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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권호, '53년' 모태 솔로 고백 “여자? 머릿속 하얘져”(조선의 사랑꾼)[순간포착]

방송 시청 후 작성된 리뷰 기사입니다. [OSEN=임혜영 기자] 심권호가 모태 솔로임을 고백했다. 22일 방송된 TV조선 ‘조선의 사랑꾼’에서는 방송을 통해 결혼에 성공한 심현섭에 이어 심권호 장가보내기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심권호는 심현섭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심권호는 “20살부터 여자가 있으면 무조건 결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아직 없다. 언제든 있으면 간다”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여자 친구를 사귄 게 마지막으로 언제인지 물었고 심권호는 “29살이 마지막. 몇 달 정도인데 정식으로 사귄 것도 아니었다”라며 53살이 된 현재까지 모태 솔로로 살아왔다고 고백했다. 심권호는 “대학교 3학년 때 여자랑 처음 말해봤다”라고 말한 후 “여자라고 생각하면서 대화하니까 대화가 안 된다. 그래서 여자라는 개념을 지웠다. 남자랑 일대일로 만나면 내가 제압한다. 여자는 그냥 머릿속이 하얘진다”라는 고민을 털어놨다. 심권호는 여성과 통화만 하는 데에도 크게 긴장하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email protected] [사진] TV조선 ‘조선의 사랑꾼’ 임혜영([email protected])

2025.12.2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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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사일 발사 훈련…네타냐후 "트럼프와 논의할 것"

이란이 22일(현지시간) 자국 여러 도시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을 시행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호라마바드, 마하바드, 이스파한, 마슈히드 등 여러 도시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전했다. 장소를 특정하지 않은 채 미사일들이 발사되는 영상도 공개했다. 하지만 이후 이란 국영방송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공개된 영상이 미사일 시험이 아닌 고고도 항공기에 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달 초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이 외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을 진행하며 걸프 해역에서 탄도·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하면서 이란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이 보도된 것은 이달 들어 두 번째라고 짚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관리들이 지난 주말 미국 정부에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 훈련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는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최근 훈련을 시행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훈련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의 핵 활동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5.12.2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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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필리버스터 역대 최장 기록 깼다…'24시간' 완주하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맞서 진행한 필리버스터가 종전 최장 기록인 17시간 12분을 넘어섰다. 장 대표는 23일 오전 5시 3분 현재까지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전날 오전 11시 38분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 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첫 주자로 나섰다. 그의 필리버스터 기록은 같은 당 박수민 의원이 지난 9월 세운 17시간 12분을 넘어섰다. 이날 기록이 경신된 직후 본회의장에서는 "기록 깼습니다"라는 발언과 함께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제1야당 대표가 필리버스터에 나선 것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장 대표는 이번 토론으로 '최초'와 '최장' 기록을 동시에 세우게 됐다. 장 대표는 토론 내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위헌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그는 "비상계엄 내란특별재판부는 이름을 무엇이라고 부르든 반헌법적인 특별재판부"라며 "민주주의 국가,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도 없고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의도에는 민주당이 '내란 프레임' 공세가 실패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이 법을 통과시키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내란몰이가 실패할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며 "내란몰이가 정당한 것이라면 특별재판부가 왜 필요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토론 강제 종결 시점까지 약 24시간을 모두 채울 목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는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각오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지 24시간이 지난 이날 오전 11시 38분쯤 무제한 토론을 강제 종료하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표결 처리할 방침이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5.12.2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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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금융] 쇼핑부터 여행까지…라이프스타일 밀착형 카드로 진화

알파벳 카드 한 달 만에 1만장 넘어 올리브영·무신사 등 사용처 확대 월세 카드 납부 서비스도 도입 현대카드가 회원의 라이프스타일에 밀착한 상품과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이며 ‘생활 밀착형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일상 전반에서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매개체로 카드의 역할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의 이러한 행보를 “신용카드를 결제 도구에서 개인의 취향과 생활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재정의한 시도”로 평가한다. 실제 소비 흐름을 세밀하게 분석해 회원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프리미엄 카드의 상징으로 꼽히는 ‘현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Edition2’의 국내 바우처 서비스를 개편했다. 바우처 사용처를 대폭 확대하고 ‘바우처 자동사용’ 기능을 새롭게 도입해 혜택의 활용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강화한 것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기존 여행·레저 중심이었던 바우처 사용처는 회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며 일상 소비 영역 전반으로 확장됐다. 새롭게 추가된 사용처에는 올리브영, 무신사,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코스트코 멤버십 등 일상적인 소비 채널로 확대됐다. 여기에 메종 마르지엘라, 뱅앤올룹슨, 이노메싸, 티노파이브 등 프리미엄 브랜드와 케이스티파이, 29CM, 솔드아웃 등 트렌디 브랜드까지 포함됐다. ━ 바우처 자동사용, 결제때 알아서 할인 적용 아울러 새로 도입된 ‘바우처 자동사용’ 기능을 활용하면 결제 시 별도의 신청 없이도 보유 중인 바우처가 자동으로 적용돼 청구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기능은 현대카드 앱에서 상황에 따라 손쉽게 설정할 수 있다. 이 같은 ‘생활 밀착 전략’은 현대카드 상품과 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알파벳카드’다. 알파벳카드는 다이닝(D), 홈(H), 오일(O), 쇼핑(S), 트래블(T) 등 라이프스타일별 소비 영역에 특화된 5종의 카드로 구성됐다. 카드 이름에 라이프스타일을 직관적으로 담아, 회원이 자신의 소비 성향에 맞는 카드를 선택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출시 한 달 만에 발급 1만 장을 넘겼고, 최근 3개월간 발급량은 약 15% 늘어나는 등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개인화 전략은 강화되고 있다. 현대카드는 개인별 소비 패턴을 기반으로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3층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카드 고유 혜택과 공통 혜택을 제공하는 ‘1층 기본’,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2층 구독’, 소비 성향을 분석해 매달 맞춤형 혜택을 제안하는 ‘3층 선물’로 구성된다. 현재 2층 구독에서는 매달 간식을 배송하는 ‘월간과자팩’,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두 배로 적립해주는 ‘더블마일팩’ 등 총 23종의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3층 선물은 데이터 사이언스와 AI를 활용해 영화 할인권이나 편의점 쿠폰 등 최적화된 혜택을 매달 새롭게 제안한다. 단순한 포인트 제공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로 고객 경험을 세밀하게 설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생활 영역 전반으로의 확장도 눈에 띈다. 현대카드는 월세를 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월세 카드 납부 서비스’를 통해 주거비 결제의 불편을 해소했다. 카드 실적 인정과 혜택 적용이 가능해 실질적인 부담 완화 효과를 높였다. 보안 분야에서는 결제 한도와 사용처를 직접 설정하는 ‘락앤리밋’과 ‘가상카드번호’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으며, 이는 현재 카드업계의 표준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 국내에서 유일하게 애플페이 지원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공 중인 애플페이 역시 생활 밀착성을 높이고 있다. EMV 컨택리스(비접촉) 기반의 보안 결제에 더해 애플페이 티머니 및 K-패스 도입으로 교통카드와 교통비 환급까지 가능해졌다. 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 설문조사에 따르면, 애플페이 교통카드 도입 이후 이용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55.5%에 달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카드는 일상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금융 수단인 만큼, 회원의 실제 소비 흐름에 밀착한 혜택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생활 전반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2025.12.2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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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내년 2월 H200 中수출…美의원, 허가 공개 요구"

