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교계는 미주 한인 사회의 축소판이다. 교회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이민 사회 변화의 흐름이 보인다. 이민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곧 한인 사회가 마주한 현실과 상통한다. 그동안 ‘한인 교회(Korean Church)’는 대체로 1세대 중심의 공동체였다. 교회를 지칭할 때 앞에 ‘한인’이 붙는다는 것은 그만큼 민족적 동질성이 강하게 배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0여 년 전 하와이로 건너온 초기 이민자들의 행적만 봐도 한인 사회는 교회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발전해왔다. LA 한인타운에 있는 미주평안교회 원로인 송정명 목사(81)는 “한인 이민자들은 청교도처럼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교회부터 세웠고, 이는 이민 사회가 교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유”라며 “그동안 이민 교회가 1세대 목회자들의 헌신, 섬김, 희생 등으로 운영됐다면, 이제는 한인 사회의 세대가 바뀌면서 교회도 그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 교회는 1960~1980년대 이민 물결을 타고 급속도로 성장했다. 한인 교회의 존재는 단순히 종교적 공동체를 넘어 이민자를 한데 묶는 사회적 기능까지 감당하게 됐다. UCLA 유헌성 연구원(사회학)은 “타민족 교회들과 비교했을 때 한인 교회들은 복합적인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며 “문제는 세대와 문화가 바뀌면서 이민자의 특성도 변했고, 한인 교회만의 민족적 특성 역시 점차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민 세대가 바뀌면서 한국어보다는 영어 중심의 언어적 변화, 문화적 차이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다음 세대는 그동안 민족적 색채가 매우 짙었던 1세 중심 교회의 기능과 역할에 이질감을 느끼게 됐다. 남가주 지역 한 대형 교회에서 시무 장로로 활동했던 유기범(79) 씨는 “1세대에게 미국은 ‘타향살이’지만 2세대에겐 나고 자란 곳”이라며 “‘한인’이라는 경계선이 조금씩 희미해지면서 한인 교계의 토양 역시 바뀌게 됐다”고 전했다. 한인 교계는 이미 세대적, 문화적으로 과도기에 접어들었다. 1세와 2세가 ‘한인’이라는 공통분모만 갖고 모이기에는 여러 부분에서 괴리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미 2000년대 들어 세대 간 간극을 좁히기 위해 한인 교계에서는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의 교회가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 한 교회 안에서 한국어권(KM)과 영어권(EM)으로 회중을 분리한 뒤 영어가 편한 2세들이 독자적으로 공동체를 운영할 수 있도록 교회 구조를 이원화시키는 방식인 셈이다. 실제 남가주사랑의교회, ANC온누리교회, 나성영락교회 등 대다수의 1세권 교회는 영어권 예배를 별도로 만들어 2세들에게 일부 교회 공간을 내주거나 별도 예산을 편성해 재정을 지원해주는 형태로 양 세대가 공존하는 방식을 택했다. 교계의 이러한 변화가 한인 사회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과도기 가운데 공존 구조는 결국 지속성이 약하다. 교계를 보면 이원화 구조는 결국 분립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어바인 지역 데이브 노 목사는 “한인 목회자들만 봐도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1세와 2세 사이의 소통은 많이 단절됐고 사실상 따로 분리된 상태로 사역을 한다”며 “이제는 ‘한인’이라는 이민자의 뿌리를 유지하면서도 주류 사회 속에 ‘코리안-아메리칸’ 공동체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재정립하는 것이 오늘날 교회가 당면한 숙제”라고 말했다. 형태적 변화에 따른 대응 능력은 요즘 한인 교계가 안고 있는 고민 중 하나다. 이를 위한 좀 더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협력, 연구 등이 필요한 이유다. 이학준 박사(풀러신학교)는 “이중문화를 신앙의 관점에서 정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하고, 2세 교육에 대해 이민 교회가 제시할 수 있는 장기적 플랜이 중요하다”며 “지금이라도 뿌리에 기반한 이민 교회의 역사 교육, ‘코리안-아메리칸’으로서 한인들이 갖는 실질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것 역시 필요한 일”이라고 전했다. 1세대 한인들의 경우 생존형 이민자들이 많았다. 힘겨운 이민 생활을 영위하면서 자녀 세대만큼은 전철을 밟지 않고 언어나 문화적으로 주류 사회에 편입되기를 원했다. 이러한 교육 방식 때문에 한인 2세, 3세들이 주류 사회의 중심부로 향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성장한 차세대가 되레 한인 사회로 회귀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인 2세인 레이 김(라이트하우스교회)은 “요즘 미국에서는 다민족 교회가 새로운 형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 안에 한인이나 소수 인종 교인들은 저마다 결국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소수 인종으로서 한인 사회나 미국 사회에서 주변인으로 있는 경우를 말하는데 결국 이들이 한인 사회로 돌아갔을 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받아주고 해결해줄 수 있는 교회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트리니티신학대학 피터 차 교수 역시 “현재 2세들 가운데 70~80%가 한인 교회를 떠나 백인 교회, 2세들이 설립한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한다”며 “하지만 중년이 된 2세들은 30~40세들의 정체성을 위해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1세대에서 2세대로 변화하고, 주류 사회에서 한인 사회로 회귀하는 현상 속에서 더 이상 한인 교회가 아닌 ‘코리안-아메리칸 교회’로의 정의를 확정하지 못한다면 존립 자체가 어려워진다. 한인 교계의 고민은 곧 한인 사회의 숙제다. 강한길 기자공동체 정체성 한인 교회들 한인 이민자들 한인 사회
2025.09.21. 19:00
한인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화두는 ‘세대 교체’다. 과거 미주 독립운동의 역사와 이민사의 뿌리를 지키는 일, 그리고 차세대가 주류 사회로 진출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일이 동시에 요구된다. 클라라 원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이사장은 ‘역사를 잊으면 정체성이 흔들린다’고 강조하고, 로버트 안 LA 한인회 회장은 ‘세대 교체 없이는 단체가 존속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과거와 미래를 바라보는 초점은 달라도 두 사람의 메시지는 같다. 바로 “한인 사회의 명맥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인 사회가 직면한 과제를 이렇게 진단했다. ━ 클라라 원 이사장의 당부 정체성은 '나'를 지키는 것…올바른 역사 인식이 출발 이민사 잊혀져 안타까움 교육·소통 프로그램 확대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이 가진 의미는. “재단은 미주 한인 독립운동사와 한인 이민사를 발굴·보존하는 기관이다.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이민으로 약 8000명이 건너왔고, 일제 강점기에 많은 한인 선조들이 독립운동에 참여했지만 그중 434명만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았다. 나머지는 아직 인정받지 못했지만, 뿌리 없는 삶 속에서 발휘된 애국심은 미주 독립운동의 밑거름이 됐다. 재단은 이 정신을 계승하며 오늘날 민족 교육의 장으로 기능한다.” -이민사와 정체성은 왜 중요한가. “한인 정체성의 뿌리는 이민 역사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를 알지 못하면 세대 간 결속이 약해지고 정체성이 흔들린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들은 한국을 멀리 있는 나라로 생각하기 쉽지만, 1세대는 조국을 잃고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이민을 온 구체적 기억을 갖고 있다. 이러한 차이가 세대 간 갈등, 소통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뿌리를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뿌리 교육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뿌리 교육은 가정에서 출발해야 하며, 한국어 교육이 핵심이다. 3세 전후 언어 습득기에 한국어를 가르치고, 동요나 애니메이션 같은 매체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미국 공교육은 한인 정체성을 다루지 않기에, 우리가 직접 이어가야 한다.” -기념재단에서는 어떻게 교육하나. “한인 청소년 대상 체험형 교육에 주력한다. ‘도산 스쿨’을 통해 한 달간 독립사와 이민사를 가르치고, 기념재단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 그림 공모전 등 문화 활동을 통해 참여 기회를 넓힌다. 많은 학생이 이러한 교육을 통해 처음으로 선조의 역사를 알게 됐다고 말한다.” -명맥은 왜 이어져야 하나. “대한인국민회를 기념하는 곳은 전 세계에 우리 재단 한 곳뿐이다. 대한인국민회는 과거 임시정부 역할을 했던 역사적 공간이자, 한국보훈부가 직접 지원하는 유일한 해외 독립운동 기념 기관이다. 한국 정부 지원금과 이사들의 기금, 수익사업으로 운영되지만, 더 많은 참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주인’이라는 공동체 정신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이다.” -차세대 리더십 부족 문제는. “이민사와 독립운동사를 아는 이가 드물어 현재는 올드타이머 세대가 중심이다. 이들은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소중한 존재지만 영어 소통이 약해 차세대와 연결이 끊어지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중 언어 소통이 가능하고, 사회적으로 가장 활동이 왕성한 40~50대의 참여가 절실하다. 이들의 꾸준한 관여가 있어야 재단이 세대 간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재단은 내년 중 별도 사무국을 마련해 40~50대 한인, 나아가 차세대가 적극적으로 활동할 기반을 만들 계획이다.” -차세대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스스로 한인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류 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요할 때만 한인 정체성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중심을 굳게 지켜야 한다. 동시에 1세대 역시 명예나 직함에 집착하지 말고 공동체 책임자로서 차세대와 연결돼야 한다.” ━ 로버트 안 LA한인회장의 바람 세대교체는 필연적 상황…하지만 함께 달려가는 것 리더십 업그레이드 필요 1세들의 지원·관심 필수 -세대 교체 성공했다고 보나. “지금은 세대 교체 시작 단계다. 1960년대부터 이어져 온 1세대 중심의 깊은 역사와 리더십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현재는 세대 교체의 기초를 닦는 단계이며, 조직 운영 방식, 인프라, 구조를 정비해 앞으로 세대 교체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어떻게 세대 교체를 이끌어 가나. “취임 후 첫 6개월은 한인회에 대해 배우는 데 집중했다. 