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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룰라, 베네수 野대선후보 배제에 한목소리 "규탄"

마크롱·룰라, 베네수 野대선후보 배제에 한목소리 "규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46) 프랑스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8) 브라질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서 불거진 야당 정치인 대선후보 등록 배제 논란에 대해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저와 룰라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대선 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대선후보로) 등록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단호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도 "베네수엘라의 민주적 절차를 보장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이번 상황에 대해 "상대 후보의 출마를 금지하는 데 법적·정치적 설명이 없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니콜라스 마두로(61)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룰라 대통령은 마두로에게 '정치에 있어서 정상성 회복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는 한편 "베네수엘라가 정상적으로 국제사회로 돌아오려면 민주적 절차를 보장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베네수엘라 '민주 야권 연합'(PUD·통합 베네수엘라)은 7월 28일 대선을 앞두고 그간 세간에 거론되지 않던 제3의 인물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4)를 잠정적 단일 대선후보로 등록했다. 이는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의 피선거권 박탈, 마차도 대체 후보로 지명된 코리나 요리스(80) 전 교수에 대한 온라인 후보 등록 차단에 따라 "합법적 선거 경로에 머물기 위해 내린 조처"라고 야권 연합은 설명했다. 야권 연합은 그러면서 "단일 후보를 등록할 때까지 지속 투쟁할 것"이라고 부연해, 최종 후보를 다시 변경할 여지를 남겼다. 베네수엘라 대선에는 3선에 도전한 마두로 대통령을 비롯해 다른 개별 야당에서도 후보를 냈다. 앞서 마두로 정부와 야당은 지난해 노르웨이 중재로 바베이도스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시행할 것'을 합의했고, 이에 따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그러나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4월 18일까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기 위한 진전을 이루지 않으면 제재가 다시 강화될 수 있다는 기한을 제시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2024-03-28

美, 볼티모어항에 대형 크레인 투입…붕괴교량 철거작업 본격화

美, 볼티모어항에 대형 크레인 투입…붕괴교량 철거작업 본격화 메릴랜드주, 긴급자금 810억원 요청…잔해제거·재건에 2조7천억원 예상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컨테이너선 충돌로 붕괴한 미국 볼티모어항의 대형 교량 철거 작업이 28일(현지시간) 본격화하고 있다. 미 당국은 교량 잔해 제거 등을 위해 크레인을 실은 대규모 바지선을 이동시키고 있으며 이날 오후 항구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AP통신 및 CNN방송 등이 전했다. 이 작업은 미 해군 인양부대가 주도하고 있으며 투입되는 장비는 최대 1천t을 들어 올릴 수 있는 크레인 데릭 바지선, 최대 4백t 작업 능력을 가진 회전 크레인 바지선 등이다. 인양부대는 물속에 있는 교량 부분을 제거하고 인양하는 것을 지원할 예정이다. 메릴랜드주는 이와 별개로 철거 및 재건 작업에 필요한 긴급자금 6천억달러(약 810억원)를 연방정부에 요청했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성명에서 "초기 자금 요청은 즉각적인 (사태) 대응 노력과 신속한 복고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일은 몇시간이나 며칠, 몇 달로 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우리 앞에는 가야될 먼 길이 있다"라고 밝혔다. 붕괴 잔해 제거와 교량 재건에는 모두 20억 달러(2조7천억원)가 들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연방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 상당 부분은 보험사가 부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금은 수십억달러가 될 것으로 보이나 사고를 일으킨 컨테이너선이 가입한 보험사는 여러 재보험사에 연동돼 있어 특정 보험사가 파산할 가능성은 낮다고 CNN은 보도했다. 영국 로이즈 보험사의 브루스 카네기-브라운 회장은 CNBC 인터뷰에서 "잠재적으로 사상 최대의 해양 보험 손실이 될 것처럼 느껴진다"라면서 "우리는 이것이 상당히 큰 보험 청구가 될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 자원을 배치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구조당국은 전날 교량 붕괴로 인한 실종자 6명 중 2명의 시신을 인양했다. 이들의 시신은 교량 중간 부분에 있던 픽업트럭에서 잠수부에 의해 발견됐다. 나머지 실종자들의 시신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붕괴된 교량 잔해를 먼저 치워야 할 것으로 구조당국은 보고 있다. 이와 별개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원인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사고를 일으킨 컨테이너선인 달리 호에 탑승, 전자 장치에 수록된 정보와 서류 등을 확보하고 선장 및 선원들을 면담했다. 한편 백악관 국가경제위는 전날 공급망 교란 태스크포스(TF)를 소집해 볼티모어 항구 폐쇄가 지역 및 국가 경제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solec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강병철

2024-03-28

[뉴욕유가] 美GDP 호조에 수요감소 우려 약화…3거래일 만에 반등

[뉴욕유가] 美GDP 호조에 수요감소 우려 약화…3거래일 만에 반등 (뉴욕=연합뉴스) 정선영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 유가는 3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보다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공급 위축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면서 유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1.82달러(2.24%) 오른 배럴당 83.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는 지난 3월 1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유가는 11.52달러(16.08%) 상승했다. 3월 들어서는 6.27% 정도 상승했다.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시장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험과 공급 차질 가능성은 유가를 지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현재의 감산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 점도 유가에 상승 요인이 됐다. 이날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높게 나오면서 수요 위축 우려는 크게 상쇄됐다. 미국 상무부는 계절 조정 기준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3.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3.2%를 웃도는 수치다. 전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320만 배럴 증가하면서 재고가 감소할 것으로 봤던 시장 참가자들이 놀라워했지만 원유 수요 부진에 대한 목소리는 힘을 잃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 그룹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유가가 반등할 분기"라며 "지정학적 위험 요인이 원유 공급에 큰 차질을 주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운송 비용이 증가했고, 원유 공급을 어렵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휘발유와 원유 가격이 오르는 강한 계절적 경향으로 인해 앞으로 유가는 정치적으로도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제뉴스공용1

2024-03-28

외국 첫 '김치의날' 제정 기여 아르헨 前의원, 김치홍보대사된다

외국 첫 '김치의날' 제정 기여 아르헨 前의원, 김치홍보대사된다 아르헨, 작년에 국가 차원에서 김치의날 제정…내달 방한 임명식 참석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국가 중 처음으로 '김치의 날'(11월 22일)을 국가 기념일로 제정하는 데 앞장선 아르헨티나 전 상원 의원이 '김치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됐다. 28일(현지시간)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마그달레나 솔라리 킨타나 아르헨티나 전 상원의원(현 변호사)이 다음 달 한국을 방문, 광주에 있는 세계김치연구소를 찾아 김치 홍보대사 임명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 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는 제2기 글로벌 김치 홍보대사(앰배서더)로 다른 5명과 함께 킨타나 전 의원을 임명한 바 있다. 킨타나 전 의원은 집에서 김치를 즐겨 먹을 정도로 한식과 한국 문화 전반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지난 2021년 7월 아르헨티나 정부 차원에서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기념하는 의안을 발의했다. 이어 지난 2021년 10월 연방상원, 작년 7월 연방하원에서 각각 아르헨티나 김치의날 제정 결의안이 의결됐다. 전세계에서 국가 차원에서 '김치의 날'을 지정한 나라는 한국을 제외하고는 아르헨티나가 처음이었다. 입법 과정에는 당시 하원 의원이었던 하비에르 밀레이 현 대통령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한국문화원을 찾아, 음식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보화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장은 "민간 차원의 다양한 교류 활성화와 유대관계 증진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unniek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선정

2024-03-28

美전문가 "北, 美이익 훼손하려 하마스에 무기판매 확대 가능성"

美전문가 "北, 美이익 훼손하려 하마스에 무기판매 확대 가능성" 싱크탱크 CSIS 보고서…G7 정상회의 규탄·국제사법재판소 제기 등 대응 방안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반미 적대 전선을 강화하고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해 북한이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무기 지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엘런 김 선임연구원은 28일(현지시간) '북-하마스 관계' 보고서에서 "북한은 하마스와 1960년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 인연을 가지고 있다"고 지목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하마스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최근 정황과 관련해서는 "돈이 최우선 동기로 보인다"면서 "국제 사회의 제재 속에 무기 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북한은 다양한 불법 행위에 연루돼 있으며, 여기에는 하마스와 이란, 기타 이슬람 무장 단체에 대한 무기 제공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또한 중국과 러시아, 이란을 포함한 반미 블록의 부상으로 탄력받고 있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북한은 중동에서 미국의 이익을 훼손할 수 있는 기회를 추구할 수 있으며, 이는 하마스에 대한 무기 판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록 북러의 전략적 군사 밀착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북한과 하마스의 불법 무기 거래 증가는 미국의 국가 안보 우려"라면서 "북한은 이미 러시아에 300만개가 넘는 탄약과 수십발의 탄도 미사일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오는 6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공동 행동을 취할 것을 제안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은 이에 대응해 G7과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차원에서 자금 흐름을 차단하는 양자 또는 다자 차원의 공조를 강화할 수 있다"며 "당장 취할 수 있는 즉각적 행동은 6월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및 가자 문제에서 북한의 역할을 규탄하는 결의를 채택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또 "한국과 미국은 하마스의 전쟁 범죄에 있어 북한의 불법 행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기할 수도 있다"며 "북러 밀착에 불만족스러운 중국을 이용해 북한의 불법 무기 거래를 제한하는 협상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경희

