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관세' 멕시코 "美와 계속 협상 중…합의 기대" "관세 위협, 북미 3국 무역협정 논의서 영향력 증대 목적" 분석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30% 관세 부과 예고에 대해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13일(현지시간) 멕시코 대통령실에서 제공하는 대통령 연설 속기록을 보면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날 소노라주(州) 과이마스에서 열린 공공병원 개원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주요국에 관세 서한을 보내면서 멕시코에도 30%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며 "서한에는 명확히 합의를 추구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대통령은 "저는 항상 이런 경우에 차분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왔다"며 "이번 경우에도 미국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것과 협력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전달하면서 협상을 통해 합의에 이를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 11일 경제부·외교부·재무부·보안부·에너지부 대표단이 미국 국무부·상무부·에너지부·무역대표부 카운터파트와 만나 발 빠르게 논의를 진행했다고 부연했다. 좌파 민족주의 성향의 셰인바움 대통령은 "주권 침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미국 정부의 관세 위협에 때론 보복 관세 부과를 암시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큰 틀에선 미국 측 요구를 일부 수용해 주며 충격파를 최소화하는 실용주의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특히 멕시코 정부는 "만약 (마약 등을 미국으로 반입하는) 카르텔에 맞서고 마약 펜타닐 유입을 차단하는 데 성공한다면 관세는 조정될 수 있다"고 밝힌 트럼프의 '8월 1일 관세 부과 예고' 서한 내용을 고려해 북부 국경 지대에서의 추가 보안 강화 조처에 나설 전망이라고 현지 방송 에네마스(N+)는 보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올해 초 중남부 지역 국가방위대원 1만여명을 미국과의 국경 도시들 주변으로 이동 배치하는 한편 멕시코 영공 내 미 정보당국의 무인비행장치(드론) 진입을 허용한 바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를 향한 트럼프의 관세 서한은 다른 나라에 대한 것과는 조금 성격이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올 하반기 개시될 것으로 예고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이행사항 재검토 등 일련의 논의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포석 목적이 다분하다는 취지다. 과거 북미 무역협정(NAFTA) 멕시코 측 협상단 일원이었던 호르헤 몰리나는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에 "북미 3국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심지어 파탄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경고"라며 "미국은, 멕시코와 캐나다가 그간 마약 밀매 통제를 위해 기울인 노력을 무효로 돌리는데, 이를 보면 당장 미국의 새 요구 사항이 충족되더라도 위협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2025.07.13. 9:25
[OSEN=서정환 기자] 양민혁(19, 토트넘)이 토트넘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퀸스 파크 레인저스로 임대를 떠났던 양민혁은 지난 3일 토트넘에 복귀했다. 양민혁은 챔피언십 총 14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영국무대에 적응했다. 이제 양민혁은 토트넘에서 본격적인 생존경쟁에 나서고 있다. 토트넘은 8일 프리시즌 첫 단체훈련을 시작했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부임한 뒤 첫 훈련이었다. 이적설에 휘말린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 기존 선수들부터 양민혁처럼 임대를 갔다가 복귀한 선수들까지 모두 모였다. 12일 합류한 손흥민은 결장했다. 손흥민이 빠지면서 양민혁은 팀내 유일한 동양인 선수였다. 스트레칭을 마친 양민혁은 스프린트 훈련과 미니 게임을 소화하며 첫 훈련을 소화했다. 프랭크 토마스 신임 감독에게 눈도장 찍기가 시작됐다. 전임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에게 단 한 경기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 결국 양민혁은 퀸스 파크 레인저스로 6개월 단기임대를 떠났다. 실전경험을 주기 위해서다. 이제 판이 바뀌었다. 양민혁은 새 감독에게 다시 기회를 얻었다. 양민혁은 QPR에서 영국에 순조롭게 녹아들었다. 양민혁은 지난 3월 29일 스토크 시티전에서 영국프로축구 데뷔골까지 터트리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결국 토트넘은 6개월 임대기간이 끝나자 양민혁을 다시 부르기로 결정했다. 양민혁은 QPR과 임대계약을 마쳤다. 이제 원소속구단 토트넘은 양민혁을 다음 시즌 전력으로 쓸지 아니면 다른 팀으로 임대를 또 보낼지 결정해야 한다. 양민혁의 커리어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다. 토트넘은 이미 세대교체에 돌입했다. 웨스트햄 윙어 모하메드 쿠두스를 영입하며 손흥민 없는 미래에 대비했다. 쿠두스는 오른쪽 윙어 자리에서 데얀 쿨루셉스키와 경쟁한다. 손흥민이 남는다면 왼쪽 윙어 자리에서 마티스 텔과 출전시간을 나눠가져야 한다.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양민혁은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주장 손흥민조차 토트넘에서 다음 시즌을 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양민혁이 기댈 곳은 자신밖에 없다. / [email protected] 서정환([email protected])
2025.07.13. 9:12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주변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밤 수백 발의 총성이 들렸다고 밝혔다. 13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IAEA는 13일 성명을 통해 "12일 오후 10시부터 약 1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발사된 대규모 총격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 사건에 대한 추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최대의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이후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러시아, 동유럽으로까지 전력을 공급하던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안전 문제로 가동이 중단됐다. 자포리자 원전은 전쟁 발발 이후 외부 전력 차단으로 여러 차례 위기 상황에 놓였다. 원전이 외부 전력과 단절되면 냉각 시스템이 멈춘다. 최악의 경우엔 원자로 과열로 노심 용융이 일어나 방사성 물질이 대량 누출되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자포리자 원전에는 러시아군 점령 이후 IAEA 전문가팀이 상주하며 원전 안전을 감독·보호하고 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5.07.13. 9:06
