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관람석은 내 몫 때로는 곁에 누운 그이와 함께 침실 발코니의 유리창 너머로 밤낮없이 펼쳐지는 바다의 공연에 취한다 낮에는 춤사위, 밤이면 끝없는 열창 눈부신 별무리와 더불어 신바람이 난 바다도 때로는 하늘의 통곡은 달래지 못해 쏟아지는 장대비에 신음하던 유람선 함께 지내며 다정해진 인연인가? 바다가 손짓한다 내미는 초대장, ‘유람선’ 마음 내키는 대로 스물네시간을 즐길 수 있다니… 김소향 / 시인문예마당 초대장 바다 침실 발코니
2025.05.29. 18:16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심야 산책을 하던 남매가 괴한들의 흉기 공격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산타모니카 경찰국(SMPD)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월 20일(토) 새벽 2시 26분경, 오션프론트 워크 1700블록 인근에서 발생했다. 피해자인 28세 여성과 24세 남동생은 당시 남동생의 여자친구와 친구들과 함께 늦은 밤 해변을 산책하던 중이었다. 그녀에 따르면, 해변으로 향하던 중 전동 스쿠터를 타며 술을 마시고 있던 두 남성을 멀리서 목격했고, 불안한 기분이 들었지만 일행과 함께 해변으로 향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남성들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더니, 결국 시비를 걸고 언어적 괴롭힘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언쟁이 격화되자 남성들은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협박을 시작했고, 이후 여성과 남동생에게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두르며 공격했다. 그녀는 “남동생이 여자친구와 친구들을 지키려 했다”며, 당시 상황은 순식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여성은 머리, 등, 겨드랑이 아래를 포함해 총 4차례 칼에 찔렸으며, 남동생은 복부와 등에 총 5차례 자상을 입고 중상을 입었다. 그녀는 현재 자택에서 회복 중이며, 남동생은 1주일 이상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피해자는 가해자들의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우리 같은 피해자가 더는 생기지 않도록 반드시 검거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산타모니카 경찰은 이번 사건을 중대한 흉기 상해 사건으로 수사 중이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요청하고 있다. 관련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은 (310) 458-8491번으로 연락하면 된다. AI 생성 기사산타모니카 바다 산타모니카 해변 산타모니카 경찰국 남매 피습
2025.04.21. 13:46
뉴포트비치 시가 가주 최초로 선보인 수중 쓰레기 수거 장치 시험 운용이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시 당국은 지난 1월 뉴포트베이에 설치한 수거 장치를 7일 미디어에 공개하고 지금까지 건져낸 쓰레기의 양이 12대의 쓰레기차를 가득 채울 정도라고 밝혔다. 또 “수거 장치를 이용해 바다로 흘러가는 쓰레기의 약 80%를 줄일 것이며, 강우량에 따라 연간 100~500톤의 쓰레기를 건져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시 당국이 총 550만 달러를 투입, 뉴포트베이 자연보호구역 상류 샌디에이고 크릭에 설치한 수거 장치는 대형 터빈과 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갈퀴, 쓰레기를 지상으로 옮기는 레일 등으로 이루어졌다. 볼티모어 항구에 설치, 운용 중인 장치를 모델로 삼은 장치다. 현재 배터리로 작동하는 워터 펌프가 쓰레기 수거 장치로 물을 보내면 터빈이 물살의 힘으로 돌면서 갈퀴로 쓰레기를 건져낸다. 시 당국은 이달 말까지 워터 펌프에 전력을 공급할 태양광 패널이 부착된 지붕을 수거 장치에 씌울 예정이다. 임상환 기자쓰레기 바다 갈퀴로 쓰레기 쓰레기 수거 12대의 쓰레기차
2025.03.12. 20:00
전 세계 바다 위에는 으리으리한 크루즈 선박들이 1년 365일 쉬지 않고 순항 중이다. 여행의 꽃인 크루즈에 오르는 순간 오래도록 버킷리스트의 한 줄로만 기록되었던 상상이 현실이 된다. 2025년 새해를 맞아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는 이유다. 초호화 선박에 탑승해 가장 여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크루즈는 시니어 및 가족 단위 여행객을 중심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크루즈는 그 자체로 5성급 호텔이다. 각 도시를 이동할 때마다 짐을 싸고 푸는 번거로움에서 탈피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 크루즈에서 지내다 보면 그 편리함이 얼마나 좋은지 실감하게 된다. 또한 선실부터 레스토랑, 수영장, 자쿠지, 사우나, 피트니스, 쇼, 뮤지컬, 카지노 등 다양한 시설과 액티비티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크루즈만의 특별한 경험이다. 또한 밤마다 바다를 마당 삼아, 별빛을 이불 삼아, 감미로운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푹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항지가 나타난다. 