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세준(55) 씨는 창밖을 한참 바라봤다. 빼곡한 고층 빌딩과 수많은 사람이 바삐 오가는 도심 풍경을 지켜보던 그는 이내 입을 열었다. “한국이 ‘내 나라’는 맞지만, 진짜 ‘내 집’은 아니에요. 내 아들, 내 딸, 내 어머니… 가족이 다 미국에 있잖아요. 정말 내 집으로 가고 싶어요.” 가족 이야기를 하던 그는 감정이 북받쳐 오른 듯,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영주권자였던 박씨는 지난해 6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참전용사다. 1989년 파나마에서 전투 중 총상을 입고 죽을 고비를 넘긴 뒤 퍼플 훈장을 받았다. 〈본지 2025년 6월 25일자 A-1면〉 관련기사 훈장 받은 한인 참전용사, 16년 전 전과로 자진 추방 나라를 위해 싸웠던 박씨에게 미국 정부는 ‘추방’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추방 전까지 그의 발목에 위치 추적이 가능한 전자발찌까지 채웠다. 박씨는 7살 때 부모를 따라 이민을 갔다. LA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한인 사회의 아픔인 LA 폭동을 겪으며 부모가 운영하던 가게가 불에 타는 모습도 지켜봐야 했다.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난 그에게 미국은 삶의 터전이자 한국보다 더 고향 같은 곳이었다. 48년을 그렇게 미국에서 살았다. 그는 전투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다 청년 시절 한때 약물에 손을 댔다. 잘못에 대한 대가는 법적으로 이미 치렀다. 복역 후 추방 명령을 받았지만,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정기적으로 출석하며 보고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다. 하와이에서는 자동차 딜러에서 일하며 두 자녀도 키웠다. 그러나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과거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한 기록이 그의 모든 삶을 대신할 뿐이었다. “나는 추방으로 인해 모든 것을 빼앗겼다고 생각해요. 내 집, 내 터전, 내 가족, 내 직장… 하루아침에 생이별을 하게 된 거잖아요. 철저하게 나 혼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떨어지게 된 거죠.” 그가 전자발찌를 떼고 한국에 도착한 날은 2025년 6월 24일이다. 이후 모든 것을 홀로 감내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에서 야구 경기를 보러 갔어요. 물론 혼자였죠. 여기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요. 돌아다닐 때는 괜찮다가도 갑자기 외로움이 마구 밀려와요. 한동안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이유도 없이 몇 시간씩 울기도 했어요.” 그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다시는 미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든 갈 수 있지만 미국만은 예외다. 하와이에 있는 노모가 세상을 떠나도, 딸이 결혼을 해도 그는 법적으로 평생 미국 땅을 밟을 수 없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고 가족이 여전히 미국에 살고 있지만, ‘추방자’라는 낙인은 그가 미국 땅을 다시 밟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다. 박씨는 현재 변호인들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법적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예요. 내 집으로 돌아가고 싶으니까요. 다시 돌아가서 아이들과 외식도 하고, 엄마도 보고 싶어요. 친구들과 골프도 치고 싶고요. 특별한 삶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일상으로요.” 경기도 평택에는 주한 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가 있다. 부대 인근의 작은 물류회사 ‘일우’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박진우(53) 씨는 한국 생활 8년 차다. 미군이 한국으로 오거나 해외로 이동할 때 이삿짐을 운송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박씨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최근 추방된 한국인 두 명을 우리 회사에 취직시켜 줬다”고 했다. 그 역시 25년간 미국에서 살았다. 영주권자였던 그는 2017년 LA에서 추방됐다. 앞서 2014년에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됐고, 당시 검찰은 그에게 45년형을 구형했다. 박씨는 “뚜렷한 혐의가 드러나지 않자 성매매 혐의로 변경돼 결국 7년형을 선고받았다”며 “구치소에 3년간 있었고, 그 기간을 두 배로 계산해 1년을 더 복역한 뒤 7년 형량을 채운 것으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그때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한 시기였다. 형기를 마치자 곧바로 추방 명령이 내려졌고, 그는 선택의 여지도 없이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자신이 추방자이기 때문에 추방자의 심정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 박씨는 “막 추방돼 한국으로 왔는데 그들이 한국 사회의 복잡한 시스템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나는 이미 한 번 겪어봤으니 주민등록증 발급, 은행 계좌 개설 같은 것을 도와주고 필요하면 거처나 직업도 소개해준다”고 말했다. 그의 왼쪽 팔에는 ‘California’라는 문신이 새겨져 있다. 한국에 와서 새긴 것이다. 박씨는 “내가 살았고 의미가 있었던 곳을 몸에 남겼다”며 “그렇지만 설령 미국으로 다시 갈 수 있다 해도 이제는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정말 이민자의 나라라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박씨는 “수많은 ‘Made in USA’ 제품을 지금 누가 만들고 있느냐”며 “이민자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미국 정부는 그들을 쫓아내려 하고 있다. 나는 미국이 더 이상 이민자의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방은 그들에겐 깊은 상처다. 삶의 이면에 자리한 이별과 단절은 아물 수 없는 상흔이다. 글=장열 기자· 사진=김상진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미국선 추방자, 한국에선 이방인” “한국에서 나는 죽은 사람입니다”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의 영어 매체 코리아데일리US에 2025년 12월 19일 게재된 기사를 한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LA 로스앤젤레스 미주중앙일보 중앙일보 장열 김상진 ICE 도널드 트럼프 추방자 불법체류자 한인타운 이민자 단속 트럼프
2026.03.03. 22:05
불법체류자(서류미비자)도 다시 메디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마리아 엘레나 두라조 가주 상원의원(26지구) 사무실에 따르면 최근 ‘메디캘 접근성 복원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오는 2027년 1월 1일부터 19세 이상 불법체류자에 대한 메디캘 혜택을 복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성인 불법체류자도 메디캘 혜택을 다시 받을 수 있게 된다. 가주 정부는 지난해 재정 적자에 직면하면서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체류자 메디캘 신규 등록을 동결한 바 있다. 두라조 의원은 “기본적인 의료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비용 절감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보험 없이 응급실을 이용할 경우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가주 의회 구성상 민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법안 통과 전망이 밝다는 입장이다. 송윤서 기자불법체류자 메디 성인 불법체류자 이상 불법체류자 법안 통과
2026.03.03. 22:00
