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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차선 차량 절반이 ‘나홀로 운전’

Los Angeles

2025.06.19 21:32 2025.06.2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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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위반 운전자들 많아
101번 Fwy가 가장 심각
단속 카메라 확대 등 추진
차량들이 익스프레스 레인을 달리고 있다.

차량들이 익스프레스 레인을 달리고 있다.

남가주 운전자들의 프리웨이 카풀 전용차선(HOV) 위반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도입 취지인 차량 정체 완화와 대중교통 이용 유도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가주교통국(Caltrans)이 최근 발표한 ‘HOV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남가주 프리웨이 13곳의 카풀차선 평균 위반률은 4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구나 가장 붐비는 출퇴근 시간대의 위반률은 50%를 훌쩍 넘긴다는 것이 교통국의 설명이다. 일부 운전자는 동승자가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조수석에 마네킹이나 인형을 싣고가다 적발되기도 한다고 교통국 측은 설명했다.  
 
LA지역이 포함된 가주교통국 7지구 조사 결과, 2023년 기준 카풀차선 위반률이 가장 높은 프리웨이는 101번 프리웨이(57.5%)로 나타났다.  
 
이어 10번과 605번 프리웨이가 각각 48.6%와 44.4%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5번 프리웨이(43.5%), 14번 프리웨이(43.3%), 405번 프리웨이(42.4%), 60번 프리웨이(32.7%) 순으로 위반률이 높았다.  
 
가주교통국은 “혼잡 시간대에 다수의 운전자가 규정을 무시하고 카풀 전용차선을 이용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오히려 정체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카풀 전용차선을 유료화한 익스프레스레인(HOT lanes)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LA메트로가 운영하는 10번·110번 프리웨이의 익스프레스레인의 경우, 카풀 차량은 탑승 인원에 따라 무료 혹은 소액의 요금이 부과되지만 단독 운전자도 요금만 내면 이용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단독 운전자의 비율이 과도하게 높아지면서 차량 체증이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가주교통국 자료에 따르면 익스프레스레인을 이용하는 차량의 75~86%가 홀로 운전하는 차량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이들 중 30~60%는 요금 납부용 장치도 없는 차들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카풀 운전자와 단독 운전자 모두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카메라 기반의 자동탑승인원감지시스템(AVOD)이 시범 운영되고 있지만, 창문 틴팅, 차량 크기와 조명 반사 등으로 감지 정확도에 한계가 있어 법적 단속에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가주교통국은 위반율이 높은 구간을 중심으로 AVOD 시스템의 실효성 검증을 위한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또 익스프레스레인에는 정체 완화와 규정 위반 단속을 위한 카메라 추가 설치도 추진 중이다.
 
한편, 가주교통국은 2028년 LA올림픽을 대비해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총 3000만 달러의 예산을 배정해 카풀 전용차선 개선 사업도 시행할 예정이다.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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