과거 운영 방식과 역사를 배우고, 개선할 부분을 찾았다. 내부적으로는 운영을 효율화하고, 외부적으로는 한인회가 ‘1세대만의 단체’라는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1세대부터 2세대, 청소년까지 모든 한인을 아우르는 한인회가 되어야 한다.” -1세대와 차세대가 어떻게 공존하나. “한인회는 원래부터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단체다. 지금도 이사회 절반이 1세대이고, 나머지가 2세대다. 갑자기 전부 차세대로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1세대를 향한 존중의 태도도 아니다. 여전히 기부와 후원 역시 대부분 1세대가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공존은 필수다. 세대 교체는 ‘이어달리기’가 아니라 함께 손을 잡고 뛰는 것이다.” -한인회 유산을 이어갈 계획은. “리더십 기준을 높여야 한다. 앞으로 회장이 될 사람은 최소한 이중 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하고, 한인회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는 기준을 세우고 싶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진심으로 봉사하려는 마음이다. 명예나 인기 때문에 회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을 하고자 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세대 교체는 왜 필요한가. “1세대는 언젠가 은퇴하거나 세상을 떠나신다. 다음 세대가 준비되지 않으면 단체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차세대 한인의 한인 단체 참여는 부족하다. 많은 인재가 있지만, 한인 사회 활동에는 관심이 적다. 그렇기에 후속 세대를 발굴하고 참여시키는 노력이 절실하다.” -차세대의 정체성 문제는. “일본계 미국인 사례를 보면 세대가 갈수록 단순히 ‘미국인’으로만 정체화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래서 가정에서의 교육이 중요하다. 나도 딸에게 한국어를 쓰게 하고, 광복절 등 한국 역사 교육을 하고 있다. 한인회 차원에서는 청소년·청년 한국 역사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미래의 한인 사회는 어떻게 달라질까. “차세대는 영어 소통 능력과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주류 사회와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예전에는 시장이나 고위 인사와 대화조차 힘들었지만, 이제는 직접 만나 협력할 수 있다. 이런 스킬들을 가지고 차세대는 이전 세대가 닦은 토대를 이어받아 더 발전시켜야 한다.” 김경준 기자정체성 역사 한인 정체성 한인 이민사 la 한인회
2025.09.21. 19:00
1970년대 초부터 본격적인 이민이 시작된 미주 한인 사회는 50여 년간 질적,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세대 교체기를 맞으면서 위기 의식이 생기고 있다. 이민 1세대들은 고령화로 은퇴했거나 핵심에서 물러났고, 1.5세와 2세들, 즉 차세대가 한인 사회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하면서 과도기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차세대가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나름대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고 있지만 한인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의식은 약하다는 것이 우려된다. 즉, 코리안-아메리칸의 확고한 정체성을 갖지 못하고 한인 사회 참여도도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인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세대 변화, 그리고 차세대 교육은 한인 사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변수다. 한인 사회는 1992년 4월 29일 발생한 LA 폭동을 경험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날 LA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무법천지로 변했고 한인타운도 화염에 휩싸였다. 한인 사회는 그날을 ‘사이구(4·29)’로 기억하고 있다. 한인들은 엄청난 재산 피해에 정신적 충격, 그리고 주류 언론으로부터 무법자로 취급받는 삼중고를 경험했다. 사이구 폭동은 한인 사회에 경종을 울렸고 달라져야 한다는 자각을 하게 해주었다. 즉 ‘코리안-아메리칸’의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아메리칸 드림의 꿈을 안고 이민을 왔던 한인들은 1992년 전까지는 ‘미국 속의 한국인’으로 살았다. 그러나 사이구는 ‘코리안-아메리칸’, 즉 한국계 미국인의 새로운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는 자각을 하게 해주었다. 특히 미국에서 나고 자란 차세대는 이민자 세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들은 ‘코리안-아메리칸’이라는 확고한 정체성을 갖고 미국 시민으로서 의무와 권리를 행사하는 동시에 한국의 발전과 동반자적 한·미 관계 수립에도 기여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 역사 의식은 정체성 확립의 가장 중요한 변수다. 자아의식 또는,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는 ‘코리안-아메리칸’으로서의 역사 의식 확립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인 1.5세, 2세들은 ‘코리안-아메리칸’의 역사를 배우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가주에서는 소수인종학을 고교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여 소수계 학생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애너하임 교육구에서는 전국 최초로 ‘코리안-아메리칸’ 수업을 개설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타지역 차세대 한인 학생들에게는 이러한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고 있다. 요즘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풍이 대단하다.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으로 불리는 넷플릭스의 작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타인종도 늘고 있다. 물론 차세대 한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쓰고, 읽고, 말하는 것은 정체성 확립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과연 차세대들이 ‘코리안-아메리칸 데이’의 존재를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호놀룰루에 102명의 한국인이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로 일하기 위해 도착했는데 이날을 미국 공식 이민의 시작으로 인정한 것이다. 한인 사회는 매년 1월 13일을 ‘미주 한인의 날(Korean American Day)’로 기념하고 있다. 1965년 이민법이 개정되면서 한인 이민이 급증했다. 1970년대에는 매년 3만 5000명 이상의 한국인이 이민을 와 미국 내 한인 인구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 한인의 대부분은 1965년 이후 이주했거나 미국에서 태어난 2, 3세들이다. 신규 이민자 대부분은 자영업에 종사하지만 차세대는 전문직 등의 종사자가 많다. 한국어 학교, 교회 단위의 한글학교 등은 한인 사회에서 차세대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기관이다. 앞으로 차세대 교육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토론, 그리고 정책 수립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코리안-아메리칸’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주류 사회에서 ‘코리안-아메리칸’으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문구처럼 역설적으로 ‘코리안-아메리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주류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코리안-아메리칸’은 주인의식을 갖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동시에 차별에 대항하고 자신의 당당한 목소리를 내면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주인의식을 매우 강조했는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주인의식이 있어야 사회참여 의식이 생기며 부조리에 대항할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코리안 -아메리칸 역사 의식에 기초한 자아의식, 즉 정체성 확립은 코리안-아메리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자신감을 줄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한글학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한글학교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미주 한인사를 가르치고 그들이 확고하게 코리안-아메리칸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한글학교에서는 한인 이민사를 가르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선생님들도 미주 한인 이민사를 잘 모르기 때문에 가르칠 수 없는 것이고, 둘째, 이민사 교재가 없다는 한계도 있다. 먼저 한국어 학교 선생님들에게 미주 한인사를 교육시켜야 한다. 또한 한인사 교재들을 많이 개발해서 차세대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한글학교의 교육 방법을 바꿀 것을 제안한다. 또한 한인 청소년들에게는 롤모델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롤모델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인물이 많지만 대부분의 한인 청소년들은 알지 못한다. 가령, 김영옥 대령 스토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고 있다. 평소 그는 “100% 미국인, 100% 한국인”임을 강조했으며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가져라”라는 격려를 자주했다. LA 태생의 새미 리 박사는 아시안-아메리칸 최초로 미국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또 다른 위인이다. 아시안 최초로 할리우드 명성의 거리에 별을 받은 인물이며 도산 안창호의 장남인 필립 안도 있다. 이러한 롤모델을 많이 발굴해 한글학교에서 가르칠 것을 권장한다. 한인 차세대 중에도 성공한 인물이 많다. 그들은 변호사, 의사, 엔지니어, 바이오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성공한 한인 차세대 대부분은 한인 사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 그들은 코리안-아메리칸의 확고한 정체성을 갖지 않고 있다. 정체성 결여는 참여 의식의 부재로 연결된다. 따라서 차세대 한인들이 한인 사회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정체성 교육이 절대 필요하다. 학부모 대상의 교육도 필요하다. 한인 부모와 차세대가 함께 역사 교육을 받고 정체성 확립과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차세대 교육은 미래 한인 사회의 운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차세대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해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의 한인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미국과 모국에 기여하는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면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자랑스러운 코리안-아메리칸임을 인식하면서 당당히 살아가는 차세대들의 모습을 보면 좋을 것이다. 차세대 교육에 대한 투자는 코리안-아메리칸 역사 의식을 심어주고 자아의식, 즉 정체성을 확립시켜 사회 참여 및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아메리칸 정체성 차세대가 한인 한인 사회 아메리칸 드림