2024-03-28

[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몰입하라

세계적인 기업들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하는 과제를 살펴보면 “몰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직원들의 복리를 증진해주고, 직원 및 직원 가족의 편의를 도모하는 회사의 정책들을 살펴보자. 개를 데리고 출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출퇴근 버스를 운영하는 것, 직장에서 유아원을 운영하는 것, 다른 회사보다 급여를 많이 주는 것조차도, 서글프지만 모두, 사실은 어떻게 하면 종업원들이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업무에 몰입을 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데서 출발한 것들이다.   시카고 대학에서 교육학과 심리학을 가르쳤고 이 “몰입”이라는 주제로 유명해진 칙센트 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라는 심리학자가 있다. 이 사람은 몰입을 “Flow”라고 부른다.     이 교수에 따르면, Flow는 “삶이 고조되는 순간, 물 흐르듯이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 더 나아가서 자신에 대한 생각까지도 잊어버리게 될 때를 일컫는 심리상태”라고 정의한다. 한마디로 한가지에 너무나 정신을 집중한 나머지 무아지경이 되는 단계이다.     칙센트 미하이 교수는 몰입의 상태가 되면 자신감이 넘치고 창조적인 생각이 마구 터져 나오게 된다고 한다.     ‘직원을 몰입시켜라’고 하는 주제는 직원을 단 한 명이라도 고용하고 있는 고용주 입장에서는 솔깃해질 이야기다. 특히나 귀에 이어폰을 꼽고 하루 종일 음악을 듣는 직원이나, 회사에서 휴대폰으로 하루 종일 게임을 켜놓고 일하는 직원을 둔 고용주들에게는 말이다.     반대로 대다수를 차지하는 직장인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회사에 이용을 당하는 것 같아서 서글프고 괴로운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몰입”의 학자 칙센트 미하이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오랫동안 ‘일’은 필요악으로 여겨진 반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로 받아들여졌다. 여가를 즐기는 데는 특별한 재주가 필요 없고 아무나 즐길 수 있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여가는 일보다 즐기기가 더 어렵다.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효과적으로 쓰는 요령을 모르면 삶의 질은 올라가지 않는다. 그것은 절대로 사람이 저절로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은퇴를 하신 고객들을 만나면, 은퇴 후, 처음 1~2년은 그동안 못 다닌 여행을 실컷 다니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쓸데없이 빈둥거리면서 매일 자신이 뒤쳐지는 것 같은 느낌 속에서 괴로워하면서 살고 있는가? 반면에 땀 흘려 열심히 일을 한 뒤에 느끼는 뿌듯한 성취감은 느껴본 사람만이 안다.   회사가 자신을 “몰입”까지 시켜가면서 착취한다고 느끼는 직원들이 있다면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몰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보자.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성과도 내고, 인정도 받고, 돈도 벌고, 기쁨도 누린다면 최고의 일이 아닐까? 그래도 뭔가 이용 당하는 것 같다면 둘 중에 하나다. 지금 당신의 회사가 “몰입” 정책에 실패하고 있던지, 당신의 몰입이 아직은 부족한 것이다. 오늘, 단 한 순간이라도 몰입해 볼 작정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몰입 직원 가족 고용주 입장 미하이 교수

2024-03-28

[로컬 단신 브리핑] 한동안 방치 시카고 베트남 참전기념물 복구 외

#. 한동안 방치 시카고 베트남 참전기념물 복구    오랫동안 방치되어 왔던 시카고 다운타운 리버 워크(River Walk) 소재 베트남 참전용사 기념물이 복구 작업을 마치고 29일 다시 일반에 선보인다.     지난 2006년 430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제작된 베트남전 참전용사 기념물은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일리노이 주 출신 군인 2936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시카고 베트남 참전용사 기념물은 와바시와 스테이트 스트릿 인근 리버 워크에 있는데 그동안 낙서로 훼손되는 등 사실상 방치된 상태였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27일 "20년 가깝게 방치되어 왔던 베트남 참전용사 기념물에 대한 지적이 많아 그동안 필요한 복원 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우리는 재향군인들을 기려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고 이렇게라도 그들에게 영광을 돌릴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존슨 시장은 이어 "(복구 공사가 마무리 된) 3월 29일을 앞으로 공식 베트남 참전용사의 날로 선포한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전 참전용사 기념물의 복원 작업에 소요된 정확한 예산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 시카고, 총기업체 '글록 건' 상대 집단소송도 추진    “총기 제조업체 '글록 건'(Glock Gun)사가 공공 안전보다 회사의 이익을 중시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시카고 시가 전국의 다른 지자체들과 함께 집단 소송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카고 시가 쿡 카운티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글록 건'사가 제조한 총기는 작은 부품 설치 및 스위치 장착 만으로도 권총을 자동 기관총으로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시카고 지역사회 안전국은 "’글록 건’사 간부들은 자신들이 판매하는 총기가 손쉽게 불법 자동 무기로 변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회사의 이익을 위해 계속해서 위험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글록 건’사가 최소한 자동 기관총으로 전환될 수 있는 스위치 기능만 없앴더라도 많은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카고 경찰(CPD)은 지난 2년동안 1100여정의 불법 개조 자동 기관총을 회수했는데 아직도 더 많은 총기가 시중에 존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 전문가는 이와 관련 "집단 소송은 분명히 총기 제조업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공동으로 소송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각 주마다 다른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글록 건’사는 시카고 시가 제기한 소송과 관련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재판은 오는 7월 중순께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Kevin Rho 기자로컬 단신 브리핑 참전기념물 한동안 베트남 참전기념물 시카고 베트남 베트남전 참전용사

2024-03-28

시카고 75년 역사 초콜렛 공장 폐쇄

앞으로는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향기로운 초콜렛 냄새를 맡을 수 없게 됐다. 85년간 운영되던 유명 다운타운 초콜렛 공장이 문을 닫기 때문이다.     블루머 초콜렛(Blommer Chocolate Co.)은 다운타운에 위치한 초콜렛 생산 공장을 오는 5월 말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시카고 강과 90번 고속도로 사이의 풀턴 리버 지구인 600번지 웨스트 킨지길에 위치한 블루머 초콜렛 공장은 27만 평방피트 규모로 1930년대 이 회사가 문을 열 당시부터 초콜렛을 생산해 왔다.     하지만 공장의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운영 비용이 높아지자 더 이상 생산성을 맞추기 힘들다고 판단한 회사측은 공장 운영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공장의 생산은 지난 22일부터 중단됐고 5월 말까지 생산 시설 철거와 수송 작업이 이뤄진다.     블루머사는 아직까지 어느 지역으로 생산 시설을 옮길 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킨지길 공장에서 일하던 250명의 직원들은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옮기거나 사직해야 한다.     블루머사는 다운타운 공장을 폐쇄하지만 머천다이스 마트에 있는 본사와 연구 시설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올 가을에는 머천다이스 마트에 새로운 연구 개발 시설을 오픈해 신상품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블루머사 공장의 경우 펜실베니아와 캘리포니아, 캐나다 등지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회사는 앞으로 1억달러를 투자해 생산 시설을 확장할 계획이다.   블루머사는 소비자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회사는 아니다. 특정 제품의 초콜렛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코코아를 가공해 초콜렛을 만든 뒤 이를 다른 생산업체에 판매하는 도매 업무를 주로 해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블루머의 코코아 가공 능력을 북미 1위로 평가하고 있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해왔다. 이로 인해 다운타운 블루머 공장 인근에서는 초콜렛 냄새가 진동하면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1939년 현재 자리에서 창업자인 헨리 블루머와 형제들이 세운 블루머사는 지난 2018년 일본의 후지 오일사가 7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한편 시카고는 초콜렛과 캔디 산업이 매우 활발한 지역이었다. 1800년대부터 툿시 롤을 비롯해 프랭고, 리글리 껌, 패니 메이, 마스 등의 유명 회사들이 시카고를 중심으로 제품 생산과 판매를 했기 때문이다. 페니 메이의 첫번째 매장이 다운타운에 있었고 프랭고 민트 제품은 스테이트길에 위치한 마샬 필드 백화점 건물에서 70년 이상 생산돼 왔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초콜렛 블루머사 공장 블루머 초콜렛 초콜렛 생산

2024-03-28

“(김)하성이형과 만나서 더 의미있다” ML 데뷔하는 이정후, 스스로도 놀란 평정심 [오!쎈 샌디에이고]

