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조은혜 기자] 베네수엘라가 일본과 미국을 차례로 격파하고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정상에 오른 가운데, 한화 이글스의 요나단 페라자가 팀 동료들에게 커피를 돌리며 고국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WBC 결승전에서 미국을 3-2로 꺾었다. 일본을 8강에서 잡고, 이탈리아를 4강에서 넘은 베네수엘라는 결승에서 미국까지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8강에서 일본을 꺾은 것부터 이변이었다. 2006년 WBC 대회가 시작된 후로 일본이 4강에 진출하지 못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반면 베네수엘라는 역대 최고 성적이 4강 진출.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예상을 뒤엎고 일본을 8-5로 제압하고 4강 티켓을 따냈다. 페라자는 베네수엘라가 일본을 꺾은 뒤 선수단에게 커피를 돌렸다. 페라자는 "이번 WBC는 정말 특별했다. 예전에도 본 적은 있지만, 그 때는 어릴 때였고 이번이 더 값지게 느껴졌다"며 "그런 소중한 감정들을 팀원과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인들이 커피를 좋아하는 만큼 커피로 같이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커피를 사게 됐다"고 설명했다. 준결승에서 이탈리아를 만난 베네수엘라는 4-2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서 미국을 만났고, 미국을 3-2로 잡고 역사상 최초의 우승 대업을 이뤘다. 베네수엘라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WBC 우승 후 우승 이튿날을 국가 경축일이자 휴일로 지정하며 우승의 기쁨을 고취시켰다. 페라자는 "나도 WBC에 당연히 가고 싶었지만 베네수엘라는 정말 좋은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아쉽게도 모든 선수가 다 참여할 수는 없었어도, 똑같은 감정으로 대회를 즐겼다"고 얘기했다. 베네수엘라의 우승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는 "그룹에서 가장 약체라는 코멘트들도 있었는데, 그런 얘기를 오히려 동기부여로 삼았던 것 같다. 당연히 일본, 미국 등 좋은 팀들과 상대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좋은 쪽으로 승화시키는 힘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조은혜([email protected])
2026.03.19. 8:30
ECB 금리 동결…올해 물가전망 2.6%로 상향(종합2보) "단기적으로 인플레 영향…이후는 전쟁 강도·기간에 달려" "에너지 가격 최악 시나리오서 올해 물가상승률 4.4%"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19일(현지시간) 예금금리를 비롯한 3대 정책금리를 모두 동결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연 2.00%)와 기준금리(2.15%), 한계대출금리(2.40%)를 모두 변동 없이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CB는 이날 분기별 경제전망에서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6%로 대폭 올렸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0%에서 0.9%로 낮췄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은 1.8%에서 2.0%로, 경제성장률은 1.4%에서 1.3%로 소폭 조정했다. ECB는 "중동전쟁으로 전망이 상당히 더 불확실해졌고 인플레이션에 상방, 경제성장에는 하방 위험이 생겼다"며 전쟁 영향을 경제전망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또 "전쟁이 에너지 가격을 올려 단기 인플레이션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기적 영향은 분쟁 강도와 기간,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물가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ECB는 이날 분기별 경제전망과 별도로 에너지 가격 등락에 따른 시나리오도 내놨다. 국제유가가 올해 2분기 배럴당 145달러, 천연가스는 메가와트시(㎿h)당 106유로로 정점을 찍고 천천히 하락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 내년은 4.8%로 추산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가격이 비싼 상태를 계속 유지하면 간접적, 2차 효과를 통해 전반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금리 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를 맞은 2022년에는 물가상승률이 이미 6%였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요가 억눌린 상태였다며 지금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ECB는 당시 금리 인상을 너무 늦게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금리 동결로 유로존 통화정책 기준인 예금금리와 한국 기준금리(2.50%)의 격차는 0.50%포인트(p)로 유지됐다. 유로존과 미국(3.50∼3.75%)의 금리 차이는 1.50∼1.75%p다. ECB는 2024년 6월부터 1년에 걸쳐 예금금리를 2.00%p 내린 뒤 지난해 7월 이후 이날까지 여섯 차례 회의에서는 모두 동결했다. 시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ECB가 올해 안에 한 차례 정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3주차에 접어들고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연내 3차례 인상 전망까지 등장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근처, 천연가스가 ㎿h당 70유로 선을 유지하는 경우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관측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계연
2026.03.19. 8:26
유가비상 美, 이란원유 제재유예 검토…비축유 추가방출도 시사(종합) 베선트 "해상에 묶인 이란산 원유 1억4천만 배럴 제재 풀수도" "선물시장 개입은 안해"…'연준 남겠다' 파월엔 "역사규범 벗어나"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전세계 원유 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는 방편으로 유조선에 실린 채 묶여 있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조만간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출연, "앞으로 며칠 내로 해상에 있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며 "약 1억4천만 배럴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계산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이는 이란이 계속 밀어내고 있던 물량으로 약 10일에서 2주 정도의 공급에 해당하며 (원래는) 전량 중국으로 갔을 것"이라며 "본질적으로, 이란산 원유를 활용해 이란을 견제하면서 향후 10∼14일간 유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하루 1천∼1천400만 배럴의 공급 부족이 발생한다고 보면, 이는 약 3주간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물량이라고 덧붙였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여러 수단을 갖고 있고 추가로 할 수 있는 것도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략 비축유(SPR)를 언급하며 "일부 국가는 추가로 (방출) 할 것"이라며 "미국이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일방적으로 추가로 SPR을 방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SPR 중 1억7천200만 배럴을 약 4개월에 걸쳐 방출하기로 지난 11일께 결정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은 또 "미 재무부가 (원유) 선물 시장에 개입할 거라는 추측이 있는데, 우리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실물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지 