2025.09.21. 19:00
“정체성을 대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커뮤니티를 위해 실질적으로 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인인 메릴린 스트릭랜드(민주·워싱턴 10지구) 연방 하원의원은 아시아계 언론인들에게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3일 막을 내린 아시아계미국인언론인협회(AAJA) 주최 ‘2025 AAJA 연례 컨벤션’에서 스트릭랜드 의원은 “소수계가 주류 사회에서 존재감을 키워나가는 데 있어 대표성(representation)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지속 가능한 입지를 마련하려면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흑인 아버지와 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스트릭랜드 의원은 의회 내 세 명뿐인 한인 연방 하원의원 중 한 명이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이번 컨벤션에서 디아스포라의 포괄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인종을 꼭 하나로 선택해야 한다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전했다. 연방 하원 흑인 총회와 아태계 총회에 모두 속한 그는 “두 총회에 참석해서 나 자신을 흑인이나 아시안으로 단정짓지 않는다”며 “항상 스스로를 흑인-한인으로 소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아스포라는 포괄적이면서 유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태계의 정치력도 이번 컨벤션의 핵심 주제 중 하나였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아태계가 현재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유권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주에서 아태계 유권자의 투표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경합주인 네바다에서 그런 현상이 보이면서 최근 민주당이 점차 우세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날 아태계의 공화당 지지 배경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에 스트릭랜드 의원은 “아태계 유권자들에게 공화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물으면 답이 저마다 다르다”며 “연령, 비즈니스 이해관계, 사회 정책에 대한 견해 차이, 이민 정책에 대한 불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이민 1세대는 본인의 이민 경험을 바탕으로 이민 정책 변화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의 정책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대통령이 만들어내는 문화와 분위기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면 결국 정치적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치는 (선거) 사이클 단위가 아니라 긴 호흡의 싸움”이라고 전했다. 이날 스트릭랜드 의원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협상 결과가 공정했는지에 대한 본지 질의에 그는 “양국이 협상을 타결했다면, 서로 동등하게 만족하고 동의한다는 뜻”이라며 “결과적으로 양국에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시애틀=김경준 기자커뮤니티 정체성 해당 커뮤니티 정체성 대변도 노변담화 진행아태계
2025.08.03. 19:31
김상호(사진) 전 LA한인상공회의소(이하 LA상의) 회장이 지난 14일 별세했다. 92세. 고인은 부산 경남고와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경주여고, 균명여고 교사로 근무했다. 이후 대입학원과 중동파견 기술자 양성 기술학원을 운영한 뒤 투자이민으로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1978년 LA 이민 후 마켓 운영, 홀세일 회사 설립, 의류 봉제공장 등을 경영했다. 특히 고인은 이민 1세대로서 남가주 한인사회 발전에 힘을 보탰다. 1995년부터 제19.20대 LA상의 회장을 역임하고 미주상공인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또한 고인은 코리안 디아스포라 역사에 큰 관심을 갖고 한인 정체성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 2002~2008년 동안 ‘한민족포럼’ 발행인을 지냈다. 장례는 21일 오후 2시 사이프레스 포레스트론(4471 Lincoln Ave, Cypress)에서 열린다. ▶연락: (213)494-1990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삶과 추억 정체성 이바지 la상의 회장 한인 정체성 남가주 한인사회
2025.07.15. 22:04
유명 작가 제프리 깁슨의 전시회가 10일 더 브로드에서 개막했다. 깁슨은 원주민 출신의 현대 미술가로 원주민과 퀴어의 정체성을 융합한 독창적인 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전시는 1층 특별전시장에서 9월 28일까지 진행된다. 목요일을 제외한 평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목요일은 오후 8시까지 연장 운영하며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입장료는 성인 15달러. 김상진 기자원주민 정체성 제프리 깁슨 퀴어 정체성 원주민 출신
2025.05.11. 20:40
효사랑선교회(대표 김영찬 목사)는 지난달 26일 애너하임의 로뎀장로교회에서 제12회 효 글짓기, 그림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다음 세대의 주역이 될 청소년이 정체성을 되새기고 성경적 가치관을 갖도록 돕기 위해 효사랑선교회가 마련한 공모전엔 전국 각지에서 102명이 참여했다. 올해 공모전 주제는 ‘나는 누구인가(Who am I)?’였다. 김영찬 대표는 김영찬 목사는 “청소년이 정체성을 확립하려면 ‘나는 부모를 통한 하나님의 창조물로 특별한 목적을 가진 소중한 사람’이란 신앙에 기반을 둔 자아를 깨달아야 한다”며 “공모전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돼 참으로 기쁘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대상의 영예는 송유나(글짓기), 케일라 김(그림) 양이 각각 차지했다. 48명이 참가한 글짓기 부문에선 24명이, 54명이 경쟁한 그림 부문에선 22명이 각각 본상을 받았다. 모든 참가자에겐 참가상이 주어졌다. 글짓기 심사위원장 폴 임 목사는 “올해 귀한 보석 같은 글들이 여럿 있었다. 글을 통해 깊은 감동했다”고 밝혔다. 그림 심사위원장을 맡은 미셸 오 화가는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너무 잘 표현해 놀랐다”고 말했다. 조이스 안 부에나파크 시장은 효사랑선교회 김영찬 대표와 서준석 이사장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공모전 정체성 그림 공모전 글짓기 그림 올해 공모전
2025.05.05. 20:00
프레드 정 풀러턴 시장이 지난 2일 한인이 다수 재학하는 사이프리스 고교에서 가진 특강을 통해 정체성, 꿈과 희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시장은 40명의 한인 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리더십 콘퍼런스에 초청 연사로 나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다섯 살에 부모와 함께 미국에 온 정 시장은 “한인 부모는 자녀의 성적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러분은 자신이 가진 더 큰 가치와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수계로서 살아오며 겪은 어려움과 이를 극복해 시장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학생들은 강연 후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에 질문 공세를 펴는 한편, 리더십과 진로, 정체성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앨리스 김양은 “한인이 이렇게 중요한 리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고 놀랍다”는 소감을 밝혔다. 정 시장의 수석 보좌관 테드 김씨는 “이번 콘퍼런스는 학생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 앞으로 지역사회의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지난 2020년 1지구에서 당선, 한인으로선 최초로 시의회에 입성했고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정 시장은 내년에 오렌지카운티 4지구 수퍼바이저 선거에 출마한다. 4지구엔 한인이 밀집 거주하는 풀러턴, 부에나파크 외에 라하브라, 브레아, 플라센티아, 스탠턴, 애너하임 일부 지역이 속한다.정체성 성적 가치 정체성 진로 정체성 정체성 꿈
2025.04.10. 20:00
연방정부가 학생의 성 정체성을 부모에게 알리는 것을 금지한 가주 정부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다. 이로 인해 가주 정부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연방 교육 지원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연방 교육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과 지난해 7월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가 서명한 학생 성 정체성 부모 알림 금지법 등의 상충 여부를 조사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미성년자의 성전환을 돕는 의료 서비스 기관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출생 시 성별과 일치하지 않는 화장실 이용, 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 출전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린다 맥마흔 연방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교사와 학교 상담사는 학생의 성 정체성과 정신 건강 등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특히 이러한 중요한 정보를 가장 가까운 부모 또는 보호자에게 숨기는 것은 비도덕적이며 연방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학교가 자녀의 성 정체성을 부모에게 알리는 길을 원천 차단하는 ‘트랜스젠더 학생 보호법안(AB1955)’에 서명했었다. 〈본지 2024년 7월 17일 A-1면〉 당시 이 법은 학부모가 자녀에 대한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계속됐다. LA타임스는 27일 “가주 정부는 이번 조사로 인해 연간 34억 달러 이상의 연방 지원금을 잃게 될 수도 있다”며 “가주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간의 대립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가주 정부는 벌써부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롭 본타 가주 검찰총장은 “가주의 모든 학교는 포용적이며 안전한 장소가 될 것”이라며 “연방 정부가 우리가 무엇을 가르치는지 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자녀의 성 정체성에 대한 부모 통보 금지법은 가주 내에서도 문제가 됐었다. 남가주의 오렌지, 테미큘라, 무리에타 교육구 등이 이 법에 반발하며 파장이 일기도 했다. 정은경(42·풀러턴) 씨는 “자녀 교육에 대한 최우선 권리는 정부가 아닌 부모에게 있는 것 아닌가”라며 “정부가 학생에 대한 모든 것을 전적으로 책임질 것도 아니면서 부모의 권리를 법으로 제한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정체성 교육부 정체성 부모 트럼프 행정부 금지 논란