[OSEN=샌디에이고, 길준영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승리와 안타를 다짐했다. 이정후는 29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리는 2024시즌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1번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898을 기록하며 한국 최고의 타자로 군림한 이정후는 지난 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다.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모은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26억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 중 역대 최대 계약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영입한 직후 곧바로 리드오프 중견수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버스터 포지(9년 1억6700만 달러), 자니 쿠에토(6년 1억3000만 달러), 맷 케인(6년 1억2750만 달러), 배리 지토(7년 1억2600만 달러)에 이어서 이정후에게 구단 역대 5위 계약을 안긴 샌프란시스코의 기대는 상당하다.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는 13경기 타율 3할4푼3리(35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6득점 2도루 OPS .911로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기대감을 높였다. 시즌 개막전을 맞이하는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중견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맷 채프먼(3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마이큰 콘포토(좌익수)-패트릭 베일리(포수)-닉 아메드(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로건 웹이다. 이정후는 이날 리드오프 중견수로 출전하며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역대 27번째 한국인선수가 됐다.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이정후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평소와 똑같다. 한국에서도 그렇고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크게 다를 것도 없다. 나도 메이저리그 개막전은 조금 다를 줄 알았는데 그렇게 긴장되는 것도 없고 똑같은 것 같다”라고 메이저리그 데뷔전에 나서는 소감을 밝혔다.  펫코파크는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뛰었던 구장이다. “사실 아버지는 한 번밖에 뛰지 않았다”라며 웃은 이정후는 “나에게는 한국에 있을 때 (김)하성이형이 경기하는 것을 맨날 봤던 구장이다. 그런 구장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이 좀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4년차 시즌을 맞이한 김하성은 이날 5번 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후와 김하성은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 키움에서 함께한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다. “하성이형이 있어서 심적으로도 아예 다른 팀과 경기를 하는 것보다는 좀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하성이형과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라며 김하성과 본인 모두 좋은 활약을 하기를 기대했다.  이날 샌디에이고 선발투수는 베테랑 에이스 다르빗슈 유다. 메이저리그 통산 267경기(1628이닝) 103승 85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한 다르빗슈는 지난 시즌 24경기(136⅓이닝) 8승 10패 평균자책점 4.56으로 다소 부진했다. 지난 20일 다저스와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등판해 3⅔이닝 2피인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 비자책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다르빗슈와 지난해 3월 개최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맞붙어 2타수 1안타 1타점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다르빗슈를 상대하는 이정후는 “너무 오래전 일이다. 1년이 지났다. 그 때와 지금은 또 다르다. 이제는 정규시즌 경기다. 내가 WBC에서 안타를 쳤다고 해서 오늘 칠거란 보장이 없다. 그냥 잘 준비해서 내가 해온 것을 믿고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오늘 목표는 이기는 것이다”라며 개막전 승리 의지를 불태운 이정후는 “이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안타를 치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 길준영(jpnews@osen.co.kr)

2024-03-28

IL 알짜 세수원 스포츠 도박 세금 대폭 인상

일리노이 주의 스포츠 도박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주지사가 스포츠 도박에 부과하는 세율을 2배 이상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JB 프리츠커(민주) 일리노이 주지사가 최근 공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스포츠 도박 혹은 스포츠 갬블이라고 불리는 도박에 부과하는 세율을 현행 15%에서 35%로 대폭 올리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특정 분야에 한정되는 조치지만 세금을 두 배 이상 올리자는 것인데 그 내면에는 그간 스포츠 도박이 엄청난 세수 증대 효과를 가져왔고 앞으로도 전망이 밝다는 분석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일리노이 주는 지난 2020년부터 스포츠 도박을 합법화했다. 이후 최근까지 스포츠 도박에만 무려 310억달러가 베팅됐다. 이는 매 1분마다 1만5000달러의 베팅이 이뤄지는 것으로 일리노이 성인 한 명당 3150달러를 베팅한 것과 같다.     일리노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스포츠 도박 업체들은 작년에만 10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기록했고 이 중 세금으로 1억5000만달러를 납부했다.     만약 인상된 세율이 적용된다면 일년에 2억달러 이상의 추가 수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가장 큰 업체인 팬두엘과 드래프트킹사는 각각 4억1000만달러와 3억19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일리노이 주 정부가 이렇게 급격한 세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다른 주 정부와 비교해도 아직 세율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도박 시장이 가장 큰 뉴욕주의 경우 세율이 무려 51%에 달한다. 펜실베니아도 36%로 일리노이 주보다 높고 뉴저지 13%, 네바다 7%, 오하이오 20%를 유지하고 있다. 뉴저지의 경우 현재 스포츠 베팅 세율을 30%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리노이 주는 전국에서 뉴욕 다음으로 스포츠 베팅 시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타 지역에 비해 비교적 세율이 낮은 스포츠 베팅에서 연간 1억달러 이상의 세금이 거둬지자 주정부는 세율을 인상해도 안정적인 세금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스포츠 베팅 업체에서는 세율을 올리면 불법 도박 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게 되고 결국은 전체 스포츠 베팅 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세율을 올리기보다는 모바일 겜블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편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에서 도박 중독에 빠진 주민은 최소 38만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76만명은 도박 중독 위험성이 큰 것으로 분류됐다.  Nathan Park 기자세수원 스포츠 스포츠 도박 스포츠 베팅 도박 세금

2024-03-28

1.6억 금지팡이 골프칠 때, 0.1억 흙지팡이는 폐지 줍는다 [양극화 심해진 고령층]

#서울 마포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67)씨는 오전 7시부터 수레에 폐지를 주워 담는다. 폐지 가격은 ㎏당 40원이다. 5~6시간 DMC 일대를 돌면서 박스를 수레 가득 담으면 2000원을 받는다. 그마저도 운이 좋은 날이어야 가능하다. 그는 오전 7시부터 점심까지, 오후 9시부터 오전 2시까지 하루 두 번씩 집을 나선다. 이씨는 “기초수급자로 받는 월 100만원가량 받지만 아내가 아파 환자에게 들어가는 고정비용만 월 50만원”이라며 “폐지 주워 하루 많이 벌어야 5000원이지만 그마저도 절실해 그만둘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대령으로 전역한 정모(84)씨는 인천의 한 실버타운에 살고 있다. 전기‧가스요금 등 공과금을 포함하면 실버타운 주거 비용으로만 월 200만원이 나가지만 정씨에겐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니다. 그는 서교동에 있는 건물에서 임대료로만 월 1400만원을 받는다. 정씨는 “실버타운 내에서 수채화, 수필, 사진 강의를 듣고 친구들과는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며 “몇 년 전까지는 해외여행을 가거나 골프를 치러 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 5분위 노인 소득, 1분위의 11.7배 고령층의 빈부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대에서 가장 빈부 격차가 큰 건 이른바 '수저론'이 대두한 청년층이 아닌 고령층이었다. ‘금지팡이’와 ‘흙지팡이’로 구분되는 셈이다. 28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2년 60세 이상의 소득 5분위배율은 11.7배다. 소득 5분위(상위 20%)와 1분위(하위 20%)의 소득 격차가 11.7배에 달한다는 의미다. 60세 이상 중 소득 상위 20%는 가구 평균 연 1억6017원을 버는데 하위 20%는 1369만원에 그쳤다. 정부에서 받는 연금이나 수당 등을 모두 포함한 결과다. 연령대별로 소득 5분위배율을 따져보면 30세 미만이 8.6배로 가장 작았다. 30대(9.3배), 40대(10.7배), 50대(10.8배) 순으로 나타났다. 점차 소득 격차가 벌어지는데 50대를 넘어가고 60세 이상으로 가면 격차가 확 벌어진다. 소득 5분위배율은 빈부 격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다. 60세 이상은 전 연령대 중 5분위 소득은 가장 많고, 1분위 소득은 가장 적었다. 소득 하위 20%는 상대적으로 빈곤할 뿐 아니라 절대적으로도 가장 가난하다는 의미다. 수당‧연금 등 정부 지원이 주로 고령층에게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이례적인 결과다.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생계 등을 이유로 폐지를 줍는 이씨와 같은 고령층은 전국 4만2000명애 달한다. 이들은 주 6일, 하루 5시간 이상 폐지를 주워 한 달 16만원을 손에 쥐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학력·직업, 노인 일자리에 영향 고령층에서 소득 격차가 유독 벌어지는 건 생애 일자리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고학력자나 높은 직급에 올라갔던 고령층은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계속 조성돼있지만, 반대로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졌던 경우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이 되어서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다. 이승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대기업 간부를 했으면 고령이라도 하청업체의 임원이나 사장으로 가는 경우가 있는 등 좋은 일자리를 가졌던 사람에겐 기회가 계속 있다”며 “반대로 저소득층은 추가로 일할 여건이 조성되지 않는다. 거기에 몸까지 안 좋아진다고 가정하면 육체 근로를 통한 소득을 아예 기대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애 전반에 걸쳐 축적된 불평등은 자산 격차로도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 더 커진 자산 격차, 소득 불평등으로 자산 격차도 소득 격차로 이어진다. 고령으로 갈수록 임대‧이자수입 등의 재산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전 생애에 걸쳐 벌어들인 소득이 자산으로 연결되는 만큼 자산 격차는 나이가 들수록 벌어지는 구조다. 지난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마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고령층의 자산 불평등은 최근 들어 더 심각해졌다. 2019년 65세 이상으로 구성된 노인가구의 순자산 5분위배율은 117.1배였는데 지난해엔 135.9배로 증가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상위 20% 노인가구가 하위 20%보다 130배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불과 4년 새 5분위배율이 16.1% 증가한 건 부동산 가격 상승 영향이다. 2021년 기준으로 60대의 46.9%, 70세 이상의 43%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고령층이 30세 미만(2%), 30대(25.4%) 등과 비교해 주택 소유 비중이 높다 보니 자산 가격 상승 영향도 크게 나타났다. 실제 노인가구 중 상위 20%의 평균 순자산은 2019년 12억6306만원에서 지난해 16억575만원으로 27.1% 뛰었다. ━ 미성숙한 연금제도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제도가 성숙하지 못한 영향도 있다. 국민연금 제도는 1988년 1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전 국민이 국민연금 가입할 수 있게 된 건 불과 25년 전인 1999년이다. 그러다 보니 고령층 내에서도 출생연도에 따라 빈곤율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KDI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930년대 후반과 1940년대 초반 출생 세대는 소득이 중위소득 50% 이하인 빈곤율이 50%가 넘었다. 반면 1950년대 전반생의 빈곤율은 27.8%, 1950년대 후반생은 18.7%에 그쳤다. 산업화로 인한 고도 성장기에 근로하고, 국민연금에도 가입할 수 있는 비교적 젊은 노인이 고소득·고자산 노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해외 선진국을 보면 고령층 소득원은 대부분 연금 등 이전소득이다. 그러다 보니 고령층 내에서 소득 격차가 크지 않다”며 “반면 한국은 근로소득이나 재산소득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애초 재산이 있는 사람만이 배당이나 임대료 수익을 가져가다 보니 노인세대 내 불평등이 크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진호.이아미(jeong.jinho@joongang.co.kr)