[OSEN=장우영 기자] 그룹 아이브(IVE)가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자신들만의 압도적인 영역을 확고히 다지고 있다. K팝 걸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2년 연속 세계적인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에 출격, 아이브라서 가능한 존재감과 K팝의 위상을 동시에 드높였다. 단순한 참여를 넘어 매년 진화하는 퍼포먼스로 '글로벌 아이콘'의 진면모를 증명한 아이브다. 아이브의 '롤라팔루자' 첫 발은 지난해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됐다. K팝 걸그룹 중 유일하게 '롤라팔루자 시카고'에 초청받았던 아이브는 약 45분간 펼쳐진 무대에서 올 밴드 연주에 맞춰 라이브와 퍼포먼스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현장을 압도했다. 당시 히트곡 'I AM(아이엠)', 'ROYAL(로열)', 'Accendio(아센디오)' 등으로 포문을 연 아이브는 여름 페스티벌 버전 'Off the Record'(오프 더 레코드), 'Baddie(배디)', 'ELEVEN(일레븐)' 등으로 떼창을 유발하며 관객과 뜨겁게 호흡했다. 월드투어 중임에도 틈틈이 준비한 이 무대는 지친 기색 하나 없이 '믿고 보는 그룹'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K팝 아이돌의 자존심을 살렸다. 당시 국내외 팬들에게 '아이브라서 가능했던' 무대라는 극찬을 받았던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1년 뒤, 아이브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으로 향했다. K팝 걸그룹 최초로 '롤라팔루자 베를린'에 출격하며 또 한 번 '최초'라는 수식어를 추가했다. 약 55분간 전곡 밴드 라이브 구성으로 펼쳐진 무대는 아이브가 한 단계 더 성장한 'K-페퍼(페스티벌 퍼포먼스)'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신곡 'REBEL HEART(레블 하트)'와 'I AM'으로 포문을 연 아이브는 장원영의 초저음 래핑이 돋보인 ‘Baddie’, 가을의 창작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TKO’, 리즈의 초고음 파트와 ‘폭주기니’ 챌린지로 화제를 모은 ‘Attitude(애티튜드)’ 등을 통해 멤버 개개인의 역량과 시너지를 폭발시켰다. 특히 떼창을 유발하는 히트곡 퍼레이드는 물론, 'Supernova Love(슈퍼노바 러브)'로 관객들과 진한 교감을 나누고 마지막 곡 'After Like(애프터 라이크)'에서는 전 구간 한국어 떼창이 이어지는 감동적인 피날레를 완성하며 '롤라팔루자' 무대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다. '롤라팔루자 시카고'에서의 성공적인 첫 발에 이어 '롤라팔루자 베를린'에서의 K팝 걸그룹 최초 기록까지. 아이브는 2년 연속 '롤라팔루자'라는 대형 페스티벌 무대를 통해 자신들의 진화하는 퍼포먼스 역량과 흔들림 없는 라이브 실력을 증명했다. 이는 단순히 그룹의 위상을 높이는 것을 넘어, K팝 걸그룹이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역과 존재감을 더욱 견고히 하는 중요한 발자취가 되고 있다. 이미 세계 무대에서 '믿고 보는 그룹'임을 확고히 한 아이브는 다음 주 프랑스 파리 롱샴 경마장에서 개최되는 '롤라팔루자 파리' 무대를 겨냥하며 글로벌 페스티벌의 '아이브 시대'를 활짝 열 전망이다.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글로벌 아이콘' 아이브의 거침없는 행보에 전 세계 K팝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장우영([email protected])
2025.07.13. 9:00
[OSEN=정승우 기자] 일본 여자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닐스 닐센 감독은 한국과의 1-1 무승부에 아쉬움보단 배움을 강조했다. 결과보다 '경험'을 챙긴 일본이었다. 닐센 감독은 13일 열린 2025 EAFF E-1 챔피언십 2차전 한국전 직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늘 경기는 인상적이었다. 양 팀 모두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출전했고, 흥미로운 대결이었다. 아시안컵에서 또 만날 수 있어 기쁘다"라고 운을 뗐다. 이날 일본은 나루미야 유이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경기 막판 정다빈에게 실점하며 승리를 놓쳤다. 경기 운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닐센 감독은 "오늘은 방어적으로 접근하고 싶지 않았다. 두 번째 골을 넣기 위한 시도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며 "그러나 83분에 실점했고, 결국 승리를 놓쳤다. 새로운 팀을 꾸리는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두고 준비해야 할 과제가 많다"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의 압박과 강도 높은 플레이는 일본 선수들에게 낯선 경험이었다. 이에 대해 닐센 감독은 "이런 이유로 이 대회는 우리에게 굉장히 가치 있다"라며 "WE리그는 격렬한 경기나 고강도 압박이 드물다. 오늘 한국 선수들의 경기 강도는 우리 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린 이런 경기에 익숙하지 않다. 돌아가서 더 많은 고강도 훈련을 해야 한다. 나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살도 빠질 테니(웃음)"라며 유쾌하게 답했다. 또한 후반전에 야카타 미유를 풀백으로 투입한 것에 대해서는 "부상 상황에 따른 선택이었다. 미유는 풀백 소화가 가능했고, 옵션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닐센 감독은 마지막으로 "비록 무승부였지만, 많은 선수들이 첫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우리도 더 강해질 수 있다"라고 덧붙이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2025.07.13. 8:59
[OSEN=정승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FC 바르셀로나의 접근을 기다리고 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마커스 래시포드에 대한 FC 바르셀로나의 접근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웨인 루니의 10번 등번호를 물려받으며 구단의 간판 스타로 활약했던 마커스 래시포드는 2024-2025시즌 후반기를 아스톤 빌라에서 임대 생활로 보냈다. 올여름 맨체스터로 복귀했지만, 여전히 후벵 아모림의 구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상징하던 등번호 10번은 이미 신입생 마테우스 쿠냐에게 돌아갔다. 사실상 '마지막 정리 수순'에 돌입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앞서 "바르셀로나가 래시포드를 여름 이적시장 1순위로 설정했으며, 영입을 위한 총력전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보도했다. 플레텐베르크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이미 구단 차원에서 이적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래시포드 역시 바르사행을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페인의 마테오 모레토 기자도 "한지 플릭 감독이 래시포드 영입을 승인했으며, 향후 며칠 안에 맨유와 바르셀로나 간 구체적인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바르셀로나 단장 데쿠 역시 과거 'RAC1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루이스 디아스, 래시포드 모두 우리가 좋아하는 선수"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바르셀로나는 재정적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윙어 포지션 보강을 위한 집중 투자에는 긍정적인 기조를 유지 중이다. 13일 스카이 스포츠는 "바르셀로나는 래시포드를 영입하기 위해 물밑에서 적극적으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며 "바르셀로나는 이적 조건들을 이미 살펴본 상태지만, 아직 맨유 측과 공식적인 접촉은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2025.07.13. 8:51