2025.03.27. 21:19
청소년들이 효의 의미를 되새기며 정체성과 성경적 가치관을 확립하도록 돕는 공모전이 열린다. 효사랑선교회(대표 김영찬 목사)는 오는 10일(월)부터 31일까지 ‘제12회 효 글짓기, 그림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참가 대상은 전국 각지 K~12학년 학생이다. 올해 공모전은 ‘나는 누구인가(Who am I)?’란 주제 아래 열린다. 김 대표는 “많은 학생이 참가해 정체성과 가치관을 바로세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모전은 글짓기와 그림, 두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글짓기 참가 학생은 폰트 크기 12, 레터 용지 3장 이내 분량으로 글을 쓰면 된다. 영어나 한글로 작성하면 된다. 폴 임 글짓기 심사위원장은 “지난해 처음 심사를 맡을 때는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대상을 받은 작품을 읽으며 눈물이 날 정도였다. 작가가 쓴 것처럼 수준이 높아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영어, 레이나 강씨는 한글 작품을 각각 심사한다. 미술 심사는 남가주 한인미술가협회장을 지낸 미셸 오 위원장과 유니스 정 화가가 맡는다. 오 위원장은 “작품의 주제를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창의성과 완성도도 심사의 주요 기준이다. 배경까지 잘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심사하면서 창의성이 번뜩이는 작품을 다수 발견해 놀라웠다”고 설명했다. 출품할 그림 규격은 가로 14, 세로 17인치이며 크레용, 수채화 물감, 아크릴 물감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림은 효사랑선교회(Hyosarangus Mission, 7342 Orangethorpe Ave, #B113, Buena Park, CA 90621)를 방문해 제출하거나 우송하면 된다. 글은 이메일([email protected]) 제출도 가능하다. 참가비는 작품당 20달러다. 시상식은 내달 26일(토) 오후 2시 애너하임의 로뎀장로교회에서 열린다. 입상자에겐 상장과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 내역은 글짓기와 그림 부문을 합쳐 대상(상금 500달러) 2명, 최우수상(300달러) 4명, 우수상(200달러) 6명, 헤이븐 장학상(11학년 2명, 무료 대입 컨설팅)이다. 시상식 참가자 전원에겐 지역 연방하원의원 명의 표창장을 수여한다. 자세한 내용은 효사랑선교회 홈페이지( hyosarangus.com)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의는 전화(714-670-8004, 833-2710)로 하면 된다. 글·사진=임상환 기자청소년 정체성 청소년 정체성 글짓기 심사위원장 시상식 참가자
2025.03.02. 19:00
성룡의 회고록을 출간했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에 주로 아시안 팝 컬쳐에 대한 글들을 기고하고 있는 중국계 저널리스트 제프 양은 2022년 ‘골든 스크린(The Golden Screen: The Movies That Made Asian America.사진)’이라는 책을 펴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랐다. ‘골든 스크린’은 영화 산업에서 아시안 아메리칸이 주도해온 흐름을 탐구한 최초의 출판물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인 책으로 평가받는다.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의 스타 양자경(Michelle Yeoh)은 서문에서 “책에 소개된 136편의 아시안 영화들은 다음 세대의 아시안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주게 될 것이며 아시안 멀티버스를 확장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일갈했다. 제프 양의 ‘아시안 영화’ 소개는 1961년 발표된 ‘플라워 드럼 송(Flower Drum Song)’으로부터 시작한다. 홍콩 배우 낸시 콴이 출연한 이 영화는 문화적, 역사적, 미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의회도서관에 의해 보존 가치가 있는 영화로 지정됐다. 저자는 1993년 발표된 ‘조이 럭 클럽(The Joy Luck Club)’을 영화산업의 주류 대열에 들어선 첫번째 아시안 영화라고 서술한다. 올리버 스톤이 제작하고 웨인 왕이 감독한 이 영화는 중국계 미국인 소설가 에이미 텐의 자전적 소설에 바탕을 뒀다. 1940년대의 가난과 남존여비 사상으로 인해 여성들이 견뎌내야 했던 핍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소설로 전쟁을 피해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네명의 중국인 여성들과 미국에서 태어난 그들의 딸들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 ‘조이 럭 클럽’은 어머니와 딸이 서로의 문화적 차이로 인한 미묘한 갈등을 겪으면서 이를 모녀간의 사랑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영화는 흥행에서도 꽤 성공해 국내에서만 제작비의 3배를 벌어들였다. 출연 배우가 대부분 아시안이었던 최초의 상업 영화로 아시안 아메리칸들에게는 기념비적인 영화로 자주 언급된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인종차별 벽은 여전히 공고했다. ‘조이 럭 클럽’ 이후 2018년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zy Rich Asians)’이 출현할 때까지 아시안 영화는 25년간의 공백기를 보내야 했다. ‘골든 스크린’은 ‘조이 럭 클럽’과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성공의 요인과 이 두 영화가 아시안들의 삶에 미친 영향을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출연 배우 전원이 아시안으로만 구성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아시안 영화 제작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비정상적일 정도로 일반의 상상을 초월하는 부에 대한 대중들의 환상, 그들에게 대리만족용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 영화의 엄청난 흥행과 성공은 할리우드에서 비백인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비난을 일소시켜 버렸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이후 대중들의 주목을 받는 아시안 영화가 급증했다. 아시안 배우들의 캐스팅이 늘어난 것은 물론 제작진, 기술진에서도 아시안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 흐름은 2022년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놀라운 성과로 이어진다. 아시안 영화 역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중국 이민자 부모가 그들의 2세 딸과 교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스토리 이전에 아시아를 표현하는 미묘하고 복잡한 문제들을 실상과는 먼 개념인 ‘멀티버스(Multiverse)’로 풀어낸 영화라는 점에서 비평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고 감동 넘치는 판타지 가족영화로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골든 스크린’은 소피아 코폴라가 각본을 쓰고 연출한 2003년작 ‘로스트 인 트랜슬레이션(Lost in Translation)’도 ‘아시안 영화’로 분류했다. 영화의 배경지가 도쿄라는 단순한 이유보다 당시 영화를 극찬했던 백인계 비평가들의 시각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코폴라에게 2004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안겨줄 정도 그녀의 작가적 역량이 인정된 영화였지만 일본인들의 영어 발음에 대한 조롱과 일본적인 캐릭터에 대한 비아냥 섞인 표현들이 많았음을 지적한다. 실제로 영화는 많은 아시안 아메리칸들의 커다란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저자는 코폴라가 좀 더 일본과 아시아적 정서를 연구했어야 했다고 제안한다. 책은 ‘발리우드’라 불리는 인도 영화들도 다수 소개한다. 인도 영화는 아시안 영화뿐만 아니라 흥행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다. 그리고 그들만의 특이한 표현 양식은 영화 산업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발리우드의 영화들은 인도에서보다 할리우드에서 더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계 존 조와 인도계 칸 펜이 출연한 ‘해럴드와 쿠마, 화이트 캐슬에 가다’(2004)를 아시안에 대한 미국인의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영화로 소개한다. 영화는 한국계 미국인 해롤드를 성실하고 모범적이며 소심한 캐릭터로, 쿠마는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의사가 되어야 하는 의대생으로 묘사하며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과 미국 대중의 그릇된 인식을 꼬집고 있다. 영화는 2011년까지 3편이 나왔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아시안이 등장하는 영화는 더는 대중의 관심 대상이 되지 못한다. 이전처럼 영화에서 아시안들은 ‘옐로우 페이스’로 인식되지도 않을뿐더러 아시안에 대한 스테레오타입도 많이 사라졌다. 할리우드에서의 아시안들의 입지와 위상이 향상됐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 예로, 2025년 골든글로브 심사위원 300명 중 13%가 아시안으로 11%의 흑인을 앞섰다. 이제 영화에 등장하는 아시안들은 그 캐릭터가 아시안일 뿐, ‘아시안적’ 캐릭터로 묘사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인들에게는 여전히 싸워야 할 인종적, 문화적, 정치적 문제들이 많다. 할리우드에서 아시안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한다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김정 영화 평론가 [email protected]아시안 정체성 아시안 아메리칸들 아시안 영화들 아시안 멀티버스
2025.02.19. 18:23