아침이 밝아올 때마다 매일, 설레는 기분으로 깰 수 있는 환상적인 여행이 바로 크루즈다. 크루즈라고 해서 반드시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롱비치항에서 출발하는 멕시코 리비에라 크루즈는 5박6일 동안 아침, 브런치, 점심, 애프터눈 티, 저녁, 심야 식사를 풀 서비스하면서 요금은 500달러 선. 요즘 물가를 감안할 때 수지맞는 여행이 아닐 수 없다. 이탈리아 스타일의 13만5000톤 카니발 피렌체 크루즈는 승무원 1425명에 승객 4126명이 승선한다. 첫 기항지는 멕시코 북서부 바하 캘리포니아 반도의 최남단 지역인 카보 산 루카스(CABO SAN LUCAS). 연평균 온화한 기후와 눈부시게 아름다운 해변 덕분에 한 해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찾는 멕시코의 대표 관광지다. 말발굽 모양의 연안에는 대형 선박과 고급 요트가 즐비해 고급 휴양지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휴양지, 커플 여행지로도 각광받고 있는 카보 산 루카스는 아름다운 바다와 사막이 공존해 더욱 특별하다. 이틀 동안 이곳에 머물며 백사장에서의 여유는 물론, 청록색 코르테즈해에서 요트와 스노클링, 낚시, 패들링, 카약, 돌고래와의 수영을 즐길 수 있고, 사막에서 낙타 타기 및 사륜바이크 체험도 가능하다. 다음 기항지는 멕시코 엔세나다(Ensenada). ‘작은 항구’라는 뜻의 엔세나다는 캘리포니아와 인접한 바하 반도에 위치한다. 이곳의 명물은 라 부파도라(La Bufadora)로 ‘블로우 홀(Blow Hole)’이라고도 하는데 자연 바위층 사이로 바닷물이 분수처럼 솟구치는 지형을 일컫는다. 이 바다 분수는 오스트리아와 바로 이곳 엔세나다에만 있다. 힘차게 출발한 2025년, 크루즈 여행을 시작으로 버킷리스트 달성에 성공하는 기쁨을 누려보면 어떨까. 멕시코 리비에라 크루즈는 우기를 제외하고는 연중 내내 여행하기 좋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자장가 바다 크루즈 여행 크루즈 선박들 멕시코 리비에라
2025.01.16. 19:30
지난 14일 저녁 라구나비치 일대 바다에 46만5000갤런의 오수가 유입돼 트레저 아일랜드 비치에서 알리소 비치의 테이블 록에 이르는 해변 수 마일 구간이 폐쇄됐다. 라구나비치 시에 따르면 오수 유입 원인은 라구나니겔 리저널 파크의 하수관 파열이다. 시 당국은 하수관 수리를 마쳤지만, 수질이 안전한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당분간 입수 행위를 금한다고 15일 밝혔다. 해변 폐쇄 현황에 관한 정보는 웹사이트(OCBeachinfo.com)를 참고하면 된다.바다 오수 오수 유입 바다 오수 하수관 수리
2025.01.15. 19:00
출렁이는 바다로 간 호리병 그가 문을 열고 숲으로 날아갔어 문이 닫히고 어두워진 사방이 쓰러지는 밤 숨소리 같은, 이어지는 초침 그의 모든 시간이 목이 좁은 호리병에 담겨 출렁이며 바다로 갔어 사막의 긴 그림자를 안았지 온기가 남아있는 모래 톱으로 두발을 재촉하는 손짓을 보았어 떼어지지 않는 발이 천근이었어 긴 그림자의 아침을 깨우는 노래 마주 보는 하나로 다 가진 빈들 그의 목소리가 귓전에 들렸어 한땀 한땀 수놓은 퀼트 조각 펼치고 / 삼층천을 품은 비밀의 정원에서 / 소리없는 울음 후 찿아온 한줌의 햇살 / 난생 처음 가진 소박한 꿈 / 빈들의 기적은 이렇게 시작되었지 / 비우고서야, 내려 놓은 후에야 / 들을 수 있는 바람의 소리, / 별들이 내려앉은 꿈의 들꽃 / 바람따라 흔들리는 들풀의 춤 사위 / 주고만 싶은 들녘의 가슴은 타오르는데 / 지친 허리를 펴서라도 너를 안아야했어 / 언제, 어디에서, 어디쯤 우린 기억될까 / 한잎 단풍속으로 가을 발자국 들려 오는데 그가 문을 열고 숲으로 날아갔어 문이 닫히고 어두워진 사방이 쓰러지고 사라져 가는 그의 숨소리 같은 그의 모든 시간이 목이 좁은 호리병에 담겨 출렁이는 바다로 갔어 계피향 가득한 Oat creamer를 잔뜩 넣은 커피 한모금에 온몸이 따뜻해진다. 하루가 밝아오는 새벽은 늘 다시 세상을 맞이하는 조용한 기대감에 눈이 번쩍 뜨인다. 이층 계단을 내려오며 먼저 눈이 가는 곳은 하늘이다. 구름이 덮혀 있나? 아니면 한점 떠 있지 않나? 밝아오는 하늘색을 살핀다. 아직은 붉은 먼동이 번진다. 커피 한잔 들고 덱크로 나와 뒤란을 걷는다. 눈이 마주친 꽃들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씨를 뿌려 모종부터 키운 백일홍이며, 스스로 도생한 과꽃도 살랑 흔들며 눈맞춤을 한다. 하루가 지고 하루가 열리는 것. 아직 아무도 다녀가지 않은 빈들에 문이 열리고, 지나간 시간들의 아득한 기억으로 문이 닫힌다. 일상 맞이 하는 하루라는 시간. 무심한 초침의 기계음처럼 반복해 오고, 눈을 감으면 다른 세상, 꿈속에서 맞이하는 또 다른 하루의 시간이 열린다. 덱크의 문을 열고 나오면 하루가 열리듯, 부지런한 새가 숲속으로 날아가 숲이 되어진다. 나의 어깨에도 날개가 자라나 깊은 숲으로 간다. 그곳에서 나도 숲이 되고 싶다. 바람의 소리며, 바닥까지 눕는 들풀의 순종을 배우고 싶다. 한땀 한땀 수놓은 퀼트 조각을 이어 빈들은 거대한 켄버스가 된다. 햇살의 따스함으로 생명이 자라 각색의 들꽃이 피고 나무가 자라고 울창한 숲을 이룬다. 우리의 날들도 그러했다. 빈들에 뿌려진 씨앗이었다. 문을 열고 나가지 않으면 자랄 수 없는 한줌의 씨앗이었다. 제 일어나라는 바람의 소리와 햇살의 따뜻한 위로가 없었다면 빈들로 문을 열고 빈들로 문을 닫아야 했다. 보상이 없는 선물은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은 시간, 생각하지 못한 장소에서 매일 매일 감춰진 행복의 두루마리를 내려주었다. 눈을 뜨고, 귀를 열고 이끄는 그곳으로 손을 잡기만 하면 비밀의 정원과 손짓하는 호수를 만나게 된다. 행복하여야 하리. 그리하여 들꽃이 되고, 붉은 노을 언덕이 되고, 출렁이는 바다가 되어야 하리. 문이 닫히고 한밤이 될 때 / 서로의 손을 잡을 수 없을 때 / 아무도 우리의 시간을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아 / 선물로 받은 그 시간을 빠짐없이 기억해내 / 목이 좁은 호리병에 넣어 바다로 갈꺼야 / 거기서, 흔들리는 파도에 떠내려 / 작은 오두막, 당신의 손에 닿을꺼야 / 나는 다시 빈들에 뿌려진 씨앗이 되어, / 작고 하얀 들꽃이 되어 / 당신의 손에 드리워진 선물이 될꺼야 / 출렁이는 파도에 내려 앉은 붉은 노을이 될꺼야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호리병 바다 퀼트 조각 커피 한모금 노을 언덕
