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눈높이' 낮춘 中양회…트럼프 리스크 속 내수진작 초점 4.5∼5% 성장목표로 불확실성 대응 총력…재정적자율 4%로 확장기조 유지 트럼프 방중 앞두고 유화적 對美 메시지 발신…"관계 안정 기대"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12일 폐막하는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이 제시한 올해 경제 정책 방향은 경기 침체 속 '내수 진작'과 통상 불확실성에 대응할 '대외 리스크 관리'로 요약된다. 그간 경제 성장의 방어선으로 여긴 '바오우'(保五·5%대 성장)를 내려놓고 질적 구조 전환에 방점을 찍는 한편, 중동 불안을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며 이견 관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중국 정부는 미국발 통상 압박과 중동 불안, 부동산 장기 침체,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이라는 안팎의 여러 압박 속에서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4.5∼5.0%로 제시했다. 이는 3년간 유지했던 '5% 안팎' 목표를 4년 만에 하향 조정한 것일 뿐 아니라 1991년(4.5% 목표) 이후 3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중국이 최근 로봇,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중심의 질적 성장을 꾀하는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했다고 자평하는 만큼 무리한 숫자 방어보다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여력과 탄력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결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中, 재정적자 늘려서라도 내수 부양…일각에선 "수출 의존 여전할 것" 중국은 투자 위축과 소비 부진 우려에 대응해 재정 적자 규모 확대와 채권 발행을 통한 대규모 내수 진작 사업을 예고했다. 우선 재정적자율 목표치를 GDP 대비 4%로, 적자 규모를 전년 대비 2천300억위안(약 49조원) 증가한 5조8천900억위안(약 1천258조원)으로 제시했다. 중국은 코로나 팬데믹 혼란기인 2020년(3.6%)을 포함해 그간 재정적자율을 3% 안팎에서 관리해 온 전례를 깨고 지난해 이를 4%까지 끌어올린 바 있는데, 올해도 그 수준을 유지한 것은 경기 부양의 시급성을 고려해 적극적인 확장재정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리창 총리도 업무보고에서 내수문제를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10대 과제' 중 첫번째로 언급했고, '소비'라는 단어도 32번이나 말하며 확장재정 기조에 힘을 실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초장기 특별국채 1조3천억위안(약 278조원)을 편성하고,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을 4조4천억위안(약 944조원) 규모로 발행해 지방 부채 관리와 대형 프로젝트 건설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채권 발행 사업에 포함된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지원 자금은 작년 3천억위안(약 64조원)에서 2천500억위안(약 53조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별도로 1천억위안(약 21조원)의 재정·금융 협동 기금을 신설해 소비와 민간투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란포안 재정부장(장관)은 이를 두고 "작년보다 더 강한 정책 추진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수 진작에 집중한다는 중국의 경제 계획이 애초 의도대로 실현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 근거로는 대미 수출 감소에도 유럽·아세안 수요가 늘며 올해 1∼2월 중국의 수출이 전년 대비 21.8% 증가하는 등 호조를 보인 점을 꼽았다. 이 기간 무역흑자는 2천136억2천만 달러(약 315조원)로 1∼2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 통신에 "견조한 수출 실적과 낮은 성장률 목표치를 고려하면, 중국은 단기적으로 추가 경기 부양책을 도입할 가능성이 작다"면서 결국 경기 부양을 연기하고 수출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로이터는 또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 지도부는 내수를 상당히 늘리겠다고 했으나, 정부의 차기 5개년 계획(제15차 5개년계획)에서는 수요 개혁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할 구체적 내용이 거의 제시되지 않았다"면서 중국이 수출 의존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데에는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 미중 통상갈등·이란 전쟁 충격 속 대외 리스크 관리 과제 양회 개막을 며칠 앞두고 발발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달 말 방중을 앞둔 중국의 대외 정책 셈법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중동 불안에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핵심 해상 교통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도 수출과 제조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지만, 곧 미국과의 추가적인 무역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은 양회 기간 대미 관계를 '충돌'보다는 '대화'와 '관리' 국면으로 끌고 가려는 신호를 줄곧 발신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8일 외교 기자회견에서 중동 불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성과는 무엇일지에 대해 "중미(미중)는 모두 강대국이고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바꿀 수는 없지만, 양국이 소통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다"며 "양측이 진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를 대한다면, 협력 분야는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문제 분야는 점차 축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를 미중 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해(大年)'로 지목하면서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안정과 관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번 이란 전쟁에 대해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전쟁"이라며 즉각적 휴전과 정치적 해결을 촉구했지만, 왕이 부장은 미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양회 분석보고서에서 양회를 통해 중국이 미중 관계의 원칙과 마지노선을 드러내면서 주권·안보·발전이익을 수호하는 선에서 다양한 수준의 대화와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을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양회에서 언급된 중국의 주요 대외 정책이 중동 정세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만큼 향후 변동성이 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호워이첸 싱가포르 UOB 이코노미스트는 "정책들은 이란 분쟁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전반적으로 온건하고 공격적 조치는 없다"면서 "이는 정부가 경제를 안정시키고 어느 방향으로든 변동성을 억제하고자 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현정
2026.03.11. 14:26
中양회 오늘 폐막…내수확대·기술자립 5개년 계획 확정한다 전인대 폐막식…올해 경제성장 목표 35년만에 최저 4.5∼5% 제시 업무보고·15차 5개년계획·민족단결촉진법 등 11건 표결…압도적 통과 전망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2일 오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14기 전인대 4차 회의 폐막식을 열고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초안과 정부 업무보고 초안 등 11개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양회의 한 축인 국정 자문기구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는 전날 폐막했다. 전인대 표결은 사실상 추인 절차에 가까워 이번 안건들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양회 기간 전인대 표결이 부결된 사례는 사실상 없다. 향후 5년간 중국의 경제·사회 발전 방향을 담은 15차 5개년 계획 초안은 '내수 확대'와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핵심 기조로 제시했다. 초안은 내수 부진을 중국 경제의 주요 구조적 문제로 지목하고 "내수 확대를 전략적 기본점으로 삼아 민생 개선과 소비 촉진, 물적·인적 투자의 결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 둔화와 청년 실업 증가, 과잉 경쟁 분위기 등으로 위축된 소비를 되살리기 위해 소득 확대와 고용 창출 등 '인적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초안은 또 가전제품 교체 보조금 등 국가 차원의 소비 진작 정책을 장기 정책으로 제도화해 내수 중심 성장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전인대는 이와 함께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4.5∼5%로 제시한 정부 업무보고도 표결에 부친다. 이는 최근 3년간 유지해온 '5% 안팎' 목표보다 소폭 낮춘 것으로 톈안먼 사태 여파가 작용했던 1991년(4.5%) 이후 3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경제가 구조적 둔화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중국 당국은 '고품질 발전 단계에 맞는 합리적 목표'라고 강조하며 경제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인대는 이밖에 민족단결진보촉진법, 생태환경법, 국가발전계획법, 전인대 상무위원회와 최고인민법원·최고인민검찰원 업무보고 등도 함께 표결할 예정이다. 민족단결진보촉진법은 당의 전면적 영도 아래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내용을 핵심 원칙으로 담고 있다. 표결은 안건 설명, 투표, 결과 발표를 반복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폐막식에서는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연설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공산당 당대회가 있는 해를 제외하고는 전인대 폐막 연설을 하지 않아 이번에도 별도 연설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창 총리 역시 2024년부터 총리 기자회견이 폐지되면서 별도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을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한종구
2026.03.11. 14:26