재정보조를 전반적으로 이해하려면 재정보조 시스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정체성에 대한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엔, 보조 신청 진행 상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문제라면 늘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나 상황에 봉착했을 때에 그제야 해결방안을 찾으려 하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이는 사전에 발생할 수 있는 내재한 문제를 찾기 위한 노력이 거의 없기에 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말과 상통한다. 문제를 정의하면 이미 발생한 문제와 발생하지 않은 내재적 문제로 나눌 수 있다. 비용 측면에서 본다면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한 비용이 발생 전에 문제 해결에 드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 문제 해결 측면에서도 사전에 해결하는 것이 더 확실하며 성공확률도 높다. 대부분 학부모들이 대학 재정보조에 문게가 발생한 후에야 허겁지겁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사전에 노력하면 막을 수 있었던 문제인데도 말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불감증은 재정보조 진행에서 가장 큰 적이다. 내재한 문제를 먼저 파악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는 재정보조 전반에 대한 정체성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보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에 기반을 두고 접근하는 사고방식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원론적인 해석을 토대로 재정보조에 대한 내재한 문제점을 발견하는 일과 노력이 성공적인 재정보조에 있어서 가장 실질적이고 중요한 이슈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정의 현 재정 상황에서 대학에서 지원받는 재정보조금이 4000달러가 적게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자녀가 진학하는 대학에서 연간 총학비의 대부분을 지원받았다면 어느 가정이든지 매우 만족해할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재정보조 내역서를 면밀히 검토해 봤을 때 무상보조금(그랜트)과 장학금 또는 총 지원금이 자신과 비슷한 재정 상황 가정보다 더 적게 나왔다면 이를 반갑게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과 비슷한 재정상황의 가정 A는 자신보다 4000달러 더 많은 8만4000달러를 지원받았을 때 그 이유를 알지 못하면 답답할 것이다. 재정보고 내역서에는 숫자만 있을 뿐 그 이유를 알려주는 설명은 없다. 이런 차이를 분석할 수 있는 기초자료나 능력이 학부모들에게는 대부분 없는 것이 공통점이며, 이를 평가할 수 있는 판단능력의 부재도 대개 학부모들이 지원받은 금액이 많다고 착각할 때에 만족스럽게 만든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문제 해결 방안을 찾으려면 전반적인 재정보조의 정체성 이해가 필요하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떠한 선택을 할지 여부로 정반대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선택은 본인의 대응 능력에 따라 위험한 상황을 위대한 상황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선택의 중요성은 여기에 있다. 준비 없이 선택을 미루거나 회피하는 것도 결국 하나의 선택이며, 그에 따른 결과가 반드시 나타난다. 자녀의 학업과 재정 지원에 있어 한 번의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는 되돌리기 어렵다. 이 점을 인식하고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설계를 통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현재 학자금 신청 시즌이 진행 중인 만큼, 대학 합격에 발맞춰 소득과 자산 측면에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사전 설계와 적극적인 실천이 성공의 열쇠다. 무엇보다 재정보조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지속적인 준비와 실행에 총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문의:(301) 219-3719 [email protected] 리처드 명 / AGM인스티튜트튜트학자금 칼럼 재정보조 정체성 재정보조 성공 대학 재정보조 재정보조 진행
2025.02.16. 18:00
시카고 한인사회를 위해 39년간 봉사해 온 비영리단체 서로돕기센터(현 두레)가 건물 구입 문제와 관련, 갈등과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근무 전 이사장이 지난 10일 낮 윌링 소재 한 식당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서로돕기센터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정신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에서 한인들의 봉사를 통해 그 가치를 실천해 온 단체다. 이근무 전 이사장은 이날 “센터 이사장직을 6년간 역임하며, 재정 안정화와 건물 이전 계획을 통해 단체의 운영 기반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무실 이전을 위해 기존 건물을 매각(47만 8,000달러)했고, 이 매각 대금은 한미은행 계좌에 별도 보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 건물 구입 비용의 인출에는 이사장, 총무이사, 원장의 공동 서명과 이사회의 결의가 필요하다는 규정을 강조하며 해당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출 시도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이 전 이사장에 다르면 김회연 서로돕기센터(두레) 원장은 단독으로 건물 구입 비용을 인출하려 했으나, 은행 측이 필요한 서류와 절차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건물 구입 자금은 여전히 별도 계좌에 보관 중인 상태다. 갈등은 새 건물 구입과 관련해 이사회가 결정한 모기지 없는 40~45만 달러 상당의 건물 조건을 두고 불거졌다. 이근무 전 이사장과 이진 총무이사는 조건에 맞는 건물 계약을 준비했으나, 김 원장은 데이케어 센터 비즈니스가 포함된 150만 달러 상당의 건물 계약을 추진하면서 의견이 엇갈렸다. 데이케어 센터는 영리 목적의 비즈니스로, 비영리단체인 서로돕기센터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전 이사장은 "데이케어 센터는 비영리단체로서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 실패 시 단체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또 데이케어 센터 운영을 위한 라이선스가 외부 인물 소유라는 점도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이사장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서로돕기센터가 한인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에 부응하며 비영리단체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간담회는 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센터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새 이사회가 구성된 후 합의에 따라 데이케어 센터 비즈니스와 새 건물 구입이 결정된다면 그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현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이사회를 정상적으로 구성하고, 필요한 절차를 준수하며 투명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을 촉구했다. 이 전 이사장은 "서로돕기센터가 앞으로도 한인사회와 지역사회에 기여하며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회연 원장은 13일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근무 전 이사장께서 사임 의사를 밝혔을 때 여러 차례 만류했으나 뜻을 돌릴 수 없었다"며 "현재 건물 구입과 관련해 의견 차이가 존재하지만, 사실과 달리 알려진 내용도 있어 억울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건물 구입 비용은 규정에 따라 진행되었으며, 김신 신임 이사장 선임 후 필요한 절차를 거쳐 이루어졌다"며 "이사회 결의 및 서류 검토를 통해 투명하게 처리했으며, 모든 과정이 정당하게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서로돕기센터의 재정적 자립 필요성을 강조하며, 건물 구입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전과 달리 한인 분들도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어져 이제는 단순히 지원에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랜트와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센터의 재정적 기반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데이케어 센터 운영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변호사의 자문을 언급하며 "비영리 기관이 데이케어 센터를 운영할 수 있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이번 논란의 일부 원인을 소통 부족에서 찾으며, "이근무 전 이사장과 연락이 원활하지 않아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며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최동춘 전 서로돕기센터 이사는 그동안 서로돕기센터의 건물 구입과 이사회 구성 등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Luke Shin서로돕기센터 정체성 비영리단체 서로돕기센터 김회연 서로돕기센터 센터 이사장직
2025.01.13. 13:52
LA 지역 한인 학생들이 벽화 그리기 봉사를 통해 한인 시니어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 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윌셔양로보건센터(원장 데이비드 김)는 2일 한인 청소년 미술 봉사단체 아리아리21(Ariari 21·대표 홍이나) 소속 한인 학생 25명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학생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주말마다 센터를 찾아 벽화를 그려왔다. 이들은 센터 내에 한국 전통을 강조한 기와 벽과 무궁화 등 한국 전통 꽃을 그렸다. 데이비드 김 윌셔양로보건센터 원장은 “벽화가 시니어들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며 “직원들도 벽화를 좋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벽화 작업은 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한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한인사회의 뿌리를 파악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조이 박(11학년)양은 “한국 전통을 살린 벽화를 한인사회에서 작업하며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LA 한인사회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홍이나 아리아리21 대표는 “현재 70% 정도 작업을 마친 상태고 이후 센터 외벽에 무궁화를 그릴 예정”이라며 “앞으로 한인사회를 나타내는 벽화 그리기 봉사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준 기자게시판 정체성 시니어 한인 정체성 한인 시니어들 시니어 마음
