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28일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다”는 대여 투쟁 구호가 이어졌다. 하지만 특강 강연자로 나선 정치학자는 “(이대로는) 수도권 선거가 불가능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인천에서 개최된 연찬회에서 “이재명 정권의 국가 허물기와 실정을 막아내기 위해 우리가 투쟁하고 혁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찬회는 가죽을 벗기고 희생을 통해 혁신을 이루겠다는 다짐을 하는 자리”라며 “이재명 정권과 싸우기 위해 전쟁터로 나가는 출정식”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야당이 된 후 처음으로 맞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이날 열린 연찬회는 ‘대여 투쟁’이 핵심 구호였다. 신임 지도부를 비롯한 소속 의원은 ▶9월 정기국회 일정 보이콧 ▶장외 투쟁 ▶더불어민주당 독주 법안 대응 등 투쟁 로드맵을 논의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개회사에서 “범죄자 대통령에 범죄자 국무총리, 장관 후보자를 보니 투기·갑질·표절·음주운전 등 심각한 상황”이라며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포함해 어떻게 대여 투쟁을 할 것인지 깊이 있게 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추천 몫인 국가인권위원을 부결시키는 모습을 보면 여당은 협치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국회 안에서 국민을 설득하는 게 효과적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전날 인권위원 선출안 부결 사태로 국회 상임위원회 보이콧을 선언한 국민의힘은 9월 정기국회 전면 보이콧과 함께 장외 투쟁에 나설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5선의 나경원 의원에게 법사위 간사를 맡겼다. 대개 재선 의원이 맡는 상임위 간사를 나 의원에게 맡긴 건 법사위원장을 맡은 추미애(6선) 민주당 의원의 대항마 성격이 짙다. 당초 우려됐던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 진영 간 갈등은 연찬회에서 노출되지 않았다. 다만, 연찬회에 앞서 장 대표가 4선 이상 중진 의원과 진행한 간담회에선 “분열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연찬회 특강에 나선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좁히지 않으면 수도권 선거는 불가능하다”며 “새 지도부가 중장기 로드맵을 갖고 긴 호흡으로 (보수 가치 재정립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규태.양수민([email protected])
2025.08.28. 8:59
28일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는 전날까지 고조됐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날 ‘검찰개혁’에 대한 이견으로 민형배 당 검찰정상화특위 위원장이 “좀 너무 나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공개 저격했고, 이날 당정 이견이 다시 불거질지가 관심사였다. 오후 3시쯤 행사장에 도착한 정 장관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법무부 산하에 둬야 한다는 의견에 변화가 없나. 당정 이견이 있나’라는 질문에 “이견은 없다”며 “입법 주도권은 정부가 아닌 당이 갖고 있고, 당 결정을 잘 논의해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5~26일 국회에서 “중수청·경찰·국가수사본부가 행안부 밑으로 들어가면 1차 수사기관 권한이 집중된다”고 한 것에 비하면 몸을 낮췄다. 정 장관은 정청래 대표가 “어려운 발걸음을 하셨다”며 인사를 건네자 “과천(법무부)보다 여의도(국회)가 훨씬 편하다. 난 여의도가 익숙하다”고 손을 맞잡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상임위별 토론 뒤엔 “민형배 의원 발언도 기분 나쁘지 않다. 함께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 위해 애썼는데, 내가 그리 속 좁은 사람인가”라고 반문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당정 이견을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평했다. 정청래 대표는 “당정대가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토론 뒤 브리핑에서 “검찰개혁 4법에 대해 정 장관과 논의한 결과, 당정이 충분히 논의해 이견이 없도록 정리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내란 특별재판부를 신속하게 설치해야 한다고 결의했다”고 밝혔다. 김용민 의원은 전날 법원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을 거론하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내란 재판을 진행하는 지귀연 부장판사도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재판을 담당할 자격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책위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선 ‘검찰청 폐지법, 공소청 설치운영법,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운영법’을 공식화해 일단은 검찰청 명칭은 없애는 쪽에 무게를 뒀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을 포함해 의원 166명 전원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등이 현장을 찾았다. 한영익.김나한.강보현([email protected])
2025.08.28. 8:57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3일 열리는 중국 전승절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대통령실은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고 28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밝혔다. 강 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이 김 위원장을 포함한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열병식 참석자 명단을 이날 발표한 것에 대해 “관계기관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방중 계획을) 알고 있었고, 오늘 발표될 것이라는 얘기도 아침에 보고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실장은 특히 “이번 한·미 정상회담도 이런 일의 영향을 기본으로 받았다”며 “(회담에서 논의가) 잘된 부분들에 대해 이 흐름의 연장선에서 해석해 볼 여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인 여권 인사는 “이번 방중은 김 위원장이 국제무대에 오르는 신호탄”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큰 관심을 보인 북·미 정상 간 대화 재개에 대한 긍정적 서막이기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공유됐을 가능성이 있다”란 말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생중계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에게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 달라. 