2024-03-28

1400만 노인표 눈치 보는 여야…노인 빈부격차 커져도 외면했다 [양극화 심해진 고령층]

고령층 문제의 본질은 빈부 격차다. 소득‧자산 상위 고령층은 청년이나 중년층보다 풍족하다. 반대로 하위 고령층은 근로 가능한 신체적 여건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절대적 빈곤 상태에 놓이기도 한다. 대상을 확실히 구분해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정치권의 셈법은 문제 해결과 거리가 멀다. ━ 노인 소득불평등, OECD 6번째 한국의 고령층 빈부격차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28일 지난해 OECD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고령층(65세 이상)의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76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6번째로 컸다. 지니계수는 0에서 1사이의 값으로 클수록 더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65세 이상의 OECD 평균 지니계수는 0.306이었고, 한국보다 지니계수가 높은 건 코스타리카(0.5), 멕시코(0.451), 칠레(0.441), 미국(0.409), 튀르키예(0.402)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지니계수를 비교했을 때 18~65세에선 지니계수가 0.007 감소하면서 불평등이 완화했지만, 66세 이상의 은퇴 연령층에선 되려 0.005 증가해 소득 불평등이 악화했다. 유독 고령층만 빈부격차가 계속 심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 60세 이상 유권자, 2030보다 많아지자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앞다퉈 발표한 공약엔 어르신을 타깃으로 한 이른바 ‘실버 공약’이 모두 포함됐다. 60세 이상 유권자가 많아지면서 이들의 정치 '파워'가 세져서다. 다음 달 치러지는 총선에서 역대 처음으로 60세 이상이 20~30대보다 더 많은 표를 행사하게 된다. 지난해 말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18세 이상 인구(4483만명) 중 60대가 763만명, 70대 이상이 632만명으로 31.3%를 차지했다. 20대(14%)와 30대(14.8%)를 합해도 28.8%에 그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모두 간병비 건강보험 급여화와 경로당‧노인복지관 무료 급식 제공을 골자로 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민주당이 먼저 어르신에게 주 5일 점심을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내자 국민의힘이 곧장 점심 제공을 주 7일로 확대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간병비 급여화나 경로당 무료 급식 등의 정책 대상은 사실상 고령층 전체다. 폐지 줍는 노인 등 저소득 고령층은 현실적으로는 경로당 이용 등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정책의 혜택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고령층이 받을 가능성이 크다. ━ 중산층도 똑같이 기초연금 받아 고령층을 신경쓰다보니 기초연금 개편도 속도를 내지 못 하고 있다. 현행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월 33만4810원(단독가구 기준)을 지급한다. 2014년 435만명이었던 수급 대상은 올해는 701만명으로 늘었다. 단독가구를 기준으로 소득인정액 월 213만원까지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소득인정액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137만원이었다.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춘 중상층 노인에게까지 혜택을 받는 것은 과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는 지난해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생계급여 같은 사회수혜금과 연금을 더한 공적 이전소득은 소득이 적을수록 많은 게 일반적이지만, 고령층은 예외다. 60세 이상 중 소득 1분위 가구는 2022년 평균 740만원의 공적 이전소득을 거뒀는데 5분위 가구는 1523만원에 달했다. 공적 이전소득은 2분위(1084만원), 3분위(1378만원), 4분위(1449만원) 등으로 소득 분위에 따른 차이도 크지 않았다. OECD는 한국경제 보고서 등을 통해 “지원 대상을 보다 축소하면서도 소득 지원이 가장 필요한 저소득 고령층에게는 더 많은 기초연금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수차례 제안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이 가난하다는 전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빈부 격차가 문제인데 정책 초점이 노인 세대의 가난으로만 맞춰지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사회복지·보건·교육 등 복지 관련 세출은 2011년 127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23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세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이 기간 41.3%에서 50.5%로 증가해 처음으로 50%를 넘겼다. 고령화에 따라 복지 지출이 앞으로도 가파르게 증가할 예정인 만큼 한정된 정부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지 않고서는 재정건정성까지 위협할 예정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노인이 가장 빈곤하다고 하는데 한국은 대부분의 자산을 부동산으로 가지고 있다. 비금융자산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가난한 노인 비율이 확 줄어든다”며 “OECD 주요국과 비교해보면 소득 불평등이 가장 높다는 게 한국 고령층의 더 중요한 특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초연금을 소득 하위 30%에게만 더 많이 지급한다든지 이런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진호.이아미(jeong.jinho@joongang.co.kr)

2024-03-28

전쟁 중인데, 록 콘서트 왜 하냐고? 일상 무너지면 반드시 진다 [Focus 인사이드]

