여부와 무관)이 있는 경우, 나아가 서류미비 청년 추방유예(DACA) 신분과 영주권자를 포함한 모든 비시민권자가 위험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들 단체는 국내선도 항공 여행을 신중히 고려할 것, 여행 전 반드시 이민 변호사와 상담할 것, 헌법 권리를 숙지하고 행사할 것, 믿을 수 있는 사람과 비상 연락 계획을 세울 것,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 보안을 강화할 것, 신분 관련 실물 서류를 지참할 것을 권고했다.   공항은 이제 이민자에게는 더는 티켓을 끊고 탑승구로 향하는 평범한 일상의 공간이 아니다. 악착같이 신분을 증명하고 방어해야 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혼인 영주권 인터뷰를 앞두고 가족여행을 떠나려던 20대 청년이 수용소로 끌려간 이번 사건은, 한인 사회 누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국내선 이민자 여행객 기록 이민자 수용소 국내선 탑승

2026.08.1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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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입양인들이 개최한 ‘홀트 장례식’

지난달 24일, 오리건주 유진에 있는 홀트아동복지회(Holt International) 본부 앞 잔디밭에 관 모양의 종이상자와 ‘RIP HOLT(홀트의 종말을 고한다)’라고 쓰인 묘비들이 놓였다. 검은 옷을 입은 입양인 30여 명이 모여 “아기를 팔지 말라”고 외쳤다. 이들은 이 시위를 ‘홀트를 위한 장례식’이라고 했다.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난 70년간 이어져 온 국제 입양 산업의 쇠퇴를 환영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들이 겪은 분노와 상실감을 나누는 자리였다.   홀트는 단순한 입양기관이 아니다. 설립자인 해리 홀트가 1950년대에 벌인 로비 활동 내용은 미국 국제 입양 제도의 뼈대가 됐다. 그리고 그 제도의 첫 실험 대상이자 최대 공급원이 한국이었다. 홀트는 1955년 한국인 아동 8명을 입양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의 로비 활동을 벌였으며, 이것이 국제 입양의 시초가 됐다. 이번 시위는 단순한 감정적 항의가 아니었다. 배경에는 한국에서 거의 3년에 걸쳐 진행한 해외입양 실태조사와 지난해 발표된 그 결과가 있다.     이번 조사 결과 입양 서류 조작 사실들이 드러났다. 입양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아동을 고아로 위장한 사례, 부모에게 자녀가 사망했다고 알린 뒤 실제로는 그 아동을 국외로 입양 보낸 사례 등이 밝혀졌다. 그리고 입양 가정이 아동의 미국 시민권 취득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아  성인이 된 입양인이 강제 추방당한 사례 등 홀트의 역사에는 인권 침해로 규정될 사건들이 수없이 많다.     홀트 측은 1956년 이래 입양 아동과 가정을 위해 헌신해 왔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홀트를 통해 새 가정을 찾은 수만 명의 아이가 있다. 하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이번 행동이 국제 입양의 ‘완전한 폐지’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개선이 아니라 ‘입양산업’ 자체의 종식을 입양인 자신들이 외치는 것이다.   입양인들의 이야기는 곧 한인 커뮤니티의 이야기다. 한국은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세계 최대의 ‘아동 수출국’이었고, 그 결과 지금 미전역에는 성인이 된 많은 한인 입양인이 살아가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출생 기록, 친가족의 생사 여부, 심지어 자신이 어떤 경위로 미국에 오게 되었는지조차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살아왔다. 일부는 시민권 절차 누락으로 인해 성인이 된 뒤 추방 위기에 놓여있다. 미국이 해외 입양인에게 자동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 유일한 국가인 까닭이다. 이는 이민자 권익과 시민권 정책을 다뤄온 한인 커뮤니티 단체들의 활동과도 맞닿아 있는 문제다.   홀트 본부 앞에서 열린 이 장례식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하나다. 아동복지라는 이름 아래 이루어진 대규모 국제 입양 시스템은 정말로 아이들을 위한 것이었는가, 아니면 수요와 공급의 논리로 움직인 산업이었는가. 그 답을 찾는 일은 이제 침묵할 수 없는, 자신의 뿌리를 되찾으려는 입양인 당사자들의 목소리에서 시작되고 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우리 한인사회가 응답해야 할 절박한 호소이기도 하다.     한인사회가 이들의 아픔에 귀 기울이는 것을 넘어, 입양인들의 권리 회복에 함께 연대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개선에 적극적인 행동으로 나설 때다. 한인사회가 이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때, 비로소 우리는 과거의 상처를 직시하고 진정한 치유로 나아갈 수 있다. 김정우 / 시민 활동가커뮤니티 액션 입양인 장례식 한인 입양인 입양인 자신들 해외입양 실태조사

2026.08.0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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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의지할 곳 없는 추방 한인들

불법체류자 단속이 강화되면서 추방을 당하거나, 자진 출국하는 한인 가정도 늘고 있다. 이렇게 출국하는 한인 숫자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지만, 귀국 계획을 세우고 있다거나 이미 한국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은 적지 않게 들린다. 한국이 추방자의 주요 출신국으로 분류되지 않아 최근의 공식 통계는 없다. 다만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5년(2020~2024년) 동안 총 367명의 한인을 추방했다고 밝혔다. 연평균 70여 명인데 최근의 불체자 단속 상황을 보면  더 늘어났을 것이 뻔하다.       출국하는 한인 대다수가 언젠가는 미국에 되돌아올 것이라는 꿈을 안고 떠난다.자진 출국하는 한인들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 사실상 추방과 다름없는 고통 속에서 한국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귀국 후에도 미국에서의 고달픈 삶 못지않게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       자진 출국 또는 추방되는 한인들 가운데 그나마 성인이 된 후 미국에 온 경우에는 한국에서의 재정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청년들의 경우는 다르다. 이들은 한국어도 서툴고, 아는 사람도 거의 없다. 여기에 병역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많다.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왔기에 자신도 모르게 병역 기피자가 된 청년들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법원에 출두해야 한다.     추방을 당한 한인 입양인들도 앞날이 막막하다. 한국 전쟁 이후의 한인 입양인 20만여 명 가운데 약 8~10% 수준인 1만7000~1만9000여 명이 체류 신분을 얻지 못해 추방의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 가운데 50여 명은 이미 추방됐으며, 2002년 이후에만 최소 11명이 한국으로 쫓겨났다. 어린 시절부터 미국에서 살아온 이에게 한국 정착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한국 정부는 해외 입양인들에게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지난해 3월 진실화해위원회가 최소 입양인 367명의 입양 서류가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만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국가가 오랫동안 방치한 구조적 문제라는 뜻이다. 한국 정부는 서류 조작과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후속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또 추방된 입양인이 국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특례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입양 기록 공개와 친가족 찾기 지원 확대도 시행해야 한다.     추방되는 한인이 늘어나면서 이들에 대한 한국 정부와 시민단체들의 지원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들이 낯선 한국 땅에서 다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병역 문제 등에 대한 법률 지원과 함께 주거·취업·의료 재정착 지원책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 한인 사회도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한국 관계 기관과의 연결, 정부 지원책 촉구 등에 나서야 한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미국에서 살았던 한인들, 국적과 서류의 틈새에서 밀려난 이들을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 지원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추방 또는 자진 출국은 어찌 보면 개인적인 일이지만, 그들을 수용하느냐 외면하느냐 하는 것은 공동체의 선택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니라 제도다. 한국 정부와 사회의 구체적인 응답이 필요하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의지 추방 한인 입양인들 한인 숫자 사실상 추방과