자신이 나고 자란 땅으로 추방된 이들. 그러나 모국은 그들을 기억하지 않는다. 친인척도 없고 제 몸 하나 눕힐 곳 없는 한국에서 추방자들이 마지막으로 다다르는 곳은 경기도 여주 지역 산골 중턱의 한 셸터다. 세계십자가선교회가 추방자 및 중독자들을 위해 운영하는 보금자리다. 자진 출국이든 추방이든, 미국과 한국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한인 10여명이 이곳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9월의 어느 날, 셸터에서 만난 채병록(70) 씨는 뉴욕에서는 살아 있는 사람이었지만, 한국에서는 죽은 사람으로 분류돼 있었다. 채씨는 현재 호적 회복 소송을 진행 중이다. 얼마 전 뉴욕에서 추방돼 한국으로 왔지만, 한국에는 채씨에 대한 기록이 아무것도 없다. 그가 미국으로 건너간 건 1999년의 일이다. 당시 한국의 외환위기로 생계 유지가 어려워졌다. 채씨가 선택한 건 무작정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것뿐이었다.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물론 정식 비자를 받지는 못했다. 관광 명목으로 무작정 미국 땅을 밟은 건 생존을 위한 절실하면서도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합법 신분이 아닌 상태로 미국에서 살아간다는 건 쉽지 않았다. 채씨는 목수 등 일용직 노동을 전전하며 근근이 살아갔다. 그는 당시 한국에 남아 있던 가족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재 채씨가 한국에서 ‘사망자’로 등록돼 있는 것은 그가 미국으로 떠난 뒤 가족들이 오랜 기간 연락이 닿지 않자 사망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채씨는 “미국에선 소셜 시큐리티 번호가 없으니 은행 계좌를 만들 수가 없어서 일당을 현금으로 받아 생활했었다”며 “체류 신분만 없었을 뿐 죄 안 짓고 착실하게 살았고, 수입이 들어오면 ITIN(납세자 고유 번호)을 받아 세금도 냈었다”고 말했다. 아무리 착실하게 살아도 그는 불법체류 신분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압박이 심해지니까 뭔가 조여오는 느낌이 나더라”며 “그런 사회에서 착하게 사는 게 부질없다고 느꼈고 결국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채씨는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돼 추방을 당하느니 차라리 마음 편하게 자진 출국을 하기로 했다. 문제는 한국에서는 사망자로 기록돼 있는 탓에 제대로 된 한국 여권을 받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결국 뉴욕 총영사관의 도움을 받아 임시 여권을 받고, 그제야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이 셸터는 안일권(80) 목사가 운영하고 있다. 1989년부터 미국에서 온 갈 곳 없는 추방자들을 돌보고 있다. 그는 장님이다. 앞은 볼 수 없지만 추방자들이 겪는 절망과 상처는 들여다볼 수 있다. 안 목사는 “갈 곳 없는 추방자들은 자신이 살아가던 미국에서, 또 태어난 한국에서 모두 버림받은 사람들”이라며 “셸터를 운영하고 나서 지금까지 약 500명의 추방자가 이곳을 거쳐 갔는데, 특히 요즘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그런 사람이 유독 더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본(73) 목사는 살인 전과가 있는 추방자다. 이 셸터를 통해 도움을 받아 지금은 목사로서 자신과 같이 미국에서 추방된 이들을 돕고 있다. ‘이본’은 그의 본명이 아니다. 한국어 발음으로 ‘본’은 영어로 ‘Born’,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현재 인천 하늘문교회에서 사역하면서 세계십자가선교회를 통해 미국에서 온 추방자들의 한국 정착을 돕고 있다. 이 목사는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를 들려줬다. 1985년 5월 3일이었다. 그는 자신과 결혼했던 아내의 머리에 총을 쐈다. 결혼 후 영주권을 받자마자 곧바로 떠나버린 아내에 대한 분노였다. 이 목사는 당시 사기 결혼 피해를 당했다고 여기고 혼인 무효 소송을 제기했었다. 그러자 아내가 갱단원을 고용해 소송을 취하하라며 협박과 공갈을 일삼자 홧김에 살인을 저질렀다. 그는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 생활을 시작했다. 21년 9개월을 교도소에서 지내던 중 미주 한인교계의 탄원으로 가석방 결정을 받아 석방됐고, 곧바로 한국으로 추방됐다. 2007년 2월의 일이었다. 이 목사는 “미국법이라는 게 참 모질고 무섭다. 다시 기회를 주는 건 없다”며 “그렇다고 추방자들이 한국으로 쫓겨나면 한국 정부 역시 그들을 도울 제도적 시스템 같은 게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2020~2024년 사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강제 추방된 한국인은 총 70명이다. 반면 ICE가 같은 기간 집계한 한국인 추방자는 총 367명이다. 약 300명의 추방자가 통계 밖에 존재하며 한국 어딘가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안 목사, 그리고 이 목사는 그동안 미국에서 쫓겨난 추방자들을 수없이 만나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모두가 한국에 잘 정착해서 살면 좋겠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두 목사는 이 사역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을 떠올렸다. 안 목사는 “양부모가 신분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아 결국 버림받고 필라델피아에서 한국으로 추방됐던 한인 입양아가 있었다”며 “아기 때 입양됐으니 한국에 아는 사람이 누가 있었겠느냐.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그 생각만 하면 아직도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모국은 그렇게 쫓겨난 이들을 받아주지도, 알아봐주지도 않는다. 추방보다 더 무서운 건 철저히 외면받는 삶이다. 글=장열 기자ㆍ사진=김상진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미국선 추방자, 한국에선 이방인” ━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의 영어 매체 코리아데일리US에 2025년 12월 19일 게재된 기사를 한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글=장열 기자· 사진=김상진 기자LA 로스앤젤레스 미주중앙일보 중앙일보 장열 김상진 ICE 도널드 트럼프 추방자 불법체류자 한인타운 이민자 단속 트럼프
2026.03.02. 20:57
━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의 영어 매체 코리아데일리US(www.koreadailyus.com)에 2025년 12월 19일 게재된 기사를 한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원문 보기 ━ 수십 년을 미국에 살았어도 이 땅을 삶의 터전이라 생각할 수 없는 이들이 있다. 신분에 발목이 잡힌 한인들의 슬픔이다. 그들에게는 안착할 삶의 둥지가 없다. 추방이든 자진 출국이든 결국 자신이 나고 자란 한국으로 향해야 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밀려난 이들에게 고향 또한 ‘내 나라’로 온전히 다가오지 않는다. 그들은 한국에서도 여전히 이방인으로 살아간다. 미주중앙일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한인 추방자들의 궤적을 기록했다. 28세의 K.Y는 익명을 전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는 몹시 조급해 보였다.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은 채 어디론가 계속 전화를 걸고 있었다. 한국 충청남도 논산시 육군 신병훈련소(2025년 9월 22일) 앞이다. 마이크를 통해 운동장에 울려 퍼지는 한국어 안내 방송은 조급해하는 K.Y의 마음을 더욱 재촉하고 있었다. “훈련병들, 이제 연병장으로 집합하세요.” K.Y는 ‘집합’이라는 한국어를 정확히 알아듣지 못하는 듯했다.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도 전화기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머리를 짧게 자른 신병들이 함께 온 부모와 친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운동장으로 뛰어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그는 그제야 입소의 순간이 다가왔음을 알아차린 듯했다. 그가 끝까지 듣고 싶었던 것은 LA에 살고 있는 아내의 목소리였다. 혹시라도 전화를 받는다면 아무것도 모른 채 잠들어 있을 한 살배기 아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었지만,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못내 아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어눌한 한국어로 입을 열었다. 그는 “지금 LA는 밤이니까 아기를 재우느라 전화를 못 받는 것 같다”며 “아까 훈련소로 떠나기 전에 잠깐 통화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K.Y는 LA에서 추방됐다. 추방 절차를 통해 홀로 한국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은 2025년 4월이었다. 한국 국적자이지만 한국과 접점은 없다. 두 살 때 가족을 따라 LA로 건너간 뒤 단 한 번도 한국 땅을 밟아본 적도 없다. 한국어를 거의 알아듣지도, 말하지도 못한다. 겉모습만 한국인일 뿐 언어와 행동, 사고방식은 미국인에 가깝다. K.Y는 자신이 왜 불법체류자가 됐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렇게 20여 년을 캘리포니아에서 살았다. 