'AI중심 경제' 선언한 中양회…美中경쟁 속 과학기술 자립 박차 지능형 경제 구축 부각…미래에너지·체화지능·양자기술 등 미래산업도 제시 '기술 굴기' 통한 전략적 주도권 확보 의지…2030년 中AI산업 규모 2천조원 전망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은 12일 폐막하는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첨단 과학기술 산업을 핵심 엔진으로 삼아 경제산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미중 간 기술 경쟁 격화 속에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강조하면서 AI 중심 신형 경제인 '지능형 경제'(智能經濟)를 구축하고 양자기술, 6세대(6G) 통신 등 차세대 산업도 선점해 '기술 굴기'를 통한 전략적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일 올해 중국의 과제를 발표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정부공작보고(정부업무보고)에서 경제 성장 동력과 관련해 "지능형 경제의 새로운 형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를 위해 ''AI 플러스(+)' 전략 심화·확장, 차세대 스마트 단말기와 AI 에이전트 보급 가속화, 중점 산업의 AI 활용 상업화·규모화 응용 촉진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스마트 경제'로도 번역되는 '지능형 경제'는 이번 업무보고에 처음 언급된 표현으로, 중국 전문가들은 이를 AI를 핵심 동력으로 하는 새로운 경제 형태라고 설명했다. AI를 새로운 단순한 도구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제조업·서비스업·농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접목하고 생산·분배·교환·소비 등 경제활동 전반을 'AI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이미 산업 전반에 AI 활용을 확대하는 AI 플러스를 2024년부터 추진해왔는데, 지능형 경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경제구조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편하고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형성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같은 날 전인대에 제출한 중장기 경제 정책 계획인 제15차 5개년 계획 초안에서도 'AI'를 50차례 넘게 언급하는 등 국가 경제 전반으로의 AI 확산을 강조했다. 중국은 15차 5개년 계획이 끝나는 2030년 중국의 AI 산업 규모가 10조 위안(약 2천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경제 부가가치를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2.5%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독일 싱크탱크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의 알렉산더 브라운 선임분석가는 11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AI를 "산업과 첨단기술 분야의 야망을 가속화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한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핵심산업인 신흥지주산업으로 집적회로·항공우주·바이오의약·저고도 경제 등 4개 분야를, 초기 단계이지만 다음 세대를 이끌 잠재력이 있는 미래산업으로 핵융합과 같은 미래에너지·양자과학기술·체화지능(embodied intelligence)·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6G 통신 등 5개 분야를 제시했다. 아울러 디지털·AI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컴퓨팅 파워 인프라 구축도 언급했다. 중앙정부의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작년보다 10% 증가한 4천264억위안(약 91조원)으로 설정됐다. 미국의 첨단기술 통제 압박 속에 중국이 그동안 주력해 온 과학기술 자립은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리창 총리는 업무보고에서 "올해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자강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원천·핵심기술 확보, 기초연구 강화, 선도기업 육성, 인재양성 등을 주문했다. 리 총리는 또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과 관련해 "실물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각 지역의 실정에 맞춰 신품질 생산력(新質生産力)을 발전시키고 현대화된 산업 시스템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15차 5개년 계획도 내수진작과 더불어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강조하면서 AI와 양자과학, 핵융합발전, 생명과학과 바이오 기술, 뇌과학, 중대 질병 예방·치료와 혁신 약품 연구·개발, 심해·심지·극지 탐사, 심우주 탐사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러한 정책 목표는 중장기 기술경쟁력 확보와 산업 고도화를 통해 질적 성장으로 경제구조를 전환하겠다는 중국의 전략방향을 시사한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5% 안팎'이던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올해는 4.5∼5%로 낮췄는데 이러한 현실적 목표 설정도 중장기 기술 투자와 산업구조 재편을 위한 정책적 여유 공간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성균중국연구소는 10일 공개한 '2026 양회 분석 특별 리포트'에서 15차 5개년 계획 출범 단계부터 중국이 "고속성장보다는 구조조정과 산업 고도화를 통한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며 "향후 중국의 정책 우선순위가 성장률·수치에 의존하기보다는 산업 경쟁력, 기술 자립, 기술표준 제시 등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산업정책 연구원 카일 챈은 로이터·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목표는 AI와 로봇을 활용해 제조·물류부터 교육·의료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생산성과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중국 정책결정자들 사이에는 AI·로봇공학, 양자컴퓨팅, 6G 같은 분야에서 미국보다 앞서갈 수 있다는 강한 인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권수현
2026.03.11. 14:26
[미·이란 전쟁 2주] 압도적 공격 vs 결사항전…범중동전으로 확전 트럼프, 이스라엘과 손잡고 전격공습…'군시설+원유·담수' 난타전 이란, 하메네이 잃고 치명상…차남 모즈타바 선출하고 전열 재정비 이란, 주변 아랍국에 전방위적 보복…호르무즈 장악 놓고 긴장고조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유가급등에 "곧 끝날것"…조기종전 여부 주목 [※ 편집자 주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오는 13일로 2주를 맞습니다. 이란이 전방위 보복에 나서면서 중동 전역이 포화에 휩싸였고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경제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그동안의 전황 전개와 향후 종전 전망, 한국 금융시장 및 경제에 미치고 있는 파장과 대책 등을 총 6편의 기사로 정리해 송고합니다.]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공습으로 시작된 대(對) 이란 전쟁이 오는 13일부로 발발 2주를 맞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개전과 함께 37년간 철권 통치해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군 주요 지휘관을 폭사시키는 한편 가공할 화력으로 주요 시설과 방공망 등을 공습하며 이란에 치명적 타격을 입혔다. 이란이 이스라엘뿐 아니라 주변 아랍국의 미군기지 등에 대한 무차별적 보복 공습에 나서면서 이번 전쟁은 범 중동전쟁으로의 확전 일로에 있다. 이란은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하며 결사 항전 태세를 취하고 있다. 특히 유가 급등 등으로 이번 전쟁은 세계 금융시장과 경제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 급등 등에 정치적 부담이 커진 듯 "곧 끝날 것"이라며 조기종전 가능성을 시사해 이번 전쟁이 중대 분수령을 맞는 국면이다. ◇ 미·이스라엘 가공할 폭격…이란, 최고지도자 잃고 치명적 타격 이란과의 세 차례에 걸친 핵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자 미국은 지난달 28일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명으로 전격적인 군사행동에 들어갔다. 미국은 이미 2개의 항모전단을 비롯해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력을 중동에 집결시킨 상태였다. 이스라엘도 '사자의 포효'라는 작전명으로 함께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최첨단 군사자산을 총동원해 압도적인 힘으로 제공권을 장악하고 2주 넘게 이란 정권의 핵심 시설과 정권을 떠받치는 혁명수비대(IRGC)의 군사시설 등에 융단폭격을 가했다. 이란 정권은 치명적 타격을 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개전 당일 집무실에 있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폭사함으로써 이란은 하루아침에 구심점을 잃었다. 이란 정예 이슬람혁명수비대의 모하마드 파크푸르 총사령관,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 공화국군 총참모장, 아지즈 나시르자데 국방장관,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고문 알리 샴카니 등 주요 지휘관 7명도 제거됐다. 이스라엘군은 개전 초기 "이란 테러 정권의 국방 지도부 40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의 해외 작전을 총괄하는 해외작전 부대 쿠드스군 본부 피격으로 고위 지휘관 다수가 죽거나 실종됐다. 민간인 피해도 계속 늘고 있다. 개전 당일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州)의 미나브에 있는 초등학교 폭격으로 최소 175명이 사망하는 등 이란 군사시설 인근에서 수백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대이란 군사작전 열흘 만에 이란 함정 51척을 격침하고 미사일 시설 등 5천 개 이상의 표적을 타격했으며, 이란의 미사일 능력이 10% 이하로 떨어졌다고 군사적 성과를 과시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10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은 개전 시점에 비해 90%, 자폭드론 공격은 83% 감소했으며, 50척 이상의 이란 함정이 지난 열흘 동안 제거됐다고 설명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지난 5일 성명에서 이란 방공망 80% 이상을 파괴했으며, 탄도미사일 발사대는 60% 이상을 무력화하거나 파괴했다고 밝혔다.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전후 위성 사진 비교를 통해 "이란의 탄도 미사일 대량 생산 능력이 최소 2년 이상 후퇴했다"는 전문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란군의 지휘통제 시스템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미 국방부는 혁명수비대의 해외 작전 부대인 쿠드스군 본부 인프라 및 통신 터미널이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에 따라 "이란과 해외 대리 세력(Proxies)과의 실시간 지휘 체계가 심각한 병목 현상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개전 초반 집중된 석유 저장시설 공격으로 인해 이란 국가 비축 유류의 상당 부분 소실됐고, 테헤란 이맘 호세인 공항 및 주요 군용 비행장 활주로가 파괴되었으며 정부 전산망 및 국영 미디어 송출 시설 일부도 마비된 것으로 추정된다. ◇ 석유시설 공격·전선확대…'트럼프 정치적 부담' 겨냥하는 이란 이란은 개전 초기부터 이스라엘은 물론 주변 아랍국의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 발사와 무인기 등을 통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섰다. 카타르 알우데이드 기지의 핵심 자산인 조기경보 레이더(AN/FPS-132)가 이란의 미사일 타격에 완파됐고, 바레인 소재 미 5함대 사령부 역시 통신 터미널이 파괴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후 전쟁은 석유 저장고 등 에너지 시설과 담수화 시설, 도심 건물 등 민간 시설까지 겨냥하는 난타전으로 격화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을 겨냥한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유가 급등 등 에너지 위기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다. 