━ 일상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 지난 22일 오후 `10시에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공연장에서 100명 이상이 살해되는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테러범들이 관객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난사하는 장면은 전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다음날 이슬람 수니파 무장 정파인 IS는 러시아가 체첸 전쟁, 시리아 내전 등에서 이슬람 세력을 탄압했기에 이에 복수하고자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사전에 테러 징후를 파악하고 러시아에 주의를 촉구시켰던 사실도 알려졌다. 반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테러범들의 도주 방향을 근거로 우크라이나가 사건의 배후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술 더 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미국ㆍ영국도 배후라고 언급했다. 현재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러시아인이 많다. 2년 전 침략에 나섰을 때 수백 년 전 과거사까지 들먹이며 당위성을 강조했을 정도였으니 전쟁을 계속하려면 서방에 대한 적대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든 이용할 것은 분명하다. 이번 사건에 대한 국내 반응도 다양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소원해진 한ㆍ러 관계와는 별개로 일단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한 테러는 범죄행위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한편으로는 러시아가 침략자이고 무고한 우크라이나인이 죽어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고려하면 굳이 동정하고 싶지 않다는 내용도 많다. 마치 뽑아도 다시 나는 잡초 같은 IS의 끈질김과 잔인함에 무서움을 느낀다는 이들도 있다. 그러면서 테러와는 별개로 전쟁 중에 한가하게 콘서트냐며 러시아인들의 안일함을 꼬집는 의견도 많이 보인다. 아무리 러시아가 전략적으로 우세한 상황이지만, 연일 전선에서 많은 젊은이가 죽어가고 있는데 후방에서 느긋하게 취미 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이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커다란 변고가 닥치면 하던 행사도 중단하는 우리나라의 경우를 반추하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주장이다. 그런데 전쟁 중이어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러한 문화 활동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먼저 전쟁을 시작하는 이들은 당연하지만, 침략을 당해 어려움을 겪는 나라도 어떻게든 일상을 유지하려 든다. 특히 전쟁이 장기화했을 때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전쟁을 수행하려면 꾸준히 국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전시 체제로 바뀌면 징발ㆍ배급처럼 제약이 많아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래도 최대한 일상을 유지하며 생산과 소비가 규칙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장거리 타격 수단이 등장한 이후부터 후방도 안전지대가 아니나 그래도 전선보다는 여건이 좋다. 더구나 러시아는 말할 것도 없지만, 우크라이나도 영토가 큰 나라여서 전ㆍ후방의 상황이 상당히 다르다. 따라서 원활하지 않더라도 경제 활동이 꾸준히 이루어지는 중인데 저가의 우크라이나산 곡물 때문에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반발이 있을 정도다. 또한 일상의 유지는 심리적 측면에서도 상당히 중요하다. 일단 국민이 불안을 많이 느낀다면 전선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독일은 전세가 역전된 1943년까지 총력전을 선포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지난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 연합군의 봉쇄로 극심한 물자 부족에 시달렸고, 이로 인해 후방의 일상이 흔들리면서 결국 항복에 이르렀던 쓰라린 경험 때문이었다. 그래서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했을 때 전쟁의 여파가 후방까지 밀려오지 않도록 신경 썼다. 초반에 연이은 대승을 거둔 데다 꾸준한 선전ㆍ선동이 더해지면서 국민의 사기가 높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점령지에서 자행된 대대적인 수탈 덕분에 전쟁 후반에 본토가 폭격을 받기 전까지 그럭저럭 사회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 이처럼 전쟁 중 일상의 유지는 전선에서의 싸움 못지않게 중요하다. ━ 인간이기 때문에 물론 전쟁 이전의 수준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일상을 유지하려면 가장 먼저 의식주가 해결돼야 한다. 그렇게 안정된다면 여기에 더해 또 다른 인간의 욕구를 충족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전쟁 중이라도 각종 공연이나 스포츠 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오히려 일부러 이런 활동을 활성화함으로써 전쟁으로 인한 고통을 조금이라도 상쇄하려 든다. 다음은 그러했던 대표적 사례들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제국관현악단(현 베를린 필)은 폭격으로 공연장이 사라지는 가운데서도 1945년 4월 베를린 전투 직전까지 공연을 이어갔다. 나치의 관제 행사에 동원되기도 했지만, 1942년에서 1944년 사이에 마그네토폰으로 녹음된 실황 공연 음원은 소련의 주요 압수 품목이었을 만큼 귀한 대접을 받았다. 냉전이 종식한 뒤 디지털 음원으로 출시돼 전 세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축구의 나라답게 경기도 끊이지 않고 열렸다. 현재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분데스리가의 전신이 독일축구선수권대회인데, 1945년에 항복 직전까지도 경기가 벌어졌다. 1942년 9월 20일 베를린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국가 대항전에 무려 10만의 관중이 몰리기도 했을 정도였다. 당시는 스탈린그라드 도심에서 벌어지고 있던 혈전이 절정을 향해 치달으면서 연일 엄청난 희생자가 발생하던 시점이었다. 1941년 10월 20일, 소련의 레닌그라드 라디오 교향악단은 연주회장 인근에 폭탄이 떨어지는 가운데서도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했다. 당시 레닌그라드는 독일군에 포위된 직후여서 앞날을 알 수 없는 상태였다. 레닌그라드를 봉쇄해 항복을 받아내려는 독일군의 전략 때문에 식량이 떨어진 도시 안에서 시신에도 손을 대는 비극적인 사건마저 벌어지던 상황이었지만, 많은 시민이 위로를 받고자 공연장을 찾았다. 포위당한 지 1년이 된 1942년 8월 9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의 초연이 열렸다. 수많은 시민이 공연장을 찾자 시내 곳곳에 스피커를 설치하고 좀 더 많은 이들이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조처했다. 전선도 마찬가지여서 소련군 진영은 물론 대치 중이던 독일군을 향해서도 공연을 중계했다. 포연이 멈추지 않던 레닌그라드가 음악의 바다에 빠진 것이었다. 절망적이던 도시는 그렇게 900일을 견뎌냈다. 6ㆍ25전쟁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연예인은 군부대 위문 행사를 다녔으며, 시민을 상대로 극장이나 가설무대 공연을 펼쳤다. 창작과 소비 활동도 꾸준히 이어져 서울탈환 직후에 발매된 ‘전우야 잘 자라’는 북진의 감격 때문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전선이 고착한 1951년 이후 발매된 ‘굳세어라 금순아’‘전선야곡’같은 곡들은 당시의 시대상을 정확하게 묘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번 테러 사건이 벌어진 공연의 출연자나 관객 대부분이 설령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이들이라고 해도 콘서트 자체가 결코 비난받을 행위는 아닌 것이다. 현재 전선의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우크라이나 젊은이들이 유튜브에 K팝 커버 영상을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히려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고 해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도 함께 전하므로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전시에도 일상은 이어져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언뜻 이해할 수 없는 전쟁 중 공연 활동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전쟁 없이 안심하고 살아가는 것이 더 좋다. 마치 단전됐을 때 전기의 고마움을 느끼는 것처럼 전쟁 중에는 오히려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지겹기도 했던 과거가 더욱 그리워질 수밖에 없다. 현재 전쟁이 벌어지는 모든 곳에 하루빨리 그런 시절이 다시 왔으면 한다. 남도현(knclogix@hanmail.net)

2024-03-28

"직원 말고 임원 해고한다"…최악 경영난 아스피린 CEO의 실험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다국적 제약 및 화학 기업 바이엘은 지난해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맞았다. 창사 후 최악의 경영난을 맞고 있는 가운데 구원투수로 등장한 인물은 빌 앤더슨(58).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앤더슨에 대해 "지금까지의 경영학 교과서를 던져버리고 파격 실험을 하고 있다"고 주목했다. WSJ는 앤더슨의 실험을 이렇게 요약했다. "임원을 몰아내고, 직원에게 힘을 줄 것." 앤더슨이 바이엘 CEO로 취임한 시기는 바이엘 역사상 최악의 위기다. 바이엘은 팬데믹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기대주로 꼽힌 신약, 아순덱시안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임상시험을 취소했다. 직후 바이엘의 주가 하락세가 가속화됐다. 임상 포기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 11월 바이엘 주가는 2009년 이후 최저였다. 신약 임상 포기 결정을 내린 것도 앤더슨 CEO다. 그는 자신이 사령탑을 맡기 이전 개발이 진행된 이 신약이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사업을 바로 접었다. 당시 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2018년까지 바이엘은 만성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부족에 허덕였고, (신약 개발을 위한) 최첨단 화합물 개발에도 실패했다"고 말했다. 앤더슨의 개혁은 이제 막 시동을 걸었다. WSJ에 따르면 바이엘엔 곧 칼바람이 불 예정이다. 임원직을 주로 해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바이엘은 이 대량 해고로 약 21억 달러(약 2조 8300억원)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WSJ는 추산했다. 임원, 즉 직함에 '장(長)' 자가 붙은 이들은 과감히 해고하고, 대신 이 자금을 R&D에 쏟아붓겠다는 게 앤더슨 식 개혁의 핵심이다. WSJ‧FT 보도를 종합하면 임원이 줄어든만큼 직원들은 간소화한 의사결정 구조에서 스스로 프로젝트를 이끌어나갈 권한과 책임을 얻게 된다. 앤더슨은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화학공학을 공부한 뒤 같은 대학의 엘리트 경영대학원인 슬로언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그는 FT에 R&D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현재 잘 나가는 제약기업인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R&D 지출액이 최하 수준으로, 당시만 해도 맥을 추지 못했다"며 "그러나 R&D 투자를 대폭 늘린 뒤, 이젠 전 세계 통틀어 내로라하는 기업이 됐다"고 말했다. 앤더슨이 언급한 두 기업은 비만 치료 신약 등, 시대의 조류에 부합하는 개발에 성공했다. 앤더슨은 또 FT에 "바이엘에서 8~9년 전에 이미 벌어진 R&D역량 퇴화를 내가 갑자기 고칠 수는 없다"며 "바이엘의 현재 제약 관련 특허는 사실상 (특허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기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앤더슨은 또다른 의료 관련 대기업 로쉬에서 일하다 바이엘로 스카웃됐다. 단순히 임원을 해고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건 앤더슨도 잘 알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그가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것은 유명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와의 협업인데, 맥킨지는 앤더슨의 아이디어를 이렇게 브랜딩했다고 한다. "다이내믹 공유 오너십." CEO와 소수의 임원이 아니라 직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실제로 보상을 나누며 R&D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바이엘 전 세계 직원은 10만명에 이른다. 이들에게 어떻게 권한과 보상을 나눌 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WSJ는 "지금까지 현대 경영학 교과서에선 기업 내 위계질서를 강조해왔고, 이는 대부분 효과가 있기에 유지돼 왔다"며 "그러나 앤더슨은 이를 뒤흔드는 혁신을 꾀하고 있고, 이 시도가 성공하면 이는 경영학 교과서를 새로 쓰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수진(chun.sujin@joongang.co.kr)

2024-03-28

"2찍" "개같이" 이런 막말만큼 무섭다, 총선 막판 변수 넷 [총선 D-12]