그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이유를 설명해줬지만 한국어로 말해줘서 잘 이해하지 못했고, 너무 어려서 ‘체류 신분’이란 의미가 무엇인지도 몰랐다”며 “그동안 스스로를 미국인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미국은 나를 ‘미국인’으로 보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K.Y의 얼굴과 온몸은 문신으로 뒤덮여 있다. 훈련소 입대를 앞둔 또래 청년들과는 외형부터 확연히 달랐다. 대부분의 대화를 영어로 이어가다 간간이 더듬거리며 한국어를 섞는 모습은 그가 아직 한국 사회에 동화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한국 정부는 개인적 배경을 감안해주지 않는다. 법이 정한 입영 규정에 따라 입영 통지서를 발송했다. 법적으로는 한국 국적자이기 때문이다. 군에 입대하면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다. 군에서 제공되는 식사를 따라야 한다. 가장 그리울 것 같은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K.Y에게 ‘소울 푸드’는 한국 음식이 아니다. 그는 “가장 먹고 싶은 건 LA의 킹 타코”라며 “한인타운의 윌셔 불러바드와 웨스턴 애비뉴도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내가 살던 곳의 모든 게 그립다”고 말했다. K.Y는 어린 시절의 몇 차례 실수로 범죄 전력이 있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과거보다 미래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아내와 아들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다. 그는 “잘 살아보고 싶어서 용접공이 되려고 라이선스도 땄고, 그림도 많이 그렸다”며 “떳떳한 아버지이자 남편이 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입영 훈련소로 향하는 차 안에서 K.Y는 휴대전화에 저장해 둔 자신의 그림 사진을 여러 장 보여줬다. 연필로 정교하게 그린 인물 초상화와 꽃 그림들은 그의 재능을 짐작하게 했다. 그는 미술학교에 다닌 적도, 정식으로 레슨을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모두 혼자서 그린 그림들이었다. K.Y가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된 것은 지난 2024년 6월의 일이다. LA 한인타운의 한 공장에 용접공으로 막 취직해 새 출발을 결심했던 시기였다. 출근을 위해 차에 타려던 순간 ICE 요원들이 그를 가로막고 무작정 수갑을 채웠다. 그는 “왜 갑자기 표적이 됐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이유를 물어봤지만 아무 설명도 없이 체포됐다”고 말했다. K.Y는 곧바로 콜로라도의 ICE 구금시설로 이송됐다. LA에 남아 있던 아버지와 조부모 등 가족과 분리된 채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홀로 수감됐다. 당시 임신 중이던 여자친구와 그는 구치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석방이 이뤄지지 않자 여자친구가 직접 구치소로 찾아와 간소한 결혼식을 치렀다고 했다. 그는 “가족도, 태어날 아이도 모두 LA에 있기 때문에 풀어달라고 계속 애원했다”며 “돌아온 대답은 ‘변호사와 이야기하라’는 말뿐이었다”고 회상했다. 변호사를 통해 석방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혼 당시 여자친구는 시민권자였다. K.Y는 “아내를 통해 I-130(가족 이민 청원서)을 제출했었다”며 “구금 상태였기 때문에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영주권 이 승인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금된 지 300일이 넘던 어느 날, K.Y는 영문도 모른 채 ICE 요원들에게 이끌려 갑자기 비행기에 올랐다. 목적지는 한국 인천이었다. 강제 추방 절차였다. 그는 “한국에는 아는 사람도, 친척도 없는데다 언어까지 안 통하는데 공항에 내리면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다”며 “노숙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주머니 속에는 LA에서 알던 한 한인 목사가 적어준 전화번호 쪽지 한 장뿐이었다. K.Y는 그때를 회상하면서 “버려진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인천 공항을 나서는데 막막함이 밀려왔다. 일면식도 없는 이들에게 손짓과 영어를 섞어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연결된 곳이 추방자를 돕는 기독교 단체 ‘세계십자가선교회’였다. 그는 이 단체를 담당하는 안일권 목사의 도움으로서울의 한 셸터에서 머물 수 있게 됐다. K.Y는 한국에서도 또 다른 이방인으로 살아야 했다. 그는 “문신도 많고 한국말도 아예 못하니까 사람들이 피하더라”며 “버스에서 빈자리가 있어도 아무도 앉지 않는 모습을 보며 너무 외로웠다”고 말했다. 수많은 훈련병들 속에서 그는 여전히 혼자다. 미국에서는 추방자, 한국에서는 이방인이다. 평생 지워질 수 없는 낙인을 안고 또 다른 사회에서 홀로 삶을 이어가야 한다. 글=장열 기자·사진=김상진 기자 [email protected]미주중앙일보 LA 로스앤젤레스 추방자 ICE 트럼프 장열 김상진 중앙일보 이민자 단속 불법체류자 한인타운 도널드 트럼프 추방 정책
2026.03.01. 19:09
국토안보부(DHS)가 불법 체류자의 자발적 출국을 유도하기 위해 현금 인센티브를 대폭 늘렸다. DHS는 21일 성명을 통해 세관국경보호국(CBP) 홈 앱을 통해 자진 출국을 신청하는 불법 체류자에게 2600달러의 출국 지원금과 무료 항공권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기존 지원금은 1000달러였으며, 이번 조치는 이날부터 즉시 시행됐다. 크리스티 놈 DHS 장관은 “납세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불법 체류자들이 합법적인 방식으로 출국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DHS에 따르면 불법 체류자를 강제 추방할 경우 1인당 평균 비용은 1만8245달러에 달한다. 반면 CBP 홈 앱을 통한 자진 출국자의 경우 미납 민사 벌금이나 출국 불이행 과태료도 면제된다. 강한길 기자불법체류자 자진출국 불법체류자 자진출국 출국 지원금 자진 출국자
2026.01.21. 20:30
캘리포니아 온타리오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의 트럭 운전자가 불법 체류 신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 국토안보부(DHS)는 21세 트럭 운전자가 마약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추돌 사고를 일으켜 3명이 숨졌다고 24일 발표했다. 사고는 21일 오후 1시께 10번 프리웨이 서쪽 구간에서 발생했다. 현장 블랙박스 영상에는 멈춰 있던 차량 행렬에 대형 화물트럭이 급제동 없이 돌진하며 연쇄 추돌이 일어나는 모습이 담겼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CHP)는 “트럭이 정체된 차량들을 인식하지 못하고 시속 수십 마일로 돌진하면서 다른 트럭 3대와 승용차 여러 대를 덮쳤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연방 당국에 따르면 운전자는 인도 출신 불법체류자로, 2022년 남부 국경을 통해 입국한 뒤 바이든 행정부 하에 석방 조치된 상태였다. 숨진 희생자 가운데는 고교 농구 코치 출신 부부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모나 고교 측은 SNS에 “학교와 지역사회가 큰 인물을 잃었다”며 애도를 표했다. CHP는 “운전자가 제정신이었다면, 그리고 도로 상황에 집중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며 음주·약물 운전 근절을 강조했다. 운전자는 현재 구금 중이며, 마약 영향 운전 및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보석은 불허됐다. AI 생성 기사불법체류자 운전자 트럭 운전자 연쇄 추돌 대형 화물트럭
2025.10.23. 13:52
LA카운티가 연방정부의 계속되는 불법체류자 단속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LA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회는 14일 본회의를 열고 비상사태 선포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4표, 반대 1표로 통과시켰다. 캐서린 바거 위원회 의장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선포안을 발의한 린지 호바스 수퍼바이저는 “이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행동으로 옮길 때”라며 “이번 비상사태 선포는 그 실천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LA카운티의 비상사태 선포는 연방정부의 불법체류자 단속을 규탄하는 의미와 함께, 단속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퇴거 유예 조치나 기타 지원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호바스 측은 이번 조치로 “LA카운티가 계약·조달·채용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고, 추가 재정 및 상호 지원을 요청하며, 피해 커뮤니티를 안정화하기 위한 모든 비상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바거 의장은 “비상사태 선포는 연방정부와의 법적 분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이미 빠듯한 예산 상황에서 LA카운티에 추가적인 재정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상징적 제스처가 아닌 실질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준 기자불법체류자 la카운티 la카운티 비상사태 비상사태 선포안 불법체류자 단속
