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뉴욕주, 로보택시 서비스 허용법안 철회…웨이모 계획 타격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캐시 호컬 미국 뉴욕주지사가 뉴욕주에서 상업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허용하는 법안을 철회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지사실 대변인은 로이터에 "의회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 논의한 결과 (로보택시) 법안을 추진할 만한 지지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분명해졌다"라고 밝혔다. 앞서 구글의 자율주행 부문 자회사인 웨이모는 지난해 8월 뉴욕시에서 운전석에 사람이 탑승해야 한다는 조건 아래 자율주행차를 시험 운행할 수 있는 첫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웨이모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오스틴, 애틀랜타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웨이모는 올해 말까지 댈러스, 샌안토니오, 올랜도, 내슈빌, 런던 등지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유료 탑승 건수를 1주에 100만건 이상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웨이모 측은 로이터에 "주지사의 결정에 실망스럽지만, 뉴욕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없으며 이 문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주 의회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지헌
2026.02.19. 13:26
「 현대차연구2 :자율주행 」 2023년 상반기 어느 날. 송창현 현대차그룹 SDV(소프트웨어정의차량)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는 정의선 회장에게서 무거운 미션을 받아왔다. 복수의 포티투닷 임직원의 전언에 따르면 정 회장의 지시는 명확했다. “테슬라의 70%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SDV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중국 비야디(BYD)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당시 테슬라는 연간 131만 대(2022년 기준)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며 전기차 시장을 제패하고 있었다. 앞서 정 회장은 2022년 말 테슬라 모델3와 모델Y 60여 대를 리스해 그룹 핵심 임원들에게 타보게 했다. ‘직접 테슬라의 강점을 느껴보라’는 일종의 압박이자 현대차의 제조 중심 DNA에 가해진 충격 요법이었다. 정 회장의 특명을 받아든 송 전 사장은 테슬라 차량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수개월에 걸쳐 낱낱이 해부했다. 포르쉐부터 최신 전기차까지 두루 섭렵한 그는 테슬라의 중앙집권식 제어 아키텍처와 군더더기 없는 소프트웨어 구조에 매료됐다. 포티투닷이 그리는 SDV의 청사진은 테슬라에 대한 모방과 재해석에서 출발했다. 그는 포티투닷 임직원들에게도 테슬라 체화를 요구했다. 1인당 1000만원의 전기차 지원금까지 줘가며 모델3와 모델Y를 타보게 했다.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테슬라가 구축한 EV 라이프스타일의 정수를 몸으로 먼저 익히라는 업무 지시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렇게 테슬라를 파고들었던 송창현도 한계에 부딪혔다. 포티투닷이 지난해 12월 6일 공개한 영상 등에 따르면, 포티투닷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AI’는 카메라 8대와 레이더 1대를 통해 주변 객체를 인식한다. 테슬라의 ‘카메라 only’ 철학을 추종했지만, 레이더를 보험처럼 남겨둔 일종의 타협안이었다. 포티투닷은 이 영상을 공개하며 테슬라가 2023년 말 완전자율주행(FSD) 12버전부터 적용한 E2E(End-to-End) 알고리즘 제어 방식을 아트리아AI도 지난해 10월 적용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24일에는 정 회장이 포티투닷을 방문해 아트리아AI 자율주행차를 시승한 후 포티투닷 개발 성과를 격려하면서 “적극적인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학습된 도로 위에서의 주행은 기술의 완성이 아니라 데모용 시승일 뿐”이라는 지적이었다. 