2025.01.02. 20:30
122주년 미주한인의 날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브루클린한인회 관계자들이 오는 9일 열리는 ‘2025년 미주한인의 날 기념대회 뉴욕행사’에 한인 동포들의 뜨거운 관심을 당부했다. 행사 홍보차 지난 27일 뉴욕중앙일보 본사를 방문한 박상원 브루클린한인회장과 임원진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기념일’을 통해 흑인의 위상이 높아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됐고, 미주한인의 날 제정 및 기념행사를 통해 한인사회 위상이 높아져 앤디 김 연방상원의원이 배출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더 많은 차세대 한인들이 미국사회의 주인이라는 책임의식을 갖고, 바람직하고 멋진 코리안아메리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오는 9일 오후 3시 KCS 뉴욕한인봉사센터(203-05 32nd Ave, Bayside, NY 11361)에서 진행된다. 행사 참여 관련 문의는 전화(678-598-3333·609-707-2788)로 하면 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인들이 아리랑 곡조에 맞춰 창조하고 개발한 국민체조운동인 ‘대한아리랑활력무’ 공연이 펼쳐진다. 대한아리랑활력무는 남녀노소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건강체조로, 박 회장은 “고령화되는 미주한인사회에 이 체조를 널리 알려 한인 시니어들의 건강도 유지하고, 우리 곡조를 타민족에게 알리는 기회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미주한인의 날 바로 전날인 12일에는 미주한인이민 122주년 기념 감사예배도 진행된다. 예배는 브루클린한인회 주최로 이날 오후 4시 브루클린제일교회(14 Gravesend Neck Rd, Brooklyn, NY 11223)에서 진행된다. 미주한인의 날 제정에 앞장섰던 최영배 브루클린한인회 14대 회장은 “지금 미국에는 200여개 민족이 각자의 정체성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며 “우리 한인들은 미주한인의 날을 기점으로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하고, 이 행사가 이민생활의 구심점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정체성 재확인 박상원 브루클린한인회장 최영배 브루클린한인회 브루클린한인회 주최
2024.12.29. 17:07
요즘 집안에 ‘틀어박혀’ 사는 한인 2세 청소년들이 많다고 하는데 주변에도 꽤 있다. 특히 젊은 한인 남성들이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게임만 하고 식사와 모든 것을 방에서 해결하면서 아예 방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 즉, 반년 이상 집에 틀어박혀 사회와의 접촉을 극단적으로 기피하는 행위를 칭하는 신조어가 있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현상이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고 미주 한인 사회와 한국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최근 방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서 일본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한다. 즉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으로 버튼 한 개만 누르면 모든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집으로 배달되기 때문에 방에서 나갈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되었기에 방에 틀어박혀 생활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틀어박혀’ 사는 젊은 남성들의 경우 우선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산다는 특징이 있다. 심지어 가족과의 접촉도 피하고 방안에 냉장고, 음료수, 그리고 간단한 다과 등을 쌓아두고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고 외톨이로 살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즉 직장에 다닐 수 없고 일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자칫 정신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매우 높아질 수 있다.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거나 정신적으로 취약한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또한 가족 내부의 사정으로 은둔형 외톨이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젊은 한인 남성들이 ‘틀어박혀’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정신의학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적 측면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크다는 정도만 언급하고자 한다.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는 한인 2세들의 경우는 정신적, 그리고 가족 내의 문제와 더불어 ‘인종’ 문제를 매일 접하고 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같은 다인종, 다민족 사회에서 내가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해결해야 한다. 특히 아시안 아메리칸의 경우 정체성 결여는 정신적 질환으로 발전한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많이 발표되고 있다. 코리안 아메리칸의 정체성을 갖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살아가고 있는 한인 2세들이 주로 ‘은둔 생활’을 하는 것이다. 미국인도 아니고, 한인도 아니고 별생각 없이 그냥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목적의식도 없고 의욕도 없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 방에 틀어박혀 살아가는 것이다. 필자는 평소 정체성 강의를 하면서 코리안 아메리칸 정체성 확립의 중요성을 매번 강조하고 있다. 정체성의 결여는 “닻을 내리지 못하고 떠도는 배와 같다” 또는 “모래 위에 고층 빌딩을 짓고 사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정체성 결여는 자신의 뿌리를 모르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자신감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회 활동을 기피하게 된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며 자신 자신을 자랑스러워하지 못하면 어떻게 다인종 다민족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한인 이민 1세대는 경제 활동에 집착하다가 자녀 교육에 소홀했던 경우가 많다. 교육은 학교에 맡기고 방치하지는 않았을까? 그러나 한인 2세들은 학교에서 ‘인종’ 문제를 접하면서 많은 고민과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이럴 때 정체성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당당히 이겨내고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반면 정체성이 결여된 학생들은 방에 ‘틀어박혀’ 사는 은둔형 사회 기피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학생들이 나오기 전에 한인 사회는 정체성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리버사이드에 도산 안창호 기념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미주 한인 정체성 교육의 산실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다 함께 참여하고 꿈을 이루어 내면 좋겠다. 장태한 / UC 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중앙시론 미국 정체성 정체성 결여 평소 정체성 자녀 교육
2024.12.03. 20:11
틱톡에서 54만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한인 코미디언이 자신의 경험을 가감없이 표현하는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25일 뉴욕타임스(NYT)는 코미디를 통해 한인 이민자의 정체성과 세대 간 갈등을 거침없이 풀어내는 영미 메이어(Youngmi Mayer)를 집중 조명했다. 메이어는 지난 1983년 한국인 어머니와 백인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사이판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 빈곤과 불안정 속에서 자란 그는 20살에 홀로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이후 당시 남편이자 셰프인 대니 보위엔과 함께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화제를 모은 레스토랑 ‘미션 차이나(Mission Chinese)’를 공동 창업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2018년 보위엔과의 이혼 이후 레스토랑을 떠나 본격적으로 코미디언으로서 길을 걷기 시작했다. 메이어의 유머는 한국 특유의 풍자와 날카로운 관찰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한식당에서 음식이 비싸다고 불평하는 한국 아줌마를 흉내 내는 그의 풍자는 한인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상황을 반영하며 큰 공감을 얻는다. 그의 유머에 대해 작가 알렉산더 치는 “한인들은 서로를 놀리는 것을 즐기는데, 메이어는 이 특성을 매우 잘 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대 간 갈등도 그의 유머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부모 세대의 생존 본능과 가난을 이해하면서도, 그들이 강요한 삶의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메이어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는 동시에 이민자 가정의 현실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메이어는 “부모님은 내가 더 나은 삶을 살길 원했지만, 내가 코미디언이 되겠다고 했을 때 ‘그게 직업이 되겠니’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최근 메이어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회고록 ‘슬퍼서 웃는 거야 (I’m Laughing Because I’m Crying)’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내며 이민자로서의 정체성과 모순, 불편함을 유머로 승화시켰다. 그는 ‘나만 이런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민자들에게 ‘우리 모두 그렇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메이어는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외부인으로 여겨졌던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자신을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사람으로 표현했다. 한편, 메이어는 책 출간 이후 진행한 북투어에서 한국 전통 판소리에서 영감을 받아 북을 치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형식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독특한 무대를 제공했다. 그는 코미디를 통해 한인 이민자들의 삶을 진솔하게 풀어내며,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전달하고 있다. 정윤재 기자코미디언 정체성 한인 이민자들 한인 코미디언 정체성 고민