금융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베선트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를 위한 파병 요구와 관련, "시간이 가면서 상황은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아마도 일부 아시아 동맹국들이 전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는 않겠지만, 결국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호위하는 일종의 글로벌 연합군이 결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이득을 얻는 이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예정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과 관련한 질문엔 "우리는 총리와 매우 좋은 논의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대통령은 그와 매우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답했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은 원유 공급량의 90∼95%를 걸프만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소해정 및 기뢰탐지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일본이 대규모 전략비축유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추가로 시장에 방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한 케빈 워시와 미 의원들 간 면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에 대한 연방 검찰의 수사가 중단될지 언급은 피했다. 워시 후보자의 상원 인준은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법무부가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를 멈출 때까지 워시 후보자 인준 절차를 보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전날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법무부의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과다 지출 의혹 수사가 끝날 때까지 연준 이사직을 지키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역사적 규범에서 벗어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연준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로 남았던 사례는 정부에서 잔류를 요청했던 때 한 번뿐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게 이사직을 계속 맡아달라고 요청할 거라 상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연숙
2026.03.19. 8:26
WTO "중동전쟁에 글로벌 무역 증가율 0.5%p 깎일수도" "에너지 위기시 1.9%→1.4%…GDP 성장률도 0.3%p 줄 것"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글로벌 상품 무역 증가율이 1.9%로 작년 4.6%보다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 1.4%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일(현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WTO는 중동 전쟁이 3주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표한 반기 무역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에너지 가격의 지속 상승은 식량 안보, 소비자 및 기업 비용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글로벌 무역 리스크를 증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WTO는 중동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서 올해 경제·무역 전망을 두 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에선 상품 무역이 1.9%, 서비스 무역이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에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상품 무역 4.6%, 서비스 무역 5.3%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것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올해와 내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각각 2.8%로 작년(2.9%)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WTO는 이같은 시나리오는 무역 정상화를 전제로 한 것으로 기술 상품, 디지털 서비스 무역 증가와 전면적인 무역전쟁 위기의 완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원유·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연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게 전제다. 이에 따르면 상품 무역 증가율은 1.4%로 0.5%포인트, 서비스 무역 증가율은 4.1%로 0.7%포인트, GDP 성장률은 2.5%로 0.3%포인트 깎일 것으로 전망됐다. 오콘조-이웰라 총장은 "WTO 회원국들이 예상 가능한 무역 정책을 유지하고 공급망 탄력성을 강화함으로써 완충 작용을 돕고 전 세계 사람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연
2026.03.19. 8:26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1기 출범에 맞춰 열린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노동자들 입장에서 해고는 죽음”이라며 “기업이 원하는 고용 유연성에 대해 노동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충분한 사회안전망’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며 “긴 목표를 가지고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노동계가 고용 유연성을 양보하는 대신, 이로 인해 혜택을 보는 기업이 사회안전망 강화 비용을 부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대통령의 구상은 유연성(Flexibility)과 안정성(Security)을 결합한 덴마크식 유연 안정성(Flexicurity) 모델에 가까워 보인다. 덴마크는 기업이 해고는 쉽게 하되, 실업급여의 기간·금액을 높이고 직업 재교육을 강화하는 정책을 노사정 대타협으로 확립해 왔다. 북유럽의 유연 안정성은 조직률 높은 노조, 두터운 실업급여,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뒷받침했다. ‘해고는 죽음’이라는 노동계의 호소를 가벼이 들어서는 안 되지만, 뒤집어 보면 그 자체가 기존 일자리에 대한 과잉보호를 방증한다. 노동생산성에 맞는 임금을 받고 있다면 해고돼도 다른 일자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대기업·정규직이 노조의 과잉보호를 받으며 노동생산성을 웃도는 임금을 만끽하는 반면, 중소기업·비정규직 노동자는 더 힘들어지는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가 굳어졌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노조·대기업·정규직은 무노조·중소기업·비정규직에 비해 근속 기간은 4.8배, 임금은 2.4배라고 했다. 신규 채용 가운데 대기업·정규직 근로자는 2%에 불과하다. 청년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로 가는 문이 사실상 닫혀 있는 셈이다. 2월 청년 실업률이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7.7%)으로 치솟은 데엔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노사의 주고받기가 잘되려면 상호 신뢰와 균형 잡힌 정부 정책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노란봉투법 시행, 노동자 추정제, 정년 연장 논의, 근로시간 단축 등 일련의 정부 정책이 기업에 부담을 주는 친노동 편향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산업 현장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노란봉투법 보완부터 정부는 서두르기 바란다.