이란은 석유시설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을 통해 에너지 위기를 극대화, 트럼프 대통령의 부담을 가중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주변 아랍국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으로 전선을 확대해 '미·이스라엘-이란' 구도를 국제전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은 이 같은 전략에 따라 공습을 이스라엘 외에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오만, 이라크, 요르단, 튀르키예,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전방위로 확산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시설과 사우디의 정유 시설을 사정권에 둠으로써 국제 유가를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들고, 이를 통해 서방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손을 떼게 하려는 에너지 무기화의 극단적 형태"라고 풀이했다. 전쟁 사흘째인 지난 2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공식 참전을 선언하면서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레바논도 전장이 됐다. 전쟁의 그림자는 유럽에도 어른거린다. 헤즈볼라의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이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키프로스의 영국 공군 아크로티리 기지를 타격했다. 그러자 프랑스가 항공모함을 급파하고 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이 해군 파견을 공식화하면서 유럽까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위기에 처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튀르키예도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발사됐으나 요격됐다. 이라크 등의 쿠르드족 참전 가능성도 한때 주목받았다. 이란의 공격을 받은 아랍국들은 아직 적극적인 군사 보복을 하지 않은 채 방어에 치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의 공격 수위가 높아지고 사우디와 UAE 등 이들 이웃 국가가 보복에 나설 경우 중동 전역이 엄청난 전쟁 포화에 휩싸일 수 있다.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미군은 7명이 전사하고, 약 140명이 부상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는 253발의 탄도미사일과 1천440대의 드론이 날아들어 4명이 숨지고 117명이 부상했다. 이란은 민간인만 1천3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란 적신월사 발표 등을 종합하면 이란군 사망자는 3천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도 1만명이 넘는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레바논 397명, 이스라엘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이 지역에서 단 1리터의 석유 수출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이란의 기뢰부설 함정 16척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11일에는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선박 4척이 이란군의 공격을 받았다.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카탐 알안비야는 국영TV를 통해 성명을 내고 유가에 대해 "배럴당 200달러를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 "곧 끝날것" vs "우리가 결정"…유가급등속 조기종전 출구 찾나 이란 전쟁이 2주를 맞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전쟁이 미국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곧 끝날 것"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유가 급등에 미국은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이에 부담을 느낀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종전 등 출구전략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실제 국제유가는 반미 강경파인 모즈타바가 이란의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이후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 120달러를 넘보기도 했었다. 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대이란 군사작전 종료 시점에 대해 "궁극적으로 작전은 최고사령관(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목표가 완전히 달성되었다고 판단할 때, 그리고 이란이 자신들의 선언 여부와 무관하게 완전하고 무조건적 항복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때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의 명시적 항복 선언을 종전의 조건으로 삼지 않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건 (미국이 아닌) 우리"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조기종전을 위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유가 안정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다면 이를 즉각 제거해야 하며, 그러지 않을 경우 전례 없는 규모의 군사 공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10일 "오늘은 이란에 대한 공격이 또 다시 가장 격렬한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장악하고 단기적 파상공세를 한 후 승리를 선언, '셀프 종전'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상훈
2026.03.11. 14:26
[OSEN=김채연 기자] 기안84가 하지원의 학창시절을 언급했다. 11일 유튜브 채널 ‘인생84’에는 ‘하지원과 함께’라는 제목으로 새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기안84는 수원에서 촬영을 시작하며 “오늘도 여배우 누님을 만나러 왔다. 이 누님은 저를 몰랐겠지만 수원에서 굉장히 유명하셨어요. (중학교 때)항상 친구들이 영신여고에 하지원 누나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수원의 인맥 관계가 하지원 누나를 중심으로 연결이 되어 있던 적이 있었다. ‘친구의 친구의 아는 누나다’ 이런 식으로. 한 세 다리 멀게는 네 다리 안에 다 연결이 되어있더라”면서 “수원에서 이 누나를 처음 알았기 때문에 수원에서 만나자 그래서, 광교산 등산하기로 했다. 산 갔다가 밥도 먹고 그렇게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걸로”라고 전했다. 이때 하지원이 등장하자 기안84는 쑥스러워하며 “살면서 뵙는 날이 오네요”라고 감격을 표했다. 기안84는 하지원에 “근데 왜 이렇게 마르셨어요? TV로 볼 때보다 훨씬 말랐다. 살이 옛날보다 많이 빠지신 거 아니냐”고 물었고, 하지원은 “제가 작품 때문에, 작품에 맞는 몸을 만들었다. 좀 예민한 캐릭터 있죠. 저랑 좀 반대”라고 답했다. 이에 기안84는 “누나 실제로는 안 까칠해요?”라고 했고, 하지원은 “저는 예민한 게 다르다. 제가 예민한 건 액자가 삐뚤어져있으면 예민하고, 컬러라던가”라고 설명했다. 특히 하지원은 새로 들어가는 작품에 대해 “‘클라이맥스’라는 작품이고, 제 캐릭터가 탑 여배우였는데 흥행 부진으로 다시 정상으로 올라가고 싶은 캐릭터다. 주지훈 씨는 검사 출신인데 완전 욕망과 권력으로 꽉 찬. 이 부부가 계속 욕망을 위해서 올라가는데, 사회가 이 두 사람을 괴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하지원은 액션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여배우라는 칭찬에 “영화 ‘1번가의 기적’에서 복싱할 때는 하루에 세 타임 웨이트하고, 복싱하고, 개인 트레이닝하고, 하루에 고기 여섯 끼 먹었다. 근육이 빠지면 안 되니까 자기 전에도 고기 구워먹고 잤다”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사진] OSEN DB, 영상 캡처 김채연([email protected])
2026.03.11. 14:00
스위스 서부에서 10일(현지시간) 버스에 화재가 발생해 6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고 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25분쯤 스위스 프라이부르크주 케르체르스에서 운행 중이던 버스에서 불이 났다. 이 사고로 6명이 사망했고, 승객 4명과 구급대원 1명 등 부상자 5명 가운데 2명은 위독한 상태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버스가 불길에 휩싸여 있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당국은 헬기까지 투입해 화재진압과 구조에 나섰으나 버스가 전소하고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불이 난 버스는 스위스우체국 대중교통 자회사가 운영하는 노선버스이며, 피해자는 모두 이 지역 주민으로 알려졌다. 케르체르스는 수도 베른에서 서쪽으로 약 15㎞ 떨어진 인구 5000여명의 마을이다. 수사당국은 사망자 가운데 1명이 버스 안에서 인화성 액체를 자기 몸에 붓고 불을 붙여 불이 난 것으로 파악했다. 라파엘 부르캥 프라이부르크주 검찰청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불을 지른 남성에 대해 살인과 방화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스위스 국적 60대 용의자가 정신이 불안정한 것으로 당국에 알려져 있었고,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볼 정황은 없다고 덧붙였다. 기 파르믈랭 스위스 대통령은 "또 참혹한 화재로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데 충격과 슬픔을 느낀다"며 유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스위스에서는 올해 1월 1일 새벽 스키 휴양지 크랑몽타나의 술집에서 불이 나 41명이 숨지고 116명이 다친 바 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6.03.11. 13:59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1일(현지시간) 사상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지만 국제 유가 상승을 막지는 못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1.98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4.8%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7.25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4.6% 상승했다. 주요국이 비상 비축유를 사상 최대 규모로 시장에 풀기로 약속했지만 이란 전쟁 지속에 따른 글로벌 원유 부족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IEA는 이날 32개 회원국이 비상 비축유 총 4억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방출 규모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총 1억8270만 배럴 방출 규모와 비교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다만 유가는 비축유 방출 발표가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맥쿼리는 이날 보고서에서 IEA의 제안 규모가 전 세계 하루 생산량을 기준으로 약 4일 치, 걸프해역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을 기준으로 약 16일 치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JP모건체이스도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그 속도로는 하루 1600만 배럴의 공급 부족을 실질적으로 완화하기에는 부족하며 초기적인 완충 효과만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스웨덴 은행 SEB의 비아르네 시엘드로프 분석가는 로이터에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이라고 해도 시장은 현재 위기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보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선박 3척이 이란군의 공격을 받으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란 전쟁 발발 후 이 해협 일대에서 피격된 선박은 최소 14척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카탐 알안비야는 이날 "석유와 에너지 가격을 인공호흡기로 낮추진 못한다"며 "유가는 당신들이 불안케 한 역내 안보에 달린 것인 만큼 배럴당 200달러를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기뢰부설함들을 대부분 제거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운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 상승에 대해선 "시장은 잘 버티고 있다. 약간의 타격이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아마도 생각보다 덜했다"며 "그리고 꽤 짧은 시간 안에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매우 크게 떨어지고 있다. 석유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정혜정([email protected])