2026.07.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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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목숨까지 빼앗는 ICE 불체자 단속

일주일 사이 두 명이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에 숨졌다. 그리고 이민자 수용소 안에서도 사망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금의 불법체류자 단속은 거리와 철창 안에서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7일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그리고 그로부터 엿새 뒤인 7월 13일 메인 주 비들포드에서 두 남성이 ICE 요원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한 명은 35년째 텍사스에 살며 세 자녀를 대학까지 보낸 건설업자 로렌조 살가도아라우호(52)였고, 다른 한 명은 세 살배기 딸을 둔 콜롬비아 출신 배달 노동자 요한 세바스티안 두란 게레로(25)였다. 두 사람 모두 애초 ICE가 노리던 체포 대상이 아니었다.    ICE와 국토안보부는 두 사건 모두 “위협을 느껴 발포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공개된 영상과 목격자 증언은 이 설명과 어긋났다. 요한이 총에 맞은 뒤 “멈추려 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목격담, 앞 유리에 남은 최소 네 발의 탄흔, 세 살배기 딸이 지켜보는 앞에서 쓰러진 아버지, 이 장면들은 “정당한 발포” 설명과 어울리지 않는다. 두 사건 모두 요원들은 보디캠조차 착용하지 않았다.   일주일 사이 ‘엉뚱한 차량’을 세우다 무고한 사람을 죽인 사건이 두 차례나 반복되자, ICE는 결국 대부분 차량 검문·단속을 잠정 중단하는 지침을 내렸다. 스스로 문제를 인정한 셈이지만, 이미 두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거리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수용소 담장 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11일, 멕시코 국적 알레한드로 카브레라 클레멘테(49)가 루이지애나 주 교정국 시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그는 올해 들어 16번째, 그리고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이민자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47번째 사람이었다. 현재 수용소 내 사망률은 10만 명당 11명으로, 2022년의 10만 명당 1명에 비해 10배 넘게 늘었다. 이들의 죽음은 제대로 된 조명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거리와 수용소에서의 폭력과 죽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또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자 단속 예산을 승인했다. 그리고 ICE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예산을 확보한 법 집행기관이 됐다. 이민자와 국경 단속 집행 예산 1700억 달러, ICE 단속과 추방 활동 예산 299억 달러 추가, 이민자 구금시설 확충 450억 달러, 주와 지방 정부의 이민자 단속 지원 173억 달러, 국경 장벽 건설 465억 달러 등이다.  이 예산으로 정부는 ICE 요원 1만 명을 더 늘린다.   한인들은 최근의 사건들이 라틴계 커뮤니티의 일이라고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인 사회 곳곳에서도 이미 여파를 느끼고 있다. 많은 라틴계가  한인 업소에서 일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고객이다. ICE가 휩쓸고 지나간 지역에서는 한인 업소들도 급격한 고객 감소를 경험한다.     이민자 커뮤니티는 서로 함께 살아가는 경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시민권자든 아니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라틴계든 아시아계든 누구나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으며 존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모든 사람의 인간성이 존중되고 권리가 보장되는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우리도 싸워야 한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불체자 목숨 ice 단속 이민자 단속 이민자 수용소

2026.07.2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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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살림살이, 그림으로 말하세요

‘살림살이’란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 집세와 아이들 학비 걱정 등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을 뜻한다. 요즘 한인 등 이민자 커뮤니티는 치솟는 임대료, 생필품 가격 급등, 폭력적인 단속에 따른 추방 위협 등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 경제생활과 거주 권리가 함께 흔들리는 이중의 어려움에 부닥친 상태다.   이에 맞서 한인 권익단체인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는 ‘살림살이(A Livable Life)’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민자 커뮤니티의 경제적 안정과 존엄성을 되찾기 위한 운동이다. 뉴욕과 뉴저지 민권센터와 버지니아 함께센터, 펜실베이니아 우리센터, 일리노이 하나센터, 미교협 텍사스 등 미전역 6개 지역 커뮤니티 센터와 여러 협력단체가 캠페인을 위해 함께 움직이고 있다.   미교협은 캠페인의 일환으로 전국 미술 공모전을 개최한다. 주제는 “‘살 만한 삶(A Livable Life)’이란 당신과 당신이 속한 커뮤니티에 어떤 의미입니까?” 두려움 없이 병원에 갈 수 있는 삶,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요구에 심장이 내려앉지 않는 삶, 자녀가 부모의 신분 서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삶, 식료품 걱정을 하지 않는 삶 등 모든 사람이 존엄하게 살아가는 앞날을 상상하는 작품을 캔버스와 사진, 디지털 화면 위에 그려보라는 것이다.   공모전의 문턱은 낮다. 연령, 성별, 국적, 이민 신분, 배경을 따지지 않는다. 그림, 사진, 콜라주, 디지털 아트 등 매체도 가리지 않는다. 서류미비자, 영주권자, 갓 미국 시민이 된 사람 등 이 나라에서 ‘살 만한 삶’을 상상할 자격은 누구에게나 있다. 상금도 있다. 3개 연령대별로 100~500달러를 2명씩, 총 6명에게 수여한다. 심사 방식은 여러 협력 단체들이 추천한 심사위원들이 선정하는 심사위원상, 소셜미디어를 통한 투표로 정하는 대중상 두 종류다.   오는 9월 30일까지 접수되는 작품들이 모이면, 미국 곳곳에서 이민자들이 그리는 ‘살 만한 삶’의 얼굴이 드러날 것이다. 인스타그램(@ALivableLife)이나 웹사이트(www.ALivableLife.com)에서 자세한 공모전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미교협의 살림살이 캠페인은 커뮤니티 구성원 모두가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누릴 수 있도록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시민 참여 운동이다. 첫 단계로 미교협은 미전역 한인 커뮤니티를 상대로 설문조사(bit.ly/livablelife)를 펼치고 있다. 설문에서는 저렴한 주거, 저렴한 의료보험,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 필요한 때에 이용 가능한 어린이 돌봄 서비스, 생계 유지를 위한 일자리 등 여러 항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서대로 표시하고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또한 국토안보부가 이민세관단속국과 세관국경보호국을 통해 이민 단속 예산으로 받은 막대한 예산에 찬성하는지, 만약 반대한다면 이 예산이 대신 어디에 쓰이기를 바라는지 의견을 밝힐 수 있다.     미교협은 설문조사를 통해 한인 커뮤니티의 진정한 요구를 파악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그리고 미전역 곳곳에 알리고 싸울 것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버티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살아갈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모든 이민자 커뮤니티와 함께 외칠 것이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살림살이 살림살이 캠페인 이민자 커뮤니티 커뮤니티 구성원