2026.03.19. 8:24
[OSEN=고용준 기자] 이 보다 편안할 수 있을까. LCK 1번 시드로 이번 퍼스트 스탠드 우승 후보 0순위로 거론되는 젠지가 북미 맹주 라이언을 셧아웃으로 가볍게 요리하며 4강 토너먼트 녹아웃 스테이지에 안착했다. 젠지는 19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라이엇 게임즈 아레나에서 열린 2026 퍼스트 스탠드 그룹 스테이지 B조 승자전 라이언과 경기에서 전 선수가 고르게 활약하면서 가볍게 3-0으로 승리, B조 1위를 차지하면서 BLG에 이어 두 번째로 4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젠지는 A조 2위와 4강 토너먼트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A조 2위는 피어엑스와 G2경기의 승자가 이름을 올리게 된다. 패배한 라이언은 B조 최종전에서 4강 진출을 다시 한 번 타진하게 됐다. 1세트는 라인전 단계부터 전술 전략까지 흠잡을데 없이 라이언을 압도한 젠지의 완벽한 압승이었다. 선픽으로 선택권을 행사한 젠지는 오리아나 선픽 이후 세라핀과 자르반4세로 픽 1페이즈를 정리했다. 남은 톱과 원딜은 레넥톤과 미스 포츈으로 채우면서 조합을 구성했다. 시작부터 봇 라인을 적극적으로 흔들면서 ‘룰러’ 박재혁을 성장시킨 젠지는 20분경 글로벌골드 격차를 7000 이상 벌리면서 사실상 굳히기에 들어갔다. 라이언이 일발 역전을 노렸지만, 젠지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드래곤의 영혼을 완성한 젠지는 상대에게 더 이상의 시간을 주지 않고 본진으로 쇄도해 1세트를 손쉽게 정리했다. 2세트 위기가 있었지만 이변은 없었다. 1세트 패배에 2세트 후픽을 선택해 필사 항쟁 의지를 드러낸 라이언이 초중반 젠지를 압박하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갔다. 라이언은 ‘기인’의 암베사를 최대한 견제하면서 킬 포인트를 야금야금 챙겼다. 하지만 파워랭킹 1위 젠지의 저력은 어디 가지 않았다. 집요하게 암베사를 노리고 들어온 라이언의 노림수를 기막히게 파훼하면서 단번헤 흐름을 뒤집었다. 교전 승리로 템포를 다시 끌어올린 젠지는 바론 사냥 이후 여세를 몰아 25분대에 라이언의 넥서스를 접수했다. 1, 2세트를 25분대에 잡아낸 젠지는 3세트도 25분대에 정리하며 셧아웃 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벼랑 끝에 몰린 라이언이 초반 젠지의 봇 듀오를 노리고 정글러 라인 개입을 통해 기회를 엿봤지만, 역으로 ‘룰러’의 재치있는 플레이로 젠지가 빠르게 스노우볼을 굴려나가게 됐다. 봇 뿐만 아니라 탑과 미드, 전 라인에서 킬을 올리면서 치고 나간 젠지는 5분만에 글로벌골드 격차를 2000 이상 내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라인 주도권과 챔피언의 파밍 차이로 인해 라이언에게 기회는 생기지 않았다. 젠지는 30-8이라는 일방적인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25분만에 3세트를 정리, 3-0 완승을 매조지었다. / [email protected] 고용준([email protected])
2026.03.19. 8:22
[OSEN=최이정 기자] 불륜이라는 주홍글씨는 여전하지만, 그들만의 세상은 견고하고 평화로웠다. 감독 홍상수와 배우 김민희가 두 살배기 아들과 함께 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며 다시 한번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19일 오전, 홍상수와 김민희가 경기 하남시 미사숲공원에서 어린 아들과 함께 산책에 나선 근황이 공개됐다. 세 식구의 단란한 모습이 포착된 것은 약 1년 만이다. 이날 현장에서 단연 눈에 띈 것은 '늦둥이 아빠' 홍상수의 변화였다. 어느덧 성성한 흰머리가 가득해진 홍상수는 직접 유모차를 밀며 아들을 살뜰히 챙겼다. 회색 재킷에 남색 와이드 팬츠, 선글라스를 매치한 그는 주변의 시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오로지 아이에게만 시선을 고정하며 '아들 바보'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 곁을 지키는 김민희 역시 독보적인 아우라를 풍겼다. 수수한 베이지 재킷과 화이트 팬츠 차림에 모자를 푹 눌러썼지만, 여전히 예쁜 미모와 특유의 분위기는 감출 수 없었다. 김민희는 직접 유모차를 끌며 아이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는 등 평범한 '엄마'의 일상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이었다. 최근 인천공항 목격담에 이어 1년 만에 공식적으로 포착된 이들은 마스크조차 쓰지 않은 채 당당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들의 아들은 신생아 시절보다 훌쩍 자란 모습이었다. 많은 시민이 두 사람을 알아봤음에도, 이들은 개의치 않고 아이와의 교감에만 집중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2017년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공식 선언한 뒤 8년째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두 사람. 홍상수 감독은 본처와의 이혼 소송 기각에도 불구하고 김민희와의 동행을 멈추지 않았고, 지난해 4월 아들을 품에 안으며 그들만의 '가족'을 완성했다. 이들의 견고한 관계는 홍상수의 영화 속에서도 고스란히 투영되어 왔다. 2020년 영화 '도망친 여자' 속 감희(김민희 분)의 대사는 마치 두 사람의 실제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 '도망친 여자'에서 영순(서영화 분)은 감희(김민희 분)에게 남편에 대해 묻자 "우린 매일 붙어있어요. 뭐 떨어 본 적이 없어요...5년동안 단 하루도 떨어져본적 없어요. 그 사람이 그렇게 살고 싶대요. 사랑하는 사람은 무조건 붙어있어야한다고 그렇게 말하더라고요"라고 말한다. 이에 영순이 "대단하다 니네"라고 감탄하자 감희는 "우린 많이 맞는 거 같아요, 그렇게 붙어있는데도 좋은 순간이 꽤 많아요. 하루에"라고 이야기한다. 또 다른 친구 수영(송선미 분)은 감희에게 "너는 니 남편을 정말 사랑하는 거 같아?"라고 묻자 감희는 "나? 글쎄 몰라 그게 증명서 찍어내는 그런건 아니니까. 그런데 매일 사랑한다고 느낄 수 있으면 그러면된거 같아. 사랑하는구나 사랑받는 게 이런거구나"라며 스스로 운이 좋다고 말한다. "다 짝이 있겠지"란 말도 남기며. 두 사람은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유로운 영혼'을 자처하며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65세 아빠 홍상수와 43세 엄마 김민희.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지만, 포착된 세 식구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해 보였다. /[email protected]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최이정([email protected])
2026.03.19. 8:22
더불어민주당이 후반기 국회에서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할 수도 있다면서 국민의힘의 법안 처리 협조를 압박하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상임위원장 여야 배분 문제가 국민들께 고통을 주고 국정 발목잡기용으로 전락한다면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후반기 원 구성 때 상임위원회를 다 가져올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국회의 18개 상임위원장을 의석수 비율로 배분하는 국회 관례를 무시하겠다는 것이다. 민생과 개혁을 위한 입법이 지체된다는 명분이 있다 하더라도 의회주의의 미덕이자 불문율인 상임위원장 배분을 훼손하는 발상은 매우 부적절하다. 숫자를 앞세워 관행을 깨는 순간, 견제와 균형의 민주주의 원리는 흔들리고 다수 독재의 위험성은 커지기 때문이다. 현행 국회법은 투표로 위원장을 선출하게 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한 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가져갈 수 있다. 그러나 법에 근거가 있어도 역대 국회가 관행을 따르려고 노력한 것은 야당의 견제도 다수결 못지않게 의회주의의 한 축을 이룬다는 믿음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제1 야당이 무기력한 정치 상황에선 야당 상임위원장은 사실상 마지막 견제 장치인 셈이다. 국민의힘은 “야당을 배제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반발했다. 정부의 입법이 야당 상임위원장의 비협조에 발목을 잡히는 것 또한 비난받아야 한다. 상임위원장 독식 카드가 나온 것도 이재명 대통령이 “상속세법,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야당이 정무위원장이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한 데 따른 일이다. 현재 정무위원장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며, 올해 법안 소위가 한 번도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 여당의 분노가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고 상임위원장 배분 관례까지 흔드는 것은 과하다. 민주당은 지금도 통상 야당이 갖던 법사위원장을 차지하고 그 힘과 의석수를 바탕으로 사법 3법 도입 등의 입법 독주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야 모두 의회주의를 훼손하는 손쉬운 선택을 멈춰야 한다. 정부는 이 대통령의 말대로 공무원들이 야당을 찾아 읍소라도 하는 등 지혜로운 해법을 먼저 찾길 바란다.
