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물살을 갈랐다. 금빛 메치기가 쏟아졌다. 금빛 총성이 울렸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대표팀이 14일 오후 4시 현재(LA시간)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를 따내며 종합 2위 수성을 위한 쾌조의 스타트를 시작했다. 박태환(사진)은 14일 오전 2시25분 광저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미터 결승에서 1분44초80의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은 15일 오후 자유형 400미터에 출전,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유도에서는 한판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남자부에선 김재범, 황희태, 김수완이 여자부에선 황예슬, 정경미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격에서도 무더기 금이 쏟아졌다. 이대명은 남자 10미터 공기권총, 50미터 권총 단체전, 10미터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따내 대회 첫 3관왕에 올랐다. 임신 7개월의 몸으로 경기에 출전했던 김윤미는 여자 공기권총 10미터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편 추신수가 활약중인 야구 대표팀은 대만과 홍콩을 연달아 격파, 조1위를 사실상 굳혔으며 15일 오후 10시 파키스탄과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박상우 기자 [email protected]
2010.11.14. 20:33
“한국 유도계에서 제가 최초입니다.” 황희태(32·수원시청)는 큰소리로 이렇게 외친 뒤 공식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섰다. 약간 떨어진 곳에서는 일본 취재진이 아나이 다카마사(26·일본)를 둘러싸고 취재 중이었다. 아나이의 얼굴에는 침통함이 가득했다. 황희태는 13일 후아공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100㎏급 결승에서 아나이를 소매들어 업어치기 한판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12월 체급을 올린 황희태는 2006년 도하 대회 금메달(90㎏급)에 이어 아시안게임 2연패를 차지했다. 유도가 1986년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된 이래 체급을 올려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국내에서 황희태가 처음이다. 황희태는 한판을 따낸 기술이 ‘어깨들어 메치기가 아니냐’는 일본 기자들 질문에는 “어깨들어 메치기는 금지 기술이다. 소매들어 업어치기를 했다. 노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희태의 금메달이 더욱 값진 것은 일본 유도의 자존심을 꺾었다는 사실이다. 아나이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로, 이 체급의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다. 광저우=김효경 기자
2010.11.14. 20:18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윤미 "배 속 오복이가 복덩이" 소음·반동 심한 25m 권총은 아기한테 해 될까 출전 포기 막내 이대명 "사격 인생은 길다" 베이징선 뒷심부족으로 눈물 이번엔 첫 발 실수에도 안 흔들려 한국 사격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 후 이틀간 금메달 5개를 명중시키는 대박을 터뜨렸다. 진종오(31·KT), 이대명(22·한국체대), 이상도(32·창원시청)로 구성된 권총 남자팀은 14일(이하 한국시간) 아오티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1746점을 기록, 중국(1743점)을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이들은 전날 남자 50m 권총 금메달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이대명은 14일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합계 685.8점으로 중국의 탄종량(684.5점)을 누르고 금메달을 추가, 3관왕이 됐다. 여자팀도 힘을 냈다. 김윤미(28)·김병희(28·이상 서산시청), 이호림(22·한체대)의 여자 권총팀은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1141점을 쏴 인도(1140점)와 중국(1139점)을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했다. 임신 7개월의 몸으로 대회에 출전한 김윤미는 개인전에서도 합계 484.4점으로 우승, 2관왕에 올랐다. ◆3관왕 이대명, 뒷심 부족 떨쳤다= 이대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50m 권총 경기를 잊지 못한다. 그가 쾌조의 출발을 하자 그의 집 앞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금메달을 예상하고 기자들이 몰렸다. 하지만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그는 막판 잇따라 실수를 해 결선(8명)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기자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대명은 “그때 부모님이 굉장히 마음 아파 하셨다. 