28일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4월 10일까지는 12일 남았지만, 4월 5~6일 진행되는 사전투표를 감안하면 유권자의 선택 시간은 고작 일주일 남짓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과연 선거 판도를 바꿀 막판 변수는 무엇일까. ━ ①투표율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152석을 얻어, 127석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에 완승했다. 반면에 4년 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을 얻어 103석에 불과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압승했다. 두 선거의 투표율은 각각 54.2%(19대 총선)와 66.2%(21대 총선)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에도 투표율 55% 이하면 국민의힘이, 65% 이상이면 민주당이 우세할 거라고 전망한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이번 선거 투표율이 지난 총선 투표율만큼 이례적으로 높다면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며 “만약 투표율이 55% 이하면 고령층 투표 영향력이 커져 국민의힘에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2000년 이후 여섯 차례 총선의 평균 투표율은 57%다. 일반적으로 진보 성향의 2030세대가 더 많이 투표할수록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민주당이 유리했고, 반대로 이들이 투표소를 찾지 않으면 국민의힘 계열이 앞섰다. 이에 이해찬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18일 “투표율이 65%를 넘어야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독려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적극투표층이 많은 고령층의 줄투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의뢰로 한국갤럽이 전국 18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2대 총선 유권자 인식조사(18~19일, 전화면접)에서 ‘반드시 투표할 것’이란 응답은 60대(86.8%), 70세 이상(90.8%)이 18~29세(52.3%), 30대(65.8%)보다 높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 ②민주당 과반론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우세한 흐름을 보이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과반 획득론이 비등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28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반드시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1당을 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딱 151석만 확보하게 해달라”고 했다. 일각에선 한 발짝 나아가 ‘범(汎)야권 200석’까지 나온다. 박지원(전남 해남-완도-진도) 민주당 후보는 “200석이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고 했고,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도 “탄핵·개헌하려면 200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과반론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보수층의 결집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윤평중 한신대 명예교수는 “총선 이후의 국정 혼란을 걱정하는 중도층 입장에서는 야당의 과반획득론, 탄핵론에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 ③의대 증원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증원 문제가 어떻게 매듭지어질지도 변수다. 윤석열 대통령은 5년간 매년 2000명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면서 의료계와 충돌하고 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4~26일 실시한 여론조사(전화면접)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사태에 대해 ‘원칙을 일부 양보해도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응답은 62%에 달했다. 당초 여권에 유리한 이슈로 분류되던 의대 정원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국민적 피로감과 함께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다만 의-정이 극적인 타결책을 찾아낼 경우 여권엔 호재가 될 수 있다. 의사 출신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은 28일 KBS라디오에서 “의대 증원 문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거라고 저는 믿는다.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 ④막말·실수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돌출하는 막말은 최대 변수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8일 윤 대통령에 투표한 유권자를 비하하는 ‘2찍’(기호 2번을 찍은 유권자) 발언을 했고, 26일 유튜브에서 “정부가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아야 하는데 지금은 ‘의붓아버지’ 같다.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는 계모, 팥쥐 엄마 같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22일엔 현 정부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중국에도 대만에도 ‘셰셰(謝謝·고맙다)’ 하면 된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덩달아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입도 거칠어지고 있다. 그는 28일 서울 신촌 유세에서 “정치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에 조급해지면 자극적인 말이 더 나올 것”이라며 “주워담기 어려운 막말은 선거패배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효성.전민구(kim.hyoseong@joongang.co.kr)

2024-03-28

"尹·韓이 한기 뭐꼬" "우짜것노 그래도 2번" 요동치는 부산 민심 [총선 D-12]

4ㆍ10 총선을 앞두고 부산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1990년 3당(민주정의당ㆍ통일민주당ㆍ신민주공화당) 합당 이후 보수 텃밭으로 인식돼왔지만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이 과거에 비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참패했던 지난 총선 때도 부산 전체 18석 중 15석을 얻으며 선방했다. 그러나 지금은 지역 선대위에서조차 “자칫 부산의 절반을 야권에 내줄 수 있다”(국민의힘 부산 후보)는 말이 흘러나온다. 동시에 이런 보수층의 위기감이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져 “결국엔 개표함을 열어 봐야 한다”는 관측도 여야 모두에서 나온다. 중앙일보 취재진이 27~28일 이틀간 부산 바닥을 훑었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경기 불황과 고물가 흐름은 서민의 가슴을 쳤다. 삶에 대한 불안이 정권 심판 심리로 이어진 듯했다. “범죄자인 이재명과 조국이 싫다”면서도 “윤석열과 한동훈은 한 게 뭐냐”고 따져 묻는 시민이 많았다. 연제구 연산로터리를 향하는 택시 안에서 기사 윤우철(52)씨는 “종북 타령 좀 고만 하입시다. 당장 묵고 살기가 어렵십니더”라고 말했다. 여당 지지자라고 밝힌 그는 “하루 수십명의 손님과 부대끼는데, 정부ㆍ여당에 좋은 소리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더”라고 말했다. 사하구 괴정역 인근에서 떡볶이를 파는 오시목(56)씨는 “코로나 끝나고 경기가 더 안 좋아졌다”며 “서민은 배곯는데 정부가 뭘 하겠다는 건지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그는 “이번 총선은 기권하겠다”고 했다. 남구 대연동 못골시장에서 54년 장사했다는 80대 전파상은 “내는 이재맹이가 100만원(4인가구 기준 민생지원금) 준다는 것만 귀에 들어오대”라고 했다. 정부ㆍ여당을 향한 불만은 인상 비평이 아니었다. 여권의 실점 포인트를 조목조목 짚었다. 사상구 학장동에 사는 김모(70)씨는 “의대 증원 문제가 처음엔 맹분(명분)이 있었다”면서도 “정원을 조금씩 늘려가면 안 됐나. 왜 꼭 힘으로 밀어붙여 이 사달을 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북구 수정역 인근 떡집에서 일하는 채영호(36)씨는 “의사는 검사만큼 안 똑똑하나. 대통령이 아마 처음으로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구 화명동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이국형(54)씨는 “수사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 대사로 보내면서 국민의힘 기세가 꺾였다”며 “한동훈이 오면서 그나마 좀 살아났는데, 대통령이 한동훈이 크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진구 연지동의 문채원(64)씨는 “이종섭씨는 한국에 들어와서 집에서 쉬는기가, 휴가를 낸기가”라고 비꼬았다. 여권을 비판하면서도 “우짜것노, 그래도 2번 찍어야지”라고 말한 사람도 적잖았다. 사상구에서 만난 전순득(52)씨는 “이재맹이나 조국 같이 감옥에 있을 사람들은 당선돼도 잡히갈거 아이가”라며 “분위기 안 좋을 때 보수 지지자들이 더 뭉쳐야 한다”고 했다. 부산진구 초읍동에서 만난 김재경(63)씨는 “아무리 그래도 민주당엔 손이 안 간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부산의 지배정당이다 보니 유권자의 판단 기준도 '여권이 잘하냐 못 하냐'인 분위기가 강했다. 스스로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김종환(62)씨는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받은 걸 두고 대통령이 ‘매정하지 못해 받았다’는 취지로 말한 걸 보고 등을 돌릿다. 뇌물 안 받는 공무원 아내들은 다 승질이 더러버서 안받는기가”라며 “이번엔 지역구는 민주당 후보, 비례정당 투표는 조국혁신당을 찍겠다”고 했다. 민주당 개별 후보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사람도 있었다. 북구 덕천동에 사는 박미정(68)씨는 “민주당이 싫지만, 지역에서 일을 많이 한 전재수(북갑)는 뽑겠다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정성윤(51)씨는 “민주당 현역인 전재수나 박재호, 최인호 의원은 몇번을 떨어지면서도 부산에서 버텨서 당선된 사람들”이라며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부산 각 지역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민주당 현역 의원이 후보로 나선 북갑·사하갑·남 등 세 개 지역구 외에도 낙동강 벨트인 북을·강서·사상에서 민주당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하거나 접전 양상이다. 부산에서도 보수세가 강했던 해운대갑·부산진갑·기장 등에서도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역시 보수세가 강한 연제에선 야권 단일 후보가 된 진보당(통합진보당 후신)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수영에선 장예찬 후보가 국민의힘 공천 취소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게 변수다.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와 보수표를 나눠 가져 유동철 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키려는 여당과 빼앗으려는 야권 후보들은 이미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펴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는 정권 심판 구도를 깨기 위해 안간힘이다. 이번 총선에서 북갑으로 지역구를 옮긴 5선 서병수 의원은 26일 자신의 SNS에 “국민의 꾸지람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윤석열 정부가 민심과 엇나갈 때는 단호하게 바로잡겠다”고 적었다. 민주당은 낙관론 경계가 최우선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7일 “지난 총선 때 막판 역결집이 일어나며 부산 전체 선거가 일주일 새 급변했다”며 “우리가 조금이라도 삐끗하거나 교만해지면 아주 최악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총선 지역 여론조사는 표본이 적어 부정확할 때가 많다”며 “지난 총선 때도 막판 보수 지지층 결집으로 선거 결과는 여론조사와 달리 국민의힘의 압승이었다”고 말했다.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부산 출마 후보들은 28일 남구 유엔기념공원 출정식에서 “물가 폭등과 민심 외면,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국민 무시가 도를 넘었다”며 “부산이 이제 특정 정당의 텃밭이 아님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중구 중앙공원 충혼탑과 민주공원을 참배한 국민의힘 부산 후보들은 “일하고 싶다. 당당한 집권당이 되고 싶다”며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국회 권력을 교체해야만 온전한 정권 교체가 된다.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지지를 호소드린다”고 했다. "부산 요동치면 경남도 흔들"…PK서 6석 얻었던 野 "부산만 8석 목표" 4·10 총선을 앞두고 요동치는 부산 민심에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는 “텃밭이라는 인식을 버리자”며 위기론이 퍼져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부산을 시작으로 서부 경남 지역까지 판세가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은 4년 전 총선에서 부산·경남(PK) 34곳 중 28곳에서 이겼다. 그러나 이번엔 박빙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른다. 부산뿐 아니라 경남도 닮은꼴이다. 경남 MBC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23~24일 각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 이상을 상대로 무선 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경남의 ▶양산을 ▶창원성산 ▶창원진해 ▶거제에서 국민의힘 후보는 민주당 후보에 오차범위 안팎에서 열세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與 “부산부터 최소 15석 사수해야” 국민의힘 부산 총괄선대위원장인 조경태(사하을) 후보는 28일 중앙일보에 “이젠 부산도 텃밭이란 인식을 버리고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부산에서 지난 총선만큼의 의석을 무조건 사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나 입법부 장악을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석 확보가 목표”라며 “부산만 최소 15석을 달라고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부산의 현장 분위기에 대해 “의료대란 갈등을 두고도 우려를 표하시는 분들이 많고, 이종섭 주호주대사나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관련 대처 방식에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무조건 겸손하게 최선을 다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는 선거 막판 반전을 노리기 위한 전략으로 “이재명 대표가 피습 후 헬기를 타고 서울로 가 부산의 의료를 무시했던 점과 산업은행 이전을 발목 잡았던 것을 짚어야 한다”며 “진보당이 내란선동 등으로 반국가단체로 판명돼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라는 점도 알려 국민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野 “처음 목표처럼 부산 8석”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공동 선대위원장인 박재호(남) 후보는 “여론지형이 유리하긴 하지만 목표는 처음처럼 8석”이라며 “보수는 막판에 결집하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무조건 겸손하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선전 이유에 대해 박 후보는 “초반엔 국민의힘에서 중진의원이 옮겨 오고, 대통령실에서 낙하산이 내려오며 위기의식이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며 “경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젊은 사람도 빠져나가 정권 심판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유일한 진보당 후보인 노정현 후보도 지난번 열세였던 부산 연제에서 소구력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선거 막바지 전략으로 “이제는 정권 심판보다 실력 있는 민주당 후보 개개인의 면모를 어필해야 한다”며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된 성과를 앞세우고 산업은행 이전까지 주도하겠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정.김정재(kim.kijeong@joongang.co.kr)