2026.03.19. 8:22
내일(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가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는 거대 야외 공연장이 된다. 3년9개월 만에 7명 완전체가 된 방탄소년단(BTS)의 컴백쇼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이 펼쳐지면서다. 2013년 데뷔 당시 무명에 중소 기획사(현 하이브) 소속이었던 BTS는 ‘너 자신을 사랑하라(Love Yourself)’라는 일관된 메시지로 전 세계 10대들을 사로잡았다. 공동체 개념의 글로벌 팬덤 ‘아미’를 3000만 명 규모로 키우며 한국은 물론 세계 대중문화사를 새롭게 작성해 왔다. 하루 전날 공개되는 다섯 번째 정규 앨범 ‘아리랑’과 21일 컴백쇼는 K헤리티지, 한국 문화유산을 선명하게 각인시키려는 모양새다. 한국적 정한을 콘셉트로 한 ‘아리랑’의 14곡을,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는 역사 공간인 광화문 무대에서 공연한다. 1시간가량의 컴백쇼를, 미국 수퍼볼 하프타임 쇼를 연출한 프로듀서 해미시 해밀턴이 총연출을 맡아 공룡 OTT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라이브로 송출한다. 3억 명으로 추산되는 넷플릭스 가입자 가운데 동시 접속 숫자가 얼마나 될지 점치기 어렵지만 “동시에 경험하는 라이브 이벤트는 강력한 결속력과 집단 기억을 만든다”(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진단을 고려하면 세계인들에게 K헤리티지의 추억을 심을 절호의 기회다. 광화문이 왕과 백성이 소통하던 역사 공간(월대)이나 촛불 군중이 집결하는 민주 공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K컬처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문화 공간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경제 효과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컴백쇼의 경제 효과를 1억7700만 달러(약 2700억원)로 추산했다. 광화문 일대에는 26만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아미들의 성지순례가 이미 시작됐다. 서울 용산에 있는 BTS 소속사 하이브 사옥 주변 카페 등에는 외국인만 보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종로·중구 일대의 테러 경보 단계를 격상하고 6000명이 넘는 경찰을 투입해 안전관리를 한다고 하지만 안전에 관한 한 지나쳐도 나쁠 것은 없다. 이재명 대통령도 SNS를 통해 안전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당부했다. 세계인은 공연만 보고 돌아가지 않는다. 안전하고 흥겨운 컴백쇼는 우리 모두가 만들어야 한다.
2026.03.19. 8:20
지난 16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중개업자가 액화석유가스(LPG) 통을 내리는 모습을 시민들이 줄을 선 채 바라보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가스대란을 겪고 있는 네팔에선 13일부터 빈 LPG 용기를 절반만 채워주는 취사용 가스배급제를 시행 중이다. [EPA=연합뉴스]
2026.03.19. 8:18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이 A-10 공격기와 아파치 공격헬기가 호르무즈해협의 이란 고속 공격정을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인 의장은 19일(현지시간) 국방부(전쟁부) 청사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A-10과 아파치 헬기가 현재 이란 남부 측면의 목표물을 타격하고 있다”며 “A-10은 이란이 사실상 해상 통행을 차단한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의 고속 공격정을 공격 중”이라고 말했다. A-10은 100m 이하 저공에서 저속으로 자유자재로 기동하며 전차와 장갑차 등을 공격할 수 있다. 아파치 헬기도 대전차 미사일, 대공 미사일, 기관총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둘 다 ‘탱크 킬러’란 별명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미군의 현대화 전략에 맞물려 퇴역 수순을 밟고 있었다. 그런 A-10과 아파치가 작전에 투입된 건 이란의 소형 고속 공격정 공격에 유용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란은 가장 좁은 지점 폭이 약 34㎞에 불과한 호르무즈해협 연안에서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고속 공격정이 집단으로 공격하는 ‘모기 함대’ 전술을 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10에 장착된 30? 기관포는 이란 목표물에 대항한 공격에서 유용함을 입증해 왔다”고 전했다. 한편 헤그세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비판적인 언론들을 지목하며 “이 분쟁이 시작된 지 불과 19일 만에 우리가 다소 끝없는 심연, 영원한 전쟁 또는 수렁에 빠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어 하지만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종전 시점에 대해선 “명확한 시간표를 정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승호([email protected])
2026.03.19. 8:18
대중정당은 거액의 후원자 없이 일반 당원의 당비로 운영된다. 정당들이 경쟁을 줄이고 국고 지원을 공유하면 카르텔정당이라 한다. 우리 정당들은 어느 쪽일까. 점점 분명해지는 사실이 있다. 큰 당일수록 선출직 공직자가 되고자 하는 후보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큰 돈을 번다는 것이다. 이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라면 ‘새로운 정당 유형의 출현’으로 국제학계에 보고될 만한 일이다. 정당이 공직 진출권이라는 독점 상품으로 권리금을 받아 번성하는, 거대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했음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국민의힘도 다르지 않지만, 이번 선거에서 압승이 예상되는 민주당은 안성맞춤 사례다. 공천권 장사하는 거대 정당 후보자의 헌신을 이용해 번성 선거 비용의 사후 보전을 유혹 새로운 정당 유형의 출현 예고 국고보조금이 민주당 운영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총수입 가운데 가장 큰 항목은 이월금이다. 올해 1월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2024년 정당의 활동개황 및 회계보고’를 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이월금 합계는 2489억이다. 국고보조금 합계는 1884억에 그쳤다. 2026년 올해는 훨씬 더 큰 규모의 이월금이 발생할 텐데, 비결은 특별당비에 있다. 