김정은도 만나 달라”며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두 사람 간의 만남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트럼프는 “추진하겠다. 올해 만나고 싶다”고 화답했다. 정치권의 시선은 이번 전승절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김 위원장과 접촉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당초 중국 측은 이 대통령의 참석 의사를 타진했으나, 한국은 한·미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우 의장의 참석으로 ‘급’을 조정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는 이날 26개국 정상급 참석자들을 먼저 발표한 뒤, 의회 대표 및 부총리급이 참석하는 나머지 6개국 중 우 의장의 이름을 가장 먼저 호명했다. 두 사람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선 여권 전망이 엇갈린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우 의장은 이전에 김 위원장과 술도 한잔 한 적이 있는 사이”라며 “행사장에서 만난다면 인사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 때 여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해 김 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 반면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은 “북이 만남에 응할 리 없을 것”이라며 “북·중, 북·중·러 간 대화가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우리 국가의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며 한국을 ‘가장 적대적 국가’로 규정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양쪽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게 될 것이다. 그 근처로 우 의장이 못 들어오게 할 것”이라고 봤다. 2015년 전승절 70주년 행사 때도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최용해 북한 노동당 비서의 동선이 분리돼 마주치지 못했다. 우 의장은 의전 서열상 첫 줄에 국가수반들과 함께 서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우 의장은 이번 전승절 행사 참석과 관련해 다각도로 대비하고 있다”며 “(김정은 조우 가능성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고 반응했다. 윤지원.하준호([email protected])
2025.08.28. 8:57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아이오닉5 미국 소비자가 공유한 후방 추돌사고 사례가 소셜미디어(SNS)상에서 화제다. 뒷좌석에 18개월 쌍둥이가 타고 있었는데, 후방 추돌사고에도 아이들은 안전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자가 올린 사진은 아이오닉5의 후면 범퍼와 트렁크 부분은 찌그러졌지만, 2열 카시트(브랜드 그라코·아래 사진)는 거의 손상되지 않은 모습이다. [사진 현대차]
2025.08.28. 8:55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미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여야 대표 회동 추진을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이 같은 이 대통령의 지시 내용을 전한 뒤 “영수회담은 과거 권위적인 정치문화에서 쓰던 용어다. 지금은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함께 참석하는 3자 회동”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우상호 수석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만나 이 대통령의 초대 의사를 전한 데 이어, 이 대통령이 이날 직접 회동 추진을 지시했지만 장 대표는 확답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한 장 대표는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서 식사하고 덕담하는 건 영수회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안이 오면 어떤 형식으로, 어떤 의제를 가지고 회담할지 협의한 뒤 영수회담에 응할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한·미 정상회담의 구체적 내용 등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청래 대표를 포함한 3자 회동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기류다. 당 관계자는 독대 필요성을 거론하며 “장 대표는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회동을 의미하는 ‘영수회담’이라고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여야 대표는 이날도 으르렁댔다. 이날 장 대표는 전날 정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제시한 ‘5개 질문’을 거론하며 “왜곡과 망상으로 점철된 정치 공세다. 질문을 보고 빵 터졌고, 전당대회로 쌓인 피로를 웃음으로 풀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비꼬았다. 정 대표는 민주당 의원 연찬회에서 “윤 어게인(Yoon Again)을 주장하면서 도로 윤석열당, 도로 내란당으로 가버린 국민의힘과 험난한 과정을 또 마주해야 할 것 같다”고 받아쳤다. 손국희.양수민([email protected])
2025.08.28. 8:55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공동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이유는 자동차·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 대한 15% 관세율을 명시하자는 한국의 요구를 미국이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측은 해당 관세의 문서화 조건으로 한국이 투자하기로 약속한 3500억 달러(약 486조원)의 구체적 조달 시기·방식과 사용처를 명문화할 것을 역으로 요구하면서 양측의 이견 조율이 쉽지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27일(현지시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양측이 공동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동차 관세와 대미 투자금에 대한 구체안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오히려 미국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합의문 작성을 압박했지만 한국 측이 시점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한국이 민감하게 여겼던 쌀과 소고기 추가 개방과 관련한 한국 측의 ‘불가’ 입장을 수용하는 대신 투자금 3500억 달러 가운데 직접 투자 비중을 대폭 늘리고 이를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미국의 요구는 “투자금 대부분 떼일 가능성이 적은 대출과 보증”이라던 한국 측 입장과 다르다. 사실상 미국 마음대로 쓸 ‘백지수표’를 입금하라는 의미에 가깝다. 