55년 역사의 병무청에 첫 여성 청장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신임 병무청장으로 홍소영 대전·충남지방병무청장을 임명하는 등 12명의 차관급 공직자 인선을 단행했다. 홍 청장은 1970년 병무청 설립 이래 첫 여성 청장이자 2005년에 임명된 윤규혁 전 병무청장 이후 20년 만의 내부 발탁이다. 군 안팎에선 군 장성 출신이 주로 맡아 온 청장 자리에 내부 인선이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깜짝 발탁’이란 평가가 나온다. 홍 청장 역시 주변에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인선 결과를 발표한 뒤 “(홍 청장은) 세심한 배려와 공정한 병무 행정을 통해 국민이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병역 문화를 만들어 갈 적임자로 기대된다”며 “병무청 안에서 다양한 보직을 거쳤고, 현장 중심 소통 능력으로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것도 배경”이라고 소개했다. 신임 법제처장에는 판사 출신 조원철(연수원 18기) 변호사를 임명했다. 강 대변인은 “26년간 법관과 변호사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신뢰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법조인으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조 처장이 위례·대장동·백현동 사건 변호인 출신이란 점을 지적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해충돌 논란은 물론 보은 인사”라며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변호하던 변호사가 정부의 법률팀장 역할을 맡겠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라고 평가했다. ━ ‘법제처장 조원철’ 논란…대통령실 “전문성 갖춰” 야당 “보은 인사” 비판 현재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엔 이미 이태형 민정비서관(대장동), 전치영 공직기강비서관(선거법), 이장형 법무비서관(대북송금) 등 이 대통령 형사사건의 변호인 출신들이 근무 중이다. 김희수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역시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사건 변호를 맡았었다. 강 대변인은 야당 등의 지적에 대해 “새 정부 공약들을 잘 이해할 수 있고, 적극적인 법률 해석을 통해 일하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잘 반영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반응했다. 교육부 차관에는 최은옥 전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엔 구혁채 기획조정실장, 보훈부 차관엔 강윤진 보훈단체협력관, 국토교통부 2차관엔 강희업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엔 노용석 중소기업정책실장이 임명됐다. 관세청장엔 이명구 차장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엔 강주엽 차장을 승진 발탁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심의·조정하는 과기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엔 입자물리학 권위자인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석좌교수, 국가유산청장에는 이 대통령의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 공동대표였던 허민 전남대 교수, 질병관리청장에는 임승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원 설립추진단장을 임명했다. 오현석.이근평([email protected])
2025.07.13. 8:46
이재명 정부 1기 내각을 꾸리기 위한 인사청문회 ‘수퍼위크’가 14일 시작된다. 보좌진 상대 갑질이나 제자 논문 가로채기, 겹치기 근무 등 후보자별로 여러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어서 13일 국민의힘은 “송곳 검증으로 민낯을 벗길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인사청문회가 ‘맹탕’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부분의 후보자가 야당이 요구하는 자료 상당수를 제출하지 않거나, 핵심 의혹에 대한 자료를 빼고 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자들은 각종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고만 대응 중이다. 김민석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처럼 증인·참고인이 한 명도 채택되지 못한 채 진행되는 청문회도 속출하고 있다. 13일까지도 후보자들의 자료 제출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날 검증대에 오르는 장관 후보자 4명(강선우 여성가족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동영 통일부, 전재수 해양수산부) 중 3명은 요구받은 자료의 40% 이상을 제출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강선우 후보자는 국민의힘 청문위원이 요구한 자료 230건 중 135건(59%)만 제출했고, 95건(41%)은 제출하지 않았다. 제출 거부 사유는 대부분 ‘개인정보·사생활 보호’로, 후보자 본인과 관련해서도 같은 이유로 거부한 자료가 48건이나 됐다. 강 후보자는 과거 자신이 인사청문위원이던 2022년 김현숙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자료 제출 거부로 이렇게 기사가 난 후보가 있었느냐”고 질타해 ‘내로남불’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배경훈 후보자 역시 여야 위원들이 요구한 자료 1288건 중 759건(59%)만 제출했다. 미제출 사유는 ‘영업기밀’ ‘보유자료 없음’ 등이었다. 정동영 후보자의 자료 제출률은 59%(1332건 중 786건)에 그쳤다. 이마저도 지난 10일까지는 자료를 한 건도 제출하지 않다가 제출 시한인 11일 무더기로 늦장 제출한 것이다. ━ 논문표절·N잡러·10억횡재 논란에도 “청문회서 소명”만 다만 전재수 후보자의 자료 제출률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국민의힘 측은 밝혔다. 여당의 비협조 속에 청문회 증인·참고인이 한 명도 채택되지 못한 경우도 많다. 14일 열리는 청문회의 경우 정동영·배경훈 후보자는 증인·참고인 모두 0명이고, 전재수 후보자는 참고인 1명, 강선우 후보자는 증인 2명만 출석한다.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의 ‘갑질’ 의혹을 검증하기 위해 전직 보좌관을 증인으로 요구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에도 국민의힘은 이해충돌 논란을 빚은 배우자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민주당이 거부해 채택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특혜·갑질 전력과 입시·취업 비리 연루, 논문 표절 등 ‘7대 낙마 기준’을 세웠다. 같은 맥락에서 국민의힘은 첫날 화력을 보좌진 상대 갑질 의혹이 불거진 강선우 후보자에게 집중할 방침이다. 