미국 전역에 무인 로보택시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하고 유럽·중국에서 승인을 앞둔 테슬라의 FSD와 견주기엔 포티투닷의 실체는 빈약하다. 테슬라와 현대차그룹의 실력 차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 임원 A씨는“자율주행 업계에서 실력을 평가하는 척도는 ‘얼마나 달려봤느냐’(데이터)와 ‘얼마나 고도화된 뇌를 가졌느냐’(연산장치)로 결정된다”고 했다. 테슬라는 이 지점에서 경쟁자를 압도하는 데이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산을 보유했다. 특히, 테슬라가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공장 ‘기가텍사스’에 보유한 엔비디아 GPU(H100, H200) 수량만 약 10만장에 달한다. 여기에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반도체 칩 ‘도조(Dojo)’의 연산력을 엔비디아 H100급으로 환산해 더하면, 전체 GPU 보유 대수는 12만장 전후라고 업계는 관측한다. 테슬라가 집요하게 GPU 보유량을 늘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전 세계 800만 대 이상의 테슬라 차량에서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주행 데이터를 제련하기 위해서다. 금광(주행 데이터)에서 고부가가치 장신구(자율주행 알고리즘)를 만들려면, 그만큼 많은 숙련된 보석공(GPU)이 필요하다. 실제로 테슬라의 차량안전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의 누적 주행거리는 2월 19일 기준 약 82억2000마일(약 132억2800만㎞)에 달한다. 지구 둘레(약 4만㎞)를 약 33만 번 왕복할 수 있는 규모다. 그렇다면 현대차그룹의 상황은 어떨까.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어렵다”며 입을 닫았다. 다만, 포티투닷의 경우 GPU 약 3000여 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테슬라의 2% 수준이다. 누적 주행거리 격차는 더 심하다. (계속) ※이어지는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URL을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테슬라 타고 출퇴근 하라” 정의선 충격요법 3년뒤 생긴 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0056 더중앙플러스 [현대차연구2 : 자율주행] 소개합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선굵은 인사를 잇따라 냈습니다. R&D 본부장에 애플카 프로젝트 출신을 앉힌 데 이어, 자율주행 기술개발 사령탑까지 교체했습니다. 지난 1월 13일 엔비디아 부사장 출신 박민우(49) 사장을 AVP(첨단차플랫폼)본부장에 선임한 겁니다. 전임 송창현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후 41일 만입니다. 박 사장은 테슬라 오토파일럿의 초기 설계자이자, 직전까지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상용화를 주도한 인물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를 이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죠. 사실 이는 급변침입니다. 지난 수년간 현대차그룹이 공 들인 기존 자율주행 모델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단 의미거든요. 정 회장은 왜, 그토록 신뢰했던 자율주행 사령탑을 교체했을까요. 테슬라가 한국에 버젓이 자율주행 기술을 출시할 때까지 현대차그룹은 뭘 하고 있었을까요. 더중앙플러스가 [현대차연구] [정의선연구]에서 현대차그룹의 리더십을 분석한 데 이어, [현대차연구2 : 자율주행]에서 그룹 내 자율주행 기술 개발 비화와 갈등을 파헤치고,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진단합니다. ①“샤오펑 자율주행 씁시다” 충격…‘기술내재화’ 현대차에서 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8409 ②“당신들 차 만들어봤어?”…현대차 뒤집은 송창현 구상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9265 ③“테슬라 타고 출퇴근 하라” 정의선 충격요법 3년뒤 생긴 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0056 ④젠슨 황이 보낸 특급도우미? 현대차 둘러싼 ‘알파마요’ 실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0914 김효성([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추천! 더중플 - VOICE:세상을 말하다 공작(工作)은 일종의 모순이다. 