미국은 이 조건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 관세 등을 문서화하지 않겠다고 했고, 결국 합의문은 나오지 않았다. 현지 소식통은 “정상회담 직전까지 논의가 이어지다가 한국 측에서 ‘성급한 결과를 위해 나쁜 합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 나오며 논의가 중단됐다”며 “엄밀히 말하면 정상회담은 무역 합의 종료가 아니라 합의의 시점을 미뤄 놓은 모양새”라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술적으로 (합의문을 만들지 않고) 시간을 가지는 게 나쁘지 않다는 내부적 판단도 있었다”며 이 같은 상황을 뒷받침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계속 협상이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실장이 ‘뉴노멀’을 언급한 배경엔 새로운 문제를 계속 제기하며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특성도 있다. 미국은 정상회담을 마치자마자 한국과 ‘치킨게임’을 벌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7일 CNBC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의 투자자금 그리고 다른 나라의 자금으로 국가 및 경제 안보 기금이 조성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그들이 미국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위해 우리에게 자금을 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최종 담판이 한·일의 ‘눈치게임’ 양상으로 전개되자 28일 미국을 방문하려던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일본 경제재생상은 돌연 방미 일정을 취소했다. 당초 아카자와 장관은 방미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동차 관세와 대미 투자에 대한 견해차를 좁혀 합의문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역시 한국과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최종 합의가 늦어질수록 한국과 일본 모두의 핵심 수출품인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담이 누적된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은 한국과 일본 자동차에 대해 각각 25%, 27.5%의 관세를 부과하고 유럽연합(EU)엔 15%를 부과하고 있다. 강태화.김현예.윤성민([email protected])
2025.08.28. 8:53
27일(현지시간)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한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수태고지 가톨릭학교 성당 앞에서 한 학부모가 생존한 아들을 끌어안고 있다. 총격으로 8세와 10세 아동이 숨지고, 또 다른 아동 14명과 80대 3명을 포함해 최소 17명이 다쳤다. 아래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를 죽여라’라고 적힌 총격범의 탄창. [AP·로이터=연합뉴스]
2025.08.28. 8:53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가 지난 27일 열린 제18회 전체회의에서 SK텔레콤에 과징금 1347억9100만원과 과태료 960만원을 부과하는 내용의 제재처분을 의결했다. 정부가 집중 조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이번 사태를 조사한 결과, SK텔레콤은 LTE·5G 서비스 전체 이용자 2324만4649명의 휴대전화번호 등 25종의 정보를 유출했다. 해커는 4년 전부터 SK텔레콤 내부망에 침투해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홈가입자서버(HSS·가입자의 이동통신망 접속을 위한 인증시스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외부로 유출했다. 해커가 장기간 SK텔레콤 내부망을 제집처럼 드나든 건 SK텔레콤의 허술한 보안 수준이 영향을 미쳤다. 핵심 서버인 HSS에는 별도 암호조차 설정돼 있지 않았다. 고학수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SK텔레콤의 개인정보보호 관리·감독은 꽤 오래 전반적으로 매우 허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기회도 스스로 놓쳤다. 3년 전 해커가 HSS 서버에 접속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SK텔레콤의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는 개인정보 처리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허수아비였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에 과징금 1347억9100만원을 부과했다. 개인정보위가 2020년 출범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다. SK텔레콤은 “당사 조치·입장을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결과에 반영되지 않아 유감”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고객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96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했다. 이용자에게 해킹 사태를 늑장 통지해서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19일 고객정보 외부 전송 사실을 확인했지만, 지난달 28일에야 ‘유출 확정’을 통지했다. 법령상 72시간 이내에 이용자에게 유출 사실을 통지해야 한다. 고학수 위원장은 “매우 중대한 유심 정보를 국민의 절반이 이용하는 통신사가 관리를 잘못해 유출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규모 개인정보를 보유·처리하는 사업자들이 관련 예산·인력의 투입을 필수 투자로 인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희철.김남영([email protected])
2025.08.28. 8: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민주당의 대표적 후원자인 조지 소로스(사진)와 그의 아들을 ‘폭력 시위 배후’라며 기소를 촉구했다. 최근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리는 워싱턴 DC에 ‘범죄와의 전쟁’을 이유로 주 방위군을 투입하며 수도 개조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큰손으로 불리는 소로스도 정조준하며 정적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조지 소로스와 그의 훌륭한 급진 좌파 아들은 미 전역에서 폭력 시위 등 수많은 범죄를 지원해 조직범죄처벌법(RICO) 위반으로 기소돼야 한다”며 “소로스와 그의 사이코패스 집단은 미국에 막대한 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기에는 그의 미친 서부 해안 친구들도 포함된다”며 “조심하라. 우리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의 헤지펀드 억만장자인 소로스와 그의 아들 알렉산더는 오랫동안 민주당에 막대한 자금을 대며 후원해 왔다. 