강 후보자는 지명 이후 자신의 보좌진에게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 및 변기 비데 수리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그는 “전혀 그런 적 없다”고 해명했지만, 지난 12일에는 보좌진을 공항 보호구역 안으로 불러 짐을 들게 했다는 의혹도 추가됐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13일 “강 후보자는 피해 보좌진에 대한 법적 조치까지 예고했다”며 “보좌진까지 악마화하는 인면수심 막장극”이라고 논평했다. 야당은 15일 청문회에 출석하는 5명의 후보자 중엔 원외 시절, 여러 회사에 ‘겹치기’ 취업했다는 의혹을 받는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를 상대로 한 공세를 벼르고 있다. 야당은 허위 급여 수령이나 불법 후원 등을 의심한다. 권 후보자는 “커피 한잔 하는 것 자체가 일하는 것”이라는 해명으로 논란을 키웠다. 16일 청문회 대상자 중엔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그는 논문 쪼개기에 제자 논문 표절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선우 후보자와 더불어 이 후보자를 ‘낙마 1순위’로 꼽고 있다. 이 후보자 측은 지난 7일 국회에 총 26쪽 분량의 ‘인사청문회 관련 참고자료’를 제출해 각종 의혹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7일에는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18일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각각 열린다. 조현 후보자의 경우 한남뉴타운 지정 직전 도로 부지를 매입해 1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어 논란이 됐다. 그는 “횡재(windfall)했다고 생각했지만 악의성 투기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표절, 갑질, 탈세, 이념편향, 그야말로 ‘의혹 종합세트’”(곽규택 수석대변인)라고 비판 중이지만 국회 안팎에선 ‘무(無)낙마 청문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7석 민주당은 앞서 의원 과반수의 동의에 의한 인준이 필요한 김민석 총리 임명동의안을 자력으로 통과시켰다. 그 와중에 국민의힘은 안철수 혁신위원장 사퇴 파동을 겪는 등 여전히 내홍에 휩싸여 있다. 진행 중인 ‘3대 특검’ 수사와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저격수를 자처했던 주진우 의원이 역공을 당하는 모습도 야당 의원들을 움츠러들게 만든 원인이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인사검증을 위한 ‘이재명 정부 공직 후보자 국민검증센터’를 지난 8일에서야 꾸렸다. 김민욱.남수현.김창용([email protected])
2025.07.13. 8:44
13일 울산시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반구천 바위에 새겨진 암각화를 관람하고 있다.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구성된 ‘반구천의 암각화’는 지난 1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연합뉴스]
2025.07.13. 8:43
때 이른 폭염에 일주일 새 수박과 배추 값이 20% 넘게 뛰었다. 수온 상승에 양식 어종의 수급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폭염 여파로 시차를 두고 물가가 치솟는 ‘히트플레이션(폭염+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박 1통의 평균 소매가격은 2만9115원(11일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 4일까지만 해도 2만3000원대였으나 6일 연속 상승해 단숨에 3만원에 근접했다. 일주일 새 22.5% 상승했는데 1년 전(2만1336원)과 비교하면 36.5% 비싼 수준이다. 지난달 일조량 감소 여파로 수박 생육이 지연된 데다,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찾아온 무더위로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같은 날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4309원, 무 1개는 2313원을 기록했다. 일주일 새 각각 27.4%, 15.9% 가격이 치솟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폭염으로 배추와 무 생육에 지장이 있는 상황”이라며 “무더위 때문에 산지에서 낮에 작업하지 못하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도 끓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0일 서해와 남해, 제주 연안에 고수온 주의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역대 최장인 71일 동안 고수온 특보가 이어졌던 지난해보다 보름이나 이른 시점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달 우럭 도매가격은 ㎏당 1만612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상승했다. 광어도 ㎏당 1만9300원으로 14% 올랐다. 폭염일(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이 31일로 역대 가장 많았던 2018년엔 채소류 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9월 12.3%, 10월 13.5%, 11월 13.7%를 기록하며 가격이 급등했다. 과일 물가 역시 9월 이후 넉 달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여름철 평균 최고기온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던 지난해에도 채소 물가가 9월부터 12월까지 계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배추·무 가격이 폭등하며 겨울 김장철까지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월 평균기온이 1도 올라갈 때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와 농산물 가격은 각각 최대 0.07%포인트, 0.44%포인트씩 상승한다. 도미노처럼 이들 식자재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고, 전반적인 물가도 상승하는 구조다. 정부는 14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다.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중심으로 병충해 예방이나 영양제 보강, 냉방시설 등 생육 관리를 강화하고, 정부 비축물량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장원석([email protected])
2025.07.13. 8:3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힌 상호관세 적용 시점(8월 1일)이 2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대통령실이 한·미 통상·안보 협상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문제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민감한 ‘패키지딜(package deal·통합거래)’ 협상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전작권 환수 찬반 논란이 개시될 조짐이 보이자 선제 차단에 나선 것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정부에서 전작권 협의를 새로 시작한 것은 없다”며 “전작권 이슈는 대미 관세·안보 협상의 카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위 실장은 9일 방미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전작권 환수는) 계속되는 장기적 현안”이라며 “아직은 안보 협의에 올라와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에도 일부 언론이 ‘전작권 전환 실무 협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하자 재차 반박한 것이다. 