민주당의 당비는 일반당비, 직책당비, 특별당비로 구성된다. 2024년 당비 총액은 376억원이었다. 그런데 특별당비 부분에서 놀라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은 3월 중순 현재 후보자등록과 심사를 마치고 예비경선에 들어갔다. 등록비는 1인당 50만원, 심사비는 기초의원 3백만원, 광역의원 4백만원, 기초단체장 6백만원, 광역단체장 8백만원 정도였다. 경선기탁금은 선거구 크기에 따라 다른데, 심사비와 큰 차이는 없었다. 후보들이 낸 이 돈을 민주당은 “반환하지 않는 특별당비”로 잡는다. 전체 규모는 얼마나 될까. 경쟁률을 일률적으로 3대 1로 낮게 가정하는 대신 금액 감면이나 면제 사유 등 기타 조건을 무시하고 결과를 추정해 보자. 17개 광역단체장 후보는 51명으로 가정했다. 1인당 등록비·심사비·기탁금은 1650만원이다. 총액은 8억원이다. 같은 방법으로 226개 기초단체장 후보는 총 678명이고, 1인당 납부한 1250만원의 총액은 85억원이다. 872개 광역의원과 2988개 기초의원 후보도 3배수로 계산하면 각각 222억원과 583억원이다. 다 더하면 총 898억원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민주당이 걷은 당비 전체(376억원)의 2.4배나 되는 돈을 오로지 특별당비로, 그것도 2개월 반 만에 걷은 대기록이 아닐 수 없다. 직책당비라고 다를까. 그렇지 않다. 직책당비를 내는 당직자의 상당수는 공직 후보 희망자다. 그들의 직책당비는 미래의 공직 희망 후보자가 미리 납부한 돈에 가깝다. 당 소속 공직자도 다르지 않다. 그들 역시 당내 경선을 거쳐야 그 자리에 간다. 그들 가운데 시·도지사는 월 1백만원, 기초단체장은 월 50만원, 광역의원은 월 20만원, 기초의원은 월 10만원의 직책당비를 낸다. 미래의 당 소속 지방 공직자가 낼 직책당비만 연 30억원에 이를 것이다. 일반당비도 마찬가지다. 일반당비를 내는 권리당원의 절반 이상은 지금의 후보자들이 매집한 당원들이다. 이들이 낸 당비는 대납되거나 보상받는다. 이 비용 역시 후보자들이 감당해야 한다. 1백만 명 정도의 권리당원 가운데 50만 명이 매집 당원이라면 그들의 6개월 당비 30억원도 후보자들의 부담이다. 이 모든 일이 후보자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미 적지 않은 돈을 내고 썼다. 4월 예정인 본경선과 결선투표 때는 여론조사비를 포함해 또 돈을 내야 한다. 경선에서 탈락하면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다. 몇 표를 얻었으며 왜 탈락했는지조차 당은 말해주지 않는다. 항의해도 소용이 없다. 비밀투표가 아니라 비밀 개표가 당의 원칙이라는 말만 들을 것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한 가맹주의 처지보다 훨씬 못하다. 당은 돈을 받고 경선을 관리만 할 뿐, 하는 게 없다. 이념도 정책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럴 실력도 없다. 그저 상대 당이 승리하면 나라 망한다는 적대적 공포심을 자극하는 것이 전부다. 당원들은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는다. 후보 각자가 알아서 유급 선거운동원을 돈 주고 구매해야 한다. 상황이 이러하니 당선되면 후보자들은 그간 지출한 천문학적 비용을 보전할 은밀한 방법을 찾는다. 말로만 풀뿌리 지방선거일 뿐, 실제로는 돈 잔치가 우리의 지방선거이자 정당정치가 되었다. 대중정당은 가치를 공유하는 당원들이 당비를 걷고 선거운동을 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카르텔정당은 국고에 의존하고 그에 책임을 지는 공기업에 가깝다. 형태는 달라도 이들은 자기 당을 대표하는 공직 후보자를 길러내는 최소한의 정당 기능을 한다. 우리는 어떤가. 당은 공직 후보자 양성 기관이 아니다. 후보들은 알아서 성장해야 한다. 공천을 받으려면 당원을 매집하고 직책도 맡고 막대한 당비를 내야 한다. 기묘한 정당 생존법이 아닐 수 없다. 박상훈 정치학자
2026.03.19. 8:18
'DJ 키즈' 출신인 김민석 국무총리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정치적 유산을 기리며 이재명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 정통성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19일 저녁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김대중 정치학교 제10기 개강식' 축사에서 "김대중이 없었으면 노무현이 없었고, 김대중이 없었으면 문재인이 없었고, 김대중이 없었으면 이재명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보다도 김대중으로부터 배우고자 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탁월하게 지금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워서 우리가 함께 믿고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을 "'한국 정치사의 교과서'"라면서 "그로부터 배운 민주주의가 오늘날의 꽃을 피웠다"고 평가했다. 특히 과거 김 전 대통령이 변절한 정치를 거부하고 단호한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해 정권 교체를 이뤄낸 점과 이후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새천년민주당을 통해 통합 정치를 실천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를 "놀라운 통합 정치의 교훈"이라 짚었다. 최근 미국과 스위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김 총리는 이번 외교 일정 중에도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 대통령이 놓았던 정보기술(IT) 강국의 씨앗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AI 강국의 꿈을 꿀 수 있었다"며, "김대중이 놓았던 문화 국가의 씨앗이 있기 때문에 오늘날 방탄소년단(BTS)을 포함한 놀라운 문화적 융성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북 현안과 관련해서도 "김대중이라는 대정치가가 놓았던 한반도 평화의 씨앗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평화의 노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미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을 만나 한미 관세 협상부터 여러 현안을 논의했으며, 북한과 관련해 모종의 제안을 드리고 일정한 반응도 확인했다"고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고성표([email protected])
2026.03.19. 8:17
중동전쟁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해양경찰이 19일 부산항 4부두에서 해상 석유 불법 유통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해경은 석유 관련 ‘어업용 면세유 개인차량 사용’ 등의 불법행위를 4월 말까지 집중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다. 송봉근([email protected])
2026.03.19. 8:16