"엔비디아, 내년 2월 H200 中수출…美의원, 허가 공개 요구" 로이터 보도…"중국 당국, 아직 구매 승인 안해 불확실성 남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내년 2월 중순 설 연휴 전에 인공지능(AI) 칩 'H200'의 대(對)중국 수출 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기존 재고로 초기 주문을 처리할 계획이며, 출하량은 총 5천∼1만개의 칩 모듈(H200칩 약 4만∼8만개)로 예상된다. 아울러 엔비디아는 중국 고객사들에 해당 칩의 신규 생산 능력 확충 계획을 알렸으며, 관련 신규 주문을 내년 2분기부터 받기 시작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이 소식통들은 중국 당국이 아직 H200 구매를 승인하지 않았으며, 정부 결정에 따라 일정이 변경될 수 있는 등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출이 이뤄지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25%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H200 칩 중국 수출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이후 중국으로 들어가는 첫 H200 칩이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호퍼' 라인에 속하는 H200은 이 회사의 신형 '블랙웰' 라인보다는 뒤처지지만, 여전히 AI 분야의 고성능 칩으로 분류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과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뉴욕)은 이날 미 상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H200 칩의 중국 수출과 관련해 진행 중인 심사 세부 내용과 승인 여부 공개를 요구했다. 이들 연방 의원은 "수출이 승인된 칩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에 대한 평가와, 이러한 칩 수출 결정에 대해 동맹국과 협력 국가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상무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워런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H200 중국 수출을 허용한 결정을 두고 "중국의 기술적·군사적 지배력 추구에 가속 페달을 밟아 주고, 미국의 경제·국가 안보를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상무부와 엔비디아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미나

2025.12.22. 13:25

[뉴욕유가] 美, 베네수엘라 '원유 봉쇄'에 2.6% 급등…나흘째↑

[뉴욕유가] 美, 베네수엘라 '원유 봉쇄'에 2.6% 급등…나흘째↑ 두달 만에 가장 큰 일일 상승 폭 (뉴욕=연합뉴스) 최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 유가가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길을 전면 봉쇄하자, 원유 시장에서 '공급 차질' 우려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2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49달러(2.64%) 상승한 배럴당 58.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월 23일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 폭이다. 미 해안경비대는 이날 베네수엘라 인근 연안에서 파나마 국적의 유조선 1척에 대한 추가 나포에 나섰다. 이 유조선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2척을 나포했지만, 여전히 공격적으로 베네수엘라의 원유 거래를 차단하는 모습이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유조선 나포에 대해 "도둑질이자 납치"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자국 항구에서 출항하는 유조선에 대해 해군이 호위하도록 지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베네수엘라와 전쟁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만큼 무력 충돌 가능성이 한층 더 커진 상황이다.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그간 과소평가한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차질 가능성을 다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전 세계 공급의 1%를 차지한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흑해 항구에 정박한 선박을 공격했다는 소식도 유가에 강세 압력을 넣은 요인으로 꼽힌다. WTI는 이러한 재료를 반영해 뉴욕장에서 한때 58.13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연말 거래량 감소 속,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베네수엘라 제재 같은 지정학적 변수로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은 유지될 수밖에 없다"면서 "유가가 뚜렷한 방향성 없이 이번 주에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제뉴스공용1

2025.12.22. 13:25

“대담한 자신 만나고 싶었다!” 미모의 日국대 풋살선수 플레이보이 화보촬영 논란

[OSEN=서정환 기자] 미모의 일본국가대표가 논란의 화보촬영을 했다.  ‘풋살계의 천사’로 불리는 일본대표팀 풋살선수 마츠모토 나오미(28)는 22일 주간 플레이오프의 공식 사이트에서 사진집을 발매했다.  사진집에서 나오미는 축구선수로서 모습 뿐만 아니라 미모의 여성으로서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운동선수로서 보이지 않는 원피스를 입은 섹시한 모습도 공개됐다.  나오미는 “평소에 도전하는 않는 의상도 입어봤다.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 사진집을 통해서 풋살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나오미는 5세에 축구를 시작해 제프 유나이티드 U18팀에서 뛰었다. 나오미는 2025년 일본풋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MVP를 딴 실력파다. 그는 2025 필리핀 풋살월드컵에서 일본대표팀 멤버로 활동했다.  일각에서 “일본대표팀 선수가 섹시화보를 찍다니 말이 되나?”, “대표팀 선수로서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비난여론도 일고 있다. “대표선수가 화보를 찍는 것은 자유다”라는 반대 의견도 있다. / [email protected]  서정환([email protected])

2025.12.2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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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만 알던 우리에게 ‘설원’으로 오라는 소녀

스노보드 빅에어는 ‘강심장들의 스포츠’, ‘설원의 도마’로 불리는 극한 스포츠다. 건물 10층 옥상 높이인 30m에서 활강한 뒤 점프대를 타고 뛰어올라 공중에서 기술을 겨룬다. 단 한 번의 점프로 플립(공중제비), 회전, 보드 잡기 등 복잡한 동작을 모두 수행해야 하며, 착지까지 완벽해야 좋은 점수를 받는다. 부상 위험도 크다. 헬멧이 깨지면서 뇌진탕을 입을 정도의 충격도 자주 나온다. 이런 빅에어에 도전장을 낸 겁 없는 10대 소녀가 있다. 여고생 스노보더 유승은(17)이다. 유승은은 지난 14일 미국 콜로라도주 스팀보트 스프링스에서 열린 빅에어 월드컵 결선에서 합산 173.25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스노보드 사상 빅에어 종목 월드컵 메달리스트는 유승은이 처음이다. 1차 시기에서 실수로 18.5점에 그쳤지만, 2차 시기 86.5점, 3차 시기엔 86.75점을 얻는 집중력을 보였다. 금메달을 딴 오니쓰카 미야비(일본)와의 차이는 불과 0.75점이라서 유승은은 단번에 내년 올림픽 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2008년생 유승은은 그야말로 혜성처럼 나타났다. 그는 작년 10월 스위스 월드컵에서 데뷔했지만, 그 직후 부상으로 1년을 통으로 쉬었다. 당시 오른쪽 발목이 부러졌다. 지난 2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무리해서 출전했다가 같은 부위를 다시 다쳐서 복귀가 당초 예상보다 더 늦어졌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돌아온 그는 세 번째 월드컵 도전 만에 입상에 성공했다. 지난 18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만난 유승은은 “생애 첫 월드컵 메달을 따서 기쁘다. 힘들고 긴 치료와 재활을 버텨낸 보상을 받았다”며 기뻐했다. 알고 보니 이번에도 부상 투혼이었다. 사실 유승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스노보드를 그만두려 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스위스에서 훈련하다 오른쪽 손목이 부러졌다. 발목 부상에서 어렵게 회복한 직후라서 더 힘들었다. 유승은은 “진짜 어렵게 몸 상태를 끌어올렸는데, 지금까지 한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될 것만 같아 많이 속상했다. 처음으로 ‘스노보드를 그만 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가족과 지인의 응원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눈을 질끈 감았다. 급히 귀국해 수술대에 올랐다. 뼈를 고정하는 핀을 손목에 삽입하는 수술을 받고 출국했다. 대회는 깁스를 착용하고 치렀다. 유승은은 “깁스가 무겁고, 부상 부위가 신경 쓰여서 100% 기량을 발휘 못 했다. 오히려 잘됐다. 다음엔 더 잘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웃었다. 유승은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처음 스노보드를 탔다. 원래는 탁구나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를 꿈꿨는데, 스노보드의 매력에 빠져 진로를 틀었다. 유승은은 “탁구 선수로는 큰 대회에서 우승할 만큼 실력이 좋았다”면서 “탁구를 치며 반사신경, 스케이트보드로 균형 감각을 체득한 것이 스노보드를 타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왜 빅에어 종목을 선택했냐’고 묻자 그는 해맑게 웃으며 “딱 한 번의 점프로 승부하는 스포츠라는 점이 매력”이라며 “두려움을 이겨내고 점프를 해 랜딩(착지)했을 때가 가장 짜릿하다”고 했다. 유승은의 꿈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금메달이다. 그는 남은 기간 소속팀 롯데 스키앤스노보드팀의 지원 아래 경기력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2014년부터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는 롯데는 2022년에 롯데 스키앤스노보드팀을 창단해 유승은을 비롯한 유망주들이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유승은은 아직 공식 대회에선 선보이지 않은 필살기도 있다. 백사이드 트리플콕 1440도(뒷방향으로 점프해 공중에서 몸을 축으로 3번 뒤집고, 4바퀴 회전하는 최고 난도 기술)다. 전 세계 여자 선수를 통틀어 이 기술을 구사하는 선수는 5명 정도다. 유승은은 “올림픽에서 쓸 수 있도록 필살기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며 “무명 선수인 내가 우승 후보를 제치는 상상을 하며 잠든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피주영([email protected])