위 실장의 이날 발언에는 정치권 논란도 영향을 미쳤다. 친명 핵심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작권 전환 문제도 한·미 간 논의 대상인가’라는 물음에 “웬만한 이슈들은 수면 위에 올려야 한다”고 했고,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전작권 전환이)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법 개정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전작권 전환 추진은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노무현 정부 이후 한·미 간의 장기적 현안인 ‘전작권 전환’이 새삼스럽게 정치적 쟁점이 되자, 정부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아무 실체가 없는데 야당 유력 정치인과 국회의원들이 발언을 얹으면서 평지풍파가 일었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특히 우려하는 건 국내의 ‘전작권 전환’ 찬반 논의가 향후 한·미 협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파장이 안 좋은 쪽으로 커지고 있다”며 “미국과의 관세·안보 협상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위 실장이 직접 다 컨트롤한다. 당연히 다른 루트의 새 협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논란이 커진 건 주한미군 역할 조정을 시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방위비 문제를 거론하면서 안보·통상 ‘패키지딜’을 밀어붙이고 있어서다. 협상 전개에 따라, 전작권 전환 이슈가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오현석([email protected])
2025.07.13. 8:37
[OSEN=서정환 기자] 일본 3군에게 무너진 중국축구가 망연자실했다. 데얀 주르예비치 감독이 이끄는 중국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용인미르스티다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일본에 0-2 완패를 당했다. 중국은 한국전 0-3 패배에 이어 일본에게도 졌다. 중국은 대회내내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역시 2패를 기록 중인 홍콩과 15일 단두대 매치를 펼친다. 중국언론도 대표팀의 부진에 대폭발했다. ‘소후닷컴’은 “중국이 아시아 최강 일본에게 0-2로 아쉽게 패했다. 중국은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을 상대로 10경기서 5무5패로 승리가 없다. 이 저주는 마치 반창고처럼 벗겨낼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중국도 기회가 있었다. 공격수 장위닝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허무하게 기회를 날렸다. ‘소후닷컴’은 “장위닝을 두고 팬들이 ‘축구화를 벗고 맨발로 뛰는 줄 알았다’면서 일침을 날렸다. AFC 최고수비수 후보에 오른 장성룽은 마치 신인처럼 당황했다. 두 중앙수비가 형편없었다. 한국을 상대로도 처참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 연패하며 무기력증에 빠졌다. 홍콩에게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소후닷컴’은 “일본과 한국이 2연승으로 1,2위를 차지했다. 두 나라와 중국의 차이는 마리아나 해구보다 깊다”고 낙담했다. 마리아나 해구는 지구에서 가장 깊은 해구로 깊이가 10km가 넘는다. 중국축구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 [email protected] 서정환([email protected])
2025.07.13. 8:34
━ 갑질 논란 강선우, 사회적 약자 챙길 자격 있나 ━ 흠결 후보 밀어붙이면 오만한 자세로 비칠 것 대통령 지지율이 높으면 장관은 아무나 임명해도 되는 것인가. 오늘부터 시작되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청문 수퍼위크’를 맞아 장관 후보자들의 적격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올 사람 없다고 하지만 일부 후보자들은 해당 부처 업무를 수행하는 데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보수 정권의 장관 후보자에게 들이댔던 잣대를 굳이 거론하지 않고 국민 상식에 비춰봐도 그렇다. 대표적 사례가 오늘 청문회가 열리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다. 21대 국회에서 강 후보자의 보좌진이었던 A씨는 당시 강 후보자가 수시로 집에서 쓰레기 상자를 들고 나와 버리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보좌진 B씨는 강 후보자가 자택 변기에 문제가 생기자 살펴보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가 짐이 무겁단 이유로 보좌진을 공항 보호구역 안까지 무리하게 들어오게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만약 일반 직장에서 이런 일이 있었으면 강 후보자는 벌써 직장 갑질로 신고당해 처벌 받았을 것이다. 의원 앞에서 파리 목숨이나 마찬가지인 국회 보좌진의 특수 지위 때문에 보좌진을 집사처럼 부리고도 무사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지난달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강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면서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장을 위해 활동해 온 정책 전문가”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실상은 다른 것 같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보좌진을 의원 개인에게 봉사하도록 강요했다면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자질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오늘 청문회에 강 후보자의 전직 보좌관을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국민의힘의 요구를 거부했다. 맹탕 청문회로 만들겠다는 민주당의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다. 이 외에 제자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인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코로나19 기간 질병관리청장으로 재직 시 남편이 손소독제·마스크 관련 주식을 보유해 이해충돌 논란을 일으킨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도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제대로 된 해명 자료도 내지 않고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버티는 중이다. 정작 청문회가 열려봐야 민주당이 증인 출석을 봉쇄했기 때문에 어물쩍 넘어갈 것으로 기대하는 듯하다. 여권이 이런 배짱을 부릴 수 있는 건 지금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비행 중이고 야당의 화력이 부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권이 오만하게 비치는 순간 민심은 돌변할 수 있다. 과거 정권에서도 청문회 때 논란이 많았던 후보자를 억지로 밀어붙였다가 나중에 후회한 경우가 많았다. 청문회에서 의혹이 명쾌하게 소명되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임명을 재고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여론에 귀 기울이길 촉구한다.