2025.10.14. 21:44
▶문= 저는 2000년경 미국으로 이민을 와 현재까지 거주 중인 재외국민입니다. 2010년경 대한민국 여권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기소중지 사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귀국하여 조사를 받지 못한 채 지금까지 사건이 남아 있습니다. 당시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유로 고소를 당했는지 알지 못했는데, 최근에서야 고소장을 확인하고 크게 놀랐습니다. 저는 돈을 빌린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기 혐의로 고소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너무나 억울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에서 생업을 이어가고 있고 불법체류 상태이기도 하여, 한국에 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이처럼 허위 내용으로 고소장이 접수되었는데도 아무런 제재나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답= 해외기소중지자 처리 절차를 규정한 현행 법령에는 여러 문제점이 존재합니다. 여권법 제12조는 범죄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단순히 기소중지 처분이 내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여권 발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헌법 제27조 제4항의 무죄추정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며,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소중지는 피의자의 소재 불명으로 수사가 어려울 때 검사가 내리는 처분입니다. 그러나 해외거주를 이유로 기소중지자로 분류되면, 실제 범행 여부와 무관하게 고소인의 주장만으로 범죄자 취급을 받게 되고 여권 발급 거부, 비자 불허 등 중대한 불이익이 발생합니다. 특히 채무불이행임에도 사기로 고소하거나 허위 고소장을 제출하는 사례도 있어 억울한 피해자가 많습니다. 여권이 없으면 체류 자격을 상실해 불법체류자가 되고, 한국에 입국해 사건을 해결하려 해도 다시 해외로 돌아가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해지기도 합니다. 대검찰청과 외교부가 운영하는 ‘기소중지 재외국민 특별자수기간’은 미입국 상태에서도 사건 해결을 모색할 수 있는 제도지만 요건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재기 절차부터 출입국·체포·구속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다뤄야 하는 만큼 해결 난이도가 높습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의 태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피의자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계적으로 기소중지를 내릴 것이 아니라, 실제 범행 후 도피한 것인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피의자가 입국이 어려운 경우 비대면 조사 방식을 적극 활용한다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장기 미제 사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결국 법과 제도의 보완이 필요합니다. ▶문의: http://modoolaw.kr/미국 불법체류자 기소중지 재외국민 기소중지 처분 기소중지 사건
2025.09.22. 16:24
▶문= 저는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재외국민으로, 기소중지 처분이 내려져 유효한 여권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불법체류 신분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내 불법체류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이어지고 있어 추방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또한 대한민국으로 입국할 경우 체포될 수 있다는 점도 큰 걱정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와 같은 경우 어떤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할까요? ▶답= 미국 이민 당국은 최근 불법 체류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습니다. 단기 여행 목적으로 ESTA 승인을 받아 입국한 경우라 하더라도, 취업 비자 없이 일을 하면 구금·추방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있었던 조지아주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급습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에서 기소중지 처분을 받은 불법체류자의 경우 더욱 심각합니다. 기소중지란 형사사건에서 피의자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그 소재가 발견될 때까지 수사를 중단하는 검찰의 처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기소중지자가 된 사람은 한국에서는 수배 대상 피의자이고, 동시에 미국에서는 불법체류자로서 체포·구류·추방 위험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불법체류자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유효한 여권을 보유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여권법」 제12조가 규정한 ‘기소중지자의 여권 발급 거부’ 조항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즉, 기소중지자는 원칙적으로 여권을 발급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상담자분과 같은 경우, 먼저 기소중지 사건을 재기신청 등을 통해 해결하고 이후 여권을 발급받은 뒤,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영주권 취득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기소중지 사건은 피의자가 직접 입국하여 조사를 받아야 하지만, 미국 내 불법체류자는 입국 시 장기간 재입국 금지(통상 10년)가 문제되므로 현실적으로 입국 없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때 가능한 방법이 바로 재기신청입니다. 따라서 기소중지 처분을 받은 상태에서 불법체류 중이라면, 재기신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사건을 종결짓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의: http://modoolaw.kr/미국 불법체류자 불법체류자 단속 기소중지 재외국민 기소중지 처분
2025.09.09. 15:26
최근 메릴랜드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에서 실종된 19세 여성이 살해된 채 발견된 가운데, 범인이 불법체류자로 드러났다. 당국에서는 유력한 용의자 휴고 헤르난데즈-멘데즈(35세)를 1급 살인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앤 아룬델 카운티와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경찰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실종된 다카라 톰슨(19세)이 보위에 위치한 용의자의 거주지 침실에서 살해된 후 메릴랜드 50번 다리 아래에 유기됐다고 밝혔다.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는 용의자가 과테말라 국적자로, 미국에 불법 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피해자는 세인트 찰스 고교를 졸업하고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의 한 비영리재단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지난 4월 음주운전 혐의로 국립공원관리국 경찰에게 적발돼 체포된 적도 있었으나 연방이민당국에 인계되지 않고 곧바로 석방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아이샤 브레이브보이스 프린스조지스 카운티 군수는 “당시 연방이민단속국(ICE)의 구금요청 대상이 아니었기에, 연방법원 재판 중인 상태에서 석방할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했다. 당국에서는 피해자와 용의자가 서로 아는 사이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으나, 둘의 동선이 겹치는 지역의 감시카메라 영상에 의하면 히치하이킹에 의한 범죄로 의심되고 있다. 용의자가 피해자를 꼬드겨 차에 태워 자신의 집에 데려가서 살해한 후 사체를 유기한 정황이 포착됐다. 하지만 용의자는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목격됐던 주유소에 가지 않고 길 건너편 나이트클럽에서 옛 여자친구를 만날 예정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불법체류자 살해범 실종 여성 카운티 경찰국 카운티 군수