2026.07.1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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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출생시민권 유지와 TPS 종료

지난달 연방대법원은 이민과 시민권을 둘러싼 두 개의 판단을 내렸다. 그중 하나가 미국 땅에서 태어난 아이의 시민권을 인정하는 출생시민권 원칙을 유지한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연간 25만5000여 이민자 자녀들이 서류미비자가 될 위험에서 벗어났다. 다른 한 결정은 아이티(35만여 명)와 시리아(6000여 명) 출신 난민들에 대한 임시보호신분(TPS)을 끝내는 것이었다. 이 판결로 35만6000여 이민자가 미국에서 쫓겨날 상황이 됐다.     겉으로 보면 두 판결은 서로 다른 방향이다. 하나는 권리를 지켜낸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호의 범위를 좁혔다. 그러나 두 결정은 결국 같은 질문을 미국 사회에 던진다. 누가 미국에 살 수 있는가?   출생시민권은 수정헌법 14조에 기반을 둔 원칙이다.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사람은 부모의 출신 국가나 이민 신분과 관계없이 시민으로 인정받는 약속이다. 이 결정은 단지 법률 조항 하나를 유지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오랫동안 스스로 정의해 온 시민 개념의 토대를 확인한 것이다.   반면 TPS 판결은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TPS는 전쟁, 자연재해, 정치적 혼란 등으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난민들이 미국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한 제도다. 수십 년 동안 이 제도는 단순한 행정 조치가 아니라 공동체를 지탱하는 안전망 역할을 했다. 난민들은 이 제도를 통해 일하고, 가족을 꾸리고,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행정부의 TPS 종료 결정에 대해 사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는 특정 국가 출신 이민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민주주의 안에서 권력의 균형과 책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두 판결을 함께 보면 미국 이민정책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다. 출생시민권은 태어난 순간 보장되는 권리지만 TPS와 서류미비 청년 추방 유예(DACA) 같은 제도들은 정치 환경에 따라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임시 보호 장치다. 오랜 기간 미국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 임시라는 이름 아래 놓여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숙제를 남긴다.   특히 한인과 아시안, 이민자 공동체는 이러한 변화가 특정 집단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한 공동체의 권리가 축소되면 다른 공동체 역시 영향을 받는다. 시민권, 체류 자격, 가족, 정치적 대표성은 서로 연결돼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개별 판결에 대한 일시적 대응을 넘어서는 논의다. 오랫동안 미국 사회를 함께 만들어 온 사람들이 더는 임시 지위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적 해법, 그리고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의 지속성을 중심에 둔 새로운 시민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이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권리가 제한되기 시작하면 그 경계는 점점 넓어진다. 오늘은 TPS 수혜자들이지만 내일은 다른 공동체가 당할 수도 있다. 그래서 시민권과 이민을 둘러싼 논쟁은 결국 민주주의의 범위를 결정하는 논쟁이다. 미국이 앞으로 어떤 나라가 될 것인지는 누가 배제되는지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앞날을 만들어 갈 것인가에 달려 있다.   두 판결이 남긴 과제는 분명하다. 권리를 임시로 두지 않고 사람의 삶을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일이다. 민주주의는 누군가를 배제해서 강해지지 않는다. 더 많은 사람의 권리와 존엄을 인정할 때 더 튼튼해진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출생시민권 종료 출생시민권 원칙 종료 결정 아시안 이민자

2026.07.0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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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혐오 범죄에 함께 맞선다