2025.12.2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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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향점이 다르다.. '남자 단식' 기준 올린 안세영, 그런 '여제'가 목표인 왕즈이

[OSEN=강필주 기자] 세계를 제패하고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어 보였던 안세영(23, 삼성생명)에게 새로운 지향점이 생겼다. 반면 패자에겐 그런 '배드민턴 여제'가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왕즈이(25, 중국)를 세트스코어 2-1(21-13, 18-21, 21-10)로 꺾었다. 96분의 혈투가 펼쳐진 코트였지만 승부는 이미 정해진 것이었다. 안세영은 20-10으로 승리를 눈앞에 뒀던 마지막 세트에 왼쪽 허벅지 경련으로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하지만 왕즈이의 라켓이 닿지 않은 깊은 곳으로 스매시를 날려 승부를 끝냈다.  이 승리로 안세영은 시즌 11번째 우승컵을 품었다. 이는 2019년 남자 단식 모모타 겐토(일본)가 보유했던 역대 최다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더불어 안세영은 시즌 승률 94.80%(77경기 73승)를 기록, 배드민턴계 '메시' 린단(중국)과 '호날두' 리총웨이(말레이시아)의 전성기 수치까지 훌쩍 뛰어넘었다. 시즌 상금은 최초로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모두 새 역사를 창조한 것이다.  이에 BWF마저 공식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안세영을 "The best! The YOUNG GOAT!"라는 문구로 칭송했다. 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 선수)는 스포츠계에서 해당 종목 역대 최고를 상징하는 단어다.  명실공히 배드민턴 최고 국제 기구로부터 인정받은 안세영이다. 더구나 'YOUNG'이라는 단어가 붙어 커리어가 아직 정점이 아니라 진행형이란 점까지 더해져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사실상 여자 단식에서 이룰 수 있는 대부분을 이룬 안세영이다. 하지만 안세영이 바라보는 곳은 더 높았다. 중국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안세영은 경기 후 "남자 단식 선수들과 비슷한 플레이를 하는 것이 내 목표"라면서 "남자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이 매체는 "과거 여자 선수들이 '여자부 1위'에 안주했다면, 안세영은 그 선을 넘으려 한다"며 "린단이나 리총웨이 같은 배드민턴 예술, 시위치(중국) 같은 날카로운 공격력을 원하고 있다"고 놀라워했다.  또 안세영은 여자 단식 선수들이 통상 '여자 최고'를 목표로 삼는 것과 달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드민턴 역사를 통틀어 '남자 단식을 지표로 삼겠다'고 공개적으로 목표를 세운 여자 선수는 없었다고 칭송했다.  안세영은 이미 남녀 전설들을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여자 선수들 사이에서는 안세영의 압도적인 위압감을 견뎌낼 선수가 없는 상태다. 천위페이, 왕즈이, 한웨 등 중국 선수들도 엄격한 의미의 라이벌로 보기엔 안세영과 간극이 커졌다. 한국과 중국 팬들이 꿈꾸는 것도 안세영의 발언과 맞닿아 있다. 팬들은 안세영이 시위치(중국), 쿤라붓 비티드산(태국), 빅토르 악셀센(덴마크), 토마 주니어 포포프(프랑스) 등 남자 단식 선수들과 이벤트 대결에 나서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안세영이 기준선을 남자로 올리고 있는 동안, '2인자'에 머문 왕즈이는 당연히 안세영을 목표로 삼고 있다. 왕즈이는 안세영을 상대로 올해 8번 만나 모두 패했다. 그 중 7번이 결승 무대였다. 통산 전적도 안세영이 16승 4패로 왕즈이를 압도하고 있다.  왕즈이는 경기 후 인터뷰 도중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왕즈이는 3게임에서 무너졌던 순간을 떠올리며 결국 눈물을 쏟아냈다. 등을 돌려 눈물을 닦은 뒤에도 한동안 감정을 추스른 후에야 인터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왕즈이는 "정말 너무 힘들었다. 3게임에서는 정말로 끝까지 싸우고 싶었지만, 체력과 에너지가 머리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적인 템포가 떨어졌다. 상대의 체력이 너무 좋았고, 드롭샷이 많아 내 체력 소모가 컸다"면서 "작은 전술 변화를 주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따라잡을 수 없었다"고 안세영과의 격차를 인정했다. 세계 랭킹은 1개 차이지만 그 간극이 크다는 의미다. 안세영은 이제 기록이 아니라 경기력을 어떻게 더 끌어올릴지 고민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남자와 '성대결'까지 가능한 힘과 스피드, 템포, 랠리의 밀도 등이다. 남자 단식을 목표로 스스로 압박을 가할 예정이다.  왕즈이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은 안세영이 목표다. 왕즈이는 자신의 SNS에 "나 역시 계속해서 노력하며, 내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상태를 코트 위에서 보여주려고 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부족한 부분은 계속 보완해 나갈 것이다. 걸음은 멈추지 않는다"면서 "다음 대회에서, 다시 싸우겠다"고 말해 안세영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목표는 여전히 안세영, 눈앞의 산이다.  안세영은 시즌을 돌아보며 "내가 좋아하는 배드민턴을 재미있게 하면서 좋은 결과까지 내서 감사하다"고 한 해를 정리했다. 다음 시즌 남자 선수 기량에 다가가 여자 기준점을 더욱 끌어올릴 안세영이 더욱 기다려진다.  안세영은 22일 귀국 인터뷰에서 "내가 완벽한 경기를 할 때가 내 전성기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직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 이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강필주([email protected])

2025.12.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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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서 눈물나"…그래도 도움 청할 곳 없는 독거노인의 현실 [관계빈곤의 시대]