2025.09.08. 12:30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체류자 1일 3000명 검거’를 강조하면서 저인망식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농장,식당, 호텔 등에서의 단속도 전면 재개됐고, 헬스클리닉까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진입해 주민들의 불편과 불안감이 크다. CNN 보도에 따르면 국토안보부(DHS)는 지난 16일 ICE 요원들에게 업계 반발로 일시 중단했던 “식당·호텔·농장 등의 단속을 재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기조 복귀를 반영한 조치다. 트리샤 매러플린 DHS 대변인은 “불체자 고용은 고용 시장의 인프라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단속은 공공안전과 국가 안보를 위한 핵심”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ICE에 하루 3000명 단속 목표〈본지 5월 29일자 A-1면〉를 채우라고 지시한 바 있다. 현재 ICE의 검거 숫자는 하루 평균 2000명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훌륭한 농장과 호텔업계 종사자들이 갑자기 사라지고 있다”며 일시 단속 중단을 언급했지만 17일 다시 단속 확대를 지시했다. 그는 “민주당 권력 중심지(Democrat Power Center)에서 불체 단속을 확대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문제는 과거 단속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던 병원, 교회, 학교까지 ICE 등 단속 요원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ICE는 병원, 교회, 학교 등에 대해서도 ‘보호’ 지침을 철회했다. 비영리 매체인 LAist에 따르면 지난 11일 다우니 지역에 있는 세인트존스 커뮤니티 헬스 이동클리닉(이하 세인트 존스 헬스)에 ICE 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진입 시도가 있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클리닉 운전사인 알프레도 콘트레라스는 “무장 요원들이 탑승한 아무 표식이 없는 SUV와 밴 5대가 클리닉으로 들어오려 했다”며 “현장 보안요원이 ‘영장 없인 못 들어온다’고 막아서자 몇 분 뒤 떠났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직원들은 급히 환자들에게 상황을 알렸고,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세인트존스 헬스의 한 관계자는 “이처럼 가까이 온 것은 처음이며 요원의 접근 시도만으로도 환자와 직원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세인트존스 헬스 측은 이번 주 전체 예약의 약 3분의 1, 치과 예약은 절반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LA카운티 보건국도 “ICE가 병원 내부로 진입한 사례는 없지만, 단속 위협만으로도 대기실 환자 수가 줄었다”고 전했다. 가주간호사협회(CNA) 샌디 레딩 회장은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들이 밖에 나가길 꺼리고 치료를 미루다 결국 수술실에 오르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 “ICE에 대한 두려움이 치료 지연과 건강 악화를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남가주병원협회(HASC) 애덤 블랙스톤 대변인은 “일부 병원의 응급실 방문자 감소가 보고됐다”며 “체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필요한 치료까지 미루고 있다는 점에서 지나친 불법체류자 단속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강한길 기자 [email protected]안전지대 저인망식 저인망식 단속 단속 요원들 일시 단속 불법체류자 이민세관단속국(ICE) 캘리포니아 미국 LA뉴스 LA중앙일보 강한길 미주중앙일보 로스앤젤레스 호텔 농장 병원
2025.06.17. 22:00
불법체류자 단속과 시위 감시에 군사 장비와 병력까지 투입되면서 LA 불체 단속이 정상적인 수위를 넘어섰다는 시민사회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KTLA 보도에 따르면, 14일 LA카운티 산타페 스프링스 스왑밋에서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60여 명이 전술 장비를 착용한 채 현장에 투입됐다. 국토안보부(DHS) 소속 헬리콥터가 상공을 선회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요원들은 행사장 부스와 화장실을 수색하며 신분증 확인을 요구했고, 예정돼 있던 공연은 취소됐다. 이 스왑밋은 라티노 커뮤니티 중심의 플리마켓으로 매주 수천 명이 방문하는 곳이다. 노점상 아라셀리 로페즈 씨는 “화장실에 있던 사람도 끌어냈다”며 “부모님과 할머니는 당분간 장사를 접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스왑밋 운영 측은 “사전 통보나 동의 없이 단속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비슷한 양상의 작전은 캄튼에서도 벌어졌다. LA타임스가 확보한 지난 9일 영상에는 군용 녹색 도색의 장갑차가 주택가로 진입하는 장면이 담겼다. 해치 위 무장 요원은 군복과 헬멧, 방탄복을 착용하고 비살상 탄환 투발용으로 추정되는 페인트볼 탄창 장착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총구가 일시적으로 조준되는 모습이 촬영됐으나 발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장갑차 상단에는 벽 파괴 추정 장비도 확인됐다. 주민들은 철문이 부숴지고 5~7명이 연행됐으며 이 중 일부는 어린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단속에서 군사 장비 투입은 시위 현장 감시에도 확장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최근 LA 시내 상공에 군용 헬기 블랙호크와 MQ-9 ‘프레데터 B’ 감시 드론이 운영된 정황을 지적했다. MQ-9 프레데터는 주로 해외 군사작전에 사용되며, 무장 탑재가 가능한 기종이다. 테크 전문매체 404미디어는 “이 모델은 헬파이어 미사일 장착이 가능하지만, 현재 LA 상공에서 무장 탑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경세관보호국(CBP)은 “해당 드론은 무장하지 않았고 연방 요원의 현장 안전을 위한 감시 용도”라고 설명했다. 시위 감시 목적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공공장소 공중 감시 확대가 사생활 보호와 표현의 자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단속 강화를 위해 LA 도심에 주방위군 4000명, 해병대 700명을 배치했다. 스콧 셔먼 작전 지휘관은 “해병대는 법 집행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ICE 요원의 안전을 보호하는 역할”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해병대 병력이 민간인 구금에 나선 장면이 공개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3일 해병대 병력은 연방 건물에 접근하는 민간인 1명을 구금했다. 체포된 인물은 육군 참전용사 출신 귀화 시민권자로 확인됐다. 군 병력이 통상 민간 치안 활동에 직접 나서는 사례가 드문 만큼, 시민사회 일부에서는 법적·제도적 논란의 소지를 제기하고 있다. 한편,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LA경찰국(LAPD)은 현재까지 시위 관련 체포자 수가 561명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강한길 기자드론 수위 불법체류자 단속 군사 장비 이번 단속 이민세관단속국(ICE) 미주중앙일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미국 LA뉴스 LA중앙일보 강한길 군용 헬기 해병대 단속 불법체류자 장갑차
2025.06.16. 20:51