목적을 뒤로한 채 의도를 갖고 상대방에게 접근해 진심을 얻어내야 한다. 남의 배신을 이용해 조국에 충성한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지만 정체를 감춘 채 산다. 30년 경력의 대북 공작관 정일천(62) 전 요원의 삶도 그랬다. 그는 국가정보원에서 30년 근무 후 2021년 1급(관리관)으로 퇴직했다. 처음 4년간 대북 정보 분석을 맡은 뒤에, 25년간 대북 공작을 담당했다. 쉽게 말해 북한 정보를 빼오는 공작원을 심었다. 장사꾼부터 고위급 외교관까지 현장에서 공작원을 포섭하고 조종했다. 또 “까마귀”라고 칭하는 국정원 ‘블랙(흑색)’ 요원을 관리했다. 퇴직 후엔 가톨릭관동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베테랑 스파이, 정 전 공작관은 “공작의 시작과 끝은 결국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대북 공작의 실체는 무엇인지, 공작관과 공작원 관계의 본질은 무엇인지 상세히 풀어냈다. AI(인공지능)와 첨단 기술이 세계정보전을 이끄는 시대, 그는 왜 여전히 공작의 본질을 “사람 장사”라고 했을까. 그가 “종합예술”이라고 칭한 ‘공작의 세계’엔 인간 군상의 모든 게 담겨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만날 수 있다. [인터뷰 목차] 1. 평양에서 걸려온 첫 위성 전화, 그리고 ‘초콜릿’ 2. “정 부장님, 사진 안 찍던데…” 공작의 딜레마 3. “시급히 만났으면” 공작원이 전한 ‘김정은’ 비밀 4. “첩보는 양날의 검, 스스로 내 목에 칼 대는 것” 5. 조국 배신의 강력한 이유? “꼭 돈은 아니다” 6. “머리 올렸다” 그의 첫 공작 코드명은… 7. ‘국내 정보 파트 폐지’가 부른 뜻밖의 결과 Q : 공작관과 공작원, 용어가 헷갈린다. ‘007’로 불리는 제임스 본드가 영화에서 영국 정보기관 MI6의 공작원(agent)으로 나온다. 근데 ‘007’은 정보기관 직원이 아니다. 공작원은 공작관이 물색해서 찾은 사람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현지에서 공작 활동을 수행한다. 공작원은 식당 사장, 종교인, 교수, 혹은 전업 공작원 등 종류가 다양하다(※공작원은 정보원, 휴민트, 간첩으로도 불린다). 영화 속 MI6 국장 M은 공무원 신분의 공작관(Case Officer)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007이 MI6 청사에서 국장 M을 만나는데, 현실과 맞지 않는다. 공작관과 공작원의 접선은 제3국, 정보기관 안가(安家), 외부에서 은밀히 이뤄진다. 공작관 제의를 받은 공작원은 계약서, 서약서를 쓰고 돈(급여)을 받는다. 성과가 나오면 인센티브도 받는다. Q : 가장 기억에 남는 공작원은. 한 명 있다. 2000년대 초 중견 공작관으로 활동할 때, 국내에서 사업하는 분이 해외에서 우연히 알게 된 중년의 북한 사람이다. 두 사람이 친해져서 내가 그 북한 사람에게 본격적으로 ‘공작’에 들어갔다. 신분을 밝히고, 일주일 가까이 설득해 포섭에 성공했다. 활동할 땐 성과도 좋았다. 지금은 단절됐지만…. 정 전 요원이 떠올린 북한 사람, 그는 꽤 오랫동안 정 전 요원의 ‘공작원A’로 활동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공작원A에게 ‘벽돌폰’을 건네며 다소 무모한 제안을 건넸다. " 이거 위성전화인데, 혹시 들고 (평양에) 들어가 볼 생각 있어요? " 당연히 거절을 예상했는데 A는 뜻밖의 대답을 건넸다. " 한번 갖고 가보죠. " " 갖고 들어갈 때 문제 없을까요? 위험하면 절대로 무리할 필요 없습니다. " " 뭐, 정 안 되면 강에 던져버릴게요. " " 연말에 안부 인사 합시다. " 일종의 테스트로 여겼을까. 간단한 인사를 뒤로하고, A는 ‘벽돌폰’을 들고 평양에 들어갔다. 그런데 연락을 약속한 시점이 다가왔지만 정 전 공작관의 전화기는 침묵했다. 그후 수개월이 지났을 무렵, 휴일 운동을 마치고 들른 사우나 옷장 앞. 그의 전화기가 울렸다. 낯익은 번호였다. Q : 공작원 A였나? A였다. 당연히 해외 출장 나와서 연락한 줄 알았는데, 그때 건넨 그 위성 전화기로 평양에서 전화를 걸었다. ‘아 이게 되는구나, 될 수가 있구나’…. (계속) A는 어떤 이야기를 건넸을까. '김정은'의 이름을 처음 밝혀내기도 했던 정 전 공작관의 인터뷰는 아래 링크에서 이어집니다. ☞北 김정일 사망 그때…국정원 대북요원이 캔 '김정은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2890 'VOICE:세상을 말하다' 기사를 더 읽고 싶다면? 정보원과 ‘깊은 연애’를 했다…20년 국정원 요원 고백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9360 “호텔방 금고 절대 믿지마라” 전직 국정원 요원의 경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0829 “HID 훈련 본 국회의원 기절” 원빈 ‘아저씨’ 그 사건, 실화였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4029 1억 준다더니 “쏴 죽여버린다”…北인공기 휘날린 공포 입대식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0414 김태호.