십자가를 불태우는 행동은 역사적으로 흑인 커뮤니티를 노골적으로 위협하는 혐오의 상징이었다. 그런 일이 최근 다시 일어났다. 지난 6월 9일 시카고에서 대형 십자자가 불타는 장면이 목격됐다. 아시안 커뮤니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영문 언론 ‘AsAm뉴스’에 따르면 범인은 21세 청년이었다. 경찰은 그를 혐오 범죄 혐의로 체포했다. 이 사건은 노예제 폐지를 기념하고 흑인 커뮤니티의 저항 정신을 기리는 준틴스(6월 19일) 열흘 전에 발생했다.   아직도 이런 혐오범죄가 일어나는 것은 최근의 미국 내 정치적인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연방정부가 이민자와 흑인을 비롯한 소수계에 대한 탄압을 공공연하게 자행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미국인이 인종차별에 둔감해지고 있다. 이에 아시안 커뮤니티도 이번 사건에 대한 규탄에 나섰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와 미교협 일리노이주 소속단체인 하나센터는 함께 성명을 내고 “이번 끔찍한 사건이 인종차별을 끝장내기 위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며 “한인과 아시안 커뮤니티 안의 반 흑인 정서를 없애는 데에도 필요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미교협은 흑인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우리 우지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어 ‘우리’와 아프리카 스와힐리어 ‘우지마(공동의 일과 책임)’를 합한 ‘우리 우지마’는 흑인과 한인 그리고 아시안 커뮤니티의 연대를 상징한다. 흑인 이민자 권익 단체인 ‘언다큐 블랙 네트워크(UBN)’가 함께하는 이 프로젝트는 2017년 워싱턴DC에서 제1회 ‘흑인-아태계 이민자 행동의 날’ 행사로 시작됐다. 수백여 한인과 아시안, 흑인 이민자들이 모여 백인 우월주의와 반 흑인 정서가 우리의 삶에 미친 영향을 나누는 워크숍도 진행했다.   미교협 김정우 공동 사무총장은 AsAM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반아시안 범죄와 반 흑인 정서는 모두 중요한 문제이고 서로 연결돼 있다”며 “이민자와 소수계 모두에 대한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진정한 연대란 불편하더라도 불평등에 맞서 함께 옳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아시안, 이민자, 흑인이 함께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우리가 분열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교협 지역 단체들도 흑인 커뮤니티와 풀뿌리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센터는 경찰 폭력에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2020년) 이후 흑인과 아시안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인 2세들이 이민자 부모들에게 반 흑인 정서에 대해 어떻게 교육하고 대화해야 할지 조언을 구하면서 시작됐다. 하나센터는 인종정의위원회와 함께 ‘거북이 학교’를 만들어 커뮤니티 내 인종차별과 반 흑인 정서에 맞서고 있다. 1세와 2세 한인들이 함께하는 이 모임에서는 흑인 역사를 배우는 ‘민중 아카데미’도 운영한다.   하나센터 다내코박 사무총장은 “이민자와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은 인종에 대한 이해가 매우 다를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세대 간 소통과 교육, 그리고 혐오와 인종차별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안과 이민자 커뮤니티가 발전하는 것은 흑인들의 해방과 깊게 연결돼 있다”며 “우리 모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연대하여 함께 싸울 때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혐오 범죄 반아시안 범죄 혐오 범죄 아시안 커뮤니티

2026.06.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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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14주년 맞은 DACA의 위기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민주당 대통령들처럼 서류미비자 신분 합법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첫 임기 말 그는 결국 한 가지 구제책을 마련했다. 서류미비 청년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이었다. 2012년 6월 15일 기준 31세 미만이고 16세 이전 미국에 입국했고, 2007년부터 계속 미국에 거주한 서류미비 청년들은 학업과 취업의 기회를 얻고 추방 위협에서 벗어났다.   서류미비 청년 52만여 명이 현재도 DACA 신분이다. 멕시코 출신이 41만여 명으로 가장 많고, 엘살바도르(2만여 명), 과테말라(1만4000여 명), 온두라스(1만 3000여 명), 페루(4600여 명)에 이어 6번째로 한국 출신이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4400여 명이다. 현재까지 누적 수혜자는 80만 명이 넘고, 25만 명이 넘는 아이들의 부모 중 한 명이 DACA 신분이다. DACA는 100만 명이 넘는 이민 가정을 지키고 있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현 정부는 DACA를 무너뜨리고 있다. 신규 접수를 하지 않고 갱신 지연으로 수많은 DACA 청년들이 일자리를 잃고 심지어 체포, 구금되고 있다. 지난해에만 250여 명이 붙잡혔고 80여 명이 추방됐다. 부모의 손을 잡고 아무것도 모른 채 이주해 미국을 모국으로 알고 살아온 이들이 탄압당하고 있다.    6월 15일은 DACA 14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민자 단체들은 또다시 워싱턴DC로 모인다. DACA를 지키기 위해, 이민자의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 추방을 면하고, 합법적으로 일하고, 가족을 부양하고, 커뮤니티에 기여할 기회를 열어준 DACA를 꼭 지켜야 한다. 그리고 제한적인 DACA를 넘어 서류미비자들이 합법 신분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지난해 초부터 300만 명이 미국을 자신해서 떠나거나 추방되는 현 상황에서 쫓겨나지 않으면 다행이다. 합법 신분을 달라고 외치는 것이 부질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외쳐야 한다.   지난 2019~2021년 팬데믹 기간 중 연방의회에 서류미비자 합법화 법안이 상정됐었다. 조건은 필수 업종 종사자였다. 팬데믹기간에도 먹거리를 챙기고, 환자를 치료하고, 거리를 청소하는 등 미국 경제의 근간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법안을 상정하며 1100만 서류미비자 가운데 필수 업종 종사자에 해당하는 숫자를 추산했다. 800만 명이었다. 서류미비자들은 이미 미국 경제의 주춧돌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데도 합법 신분을 주지 않고, 심지어 이제는 DACA 청년들까지 괴롭히고 있다.   그 어떤 신분이더라도 사람은 불법일 수 없다. 더구나 이들은 미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45%가 20년 넘게 미국에 살았고, 14%는 15~19년, 80%가 넘는 서류미비자들이 5년 이상 살았다. 5년 미만은 20%에 불과하다.   최근 자진 출국을 하는 서류미비자들 대다수가 미국에 돌아오기를 원한다고 한다. 오랜 기간 삶의 터전을 마련한 곳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체포와 구금, 추방이 두려워 제 발로 나가지만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리라는 꿈을 안고 떠난다. 미국 내 거주자뿐 아니라 이미 떠난 이들, 추방된 이들까지 모두 돌아올 수 있게 하는 법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위기 서류미비자 합법화 서류미비자 신분 서류미비 청년추방유예