2024.09.16. 13:16
고향 찾아가는 그대여 나를 잊지 마오 소금에 절 듯 외로움에 절었네요 석양에 물들듯 그리움에 물들었네요 고속도로 갓길에서 흐느끼기도 했죠 그대여 고향에 가거든 내 말 전해 주오 보고 싶다고 가고 싶다고 사랑한다고 반나절이면 가는 길 반세기를 기다렸다고 그때마다 곰산에 올랐다고 봄에는 아지랑이 여름에는 흰 구름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꽃 어느 때나 친구 잊은 적 없다고 가을에 만나요 바닷가에서 바다는 변하지 않았겠지요 내 친구와 같이 *곰산: Bear Mountain 이강민 / 뉴저지글마당 고향 바다 고향 바다 고속도로 갓길 bear mountain
2024.07.11. 18:17
깊은 밤 하늘에는 은하수가 흐르고, 바다에는 푸른 빛으로 반짝이는 파도가 오로라인양 일렁인다. 충남 서천 월하리의 해변이 만조시간이 가까워지자 푸른 빛으로 물들었다. 학명은 Noctiluca scintillans, 한국에서 야광충이라고 불리는 해양 플랑크톤 때문이다. 야광충은 물리적인 자극을 받으면 푸른 빛을 내는데 반딧불이와 같이 루시페린을 통한 생체 발광이다. 밤에는 아름답기만 한 야광충은 낮에는 그리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이상 증식을 하게 된다면 적조현상을 일으켜 수산업에 타격을 준다. 사진.글=최기웅 기자바다 오로 해양 플랑크톤 충남 서천 최기웅 기자
2024.05.24. 21:49
바람이 분다. 수백 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고목은 남쪽 바다를 건너오며 한결 순해진 바람 소리를 기억한다. 때가 이르렀음을 아는 나무는 조용히 제 속의 것들을 흔들어 깨운다. 말랑말랑해진 흙 속으로 힘차게 뿌리를 뻗어 서서히 물을 빨아올린다. 겨우내 참았던 오랜 목마름을 풀어줄 수액이 수관을 따라 실개천으로 흐른다. 서너 아름이 넘는 굵은 기둥을 지나 줄기를 타고 가지 끝에 물이 오르면 비로소 딱딱한 표피를 뚫고 부드럽고 여린 새잎들이 다투어 나올 것이다. 그러면 나무는 몸속에 사계절을 지나왔음을 알리는 나이테 하나를 완성한다. 예전에는 마을마다 동네 어귀에 마을의 수문장처럼 동구나무가 버티고 있었다. 나무의 나이가 몇 살인가에 따라 그 마을의 역사도 가늠되었으므로 수령 수백 년의 멋진 동구나무는 마을의 자부심이었다. 나무를 타고 놀던 아이들은 자라서 어른이 되고 나무와 함께 나이를 먹어갔다. 또한 집에서 멀리 떠났다가 오래간만에 귀향하는 사람들을 가장 먼저 맞이해주는 것도 동구나무였다. 타향에서 거칠게 혹은 서럽게 살아왔다면 나무를 보며 슬그머니 위로받고, 자랑스럽게 잘 살아왔다면 당당하게 어깨를 펼 것이다. 이때 나무 아래 평상에 모여있던 노인들은 “누구네 집 자식이구만!” 묵은 기억을 끄집어내고, 숨바꼭질하며 놀던 동네 개구쟁이 중에는 “삼촌~”하고 뛰어오는 아이도 있을지 모른다. 고향의 문지방을 넘어선 것이다. 전남 강진에서 허리 굽은 노인처럼 ㄷ자로 구부러져 자라는 웅장한 고목을 보았다. 남쪽 바다를 향해 몸을 한껏 내민 나뭇가지는 반갑게 봄을 부르는 손짓 같았다. 그 손끝마다 새순이 돋아나면 겨울과 막 이별한 잿빛 고목은 점차 연둣빛으로 물들고 늦가을 이후 성장을 멈췄던 나무는 싱싱한 계절을 다시 펼칠 것이다. 또한 나무처럼 나이테를 하나 더 그린 사람들도 새봄을 맞이하여 농부는 밭으로, 어부는 바다로, 거침없이 삶의 한가운데로 나아갈 것이다. 어느새 봄이다. 김녕만 / 사진가사진의 기억 바다 남쪽 바다 바다 건너 나이테 하나
2024.03.07. 22:35
“로렌 엄마가 돌아가셨대.” 딸아이는 가장 친한 친구 엄마의 죽음을 허망한 목소리로 알려왔다. 이웃에 살던 로렌과 딸은 같은 중학교에 다니면서 친해졌다. 아침에는 우리 집에서 두 아이를 학교까지 태워줬고, 집에 올 때는 로렌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로렌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멀리 이사 갔다. 로렌의 부모가 일하는 마켓이 토팽가이기에 진작에 이사를 하였어야 했는데, 로렌이 대학 갈 때까지 기다렸단다. 대신에 그동안 로렌 부모는 토런스에서 토팽가까지 매일 그 먼 거리를 출퇴근해야 했다. 샌타모니카를 지나 말리부로 이어지는 태평양 연안 도로에서 우들랜드힐스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나오는 동네가 토팽가다. 로렌의 부모도 여느 한인 이민자들처럼 토팽가에 있는 마켓에서 성실히 일했다. 그 가게는 일 년 열두 달 문 닫는 날이 없었다. 추수감사절에도, 성탄절에도, 새해 첫날에도 그 마켓의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사람들이 바깥출입을 삼갈 때도 그 가게에만 가면 필요한 것을 구할 수 있었다. 그렇게 부지런히 일한 덕에 집도 장만했고, 로렌도 대학생이 되어 조금 삶의 여유를 누릴 만 하게 되었는데 암이 발견됐다. 수술을 받기에 너무 늦었다고 했다. 병원에 몇 번 들락거리는 사이에 손쓸 틈도 없이 로렌 엄마는 남편과 두 아이를 두고 황망하게 하늘나라로 떠났다. 