조은재.신다은([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흑인 역사의 달은 사실 미국의 역사 그 자체”라며 흑인 유권자들에 대한 ‘구애전’을 펼쳤다.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원숭이에 비유한 영상을 올려 인종차별 논란을 자초한 지 12일 만의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흑인 역사의 달’ 기념 리셉션을 주재한 자리에서 “미국을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가로 만드는 데 기여한 흑인들의 힘과 용기, 투지, 헌신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흑인들이 미국의 역사의 주역이었음을 강조했다. 특히 전날 별세한 흑인 지도자 고(故) 제시 잭슨 목사와 관련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그를 알고 있었다”며 “좀 특이한 사람이었지만 좋은 사람이자 진정한 영웅이었던 잭슨 목사께 깊은 존경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노예 제도 폐지 운동을 벌인 프레드릭 더글라스를 비롯해 마틴 루터 킹 등 흑인 운동가들을 언급하며 “흑인 지도자들이 미국을 더 자유롭고 공정하게 만들었지만, 그에 걸맞은 인정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원숭이에 비유한 것과 관련한 언급이나 사과는 없었다. 대신 유명한 흑인 유명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자신은 ‘인종주의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이 나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할 때마다 마이크 타이슨은 ‘그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닌 내 친구’라고 했다”며 “타이슨은 좋은 시절과 나쁜 시절을 함께하며 처음부터 내 곁에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SNS에도 “나는 급진 좌파의 악당들과 미치광이들에 의해 거짓되고 지속해서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불려왔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백인에게만 집중되며 인종차별적 성격이 있다는 지적에 직접 반발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해명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트럼프의 실제 발언은 흑인을 비하하고 차별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부터 흑인들의 취업과 교육 기회 확대에 기여한 다양성, 공정성 및 포용성(DEI) 프로그램을 행정부는 물론 민간 부문에서도 폐지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백인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면서다. 또 역사 교육에서 흑인 노예 폐지 운동과 흑인에 대한 탄압 등과 관련한 부분을 대폭 축소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인에게 증오심을 심어주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또 “미국의 역사적 인물을 비하하는 이념을 담은 각종 전시물을 국립공원에서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흑인 관련 기록을 지우기 위해서였다. 당시 철거된 전시물엔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거주하던 필라델피아 관저에 설치돼 있던 워싱턴 전 대통령 ‘소유’의 흑인 노예 9명에 대한 자료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 연방지방법원은 이날 “정부는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거나 훼손할 권한은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철거한 전시물 34점을 20일까지 복원하라”고 판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불복하고 즉시 항소했다. 이런 논란이 이는 가운데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SNS에 올라오는 모든 내용은 본인이 직접 올린다”고 발언했다. 이는 최근 오바마 부부를 원숭이에 비유한 게시물에 대해 “참모가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실수로 올렸다”고 해명했던 것과 배치된다. 