이스라엘군이 이란 북부 카스피해와 이에 인접한 항구도시 반다르안잘리를 공습해 이란 해군 함정 여러 척과 주요 해군 시설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18일(현지시간) 이란 해군의 초계함 1척과 미사일 탑재 고속정 4척을 비롯해 다수의 보조함과 경비정, 해군 지휘본부, 조선소 등을 파괴했다면서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9일 전했다. 피격된 함정 중 일부는 항구에 정박 중이었으며 일부는 해상에서 작전 중에 타격을 받았다고 이스라엘군은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카스피해의 이란 함정들이 이스라엘 영토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지만 이란 군사력 전체에 타격을 주기 위해 이번 작전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특히 미사일 탑재 고속정들은 대공 방어 능력이 있어 이란 상공에서 작전하는 이스라엘 공군기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이스라엘이 이란 북부 카스피해 지역을 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지혜([email protected])
2026.03.19. 8:16
한 편의 부조리극 같다. 검찰 개혁에 대한 ‘당·정·청 협의안’ 발표 전후, 여권은 이치에 맞지 않는 연극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관객과 소통이 안 되는 부조리극처럼 당·정·청의 말잔치는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가장 궁금한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폐는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했을 뿐 가타부타 설명이 없다. 무소불위의 정치 검찰을 개혁하는 것엔 동의하지만 그 기본 시스템을 없앴을 때의 허점은 따져볼 기회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누군지도 모르는 고도(Godot)를 기다리는 부조리극의 주인공처럼, 국민은 그저 기다리기만 하라는 얘기인가. 당·정·청 협의안 소통·숙의 실종 음모론 무대서 ‘이심정심’ 봉합 보완수사권 존폐 혼돈은 방치 지난 17일 오전 9시 긴급 기자회견부터 아리송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검찰 개혁 관련 논란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며 “귀한 결실을 보게 된 건 국민의 지지와 이 대통령의 의지와 결단 덕분”이라고 했다. 공소청 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 법안에서 공소청 검사의 수사 개입 여지를 둔 조항이 사라졌다.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지휘·감독권, 중수청의 수사 착수 통보 조항이 삭제됐다. 강경파의 뜻이 반영된 것이지만, 정작 법사위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미완성이라고 했다. 그는 “수사 절차법인 형사소송법의 전면 개정을 통해 반드시 수사와 기소 분리 원칙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에는 검사의 수사권과 보완수사권(196조), 보완수사요구권(197조의 2)이 규정돼 있다. 그런데 ‘관철시켜야’ 한다니. 당·정·청이 원보이스가 아니라는 얘기였다. 공교롭게 한 시간 뒤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도 그답지 않은 애매한 발언을 했다. “정청래 대표가 발표했어요? 그러면 이제 다 된 거예요?”라고 한 뒤 “검찰 개혁의 핵심은 수사는 수사기관이 하고 검찰은 수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여의 소지도 최소화하고… 최소화, 또 뭐라고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소화라는 표현에 신경을 쓴 것은 보완수사권 존치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숙의가 중요하다”며 그동안 논의 과정에 아쉬움도 나타냈다. 두 장면은 당·정·청이 보완수사권 존치 논란에서 솔직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앞서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권이 예외적으로 필요하다”(1월 기자회견)고 했고, 이를 철회하지 않았다. 변호사로 반평생을 살면서 경찰의 ‘장난질’을 지켜본 이 대통령은 견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소신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측근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증거를 보완하라고 하지 못하면 사건을 돈 받고 덮어버리는 것도 해결하지 못하게 될 것”(중앙일보 인터뷰)이라고 했다. 협의안 발표 다음 날 김어준씨의 유튜브에 출연한 정 대표의 속내도 컴컴해 보인다. 그는 이 대통령의 개혁안 추인을 칭찬하며 ‘이심정심’이라고 했다. 그런데 잠깐, 김어준 유튜브가 어떤 곳인가. 불과 열흘 전 ‘공소취소 거래설’을 터뜨려 정부의 검찰 개혁 진정성을 산산조각낸 무대 아닌가. 당시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보완수사권과 대통령에 대한 공소취소를 거래하려 한 용의자 취급을 받았다. 그 엄청난 음모론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검찰 개혁 축하 파티를 여는 처신이 과연 대통령에 대한 예의인가. 정 대표는 “중간에 내용이 새면 반격이 올 수 있어 철통보안 속에서 논의했다”는 뒷얘기까지 풀었다. 바로 전날 “터놓고 소통하며 지겨울 정도로 숙의해야 한다”고 한 대통령의 당부는 한 귀로 흘렸다. 당·정·청의 모습에서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한 답답함을 느낀다. 앞뒤 안 맞는 상황, 어정쩡한 수습이 반복되는 건 감출 게 많기 때문이다. 6월 지방선거, 8월 당 대표 선거가 다가올수록 계파별 비밀스러운 셈법은 늘어날 것이다. 걱정스러운 건 그런 계산속으로 정체불명의 형사사법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이 최대 피해자가 되는 부조리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승현([email protected])
2026.03.19. 8:16