그래서 다음 종합대회에서는 꼭 우승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 라고 말했다. 이대명의 약점은 ‘뒷심 부족’이었다. 하지만 2년 만에 선 종합대회 무대에서 그는 뒷심을 발휘했다. 첫 발은 7.9점(만점 10.9점)으로 크게 부진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두 번째는 9.9점을 쐈다. 이후 꾸준히 10점대를 기록하며 앞서가던 탄종량을 압박했다. 그는 “첫 발 실수를 생각하며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되뇌었다. 끝날 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혼잣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대명은 “사격 인생은 길다. 앞으로도 10년 넘게 총을 쏘고 싶다 ”라고 덧붙였다. ◆김윤미 “우리 오복이가 복덩이예요”= 2명이 합작한 금메달이었다. 여자 공기권총 개인·단체전을 석권해 2관왕에 오른 김윤미는 거동도 불편하다는 임신 7개월째다. 배가 수박만 하게 부풀어 올랐지만, 그는 씩씩하게 경기장에 들어서 두 차례나 금을 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임신 중 국제대회에 출전한 경우는 김윤미가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김윤미는 남편 진철규(28)씨와의 주말부부 생활이 길어지자 서둘러 아이를 가졌다. 그의 목표가 이번 아시안게임보다는 2012년 런던올림픽이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그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본의 아니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고민이 이어졌다. “임신한 내가 대표가 돼 다른 선수들에게 짐이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도전을 택했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포기하지 말라”는 남편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본래 10m 공기권총과 25m 권총 대표로 선발됐지만, 25m 권총 출전은 포기하고 10m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25m는 훈련 강도가 높고 소음과 반동이 심해 아기한테 해가 될까 우려해서다. 김윤미는 “ 우리 오복이(태명)와 함께 금메달을 따 정말 행복하고, 아침에 문자로 격려해 줬던 남편이 보고싶다”고 울먹였다. 광저우=온누리 기자
2010.11.14. 20:11
24년 만에 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을 노리는 홍명보호가 지난 13일 중국 광저우 웨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축구 예선 C조 3차전 팔레스타인과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조별리그에서 2승1패를 올린 한국은 3승의 북한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라, 15일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A조 2위 중국과 8강 진출을 다툰다. 중국은 말레이시아를 3-0으로 완파하고 2승1패, A조 2위에 올랐다. A조에서는 3승의 일본이 조 1위를 차지했다. 대표팀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윤빛가람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13분께엔 박주영이 추가골을 터트렸고, 후반 7분엔 박희성이 쐐기골을 작렬시켰다. 이로써 이번 대회 16강은 A조에서 일본(3승), 중국(2승1패), 말레이시아(1승2패), B조에서 이란(3승), 투르크메니스탄(1승1무1패), 베트남(1승2패), C조에서 북한(3승), 한국(2승1패)이 진출했다. 또 D~F조에서는 D조 카타르(2승1무), 쿠웨이트(2승1패), 인도(1승2패), E조 아랍에미리트(UAE), 홍콩(이상 2승1무), 우즈베키스탄(1승2패), F조 오만(2승1무), 태국(1승2무)이 16강 티켓을 따냈다. 한편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는 14일 중국 광저우대학 스포츠단지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A조 1차전 베트남과 경기에서 6-1로 이겼다. 시작하자마자 한 골을 내줘 어수선하게 출발한 한국은 전반 7분 지소연(19.한양여대)이 헤딩 동점골을 터트린 후로 골폭죽을 터트리며 낙승을 거뒀다. 이승권 기자 [email protected]
2010.11.14. 20:03
메이저리거 추신수(28·클리블랜드)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광저우 아오티 야구장이 들썩거렸다. 그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 때마다 “와~” 하는 함성이 쏟아졌다. 아시안게임에 나선 추신수의 괴력에 모두가 놀랐다. 지난 13일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 B조 첫 경기 대만전에서 추신수는 1회와 3회 연타석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대표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5타석 4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추신수의 맹타 덕에 대표팀은 난적 대만을 꺾고 조 1위를 사실상 확보하며 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탈환을 향해 순항했다. 