이민당국이 오버스테이어(overstayer·합법체류할 수 있는 비자신분 기한을 초과해 체류하고 있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4일 이민서비스국(USCIS)은 보도자료를 통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DHS) 장관의 지시에 따라 오버스테이어를 단속하기 위해 즉각적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USCIS 외에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경세관보호국(CBP) 등 관련 기관이 합동 작전에 나설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버스테이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나선 이유는 최근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과 관련이 있다. 볼더에서 열린 친이스라엘 인질 추모 행사장 부근에서 화염병을 던지고 12명에게 화상 등을 입힌 용의자 모하메드 사브리솔리먼(45)은 비자 기한을 초과한 오버스테이어였다. 그는 2022년 8월 관광 등 단기 체류 비자(B2)로 미국에 입국, 2023년 2월 비자가 만료됐다. 이민당국은 기관별로 오버스테이어를 줄이기 위한 세부 방안을 곧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관들은 오버스테이어 수를 파악하기 위해 이민 기록을 보다 자세히 검토할 예정이다. DHS는 회계연도별 오버스테이어를 추정하고 있지만, 매년 85만명, 80만명, 62만명 등으로 추정치가 바뀌고 있다. ICE는 보다 강력한 집행 조치를 통해 비자 기한을 초과해 체류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들을 체포,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인 불체자 상당수가 비자 기한을 초과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한인 커뮤니티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USCIS는 오버스테이 가능성이 큰 방문비자 발급과 비자면제프로그램(VWP)도 좀 더 신중히 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 방문비자나 ESTA를 받기가 좀 더 까다로워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관광비자 등 비이민 비자를 발급받기 위한 인터뷰 순서를 앞당길 수 있는 일종의 ‘급행료’ 신설도 검토 중이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국무부 문건에 따르면, 비자 인터뷰 급행료는 이르면 오는 12월부터 시범사업 형태로 도입된다. 급행료는 1000달러다. 인터뷰 일정을 앞당기려면 기존 수속 비용 195달러 외에 급행료를 더 내라는 의미다. 다만 국무부의 이러한 계획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로이터 통신은 “정부가 비자 업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받으면 안 된다는 판례가 있어 시행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오버스테이어 불법체류자 회계연도별 오버스테이어 인터뷰 급행료 단기 체류
2025.06.05. 21:10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체류자(서류미비자) 단속 및 추방에 열을 올리면서 주정부 의료 혜택인 메디캘(연방의 메디케이드)을 포기하는 한인 불법체류자도 늘고 있다. 메디캘 혜택을 받을 경우 주소 등 개인정보가 불체자 단속 기관에 전달 될 것을 우려해서다. 오렌지카운티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는 나모씨(50대)는 요즘 긴장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불법체류자로 메디캘에 가입해 의료 혜택을 받았던 나씨는 “트럼프 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으로 불안하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주변 사람들도 같은 심정”이라며 혹시 모를 추방 가능성을 우려했다. LA에 5년째 살고 있는 김모(34)씨도 메디캘을 유지할지 고민이다. 김씨는 “불법체류자 검거와 추방이 강화돼 걱정된다. 메디캘에 가입했다 개인정보가 노출돼 추방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두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가주의 메디캘 정책이 흔들리고 있다. 가주 정부는 지난해 1월 1일 저소득층 건강보험인 메디캘(Medi-Cal) 가입 자격을 불법체류자 등 모든 가주민 대상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한인은 물론 많은 불법체류자들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체류자 단속 및 추방을 강화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가입자의 정보 공유 가능성을 우려해 메디캘 이용을 꺼리는 불법체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불법체류자 메디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비영리 클리닉의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직후에는 혜택 지속 여부를 문의하는 전화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아예 예약을 취소하고 클리닉 방문도 포기하는 경우가 눈에 띌 정도로 늘었다”고 말했다. 비영리 의료단체인 미션시티커뮤니티 클리닉(MCCN)의 관계자도 “추방에 대한 두려움으로 불법체류자들은 아예 메디캘을 신청하지 않고 있다”며 “기존 메디캘 가입자들도 혜택을 이용하면 (개인정보가) 추적되지 않느냐고 묻고 병원 방문도 20% 정도 줄었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메디캘은 가주 정부가 연방 정부의 메디케이드(Medicaid)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어떤 종류든 연방정부의 압력이 있을 경우 거부하기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가주 보건국(DHCS)은 메디캘 가입 불법체류자의 개인정보 보안과 관련한 본지 문의에 “가주 정부는 주민에게 필요한 필수 서비스와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성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연방 정부와 협력을 지속해 주민이 건강하고 지역사회가 활기차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정부효율부(DOGE) 등을 통해 메디케어(메디캘) 비용 지출 효율화 등 감독 강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연방 의회에서 공화당을 중심으로 메디케이드 예산을 8800억 달러 삭감하려는 움직임이 벌어지자 커뮤니티 헬스케어센터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21일 에스닉미디어서비스(EMS)는 8800억 달러 예산 삭감시 가주 메디캘 가입자 1500만 명 등 전국에서 7000만 명의 건강보험 혜택이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불법체류자 한인 한인타운 불법체류자 불법체류자 주민 불법체류자 단속
2025.03.23. 19:20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이 강화되면서 불법체류자 대상 단속에 관한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용주들은 자칫 미비한 서류 관리나 대응 방안 부족으로 인해 법률적 위험에 노출되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고용주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 우선 근로자 고용과 관련한 기본 문서, 특히 I-9 양식 관리를 철저히 살펴보는 일이 시급하다. 직원 채용 시에는 해당 양식을 통해 근로자의 신분과 취업 자격을 확인하게 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법하게 작성·보관하고, 법이 정한 기간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먼저, I-9의 Section 1은 직원의 이름, 주소, 소셜 시큐리티 번호, 시민권자 혹은 영주권자 여부 등을 기재하고 직원이 서명하게 되어있다. 이 부분은 직원이 일을 시작하는 첫 번째 날에 작성을 마쳐야 한다. I-9의 Section 2는 고용주가 Section 1의 내용을 확인하고 미국 여권 혹은 영주권 카드, 노동 허가서 등 관련 증빙 서류를 확인하고 고용주가 확인한 내용을 기재한 후 서명하게 되어있다. Section 2는 직원이 일하기 시작한 날짜로부터 3일 안에 작성을 마쳐야 한다. 고용주는 I-9을 고용 날짜로부터 3년 또는 직원이 퇴사한 후 1년 중 더 늦은 기간까지 보관해야 한다. 또한 관리자와 인사 담당자는 물론 현장에서 근무하는 감독자(supervisor)까지 기본적인 이민법 지식을 익혀 두어야 한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단속했을 때 어떤 절차로 협조하고, 법적으로 요구되지 않은 부분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갖추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매뉴얼을 작성해 놓으면 유사시 신속하고 일관성 있는 대응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누가 초기 대응을 할지 정해놓고, 단속을 나온 ICE 요원의 신원 확인 및 영장 확인이 필요하다. ICE는 로비나 주차장 등 공공에 개방된 구역은 영장 없이도 수색할 수 있지만, 영장 없이 비공개 사무실이나 작업장을 수색하려면 고용주의 동의가 필요하다. 만약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이 있다면, 이에 기재된 범위 안에서 비공개 구역도 수색할 수 있다. 무리하게 ICE를 저지하거나 방해하는 행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다만, 영장 범위를 벗어난 수색이나 자료 요구에 대해서는 협조를 미루거나 반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단속 과정에서 ICE 요원이 요청하는 정보를 모두 곧바로 제공하기보다는, 법적 의무가 있는지 판단한 뒤 응하는 것이 좋다. 또한 회사 측이 직원을 숨기거나 도망치도록 돕는 행위는 절대 금지다. 단속 당일에는 혼란이 생기기 쉬우므로, 평소 매뉴얼을 교육해 두는 것이 좋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체류자 단속은 과거보다 훨씬 강력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적절한 서류 관리, 직원 교육, 대비 시나리오 수립을 철저히 해둔다면, 이 같은 단속에서도 법적·행정적 책임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유지할 수 있다. ▶문의:(213)700-9927 박수영 변호사/반스&손버그 Barnes & Thornburg노동법 불법체류자 고용주 이민 단속 불법체류자 대상 영장 확인