2024-03-28

유길상 한기대 총장 "산재 전문 의대 추진…생성형 AI, 교육에 적극 활용"

" 시장에서는 필요하지만, 공급되지 않는 인력이 뭘까. 그 관점에서 대학이 해야 할 역할을 찾아왔습니다. "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한기대) 총장은 현재 대학이 풀어야 할 과제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스킬 미스매치(skill mismatch) 문제’ 해결을 꼽았다. 대학이 교육 모델 혁신을 통해 기업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 총장은 그 일환으로 “산재환자 예방·치료·재활을 위한 산업의대를 신설해 공공의료 강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6일 중앙일보 사옥에서 유 총장을 만나 한기대의 역할과 비전을 물었다. Q : 산업의대가 왜 필요한가 A : 날로 급증하는 산재환자 대응을 위한 산업의학전문의 증원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산업재해자 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2022년에는 13만 명에 달했다. 고용노동부도 1989년 한기대 설립 단계에서부터 중장기 계획으로 산업의과대학 신설을 포함했다. 현재 전국에는 10개 산재병원이 있고, 울산에 새로운 산재병원을 건립하고 있다. 이 병원들이 지속 가능하게 좋은 의료 인력을 공급받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의과대학이 필요하다. Q : 의대를 만들려면 큰 비용이 필요할 텐데 A : 산재병원을 수련병원으로 활용하고, 일부 산재병원 의사를 임상교수로 활용하면 산업의대 설립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대학의 첨단 공학기술과 산업안전공학, 산재병원의 산재환자 치료·요양·재활 인프라를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 “생성형 AI 시대와 함께 대학 위기 직면” 한국고용정보원장을 지낸 유 총장은 지난해 6월에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대학인 한기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국내 고용노동분야 최고 전문가로 불리는 그는 한기대가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는 비결로 교육 모델의 끊임 없는 혁신을 꼽았다. 실제로 한기대는 지난해 최첨단 실습 시설인 다담 미래학습관을 여는 등 미래형 교육 시설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유 총장은 “지금까지 지식을 전달했던 교수의 역할을 생성형 AI가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고, 대학이라는 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전 세계 대학들이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며 “대학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Q : 한기대는 취업률이 높은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비결은 무엇인가 A : 한기대는 이론과 실험실습 교육을 50대 50으로 할 정도로 산업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잘 배양해주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기대 졸업생들이 현장에서 ‘경력직원 같은 신입 직원’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또 장기현장실습제를 우리나라 대학 중 처음으로 도입해 재학 중에 산업체 경험을 한 학기 이상 체험하게 하고 있다. Q : 생성형 AI를 교육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A : 우리 대학은 이미 지난해부터 생성형 AI를 교육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일례로 산업경영학부의 ‘인공지능과 경영’ 교과목에서는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실제적인 문제 해결 과정을 배우는데 만족도가 매우 높다. 많은 교수들도 생성형 AI를 교육 과정, 코딩 제작, 졸업작품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교육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중요한 기술인 만큼 교육, 행정, 연구 등 다방면에 걸쳐 도입하고 투자할 계획이다. Q : 다담 미래학습관 등 최첨단 교육시설에 투자하는 이유는 A :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미래 신기술 분야의 창의 융합 인재를 공급하고, 에듀테크 기반의 대학 교육혁신 모델 정립을 통해 우리나라 대학 교육을 선도하기 위해 만들었다. 다담 미래학습관에는 미래형자동차·지능형 로봇·AI 랩 등 최첨단 교육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수소연료전지나 이차전지 랩 등을 추가 설치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첨단 공학기술 교육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 “‘K-Tech’ 교육모델 세계로 수출” 한기대는 올해 ‘글로컬대학30’ 사업 2기에 도전장을 내기도 했다.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되면 5년간 최대 1000억 원과 규제혁신 우선 적용 등 지원을 받게 된다. Q : 글로컬30 사업에 도전했는데 A : 한기대는 최고의 공학교육 모델과 평생직업능력개발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런 우수한 인프라와 교육훈련 모델을 충남 지역의 산업 발전과 지역 대학 살리기에 활용하려고 한다. 충남의 전략 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미래형 모빌리티 분야의 인재 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학과를 관련 클러스터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더 나아가 다른 나라에도 수출되는 글로벌 ‘K-Tech’ 교육모델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Q : 지역인재를 양성하고 졸업생의 지역 정주율 향상을 위한 복안이 있나 A : 취업률 향상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지역사회에 우수한 인재를 정착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지역 내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채용설명회·박람회 등에도 지역 기업을 먼저 초청하고, 추천채용 등을 통해 우수 인재를 지역 기업에 취업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졸업생의 지역 취업비율을 50%까지 늘리기 위해 대학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겠다. 유 총장은 평생직업능력개발 허브대학으로서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100세 시대가 오면서 이제는 대학 졸업 이후에도 평생 학습을 해야 한다”며 “2000여개 온라인 학습 콘텐트를 개발 및 제공해 재직자, 구직자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누구나 무상으로 직업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천권필(feeling@joongang.co.kr)

2024-03-28

[단독] 3600억 사기재판 중 또 범죄…'구속 최장 반년' 틈새 노렸다

재판 중 구속 기간이 만료돼 석방된 피고인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현행법상 1심 재판 중인 피고인의 구속 기한은 최장 6개월로, 재판이 이보다 길어지면 판결이 나기 전 풀려날 수 있다. 하지만 구속 기간 만료자는 보석으로 풀려난 경우와 달리, 거주지 제한이나 공범 접촉 금지 같은 제한이 없어 추가로 범행을 저지르기 쉽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조계 등에선 재판 중 구속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두고 찬반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8일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A사를 운영한 서모씨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 혐의로 지난 2021년 구속기소 됐다. 2018~2021년 5213명에게 3605억 16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다. 서씨는 투자설명회를 여러 차례 개최하고 투자자들에게 유망한 기업에 투자 시 원금 보장에 월 2% 이자를 지급하는 단기채권이 있다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서씨가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들에게 채권 이자를 지급하는 식의 폰지 사기를 벌였다고 봤다. 앞서 지난 2021년 수사에 착수한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현 형사기동대)는 같은 해 6월 A사를 압수수색하고 A사 계좌를 동결했다. 주식과 콘도 회원권 등 832억원 상당의 범죄 수익도 몰수·추징 보전됐다. 경찰은 그해 12월 서씨를 구속 송치했고,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는 서씨를 같은 달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1심 재판은 2년 3개월째 공전 중이다. 그 사이 재판부는 세 번 바뀌었다. 피해자가 많아 심문할 증인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사이 서씨의 구속 기간은 만료됐고, 서씨는 지난 2022년 6월 27일 풀려났다. 형사소송법 제92조 등에 따르면, 피고인의 구속 기간은 기본 2개월이고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 경우 심급마다 2개월 단위로 구속기간을 갱신할 수 있다. 1심에선 최장 6개월, 2·3심에선 8개월까지 가능하다. 문제는 얼마 뒤 풀려난 서씨가 또 다른 사기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일어났다.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우인성)가 연 서씨 재판에서 방청석에 앉은 피해자들은 “서씨를 다시 구속해달라”고 외쳤다. 이들은 “서씨가 풀려난 뒤 피해 변제를 목적으로 부인 명의의 B사와 자신이 레이싱 선수로 소속됐던 C사의 단기 채권에 투자하면 원금을 보장하고 월 10%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원금을 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추가로 제기된 사기 피해액은 20억원에 달한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다음 달 4일 B사 피해자를 조사하고, C사 피해자는 다음 주 중 경기남부경찰청에 서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다. 서씨가 주당 2만원인 비상장 회사 주식이 상장되면 4~5만원 오른다고 했지만 상장이 되지 않아 500원대로 폭락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에 의뢰할 예정이다. 서씨 측은 중앙일보에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서씨처럼 판결 전 구속 기간이 만료된 피고인이 또다른 범죄 의혹에 휘말린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지난 2022년 7월 구속 기간이 만료돼 풀려났던 하모(29)씨는 콘서트 티켓 사기를 또 저질러 다시 구속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167회에 걸쳐 콘서트 티켓 판매 사기를 벌여 55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하씨에게 지난해 9월 징역 3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법조계에선 6~8개월로 제한되는 피고인 구속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은 피고인의 재범 위험이 클 경우 구속 기간을 한 달 단위로 무제한 연장할 수 있다. 미국은 수사·재판 단계에서, 영국은 재판 단계에서 구속 기간을 제한하지 않는다. 김한규 변호사는 “다중 피해를 야기한 경제사범이 석방돼 추가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며 “수만 페이지의 기록과 수십명의 증인으로 지연되는 재판에선 구속 기간 연장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상 조선대 법학과 교수도 “구속 기간이 만료된 피고인이 석방 뒤 공범과 입을 맞추는 등 고도화한 범죄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어려울 수 있고, 여러 차례 추가 기소를 하는 ‘쪼개기 기소’ 같은 편법을 막아 오히려 피고인에게 유리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피고인의 방어권 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양홍석 변호사는 “피고인 구속 상태가 장기화하는 사건은 드물기 때문에 인권과 방어권을 침해할 우려가 이익보다 더 크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자발찌 부착 등 조건부 보석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성룡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 건수에 비해 판사가 부족해지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피의자 신문 조서의 증거능력이 제한되면서 재판에서 직접 신문해야 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재판이 지연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하는데 손 쓰기 가장 쉬운 피고인 구속 기간 연장부터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찬규(lee.chankyu@joongang.co.kr)