추신수는 이날 대만 선발로 나선 우완 린이하오(19·요미우리)를 맞아 ‘원샷원킬’의 타격을 보였다. 0-0이던 1회 볼카운트 0-1에서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공을 끝까지 기다렸다가 강타했다. 타이밍이 늦었다 싶었지만 타구는 쭉쭉 뻗더니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2-0으로 앞선 3회에는 볼카운트 0-2에서 비거리가 140m쯤 돼 보이는 대형 중월아치를 그렸다. 경기 뒤 린이하오는 “1회 투구는 바깥쪽으로 잘 붙인 것이다. 추신수가 정말 가볍게 휘두른 것 같았는데 그게 넘어갔다. 3회엔 몸 쪽을 노린 공이 가운데로 들어간 실투였는데, 추신수는 상상을 초월하는 실력을 갖췄다”고 참패를 인정했다. 관중석에서는 추신수에 대한 놀라움이 쏟아졌다. 아오티 구장에는 시카고 컵스·클리블랜드·디트로이트 등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20여 명이 몰려 경기를 관전했다. 이날 6이닝 1실점한 한국 선발투수 류현진(23·한화)을 비롯한 유망 선수를 점검하기 위해 나왔지만 추신수의 파워에 시선을 빼앗겼다. 추신수는 올해로 클리블랜드와 1년 계약이 끝나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달 초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추신수의 몸값을 3년 총액 2200만 달러(약 248억원)로 예상하기도 했다. 아오티 구장을 뒤흔든 그의 괴력은 손목에서 나왔다. 추신수는 시애틀 마이너리그 시절이던 2002년 자신(키 1m81㎝)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백인 선수를 혼쭐 낸 사건으로 유명해졌다. 몇몇 백인이 자신을 동양인이라고 무시하자 그중 우두머리의 손을 잡아 꾹 눌렀다. 주먹을 쓴 것도 아닌데 상황은 쉽게 정리됐다. 거구의 백인은 괴성을 내질렀고, 이후 아무도 추신수를 건드리지 못했다. 추신수는 14일 홍콩전에서도 3타수 1안타·2타점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15-0, 6회 콜드게임 승리에 기여했다. 한국은 15일 파키스탄전을 끝으로 예선 일정을 끝마친다. 예상대로 B조 1위를 차지하면 A조 2위와 준결승에서 만나게 된다. A조는 14일 현재 일본과 중국이 1승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일본이 1위, 중국이 2위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어쨌거나 한국으로서는 결승으로 가는 길이 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광저우=김식 기자
2010.11.14. 19:58
42억 아시아인들의 최대 스포츠 축제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공연이 12일 중국 광저우 주장(珠江) 하이신사(海心沙) 특설무대에서 ‘물, 생명의 기원’을 주제로 열렸다. 45국 선수와 임원 1만4454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은 41개 종목 1013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국가별 순위 4회 연속 종합 2위에 도전한다. [본사전송]
2010.11.12. 23:59
체중 제한이 있는 종목 선수들에게 체중 감량은 매우 괴로운 일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복싱 대표 선수들 역시 예외가 아니다. 나동길 복싱 대표팀 감독은 11일, 훈련 뒤 체중이 적힌 쪽지를 보며 선수들에게 감량 목표에 대한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체중을 늘리기 위해 애쓰는 선수도 있다. 여자복싱 75㎏급에 출전하는 성수연(18·여주여고·사진)이다. 성수연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집 근처에 있는 권투체육관을 다니기 시작했다. 복싱이 다이어트에 좋다는 얘기에 솔깃해서였다. 힘든 운동이지만 할수록 재미를 느꼈다. 그러다 체육관 관장이 “너는 신체 조건(1m75㎝·69㎏)이 좋으니 선수를 해 봐라. 아시안게임에 여자복싱이 있다”는 얘기를 해줬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선수의 길에 접어든 성수연은 곧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성수연은 “체육관에서 훈련할 때는 재미있었는데 선수촌 합숙훈련은 너무 다르다. 하루 종일 운동한다”며 괴로움을 털어놨다. 성수연의 현재 체중은 71㎏으로 같은 체급의 선수들보다 4㎏ 정도 덜 나간다. 파워에서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성수연은 “체중을 줄이려고 복싱을 시작했는데 대표선수가 돼서 더 불리게 됐어요. 한 달 동안 밥도 먹지 않고 굶어서 줄인 체중인데…”라고 울상을 지었다. 대부분의 선수가 감량으로 고생할 때 혼자 반대의 고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성수연은 “살을 찌우려고 노력하는데 운동량이 많아서 그런지 잘 안 된다”며 수줍게 웃었다. 복싱 대표팀에는 박진아와 장은아(이상 22·용인대)까지 3명의 여자 선수가 있다. 이들은 한국 최초의 여자복싱 국가대표란 타이틀을 갖고 있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여자복싱에 선수를 출전시켰다. ‘여자가 왜 험한 운동을 하느냐’는 주위의 눈총을 이겨낸 세 선수는 ‘국가대표 1기’라는 자부심으로 힘든 훈련도 버텨낸다. 책임도 무겁다. 이번 대회 성적에 따라 여자복싱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9월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8강까지 올라 메달 후보로 꼽히는 장은아는 “1기인 우리가 잘해야 후배들에게 길이 열린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나동길 감독은 “우리나라 여자선수들은 집중력과 근성이 있다. 조만간 여자복싱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며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광저우=김효경 기자