2026.03.11. 13:58
[OSEN=김채연 기자] 그룹 투애니원(2NE1) 멤버 산다라박이 쇼핑을 하다가 출산을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DARA TV’에는 ‘패션위크는 핑계고’라는 제목으로 새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산다라박은 밀라노 패션위크에 참석해 쇼핑을 즐기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때 선글라스를 구경하며 사진을 찍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이던 그는 가격을 확인하자마자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키즈 라인을 둘러보던 산다라박은 “내가 옷을 입히기 위해서라도 애기를 낳아야 할 것 같은데”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스태프 역시 ‘쇼핑은 명분이다’라는 자막을 달았다. 산다라박은 매장에 전시된 비니를 본 뒤 “저런 건 내가 (써야 하는)건데”라고 관심을 보이다가 “일단 가격을 물어보고”라고 했다. 200만 원이라는 가격을 들은 산다라박은 곧바로 발길을 돌려 공감을 자아냈다. 한편, 1984년생인 산다라박은 최근 투애니원 멤버 박봄으로부터 뜬금없는 폭로를 당한 바 있다. 이에 산다라박은 “마약을 한 적 없습니다. 그녀가 건강하길 바랍니다”라고 직접 해명했고, 이후 박봄의 SNS 계정을 언팔로우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유튜브 캡처 김채연([email protected])
2026.03.11. 13:50
[OSEN=이인환 기자] 맨체스터 시티의 핵심 미드필더 로드리(29)가 잇따른 구설수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심판 비하 발언으로 거액의 벌금을 문 지 이틀 만에 이번에는 '드론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더 선'은 지난 11일(한국시간) 최근 "맨시티의 미드필더 로드리가 자신의 펜트하우스 아파트에서 드론을 무분별하게 조종해 인근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웃 주민들의 창문 앞까지 드론을 날리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누구보다 침착한 조율사지만, 일상에서는 이웃의 사생활을 조율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로드리의 드론 논란은 단순한 취미 수준을 넘어섰다. 보도에 따르면 로드리가 조종하는 드론은 인근 아파트 건물들의 창문 근처를 밀착 비행하며 주민들을 감시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 이웃 주민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아내가 로드리의 드론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거실에서 편하게 TV를 보고 있는데 창문 밖 불과 1m 거리에서 드론이 날아다닐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라며 분노했다. 주민들은 밤마다 창밖에서 깜빡이는 녹색 불빛을 목격했으며, 조사 결과 이는 로드리의 드론에서 나오는 신호등인 것으로 밝혀졌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행동에 나섰다. 아파트 커뮤니티 채팅방에는 로드리의 드론 비행을 성토하는 글이 줄을 이었고, 일부 주민은 로드리가 자신의 아파트 최상층 펜트하우스에서 드론을 직접 조종하는 모습까지 촬영해 증거로 확보했다. 드론이 비행을 마친 뒤 로드리의 거주지로 유유히 사라지는 장면까지 포착되면서 발뺌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일부 주민들은 이미 경찰에 정식 신고를 마친 상태다. 현지 경찰은 "관련 사생활 침해 및 드론 비행 금지 위반 신고를 접수했으며, 현재 구체적인 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로드리에게 이번 주는 그야말로 '악몽'이다. 불과 이틀 전, 그는 심판 판정에 대한 부적절한 인터뷰 혐의로 잉글랜드 축구협회(FA)로부터 8만 파운드(약 1억 2,000만 원)의 벌금 폭탄을 맞았다. 거액의 징계에 이어 경찰 수사까지 받게 된 상황이라 맨시티 구단 입장에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축구계에서는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철없는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드론 비행은 엄격한 규정이 따르는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로드리는 추가적인 법적 책임이나 리그 차원의 징계까지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연 로드리가 이 '민폐 논란'을 잠재우고 다시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을지, 맨체스터 경찰의 수사 결과에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mail protected] [사진] SNS 캡쳐. 이인환([email protected])
2026.03.11. 13:48
[OSEN=박근희 기자 ] 이승신이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故 하이럼 블록의 기타를 공개하며 소장 비화를 전했다. 11일 오후 유튜브 채널 'A급 장영란'에는 '돈 주고도 못 사는 물건 가득한 김종진♡이승신 럭셔리 복층집 최초공개 (장영란 경악)'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장영란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이승신의 집을 방문하며 “내가 정말 좋아하는 언니이자 다이어트에 있어서는 ‘조상님’ 급인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일주일에 5kg도 빼는 전설적인 언니”라며 이승신의 철저한 자기관리에 경외심을 표했다. 집 안에서 마주한 두 사람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친자매 같은 케미를 보였고, 이승신은 화사해진 장영란의 외모를 보며 “신수가 훤해졌다”고 화답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날 집 구경의 하이라이트는 남편 김종진의 애정이 집약된 기타 방이었다. 수많은 악기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노란색 기타에 시선이 쏠리자, 이승신은 범상치 않은 구매 비화를 공개했다. 이 기타는 약 30년 전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하이럼 블록이 마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장에 내놓았던 매물이었다. 1994년 당시 김종진이 구입한 가격은 6,000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제작진이 "이미 2007년에 감정가 1억 원을 기록했던 악기”라고 설명하자 장영란은 입을 다물지 못하며 경악했다. 이승신은 “나중에 하이럼 블록이 기타를 다시 팔라고 연락을 해온 적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김종진이 “마약을 끊으면 돌려주겠다”는 단호한 조건을 내걸자, 하이럼 블록이 결국 포기했다는 일화를 덧붙였다. / [email protected] [사진] 유튜브 ‘A급 장영란’ 박근희([email protected])
2026.03.11. 13:46
[OSEN=이후광 기자] 야구를 잘하니 이런 대접도 받는다. 말로만 들었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8강 진출국을 향한 특급 대우 현장이 미국 현지 SNS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전세기 탑승만으로도 8강행의 기쁨을 충분히 누렸는데 현지에 도착하니 최고 수준의 의전이 류지현호를 맞이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국제공항 공식 SNS 계정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공항 입국 및 호텔 이동이 담긴 영상을 제작해 게재했다. 한국 선수들은 지친 기색 없이 여유 있는 표정으로 마이애미 공항에 도착했다. 전 좌석 비즈니석으로 구성된 전세기를 타고 도쿄에서 마이애미까지 편안한 비행을 즐긴 결과다. KBO 허구연 총재, 박근찬 사무총장을 필두로 공항을 빠져나온 한국 선수단은 호텔로 향하는 총 4대의 대형버스에 나눠 탑승했고, 현지 경찰 오토바이 6대의 호위를 받으며 최고급 호텔로 안전하게 이동했다. 이 모든 과정이 마이애미 공항이 제작한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마이애미 공항 계정은 “한국이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해 WBC를 준비하고 있다. 매직시티(마이애미)는 한국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한국은 지난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C조 조별예선 호주와의 최종전에서 7-2 기적의 승리를 거두며 2009년 이후 17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8일 대만전에서 연장 접접 끝 4-5 석패를 당한 한국은 호주를 맞아 5점차 이상으로 이기되, 2점 이하를 내줘야하는 악조건에 놓였다. 한국은 선발 손주영이 부상으로 1이닝 만에 강판되는 악재 속에서 벌떼야구로 호주 타선을 2실점으로 묶었고, 타선은 문보경의 4타점 원맨쇼에 힘입어 7점을 뽑아냈다. 호주, 대만과 2승 2패 동률을 이룬 가운데 실점률에서 근소하게 앞서 8강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오는 14일 오전 7시 30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D조 1위와 8강에서 맞붙는다.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이스라엘, 네덜란드, 니카라과로 구성된 D조는 현재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가 나란히 3승으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 12일 두 팀의 맞대결에서 한국의 8강 상대팀이 결정된다. 마이애미에 무사히 도착한 류지현 감독은 “굉장히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1라운드를 마쳤다. 이동도 굉장히 장거리이긴 하지만, 피로감을 줄이면서 마이애미에 들어온 거 같다”라며 “야구선수라면 가장 큰 대회가 WBC가 아닌가. 또 대우 측면에서 전세기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다들 즐겁게 이동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이 자연스럽게 경기력과 연결됐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email protected] 이후광([email protected])
2026.03.11. 13:41
LA경찰국(LAPD)이 브렌트우드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고 당시의 충격적인 영상을 공개하고 용의자 검거를 위한 시민 제보를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월 19일 오전 12시 34분경, 브링엄 애비뉴(Bringham Avenue) 남쪽 차선, 고럼 애비뉴(Gorham Avenue) 북쪽 구간에서 발생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한 남성이 도로 한가운데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주변에 있던 목격자는 계속해서 경적이 울리는 가운데 “차가 오고 있으니 도로에서 나오라”고 외쳤다. 영상 속에서 목격자는 “차가 온다, 길에서 나와야 한다!”라고 소리치며 경고했고, 이어 “멈춰, 멈춰!”라고 외쳤지만 차량은 그대로 남성을 들이받았다. 충돌 직후 영상은 잠시 멈춘 뒤 다시 재생되며, 피해자가 도로에 쓰러져 있는 모습과 사고 차량이 그대로 도주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은 용의 차량을 검은색 도요타 프리우스로 특정했으며, 사고 후 브링엄 애비뉴 남쪽 방향으로 달려 샌비센테 불러바드(San Vicente Boulevard) 쪽으로 도주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남성 보행자로 확인됐으며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의 추가 신원 정보나 용의자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LAPD는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가진 시민들에게 서부 교통수사과(West Traffic Division) 홈즈 형사(Detective Holmes)에게 213-473-0216 또는 213-473-0234로 제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AI 생성 기사경고 돌진 남성 중상 남성 보행자 애비뉴 남쪽