장례 예배의 집례를 맡았다. 가족들은 장례식장에 그리 많은 사람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장례를 조촐히 치르길 원했다. 그러면서 혹시 토팽가에서 가게 손님들 몇 명이 올 것 같은데,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막상 장례 예배가 시작되자 예배당은 토팽가에서 온 가게 손님들로 가득 찼다. 장례 예배 중간에 혹시 고인과의 기억을 나눌 분이 있으면 나누어 달라고 부탁했다. 여러 사람이 나와 고인과의 추억을 나누었다. 그들은 대부분 로렌 엄마가 일하던 마켓의 손님들이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로렌 엄마의 미소를 잊을 수 없다고 했고, 자신들을 손님이 아니라 가족으로 대해주었다고 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그들이 고마웠다. 토팽가에서 장례 예배가 드려지는 로즈힐까지 한 시간 넘게 달려와서 평생 열심히 일만 하다 떠난 한 이민자의 삶을 기억해 주는 그들이 너무도 고마웠다. 그들에게 가족을 대신해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당신들 때문에 그녀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알게 되어 감사하다고 했다. 로렌 엄마가 일하던 토팽가는 태평양 연안에 살던 아메리칸 인디언 부족의 언어로 ‘산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라는 뜻이다. 토팽가가 샌타모니카 산맥 중간에서 태평양 바다를 마주 보고 있기에 그런 멋진 이름이 붙었을 것이다. 마흔여덟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로렌 엄마에게 토팽가는 산과 바다가 만나는 곳만이 아니라, 삶과 죽음이 만나는 곳은 아니었을까? 아니 우리가 사는 바로 그 자리가 삶과 죽음이 만나는 경계일지도 모른다. 삶은 영원하지 않고, 언제든 죽음으로 갈 수 있으니 말이다. 그 경계를 지나는 발걸음은 조심스러워야 마땅하다. 인생의 가장 큰 신비인 삶과 죽음을 사이에 두고 걷는 길이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도 삶과 죽음의 경계인 인생길을 잘 걸어야겠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이 아침에 바다 로렌 엄마 태평양 바다 대부분 로렌
2024.01.31. 19:34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대한민국 최고 흥행의 역사를 기록한 영화 '명량'과 2022년 여름 최고 흥행작 '한산: 용의 출현'을 이은 세 번째 작품이자, 이순신의 마지막 전투를 그린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가 12월 마침내 공개를 확정했다. 이로써 지난 10년간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를 향해 달려온 김한민 감독 이하 스태프들의 대장정이 막을 내린다. 명량을 기획할 당시만 하더라도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는 업계의 의견이 많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성웅 이순신을 주인공으로 세계 해전 역사상 손꼽히는 전투를 스크린에 옮긴다는 것에 대해 실현 가능성과 실현 불가능성 사이, 의견이 분분했던 것. 그러나 김한민 감독은 명량을 시작으로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하나의 시리즈, 세 명의 캐스팅이라는 획기적인 기획을 영화로 완성해냈다. 준비 기간까지 포함하면 10년이 훌쩍 넘는 여정의 마지막 작품인 노량: 죽음의 바다는 1598년 노량 해협의 겨울 바다에서 살아서 돌아가려는 왜와 전쟁을 완전히 끝내려는 조선의 난전과 이순신의 마지막 전투를 압도적 스케일로 펼칠 것을 예고한다. 명량의 최민식, 한산: 용의 출현의 박해일에 이어 이번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는 배우 김윤석이 노량에서의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는 이순신 장군 역할을 맡아 압도적인 연기로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이처럼 역사적인 한 인물을 두고 서로 다른 배우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그 캐릭터를 해석한 경우 역시 한국 영화 사상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가 최초다. 최후의 전투를 앞둔 이순신 장군 역으로 분한 김윤석은 좁고 깊은 노량 해협에서의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는 현명한 장수, '현장'(賢將)의 모습으로 몰입해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되는 현장감과 함께 그간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다시 한번 관객들에게 스펙터클한 재미와 더불어, 왜와의 전쟁을 끝내려는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를 압도적 스케일로 스크린에 재현해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전투를 더욱 성대하게 채울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노량: 죽음의 바다는 1598년 최후의 전투의 현장으로 돌아가 관객들에게 장엄한 승리의 전투의 쾌감을 선사할 것이다.업계 죽음 바다
2023.12.24. 18:01