2010.11.12. 23:58
지소연(19·한양여대·사진)의 표정이 밝아졌다. 미국 프로축구팀 진출이 어렵게 돼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가 고민을 접고 아시안게임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지소연은 11일 중국 광저우 중웬중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훈련에서 동료들과 비지땀을 흘렸다. 훈련 초반 낯빛이 어두웠던 그는 어느새 훈련의 재미에 빠져들었다. 그는 “사실 중국으로 오기 전까지 마음이 복잡했다. 하지만 여기서 다 잊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지난달 말 여자프로축구 W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신청했다가 철회했다. 대신 미국 여자프로축구리그(WPS) 드래프트에 신청했다. 하지만 WPS 소속 두 팀이 해체되면서 드래프트가 무산됐다. 신생팀 웨스턴 뉴욕의 지명을 받아 보스턴으로 옮기기로 했던 약속도 물거품이 됐다. 지소연은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WK-리그에서 뛸 수는 없지만 일본도 좋은 리그다. 일본에서 두 시즌 정도 뛴 뒤 다시 미국에 도전하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최인철 여자대표팀 감독의 도움이 컸다. 최 감독은 지소연을 중학생 때부터 조련해 온 삼촌 같은 존재다. 최 감독은 지소연과 상담하며 그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일본행이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훈련장에서 만난 지소연은 ‘여자 메시’에서 대표팀 막내로 돌아와 있었다. 지소연은 지난 8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에서 스타덤에 올랐다. 실버볼(최수우선수 2위)을 수상하며 팬들로부터 ‘여자 메시’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지난달 피스퀸컵 대회 때까지도 너무 벅찼다. 축구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마음은 붕 떠 있었고 자만하기도 했다. 사실 지금도 완전히 예전처럼 돌아간 건 아니지만 스스로 컨트롤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의 강도 높은 훈련도 도움이 됐다. 중국으로 오기 전 목포에서 근력 강화운동을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이날도 2시간가량 힘든 훈련이 이어졌지만 “목포 때보다 강도가 낮아졌다”고 할 정도다. 훈련에 집중하다 보니 고민할 여유도 사라졌다. 지소연과 동료들은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서로를 격려하는 “파이팅”을 외치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지소연은 “우리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우리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이 고통 뒤에 웃을 일을 기다리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지소연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 15세의 나이로 출전해 주목받았다. 하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여자 대표팀은 13일 베트남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15일 요르단, 17일 중국과 A조 조별리그를 치른다. 조 2위까지 오르는 준결승 진출은 무난하다. B조에는 아시아 최강 일본이 버티고 있다. 중국전 결과에 따라 준결승 상대가 가려지게 된다. 광저우=장치혁 기자
2010.11.12. 23:57
PDF왼손투수 류현진(23·한화·사진)의 어깨에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운명이 걸렸다. 류현진은 12일 오전 4시(LA시간) 광저우 아오티 야구장에서 열리는 대만과의 예선리그 B조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할 것이 유력하다. 김광현(22·SK)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야구 대표팀은 오직 류현진만 바라본다. 꼭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팀 전체의 중압감을 스물세 살 청년이 혼자 떠안고 있다. 그래도 류현진은 생글생글 웃는다. 그는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이룬 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에서 지는 건 치욕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따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대만전은 이번 대회 야구 대표팀의 메달 색깔을 좌우할 만한 빅매치다. 대만은 일본과 미국프로야구에서 뛰는 해외파 선수가 12명이나 포함돼 있어 만만치 않은 상대로 평가된다. 한국은 대만과의 첫 경기를 이겨야만 B조 1위를 차지해 준결승전에서 A조 1위로 예상되는 일본을 피할 수 있다. ◆“현진아, 미안하다”= 조범현(KIA) 대표팀 감독은 “(류)현진이가 대만전에서 잘 던져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미안해하는 눈치다. 