2026.03.11. 13:36
[OSEN=이상학 객원기자] 미국에는 충격의 날, 이탈리아에는 축제의 날이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절 강정호와 절친한 동료였던 프란시스코 서벨리(40)가 이탈리아 야구대표팀 감독으로 미국 격침을 지휘했다. 이탈리아 야구대표팀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다이킨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미국전에서 8-6 승리를 거뒀다. 메이저리그 스타 선수들이 총출동한 미국은 이탈리아에 뜻밖의 일격을 당하며 1라운드 탈락 ‘경우의 수’ 덫에 걸렸다. ‘최강’ 미국 상대로 6회초까지 8-0으로 앞서며 대이변을 연출했다. 홈런 3방으로 미국 마운드를 두들겼고, 선발투수 마이클 로렌젠이 4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최강 타선을 틀어막았다. 미국이 뒤늦게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야구 불모지’ 유럽 국가이지만 유럽야구선수권대회에서 10번이나 우승한 이탈리아는 유럽에선 알아주는 야구 강국이다. WBC 본선에도 5번 나가 2라운드 진출을 두 번 해냈다. 이번 WBC에선 메이저리그 투수 애런 놀라(필라델피아 필리스), 로렌젠(콜로라도 로키스), 그렉 웨이서트(보스턴 레드삭스), 포수 카일 틸(시카고 화이트삭스), 내야수 비니 파스콴티노, 외야수 잭 캐글리온(이상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대부분 이탈리아계 미국인 선수들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성했다. 미국에 앞서 브라질(8-0), 영국(7-4)을 무난하게 이겼다. 홈런을 터뜨린 타자가 명품 재킷을 입고 덕아웃 커피 머신에서 뽑은 에스프레소를 마치는 세리머니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미국까지 이길 줄 몰랐다. 객관적인 전력 차이가 컸는데 투타에서 미국을 압도한 경기 내용이 놀라웠다. 경기 후반 미국의 추격이 매서웠지만 이탈리아는 효과적인 투수 교체로 리드를 지켰다. 지난해 1월 이탈리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첫 대회를 맞이한 서벨리 감독의 운영이 빛났다. 이탈리아는 12일 멕시코전을 이기거나 지더라도 4실점 이하로 막으면 8강 확정이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서벨리 감독은 “내 인생 최고의 날 중 하나일 것이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그들은 젊지만 마치 메이저리그에서 10년 동안 뛴 선수들처럼 플레이했다. 완벽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이탈리아의 모든 사람들이 이 모습을 봐야 한다. 우리는 그들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야구하고 있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감격했다. 축구 강국인 이탈리아에서 야구는 역사가 오래됐지만 여전히 관심이 적은 비인기 종목이다. 서벨리는 “1년간 감독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우리가 이탈리아에서 특별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설득해야 했다. (미국전 승리로) 사람들이 더욱 믿기 시작할 거싱라는 점이 좋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모여 지지할 것이다.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다. 혼자서 할 수 없다”며 이탈리아 야구에 대한 관심와 지원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났으나 아버지를 따라 이탈리아 국적을 갖게 된 서벨리는 지난 2009년, 2017년 WBC에서 이탈리아 대표로 출전했다. 2008년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2020년까지 13시즌 통산 730경기 타율 2할7푼8리(2256타수 605안타) 41홈런 275타점 OPS .740을 기록했다. 2009년 백업 포수로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순간을 함께한 서벨리는 2015년 피츠버그 이적 후 풀타임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같은 해 피츠버그에 온 한국인 내야수 강정호와 절친하게 지내 국내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은퇴 후에는 2022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배터리코치로 일했고, 지난해 1월 마이크 피아자의 후임으로 이탈리아 감독을 맡았다. 한편 이탈리아에 충격패를 당한 마크 데로사 미국 감독은 “이탈리아를 칭찬해야 한다. 우리가 못한 것보다 이탈리아를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이탈리아를 폄하하고 싶진 않지만 상대는 결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이었다. 로렌젠도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선수”라며 메이저리거들이 있는 이탈리아가 결코 약한 팀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상학([email protected])
2026.03.11. 13:32
더버터가 오피니언 콘텐츠를 새로 단장합니다. 국내외 사회혁신 분야와 임팩트 생태계, 필란트로피와 공익법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해 정기 칼럼을 통해 현장의 경험과 생각을 독자들과 나눕니다. 임성택 사단법인 두루 이사장(법무법인 지평 변호사)은 기업 활동과 사회문제 해결의 접점을 다루는 ‘비즈니스와 사회혁신’을 연재합니다. 기업의 이윤 창출과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로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짚어볼 예정입니다. 뇌과학과 인지과학을 연구해온 과학 커뮤니케이터 장동선 궁금한뇌연구소 대표는 ‘마음구조대’라는 키워드로 마음건강과 인간 행동의 원리를 뇌과학 관점에서 풀어냅니다. 복잡한 감정과 인간의 선택을 과학의 언어로 해석하며, 일상 속 마음의 작동 원리를 쉽고 흥미롭게 전달합니다.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는 ‘기부 다이내믹스’로 현장에서 축적된 모금 경험을 토대로 개인과 기업, 재단이 만들어가는 기부 문화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분석합니다. 글로벌 재단과 필란트로피 생태계를 연구해 온 장희수 CAPS 동북아시아 디렉터는 세계 각국의 재단과 사회혁신 사례를 통해 글로벌 임팩트 생태계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격월 칼럼에 합류하는 김경신 파울러스 대표는 공익캠페인과 프로젝트로 사회문제 해결에 접근하는 브랜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상임변호사와 황인형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는 ‘소셜섹터 법률상담소’를 통해 비영리와 사회적경제 분야 조직이 실무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법적 쟁점을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합니다. 이미 독자들을 만나고 있는 주요 칼럼 코너도 이어갑니다. 송인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는 미래의 콘텐츠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적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향과 인사이트를 제시합니다. 더버터와 MYSC가 공동기획한 ‘글로벌 임팩트 생태계’에는 세계 각국의 임팩트 현장에서 일어나는 숨은 이야기를 전문가들이 격주로 소개합니다. ‘주식회사 싱가포르’에서는 현지 컨설팅·액셀러레이팅 기업 로드스타트의 안태현 대표, 태문영 이사가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 임팩트 생태계의 최신 이슈를 전합니다. ‘액셀러레이터의 생각’ 코너에서는 MYSC 구성원들이 임팩트투자와 사회혁신 분야 현장에서 벌어지는 스토리를 전달합니다. 더버터와 숲과나눔의 공동기획으로 이어가고 있는 환경 칼럼 ‘초록초록’도 격주로 연재를 계속합니다. 초록초록에서는 환경 분야의 MZ세대 연구자들이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를 주제로 독자와 만납니다. 중앙일보 공익섹션 더버터(The Butter) - 취재팀 : 김시원 편집장, 문일요 취재팀장, 최지은·박선하 기자 - 공익사업팀 : 이영은 매니저
2026.03.11. 13:30
카카오 ‘사이좋은 AI 포럼 2026’ ‘디지털시민성’ 교육 성과, ‘AI시민성’으로 확장 초등학교의 과학 수업 시간. 학생들에게 균(菌)을 조사해 보자는 교사의 제안에 돌아온 학생들의 대답. “챗GPT한테 물어봐요.” 서울장평초 오유나 교사가 지난달 24일 열린 ‘사이좋은 AI 포럼 2026’에서 소개한 이 장면은 요즘 교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변화다. 질문을 던지고, 자료를 찾고, 답을 정리하는 과정이 사라지고 있다. 일상에 깊숙이 스며든 AI가 학습 과정마저 대신하면서다. AI가 정보를 찾아주고 답을 써주는 시대에 학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카카오와 카카오임팩트·BTF푸른나무재단이 공동주최한 ‘사이좋은 AI 포럼 2026’에서는 약 11년간 이어온 청소년 디지털 시민성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AI 시민성(AI Citizenship)’이라는 새로운 교육 의제를 제시했다. 이른바 ‘AI 네이티브 세대’가 등장하면서 기술을 이해하고 책임 있게 활용하는 역량이 중요해지면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AI와 공존하는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AI를 두려움 없이 활용하면서도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 있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자 여정”이라며 “AI 시민성을 갖춘 다음 세대들은 기술을 활용해 따뜻한 온기가 있는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AI 시민성, 디지털 시민성의 연장선 ‘AI 시민성’은 일상 속 도구가 된 AI를 이해하고 책임 있게 활용하면서 그 영향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역량과 태도를 의미한다. AI가 정보 생산과 의사결정 과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기술을 단순히 사용하는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기술을 무조건 따르는 태도가 아니라 자기 주도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 있게 공존하는 힘, AI 기술을 윤리적이고 공정하게 활용하는 기준과 규칙을 함께 논의하는 사회적 역량까지 포함한다. 전문가들은 AI 시민성이 새로운 개념처럼 보이지만, 2010년대에 등장한 ‘디지털 시민성(Digital Citizenship)’의 연장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10여 년 전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청소년 일상에 깊이 들어오면서 교육 현장은 여러 문제를 경험했다. 허위 정보, 온라인 폭력, 개인정보 침해 같은 문제들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시민성은 이 과정에서 등장한 개념으로 디지털 환경 속에서 책임 있게 행동하고 공동체 규범을 이해하는 역량을 뜻한다. 디지털 시민성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 문제를 다뤘다면, AI 시민성은 ‘사람과 기술의 관계’로 범위를 넓힌다. 김봉섭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디지털포용문화팀 연구위원은 “디지털 환경이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관계 형성 방식까지 바꿔 놓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많은 청소년이 영상 콘텐츠를 1.5배속이나 2배속으로 시청하면서 짧고 빠른 정보 소비에 익숙해지고 있다. 단순히 미디어 이용 습관이 아니라 사고의 속도와 정보 처리 방식 자체의 변화와 연결된다고 분석한다. 