2025.07.13. 8:34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3일 “당이 ‘탄핵의 바다’를 건너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있는 인사들이 사과와 반성의 0순위가 돼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 실정과 총선·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인사들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다만 개별 의원들의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다. 윤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3차 혁신위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까지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정하고, 완전히 새로워지겠다고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이 여기까지 오는 데 잘못한 분들이 개별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잘못했다’ ‘새로워지겠다’는 사과를 (할 것을) 혁신위원장으로서 촉구한다. 그것이 당 쇄신의 첫걸음”이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당원들이 절망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한 일”이라며 여덟 가지 사건을 지목했다. ▶대선 참패 ▶대선후보 교체 시도 ▶김문수 후보의 단일화 입장 번복 ▶대통령 관저 앞 시위 ▶한동훈 전 대표 당원 게시판 논란 ▶22대 총선 비례대표 공천 ▶특정인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과 연판장 사태 ▶국정 운영 왜곡 방치 등이다. 윤 위원장은 “더는 사과도, 반성도 필요 없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당을 다시 죽는 길로 밀어넣고 있다”며 “이런 분들이 인적 쇄신 0순위고, 당을 떠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잠재적 당권 주자들은 “탄핵 반대를 왜 사과해야 하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미 탈당했고, 계엄에 대해선 사과했다”(나경원 의원), “언제까지 사과만 할 것인가. 서로 남 탓만 하는 내부 총질 습성부터 고쳐야 한다”(장동혁 의원)는 등 반발하고 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특정 계파를 몰아내는 식으로 접근하면 필패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적 청산은 일의 순서가 거꾸로 됐다. 백서 등으로 대선 책임을 묻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이창훈([email protected])
2025.07.13. 8:33
━ 의대생 단체, 1년5개월 만에 ‘전원 복귀’ 선언 ━ 원칙 어긋난 특례는 안 돼…교육의 질 지켜야 지난해 2월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집단으로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로 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그제 오후 대한의사협회(의협), 국회 교육·보건복지위원회와 공동 입장문을 냈다. 의대협은 입장문에서 “국회와 정부를 믿고 학생 전원이 학교로 돌아감으로써 의대 교육 및 의료체계 정상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일단 의대생들이 전원 복귀를 선언하면서 1년5개월간 이어진 의·정 갈등의 출구가 보이는 점은 다행스럽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이미 올해 1학기에 복귀한 학생들과의 형평성을 생각해서라도 뒤늦게 복귀한 학생들에게 원칙에 어긋나는 특례를 허용해선 안 된다. 윤석열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의대 증원 2000명 계획은 결국 실패했다. 지난 4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내년 의대 정원을 증원 전 수준으로 되돌린다고 발표한 것은 불가피했다고 본다. 그때가 의대생 복귀를 포함해 의·정 갈등의 출구를 모색할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의료계는 일부 강경파의 목소리에 휘둘리며 결과적으로 더 큰 희생을 초래하고 말았다. 지난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당국자와 의협 집행부는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의대에서 교육의 질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다. 의협과 의대협은 ‘학사일정 정상화’를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만일 학사일정 정상화가 나중에 복귀한 학생들이 제대로 교육도 안 받고 상급 학년으로 올라간다는 뜻이라면 매우 부적절하다. 그동안 의료계가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 반발하면서 핵심 이유로 내세웠던 게 의대 교육의 질 저하가 아니었나. 학생들의 복귀 시점과 상관없이 의대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경우에만 의사 자격을 취득할 기회를 주는 게 당연하다. 의대생 복귀 선언으로 의·정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해서 그동안 벌어진 문제를 그냥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 지난 1년5개월간 이어진 의·정 갈등과 의료 파행의 가장 큰 피해자는 환자들이다. 의료계와 정부·정치권은 먼저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다시 벌어져 환자들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도 세워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에는 공공 의대와 지역 의대 설립 등 의료계가 반발할 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 새 정부가 이런 정책을 추진할 때 의료계와 긴밀히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의료계와 의대생들도 정부 정책에 불만이 있다면 대화로 풀어야지 또다시 국민의 건강권을 볼모로 집단행동에 나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
2025.07.13. 8:32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11만9000달러 선을 넘어서며 이틀 만에 최고가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전 11시 22분(서부 시간 오전 8시 22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37% 오른 11만9049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11만9000달러 선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1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 11만8800달러 선을 이틀 만에 다시 넘어선 것이다. 이날 가격은 11만9400달러대까지 오르며 고점을 높였다. 비트코인은 지난 9일 11만2000달러 선을 사상 처음 돌파했다. 지난 5월 22일 기록한 최고가 경신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며 지난 11일에는 11만8800달러대까지 올랐다. 이후 강한 매도세에 막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가격은 이날 다시 힘을 내며 사상 첫 12만 달러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 의회의 '크립토 위크'(Crypto Week)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하원은 이번 주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GENIUS) 법안 등 3개의 가상화폐 법안을 다룬다. 이들 법안 통과 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친(親) 암호 화폐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앞서 미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의 프렌치 힐 위원장(공화·아칸소)은 이번 주가 미 하원에서 '크립토 위크'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2.5% 올라 다시 3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엑스알피(리플)는 5.84% 오른 2.87달러에 거래됐다. 