소로스는 1993년 전 세계 민주주의와 인권, 언론의 자유를 지원하는 ‘열린사회재단’을 설립했고 자신의 가치관에 반하는 권위주의적이고 폐쇄적인 세력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을 그 대표적 인물로 꼽아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 상대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적극 후원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는 성추문 폭로 입막음 사건으로 트럼프 기소를 결정한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 지검장이 소로스의 지원을 받았다는 주장이 트럼프와 그의 지지층 사이에서 제기됐다. 최근에는 트럼프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소로스 부자가 트럼프 반대 시위를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구체적 사실이 확인된 바는 없다. 열린사회재단은 이날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폭력 시위 배후 조종론에 대해 “터무니없는 거짓”이라며 “열린사회재단은 폭력 시위를 지원하거나 자금을 대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로스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며 적대감을 드러낸 것은 자신을 비판해 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최근 연방수사국(FBI)이 강제수사에 나선 것과 맞물리며 정치 보복 논란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DC의 지역 경찰을 연방정부 통제 하에 두고 수백 명의 주 방위군과 연방 요원을 투입한 것도 논란이다. 강력 범죄에 대한 치안 강화를 명분으로 한 것인데, 일각에서는 워싱턴 DC의 최근 몇 년간 강력 범죄율이 오히려 하락세였다는 점을 들어 다른 정치적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대선 때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대통령 득표율은 6.47%에 그친 반면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득표율은 90.28%에 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워싱턴 DC 철도교통의 중심인 유니언역 관리 권한도 인수했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유니언역의 관리 업무를 준공영철도회사 암트랙(Amtrak)으로부터 넘겨받는다고 밝혔다. 유니언역에서는 지난 20일 JD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순찰 근무를 돌던 주 방위군 노고를 격려하며 햄버거를 함께 먹는 홍보 행사를 벌이다 시위대로부터 “워싱턴 DC를 자유롭게 하라”는 항의를 받았던 곳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수도를 자신의 통제 하에 두려는 시도”라고 보도했다. 김형구([email protected])
2025.08.28. 8:51
정부가 충남 서산시와 경북 포항시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인 대산석유화학단지가 있는 서산시는 석유화학산업 위기와 맞물려, 포항시는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정부 산업위기 대응 심의위원회 회의를 열고 서산·포항시를 이날부터 2027년 8월 27일까지 2년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지역 주축 산업이 어려움을 겪자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중앙정부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두 지역에 각종 지원을 시작한다. 당장은 긴급 경영안정자금 및 각종 대출 지원이 이어진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10억원 한도에서 3.71% 금리로 2년 거치 5년 만기 대출을 제공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2.68% 금리로 2년 거치 5년 만기로 최대 7000만원을 대출해 준다. 지방투자촉진 보조금 비율도 대기업 설비투자의 경우 기존 4∼9%에서 12%로 상향 적용된다. 중소기업 설비투자의 경우 8∼15%에서 25%로 높아진다. 정책금융 기관은 중소기업 만기 연장, 상환 유예를 지원하고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은 협력업체·소상공인 대상 우대 보증 지원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서산시의 경우 여수시에 이어 석유화학산업 위기로 지정된 두 번째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이 됐다. 석유화학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글로벌 가격 하락→한국 등 경쟁국의 수익성 악화의 과정을 밟고 있다. 포항시는 포스코의 제철소가 있다. 철강도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해 시장 가격이 떨어지고 경기가 침체하면서 수요가 줄었다. 산업부는 “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맞춤형 대책도 추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원([email protected])
2025.08.28. 8:49
‘핵이빨’ 마이크 타이슨(59·미국)을 꺾은 유튜버 제이크 폴(28·미국)이 이번엔 현역 복싱 챔피언과 맞대결을 펼친다. 폴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세계복싱협회(WBA) 라이트급 챔피언 저본타 데이비스(31·미국)와 오는 1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스테이트 팜 아레나에서 복싱 대결을 벌인다”고 적었다. 2090만 명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겸 복서인 그는 지난해 11월 타이슨과 2분씩 8라운드 대결을 벌여 심판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데이비스는 복싱 선배 타이슨의 설욕을 위해 경기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WBA 라이트급 챔피언인 그는 ‘탱크’라는 별명을 가진 현역 최강 복서다. 31전을 치러 30승(28KO)1무를 기록 중이다. 키 1m66㎝에 체중 61.2㎏급으로 폴(1m85㎝, 86㎏급)과 차이가 큰데도 그의 우세를 점치는 전문가가 많다. 폴이 크루저급 14위 선수(12승1패)라는 점을 고려해도 현역 챔피언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피주영([email protected])
2025.08.28. 8:48