70세 남종석씨는 부산의 한 원룸에서 혼자 생활한다. 아내와 사별하고 20년째 이렇게 산다. 가족은 서울에 있는 동생 한명뿐. 다리 수술 이후 건강이 삐걱거리지만, 누군가에게 선뜻 도움을 청하긴 어렵다. 이웃도 얼굴만 알지 손을 내밀긴 언감생심이다. 친한 친구 두 명이 있어도, 고독감은 수시로 그를 찾아온다. 남씨는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외로워서 눈물이 날 때도 있다. 앞으로 외로움은 더 심해질 거 같다"고 말했다. 남씨 같은 고령 1인 가구 10명 중 4명은 평소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독거노인은 관계빈곤에 따른 어려움을 크게 겪는 걸 보여준다.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한 케어 모니터링 서비스(케어벨)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제로웹'이 중앙일보 요청을 받아 부산의 1인 가구 50명을 설문 조사했다. 응답자 40%는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가족·지인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였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선 몸이 아프거나 우울하고, 갑자기 큰돈이 필요해지는 상황 등에서 도움받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밝힌 노인이 6.6%였다. 독거노인의 관계 단절 문제가 훨씬 두드러지는 셈이다. 고립감을 풀어줄 소통도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제로웹 조사에서 18%는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사람이 아예 없다고 답했다. 기분이 울적할 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비율은 40%였다.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나머지 응답자의 상대방 수도 '3명 이하'가 56.7%였다. 이웃을 비롯한 지역사회와의 교류도 활발하지 않다. 설문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종교 활동이나 지역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나마 참여하는 이들의 69%는 종교 활동에 집중했다. 취미 모임 같은 다양한 활동 참여는 적었다. 독거노인 문제는 갈수록 커진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이 혼자 사는 가구는 228만8807가구에 달했다. 노인 1인 가구는 2019년(153만2847가구)과 비교하면 5년 새 49.3% 급증했다. 고령화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데다 기대수명도 늘어나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렇다 보니 관계빈곤을 겪는 이도 함께 증가한다. 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1인 가구의 16.1%는 우울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노인 부부 가구(7.8%)의 두 배가 넘는다. 소통할 이가 적은 현실이 정신적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홀로서기 5년 차인 신모(66)씨는 우울증 치료로 증세가 많이 나아졌다지만, 혼자 있으면 문득문득 우울감이 떠오르곤 한다. 가끔 사회복지관에서 비슷한 처지의 독거노인을 만나면 "대개 아프다는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의 경제적 빈곤 이슈만큼 노인 독거 가구의 관계빈곤도 중요한 문제"라면서 "노인이 사회적 관계를 상실하면 인지능력 악화 등으로 이어진다. 문화센터 이용 바우처나 대학생과의 만남 등 관계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신성식.이에스더.채혜선.남수현([email protected])

2025.12.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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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 노인 고독사 막았다…요구르트 한병이 보낸 '생존 신호' [관계빈곤의 시대]

"이렇게 일주일에 두 번씩 챙겨주니 정말 좋죠. (나라에서) 절대 끊으면 안 돼요." 지난 1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한 다세대주택. hy 프레시 매니저(방문판매원) 손금주씨가 건넨 건강 음료를 받아든 김옥순(90)씨는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김씨는 남편과 자녀·형제자매 없이 홀로 생활하는 독거노인이다. 김씨의 안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이는 사실상 손씨가 유일하다. 동대문구청은 hy 강북지점과 업무협약을 맺고 김씨와 같은 독거노인에게 주 2회 건강 음료를 배달하며 안부를 살핀다. 배달한 음료가 다음 방문 때까지 그대로 있으면 hy 매니저가 구청에 연락해 이상 여부를 알린다. 손씨는 "꼬박꼬박 얼굴을 보다보니 집 사정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라며 "올해 초에는 집에서 쓰러진 어르신을 발견해 신고했다. 음료 한 병이 생존 신호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날 손씨가 찾은 80대 안길정씨는 "이렇게 찾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 편의점에 가상 회사 열고…고독사 전쟁 나선 지자체 고독사, 고립·은둔 문제가 떠오르면서 지자체들도 '외로움과의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고독사로 사망한 사람은 3924명으로, 보건복지부가 실태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다. 1인 가구 비중이 전체의 40%에 달하는 서울시는 '외로움 없는 서울(외·없·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외로움을 느낄 때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콜센터 '외로움안녕120'과 외로운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인 '서울마음편의점'이 대표적이다.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을 관리하는 이보선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과장은 "편의점처럼 누구나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환영받는 공간이 목표"라고 밝혔다. 전국 최초 고립·은둔청년 전담기관인 서울청년기지개센터의 김주희 센터장은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할 지 몰랐던 고립·은둔 청년들이 서울에 센터가 생기면서 폭발적으로 신청하고 있다. 올해만 신청이 4600여명을 넘긴 상태"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외로움 문제에 대응하는 전담 조직 '외로움돌봄국'을 내년 1월 신설한다. 국 단위 조직을 신설한 건 전국 지자체 중 처음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외로움 지원 플랫폼인 '아이링크 컴퍼니'를 운영할 계획이다. 종합사회복지관 등에 가상의 회사를 만들어 고립·은둔 상태에 놓인 이들이 출퇴근하듯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주어진 임무를 완료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해 음식점 등 실생활에서 쓸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수원시와 부산시는 각각 '쏘옥', '모여봐요 부산 1인 가구'와 같은 1인 가구 전용 포털을 운영하며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외로움 정책은 당사자가 마음의 문을 열지 않으면 손길 닿기 어렵다. 때문에 집에만 머무는 이들을 어떻게 끌어낼지가 중요하다. 수원시는 '외출 유도 카드'를 통해 외출 때 사용할 수 있는 지역 화폐 50만원을 지급하고 사용 내역을 확인한다. 경남 양산시는 은둔 외톨이 중장년에게 1인당 최대 300만원 한도의 치과 치료비를 지원한다. 양산시 관계자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들은 스스로 지원 대상이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에 내놓은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중앙 정부도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발표한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에는 지자체별로 자살예방관을 지정해 지역 자살 예방 업무를 총괄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보건복지부 제1차관을 사회적 고립(외로움) 전담 차관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영국·일본 등 해외 사례를 참조해 우리나라에 가장 맞는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립·은둔 문제가 복합적인 사회 문제이란 점에서 한층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외로움을 심각한 사회 현상으로 인식하고, 겸직 대신 전담 차관을 두고 보다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선 인공지능(AI) 활용, 민관 협력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스마트한 복지 시스템으로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채혜선.신성식.이에스더.정종훈.남수현([email protected])

2025.12.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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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4060 남성이 가장 위험…은퇴한 김부장 고립 공식 [관계빈곤의 시대]