올해도 이변은 없다 마지막 한장의 날개 바다의 얼굴이 보인다 하늘이 재색 빛이다 그래도 친구 따라 강남 가고 계절의 물고기가 부른다 한 보따리 싣고 밤을 달렸다 없어지는 뒷 발자국이 무서웠고 앞에 비친 그림들을 보면 여유가 없는 선택, 쫒김이 마음을 흔들었다 항구의 바램을 두고 어두운 물길에 밤새도록 새우잠을 잤다 아침을 두드린다 아침의 꽃을 볼 수 없는 파도의 안개를 헤치며 SEA BASS *에게 안부를 묻는다 대답이 없는 얼굴 불청객 기타 등등, 잡어들의 행렬이 지나갔다 바다는 심상치 않았다 비가 뿌려지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파도의 골목에 산맥이 막고 있었다 풍랑을 만났다 가늠이 안 되는, 떨어지고, 깨지는 불안 속에 출렁거리며 왈츠를 추었다 파도를 달래는 선장과 승무원, 안전에 만전을 취하고 비바람에 지친 낚시꾼들이 배를 깔고 누워 풍랑을 재운다 무사히 회항을 염원하며 놓친 물고기, 풍랑의외침으로, 숨죽이고돌아온 바다의 길손들 안도의 숨 쉬며 이젠 그만 올 결단을 했는데 바다는 다시 손을 흔들고 있었다 *sea bass, 바다의 검은색 농어 오광운 / 시인·롱아일랜드글마당 바다 외침 물고기 풍랑의외침 sea bass 선장과 승무원
2023.12.08. 17:56
노동절 연휴도 지났으니 이제 금방 가을이다. 가을 여행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단풍에 있다. 예부터 단풍은 캐나다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워낙 단풍나무숲이 우거지다 보니 국기에 단풍잎이 들어갈 정도로 캐나다에서 단풍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가을이 무르익는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약 한 달간 캐나다의 광활한 숲은 붉고 노란 단풍 바다를 이룬다. 캐나다 단풍 중에서도 특히 토론토부터 몬트리올, 오타와, 퀘벡까지 쭉 뻗은 메이플 로드가 하이라이트다. 메이플 로드는 아름다운 붉은 단풍잎이 그야말로 만산홍엽을 이루며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화려한 단풍 숲을 꺼내 보인다. 그중에서도 수생마리(Sault Ste. Marie)는 혼이 쏙 빠질 정도로 화려한 단풍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수페리어호와 휴런호가 마주하고 강 건너 미시간 주와 접해 있다. 이곳 수생마리는 캐나다 메이플로드 중에서도 좀 더 특별한 방법으로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어서 특별함을 더한다. 수생마리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 거리에 아가와 캐년(Agawa Canyon)이 위치한다. 지금으로부터 12억 년 전 단층작용으로 형성된 후 강물과 바람, 세월에 깎이고 다듬어진 협곡이 단풍으로 붉게 타오르는 장관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것도 아가와 캐년의 명물인 낭만 열차 또는 단풍 열차로 불리는 아가와 캐년 열차에 올라서 말이다. 아가와 캐년 열차는 왕복 8시간 동안 그림 같은 호수와 강을 지나며 아가와 협곡을 누빈다. 유유자적 달리는 단풍열차의 창문은 그대로 액자가 되어 차창 너머 자연이 부리는 색채의 마법이 펼쳐진다. 이 마법은 단 풍열차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명장면이다. 아울러 기관차 앞에 부착된 카메라로 송신되는 풍광을 좌석 화면을 통해서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이윽고 아가와 협곡에 도착하면 열차에서 내려 전망대, 신부의 면사포 폭포, 검은 수달 폭포도 관람할 수 있다. 열차에서 보던 것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이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전망대까지 올라가면 아찔한 협곡을 뒤덮은 단풍의 바다에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수생마리 외에도 전 세계 셀레브리티들의 별장이 모인 무스코카 호수와 150년 전통의 증기 유람선, 온타리오에서 가장 넓고 오래된 자연공원인 알곤퀸 주립공원, 새콤달콤한 사우전드 아일랜드 소스의 고장인 킹스턴의 천섬, 캐나다 메이플로드의 정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로렌시아 고원, 1985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퀘백 등이 대표적인 메이플 로드다. 올가을, 아가와 캐년 열차에서 눈부신 단풍을 감상하고 싶다면 여행 준비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작년에는 좌석이 한정된 관계로 기차표가 모자라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벌써 단풍이 저만치서 오고 있다. 올가을에는 단풍의 바다에 풍덩 빠져봐도 좋겠다.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단풍 바다 단풍 바다 캐나다 단풍 단풍 열차
2023.09.07. 18:14