발달장애인 편경수(25)씨는 2013년부터 8년간 매일 왕복 3시간 버스로 통학했다. 편씨가 사는 서울 중랑구에는 특수학교가 없어 광진구까지 가야 했기 때문이다.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지체 장애 학생을 위한 공립 특수학교가 있는 곳은 7곳뿐이다. 당초 중랑구에도 2017년 특수학교인 ‘동진학교’가 개교할 예정이었지만, 주민들 반대로 부지를 여덟 차례 옮긴 끝에 올해 겨우 공사를 시작했다. 개교가 미뤄진 10년6개월간 편씨는 학교를 졸업했다. 서울 성동구에 설립 예정인 ‘성진학교’(가칭)도 비슷한 처지다. 서울시교육청은 2023년 성수공고 폐교 부지에 지체장애 학생을 위한 총 22학급 규모의 특수학교를 세우기로 했다. 교육부·국토부 등의 심사 및 심의를 전부 통과하고, 최종적으로 다음 달 9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와 같은 달 12일 최종 의결만 앞두고 있었다. 한데 일부 지역 주민과 지자체 의원이 반대에 나서면서 학교 설립이 보류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6월 21일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성진학교 설립 주민설명회에서 일부 주민들은 “일반고를 세워 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 부위원장인 황철규 의원은 “장애인 학생도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받아들이고 같이 살아야 한다”면서도 “성진학교는 가까운 덕수고등학교 부지로 옮기고, 성수공고 자리에는 우리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좋은 학교’를 유치해 달라고 교육청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 학부모 단체는 반발했다. “예정 부지에서 밀려나서 제대로 특수학교 설립이 진행된 곳이 없다”는 이유다. 12년 동안 부지를 여덟 차례 옮겨야 했던 동진학교를 예로 들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와 전국 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등 장애학생 학부모 150여 명은 지난 27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진학교 설립 승인을 촉구했다. 중증 장애 자녀와 함께 성동구에 산다는 권숙씨는 “스스로 한 발 내딛지도 못하는 아이를 새벽부터 깨워 하루 왕복 서너 시간씩 차에 태워 보내야 하는 심정을 여러분은 모를 것”이라며 “학교를 지어 우리 아이들과 저희를 좀 살려 달라”며 무릎을 꿇었다. 회견장을 찾은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성진학교 설립에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시의회 최호정 의장과 면담을 진행했으나, 성진학교 설립에 대한 확답은 받지 못했다고 한다. 전율([email protected])
2025.08.28. 8:47
━ 10년째 신혼여행 〈28〉 스페인 세비야 스페인 문화가 가장 강렬하게 살아 숨 쉬는 도시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안달루시아 지방의 주도 세비야에 갔다. 타파스와 플라멩코의 본고장이자, 한낮의 느긋한 시에스타와 짜릿한 투우의 열기가 여전히 살아 있는 곳이다. 2013년 10월 골목마다 오렌지 나무의 은은하고 상큼한 향이 퍼져 있는 세비야에서 한 달을 머물렀다. 아내의 여행 세비야 한 달 살기는 시작부터 고행길이었다. 세비야에 도착하자마자 햇볕 알레르기가 생겨 응급실에 실려 갔다가, 2주간을 숙소에서 요양하듯 지내야 했다. 세비야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소매치기가 아니라 태양이었다. 세비야는 10월에도 강한 햇볕이 정수리를 태울 듯 내리쬐었다. 낮에 달아오른 열기가 밤까지 이어졌다. 알러지가 가라앉자마자 찾은 곳은 왕립 마에스트란사 투우장이었다. 세비야에서 가장 오래된 투우장이자, 전통문화가 생생히 살아 있는 장소다. 황소는 24시간 어둠 속에 있다가 경기장에 들어서며 강렬한 태양 아래 놓이게 된다. 햇볕 알레르기로 당황했던 나처럼 황소도 밝은 빛에 잠시 허둥지둥했지만, 곧 투우사를 향해 돌진했다. 찌르고 피하기가 반복되는 동안 나는 시선을 돌리며 눈 둘 곳을 찾다가 나중엔 목까지 뻐근해졌다. 반면 현지인들은 투우사의 붉은 천을 따라 날것의 도파민을 뿜어내고 있었다. 모두가 최면에 걸린 듯, 광기 어린 모습이었다. 흥분이 가시지 않은 경기장을 뒤로하고 근처 식당을 찾았다. 투우장 주변의 많은 식당에서는 소꼬리찜(라보 데 토로·Rabo de Toro)을 특선 메뉴로 내놓고 있었다. 예부터 투우 경기가 끝난 뒤, 배고픈 빈민에게 신선한 소꼬리·귀·내장 같은 부위를 나눠주던 전통이 발전해 세비야를 상징하는 토속음식이 됐단다. 한국인의 입맛에도 제법 잘 맞는다. 와인에 향신료와 채소를 넣어 천천히 끓여내는데, 씹기도 전에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구시가지 산타 크루즈 거리도 인상적이었다.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오른 이곳은 골목이 미로처럼 좁고 구불구불한 것이 특징이다. 햇빛을 막고, 그늘을 만들려는 이슬람 문화의 영향이다. 산타 크루즈 지역의 하이라이트는 세비야 대성당이다. 전체 길이가 135m, 첨탑 높이는 105m에 이른다. 스페인에서 가장 클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세 번째로 큰 성당이다. 특히 위대한 탐험가 콜럼버스의 시신이 안치된 장소로 유명하다. 땅속이 아니라 가마 위에 관이 안장된 게 독특했다. 스페인 역대 왕의 형상을 한 동상이 그의 관을 떠받들고 있었다. 높이 솟은 첨탑과 화려한 파사드, 금빛으로 가득한 내부는 수백 년 세월을 견뎌온 예술혼을 그대로 드러냈다. 세비야 대성당이야말로 스페인의 정수였다. 남편의 여행 ‘타파스(Tapas)’의 오랜 전통을 간직한 곳이 바로 안달루시아다. 에어컨의 시대에도 시에스타를 고수하는 안달루시아에서 타파스가 탄생한 건 우연이 아니다. 타파스는 스페인어로 ‘뚜껑’ 또는 ‘덮개’를 뜻하는데, 맥주잔 위에 빵이나 접시를 올려 두던 것에서 유래했다. 여러 설이 있는데, 더운 날씨로 꼬인 벌레가 술잔에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고 빵·치즈·햄 등을 덮었다는 이야기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17세기부터 이어져 온다는 타파스 가게 ‘엘 린콘시요’는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때만 해도 번역기 앱 같은 건 없었다. 나는 스페인어를 읽지 못해 메뉴판만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현지인처럼 바 테이블에 삐딱하게 기대서서 벽에 걸린 하몽을 가리키며 외쳤다. “우노!(하나)” 하몽은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건조하고 숙성시켜 만든다. 안달루시아에서도 선선하고 통풍이 잘되는 산악 기후인 하부고 지역이 특히 유명하다. 테이블 위에 나온 하몽은 윤기가 흘렀다. 종잇장처럼 얇게 썬 고기에서 질긴 듯 부드럽게 씹히는 고유의 질감이 느껴졌다. 씹자마자 ‘하몽 한 조각으로도 요리가 되는구나’며 감탄했다. 타파스도 주문했다. 빵 조각 위에 다진 토마토와 하몽 조각이 버무려져 있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한입 넣는 순간 강렬한 충격이 입안을 감쌌다. 올리브유와 토마토, 하몽의 조화가 빵에 스며들며 씹을수록 묘한 감각이 입안에서 맴돌았다. 씹히는 듯 안 씹히고, 녹는 듯 안 녹는 식감 속에서 하몽이라는 단어를 꼭꼭 씹는 순간이었다. 지금도 하몽은 스페인 음식 중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재료다. 하몽만으로 다양한 타파스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최상급 하몽은 그대로를 썰어 먹는 게 가장 맛있다. 우리는 매일 ‘이베리코 데 베요타 100%(도토리 먹고 자란 순종 100% 이베리코 흑돼지)’ 100g을 사서 빵과 함께 한 끼를 때웠다. 한여름 세비야의 작열하는 태양마저 잊게 하는 맛이었다. ☞세비야 한 달 살기 여행정보=·비행시간: 15시간 이상(바르셀로나 또는 마드리드에서 비행기나 기차로 환승) ·날씨: 기온이 40도 가까이 오르는 한여름은 피할 것 ·언어: 스페인어 ·물가: 바르셀로나, 마드리드보다 저렴 ·숙소: 500달러 이상(방 한 칸) 글·사진=김은덕·백종민 여행작가 [email protected]
2025.08.28. 8:46