67세 김상민 씨는 대형 건설회사에서 20여년 근무하다 퇴직했다. 여러 차례 사업에 손댔지만, 번번이 쓴맛을 봤다. 빚더미에 앉으며 가정이 흔들렸다. 이혼하면서 아내·딸과 연락이 끊겼다. 5년 전 서울 신림동 원룸 생활을 시작했다. 이번엔 건강이 망가졌다.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고, 노동 일도 못 하게 됐다. 자선단체에서 도시락을 받으며 하루하루 버틴다. 바깥 활동은 '사치'다. 친한 친구를 1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친한 이웃한테 사기를 당하면서 새로 사람을 사귀기가 꺼려진다. 친구의 문자·전화가 와도 피한다. 외부와 담을 쌓고, 혼자 중얼거린다. 그는 기자와 통화에서 "며칠 만에 입을 뗀다"며 "죽지 못해 산다"고 했다. 김씨 같은 4060 중장년 남성들이 대표적인 관계빈곤 고위험군이다. 적지 않은 중장년 남성들이 실직·은퇴·사업실패→이혼→관계단절이라는 '고립 공식'으로 치닫고 있다. 이들은 자존심이 강하고 주변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편이다. 힘든 상황인데도 어디에도 도움을 잘 요청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고립·은둔에 취약한 '신(新) 복지 사각지대'라고 평가한다. 중앙일보 취재팀이 4060 남성, 복지 공무원, 정부 보고서 사례자 등 20명을 분석(9명은 인터뷰)했더니 이런 경향이 뚜렷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0월 발간한 '사회관계와 외로움' 보고서의 분석과 일치한다. 50대 이상, 1인 가구, 실직 상태인 남성이 고립에 빠지기 쉽다고 한다. OECD는 "중년 남성은 직장 중심의 관계망에 의존하고 동네 친구나 가족은 약하다. 실직·은퇴 후 위축되면 관계망이 끊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국가데이터처의 사회조사(2025년)에서도 4060 남성의 관계망 부족을 알 수 있다. 남성 중에서 가족·친척 외 교류자가 없는 비율이 60세 이상은 29.6%, 50대 27%, 40대 26.7%이다. 10~30대(16.5~22.4%)보다 꽤 높다. 또 여성(40대 20.6%, 50대 19.3%, 60세 이상 27.6%)보다 높다. 사별·이혼 가구도 4060 남성의 비율이 72.3%(가구주 기준)로 여성(53%)보다 높다. 한상필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사회보장정보연구소장은 "중장년 남성은 같은 세대 여성과 비교해 공동체에 의지하려 하지 않고, 고립되기 쉬운 특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굴 만나도 서열을 따지는 성향이 강한데다, 인생 성패가 이미 결정된 시기라 재기가 어렵다는 압박감이 심한 점도 고립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들은 '원래 무슨 일 하셨나' 식으로 사회적 계층·신분을 먼저 따지는 경향이 강하다. 국가데이터처 사회조사(2025)에 따르면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다'는 응답 비율이 50대 남성 26%, 60세 이상 남성 31.3%, 65세 이상 남성 32.8%로 나이 들수록 심하다. 정상 가정의 은퇴 남성도 관계빈곤에서 헤어나기 어려워한다. 공공기관 은퇴자 박용호(가명·61·4인 가구)씨는 하루 1시간 집 주변 산책 외엔 외부 활동을 안 한다. 그는 "도서관·학원 등에 가서 낯선 사람을 만났더니 툭 하면 말을 놓고 이것저것 따져 물어서 불편하더라"고 말한다. 중년 남성은 고독사 고위험군이다. 고독사 첫 발견(신고)자는 임대인·경비원·건물관리자·택배기사가 많다. 가족·이웃은 상대적으로 적다. 지자체 공무원은 "고립·관계단절이라는 그간 접하지 못한 새로운 사각지대가 나타났다"고 말한다. 미국 유학을 다녀와 산업체를 운영하던 A씨는 회사가 망한 뒤 부인과 헤어졌다. 이후 관계빈곤의 굴 속에 들어갔다. 술을 마시고 주민센터에서 난동을 부렸고, 법인택시 운전을 권해도 본인이 알코올 중독이라며 거부했다. 그러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에겐 지역사회 등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부산에 사는 김모(63)씨는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남 부럽지 않은 대기업 직원이었다. 하지만 명예퇴직·이혼 등을 잇달아 겪으면서 1인 기초수급자가 됐다. 자책감 등으로 사회적 관계도 모두 끊겼다. 7년 전 뇌경색 고비를 맞았다. 하지만 지역 사회복지관의 영상 촬영·편집 프로그램, 목공·요리 교실에 참여하면서 관계빈곤에서 벗어났다. 지금은 청년 발달장애인을 돕는 멘토 활동에 나선다. 김씨는 "나처럼 고립된 1인 가구는 따뜻한 말 한마디 해줄 사람이 없다. 누군가 관심을 주고, 집 밖으로 나오게 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부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중장년 남성 1인 가구는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역량이 취약해 일자리가 없으면 바로 고립 단계로 떨어질 수 있다. 어떻게든 일과 연계된 프로그램 중심으로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장년 남성뿐 아니라 고령 여성, 2030 청년 등 연령·성별에 맞춰 세분화한 정책이 필요하다. 통장으로 대표되는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협업으로 이들 가구를 계속 설득하고 사회적 관계망을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종훈.신성식.이에스더.채혜선.남수현([email protected])

2025.12.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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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승패, 무기보다 '빠른 판단'인데…10년 뒤 바라보는 합참 [Focus 인사이드]

한국군은 미래 한국형지휘통제체계(KCCS: Korea Command and Control System)로 합동전영역지휘통제체계(JADC2: Combined Joint All Domain Command and Control)를 선정하고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합동전영역지휘통제체계는 지·해·공·사이버·우주의 다양한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뒤 타격할 표적을 식별하고, 식별한 표적들에 대해 최적의 무기체계를 추천함으로써 지휘관의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체계다. 합동참모본부는 합동전영역지휘통제체계 구축을 위해 상향식 단계적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 1단계로 전군 C4I 체계를 통합·운용하기 위한 기반 조성을 위해 합참과 각 군의 전장관리체계 데이터를 표준화해 통합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하나의 단말기로 모든 체계에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2단계는 전군 C4I 체계를 클라우드 환경 기반으로 동시에 성능 개량해 단일체계로 통합하고, 분석형 AI 플랫폼을 제공한다. 3단계는 합동 전 영역의 센서-슈터를 연결한 완성형 AI 기반 지휘통제체계 구축으로 지휘 결심을 지원한다. 합참이 채택한 방식으로 합동전영역지휘통제체계를 전력화하는 경우 10~12년이 걸릴 예상이다. 오늘날의 빠른 과학기술 발전 속도와 미국의 개발 사례 등을 고려할 때 전력화에 10년 이상 소요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국내 AI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한 합참의 단계적인 접근이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미국은 이미 한국형지휘통제체계 3단계를 모두 구현한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SS: Maven Smart System)’을 주요 전투사령부의 합동전영역지휘통제체계로 도입하고 있다. 인도·태평양사령부, 유럽사령부, 중부사령부, 북부사령부,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는 이미 도입했고, 주한미군사령부도 올해부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도 2025년 3월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연합합동전영역지휘통제(CJADC2: Combined Joint All Domain Command and Control) 체계로 채택하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합동전영역지휘통제체계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하향식의 진화적 개발 방법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7년부터 기계학습으로 전장 데이터를 분석해 지휘관의 결심을 지원하는 ‘메이븐 프로젝트(Project Maven)’을 추진했다. 초기에는 구글이 기술을 제공했지만, 내부의 반발로 철수하고, 2018년부터 팔란티어 테크놀로지가 이끄는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협력해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진화적으로 개발했다. 진화적 개발 방법은 ‘최소기능을 갖춘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를 우선 전력화하고, 3~6개월 단위 업그레이드를 통해 체계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은 초기에는 이미지 분석에 그쳤지만, 레이더·적외선 센서·사이버·음성 데이터 등을 통합함에 따라 포괄적인 정보융합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여기에 아군 데이터와 전장 지역 데이터를 융합해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완성한 것이다. 향후 미군은 AI 기반 의사결정 기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데이터 처리 역량 강화와 더불어 데이터 처리의 중심을 데이터센터에서 첨단(Edge)으로 전환해 하급 제대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보장할 계획이다. 합참의 접근법을 미군처럼 바꿔야 한다. 지금처럼 전군의 모든 C4I 체계를 단계적으로 통합해 단일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수많은 변수와 기술적 난제들로 단기간 내 달성이 어렵다. 따라서 한국군도 우선순위를 고려한 하향식의 진화적 접근법을 도입해야 한다. 한국군이 당면한 가장 시급하고 심각한 위협은 북핵 위협이다. 북핵 위협을 담당하는 전략사령부의 킬 체인(Kill Chain)과 대량응징보복(KMPR: Korea Massive Punishment & Retaliation) 전력을 실시간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전략사령부의 합동전영역지휘통제체계를 최우선 구축해야 한다. 합참은 소형군집위성체계 기반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킬 체인과 대량응징보복 작전 참가 감시·타격자산을 연결하고, AI를 이용한 표적 분석·추천이 가능한 시스템을 우선 구축해야 한다. 초기 모델은 감시·타격자산 운용에 필요한 필수 데이터를 수집·분석·처리하는 수준으로 구축하고, 기술 발전에 따라 데이터의 범위를 확대하고 AI 적용 수준을 고도화하는 진화적 방법으로 체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전략사령부의 체계가 구축되면, 전략사령부 모델을 응용해 작전사령부 및 전술 제대의 합동전영역지휘통제체계를 부대의 특성에 맞게 구축해야 한다. 합동전영역지휘통제체계 구축은 기술적 난이도로 단기간에 구현하기 어렵다. 한국의 현재 기술 수준이 위성·드론 등의 이미지 데이터를 융합할 수 있는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레이더·적외선 센서·사이버·음성 데이터까지 통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국내 기술 발전 수준을 고려해 합동전영역지휘통제체계 구축을 마냥 미룰 수는 없으므로, 장기적인 기술 종속이 이뤄지지 않은 범위 내에서, 동맹 간 기술협력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동맹 간 기술협력이 이루어지면 한미 C4I의 상호운용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전쟁의 패러다임이 결심중심전으로 바뀌고 있다. 전장에서 누가 “더 좋은 무기를 더 많이 가졌는가”보다 누가 “더 빨리 보고 더 정확히 판단해 더 빨리 실행하는가”로 승패가 결정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합동전영역지휘통제체계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중심 체계로 하루빨리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합참의 접근법을 다시 뒤돌아볼 때다. 정연봉([email protected])