2026.06.1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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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살림살이 캠페인 하는 이유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와 미 전역의미교협 회원단체들(뉴욕/뉴저지 민권센터, 펜실베이니아 우리센터, 미교협 텍사스, 일리노이 하나센터, 버지니아 함께센터)은 함께 ‘살림살이(A Livable Life) 캠페인’을 시작했다. 살림살이 캠페인은 커뮤니티 구성원 모두가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누릴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이는 시민 참여 운동이다.     사람은 단순히 버티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살아갈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이 하루하루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식료품비, 의료비, 교통비 등을 감당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생활비는 계속 오르고, 그 짐을 견뎌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지역사회 곳곳의 이야기를 나누고, 사람들이 실제로 마주하는 현실을 알릴 예정이다. 모든 이가 존엄과 안정, 기쁨 속에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갈 길을 찾을 것이다.   월급에서 월급으로 간신히 버티는 삶이 당연한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모두 살아갈 만한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   캠페인의 첫 단계로 미교협은 미 전역 한인 커뮤니티를 상대로 설문조사(bit.ly/livablelife)를 진행하고 있다. 설문에서는 저렴한 주거, 저렴한 의료보험,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 필요한 때에 이용 가능한 어린이 돌봄 서비스, 생계유지를 위한 일자리 등 여러 항목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서대로 표시하고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또 국토안보부(DHS)에 배정된  1700억 달러 규모의 이민 단속 예산에 찬성하는지, 만약 반대한다면 이 예산이 대신 어디에 쓰이기를 바라는지도 묻는다. 미교협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한인 커뮤니티의 진정한 요구를 파악해 활동을 집중할 계획이다.   집은 기초가 튼튼해야만 제대로 설 수 있다.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이웃이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병원을 제때 찾지 못한다면, 공동체는 그만큼 불안해진다.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없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도 흔들린다. 사람들이 기본적인 필요를 감당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 공동체를 안전하게 지키는 힘이다.   책임 있고 효율적인 정부는 국민을 섬긴다. 세상의 모든 것을 오로지 이윤만을 위해 운영하면 안 된다. 의료, 대중교통, 교육, 공공요금처럼 우리 삶의 근간을 이루는 것들은 더욱 그렇다. 정부가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나서 가격을 낮추고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단순한 복지 정책 차원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하는 책임의 문제다. 진정으로 신뢰를 받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정부는 바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부다.   미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나라다. 우리가 모두 충분히 나누며 살아갈 수 있는 풍요가 분명히 존재한다. 문제는 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일부가 그 자원을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의 공정한 분배와 재분배가 이루어진다면, 우리 모두의 살 만한 삶은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우리가 어떤 사회를 원하는지,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살림살이 캠페인에 함께 해 변화를 만들어 가자.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살림살이 캠페인 살림살이 캠페인 이번 캠페인 한인 커뮤니티

2026.06.03.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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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5·18 정신이 미국에 남긴 씨앗

5월이 되면 우리는 다시 광주를 떠올린다. 올해도 미주 곳곳에서 5·18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은 단지 과거를 추모하는 자리가 아니다. 광주의 정신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정신을 이어가는 일이 여전히 우리 몫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다. 총칼 앞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시민들의 얼굴, 그리고 그날의 상처와 연대를 기억한다. 하지만 5·18 정신은 광주에만 머물지 않았다. 국경을 넘어 미국 땅에도 뿌리내렸고, 지금도 미주 한인 사회 곳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해마다 5월이 되면 더욱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고 윤한봉 선생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지도자였고, 이후 미국 망명 생활 속에서 미주 한인 운동의 토대를 세운 인물이다.   윤한봉 선생의 삶은 그 자체로 미주 한인 사회 운동사의 한 장면이다. 그는 1980년 5월 광주의 한복판에 있었다. 군사독재에 맞서 싸우다 수배자가 되었고, 결국 1981년 화물선 창고에 몸을 숨기고 35일간의 밀항 끝에 미국에 도착했다. 그러나 망명은 도피가 아니었다. 그는 미국에서도 조국의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1984년 재미한국청년연합을 만들었고, 이어 한겨레운동미주연합을 조직했다.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조국을 위해 싸우는 것만큼, 이 땅에 사는 한인들을 위해서도 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미국 곳곳에 커뮤니티 센터를 세우기 시작했다. 오늘날 뉴욕·뉴저지 민권센터, 버지니아 함께센터, 펜실베이니아 우리센터, 일리노이 하나센터, 미교협 텍사스, 그리고 캘리포니아의 민족학교와 아리센터까지 이어지는 미주 한인 커뮤니티 운동의 뿌리에는 윤한봉 선생의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이 단체들은 1994년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라는 전국 조직으로 연결됐고, 이제는 미국 내 대표적인 한인·이민자 권익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그리고 2023년 설립된 미주한인평화재단이 코리아 평화 운동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이민자 권익 보호, 정치 참여 확대, 청소년 교육, 사회복지는 물론이고, 서류미비 청년과 입양인 시민권 문제, 흑인 이민자 공동체와의 연대, 평화 운동까지 폭넓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강화된 이민자 단속에 대한 대응책으로 24시간 핫라인을 운영하며 불안 속에 살아가는 이민자들을 돕고 있다.   미교협 가입 단체들은 ‘바르게 살자, 뿌리를 알자, 더불어 살자’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이 구호가 바로 5·18 정신이다. 그리고 이제는 이 5·18 정신이 국경과 세대를 넘어 한인 2세들이 활동을 이끄는 시대를 맞고 있다.     5·18 정신의 진정한 힘은 바로 이런 데 있다. 총칼에 맞선 항쟁이 단지 과거의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경과 세대를 건너 사람들의 삶 속에서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광주에서 시작된 외침은 미국의 한인 커뮤니티 센터가 되었고, 이민자들의 권리를 지키는 운동이 되었으며,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 정신으로 살아남았다.   우리는 종종 역사가 위대한 정치 지도자나 권력에 의해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역사는 누군가가 뿌린 작은 씨앗에서 시작된다. 윤한봉 선생이 미국 땅에 뿌린 씨앗 역시 그랬다. 그 씨앗은 40여 년 동안 자라나 오늘도 수많은 활동가와 공동체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미국 정신 공동체 정신 이민자 공동체 한인 커뮤니티

2026.05.2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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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자녀와 불법체류자 단속 대화법