악귀 퇴치를 이유로 조카를 숯불로 잔혹하게 살해한 70대 무속인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28일 인천지법 형사16부(윤이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한 무속인 A씨(79·여)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기소한 A씨의 자녀 등 공범 4명에게는 각각 징역 15∼20년을, 살인 방조 혐의를 받는 다른 2명에게는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 등은 지난해 9월 18일 인천 부평구 음식점에서 숯불로 3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조카인 B씨가 가게 일을 그만두고 자기 곁을 떠나려고 하자 "악귀를 퇴치해야 한다"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자녀들과 신도를 불러 B씨를 철제 구조물에 포박했고, 3시간 동안 B씨 신체에 숯불 열기를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통을 호소하던 B씨는 의식을 잃어 사건 당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이튿날 화상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끝내 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굿이나 공양으로 현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오랜 기간 신도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상해치사 혐의로 A씨 등을 송치했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거쳐 살인 혐의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5.08.28. 8:43
내년도 건강보혐료율이 올해보다 1.48% 올라 직장가입자 본인이 부담하는 월평균 보험료가 15만8464원에서 16만699원으로 2235원 인상된다. 보건복지부는 28일 개최된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내년도 건보료율을 올해(7.09%) 대비 1.48%(0.1%포인트) 오른 7.19%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는 월급에 건보료율을 곱한 금액을 회사와 절반씩 나눠 낸다. 이에 따라 직장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본인부담)는 올해 15만8464원에서 내년도 16만699원으로 2235원 오른다. 지역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는 올해 8만8962원에서 내년도 9만242원으로 1280원 인상된다. 복지부는 인상 이유에 대해 “그간 보험료율 동결과 경제 저성장 기조로 인해 건강보험 수입 기반이 약화된 상태”라며 “지역·필수의료 강화 등 새 정부 국정과제 수립에 따른 향후 지출 소요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최근 3년(2023~2025년) 동안 건보료율은 7.09%로 유지돼왔다. 건보료율이 동결된 해는 역대 네 차례(2009·2017·2024·2025년)뿐이고, 2년 연속 동결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올해도 여론은 건보료율 동결이나 인하를 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25일 발표한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내년도 건보료율을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이 45.2%였고, ‘인하해야 한다’가 35.1%였다. 동결·인하 응답을 합하면 80.3%가 인상을 반대한 셈이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 등으로 건강보험 지출 요인이 늘어나면서 재정 안정성에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 건강보험 재정은 내년에 적자로 전환되고, 2030년에는 누적준비금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정부가 공약한 요양병원 간병비 건보 적용, 임플란트 건보 적용 확대 등의 정책도 건강보험 재정을 필요로 한다. 남수현([email protected])
2025.08.28. 8:42
━ 북·중·러 3각 연대 구도 완성, 북 입지 넓어져 ━ 상황 주시하며 한·미·일 공조 체제 가동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돌 기념행사에 참석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어제(28일)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도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확인하면서 열렬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번 행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한다. 북·중·러의 세 정상이 나란히 천안문 망루에 서는 장면은 2023년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과 대비되는 극적 효과를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한·미·일 공조 체제에 맞서는 북·중·러 3각 연대 구도의 완성을 의미한다. 향후 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파장을 예고하는 메가 이슈다. 그간 중국은 미국을 의식해 북·중·러 공조에 부담을 느껴 왔지만, 이번에는 태도를 전격적으로 바꿨다. 미·중 전략 경쟁의 시대를 맞아 양 진영의 이런 대립 구도는 상당 기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2011년 집권 이후 첫 다자 외교무대의 등장이기도 하다. 부친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외교적 파격을 마다치 않는 성향에다 중·러 밀착이 주는 자신감이 다자 외교 시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승절 행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26개국 국가 원수와 정부 수뇌가 참석한다. 김 위원장이 서방 지도자처럼 다른 정상들과 연쇄 회동할 가능성도 있다. 전승절에 앞서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ECO)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으며, 이를 전제로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방미에 앞서 일본을 방문해 한·미·일 3국 공조 체제를 강화한 것도 이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정부의 결정은 현 정세에 대한 현실적 판단에 따른 접근이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럼에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돌발 변수가 생긴 것은 분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피스메이커(peacemaker)’, 이재명 대통령은 ‘페이스메이커(pacemaker)’로 역할을 분담해 ‘선(先) 북미, 후(後) 남북’ 관계 개선을 추진하려는 구상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생겼다. 중·러의 지원을 동시에 확보한 북한의 외교적 입지가 강화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는 정부의 앞길에 험로가 예상된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지금과 같이 외교안보 지형의 판이 흔들리는 불확실성의 시기에는 무엇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전승절 이후 김 위원장이 중·러의 후원을 버팀목 삼아 북·미 대화에 나설지, 아니면 끝내 비핵화 불가 입장을 고수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현 단계에서 우리 정부로서는 형세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한·미·일 공조 체제를 긴밀히 가동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으로 보인다.