엑스알피는 최근 상승세로 스테이블코인 테더를 제치고 시총 3위에 올랐다. 솔라나와 도지코인도 2.54%와 3.89% 오른 163달러와 0.20달러에 거래됐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5.07.13. 8:30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크게 화내는 걸 들었다”며 ‘VIP 격노설’의 실체를 확인하면서 구명로비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김 전 1차장의 진술을 확보한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임기훈 당시 안보실 국방비서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의혹 핵심 관계자 소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특검팀은 앞서 지난 11일 김 전 1차장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7시간가량 조사하면서 VIP 격노설의 진원지인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회의 상황을 재구성했다. 김 전 1차장은 “채 상병 사건은 회의 초반 안건은 아니었지만 임기훈 비서관이 한장짜리 ‘채 상병 사망 사고 보고자료’를 보고한 직후 언성을 높이며 화를 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른바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는 내용이다. 김 전 차장은 “군 관련 사항은 임종득 전 2차장(당시 휴가)이 담당해 이후 임 전 비서관에게 물어본 뒤에야 윤 전 대통령이 화를 낸 이유를 알게 됐다”고도 진술했다. VIP 격노는 당일 이종섭 전 장관의 채 상병 사건 초동조사 결과 경찰 이첩 보류 지시로 이어졌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 포함된 결과였다. 대통령실 회의가 끝날 때인 오전 11시54분쯤 이종섭 전 장관에게 대통령실에서 ‘02-800’ 번호로 전화가 걸려와 168초간 통화가 이뤄졌고, 14초 뒤 이 전 장관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언론 브리핑 취소 및 이첩 보류’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김 전 차장에 앞서 김 전 사령관도 지난 7일 12시간 특검 소환조사에서 “VIP 격노설 등에 대한 부하들의 진술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그간 격노설은 들은 바 없다던 김태효 전 차장의 진술 변화를 놓고 “김 전 차장이 수사기관에 협조하되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단 점을 강조하면서 의혹에서 비켜가려는 것 아니냐”(군 수사 경험 많은 변호사)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및 출국금지 해제 등 ‘호주 도피 출국’ 의혹과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 A씨를 불러 조사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 전 장관의 채 상병 수사 무마 의혹을 수사하던 지난해 1월 19일 외교부가 이 전 장관에 대한 대사 지명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요청하고 3월 4일 이 전 장관 대사 임명을 발표했고, 엿새 만에 법무부 출국금지 해제를 거쳐 출국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다. 심석용([email protected])
2025.07.13. 8:30
[OSEN=서정환 기자] 손흥민(33, 토트넘)이 자신의 미래를 결정한다. ‘풋볼런던’은 13일 “손흥민이 여름휴가를 마치고 12일 팀에 복귀했다. 그는 가족들과의 일정이 있어 팀에 양해를 먼저 구하고 늦게 합류했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가 10년 몸담은 팀을 떠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국내에서 긴 휴식을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갔다.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그 어느때보다 비시즌이 짧았다. 우승 후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17위의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 새로운 감독이 선임됐다. 토마스 프랭크는 토트넘에서 세대교체를 천명했다. 주장이자 팀의 레전드 손흥민을 어떻게 대할지 최고 관심사다. 손흥민은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곧 첫 면담을 가진다. 여기서 손흥민은 다음 시즌 벤치후보 역할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이적을 원하는지 확실한 의사표현을 해야 한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토트넘과 손흥민의 계약은 1년 남았다. 이제 구단과 손흥민 모두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MLS 구단들이 손흥민에게 접근 중이다. LAFC는 그 중 하나다. 손흥민도 새로운 도전을 고민할 만한 시기다. 레전드는 ‘퇴장’마저 아름다워야 한다”며 이적에 무게를 뒀다. 토트넘은 이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웨스트햄 윙어 모하메드 쿠두스를 영입했다. 쿠두스는 오른쪽 윙어 자리에서 데얀 쿨루셉스키와 경쟁한다. 손흥민은 왼쪽 윙어 자리에서 마티스 텔과 출전시간을 나눠가져야 한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12일 “모하메드 쿠두스의 합류는 손흥민 없는 토트넘을 향한 첫 걸음이다. 이적생 쿠두스는 오른쪽 측면의 새로운 옵션이다. 왼쪽에는 프랑스 기대주 마티스 텔이 있다. 이 둘 사이에서 손흥민의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는다면 벤치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노장이 된 손흥민이 폭발적인 스피드는 더 이상 없다고 보고 있다.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도 벤치에서 출발했다. 손흥민은 확실히 선수로서 전성기가 지났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7골을 기록했다.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9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 깨졌다.다만 팀내 보컬리더로서 선수단에 여전히 큰 영향력을 끼치는 주장이다. / [email protected] 서정환([email protected])
2025.07.13. 8:30
문화는 공동체의 삶의 표현이다. 한국문화는 한국인의 삶의 표현이다. 표현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그것에 굳이 신경 써야 하나?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렇게만 하면 우리는 삶을 즐길 수는 있으나 삶을 되새기고 더욱 성장할 수는 없다. 삶의 표현에는 세 종류가 있다. 문화는 삶을 느끼게 하고, 드높이고, 변화시킨다. 이 셋은 같은 얘기인 듯이 보이지만 성질이 다르다. 어느 것에 집중하느냐에 따라서 문화의 향방과 수준이 크게 변할 수 있다. 문화는 공동체의 사안이기 때문에 문화정책이 필수불가결하다. 지원금 의존 예술가 소통에 소홀 독자와 관객은 감상능력 떨어져 노벨상 받은 한강 소설 어려워 해 문화 깊이 즐기는 능력 키워줘야 문화 정책의 목표는 특정 문화를 주도하는 게 아니라, 문화를 이루는 요소들의 활기를 북돋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문화 요소들의 자발적 생장력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좋은 문화정책은 문화의 창조력을 배가시킨다. 문화를 이루는 요소를 ‘사람’ ‘내러티브’ ‘특성’ ‘질(質)’ 넷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중 사람과 질에 초점을 맞추어 보자. 사람은 창작자와 수용자(독자·관객·청중)로 나뉜다. 한국 당국의 문화 정책은 창작자에게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 한국의 본격 문화예술은 자급자족이 불가능하다.(그 원인으로는 흔히 인구의 부족을 든다.) 반면 국부는 점점 불어났다. 그래서 나라가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는 일에 막대한 돈을 썼다. 그러나 이 지원책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문학에 한해서 말해보자. 본래 작가는 독자와의 긴장을 통해서 자신의 문학을 벼린다. 그런데 나라의 지원금에 의존하다 보니, 독자 보다 심사제도에 더 신경을 쓰게 되었다. 