김 연구위원은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기본 구조로 법·기술·윤리 세 가지 축이 있지만, 기술 변화의 속도는 늘 제도보다 빠르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지난 2015년부터 푸른나무재단과 함께 청소년 대상으로 디지털 시민성 교육 프로그램 ‘사이좋은 디지털 세상’을 이어왔다. 지금까지 전국 2643개교 1만2795개 학급에서 교육을 진행했고, 누적 참여 학생 수는 28만 명을 넘는다. 이번 포럼에서는 이러한 경험이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디지털 환경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배우는 것을 넘어 AI가 만들어내는 정보와 판단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할 것인지가 새로운 교육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 채널 ‘도티TV’를 운영하는 나희선 샌드박스네트워크 공동창업자는 디지털 환경에서 청소년들이 콘텐츠 생산자로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아이가 유튜브 활동을 하거나 콘텐츠를 만들며 디지털 공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기술을 사용하는 능력보다 그 과정에서 올바른 기준과 방향을 알려줄 교육”이라고 말했다. ━ AI와 함께 자라는 세대, 무엇이 달라지는가 포럼에서는 AI가 학습 과정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재욱 서울대 AI연구원장은 “최근 많은 대학생들이 문제를 정의하는 교수와 문제를 풀어주는 AI 사이에서 ‘배달원’ 역할만 하고 있다”고 했다. 교수가 과제를 내면 학생이 AI에 질문하고, AI가 만든 답을 다시 제출하는 구조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이 수행하는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이 교수는 “AI가 잘하는 것과 사람이 해야 할 역할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서 “AI에 계산과 실행을 빠르게 수행하는 역할을 주고 난 뒤 인간에게 남는 역할은 문제를 정의하고 결과를 평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AI 시대에는 학습의 목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전에는 정답을 찾는 과정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정답을 어떻게 검증하고 판단하는지가 더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장평초 오유나 교사는 학생들이 탐구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AI에게 질문하려는 모습을 자주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자료를 찾고 비교하고 정리하는 과정이 학습의 중요한 부분이었지만 AI가 이 과정을 빠르게 대신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결과를 더 빨리 얻는 환경에 익숙해져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창작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SF소설가인 배명훈 작가는 AI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시대에 인간 창작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창작은 평균을 만드는 게 아니라 자기표현”이라며 “AI는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균적인 패턴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인간 창작은 개인의 경험과 감각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 AI 시대, 미래 인재의 조건을 다시 묻다 AI가 학습과 창작 과정까지 빠르게 바꾸면서 교육 현장에서는 또 다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AI 시대에 인간에게 남는 역량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장대익 가천대 스타트업칼리지 석좌교수는 AI 시대의 미래인재에게 필요한 조건을 ^가치력(가치설정능력) ^책임감 ^이해력 등 세 가지로 정리했다. 장 교수는 AI로 얻은 결과물에 대한 책임은 결국 인간에게 남는다고 강조했다. AI가 만든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결과를 설명하고 책임질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카카오임팩트 이사장인 류석영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AI 시대의 교육이 단순히 기술 활용 능력을 가르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AI가 많은 일을 대신할수록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이 실패를 경험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교육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AI 시대일수록 인간의 호기심과 탐구 경험을 지키는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임팩트 사무국장인 육심나 카카오 ESG성과리더는 “AI를 둘러싼 담론은 많지만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행동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포럼에서 함께 그려낸 AI 시민성의 청사진을 바탕으로 교실과 가정, 정책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2026.03.11. 13:30
김기룡 한국사회가치평가 대표 20년 전만 해도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할 때 대놓고 ‘불우이웃 돕기’라는 표현을 썼다. 단순 기부나 자선 활동에 머물렀던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의 사회공헌은 환골탈태 수준이다. 이제 기업들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하고, 비즈니스와 연계된 전략적 사회공헌 활동을 운영하며, 성과와 임팩트를 측정하는 단계로 들어섰다. 이런 변화가 기업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뤄진 건 아니다. 김기룡(48) 한국사회가치평가 대표는 무대 뒤에서 사회공헌의 판을 설계해 온 사람이다. 2006년 ‘사회공헌 컨설팅’ 일을 시작해 올해로 20년이 됐다. 우리나라 사회공헌의 역사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목격자이자 조력자인 셈이다. “돌이켜보면 사회공헌 둘러싼 질문이 세 번 정도 바뀐 것 같아요. 초창기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었고, 2010년대 들어서는 ‘잘하고 있는가’를 물었습니다. 지금은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를 묻습니다. 사회공헌도 투입 대비 효용을 입증해야 하는 시대가 온 거죠.” 지난 6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국사회가치평가 사무실에서 김기룡 대표를 만났다. ━ 사회공헌 ‘리트릿’ 철학·방향 재정비하라 Q : ‘사회공헌 컨설턴트’의 길로 들어선 계기가 궁금해요. A :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뒤 4년 정도 사회복지 기관에서 근무했어요. 삼성이나 CJ 등 대기업 지원을 받아 복지사업을 진행했는데, 좀 의외였어요. 기업이 돈 버는 일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일도 하는구나. 신기했죠. 사회공헌 사업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기획하는 컨설팅 회사가 생긴다고 해서 호기심 반, 입사하게 됐어요.” Q : 일해 보니 잘 맞았나 봐요. A : “사회공헌 컨설팅이라는 게 한국에 없던 비즈니스였기 때문에 모든 게 새로웠죠. 도대체 뭐 하는 회사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고요. 신문에도 소개됐어요. ‘불우이웃 돕기를 컨설팅하는 회사’로요. 그때는 사회공헌에 대한 인식이 그 정도였어요. 컨설팅하는 저희조차도 이 영역이 이렇게 커질지 몰랐어요.” Q : 많이 바뀌긴 했죠. A : “제가 사회공헌 컨설팅을 시작했을 때는 ‘도입기’였어요. 기업들이 ‘이제 우리도 좋은 일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한 시기죠. 기업들의 경험이 어느 정도 축적된 2010년대에는 사회공헌 사업이 고도화 단계에 들어가게 됩니다. ‘임팩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사회공헌 파트너들도 다양해지죠. 사회복지단체나 NGO와 함께 일하던 기업들이 사회적기업, 소셜벤처들과 협력하기 시작합니다. 코로나 시기와 ESG 열풍을 지나면서 분위기가 또 바뀌었어요. 최근 국내 기업과 재단들 사이에서는 ‘사회공헌 리트릿(Retreat)’이라는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회공헌의 재구조화 단계, 혹은 재정비, 재도약 단계라고 볼 수 있어요.” Q :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A : “그동안 해오던 사업에서 한 발 떨어져 방향과 철학을 다시 점검하고 앞으로 무엇에 더 집중해야 할지, 어떤 전략을 가져가야 할지 성찰하는 과정에 돌입하는 것을 뜻합니다. 2020년 전후로 대기업 총수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도 영향이 있습니다.” Q : 젊은 리더들의 등장이 사회공헌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요. A :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젊은 리더들은 대개 효율성을 강조합니다. 사회공헌도 효율적으로 하길 바라죠. 투입되는 자원 대비 그만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가, 사회공헌이 기업의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이런 걸 묻죠.” ━ 측정이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사업 만든다 김기룡 대표는 2010년 ‘플랜엠’을 설립한 이후 SK그룹·두산·CJ·현대차·삼성생명 등 주요 기업들의 사회공헌 컨설팅을 진행하고 포스코와 BMW 등 대기업 공익재단 설립을 도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사회공헌 프로그램 평가지표’를 만들고 SK그룹의 ‘사회성과 인센티브’ 개발에도 참여하며 국내 사회적가치 측정의 기반을 닦았다. 2019년에는 사회성과 측정 전문 기관인 ‘한국사회가치평가’를 설립했다. Q : ‘컨설팅’에서 ‘측정’으로 자연스럽게 영역을 확장하게 됐네요. A : “점점 더 많은 고객이 사회공헌의 효과를 묻기 시작했으니까요. 심지어 플랜엠보다 한국사회가치평가가 더 잘됐어요. 사회공헌 시장은 커지지도 않고 작아지지도 않고 늘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는 반면 ‘측정’이라는 영역은 임팩트투자·소셜벤처·사회적기업·비영리 등에도 해당하기 때문에 시장이 훨씬 넓죠.” Q : 측정을 잘해서 사업이 더 커진 사례들도 있나요. A : “‘세움’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세움이 주로 하는 사업은 수용자들의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에요. 교도소에 ‘아동친화접견실’을 조성해 감옥에 있는 부모와 자녀를 만나게 해주는데, 아이가 부모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지 않도록 밝고 환한 장소에서 음식도 같이 먹을 수 있게 합니다. 아동 인권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범죄피해자 자녀가 아닌 가해자 자녀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어요. 아동친화접견실 설치가 수용자들의 생활 태도와 교정 효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 즉 재범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측정해 입증했고, 그 효과를 인정받아 법무부 예산으로 전국 교도소에 아동친화접견실이 설치됐습니다.” Q : 측정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네요. A : “물건의 가치를 정할 때 눈대중으로 대략 이만큼이니까 얼마다, 이렇게 값을 매기면 안 되잖아요.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성과라는 것도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저울’이 되자, 생각했죠. 그런데 이제는 생각을 바꿨어요. 사회공헌 영역에는 저울보다는 ‘나침반’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측정하는 이유는 점수를 매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이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니까요.”