중국에서 한 남성이 길이 12㎝의 금속 젓가락이 목에 박힌 채 8년을 버티다 최근 제거 수술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1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왕씨가 이달 초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다롄시 중앙병원에서 목에 박힌 금속 젓가락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왕씨는 8년 전 식사 도중 술을 마시다 실수로 금속 젓가락을 삼켰다. 당시 통증은 있었지만 호흡에는 이상이 없었던 왕씨는 병원 의사가 절개 수술을 권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귀가했다. 왕씨는 이후 8년 동안 이물감을 느꼈으나 이를 참고 생활했다. 평소 알코올 의존 증상이 있던 그는 음주로 인한 통증과 부작용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최근 몇 주 전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와 음식물을 삼킬 때 통증이 심해졌고 왕씨는 병원을 다시 찾았다. 정밀 검사 결과 왕씨가 삼킨 젓가락은 목 안쪽 연구개 부위에 박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다행히 주변 점막에 손상이 없고 성대 기능 역시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치의는 “목에 젓가락이 걸려 있다고 말해 최근 발생한 일로 생각했으나 8년 전 일이라는 설명을 듣고 놀랐다”고 했다. 왕씨는 목 절개를 거부했고 의료진은 구강을 통한 최소 침습 수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젓가락은 성공적으로 제거됐다. 왕씨는 빠르게 회복해 수일 뒤 퇴원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이물질을 삼킨 뒤 수년간 제거하지 않은 사례가 종종 알려져 화제가 됐다. 지난해에는 안후이성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이 52년 동안 위에 남아 있던 칫솔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도 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
2026.03.19. 8:15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계도 멈춰 세웠다. 18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3.75%로 유지하기로 했다. 위원 12명 중 11명이 찬성했다. Fed는 성명에서 “중동 상황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 1월 발표문에는 없던 표현이다. Fed는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 전망치를 2.7%로 지난 12월 대비 0.3%포인트 높였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존 관세 영향에 더해 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추가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는 “올해 우리가 꼭 봐야 할 것은 인플레이션의 진전(물가 상승 둔화)”이라며 “만약 진전이 없다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2.4%로 0.1%포인트 높였다. 실업률 전망도 4.4%로 유지했다.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는 연내 한 차례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FOMC 결과를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평가했다. 기존에 인하 의견을 냈던 위원이 동결로 돌아서면서 Fed 내부에서도 완화 기대가 약화했다는 점에서다. 점도표에서도 일부 위원들이 금리 인하 횟수를 줄이거나 더 높은 금리 수준을 제시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오는 9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한 달 전 12.1%에서 이날 72.6%로 급등했다. 연내뿐 아니라(12월까지 56.6%), 내년 4월 회의(52.2%)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50%가 넘는다. 잭 아블린 크레셋 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는 “올해 금리 인하를 전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2026.03.19. 8:14
방탄소년단(BTS)의 21일 컴백 공연을 앞두고 서울 광화문·명동 일대가 거대한 ‘보랏빛 축제장’으로 변하고 있다. 단순한 팬 이벤트를 넘어, 대형 백화점에서 소상공인까지 실물 경제가 들썩이는 ‘BTS노믹스(BTS+Economics)’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폴바셋 광화문 디타워점. 매장 유리벽에 붙은 보라색 라벤더맛 아이스크림 홍보물을 본 시민들이 매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보라색은 BTS의 상징색이다. 지난해 여름 시즌 메뉴로 출시한 제품인데, 이번에 다시 선보였다. 스타벅스·할리스커피 등도 보라색을 콘셉트로 한 음료 메뉴를 출시하거나, 보라색으로 매장 안팎을 꾸미며 글로벌 아미(BTS의 팬덤명)를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편의점도 ‘아미맞이’에 나섰다. 세븐일레븐 세종로점은 매장에 BTS 컴백 환영 슬로건을 걸고, 입구에는 BTS 캐릭터 굿즈를 전면 배치했다. 인근 CU 매장은 주요 재고를 평소보다 최대 100배 늘렸다. 미국인 티나(32)씨는 “BTS 슬로건이 걸려 있어서 들어왔다. 요거트와 바나나우유 등 간식을 많이 샀다”고 말했다. 다른 매장도 분주하다. 광화문광장 인근의 한 호프집은 매장 한편에 BTS 포토존과 대형 화면을 설치하고, 영어가 능통한 직원을 추가 채용하기도 했다. 명동의 한 굿즈 매장 관계자는 “손님이 세 배 늘어 재고가 진작 동났다”고 전했다. 업계는 벌써 특수를 체감 중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최근 1주일간(11~18일) 외국인 고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했다. 직전 1주일 대비로도 75% 이상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19일부터 22일까지 오후 6~10시 본점과 명품관 에비뉴엘 외벽에 보라색 조명을 비춘다.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광화문 일대 세븐일레븐 점포의 외국인 매출은 11~17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89% 늘었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도 명동·광화문 등에 위치한 주요 100여 개 점포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7.8%나 뛰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서도 열기가 뜨겁다. 뉴욕타임스(NYT)는 전 세계 아미들이 인터넷 연결이 빠른 서울 PC방에서 티켓을 구하는 풍경을 담았다. 공연의 필수품인 공식 응원봉 ‘아미밤’은 정가 4만9000원인 제품이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3~6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이번 공연을 테일러 스위프트의 ‘스위프트노믹스’와 비교한다. 블룸버그는 21일 광화문 공연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를 약 1억7700만 달러(약 2700억원)로 추산했다. 전 세계 BTS 팬들의 항공편·호텔·식사비와 기념품 구입, 라이브 스트리밍 수익 등을 합산한 결과다. 블룸버그는 첫 공연이 스위프트의 미국 내 공연당 평균 경제효과(약 5000만~7000만 달러)보다 클 것으로 내다봤다. 확정된 공연 일정에 따른 티켓과 상품 판매 수익만으로 8억 달러(1조2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스터닝밸류리서치에 따르면 5개 대륙 82개 도시를 도는 BTS의 월드투어 콘서트는 회당 5만 명 규모로, 총 4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BTS가 현재 예정된 공연 횟수를 연장한다면 스위프트의 2023~2024년 ‘에라스 투어(Eras Tour)’가 세운 기록에 필적할 수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에라스 투어는 149회 공연으로 22억 달러의 수익을 냈다. 노유림.박유미([email protected])