그래서 독자와의 소통로를 잃어버렸다. 또한 지원금은 문인 소수에게만 베풀어진다. 문인 상당수는 이 지원금 제도에서 소외되어 있다. 제도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지원금이 아니라 기초 생계를 지원하는 제도로 바꿀 필요가 있다. 정기적인 생활지원금을, 소수가 아닌 여러 사람이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수용자의 문제가 있다. 문화정책이 창작에만 집중되다 보니 수용자의 예술을 이해하는 안목이 정체되었다. 한국의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여 그 작가의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런데 비교적 난해한 편이라고 알려진 그 작가의 작품을 끝까지 읽은 독자의 비율은 희박하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퍼진다. 수용자에 대한 무관심과 정책의 부재는 수용자의 문화적 능력을 함양할 수 없게 한다. 한국인의 독서율이 최저 수준이라는 통계가 나와 있어도 탄식밖에 할 게 없는 처지이다. 예술적 안목은 교육의 산물이다. 문화 교육은 어린 시절부터 해야 한다. 어렸을 때 책을 읽은 사람만이 나이 들어서도 서가에서 책을 뽑는다. 유년기에 독서를 체질화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권하는 건 본말이 전도된 행위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수한 독자만이 우수한 문학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수용자들만이 그 집단의 문화적 특성과 가치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작가의 작품성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한국문학으로서가 아니라 한 개인의 성과로서 인지되는 한, 한국문학은 발전할 길이 요원하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닥쳐 있는 현실이다. 그러니 바탕 환경이 열악하더라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 문화 정책을 창작자 중심에서 수용자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때 수용자들을 생산자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시민의 창의력을 고양한다고 선동적인 행사들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 우선은 문화를 이해하고 깊이 누릴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 그 능력이 무르익으면 수용자 스스로 문화 창조에 대한 의욕을 품을 것이다. ‘질’에 대해서도 짧게 얘기해보자. 질에는 기술적 질과 정신적 질이 있다. 기술적 질은 사는 맛을 담당하고 정신적 질은 삶의 의미에 대한 이해를 담당한다. 한국 문화의 기술적 질은 세계 일급 수준이다. 한류의 댄스음악과 드라마가 그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 역동성과 섬세함에서 한국문화는 세계의 대중문화를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정신적 질은 안타깝게도 밑바닥을 헤매고 있다. 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한국문화가 감당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는 무엇보다도 문화적 향유를 당장의 쾌락을 소비하는 데 쓰기 때문이다. 기술적 질은 감각의 말단을 자극하고 정신적 질은 심장을 두드린다. 감각의 말단에서는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심장의 심한 고동은 때로 고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문화를 그냥 즐기면 안 되나?’라는 질문이 당연히 나온다. 그러나 거기에 머무르면 현재의 삶을 무한히 확대재생산 할 수 있을 뿐이다. 현재의 삶을 세계의 공진화에 기여할 미래의 삶을 만드는 자양분으로 삼는 것, 그것이 진정한 문화의 힘이다. 정과리 문학평론가·연세대 명예교수
2025.07.13. 8:30
서울구치소 2평 독방에 갇힌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2023년 별세해 경기도 양평의 추모공원에 모신 선친을 그리워할까, 병석의 모친이 보고 싶을까. 부모 뜻과 달랐다던 결혼을 뒤늦게 후회할까. 아니면 사저에 혼자 남은 아내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강행한 특검을 원망하고 있을까. 불같은 성정의 그가 40도에 육박하는 옥중 폭염을 낡은 선풍기에 의지해 견디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당뇨와 눈 합병증이 악화했다니 열대야 와중에 이래저래 밤잠을 설치고 있을 듯하다. 좌천된 검사가 문재인 정권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벼락출세하더니 급기야 대통령 자리에 오른 지난 세월이 떠올라 회한에 젖어 있을 수도 있겠다. 김건희 의혹과 계엄으로 심판대 '트로이 목마' 같은 가짜보수였나 보수 혁신, 윤석열과 선긋기부터 그러나 너무 늦었다. 후회해도 소용없다.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언론의 충고를 깡그리 무시하고 소수의 극단적 유튜브에 빠져 국정을 망친 것은 다름 아닌 윤 전 대통령 본인이었다. "아내의 국정개입을 차단하라"고 바른 소리 하던 법조계 선배와 정치권 원로들을 멀리하고 전화도, 텔레그램도 차단한 것은 다름 아닌 윤 전 대통령 본인이었다. "아내가 '당신은 그냥 검찰총장 하고 내가 대통령 할게'라고 하더라"며 측근들에게 농담하듯 태연하게 전하고도 국정개입을 차단할 특별감찰관을 끝내 임명하지 않은 것도 윤 전 대통령 본인이었다. 국무위원들의 반대를 묵살하고 느닷없이 12·3 비상계엄을 발동해 국격을 떨어뜨리고 보수 진영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도 윤 전 대통령 본인이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권력형 비리를 척결해야 할 검찰 조직은 '윤석열 원죄' 때문에 지금 풍비박산(風飛雹散) 직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개혁을 거론하며 “(검찰의) 자업자득”이라고 했다. 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청래·박찬대 후보는 충성 경쟁하듯 속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공수가 역전된 모양새다. 현행 헌법엔 검사의 영장청구권 조항(제12조 제3항과 제16조)은 있지만, 검찰청 설치는 헌법에 명시적 규정이 없다. 따라서 중대범죄 수사만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에 넘기고, 기소는 법무부 산하 '공소청'에 맡기려는 민주당의 검찰(청) 해체 방안은 개헌 없이도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브레이크가 없다는 사실을 간파한 현직 검사들은 "이러다 검찰이 공중분해 되겠다"며 뒤숭숭해한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취임 9개월 만에 사퇴한 것도 불가항력을 감지했기 때문일 거다. 새 정부 첫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해체될 검찰 문 닫고 나올 불명예가 뻔히 예상되니 그나마 신망 있는 총장 후보군은 손사래를 친다. 물론 이 와중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권이 중용했던 호남 출신 L검사를, 이 대통령의 법조계 인맥은 충청 출신 G검사를 민다는 소문이다. 하지만 누가 총장이 된들 가문의 영광이겠나. 윤 전 대통령은 재구속으로 더 불리한 상태에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짧고 비극적으로 막을 내린 윤석열 시대를 역사는 어떻게 기록할까. 종북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을 결단했으나 일 처리가 서툴러 되치기당한 미숙한 국군통수권자로 서술할까, 샤넬백을 덥석 받을 정도로 물욕에 눈멀고 무속에 빠진 여인을 익애(溺愛)하다 나라까지 말아먹은 혼군(昏君)으로 묘사할까. 좌파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와 통화(2021년 녹음)에서 김건희 씨는 “원래 우리는 좌파였다. 조국(전 민정수석) 때문에 입장을 바꿨다”고 했다. 적폐청산을 내세워 보수 세력을 탄압한 문재인 정권의 사정 칼춤에 동원됐다가 조국 사태를 계기로 그 정권과 불화하자 살기 위해 보수로 위장 전향했다는 자백 아니었나. '트로이 목마' 같은 가짜 보수였단 말 아닌가. 그렇다면 궤멸 위기의 보수가 윤석열 시대에 미련을 둘 이유는 없다. 혁신위원회를 띄운 보수가 거듭날 길은 자명하다. 거짓 보수와 분명한 선긋기다. 장세정([email protected])
2025.07.13. 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