2024.11.26. 19:44
증오범죄 반대 집회 참여를 계기로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깊이 이해하고 가족 관계가 회복된 한인 부자(父子)가 있어 화제다. 23일 디트로이트 지역 방송 PBS는 미시간주의 데이비드 한(부친) 씨와 마이크 한(아들) 씨에 대해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들 한 씨는 디트로이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아티스트다. 그는 한국 서예에서 영감을 받아 시각 예술과 그래피티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디트로이트 광역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들 한 씨는 처음부터 한인 정체성을 나타내는 예술 작업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태어나 한인 가정에서 자랐음에도 한인의 유산이나 정체성으로부터 거리를 두었다. 그는 자신의 웹사이트(www.thehouseofhan.com)에 9개 주를 넘나들며 이사를 25번 하는 과정에서 한인 친구들과 관계가 끊기고,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면서 한인의 정체성을 지우려 했다고 밝혔다. 또한, 부친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들 한 씨와 달리, 부친 데이비드 한 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1970년대 초반 미시간주로 이민을 왔다. 아들 한 씨가 본격적으로 아티스트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지난 2020년 12월이다. 그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1년 3월 발생한 아시아계 증오 범죄인 애틀랜타 스파 총기 난사 사건 이후다. 당시 백인 용의자 에런 롱이 아시아계 미국인이 운영하는 마사지, 스파 등 업소 4곳을 노리고 들어가 총기를 난사했다. 이로 인해 8명이 사망했으며, 그중 4명이 한인이었다. 사건 이후 부친 한 씨는 아들 마이크 한 씨를 데리고 아시아계 혐오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인종 혐오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여하며 미국에 이민 온 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영원한 외국인’으로 보이는 것에 대해 좌절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들 한 씨는 집회를 통해 본인이 잦은 이사를 하며 지역 사회에서 느꼈던 고립감과 타인종이 생각하는 아시아계에 대한 고정관념 등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집회 이후 부자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한인 가정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세대 간의 도전 과제, 부모와 자녀 간의 기대가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이를 계기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고, 아들 한 씨는 한인의 정체성을 되찾아 한국 서예에 영감을 받은 예술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들 한 씨는 이제 당당히 자신의 한인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아티스트를 넘어 ‘하우스 오브 한’이라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회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개인 웹사이트에 자신의 회사명에 ‘한’이 들어가는 이유는 단순히 본인이 한 씨여서가 아닌, 왕족의 혈통을 가진 한국 성씨(청주 한씨)에서 따왔다고 전했다. 김경준 기자정체성 한인 한인 정체성 인종 혐오 한인 부자
2024.09.23. 20:02
LA한인경제의 급성장을 견인한 주요 동력을 꼽으라면 한인은행, 자바로 불리는 한인 의류 및 원단 업계, 그리고 2010년 초반부터 불기 시작한 부동산 개발 등이다. 특히 이민 초기 한인은행들은 단순한 은행이 아니었다. 신용도 없이 이민 온 한인들이 비즈니스를 열 수 있도록 돕고 한인 업체들과 함께 발전해 왔다는 점에서 주춧돌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LA한인타운을 중심으로 시작된 부동산 개발은 한인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 한인 리저널뱅크인 뱅크오브호프의 케빈 김 행장과 LA한인타운 부동산을 주도한 제이미슨 서비스의 폴 김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인경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도 가늠해본다. ━ “2세 유입으로 산업군 다양화 활짝” 뱅크오브호프 케빈 김 행장 특정 산업이 성장 이끄는 시대 끝나 주류서도 성공한 기업이 미래 모델 한인사회, 주기적 불황 극복 저력 최대규모 한인 은행 뱅크오브호프는 BBCN과 1980년에 문을 연 윌셔은행(윌셔스테이트은행)이 합병하면서 2016년 탄생했고 한인은행 중 첫 리저널뱅크가 됐다. 미주중앙일보가 한인사회와 함께해온 것처럼 뱅크오브호프도 한인 비즈니스 커뮤니티는 물론 한인사회와 함께 성장해왔음을 알 수 있다. 뱅크오브호프를 이끄는 케빈 김 행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인 경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알아봤다. 김 행장은 지난 50년간을 돌아보면서 한인 경제가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으며, 한인금융권은 한인 경제와 지역경제에서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주 한인 경제는 미국 내 경제와 한국 경제와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서 성장해 온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경공업에서 중화학 공업으로 발전하면서 경제 대국이 되는 과정에서 한인 경제 또한 동반성장 해왔다는 것이다. 한인 이민자들은 처음에는 힘든 일을 하며 자본을 모아 소상공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여러 산업군에서 한인 기업들이 중대형 기업으로 커 가는 과정과 본국 기업들의 초고속 성장 과정이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김 행장은 “초창기 한인은행들은 한인 이민자의 창업 및 운영자금 등 비즈니스 대출이 주를 이뤘다가 점차 SBA융자와 상업용 부동산 융자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며 “한인 기업의 성장에 따른 다양한 금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 은행들도 점점 더 규모를 늘리고 역량을 키웠다”고 말했다. 현재는 한인 1세들이 피땀으로 일궈놓은 기업을 2세들이 이어받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는 과도기다. 한인은행 중에서 가장 많은 주에 진출해 있는 뱅크오브호프의 김 행장은 “전국에서 다양한 경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부모를 이어 경영 일선에 나서는 한인 2세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설명을 더했다. 김 행장이 한인 경제의 미래를 조망할 때 강조한 것은 정체성과 개방성이었다. 한인들이 한인사회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발전하되 정체성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한인타운의 변화도 이러한 경향을 보여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과거에 한인들만 찾던 한인타운 식당에 타인종 고객들이 모여 한식을 즐기고 있다.아예 일부 한식당은 타인종을 겨냥해서 한식 퓨전을 선보여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한인사회 안에 머물던 사업체들이 이제는 여러 인종의 고객을 끌어들이며 성장하고 있다. 김 행장은 이민 2세대가 한인 비즈니스 커뮤니티에 진출하면서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봤다. 한인 경제가 특정 산업군에 집중된 경향에서 벗어나 다변화하고, 비한인 사회에서도 높은 성과를 올리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 그가 보는 한인 경제의 희망적인 미래다. 김 행장은 “뱅크오브호프도 최근 몇 년간 비 한인 직원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등 비한인 은행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해왔다”며 “하지만 여전히 한인 비즈니스 사회와 굳건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한인은행이라는 정체성은 희석되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앞으로도 한인 경제의 토대로서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그의 다짐과도 일치한다. 김 행장은 마지막으로 현재 한국경제와 국내경제가 하강 국면에 있다며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 역할을 다해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한인사회는 1998년 IMF 사태,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의 파고를 이겨왔듯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불황 역시 이겨낼 저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저력을 토대로 한인들의 개척정신과 창조성이 더해진다면 미래의 한인 경제도 탄탄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글=조원희 기자, 사진=김상진 기자 ━ “한인타운만의 뚜렷한 색깔 있어야” 제이미슨 서비스 폴 김 사장 5년 예측도 어려운 급변 상황 타인종 급속 유입 기회 삼아야 K컬처센터·특화지구 조성 필요 1990년대 초반부터 상용, 주거용 건물 개발 및 신축 사업을 펼치고 있는 제이미슨 그룹은 LA한인타운 성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LA다운타운에서 웨스트LA까지 다세대 유닛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제이미슨 그룹은 개발 담당 제이미슨 프로퍼티, 매매 담당 제이미슨 리얼티, 관리 및 운영 담당 제이미슨 서비스 등 3개 회사로 구성돼 있다. 약 1800만 스퀘어피트의 상업 및 의료용 사무실, 소매, 다가구 및 주상복합 부동산으로 구성된 30억 달러 규모의 남가주 지역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제이미슨 서비스의 폴 김 사장으로부터 한인타운 현황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LA한인타운 윌셔가에 위치한 제이미슨 그룹 사무실에서 만난 김 사장은 “보통 반세기 또는 10년을 내다본다고 하는데 지금은 5년 앞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한인타운의 인구 구성이 빠르게 바뀌면서 한인 비즈니스 및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어 향후 한인타운 성장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에 따르면 10~15년 전 50~60%에 달하던 한인 세입자 비율이 최근에는 중국계 30%, 타인종이 40%를 차지하면서 30%로 감소했다. 