2025.12.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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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지킬 울타리" vs "교권 추락 원인"…학교 내분 일으킨 조례안

서울시의회가 대법원 최종 판단이 예정돼 있는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다시 통과시키면서 학생들과 인권 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반면 일부 교사 단체 등은 찬성 입장을 밝히는 등 교권과 학생인권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16일 본회의에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가결했다. 재석 의원 86명 중 찬성이 65명, 반대는 21명이었다. 지난해 4월에도 한 차례 의원 발의안 형태로 올라온 폐지안이 시의회에서 가결됐지만, 서울시교육청이 무효확인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내며 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내릴 때까지 효력이 정지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에 주민이 청구한 조례안 폐지안이 1년 8개월만에 또 한번 시의회를 통과하며 관련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2012년 제정된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이 성별·종교·나이·성별 정체성 등을 이유로 차별 받지 않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2023년 7월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가 사망한 사건 등을 계기로 일각에서 ‘학생 인권만 강조하다 교권이 추락했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조례 폐지론에도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학생들과 인권 단체는 서울시의회의 조례안 재가결에 즉각 반발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이소정(16)양은 “학생인권조례가 사라진다면 함부로 대하는 어른들로부터 지켜줄 울타리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양은 “2년 전 한 선생님으로부터 ‘공부 못하면 X신같이 사는 거다’란 폭언을 들었지만 선도부에 갈까 봐 이의 제기를 못 했다”며 “학생을 존중하지 않는 어른들은 여전히 있다. 교권 추락과 학생 인권 보장은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는 A(16)양은 “중학생 때 선생님에게 부당한 말을 들었던 걸 카톡으로 공유했다가 벌점을 받은 친구들도 있었다”며 “인권조례 폐지 보단 교권과 학생 인권에 대한 교육을 더 강화하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 14개 단체는 폐지 조례안이 통과되자 입장문을 내고 “학생인권의 후퇴”라며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인권을 학교에서부터 지켜나가기 위해 제정한 조례인데, 이를 폐지하면 학교는 경쟁과 반목을 부추기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엔인권기구에서도 2023년 1월 “학생 인권조례 폐지 움직임은 국제 인권 기준과 차별 금지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조례안 통과 직후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절차를 거쳐 재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교사 단체는 둘로 나뉘었다. 우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이미 대법원 판결에 학생인권조례의 존폐가 달린 상황인데 실효성 없는 폐지를 밀어붙인 것이 정치적 쇼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 인권과 함께 교사의 인권 모두 존중돼야 하는 건 맞지만, 교권 추락에 대한 원망이 학생인권조례로 돌아가는 건 좋지 않다 생각한다”며 “서울시의회의 이번 조치가 오히려 교사와 학생의 대립을 부추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에선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데 무리하게 재의결 과정을 거친 건 과한 것 같지만, 조례 폐지 자체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대변인은 “기존 학생인권조례가 의무와 책임은 소홀히 하고 권리만 과도하게 강조한 형태”라며 “인권을 조례로 규정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의문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3년 교원 3만2951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추락에 영향을 미쳤는지 묻는 항목에 84%가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오소영.김예정.오삼권([email protected])

2025.12.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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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유일한 벗이자 상담사…가상세계로 도피하는 청년 [관계빈곤의 시대]

서울 구로구에 혼자 사는 직장인 신모(35)씨는 인공지능(AI)과의 대화로 외로움을 달랜다. 연인과 헤어진 뒤 별다른 대화 상대가 없는 그에게 챗GPT는 유일한 말벗이자 상담사다. 신씨는 “직장 동료 같은 지인은 많지만, 아프거나 힘든 일 있을 때 연락해 도움 청할 만한 사람은 없다”며 “이러다 평생 기계와 소통하며 살까봐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관계 빈곤에 빠진 청년은 AI·게임·소셜미디어에서 새로운 관계를 찾는다. 현실의 인간관계 피로감을 피해 ‘안전한 가상관계’로 도피한다. 그러면 사회적 고립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조사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6~7월 전국 만 15~64세 남녀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5%가 ‘생성형 AI가 일상적 대화와 감정까지 공유하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젊은 세대는 한층 뚜렷하다.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 1592명에게 ‘사람 대신 AI에게만 고민을 털어놓은 경험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73%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고민을 나눌 때 어떤 대상이 더 편하냐’는 질문에는 AI(32%)와 실제 사람(33%)이 비슷했다. 10년 째 혼자 사는 정종민(32)씨는 “가족과 연락하지 않고 친구도 없지만, 외로우면 VR(가상현실) 게임에 접속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가상 캐릭터로 채팅하다 보면 외로움이 풀린다. 현실에선 불편해서 만나고 싶진 않다”고 덧붙였다. 얼핏 고독감 해소에 도움 되는 듯 하나, 과하면 사회적 고립을 더욱 깊게 할 수 있다. 챗GPT 개발사인 미국 오픈AI(OpenAI)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이 약 1000명에게 4주간 매일 5분 이상 챗GPT를 사용하도록 한 뒤 외로움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사용 시간이 상위 10%에 드는 이용자가 더 외롭고, 챗GPT에 대한 정서적 의존 수준이 높고, 오프라인 사회적 관계는 얕은 경향이 나타났다. 정신건강이 나빠지기도 한다. 미국에선 지난 8월 한 10대 소년의 부모가 “챗GPT가 아들의 자살을 부추겼다”며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한 달 간 미국·캐나다에서 유사한 소송이 7건 제기됐다. 고립·은둔 생활을 하며 한때 챗GPT와 상담했다는 조모(36)씨는 “AI의 답변에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한 적이 있지만, 결국 AI의 위로가 허상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사람을 직접 만나 목소리를 듣고 교감하는 것을 결코 대체할 수는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소통은 보완재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I 등을 현명하게 잘 이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화에 너무 몰두해 실재하는 존재처럼 느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AI와 너무 장시간 대화를 나누는 것은 정신적으로 종속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과몰입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타인과 관계를 회피하는 이들의 내면에는 관계를 잘 맺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며 “편하다는 이유로 현실의 인간관계를 회피하는 것은 대인공포증, 회피성 성격 장애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우울증 등의 정신적 어려움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는 “디지털 세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일수록 온라인·오프라인 세계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아 가상 세계를 현실로 착각하고, 중독 등으로 빠지기 쉽다”며 “일부 기업은 의도적으로 AI에 인성을 부여하고 착각을 조장하는데,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남수현.신성식.이에스더.정종훈.채혜선([email protected])