2025.08.28. 8:42
‘극과 극은 통한다.’ 정치적으로 극단적인 사람들은 뇌 활동 패턴이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념적으로 극좌든, 극우든 마찬가지였다. 미국 브라운대 인지 및 심리과학과의 오리엘 펠드먼홀 교수팀은 28일(현지시간) 미국심리학회(APA) 학술지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JPSP)’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진보·보수 성향의 사람 44명을 뽑은 뒤, 이들에게 2016년 미 대선 때 부통령 후보 토론회 영상을 보여줬다. 민주당의 팀 케인과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가 경찰 개혁과 이민 문제를 놓고 격렬한 논쟁을 벌이는 17분47초 분량의 영상이었다. 참가자들이 영상을 보는 동안,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을 했다. 기능성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뇌를 스캔했고, 몸에 센서를 붙여 피부전도반응(SCR)을 측정했다. 일반 MRI는 장기·조직 등의 단면을 찍지만, fMRI는 뇌 활동 변화를 영상으로 보여준다. SCR은 외부 자극으로 땀이 늘며 피부의 전기 전도도가 증가하는 걸 말하는데, 이런 변화를 포착하면 특정 환경에서 감정 변화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험 뒤 다시 참가자들의 이념적 극단성을 측정해 실험 전후 변화가 있는 사람, 데이터 누락·오류가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총 41명의 데이터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정치적으로 극단적인 사람들은 좌우를 막론하고 정치적인 영상을 볼 때 몸이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우선 뇌에서 감정 처리를 담당하는 편도체와 수도관주위회색질(PAG), 사회적 자극을 인식하는 후부상측두구(pSTS) 등의 영역이 활성화됐다. 이런 반응은 특히 영상에서 선동적이고 도발적인 발언이 나올 때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또 중도적인 사람들에 비해 감정적으로 흥분하는 경향을 보였고, 이런 변화가 뇌의 반응을 증폭하는 역할을 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단순히 무엇을 믿는지뿐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강하게 믿는지, 또 그것에 얼마나 감정적으로 반응하는지가 정치적 인식을 형성한다”고 해석했다. 정치적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반드시 사회적·감정적 동인을 감안해야 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2023년 대학 캠퍼스와 뉴스에서 “우리 대 그들(us versus them)”이란 수사가 유행하는 것을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당시는 미 대선을 한해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당시 전 대통령이 기소되며, 미 정치권의 대립이 극에 달했던 시기다. 이런 상황에서 나와 정치적 이념이 다른 이를 적대시하는 표현이 이념의 양극단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말발굽 이론(horseshoe theory)’을 떠올렸다는 것이다. 말발굽 이론은 프랑스 철학자 장-피에르 파예가 주창한 것으로, 둥글게 휜 말발굽의 양 끝이 서로 가까이 있는 것처럼, 나치즘(극우)·스탈린주의(극좌) 같은 이념들이 사실은 서로 닮았다는 이론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 이론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펠드먼홀 교수는 “극단적으로 상반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더 비슷하다는 점을 인정할 때 정치적 분열을 넘어 더 큰 공감대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한별([email protected])
2025.08.28. 8:41
━ 대통령 방미 결과 공유하며 협치 물꼬 트고 ━ 강성 지지층만 보는 적대적 공생 벗어나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어제 새벽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어제 “이 대통령이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를 포함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장동혁 대표는 “정식 제안이 오면 검토하겠다”며 “형식과 의제가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용기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야당 대표와도 당연히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우상호 정무수석도 장 대표를 만나 대통령의 초대 의사를 전했다. 이 대통령의 말처럼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이나 여야 대표 간 회동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정치에선 거의 불가능한 일로 인식되고 있다. 여야 대표가 서로를 투명인간 취급을 하며 악수도 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방미 결과는 듣지도 않고 굴욕 외교라고 비난부터 쏟아내는 식으로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게 뉴노멀이 됐다. 여야 모두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며 팬덤에 부응하다 보니 ‘적대적 공생’이 고착화한 모습이다. 이 대통령의 협치 메시지가 나온 이후에도 여야의 대립각은 더 날카로워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그제 국민의힘을 향해 “말로 싸우는 국회에서 무고한 수많은 사람을 살해하려 했던 세력”이라며 “나를 죽이려 했던 자들과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웃으며 대화할 수 있을까. 나의 대답은 NO”라고 적었다. 장 대표에게는 “윤석열이 돌아와 다시 당의 정신적 지주 역할이라도 하라는 것인가” “노상원 수첩에 찬성하는가” 등의 질문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당선 축하 난을 보낸 데 대해선 “내가 당선됐을 때 그쪽에서 보냈기에 상응한 조치를 했을 뿐”이라며 “지나친 상상은 뚝!”이라고 냉소적 자세를 보였다. 장 대표 역시 “질문을 보고 빵 터졌다. 왜곡과 망상으로 점철된 정치 공세”라고 각을 세웠다. 대통령의 대화 제안은 외면한 채 날선 언사부터 주고받은 셈이다. 게다가 국민의힘 추천 몫 국가인권위원 선출안을 여당이 부결시킨 것을 놓고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 양상이다. 정청래 대표가 쓴 대로 ‘정치는 말로 싸우는 말의 향연장’이다. 하지만 요즘 여야가 내뱉는 정치 언어는 칼보다 더 날카롭다. 야당을 살인자 집단으로 단정하는 여당의 비약도, 우파가 뭉쳐 대통령을 끌어내리자는 야당의 선동도 정상적인 국민의 귀에는 궤변일 뿐이다. 이런 정치가 반복되면 남는 것은 분열과 냉소뿐이다. 대통령이 협치의 손을 내민 이상 여야는 응답해야 한다. 형식과 의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보다 외교·안보 성과를 공유하고 국익을 위한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여야 모두 한 발짝씩 물러나 협치의 물꼬를 터야 한다.