자녀에게 이민자 단속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까? 단속의 공포 앞에서 부모는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민자 가정 자녀들은 학교와 인터넷에서 단속 소식을 접한다. 두려움과 혼란 속에 아이들은 부모에게 묻는다. “우리 가족도 잡혀가나요?”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고 듣는다. 부모가 침묵할 때 아이들은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빈칸을 채운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탓하거나 근거 없는 공포에 시달릴 수 있다. 부모가 완벽한 답을 모두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솔직하게 아이와 공감하면 된다.   우선 아이에게 물어봐야 한다. 이미 어떤 정보를 접했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파악하는 것이 첫 단계다. 학교나 인터넷 등에서 단속에 대해 들은 것이 있는지,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동네에서 무서운 일이 생기면 누구에게 이야기할 것 같은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궁금한 게 있는지.   이야기를 나눌 때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 주고, 수준에 맞는 방식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위로하며 안심 시키고, 안전을 위한 정보를 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감이다. 복잡한 정치적 맥락보다 지금 자신이 안전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사람들을 찾아 데려가고 있어. 많은 사람이 무섭고 속상해하고 있어. 하지만 엄마와 아빠의 역할은 너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야. 그리고 많은 어른이 함께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이해 할 수 있는 나이로 생각되면 이민의 배경을 설명해주면 좋다. “사람들은 수천 년 동안 가족의 안전과 더 나은 삶을 찾아 이동을 해왔어. 그게 바로 사람들이 항상 가족을 돌봐 온 방식이야.” 그리고 “지금 도움이 되는 건 이웃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친구들의 안부를 살피는 것”이라고 덧붙여 준다.   불공정에 분노할 수 있는 청소년에게는 그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건설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법 집행 기관을 포함해 누구든 불공정하게 힘을 사용한다면 비판을 받아야 해. 어떤 사람은 피해 가족을 돕거나, 목소리를 내며 그 감정을 밝히고 있어. 네가 이야기하고 싶을 때 우리는 언제든 곁에 있어 줄 거야.”   18살이 넘은 자녀에게는 어른의 힘을 일깨워야 한다. 무력감 대신 주체성을 강조해야 한다. “너는 이제 어른이다. 더 많은 선택권, 더 큰 목소리, 그리고 너 자신과 사람들을 보호할 더 많은 방법이 있다. 지금 도움이 되는 건 권리를 알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공동체를 위해 함께하는 거야.” 물론 혼자 다 해결하지 않아도 된다며 자신만의 책임이 아니라고 설명해준다.   또 한인 자녀들이 이민자 단속을 라틴계만의 문제로 본다면 바로잡아줘야 한다. 이민자 단속은 한인과 아시안 커뮤니티도 겪는 고통이다. 아시안 7명 중 1명이 서류 미비 이민자다. 아시안은 서류 미비 청년 추방유예(DACA) 대상의 16.5%다. 2025년부터 강제 추방된 아시안 수가 3배로 늘었다. 심지어 고국이 아닌 제3국으로 추방되고 있다. 불법체류자 단속은 특정 민족이나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배경과 문화를 가진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이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 인권을 짓밟는 단속에 함께 맞서야 한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불법체류자 대화법 불법체류자 단속 이민자 단속 단속 소식

2026.05.1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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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짓밟힌 ‘투표권리법’

지난 4월 29일 연방 대법원은 6대 3으로 루이지애나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 조정 관련 판결을 내렸다. 흑인 커뮤니티를 하나로 묶어 소수계 의원 선출을 꾀하는 선거구 조정에 제동을 건 것이다. 루이지애나는 2022년 흑인 유권자가 많은 두 개 선거구를 마련했다. 그리고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의원 두 명이 탄생했다. 이에 대해 비흑인 유권자를 차별한다는 소송이 제기됐고 대법원이 그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대법원은 1965년 만들어진 투표권리법을 짓밟았다. 대법관 6명은 소수계를 한데 묶는 선거구 조정은 “주 정부가 인종에 따라 소수계에 불리한 선거구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강한 추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반대 의견을 낸 대법관 3명은 “이 판결이 투표권리법을 ‘사문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소수계 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한 세대에 걸친 다인종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심각한 타격”고 평가했다. 이 판결을 흑인 커뮤니티만의 일로 생각한다면 잘못이다. 투표권리법 제2조는 흑인뿐 아니라 소수계 ‘언어’ 그룹도 보호 대상으로 밝혔다. 흑인 유권자 보호법은 아시안, 이민자 등 모든 소수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뉴욕에서 선거구 조정 활동을 펼쳐온 한인 단체인 ‘민권센터’ 등도 한인과 아시안 의원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둬왔다. 아시안과 이민자 커뮤니티를 갈기갈기 찢으면 한인과 아시안 의원 탄생은 꿈도 꿀 수 없기에 10년마다 시행하는 인구조사 뒤 선거구 재조정에 땀을 흘린다. 텍사스주 아시안 커뮤니티, 워싱턴주 라틴계 커뮤니티 등 미 전역에서 같은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소수계를 위한 선거구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민자 가정, 영어 소통이 어려운 유권자, 저소득층 커뮤니티는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구조에 갇힌다.   이제 주 의회가 ‘당파적 이익’을 내세워 인종차별적 선거구를 만들어도 법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게 됐다. 그리고 언어 서비스 제공도 약화된다. 투표권리법은 선거구 조정뿐 아니라 선거 자료 번역 제공, 투표소 언어 지원 등 광범위한 의무를 담고 있다. 앞으로 이와 같은 행정적 보호 역시 도전을 받을 수 있다.     또 지방 선거의 대표성이 타격을 받는다. 카운티와 시 선거 등 지방 선거에서도 소수계를 분산시키는 선거구 조정이 쉬워진다. 한인 밀집 지역 등을 여러 선거구로 쪼개는 이른바 ‘크래킹(cracking)’이 더 쉬워진다는 의미다.     전국적인 도미노 현상도 우려된다. 루이지애나 판결에 고무된 앨라배마, 테네시 주지사들이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미 기존 소수계 다수 선거구 해체에 속속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소수계 단체들은 주 정부 차원의 투표권리법 마련, 선거구 재조정 과정 참여,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 확대, 법적 투쟁 연대 등으로 맞서지만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 한다.     대법원 판결에 반대 의견을 낸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은 “투표권리법은 놀라운 변화를 이끌었고, 이 나라를 민주주의와 인종평등에 더욱 가까이 만들었다. 이를 필요 없다고 말할 권리는 의회에만 있다. 이 법원의 판사들에게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민주주의 역사는 참정권의 확대와 이를 막으려는 세력과의 투쟁의 반복이다. 한인 커뮤니티의 정치적 힘은 법원이 지켜줄 수 없다. 유권자 등록을 하고, 투표하고, 연대하고, 직접 나서는 우리 자신이 만들어 가야 한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투표권리법 선거구 재조정 선거구 조정 투표권리법 제2조

2026.05.0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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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80년의 침묵, 다시 유엔 앞에 섰다