상업용 건물 역시 한인 세입자가 25%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한인 인구 감소 추세에 대해 김 사장은 “한인 신규 이민자가 급감한 데다가 어린 자녀들이 있는 한인들이 한인타운을 떠나고 있다. 타운 내 한인 비즈니스 창업도 법률, 메디컬 관련 업체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게 줄고 있는 점도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한인타운이 성장하려면 비즈니스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한 김 사장은 “한인타운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인 2세, 3세들을 비롯해 타인종들의 발길이 이어져야 한다. 따라서 이제는 한인만을 대상으로 하기보다 타인종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창업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무엇보다 한인타운만의 뚜렷한 색깔이 필요하다. 최근 한류 붐으로 K푸드, K뷰티 등이 인기를 얻으며 채프먼 플라자 등에 2, 3세, 타인종들이 많이 몰리고 있듯이 한인타운을 K컬처 센터 또는 특화지구로 조성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제이미슨 그룹이 최근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지역이 웨스턴과 버몬트 애비뉴 사이 6가와 8가다. 김 사장은 “팬데믹 이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재택 등 원격근무로 사무실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주거유닛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6가와 8가 지역이 주상 복합 건물 개발 및 전환을 통해 거주자 및 비즈니스를 유치했을 때 통행 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지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김 사장은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주거용으로 6336유닛을 공급했으며 2000여 유닛을 추가로 건설 중이다. 상업용 임대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기존 건물을 호텔이나 아파트로 전환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특히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렌트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에 착안해 콘도미니엄 개발 및 신축에도 나설 것이다. 은퇴자 및 시니어들에도 아파트보다 월 부담액을 고정할 수 있는 콘도미니엄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박낙희 기자 [email protected]한인경제 정체성 la한인타운 부동산 한인사회 주기적 초창기 한인은행들
2024.09.22. 16:43
제임스 안 LA한인회장 “절대 부정할 수 없는 한국인의 피가 흘러” 클라라 원 국민회 이사장 “정체성 교육 소홀했던 점 1세들은 깊이 반성해야 ” 심지니 한국어 교사 “한국어 문화 못 배운 것 성인돼 후회하는 한인 많아” 장태한 UCI 교수 “한인 이민역사 가르쳐야 뿌리에 대한 공감대 형성” 송정훈 변호사 “세대가 차이를 인정해야 후세교육 시작될 수 있어” 제임스 안(44) LA한인회 회장은 LA토박이다. 한인 2세로 원래는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하다. 그가 지금처럼 한국어를 편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된 건 2년 전 한인회장을 맡고나서 부터다. 안 회장은 “한국말 하나도 못하고 여기서 태어난 2세, 3세들이 한국 인천 공항에 첫발을 내디딜 때 묘한 기분을 느끼는 걸 아느냐”고 했다. 내재된 정체성이란 그런 것이다. 딱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뿌리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이다. 그러면서 2002년 월드컵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미국에 살고 있고, 영어밖에 못하는데 순간 ‘내가 왜 한국을 응원하고 있지’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절대 부정할 수 없는 ‘한국인’이라는 피가 나에게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세대 한인 이민자에게 생존은 화두였다. 먹고 살아야 했다. 힘들수록 이민 생활의 고단함을 자식에게만큼은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더 유창한 자녀가 되길 원했다. 좋은 대학에 보내야 했고, 주류 사회에서 활동하길 원했다. 그만큼 이민 생활의 고충을 대물림하는게 싫었던 것이 의사, 변호사 등 소위 ‘사’자 직업을 가진 2세들이 다수 배출된 이유이기도 하다. 대한인국민회 클라라 원 이사장은 “그렇다보니 우리는 자녀 세대와 함께 나들이를 갈 우리 민족만의 필드가 없었다”며 “1세대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이민 세대와 요즘 세대의 인식은 모든게 달라졌다. 한인들의 경제력, 문화적 수준이 높아졌다. 이는 정체성 교육의 부재와 관련, 반작용 현상이 발생하는 결과를 낳았다. 오히려 지금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2세가 많아졌다. 풀러턴 교육구의 심지니(37) 한국어 프로그램 교사는 1.5세다. 초등학교 3학년때 가족을 따라 미국에 와서 북가주에서 자랐다.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없었다. 한국 문화, 역사 등에 대해서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이는 한국어 교사가 된 이유 중 하나였다. 심 교사는 “오히려 그런 배경에서 자란 한인들이 정체성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한국어, 문화 등을 배우지 않았던 점을 성인이 되고 나서 아쉬워하더라”며 “지금은 그렇게 자란 한인 2세들이 오히려 정체성을 더 중시하면서 자녀들에게도 한국어를 가르치고자 하는 동기, 분위기 같은 게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례로 풀러턴 교육구의 경우 명문 공립인 라구나로드초등학교, 팍스주니어중학교 등에는 이미 한국어 이중언어반이 개설돼 있다. 매년 대기 명단이 생길 정도로 인기다. 물론 정체성 교육에 있어 생겨나는 지역적 편차는 한인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한인 다수 거주 지역인 LA나 오렌지카운티 등과 달리 소도시의 한인들은 한국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한인 인구 등에 따라 뿌리 교육의 사각지대가 지역적으로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편차를 줄이는 일은 학계에서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UC리버사이드 장태한 교수(소수인종학)는 “코리안-아메리칸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를 위해서 한인 이민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이곳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에게 한국의 역사는 매우 먼 이야기라서 그들이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며 “이 간극을 좁히려면 정체성에 대한 뿌리를 고민해볼 수 있는 한인 이민 역사 교육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장 교수가 한인 이민 역사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한인 이민 역사는 미국 역사의 일부라는 점이다. 둘째는 한인 차세대가 한인 이민사를 통해 자신의 뿌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서다. 장 교수는 “미주 한인사는 ‘코리안-아메리칸’에게 있어 정서적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한국과 일종의 중재 역할을 하게 된다”며 “일본계 커뮤니티는 그 부분을 소홀히 하다가 4~5세대로 넘어가면서 대부분 정체성이 많이 희석된 상태”라고 경고했다. 한인 사회는 교회와 함께 태동했다. 한인들이 교회와 아직도 밀접한 이유다. 타 커뮤니티에 비해 한인 사회에서는 교회가 단순히 종교적 역할을 넘어 한인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기능을 해왔다. 이 때문에 한인 교회는 이민 사회의 축소판으로도 불린다. 송정훈 전도사는 한인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 단체인 JC브릿지미니스트리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기독교 집회 등을 열며 한인 청소년들을 신앙적으로 돕고 있다. 동시에 그는 가주에서 이민법 전문 변호사(JC스탠드로펌)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교회를 보면서 정체성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한다. 송 변호사는 “교회 내 1세대와 2세대 사이의 소통 부재로 차세대에게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전수해주지 못하고 있는 게 아쉽다”며 “이 때문에 소외감을 느낀 2세들이 미국 교회로 가거나 아예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한인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말했다. 뿌리 교육을 위해서는 세대 간 언어, 문화, 가치관의 차이가 존재함을 인정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차세대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세대 간 차이를 극복하고 한인의 정체성을 공유할 기회가 확대된다는 것이다. 송 변호사는 “앞으로 한인 사회의 존립 여부는 단순히 언어와 가치관의 보존뿐 아니라 한인들이 주류 사회에 적응하면서도 고유한 정체성을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지에 달려있다”며 “그 부분이 가능하다면 앞으로 한국 문화의 자부심 속에서 한인사회는 지금처럼 여전히 강력하게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매번 한인타운 인근의 리틀도쿄를 보면서 미래를 고민한다. 그는 “리틀도쿄에 가면 사실상 일본계의 뼈대만 남아있지 사실상 언어도, 문화도 없어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한인타운이 미래에는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안 회장은 “한인타운의 식당들만 가봐도 겉은 한식당인데 이미 상당수 손님이 타인종들”이라며 “이는 지난 수십 년 사이 한인타운도 많이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우리의 정체성을 보존할 수 있어야 한인타운 역시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보존하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뿌리가 뽑힌다. ‘코리안-아메리칸’이 곧 우리의 미래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정체성 교육 정체성 교육 한인 이민역사 한인 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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