2024-03-28

안보현 임시숙소로 1000만원 스위트룸…TV속 '상위 1%' 삶

━ [GO로케] TV속 ‘상위 1%’ 삶 ‘눈물의 여왕’ ‘재벌X형사’ ‘웨딩 임파서블’ ‘로얄로더’ 등 재벌 캐릭터를 앞세운 TV 드라마가 줄을 잇고 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 ‘특권층을 미화한다’ 같은 비판도 있지만, 대한민국 1%의 화려한 삶을 들여다보는 재미만큼은 확실하다. 실제 손예진 결혼한 곳서 웨딩신 재벌을 다루는 드라마는 보통 저택을 찬찬히 훑는 것으로 첫 화를 연다. 돈과 권위를 드러내는 가장 확실한 미장센이 ‘집’이어서다. 담벼락과 철문이 얼마나 높고 장대한지, 어떤 전망을 갖춘 침실에서 눈을 뜨는지, 얼마나 그윽한 잔디 정원을 품었는지만 봐도 부의 크기가 대강 그려진다.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의 첫 화도 비슷했다. 성대한 결혼식, 재벌 소유의 백화점, 궁전 같은 저택을 긴밀히 편집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재벌 3세 홍해인(김지원)이 가진 막강한 부와 권위를 단숨에 납득시킨다. 홍해인의 결혼식 장면은 실제 재벌과 유명 연예인의 웨딩 장소로 유명한 서울 워커힐 호텔 ‘애스톤하우스’에서 촬영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장녀, 배우 배용준과 박수진, 손예진과 현빈 등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대관비와 식비를 포함해 1억원 이상의 웨딩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강을 굽어보는 전망을 갖췄고, 아차산 자락에 들어앉아 있어 보안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드라마에서 퀸즈 그룹의 저택은 한 공간이 아니다. 외관은 서울 성북동 우리옛돌박물관에서, 안쪽 풍경은 경기도 여주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저택 내부의 갤러리는 경기도 시흥 소전미술관에서 담았다. 퀸즈 일가가 사냥을 즐기는 모습은 경북 군위 사유원에서 촬영했다. 이곳은 태창철강 유재성 회장이 십여 년간 가꾼 수목원으로, 면적이 32만3082㎡(약 10만평)에 이른다. 울창한 숲 사이에 전망대와 카페, 명상의 공간 등이 숨어 있다. 퀸즈 일가는 ‘남명’이라는 이름의 언덕 위 초원에서 총자루를 잡았다. 어른 주말 기준 6만9000원으로 입장료는 다소 살벌하다. 극중 임시숙소가 ‘1000만원 스위트룸’ SBS드라마 ‘재벌X형사’는 철부지 재벌 3세 진이수(안보현)가 강력팀 형사가 되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범죄 현장에서든 추격전에서든 돈을 펑펑 쓰는 화끈한 수사법 덕분에 화려한 공간이 많이 보인다. 형사가 된 진이수가 개인 요트를 타고 살인 사건 현장을 누비는 장면은 여의도의 서울마리나에서 촬영했다. 극에서는 재벌가의 호화 요트가 대거 정박해 있는 것으로 그려지는데, 의외로 한강에는 일반 관광객을 위한 요트도 많다. 세빛섬의 골든블루마리나, 반포의 더리버 마리나 등이 대표적이다. 특급호텔도 재벌 소재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 장소다. 독립생활을 시작한 진이수가 임시 숙소로 쓰던 곳은 반얀트리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객실이다. 호텔에서 가장 비싼 방으로 1박 가격이 1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객실에 개인 수영장이 딸려 있는데, 그 너머로 남산과 서울 도심이 한눈에 내다보인다. ‘눈물의 여왕’에도 그랜드 하얏트, 페어몬트 등 특급 호텔이 대거 등장한다. 이를테면 거물 투자자 윤은성(박성훈)이 재벌가 사람과 비밀리에 만났던 장소는 포시즌스 호텔의 칵테일 바 ‘찰스 H.’다. 금주법 시대 뉴욕에 성행했던 무허가 주점을 콘셉트로 만든 장소다. 내부는 호화스럽기 이를 데 없지만, 간판도 없고 출입문도 지하 한쪽 벽면에 숨겨져 있어 초행자는 입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세상과 단절된 듯한 은밀한 분위기 덕에 영화와 드라마에 여러 차례 등장했다. ‘더 헌트’에서는 안기부 요원 김정도(정우성)와 CIA 요원이 접선하는 장면을 찍었다. 백종현(baek.jonghyun@joongang.co.kr)

2024-03-28

'이정후와 맞대결' 김하성 "정후, 韓에서보다 더좋은 성적 기대"

'이정후와 맞대결' 김하성 "정후, 韓에서보다 더좋은 성적 기대" "어제 정후와 같이 식사…맞대결 느낌은 딱히 없고 서로 최선" 올시즌 끝나고 FA 자격…"안 다치고 많은 경기 나가는 게 목표" (샌디에이고=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저는 메이저리그(MLB) 데뷔전 때 대타로 나가서 삼진당한 것 같아요" 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28) 선수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홈구장인 펫파코에서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MLB 맞대결을 앞두고 자신의 MLB 데뷔전 경험을 떠올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이날부터 4일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미국 본토 4연전 개막전을 치른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20일과 21일 서울에서 LA다저스와 시즌 개막전을 치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는 미국 본토 개막전이다. 김하성은 5번 타자 유격수, 이정후는 1번 타자 중견수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김하성은 "정후와 투타가 아니기 때문에 맞대결 느낌은 딱히 없다"면서 "같은 팀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LB 4년 차인 김하성은 이날 빅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이정후에 대해 "나는 데뷔전 때 대타로 나와서 삼진을 당한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정후는 스프링캠프를 잘했고 팀에서도 기대치가 높을 것 같다"며 "한국에서 하던 대로 하면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메이저리그에서는 배우는 것도 많아서 정후가 잘 적응만 한다면 한국에서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하성은 전날 이정후와 만나 식사를 함께 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어제 (정후와) 밥을 같이 먹었다"며 "밖(식당)에서 감자탕을 먹었다. 야구 얘기는 거의 안 하고 사람 사는 얘기를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김하성은 목표도 밝혔다. 그는 "안 다치고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서울에서 7타수 무안타를 치고 와서 조급할 수도 있는데, 앞으로 600타석 이상 더 나가야하기 때문에 집중하고 오늘 경기부터 잘 치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많은 경기에 나간다는 것은 내가 어느 정도 성적을 낸다는 것"이라며 "그렇게만 된다면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결과는 끝나봐야 알고, 그 과정에서 내가 얼마만큼 최선을 다했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된 같은 팀 고우석(25)과 박효준(27·오클랜드 애슬레틱스)도 격려했다. 김하성은 "나도 처음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우석이는 그동안 해왔던 것이 있기 때문에 다치지만 않는다면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준에 대해서도 "시범경기에서 잘했기 때문에 본인이 아쉬울 것 같다"며 "그래도 그동안 버텨온 시간이 있기 때문에 분명히 메이저리그에 다시 와서 잘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태종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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