고향은 두메지만 나이 들면서 바다가 곁으로 자꾸 다가왔다. 기회 있을 때마다 바닷가에 나갔고, 여름 휴가철에는 어김없이 해수욕장으로 달려갔다. 방송사 특파원으로 장기 체류한 곳도 두 군데나 해안 도시였다. 홍콩은 빅토리아 해를 해자로 두르고 보석처럼 반짝거렸고, 태평양의 배꼽 같은 로스앤젤레스도 길고 아름다운 해안선을 끼고 융성하고 있었다. 바다는 늘 거대한 수정체로 시야를 가득가득 채웠고, 살가운 바람은 살갗을 문지르고 폐와 뇌를 청소해 지친 심신의 생기를 살려내 주었다. 태양이 이글거리며 떠오르는 여명에는 심부로부터 파토스가 치솟았고, 낙조가 현란한 수채화를 그려내면 그 예술에 홀려 무아의 지경에 잠기곤 했다. 방송사를 사직하고 자영업을 시작하면서는 아예 바닷가로 이사해 바다와 밀월기를 보냈다. 남 캘리포니아의 뉴포트코스트, 배산임수(背山臨水) 언덕의 거실에서 내려다보는 바닷가 경관은 대형 화폭이었다. 하늘이 코발트색이면 바다도 짙푸르고,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으면 덩달아 거무스름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면 회색으로 변해 물장구를 쳤고, 해무(海霧)가 짙게 드리우면 바다는 희뿌연 이불을 덮고 숨었다. 해변의 바위 턱에 걸터앉아 있으면 여기가 오늘에 재현된 ‘에덴’의 서쪽이라는 착각에 취하기도 했다. 뭍 쪽으로는 해송(海松)과 삼나무들이 촘촘히 도열해 있고, 아래로는 모래밭이 곡선으로 휘어지며 끝없이 달리고 있었으며, 육지의 가장자리는 바다의 혀가 부단히 핥아서 보얗게 씻어주었다. 그 위의 광활한 창공을 사다새와 가마우지, 갈매기, 비둘기, 제비들이 무정형으로 이리저리 바쁘게 날아다녔다. 큰 떼를 지어 군무를 춰도 서로 부딪지 않으니 자유와 질서의 진수를 보여주는 장관이었다. 새들의 울음소리는 파도 부딪는 소리와 물결 이는 소리, 바람 소리와 어우러져 정교한 교향곡이거나, 불협화음이 뒤섞여 이루는 웅장한 화음처럼 들렸다. “신의 작품이다” 라는 탄성이 입안에서 우물거렸다. 샌디에이고 쪽에서 샌프란시스코 방향으로 순양함급의 군함 한 척이 느리게 지나가고 있었다. 검고 큰 선체에 여러 개의 포신을 사방으로 겨누고 있어서 괴물처럼 보였다. 그 모습이 망막에 닿자 시야는 급변해 군함색으로 물들고, 푸르던 바다의 색깔은 가뭇없이 사라져버렸다. 하늘에서는 빛의 향연이, 바다에서는 검은 해신의 유령이 너울거리고 있었다. 거실로 돌아와 다시 바다를 바라보았다. 흉측한 어둠 속에서 띄엄띄엄 작은 불빛들이 가물거렸다. 밤바다의 풍랑과 무서움을 이겨내는 인간들의 의지가 아닌가. 그 형상 위에 동방에서 바다를 건너와 쭈그리고 앉아 있는 존재, 그 삶의 궤적이 겹쳐졌다. 내면에 잠재해 있는 나의 작은 세상은 바다의 빛깔과 바닷소리의 변주 속에서 흔들리는 작은 조각배였다. 송장길 / 언론인·수필가이 아침에 바다 울음 뉴포트코스트 배산임수 바닷가 경관 방송사 특파원
2023.07.11. 20:23
6·25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후세들에게 역사를 알리기 위한 '6·25전쟁 정전 70주년 추모음악회'가 오는 22일(토) 개최된다. 추모음악회는 현재 LA 샌피드로 항에 정박 중이며 역사박물관으로 활용 중인 ‘레인 빅토리아호’ 선상에서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배경으로 열린다. 레인 빅토리아호는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 작전에 참여해 피란민 7000여 명의 목숨을 구한 군수 물자 수송 상선이다. 이번 음악회를 총괄하는 레인 빅토리아호 박물관 이사이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크리스토퍼 리 감독은 "6·25전쟁 중 혁혁한 공을 세운 역사적인 수송선 빅토리아호 선상에서 음악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미래의 평화를 위해 전·후 세대가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이번 여름 음악회 준비했으니 모든 세대가 함께 즐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정전 70주년 추모음악회는 소프라노 김종숙과 테너 오위영, 클레식 기타리스트 그레고리 코버 이외에도 다수 음악인의 공연으로 꾸며진다. 또한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전달식 순서도 마련됐다. 스카렛 엄 전 LA한인회장은 이번 6·25전쟁 정전 70주년 추모음악회의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예향문화센터 회장이기도 한 그는 이번 음악회에 대해 "민족의 비극인 6·25전쟁의 역사를 후세들에게 알림과 동시에 우리 문화 지킴이 역할을 하는 의미에서 준비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정전 70주년 추모음악회는 22일 오전 11시부터 레인 빅토리아호(BERTH 52, 2400 Miner St., San Pedro, CA 90731)에서 진행된다. 입장료는 점심을 포함해 50달러다. ▶문의: (213)819-0192, (213)925-3003 장수아 기자 장수아 [email protected]추모음악회 바다 추모음악회 준비위원장 25전쟁 정전 수송선 빅토리아호
2023.07.10. 14:54
크루즈 여행에 나선 승선객이 배에서 바닷물로 추락해 실종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카니발 크루즈 라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29일 버지니아 노폴크 항으로 귀항하던 카니발 매직 크루즈선에서 35세 남성이 크루즈선 밖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남성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 남성이 바다로 떨어진 사실은 그와 함께 동행하던 사람이 실종 신고를 하면서 알려졌다. 크루즈선 보안 관계자에 따르면 기초 조사 결과 실종 남성은 29일 오전 4시 10분경 객실에 붙어 있는 발코니 난간에 기대어 있다 바닷물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남성이 빠진 곳은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186마일 동쪽 지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 경비대는 바다와 하늘에서 동시에 수색작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 고등학교 졸업 기념여행으로 바하마행 크루즈선을 탔던 18세 소년이 지난 24일 역시 항해 도중 크루즈선에서 떨어져 실종됐다. 연방 해안 경비대는 약 3일 동안 수색작업을 펼쳤으나 아무 것도 찾지 못하고 수색작업을 중단했다. 김병일 기자크루즈선 바다 바하마행 크루즈선 크루즈선 보안 실종 남성