2026.03.11. 13:30
아동청소년 마음건강 리포트 미국 홈디포 공동창업자 아서 블랭크가 설립한 ‘아서블랭크가족재단’은 지난해 12월 ‘청소년 마음건강’을 새로운 전략으로 발표했다. 지원 규모는 2500만 달러(약 360억원)이었다.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 등 아이의 성장 단계를 세 구간으로 나눠 예방 중심으로 개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재단은 “청소년이 경험하는 불안과 외로움, 고립감은 지금 교육 시스템이 해결하지 못하는 새로운 문제”라며 “문제가 생긴 뒤 치료하는 게 아니라 문제가 생기기 전 무너지지 않게 받쳐 주는 일에 돈을 쓰겠다”고 했다. 블랭크 재단의 청소년 지원은 오랫동안 경제적 지원과 기회 확대에 집중해 왔다. 최근 공시한 지원 내역을 살펴보면 직업교육, 대학·진로 프로그램, 스포츠 접근성, 야외교육, 미디어 리터러시 등 내용이 줄을 잇는다. 그런 재단이 마음건강 전략에서 가장 먼저 내세운 단어는 ‘예방(prevention)’이다. 지원 영역도 흥미롭다. 영유아기 부모와 자녀의 정서적 유대, 초·중학생의 소속감과 회복탄력성, 그리고 청소년의 디지털 기술과 건강한 관계 지원이다. 글로벌 재단의 자금이 청소년 마음건강에 집중되고 있다. 올해 2월 미국 헬스케어 기업 ‘시그나그룹’은 산하 재단을 통해 청소년 마음건강 지원 프로그램을 열었다. 3년간 900만 달러(약 132억원) 지원을 약속한 사업이다. 특히 올해는 건당 15만 달러로 지원 규모를 키우고 트라우마 대응, 가족-학교 협력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제 치료실을 벗어나 학교 안팎의 관계를 복원하는 데 돈을 쓰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글로벌 청년 마음건강 이니셔티브인 ‘빙(Being)’은 13개 프로젝트에 1980만 캐나다달러(약 217억원)를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저소득·중소득 국가의 청년들이 겪는 마음건강 문제의 사회적 원인을 발굴하고 치료 중심이 아니라 예방과 환경 개선에 집중한다. ━ 마음건강 인프라에 투자하라 올해 집행되는 아동·청소년 마음건강 관련 자금은 10억 달러(약 1조4800억원)로 추산된다. 민간재단과 기업 CSR 자금, 정부 정책예산이 포함된 금액이다.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학교와 지역사회, 디지털 환경까지 포괄하는 ‘마음건강 인프라’ 구축에 투자한다는 점이다. 최근 캐나다에서 아동·청소년에게 무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키즈헬프폰(Kids Help Phone)’은 전국 최초의 청소년 마음건강 전문 재단으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1989년 설립된 키즈헬프폰은 전화·문자·온라인채팅 등으로 연중무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캐나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알려졌다. 운영 조직과 기부 조직을 분리해 자금조달 역량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시그나그룹재단은 지난 2월 3일 미국 코네티컷에서 개최한 청소년 마음건강 지원 공모 설명회를 열고 학교·교사·코치·보호자를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마음건강을 개인의 증상 문제가 아니라, 일상 환경 전체의 문제로 재정의한 것이다. 재단은 2018년 이후 마음건강 질환을 겪는 청소년이 28% 늘었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제시하면서 “치료에 집중되던 지원금이 아이들 환경을 바꾸는 쪽으로 흐르도록 했다”고 밝혔다. 열흘도 지나지 않아 영국 보건사회복지부(DHSC)는 청년 마음건강 커뮤니티 허브에 700만 파운드(약 140억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이 허브는 의사 의뢰 없이도 11~25세 청년이 들어와 상담, 그룹 프로그램, 치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지역 기반 거점이다. 영국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연간 1만 건 이상의 추가 상담·치료·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2024년 예산안에서 5억 캐나다달러(약 5400억원) 규모의 청소년 마음건강 지원 기금을 마련해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젊은 세대가 제때, 자기 지역에서, 믿을 수 있는 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게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기금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이 기금으로 통합청년서비스 확대에 1000만 캐나다달러를 투입했고, 캐나다 전역에서 운영 중인 커뮤니티허브 115개를 165개로 확충하기로 했다. 마음건강과 1차의료, 성건강, 교육·고용 지원을 한 공간에서 연결하는 모델이다. 올해 미국은 지난 5년간 10억 달러를 투입하는 학교 마음건강 인프라 구축 사업의 마지막 해에 접어들었다. 특히 연방 정부 차원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예산을 계속 편성하고 있다. 미 복지부는 심각한 정서장애를 가진 0~21세 당사자와 가족에게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위험군도 조기에 찾아내기 위한 4000만 달러 규모의 지원정책을 내놨다. 이처럼 미래세대의 마음건강을 국가경쟁력으로 인식하고 지원하는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1월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을 대상으로 AI가 청소년의 안전과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NGO와 연구기관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기업의 자율 규제도 시작됐다. 지난달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와 틱톡, 스냅 등 주요 소셜미디어 기업 3사가 청소년 마음건강 보호를 위한 미국의 자살 예방 비영리연합체 ‘NCSP’의 평가를 받기로 합의했다. ━ AI 세대의 마음건강은 국가경쟁력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10~19세의 7명 중 1명이 정신질환을 경험하며, 10대 질병 부담률의 약 15%를 차지한다. 우울·불안·행동장애는 청소년기의 주요 질병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고, 자살은 15~29세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마음건강의 지원 경로는 다양하다. 지역과 문화, 공동체의 경험에 따라 필요한 접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디컬로니징 웰스 프로젝트’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이들은 청소년들을 지원할 때 ‘문화적으로 응답하는 돌봄(culturally responsive care)’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흑인이나 원주민 청년들이 겪는 마음건강 문제는 개인의 심리 문제만이 아니라 차별, 역사적 경험, 공동체 환경과도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마음건강’이라는 하나의 키워드 아래에도 누가, 어떤 문화적 배경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돌보는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적절한 지원에는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 지난달 호주는 12년 만에 아동·청소년 마음건강 실태조사에 착수하면서 ‘기초조사’에 돌입했다. 부모·보호자 6500명, 11~17세 청소년 3500명을 대상으로 1년간 실태를 파악할 예정이다. 호주 정부는 “과거 두 차례 실태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아동·청소년 마음건강 서비스 투자 확대와 학교 지원 강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청소년 마음건강을 단순한 복지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로 보고 있다. 의학 학술지 ‘란셋’이 구성한 국제 전문가그룹 ‘란셋위원회’의 보고서에서는 이를 ‘트리플디비던드(triple dividend)’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청소년 건강에 투자하면 지금 당장의 건강 개선, 성인기 생산성과 삶의 질 향상, 그리고 다음 세대 건강까지 이어지는 세 가지 효과가 동시에 발생한다는 의미다. 기업의 언어로 풀면 청소년기의 불안·우울·사회적 고립을 방치하면 10~20년 뒤 노동시장에 들어올 인력의 회복탄력성과 생산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최근 기업과 재단이 청소년 마음건강에 투입하는 자금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일이면서 동시에 미래 인재에 대한 선행 투자로 해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청소년 마음건강을 교육과 노동시장 성과의 핵심 변수로 본다. OECD는 2025년 발표한 ‘디지털 시대의 아동 삶’ 보고서에서 “튼튼한 마음건강은 학습 성취와 향후 노동시장 성과를 함께 떠받치는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학년 유급 가능성이 약 25% 높고, 고등교육 이수율도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OECD는 보고서에서 아동·청년기의 정신건강 투자가 학교 출석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비용을 줄이는 비용 대비 효과적인 정책 투자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도 청소년 마음건강을 새로운 사회공헌 의제로 보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생명의전화와 함께 2023년부터 지속하는 ‘청소년 생명존중사업’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학교 안에서 또래 친구들이 위기 신호를 발견하고 도움을 요청하도록 돕는 ‘라이키’ 사업과 청소년 24시간 상담플랫폼 ‘라임’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나 기관 중심의 상담에서 벗어나 또래 관계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위기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는 구조다. 카카오도 올해 사회공헌 사업에서 청소년 지원을 핵심 키워드로 삼고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AI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성장하는 청소년 세대가 겪는 문제는 앞으로 더 중요한 사회 이슈가 될 것”이라며 “청소년이 기술을 건강하게 활용하고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3.11. 13:30