2025.03.04. 22:24
가주 지역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들의 연방 학자금지원신청서(FAFSA) 신청률이 급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범죄를 저지른 불법 체류자 단속 추세와 맞물려, 부모나 학생 본인이 서류미비자일 경우 신분이 노출될까 우려해 신청을 꺼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캘매터스는 가주학자금위원회(이하 CSAC) 자료를 인용해, 지난주 기준 FAFSA 신청자가 전년 동기 대비 25%(4만8000명) 감소했다고 13일 보도했다. 가주의 FAFSA 신청 마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월 초다. 특히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서류미비자인 학생들의 신청률이 크게 줄었다. 전년도 약 3만 명에서 44% 감소한 1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데이지 곤잘레스 CSAC 사무국장은 “(현재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고 마치 ‘퍼펙트 스톰’과 같은 위기가 닥친 것 같다”고 말했다. CSAC 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화되는 추방 정책 ▶LA 지역 산불로 집을 떠나야 했던 학생들 ▶대학 교육이 꼭 필요한지에 대한 학생들의 고민 증가 등이 신청률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대학 학자금 지원 전문가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서류미비자 가족들이 FAFSA 신청의 안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FAFSA에 적힌 학생 및 가족의 정보는 학자금 지원 목적으로만 사용되도록 제한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FAFSA 신청 정보를 이용해 추방 대상자를 특정할 계획이 있다고 발표한 적은 없다. 하지만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캘매터스에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는 이런 규정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신청서에 적는 부모의 사회보장번호(SSN) 및 신원 확인 서류 등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영남 기자 [email protected] 서류미비자 불법체류자 학자금 캘리포니아 가주 김영남 신분 추방
2025.02.13. 22:05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수백만 명의 불법체류자가 캐나다 국경으로 몰려들 것으로 보여 캐나다 정부가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불법체류자 대량 추방이라는 트럼프의 핵심 공약이 실현될 경우 9.11 테러 이후와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시 부시 행정부의 무슬림 이주자 등록제 시행으로 미국 내 체류자들이 대거 캐나다 국경으로 이동했다. 프리랜드 부총리는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캐나다 국경 통제와 입국자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정부는 국경 안보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이민난민시민권부도 성명을 내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라며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주방위군을 동원해 불법체류자들을 체포하고 임시 수용소를 설치하겠다고 공언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추방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공약 자체만으로도 망명 행렬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BC주 경제계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경제정책이 양국 간 교역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2026년 재검토를 앞둔 북미자유무역협정의 향방이 초미의 관심사다. 그레이터 밴쿠버 상공회의소는 항만 노사분규와 우체국 파업 등 현재의 물류 위기에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까지 더해지면 BC주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BC주의 정치학계는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미국 사회의 극심한 분열상과 저조한 투표율의 원인을 분석하는 한편, 내년 캐나다 연방선거에 미칠 파급효과도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극단적 성향이 오히려 캐나다 유권자들의 반발을 불러 진보 성향의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밴쿠버 중앙일보미국 불법체류자 불법체류자 대량 핵심 공약 캐나다 국경
2024.11.07. 10:09
한국이 IMF 사태로 어려움을 겪던 1990년대 말, LA에 왔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았다.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먼 길 왔는데 얼굴이라도 한번 보자며 약속을 잡았다. 그의 ‘미국행’엔 사연이 있었다. IMF사태로 하루아침에 사업이 망했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렵게 여행 비자를 받아 LA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했다. 그 무렵 많은 한인이 무작정 미국 땅을 밟았다.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의 재기를 꿈꿨다. 이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자녀들을 ‘IMF 키즈’라고 부를 정도였다. 사정은 딱했지만 달리 도울 방법은 없었다. 종종 밥 한 끼 사주며 응원의 말을 건네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 비자 기간 만료로 그는 불법체류자가 됐고, 얼마 후 연락이 끊겼다. “잘살고 있겠지” 생각하며 몇 년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연락이 왔다. 사업을 시작했다고. 체류 신분 문제를 물었더니 그것도 잘 해결될 것 같다고 했다. 그간의 고생담은 직접 듣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그는 든든한 가장으로, 건실한 비즈니스맨으로, 성실한 납세자로 잘 살고 있다. 친구의 미국 정착기는 다행히 ‘해피 엔딩’이었다. 하지만 수십 년을 불법체류자로 전전긍긍하면서도 열심히 살았지만 끝내 체류 신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고인이 된 분도 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 분들도 있다. 그들은 미국 사회에서 가장 약자로 살았다. 최근 몇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줄곧 불법이민자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하면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 무대에 등장하면서부터다. 그는 첫 출마였던 2016년 선거에서 국경장벽 설치와 불법체류자 추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불법 이민자들이 서민 일자리를 빼앗고,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치 모든 미국적 병폐의 원인이 불법이민자에게 있다는 듯 몰아붙였다. 