2023.05.30. 14:31
이따금 바다를 찾는다. 발길 이끄는 대로 오다 보면 매번 이곳이다. 태평양 바라보이는 언덕. 바람이 거세다. 검푸른 바다 저만치 파도가 어깨동무하고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험하고 먼 길 달려와 모래사장에 철석 온몸을 부려놓는다. 저 모습이 좋다. 언젠가 이곳을 떠난 파도 한 자락이 긴 세월 돌도 돌아 자식 손자 거느리고 돌아오는 귀향 행렬이 아닐까. 저 파도를 따라가고 또 가면 고향 땅에 닿을 것이다. 우리 동네 뒷산 ‘쌍코뺑이 언덕’에 이를 터이다. 영산강이 내려다보이는 그곳, 거기 서서 어린 나는 물과 함께 흘러 바다로 가고 싶었다. 작은 시골 마을을 벗어나 넓은 세상에 풍덩 뛰어들고 싶었던 것이다. 바다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던 철부지 시절이었다. 날이 저물어간다. 파도는 끝없이 밀려오고 바다는 말이 없다. 말 없는 것들은 무섭다. 바다는 수만 가지 물고기와 헤아릴 수 없는 생명을 제 품에 키운다. 먹고 먹히는 저들의 생존투쟁과 암투를 환히 알면서도 조용히 출렁일 뿐이다. 바다는 나에게 늘 수수께끼다. 고작 눈에 보이는 풍경이나 물놀이하며 툼벙거렸던 그만큼의 바다. 그것이 내가 아는 바다의 전부다. 그러니 어찌 바다가 두렵지 않겠는가. 선들바람에도 출렁거리는 바다. 세월호 아이들을 한 번에 삼켜버린 바다. 그 인자하고 무섭고도 잔인한 바다가 저렇게 질펀하게 저렇게도 얌전하고 아득히 시치미를 뚝 떼고 앉아있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바다. 그러니 어찌 바다 앞에 몸을 사리지 않겠는가. 모르면 두렵기 마련이다. 누구나 그 앞에 옷깃을 여미고 긴장할밖에. 세상이란 바다도 마찬가지다. 어린아이가 어른이 된 지금도 세상은 풀 수 없는 방정식이다. 내가 헤엄쳐 왔던 고작 그 정도의 바다가 내가 이해하는 세상의 한계다. 인간의 온갖 본성과 본능이 활개 치는 그 오묘하고 비루한 세상의 한 귀퉁이를 스쳐 지나왔을 뿐이다. 서로 배척하고 대립하면서도 때로 끌어안고 살을 비비며 살아가는 사람들. 사람의 깊은 곳을, 깊은 곳의 그 상처를 나는 헤아릴 수가 없다. 사람 사는 세상인데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니. 세상이란 바다는 여전히 나에게 안개에 싸인 그 무엇이다. 달이 뜬다. 달빛이 바람을, 바람이 파도를 잠재운 모양이다. 파도가 잔잔해졌다. 일렁이는 파도 따라 달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윤슬이 아름답다. 바다가 달을 비춘다. 달이 바다를 비추기도 한다. 저런 풍경을 보면 삶과 죽음이 하나, 라는 말이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죽음이 삶을 비추고 삶 또한 죽음을 비춘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는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메멘토, 바다! 바다를 보면서 삶과 죽음을 생각한다. 바다를 기억하라. 넓고 넓은 저 바다를 보아라. 깊고 깊은 바다의 마음을 헤아려보라. 말없이 출렁이는 바다를 닮아라. 달을 비추는 바다를 배워라. 깊어가는 밤, 거센 바람 소리를 들으며 내가 나에게 소곤거리는 말이다. 정찬열 / 시인이 아침에 메멘토 바다 메멘토 바다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2023.01.25. 20:12
크루즈 투어는 유람선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승객 2500명에 승무원 1000여명정도를 승선 인원으로 하는 10만톤 급의 초호화 여객선에는 객실, 수영장, 극장, 공연장, 식당, 오락실, 카지노, 쇼핑센터, 병원 등이 있어 유람선 자체가 움직이는 호텔이며 교통수단이고 하나의 작은 도시라고 생각하면 된다. 목적지로 이동하기 위한 호텔 체크인과 체크아웃때 짐을 풀고 싸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으며, 편하게 원하는 만큼 즐길 수 있는 여행이다. 중요한 것은 많은 것을 즐기기 위해서는 크루즈 여행이 갖고 있는 독특한 문화와 에티켓을 따로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전체 일정에서 어느 날은 편한 복장을 해도 되고, 어느 날은 세미 정장을 해야 하고 어느 날은 선내의 모든 사람들이 파티에 초청돼 정장을 해야 된다는 정보 등이다. 배달되는 알림지를 참조하면 다음날의 일정이나 특별 스케줄이 자세히 표기돼있다. 또한 선상에서 행해지는 많은 프로그램을 찾아 즐기는 방법과 기항지 선택관광 등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 가다. 영어가 불편한 승객들은 정보 수집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크루즈 전문 한인 관광회사에 신청하면 안내인이 동행하여 프로그램에 관한 모든 것을 도와 준다. 그러나 승선과 예약과정에서 여러 절차가 필요하다. 크루즈 투어가 갖는 장점은 목적지로 이동하는 동안 선박에 준비된 모든 것을 찾아 즐길 수 있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스트레스 없는 일정이다. 