2026.03.19. 8:14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한쪽의 말만 듣고 제도를 만들면 부작용이 뒤따른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도입된 비정규직보호법이 그런 경우다. 기업이 비정규직을 늘려나가자 근무기간 2년을 초과하면 정규직으로 고용하도록 의무화한 법이다. 얼마나 좋은 취지인가. 공정과 정의,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떠올라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대다수 기업은 2년이 되면 계약직 직원을 기계적으로 내보냈다. 제도에 대한 시장의 역습이다. 결과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한 청년들은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청춘을 보낸다.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 봇물 사용자는 로봇 더 늘리게 돼 교섭 범위 좁혀야 노사 상생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최저임금 1만원 정책도 많은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제도였다. 최소한 시급 1만원은 받아야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는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 시장의 역습은 거셌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취약계층인 비정규직부터 내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아르바이트 직원을 내보내는 편의점 사장이 줄을 이었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자 키오스크가 봇물 터지듯 설치되면서 종업원 자리를 대체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2년 국무회의를 통과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전통시장 보호를 명분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강제한 이 제도는 유통시장 전체를 보지 않고 대형마트 규제 필요성을 강조한 쪽의 얘기만 들었다. 그 사이 온라인 유통이 급성장했고, 획일적 규제로 한국 기업의 손발이 묶인 틈을 타 유통시장은 미국계 쿠팡 중심으로 재편됐다. 지난 10일 시행된 노란봉투법의 파장은 앞선 세 정책보다 더 클 수 있다. 노동조합법을 개정한 이 제도 시행 첫날 407개 사업장에서 “진짜 사장 나오라”는 하청 노조의 투쟁이 막을 올렸다. 시장의 역습은 이미 시작됐다. 기업들은 로봇 투입과 공장 자동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적 귀결은 일자리 위축이다. 이를 막기 위해 노조가 반발하겠지만, 시대적 흐름인 로봇 투입과 공장 자동화를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히려 하청 노조의 무차별적 교섭 요구는 로봇 투입 속도를 더 재촉할 수 있다. 비정규직보호법, 최저임금, 유통산업발전법, 노란봉투법은 모두 정의로운 취지를 내세운 정책이다. 하지만 경제적 귀결은 취약계층의 일자리 기반을 흔들고 경제 생태계를 오히려 불안하게 만드는 시장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왜 이런 정책 실패가 반복될까. 한쪽만 보기 때문이다. 정통 경제학자는 단정적으로 말하는 법이 없다. 어떤 정책이 있으면 “한편으로는 효과가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작용이 있다”는 점을 반드시 말한다. 오죽했으면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어디 한손잡이 경제학자 없느냐”고 했을까. 정부는 서둘러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원청 기업과 하청 노조의 분쟁이 발생하면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쳐 노사가 자율적으로 풀어나가도록 하자는 식으로는 부족하다. 노사 분쟁이 늘어나는 것 자체보다 더 큰 우려는 사람이 해도 될 일자리까지 급격히 로봇으로 대체되는 사태다. 이 정책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국회의원 자신이 기업을 경영한다면 어떤 판단을 하게 될지 생각해보면 결과는 자명하다. 하청 노조와 일일이 경영상 사항을 논의하고 끝없는 임금 인상 요구를 받게 된다면 기업 경영자는 하청과의 거래를 끊거나 줄이는 출구를 찾게 된다. 이런 인간의 이기심이 시장경제의 원리다. 애덤 스미스가 250년 전 『국부론』에서 빵집 주인은 자비심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빵을 만든다고 설명한 그대로다. 물론 노란봉투법의 취지 자체를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다. 기업 활동이 아무리 분업화·전문화되었다고 해도 원청 기업이 생산 활동의 성과를 독점한다면 경제 생태계는 유지되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서 말했듯 호랑이도 풀밭이 있어야 생존한다. 초식동물이 살아야 호랑이도 산다는 뜻일 것이다. 노사 상생을 위해 노란봉투법이 필요하다면 사용자도 수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법은 유지하되 허용된 행위만 가능하고 나머지는 금지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하청 노조의 무차별적 교섭 요구를 제한해야 한다. 지금처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친다면 경영상 사항도 교섭 대상이 되고, 노조가 원하면 교섭창구를 단일화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라면 기업은 연중 노사 교섭으로 몸살을 앓게 된다. 하청 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도 사용자성이 명확할 때만 가능해야 한다. 정부는 무차별적 교섭 요구가 가능한 현행 시행령 해석 지침을 조속히 고쳐 써야 한다. 불 보듯 뻔한 혼돈의 경제적 귀결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김동호([email protected])
2026.03.19. 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