당시 “불법체류자, 불법입국자는 과거에도 있었는데 느닷없이 왜?”라고 생각했다. 전략이 통했는지 트럼프는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그런데 그는 4년 후인 2020년 대선 때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다시 나선 2024년 대선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말 “불법이민자가 미국인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하더니 10일 대선 토론회에서는 “불법이민자가 미국인이 기르는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고 있다”는 황당한 발언까지 했다. 진행자가 “언급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시에 확인했더니 근거 없는 얘기라고 하더라”고 팩트 체크를 해도 발언 취소나 정정은 없었다. 이 정도면 가짜 뉴스가 아니라 막말 수준이다. 이번 토론회는 6700만 명이 지켜봤다고 한다. 물론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황당 발언’으로 웃고 넘겼겠지만, 이를 사실로 받아들인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앞으로 그들이 이민자를 만나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가정이기는 하지만 가슴이 서늘해진다. ‘합법이민자’임을 나타내기 위해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이름표처럼 달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불법 입국자가 늘고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특히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주들은 이들의 처리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주요 대도시가 홈리스 해결에 골몰하듯 이들 지역은 불법 입국자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그런데 두 가지 모두 속 시원한 해법을 찾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다. 국경을 통한 불법 입국자는 최대한 막아야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굳이 혐오스러운 막말까지 퍼부을 이유는 없다. 그 말의 여파가 모든 이민자 커뮤니티에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자의 나라에서 이민자가 혐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앞에서 언급한 친구의 예처럼 불법체류자였지만 이제는 건강한 미국시민이 된 사례도 많다. 대통령이 되려는 정치인이라면 본인 발언의 파장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불법체류자 불법체류자 불법입국자 불법이민자 문제 불법체류자 추방
2024.09.12. 19:59
최근 6개월간 뉴욕시 이민법원에서 내려진 추방명령이 1만897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망명신청자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이민법원이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애쓴 결과다. 24일 시라큐스대 산하 업무기록평가정보센터(TRAC) 발표에 따르면, 2023~2024회계연도 들어 6개월간 이민법원에서 추방명령을 받은 불법체류자는 13만6623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TRAC은 이민법원 처리 추세를 봤을 때, 2023~204회계연도에 추방명령 건수는 25만건을 넘어 30만건에 육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TRAC는 “2018~2019회계연도 당시 추방 명령 속도와 비교하면 최근 신규 추방 명령 속도는 약 50% 더 빨라졌다”며 “이번 행정부 들어 이민법원 판사 지위를 강화하고 나선 영향”이라고 전했다. 지역별로는 지난 6개월간 뉴욕시 소재 이민법원에서 내려진 추방명령이 1만897건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뉴욕시 추방명령 건수는 텍사스주 휴스턴(8336건), 캘리포니아주 LA(5963건), 텍사스주 댈러스(2815건) 보다도 많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추방명령 건수(2521건)는 뉴욕시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처럼 이민법원이 추방명령 속도를 높이는 동안, 추방명령을 받은 불법체류자 중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변호사를 제대로 선임할 수 있었던 경우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최근 불법체류자들이 이민법원에서 변호사를 대동한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TRAC은 “변호사가 없으면 추방 명령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에, 변호사 선임 여부도 최근 추방 건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불법체류자가 이민법원에서 추방 명령을 받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942일이었다. 이민법원 절차가 시작된 시점부터 종료될 때까지 2년 반이 걸리는 셈이다. 미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는 판결이 나오는 경우 소요시간은 더 길어져 1361일(약 3.7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인에 대한 추방판결 건수는 최근 줄어든 추세다. 2023~2024회계연도 들어 추방 판결을 받은 한인은 총 28명이다. 2022~2023회계연도 추방 판결을 받은 한인은 총 71건으로, 직전해(40건) 대비 30건 이상 늘어난 바 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불법체류자 뉴욕 추방명령 속도 뉴욕시 추방명령 추방명령 건수
2024.04.24. 20:39
일리노이 연방법원 판사가 "미국에 불법적으로 입국했거나 불법 체류 중인 비시민권자(noncitizen)도 수정헌법 제2조가 보장하는 '총기 소지권'을 갖는다"는 판결을 내놓아 논란이 일었다.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의 샤론 존슨 콜먼(63) 판사는 최근 "불법이민자들에게 총기 소지를 금하는 조처는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콜먼 판사는 미국에 불법적으로 입국한 멕시코 출신 에리베르토 카르바잘-플로레스를 연방 당국이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기소한 것은 위헌이라고 밝혔다. 카르바잘-플로레스는 2020년 여름 시카고 리틀빌리지에서 달리는 차량을 향해 총기를 발사했다가 미국 형사처벌법에 근거한 불법적 총기 소지 및 사용 혐의로 체포•기소됐다. 그는 당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대규모 항의 시위가 촉발된 상태에서 폭도들이 자신의 거처 인근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믿고 권총을 발사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2022년 4월 수정헌법 제2조와 제14조 평등보호 조항 등을 근거로 기소 기각 요청을 했다가 거부됐으나 다시 요청해 결국 승리했다. 콜먼 판사는 "카르바잘-플로레스는 온전히 자신과 자신의 재산을 보호할 목적으로 권총을 구입해 사용했다고 주장한다"며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총기소지 금지 조처가 합법적일 같지만, 폭력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는 비시민권자의 수정헌법 제2조상의 권리를 정부가 박탈한 총기 규제 선례는 없다"고 말했다. 콜먼 판사는 "비시민권자의 총기 소지를 막는 것은 수정헌법 제2조 위반"이라며 카르바잘-플로레스의 기소 기각 요청을 승인했다. 진보 성향의 콜먼 판사는 쿡 카운티 검찰, 일리노이 항소법원 판사 등을 거쳐 지난 2010년 2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의해 연방법원 판사에 올랐다. 이번 판결은 미국에 거주하는 1천100만여 불법이민자들에게 수정헌법 제2조상의 권리를 부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불법입국자•불법체류자가 미국 헌법의 보호 대상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국경통제에 실패하며 시카고를 비롯한 미 전역이 불법입국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조지아주 대학 캠퍼스에서 여대생 레이큰 라일리(22)가 불법입국자 호세 이바라(26)에 의해 피살돼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이 커진 상태여서 판결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Kevin Rho 기자불법체류자 소지권 총기 소지권 총기소지 금지 수정헌법 제2조상
2024.03.20. 1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