올림픽 금메달 후 야구 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아졌고, 2년 연속 600만 명 가까운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을 만큼 인기도 뜨겁다. 이런 분위기는 고스란히 대표팀에 부담감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추신수(28·클리블랜드)를 비롯한 대표팀의 군 미필자 11명은 병역 면제가 주어지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절박하다. 추신수의 경우 구단과 연봉 1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초대형 계약을 앞두고 군 문제 때문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대표팀 타자 이대호(28·롯데)는 “성격 좋은 현진이가 티를 내지 않지만 속으로는 얼마나 힘들겠나. 나도 그렇고 모두가 현진이만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류현진뿐= 류현진의 컨디션은 사실 썩 좋지 못하다. 국내에서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직구 최고 시속이 140㎞를 넘기 어려웠을 만큼 부진했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두 달 이상 실전 피칭을 하지 않아 투구 감각이 떨어진 탓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고민에 빠졌지만 결국 류현진을 믿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었다. 다행히 류현진은 광저우 도착 뒤에는 컨디션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줘 코칭스태프를 안심시켰다. 류현진은 올해 최하위팀 한화의 에이스로서 25경기에 등판해 23경기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불펜과 타선의 도움 없이 팀을 혼자 꾸려간다고 해서 ‘소년가장’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대표팀은 올 정규시즌 타격 7관왕 이대호와 메이저리그에서 타율 3할-22홈런-22도루를 기록한 추신수, 그리고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끈 김태균(28·지바 롯데)까지 합류해 막강 타선을 완성했다. 그러나 마운드가 버텨내지 못하면 금메달을 장담하기 어렵다. 너나 할 것 없이 류현진의 왼쪽 어깨만 쳐다보는 이유다. 광저우=김식 기자
2010.11.12. 23:56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종합 2위 수성을 목표로 출사표를 던진 한국 선수단이 딴 첫 메달은 금빛 찬란한 금메달이었다. 진종오(31.KT), 이대명(22.한국체대), 이상도(32.창원시청) 등 한국 남자 사격 대표팀은 50m 권총 단체전에서 3일 광저우 아오티 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첫날 남자 50m 권총 단체전에서 1천679점을 합작, 2위 중국(1천671점)을 누르고 우승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50m 권총 종목 단체전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그동안 4년 전 도하 대회에서는 진종오, 이상도가 김영욱(경북체육회)과 함께 이 종목 단체전에서 중국, 북한에 이어 3위에 올랐고 2002년 부산에서도 단체전 은메달을 땄지만 시상대 맨 꼭대기에는 서지 못했었다. 진종오가 566점으로 중국의 푸치펑(565점)을 2위로 밀어내고 본선 1위를 차지했고 이상도는 560점으로 3위에 올랐다. 이대명은 553점을 보탰다. 2시간 동안 10발을 1시리즈로 모두 6번 반복해 합계 60발을 쏘는 본선에서 대표팀은 첫 시리즈를 277점을 쏘아 기선을 잡았지만 두 번째, 네 번째 시리즈에서 뒤져 중국에 추격을 허용했다. 5번째 시리즈까지 중국에 3점 뒤진 1천397점에 머물렀지만 553점으로 다소 부진했던 이대명을 베테랑 이상도가 560점으로 만회해줬고 마지막까지 사대에 남았던 진종오가 6번째 시리즈를 95점으로 마치며 566점을 보태 승리를 마무리했다. 각각 본선 1위와 3위에 오른 진종오와 이상도는 본선 점수 상위 8명이 진출하는 결선에 진출에 2관왕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대명은 본선 11위로 결선에는 오르지 못하게 됐다. 안방에서 사격 첫 금메달을 노리던 세계 최강 중국은 신예 푸치펑이 565점으로 분전했지만 베이징 올림픽 공기권총 금메달리스트 팡웨이와 우징이 각각 558점과 548점을 기록해 8점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또다른 강호 일본은 올해 독일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마쓰다 토모유키가 556점으로 저조한 점수를 기록하는 바람에 1천669점으로 동메달을 따내는 데에 그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지약물 건으로 2년간 출전정지를 당했다가 복귀한 김정수(33)는 552점으로 13위에 그쳐 결선에서 남북한 사격왕 맞대결은 성사되지 못했다. 한편 앞서 펼쳐진 여자 10m 공기소총 본선 단체전에서는 김선화(27.국민은행), 노보미(22.한체대), 권나라(23.인천남구청)가 1천180점으로 4위에 올라 대회 첫 메달을 아쉽게 놓쳤다. 김선화는 8위로 결선에 올랐지만 결선 및 본선 합계 500.0점(397+103.0)으로 6위를 기록했다. 이승권 기자
2010.11.12. 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