특히 단체, 세미나 행사 등에 좋은 코스라 할 수 있다. 유람선 출발지는 LA 샌피드로 항과 롱비치 항, 마이애미 로더데일 항, 워싱턴주 시애틀 항 등 일정에 따라 다양하다. 크루즈 여행을 위한 준비 사항은 다음과 같다. ▶신분증: 시민권자는 여권이나 시민권, 아동은 출생증명서, 영주권자는 영주권, 미국 방문자는 여권. ▶신용카드: 승선 수속시 신용카드를 제출하면 승선 카드를 받게 된다. 선내에서는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 유람선 회사에서 발부한 승선카드가 모든 결재수단이 된다. 물론 이 카드가 룸키도 겸한다. 기항지에 내려 지역관광을 하고 재승선 할 때도 출입증이 된다. 신용카드를 소지하지 않으면 승선 수속 시 프론트 데스크에 적정액의 현금을 위탁하면 승선카드를 받을 수 있다. ▶현금: 유람선이 육지에 정박하면 현지 관광 중 현금이 필요하다. 현지에선 미국 달러가 거의 통용된다. ▶신발: 정장구두, 편하게 신을 운동화, 해변이나 수영장 근처에서 사용할 샌들 . ▶복장: 10월에서 5월중에는 더운 지역으로 가는 곳이 많은 관계로 수영복 및 반바지, 면바지, 티셔츠, 셔츠 등이 필요하다. ▶정장: 남성은 검정색 정장에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여성들은 이브닝 드레스나 정장 한 벌. (크루즈 일정에 따라 다른 색의 정장을 준비해야 하는 곳도 있다) ▶기타: 선글라스와 태닝 로션, 책 한 두 권, 처방약 및 상비약 등. 삼호관광의 바하멕시코 5일 일정에 참여해 보고 그 다음엔 일정을 늘려 바하마 군도 7일 일정이나 여름에 떠나는 알래스카 7일 일정을 추천한다. 정호영 / 삼호관광 가이드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바다 호화 호텔 체크인 크루즈 여행 초호화 여객선
2023.01.05. 20:23
어찌하여 하늘은 늘 바다를 짓누르나 한때는 구름이낮을 가렸고 한때는 폭풍우에 가슴이 찢기고 후려치는 빗방울에 술렁이다 목이 꺾인 파도가 몰려드는 구름을 밀치며 검푸른 멍으로 온몸을 가누고 수평선에 닻을 올렸다 묵혀둔 속내 날마다 얻어맞으며 커온 뿌리들이 무거운 아픔들을 목에 걸고 근근이 살고 있다 오늘도 검은 그림자를 토해내는 태양의 빛과 으르렁대는바람 소리에 뼈마디의 날가지들 가슴 뜯어 혼자 우는 달의 빈 등을 채운다 짙어지는 어둠을 째고 새벽은 오를 것인가 아침을 노래하자 바다여 꽃은 무리로 흔들릴 때가 더욱 향기롭고 빛살 아래 파도는 작은 몸짓만으로도 반짝인다 긍지를 태우며 타들어 가는 영혼의 소리가 있다 술렁이는 아침을 빛으로 채워가자 눌린 바다의 아픔이여 손정아 / 시인·롱아일랜드글마당 바다 아픔 날가지들 가슴 빛살 아래
2022.11.04. 17:19
바다를 보고 있으면 나는 작아진다. 파도가 멀리서 거친 소리로 다가오면 나는 옛 생각에 잠긴다. 파도가 흰 거품을 물고 와 남기고 가버리면 나도 파도를 타고 어딘가로 가고 있다. 올여름은 더웠다. 나는 더위를 모르고 지냈다. 더우면 바닷물에 들어가 있다가 나왔다. 젖은 몸을 태양 아래 서서 말렸다. 주위 사람의 다양한 행동들을 둘러보다가 더워지면 다시 물속에 들어갔다. 물에서 나와 몸에 맞게 모래를 비벼서 편하게 몸을 뉘었다. 사방이 훤히 트인 바닷가에서 비키니를 입고 누워 있어도 눈여겨보는 사람이 없다. 파도 소리를 두세 번 들으면 달콤한 깊은 잠에 빠진다. 내 코 고는 소리에 놀라거나 아이들 노는 소리에 깨어난다. 먼바다를 망연히 바라보다가 물에 목만 내놓고 다시 잠긴다. 햇볕에 노출되면 피부 노화가 빨리 온다지만, 나는 선탠을 포기할 수 없다. 비키니를 입고 자고, 걷고, 해수욕을 반복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게 됐다. 하늘을 나는 갈매기라도 된 느낌의 반복이 나만의 공간 속에 있는 듯 자유롭다. 이러한 행위는 실생활에도 영향을 준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내 꼴리는 대로 옷을 입고 살고 싶은 대로 산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비난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나는 나대로 그들은 그들대로 각자 끌리는 대로 살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된다. 그들의 입으로 하고 싶은 말 하고 그들의 손가락으로 쓰고 싶은 댓글 쓰는데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타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변명하기도 귀찮다. 그들은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나는 그저 바닷물이 나갔다가 파도를 끊임없이 쉬지 않고 물고 오듯 내 일하며 삶을 즐긴다. 남들에게 들은 비난들이 기억나지도 않지만, 듣는다고 한들, 내가 받으면 내 비난이 되지만 내가 받지 않으면 나와 무관한 일이라며 나 자신을 훈련하고 습관화한다. 오랜 세월 별 볼 일 없는 몸을 드러내고 선탠하고 바닷가를 거닌 것이 누군가의 시선과 비난에 무관심해지게 훈련할 수 있는 한 방법이었다. 쉽게 말하면 뻔뻔해지면 남의 시선과 말에 연연하지 않게 된다. 나에게 삶은 꽤 흥미로운 열린 무대다. 내 할 일에 빠져 일하다가 즐기는 방법을 찾아 바다, 산, 들 그리고 낯선 길을 찾아 헤매다 보면 나는 어제와 다른 내가 되어 있다. 자연은 나의 친구이자 스승이고 종교다. 내가 두고 온, 파도 소리 들어줄 인적이 끊긴 쓸쓸한 바닷가가 떠오르자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바다 파도 소리 피부 노화 태양 아래
2022.09.23.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