지난 4월 26일, 한국에서 온 원폭 피해자 1세 심진태(83)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과 2세 한정순(67) 한국 원폭 2세 환우회 회장이 수백 여 평화 운동가들과 함께 유엔 앞에 섰다. 그리고 반핵 평화를 외쳤다. 30일 유엔에서 열린 한반도 동북아 평화실현 대회에서도 이들은 증언대 앞에 섰다. 그리고 80년간 역사가 외면해온 질문을 다시 던졌다. 1945년 원폭 투하는 과연 합법이었나? 심 지부장은 묻고 있다. “미국이 사과를 했습니까, 보상을 했습니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의 역사는 주로 일본인의 이야기로 기록돼 왔다. 그러나 당시 강제징용과 징병으로 끌려간 수많은 조선인도 그 불길 속에 있었다. 조선인 피폭자는 7만여 명에 달하며, 그중 4만여 명이 폭발 직후 사망했다. 2만3000여 생존자들은 해방 후 귀국했지만, 일본 정부의 보상 대상에서도, 국제사회의 관심에서도 오랫동안 배제됐다.     원폭 피해는 1세에서 끝나지 않았다. 방사선 피폭의 영향은 자녀 세대로 이어졌고, 피해자 후손들은 지금도 많은 건강 문제와 차별, 그리고 침묵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번 유엔 방문은 한국인 원폭 피해를 알리고 미국의 책임을 묻는 국제민중법정을 알리기 위해서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민중법정은 세 가지를 요구한다. 첫 번째는 1945년 원폭 투하가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법적 판결, 두 번째는 현재 핵무기의 사용과 위협도 국제법 위반이라는 판결, 그리고 세 번째는 미국 정부의 한국인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 사과다.     역사적 책임 규명은 단순한 과거 청산이 아니다. 1945년의 원폭 투하를 국제법 위반으로 판결하는 것은, 오늘날 핵무기의 사용과 위협 역시 불법이라고 인정하는 법적 토대가 된다. 과거의 책임이 현재의 금지를 위한 기초가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미주한인평화재단(KAPF) 등이 이들을 돕고 있다. KAPF는 지난해 미주 한인 단체로는 처음으로 국제핵무기폐기운동(ICAN)에 가입했다. ICAN은 유엔에서 세계핵무기사용금지조약(TPNW)을 이끌어낸 공로로 201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단체다. KAPF는 1988년 한반도 핵무기 철거 서명 10만 개를 받아 미 의회에 제출하고, 1989년과 1990년 유엔 앞에서 2년 연속 단식농성을 벌이며 한반도 평화를 외쳤던 재미한국청년연합, 한겨레운동미주연합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원폭 피해자들의 소망은 소박하고도 절박하다. 2045년, 원폭 투하 100주년이 되기 전 핵무기 없는 지구를 만드는 것이다. 2024년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며 TPNW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이들의 소망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9개국이 약 1만 20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50년 만에 처음으로 핵무기에 대한 실질적 구속력이 있는 통제 없이 핵 경쟁이 재개되고 있다. 핵전쟁 위협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는 핵무장 지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핵무기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 대신, 핵무기를 갖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1945년의 원폭 생존자들은 80년을 견뎌왔다. 그들이 그 고통을 버텨온 것은 침묵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말하기 위해서다. 마지막 핵무기가 사라지는 날까지.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침묵 유엔 원폭 투하가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과 한국인 원폭

2026.04.2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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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이민자 수용소 47번째 죽음

지난 4월 11일 또 한 사람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서 목숨을 잃었다. 멕시코 국적 이민자 알레한드로 카브레라 클레멘테(49)는 루이지애나주 교정국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그는 올해 들어 16번째,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1년 4개월여 동안 이민자 구금시설에서 목숨을 잃은 47번째 사람이었다.   ICE는 구금 중 사망자 비율은 0.009%에 불과하며 대부분 구금자가 “평생 처음으로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구금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의료, 치과, 정신건강 서비스와 24시간 응급 치료가 제공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더 문제다. 현재 구금 시설 내 사망자는 10만 명당 11명으로, 2022년 10만 명당 1명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 그리고 이 숫자는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멕시코 외교부는 “이 같은 죽음의 반복은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ICE 구금 시설의 심각한 결함을 보여준다”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사망 원인과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 외교적,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섰다. 한 멕시코 외교관은 “지금은 경고 수준을 넘어 더는 받아들일 수 없는 추세”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정권 아래 이민자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멕시코 출신은 무려 15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현재 이민 구금자는 7만여 명으로 ICE 출범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을, 더 빠르게, 더 오래 구금하는 구조 속에서 의료, 관리, 감독 시스템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이 죽음들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아픈 사람을 방치한 결과일 수 있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그저 숫자나 통계가 아니다. 이름과 가족, 그리고 삶을 가진 인간들이다. 단속이 얼마나 강력하게 이뤄지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의 생명이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백인이 아니고 시민권자가 아닌 이들은 언론의 주목도 받지 못한다.   현재 이민국 구금시설들은 대부분 민간 업체가 운영한다. 90%가 민간 업체이고 ICE가 직접 운영하는 시설은 4% 미만이다. 수감된 사람 10명 가운데 한 명이 영리 목적의 민간 구금시설에 있다는 의미다. 업체들은 수감자 한 명당 하루 160달러씩을 받는다. 정부가 세금으로 그 비용을 낸다. 그런데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   문제는 이민자 단속이 ‘산업화’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수용 인원이 늘면 업체의 수익이 증가한다. 장기 구금이면 돈을 더 많이 번다. 업체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수익을 올리려고 한다.  최근 통계는 없지만 지난 2011~2018년 사례를 보면 전체 사망자의 60% 이상이 민간 구금시설에서였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이 민간 이민자 구금시설에서 목숨을 잃을 것이다.   48번째, 49번째로 이어지는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더 빨리 대항해야 한다. 오는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미 전역에서 또 대규모 시위가 펼쳐진다. 이번 시위는 이민자 권익과 함께 ‘억만장자들보다 노동자를 우선하라’는 구호를 외친다. ICE와 전쟁을 반대하고, 시민들의 투표권을 지키자고 외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7~39%에 그치고 있다. 미국민의 60% 가까이가 그를 반대한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이민자 수용소 ice 구금 멕시코 외교부 멕시코 외교관

2026.04.15.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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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출생 시민권 제도 지켜야 한다