편집장 칼럼 지난달 영국 한 대형 재단 담당자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이름이 낯익었다. 2년 전 행사장에서 발표자로 만난 인연이 있었다. 그는 ‘처칠 펠로’ 연구 기금을 지원받아 조만간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라며 정중히 미팅을 요청했다.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 사례를 소개받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미리 찾아본 한국 CSR 사례들을 예로 들며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자신의 연구에 담아 영국 자선 분야에 널리 공유하겠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잘 모르는데 해외에서 먼저 알아보고 열광하는 것들이 있다. K팝·K드라마·K화장품. 다음은 K사회공헌인가. 해외 재단이나 소셜섹터 사람들을 만나서 한국 사회공헌 사례를 대충 몇 개 쓱 흘려주면 대단하다, 멋지다는 ‘찐 반응’이 터져 나온다. 한국의 사회공헌과 임팩트 생태계는 속도·실행력·혁신성·파트너십 등 모든 측면에서 이미 선진국을 앞서가고 있는데 왜 우리는 그 좋은 성과들을 자랑하지 않는 걸까. 언젠가 유튜브에서 봤던 하버드 강의실 장면이 떠오른다. 미국인 학생이 본인의 사소한 성취조차 엄청난 성과로 포장해 소개하는 반면, 한국인 여학생은 뛰어난 성적과 실력을 갖췄음에도 머뭇거리면서 자신의 성취를 축소해서 설명했다. 겸손을 미덕이라고 배웠기 때문일까. 한국의 기업들도 비슷하다. 사회공헌 성과를 드러내는데 조심스럽다. 놀라운 성과로 현장을 바꾸고 있지만, 자신이 한 일을 알리는 데 눈치를 본다. 한 전문가는 이를 ‘진정성의 굴레’라고 표현했다.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고 정작 중요한 성과와 임팩트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확산되지 않는 사회공헌 사업은 사회문제를 영영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더버터는 한국의 우수한 사회공헌 케이스를 소개하기 위해 가칭 ‘사회공헌 스타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사회공헌 가이드북’ 제작이 그 첫 번째 스텝이다. 미슐랭 가이드처럼 사회공헌 맛집을 찾아내 소개하려고 한다. 기업과 재단이 어떤 사회문제에 돈을 쓰고 있는지, 누구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알리기 위해 서점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강의실 뒷줄에서 쭈뼛거리던 한국 기업들이 무대 중앙으로 나설 차례다.
2026.03.11. 13:30
식물성 도시, 피토폴리스 (스테파노 만쿠소 지음, 김현주 옮김, 김영사)=기후위기 시대 인류 생존의 해법을 ‘식물’에서 모색한다. 인류는 오랫동안 도시를 인간의 몸, 즉 ‘동물’의 구조를 본떠 설계해왔다. 뇌·심장·폐 같은 핵심 기관에 의존하는 신체가 작은 이상에도 치명상을 입듯, 그런 구조를 닮은 도시 역시 기후위기나 전염병 같은 재난에 취약하다. 저자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생명체인 식물의 분산형 네트워크 구조에 주목하며, 도시를 보다 유연한 구조로 재설계하자고 제안한다. 여성, 자전거, 자유 (마리아 E. 워드 지음, 변유선 옮김, 유유)=여성의 이동권이 제한됐던 1896년. 자전거를 타는 여성은 멸시와 비야냥을 감수해야 했다. 그럼에도 속도를 즐기며 해방감을 만끽한 한 여성은 다른 여성들에게도 자전거 타기를 힘껏 권하는 글을 썼다. 자전거의 원리부터 자신에게 맞게 조정하는 법, 수리하는 법까지 세세하게 설명한 글이 130년의 시간을 넘어 재발간됐다. 당시 여성들이 자유와 해방을 느낀 일상의 순간을 들여다볼 수 있다. 좋은 삶을 위해 죽음을 묻다 (최대환 지음, 어크로스)=신부이자 철학자인 저자가 고대부터 근대까지 서양 철학자들이 삶과 죽음을 어떻게 사유했는지 엮어낸다. 플라톤부터 단테, 토마스 모어, 파스칼에 이르기까지, 죽음에 관한 고전의 문장들을 오늘의 언어로 풀어낸다. 작품에 담긴 철학을 그들의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했는지도 함께 들려준다. 로컬의 재발견 (권선필 지음, 월간토마토)=복합위기 시대에 로컬이 왜 ‘회복탄력성 플랫폼’이 될 수 있는지를 논리와 사례를 통해 차분히 풀어낸다. 돌봄·교육·교통·주거·일자리 같은 생활권의 문제를 지역 안에서 해결할 역량을 갖추고, 촘촘한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갈 때 로컬은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조건과 방향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브랜드 액티비즘 (김홍탁·김예하 지음, 클라우드나인)=자본주의의 역사부터 최신 마케팅 전략까지 폭넓게 짚으며 ‘브랜드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 브랜드가 시장을 넘어 제도와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또 사회적 이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어떻게 브랜드 자산으로 이어지는지를 풍부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2026.03.11. 13:30
어떻게생각하십니까 법정모금단체 기부자 정보 유출 비영리 운영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조해 온 국내 최대 법정모금기관에서 기부자들의 개인정보가 잇달아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서는 2000만원 이상 고액 기부자들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도 1600명에 달하는 기부자의 개인정보가 공개된 사실이 확인됐다. 사랑의열매는 “홈페이지에 게시된 2024년 공익법인 결산서류 공시자료 첨부파일에 기부자님의 개인정보 일부가 노출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지난 6일 게재했다. 개인정보가 노출된 사람은 총 647명이다. 유출된 항목은 이름, 주민등록번호, 기부금액이다. 이 중에는 정치인·기업인·연예인 등 유명 인사의 정보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은 지난해 4월 25일부터 올해 3월 4일까지 총 314일 동안 홈페이지 게시판에 공개돼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기본적인 절차와 시스템이 갖춰졌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지적한다. 외부에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를 게시하거나 전송하기 전에는 주민등록번호 같은 민감한 정보가 포함됐는지 자동으로 탐지해 차단하거나 마스킹하는 절차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절차상으로도 통상 여러 단계의 검수와 결재를 거치도록 관리한다. 이번 사례는 이 같은 최소한의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거나, 애초에 마련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간단한 필터링 시스템이나 차단 장치만 있었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라며 “이런 기본적인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조직 내부의 보안 인식과 관리 체계가 상당히 느슨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경우 일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것이지만 이번 사례는 기관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민감한 개인정보가 사실상 공개된 형태”라며 “주민등록번호까지 포함된 정보가 장기간 공개된 점을 고려하면 파급력이나 위험성 측면에서 훨씬 심각하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랑의열매 측은 더버터와의 통화에서 공시 자료의 게재 절차와 시스템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확인이 어렵다”면서 “정해진 법령에 따라 대응팀을 구성하고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법정모금기관은 일반 비영리단체와 다른 지위에 있다는 점이다. 사랑의열매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에 따라 1998년 설립된 법정 전문 모금·배분기관이다. 매년 1조원 가까운 규모의 모금액을 전국의 수천 개 비영리단체에 배분하며, 이들 단체의 사업과 회계 운영에 대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조해 왔다. 이 때문에 내부 관리 기준 역시 그에 걸맞은 수준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비영리 관계자는 “법정모금기관은 일반 비영리와 달리 공적인 책임이 강하고 사실상 비영리 생태계에서 기준을 제시하는 위치에 있다”며 “이런 기관 내부에서 가장 기본적인 기부자 개인정보 보호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건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부자 데이터는 모금 단체가 가장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정보 중 하나”라며 “이번 사건이 특정 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비영리 섹터 전체에 대한 신뢰 문제로 번질까 봐 우려된다”고 했다.
2026.03.11. 1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