2025.12.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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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93%가 "만족" 답했다…月 3만원 교통비 줄여주는 카드

수도권 무제한 대중교통 통합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가 출시 2년 만에 누적 충전 1700만건을 돌파했다. 서울시는 22일 기후동행카드 출시 2주년을 맞이해 그간의 성과를 발표했다. 우선 기후동행카드의 하루 평균 이용자는 72만명을 넘어섰다. 당초 목표였던 50만명의 1.5배 수준이다. 또한 기후동행카드 이용자는 월 3만원가량의 교통비를 절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책 도입 전후를 비교하면, 기후동행카드 이용가능 지역의 일평균 교통카드 거래 수는 988만건에서 1027만건으로 4.0% 증가했다. 이에 비해 기후동행카드 미적용 지역은 같은 기간 거래 건수가 597만건에서 611만건으로 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출시 2돌 맞은 기후동행카드 이용자 만족도도 높았다. 서울연구원이 지난 10월 기후동행카드 사용자 506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용자 92.9%가 만족(매우만족·만족)한다고 답했다. 또 90.1%는 정책을 긍정적(매우긍정·긍정)으로 평가했다. 특히 응답자들의 주당 대중교통 이용은 약 2.26회 늘어난 반면, 승용차 이용은 약 0.68회 줄었다. 이와 같은 설문 결과를 두고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의 탄소절감 등 기후위기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고 해석했다. 전체 이용자의 절반 이상(57.1%)은 청년할인권종 이용자였다. 청년들의 교통복지에도 기후동행카드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기후동행카드의 역사별 이용률을 보면, 한양대역(31.7%), 고려대역(27.2%), 동대입구(26.5%) 등 대학가·청년 상권 인접 지하철역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일반 역사의 기후동행카드 평균 이용률은 18.5%다. 月 3만원 절감…누적 충전 1700만건 이처럼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배경으로 서울시 관계자는 “월 정액권이라는 특징을 제외하고도, 카드 한장으로 다양한 교통수단에 탑승할 수 있고,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후동행카드는 지하철·시내버스는 물론 일정 금액을 추가하면 대중교통 연계 수단인 자전거(따릉이)와 한강버스까지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서울시와 인접한 경기도 김포·고양·과천·구리·남양주·성남·하남 등 7개 지역에서도 기후동행카드를 쓸 수 있다. 다만 일부 수도권 구간에서도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현재 기후동행카드는 지하철 신분당선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서울이 아닌 수도권 타 시·도 면허버스, 광역버스 등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예컨대 서울역에서 4호선에 승차해 동일한 4호선인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역에서 하차할 경우에는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또 서울역·강남역과 인천광역시·경기도를 오가는 광역버스를 이용하더라도 기후동행카드를 쓸 수 없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서울시가 전국에서 최초 도입한 기후동행카드가 대중교통 요금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정부 정책을 통해 전국으로 확장하면서 선순환 복지 모델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며 “지난 2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중교통비 지원사업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email protected])

2025.12.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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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커피값 큰일났다…환율 뛰자 원두가격 들썩

최근 달러당 원화가치가 1480원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유통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밀가루, 커피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보다 2.6% 올라 1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통업계는 일부 품목에서 이미 고환율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식품업계 A기업은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고, 특히 원두는 국내산으로 대체하기 어려워 산지 다변화가 거의 불가능해 환율 상승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말했다. B 제과 기업도 “밀, 옥수수 등 수입 원재료가 제품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익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최대한 구매 시점을 분산해 환율 상승을 방어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달 커피 수입물가지수는 달러 기준으로 307.12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379.71을 기록했다. 5년 사이 4배가 뛴 셈이다. 같은 기간 옥수수는 달러 기준 6%, 원화 기준 35% 올랐고, 밀은 달러 기준으로 약 2% 가격이 내렸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22% 상승해 가격 상승폭이 컸다. 이미 편의점 업계에서는 식음료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현실화했다. 세븐일레븐은 내년 1월 1일부터 자체브랜드(PB) 상품 40종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폭은 약 5~25%에 달한다. GS25도 PB상품 4종 가격을 내년부터 올린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협력사 부담이 커져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2025.12.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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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과 일면식도 없다는데, 한동훈 치는 '장동혁 칼' 됐다

국민의힘 내홍의 한복판에 선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에게 당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당원게시판 의혹 조사 과정에서 연일 장동혁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이 위원장 개인과 장 대표와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9일 친한계 반발에도 한 전 대표의 가족과 같은 이름의 당원들이 휴대폰 번호 뒷 네자리가 동일하고, 지난해 12월 14일 한 전 대표 사퇴 이후 사흘 사이 탈당한 사실까지 실명과 함께 공개했다. 지난 16일에는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며 당원권 정지 2년 징계를 권고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장 대표의 ‘칼’”(친한계 초선의원)이라는 평이 나왔다. 또 다른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이 위원장이 장 대표를 등에 업고 친한계 도려내기에 앞장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위원장과 장 대표의 첫 공통분모는 ‘반탄’(탄핵 반대)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1월부터 보수 기독교 중심 단체인 ‘세이브코리아’ 집회에 참가하면서 “지난해 12월 3일부터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혁명이 시작됐다”는 등의 발언으로 계엄을 옹호했다. 이 위원장은 2020년에는 ‘사회정의를바라는전국교수모임’ 소속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부실 관리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5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엔 “조기 대선의 사전투표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을 헌법재판소에 신청했다. 장 대표는 계엄 해제에는 동의했지만 이후 윤 전 대통령 탄핵에는 줄곧 반대해 왔다. 종교도 또 다른 연결고리로 거론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이 위원장은 2019년 한 토론회에서는 “교회가 정치적 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는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부터 개인 블로그에 구약성경 ‘출애굽기’를 읽은 소감을 올리곤 한다. 장 대표 또한 지난달 경남 창원 장외집회 당시 지역 교회를 방문해 예배를 드렸을 만큼 독실하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강성 기독교 보수 성향인 이 위원장이 장 대표에게 정치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다는 풍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장 대표 측과 이 위원장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장 대표 측 관계자는 “장 대표뿐만 아니라 비서실장(박준태 의원)도 사적으로 몰랐던 덕분에 이호선 교수가 당무감사위원장으로 발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도 22일 중앙일보에 “장 대표는 (당무감사위원장) 임명장을 받을 때 본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며 “전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국민의힘 당원이었던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2010년대 중반 전국 법과대학교수 회장직을 맡으며 보수 진영 아젠다였던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했다. 지난달 ‘대장동 범죄수익환수’ 특별법 제정과 2021년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반대 토론회에도 참석하는 등 국민의힘 주최 행사의 ‘고정 패널’이었지만 당적을 보유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중립을 요하는 당무감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은 당외 인사가 맡도록 돼 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 위원장과 장 대표 사이의 개인적 접점은 없었던 걸로 안다”며 “당무감사위는 독립기구인 만큼, 물밑 조율을 시도했다가 이 위원장이 오히려 공개 반발할 가능성이 있어 접촉 자체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당무감사위는 조만간 한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소모적 논란을 조기에 종식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사법연수원 21기 출신인 이 위원장은 1992년부터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일하다가 2005년 모교인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로 임용됐다. 2023년에는 국민의힘 몫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으로 활동했다. 박준규([email protected])