2025.08.28. 8:40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28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건희 특검을 포함해 3대 특검 통틀어 첫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권 의원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월 5일 권 의원과 여의도 모처에서 식사를 마친 뒤 “총장님, 오늘 드린 것은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에서 ‘큰 거 1장 support’ ‘권성동 오찬’이란 메모도 확보했다. 또 윤씨의 아내인 이모씨 휴대전화에서 현금다발이 담긴 상자 사진도 발견했다. 이씨는 통일교 세계본부 재정국장이었다. 통일교 차원에서 윤 전 본부장을 통해 권 의원에게 현금이 전달됐을 것으로 의심하는 이유다. 권 의원은 전날 13시간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지만 윤 전 본부장을 만났다는 사실을 인정했을 뿐 혐의는 부인했다. 특검팀은 권 의원의 증거인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속하게 신병확보에 나섰다고 한다. 권 의원이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부터 윤 전 본부장과 여러 차례 보좌관 명의 차명폰을 통해 연락한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권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실로 부당한 정치 표적 수사”라면서도 “저는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 과거에도 내려놓았듯, 이번에도 스스로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별도로 이날 오전 이배용(78)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의 서울 마포구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고가의 금거북이를 선물하고 장관급인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됐다는 의혹에 따른 강제 수사다. 특검팀은 앞서 윤 전 대통령의 자택, 처가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 이 위원장이 건넨 금거북이와 편지 등을 발견했다고 한다. 전민구.이찬규([email protected])
2025.08.28. 8:39
[OSEN=고성환 기자] 한국과 나란히 미국 원정에 나서는 일본이 9월 A매치 명단을 발표했다.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대거 이탈한 25인 체제다. 그럼에도 한국 축구에 비수를 꽂았던 저메인 료(30, 산프레체 히로시마)의 이름은 없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은 28일 9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25인 소집 명단을 공개했다. 일본 대표팀은 내달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멕시코를 먼저 상대한 뒤 10일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로우어닷컴 필드로 자리를 옮겨 미국과 맞붙는다. 1년 뒤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대비한 현지 테스트겸 전력 점검이다. 한국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으로 날아가 미국, 멕시코를 연달아 만날 예정이다. 똑같은 상대와 맞대결을 펼침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양국의 수준을 비교할 수도 있게 됐다. 모리야스 감독은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와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엔도 와타루(리버풀), 스즈키 자이온(파르마), 이토 준야(헹크) 등 유럽파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최고의 전력을 꾸렸다며 "최선을 다해 승리하고 오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일본은 최정예 멤버로 미국 원정길에 오르진 못하게 됐다.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여럿 쓰러졌기 때문. 가마다 다이치(크리스탈 팰리스)를 비로해 다나카 아오(리즈 유나이티드), 모리타 히데마사(스포르팅), 스가와라 유키나리(베르더 브레멘) 등 대표팀 붙박이 선수들이 부상 낙마했다. 특히 수비진이 초토화됐다. 이타쿠라가 무사히 합류하긴 했지만, 마치다 고키(호펜하임)와 다카이 고타(토트넘), 이토 히로키(바이에른 뮌헨)가 모두 빠졌다. 베테랑 수비수 다니구치 쇼고(신트트라위던)는 부상이 아님에도 대표팀 승선에 실패했다. 그 결과 모리야스 감독은 25인 중 7명을 J리그에서 뽑았다. 유럽파가 50명이 넘는 일본 축구의 인재풀을 생각하면 반갑지 않은 상황. 선수단 자체를 25인으로만 꾸린 모리야스 감독은 주말 경기를 지켜본 뒤 1~2명을 추가 발탁하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가마다가 회복 경과에 따라 승선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국내파 선수들에겐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룰 귀중한 기회인 셈. 지난달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나섰던 하야카와 유키(가시마 앤틀러스), 나가토모 유토(FC 도쿄), 아라키 하야토(산프레체 히로시마), 안도 도모야(아비스파 후쿠오카), 호소야 마코토(가시와 레이솔), 모치즈키 헨리 히로(마치다 젤비아)가 다시 한번 모리야스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특히 지난 동아시안컵을 통해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혔던 하야카와가 뽑힌 게 눈에 띈다. 다만 동아시안컵에서 맹활약했던 혼혈 공격수 저메인 료와 일본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미드필더 소마 유키(마치다 젤비아)는 대표팀에서 탈락했다. 저메인 료는 5골로 대회 득점왕과 MVP를 거머쥐었고, 소마는 3도움을 올렸으나 모리야스 감독에게 외면받은 것. 당시 일본은 최종전에서 한국마저 1-0으로 제압하며 3전 전승으로 대회 정상에 올랐다. 저메인 료가 터트린 선제골이 그대로 한국을 무너뜨렸다. 그 덕분에 일본은 역사상 최초로 한일전 3연승을 달리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안방에서 자존심을 구긴 한국 축구. 게다가 일본은 사실상 3군에 가까웠기에 더욱 타격이 컸다. 대회를 마친 뒤 소마는 "동아시안컵과 월드컵은 완전히 다른 대회다. 솔직히 나 자신도 월드컵 출전을 낙관하지 않고 있다"라고 솔직하게 밝히기도 했다. 일본 내에선 저메인 료마저도 "월드컵 무대를 누비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라는 냉철한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9월 A매치 명단에서도 제외된 저메인 료와 소마. 일본 축구의 선수층이 얼마나 두터운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모리야스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우리의 최강 팀을 만들기 위해 보다 많은 선수들이 어려운 싸움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의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라며 옥석 가리기를 예고했다. ■ 이하 일본 축구대표팀 9월 A매치 소집 명단(25인) GK: 하야카와 유우키(가시마 앤틀러스), 오사코 게이스케 (산프레체 히로시마), 스즈키 자이온(파르마) DF: 나가토모 유토(FC 도쿄), 아라키 하야토(산프레체 히로시마), 이타쿠라 고(아약스), 와타나베 츠요시(페예노르트), 안도 도모야(아비스파 후쿠오카), 세코 아유무(르 아브르), 세키네 다이키(스타드 랭스) MF / FW: 엔도 와타루(리버풀), 이토 준야(헹크), 미나미노 다쿠미(AS 모나코),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 오가와 고키(NEC 나이메헌), 마에다 다이젠(셀틱), 도안 리츠(프랑크푸르트),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 마치노 슈토(묀헨글라트바흐), 사노 가이슈(마인츠),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호소야 마코토(가시와 레이솔), 모치즈키 헨리 히로(마치다 젤비아), 스즈키 유이토(SC 프라이부르크), 후지타 조 치마(장크트 파울리) /[email protected]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축구협회. 고성환([email protected])
2025.08.28. 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