지난 1일 워싱턴 DC 연방 대법원 앞에서 미전역에서 온 시민 수백여 명이 집회를 열었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뉴욕 뉴저지 민권센터, 버지니아 함께센터 등 한인 단체들과 미국시민자유연합(ALCU) 등 민권단체, 이민자, 아시안 단체들이 참여했다. 출생 시민권 제도를 지키려는 목적이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한 연방 대법원의 첫 구두 심리가 열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월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자 가정 아이들의 시민권 취득 권리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서류미비자와 임시 체류 신분의 부모가 낳은 자녀는 자동 시민권 취득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ACLU, 아시안법률협회, CASA 등 민권 이민자 단체들, 뉴저지를 비롯 18개주 검찰청과 샌프란시스코, 워싱턴DC 정부 등이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지법과 항소법원에서는 가처분을 인용했고, 이제 최종 심판은 연방 대법원에 달렸다.   이 행정명령이 시행되면 매년 25만~30만 명의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서류미비자가 된다. 미국 수정헌법 제14조는 ‘미국에서 출생하거나 귀화한 자로서 미국의 관할권에 속하는 모든 사람은 미국 시민이며 거주하는 주의 시민이다. 어떤 주도 미국 시민의 특권이나 면책권을 박탈하는 법률을 제정하거나 시행할 수 없다. 또한 어떤 주도 적법한 절차 없이 어떤 사람의 생명, 자유, 또는 재산을 박탈할 수 없으며, 그 관할권 내에 있는 어떤 사람에 대해서도 법의 평등한 보호를 거부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법학자가 이 행정명령을 위헌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서류미비자나 임시 체류자는 ‘관할권’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자녀는 시민권 취득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하나의 약속이 지켜져 왔다. 이 땅에서 태어난 아이는 부모의 출신, 신분, 처지에 상관없이 평등한 미국 시민으로서의 삶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출생 시민권은 단순한 법률 조항이 아니라, 수 세대에 걸쳐 이민자 가족들이 꿈을 키워온 토대였다. 그런데 지금 이 약속이 흔들리고 있다.     피해는 이민자 가정에만 그치지 않는다. 출생 증명서가 더는 시민권자임을 증명하는 충분한 증거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자녀의 사회보장번호를 신청하는 평범한 절차조차, 번거로운 부모의 시민권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할 수도 있다.   또 이 행정명령은 위험한 선례를 남길 우려도 있다. 대통령의 행정명령 하나로 헌법을 다시 쓸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헌법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위협이다. 따라서 출생 시민권을 지키는 일은 이민자 커뮤니티만의 싸움이 아니다. 이 나라가 지켜온 기본적 약속인 누구든 이 땅에서 태어나면 평등한 구성원이 된다는 원칙을 지키는 싸움이다.   1일 집회에는 127년 전인 1898년 출생 시민권 제도를 만든 대법원 판결의 당사자인 중국계 이민자 웡 킴 아크의 손자인 노만 웡(76)도 참여했다. 그는 차별이 없는 미국을 위해 노력한 할아버지의 정신이 지켜져야 한다고 연설했다.   미국이 출생 시민권을 인정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민자의 나라’이기 때문에다. 미국 원주민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은 외국에서 온 가정 출신이다. 누구도 이민자의 아이들을 차별할 권리는 없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시민권 출생 출생 시민권 시민권 취득 자동 시민권

2026.04.0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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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이민자 단속 공간이 된 공항

현재 미전역 14개 공항에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배치되어 있다. 명목은 교통안전청(TSA) 지원이지만 항공기를 타는 이민자들은 불안하다. 실제 체포된 사례들도 있다. 항공기 탑승은 일상적인 이동 수단이지만 이민자들에게 공항은 점점 더 긴장과 불안을 느끼는 공간이 되고 있다.   한인 이민자 권익 운동을 펼치는 전국 단체인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는 최근 이민자들이 항공기를 이용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 사항과 대처 요령을 발표했다. 핵심적인 조언은 디지털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휴대전화나 노트북에 저장된 정보를 아예 삭제하거나, 여행용으로 별도의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여의치 않으면 최소한 전원을 끄고, 생체 인식 기능(지문이나 얼굴 인식)을 해제해야 한다. 비밀번호는 길고 복잡하게 설정하고, 소프트웨어는 최신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해외를 오가는 경우엔 상황이 더 까다롭다.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출입국 과정에서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한다. 시민권자는 입국 자체가 거부되지는 않지만, 전자기기를 압수당하거나 장기간 빼앗기는 것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기기 안에 민감한 정보가 남아 있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할 때는 기기 전원을 꺼두는 것이 효과적인 보호 방법이다. 종이 탑승권과 여행 서류를 준비해 두면, 휴대전화를 켜거나 잠금을 해제할 필요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작은 준비 하나가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고,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한 모든 여행자는 자신의 권리를 알고 있어야 한다. 침묵을 지킬 권리, 변호사와 상담할 권리, 어떤 서류에도 서명하지 않을 권리, 그리고 부당한 수색과 압류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는 기본이다. 하지만 이 권리들은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상황에서 침착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미리 익혀둬야 한다.   특히 서류미비자의 경우 항공 여행은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 개인의 상황(추방령 여부, 비자 진행 상태, 과거 기록)에 따라 위험 수준은 크게 달라진다. TSA와 ICE 간 정보 공유도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여행 전 이민법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모든 상황은 단순한 행정적 변화가 아니다. 현재 공항은 인력 부족과 긴 대기 시간 문제를 겪고 있지만 정부는 오히려 ICE와 CBP에 막대한 예산을 추가로 투입하려 하고 있다. 그 결과 공항은 점점 더 ‘통제와 감시’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공항에 ICE 요원을 배치하는 것은 안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포를 이용한 통제 방법이다. 여행자들에게 위축감을 주고, 반이민자 정서를 강화하며,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공항에서의 이민자 체포 통계는 정부가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이래 단 5개월 동안 영주권자 1484명이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고 시라큐스대 연구소가 조사해 밝혔다. 합법 신분을 가진 이민자가 하루 평균 10명 가까이 미국에서 쫓겨난 셈이다.     이제 항공 여행은 단순히 항공기에 오르는 행위가 아니다. 이민자들에게는 자신을 보호하고, 권리를 지켜야 하는 과정이 되었다. 국내선도 방심할 수 없다. 공항은 이제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니라 이민자들을 단속하는 곳이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이민자 단속 한인 이민자 최근 이민자들 권리 변호사

2026.04.0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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