2025.12.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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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매각설' 한양대 재단, 성동 땅도 팔았다…3년간 1090억 처분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재단 한양학원이 재정난을 겪으며 매물로 나왔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한양대 측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가운데, 최근 한양학원이 갖고 있던 부동산 상당 부분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학원이 지난 3년간 정리한 토지 평가액은 1000억원이 넘었다. 22일 중앙일보가 확인한 한양학원 수익용 토지 재산 현황을 보면, 올해 한양학원은 서울과 제주도 등 전국 각지에 387개 필지 총 906만㎡를 보유하고 있다. 수익용 재산은 학교법인이 사립학교를 경영하는 데 필요한 수익을 내기 위해 보유하는 재산을 말한다. 한양학원의 수익용 토지는 지난 2021년 451개 필지에서 2022년 457개로 증가했다가 이후 2023년 447개, 지난해 408개로 줄었고 올해는 21개 감소했다. 토지 평가액으로 보면 2022년(약 3643억원) 대비 올해(2552억원)까지 1090억원어치를 정리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면적은 축구장(7140㎡) 39개 면적에 해당하는 약 28만㎡가 감소했다. ━ 왕십리 땅도 매각 특히 올해 한양학원은 한양대가 위치한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역 인근의 평가액 약 264억원 규모 토지도 정리했다. 2022~2024년에는 경기도 남양주나 제주도 소재 토지가 주로 처분됐는데, 올해는 성동구에서만 땅 15개 필지를 정리했다. 한양대 안팎에선 재단 재정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구책을 실행한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양대 사정에 밝은 동문회 한 관계자는 “재단이 자금 확보를 위해 서울 주요 지역의 땅까지 정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한양학원은 올해 6월 자회사인 한양증권 지분을 약 2200억원에 매각했다. 한양증권 지분 매각 추진을 논의했던 지난해 7월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재단은 처분 사유를 ‘대학은 등록금 동결로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의료원(한양대병원) 또한 전공의 파업 등으로 재정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금융투자업계에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쇄 부실 위기에 따른 여파로 한양학원 산하 건설사인 한양산업개발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단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양증권을 매각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양학원 관계자는 “저수익 부동산을 매각해서 고수익 분야에 투자하는 작업의 일환”이라며 “법인 운영에 문제가 없고, 매각 대금은 앞으로 대학과 병원 등에도 쓰일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기정 한양대 총장도 “(재단의) 전입금 배정 계획은 안정적으로 확정돼 있으며, 이에 따라 대학의 재정 운영, 교육·연구 투자, 교직원 인사·보수, 학생 학사 운영과 지원 체계 전반에 어떤 차질도 없음을 명확히 확인했다”며 “한양대가 매각된다든가 한양학원의 운영 주체가 바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임성빈.류효림([email protected])

2025.12.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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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죄' KT 쪼개기 닮은꼴…통일교 후원 불법 여부, '이것'에 달렸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이 의심받는 정치권 쪼개기 후원의 불법 여부는 자금 출처와 지시 여부에 달려있다. 통일교는 2022년 3월 대선 전후로 국민의힘 시도당 핵심 관계자를 만나고 총 1억44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후원은 통일교인 개인 명의로 이뤄졌지만, 자금 출처는 교단이다. 앞서 대표적인 쪼개기 후원 사건은 KT의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사건이다. KT는 2014~2017년 4억3790만원을 국회의원 99명에게 360회에 걸쳐 불법 후원금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유죄가 확정됐다. 개인 명의로 후원금이 전달되긴 했지만 법인 자금이 사용됐다는 점과 회사 지시에 따라 개인 명의가 활용됐다는 점이 주된 유죄 판단 사유였다. KT는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매입한 뒤 현금화하는 상품권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 중 일부를 360회에 걸쳐 불법 후원금으로 활용했다. 임직원과 지인 명의를 동원해 한 번에 100만~300만원씩 후원금을 이체하는 방식이었다. 정치자금 후원 자체는 개인 명의로 이뤄졌지만 법인 자금인 게 명확하고, 회사 지시에 따라 명의만 사용됐다고 봤다. ━ 단체 자금 조성→개인 명의 후원 구조 통일교의 쪼개기 후원도 이와 유사한 구조로 이뤄졌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지역 조직을 담당하는 1~5지구장에게 총 2억1000만원을 교부한 뒤 국민의힘 시도당 위원장에게 후원할 것을 지시했다. 통일교 각 지구 간부들은 시도당이나 대선캠프 사무실을 찾아 면담하고, 지구장과 간부 명의를 동원해 쪼개기 형태로 총 1억4400만원을 제공했다. 교단의 자금이, 개인 명의인 것처럼 지급됐다는 측면에서 KT 쪼개기 후원과 동일한 형태다. KT 쪼개기 후원 사건에서 1심 재판부는 후원 목적도 따졌다. 당시 재판부는 “기부 상대방이 된 국회의원 상당수가 KT와 직접 이해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국회 소위원회 소속”이라고 지적했다. 통일교의 경우에도 후원과 함께 현안 청탁이 함께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통일교 내부 문건엔 면담 정치인의 이름과 함께 “후원금, 한일 해저터널 정책제안서, 한반도 평화서밋 책자를 전달했다”고 기재됐다. 후원금과 함께 통일교 현안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 민주당 후원도 교단 자금으로 더불어민주당에도 후원금이 전달됐다. 호남 지역을 담당하는 통일교 4지구는 4000만원을 윤 전 본부장에게 받은 뒤 일부를 민주당 후원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학자 총재 등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4지구 관계자는 “강기정 광주시장, 이용섭 전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관영 전북도지사에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교단 차원에서의 지시와는 부합하지 않더라도, 후원 자금의 출처가 재단이라는 점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여당에서도 통일교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쪼개기 후원 수사가 다시 이뤄질 수 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수사하지 않은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에 대한 수사와 민주당 정치인에 대한 쪼개기 후원까지 수사 대상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정 단체의 청탁과 관련한 쪼개기 후원임을 알고도 받았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 정진호([email protected])

2025.12.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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