백악관은 당시 해당 게시물을 올린 사람을 “백악관 직원”이라고 밝히며 게시물을 삭제했다. 해당 게시물과 관련해 백악관 내에서 징계를 받은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고 있다. 레빗 대변인은 또 이날 브리핑 도중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인종차별주의자인 것처럼 잘못 불린 사례를 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자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수많은 사례를 제시하겠다”면서도 즉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면서 “(대변인실) 팀원들에게 지난 몇 년 동안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허위로 비방해온 급진 민주당원들의 인터넷 자료를 샅샅이 뒤져보라고 지시하겠다”고 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조선대는 1946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민립대학입니다. 정부의 ‘글로컬(Glocal)대학’ 선정과 세계적 수준의 웰에이징(Well-Aging) 역량 등을 토대로 시민 7만2000명이 세운 민립대의 공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김춘성 조선대 총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조선대가 지난해 글로컬대로 선정된 데는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웰에이징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학사구조 개편과 대학 경영혁신, 인간 가치를 강조한 AI 특화교육을 통해 지역의 성장·발전을 이끄는 글로벌 대학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조선대가 추진 중인 웰에이징은 노년층에 국한된 개념이 아닌, 전 생애주기에서 건강 기능을 유지·회복·증진시키는 전략”이라며 “최근 연구 중인 ‘디지털 뇌파지도’처럼 실효성 높은 첨단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내 의료·바이오 및 AI 첨단기술 인프라를 구축해가겠다”고 했다. 다음은 지난 11일 김 총장과 조선대 총장실에서 나눈 일문일답. Q : ‘웰에이징’ 특화가 글로컬대 선정에 큰 역할을 했는데. A : “조선대는 생명과학과 임상의학, 바이오자원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실증 기반을 갖췄다. 초고령화시대를 맞아 대학의 미래 비전을 ‘웰에이징 아시아(Asia) 넘버원 대학’으로 설정한 점도 효과를 내고 있다. 방대한 규모의 노인성 질환 데이터와 첨단신약 개발용 펩타이드(peptide) 데이터 축적 등을 토대로 디지털 뇌파지도 개발 등에 힘을 쏟고 있다.” Q : 디지털 뇌파지도는 무엇인지. A : “뇌파(EEG)는 뇌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주고받는 전기 신호를 증폭해 측정하는 지표다. 이를 데이터로 표준화한 뒤 디지털 지도처럼 구현하는 게 뇌파지도 콘텐트다. 뇌파가 발생하는 장소와 형태, 규모 등을 정밀하게 계측할 수 있어 다양한 연구영역에서 활용도가 높다.” Q : 디지털 뇌파지도의 활용 분야는. A : “치매와 정신건강·수면·재활·스트레스 분야는 물론이고 마약·알콜·도박·휴대전화 등의 중독 연구·치료 등에 획기적인 지표를 제시할 것이다. 조선대가 보유한 치매 관련 빅데이터와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등과 결합한 AI 산업화로의 확장을 추진 중이다.” Q : AI시대에 ‘인간의 가치’를 강조하는 이유는. A : “AI가 발전할수록 인간 중심의 가치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AI를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공포는 접어두더라도 당장 인문학적 가치를 간과해선 안된다. 생태계에서 생물학적 다양성이 중요하듯 학문의 다양성도 놓쳐선 안되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구심점인 스탠퍼드대 취업률이 컴퓨터공학과는 낮아지고, 철학과는 높아지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Q : AI시대 교육·연구 방향은. A : “AI가 인간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편리한 수단이 되도록 교육·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조선대가 웰에이징에 기반을 둔 ‘바이오 메디’, ‘에이지 테크’, ‘라이프 케어’의 3대 특성화대학을 추진하는 것도 AI시대를 겨냥한 전략이다. 전공에 치우친 기존 교육에서 벗어나 학문 간 장벽을 허무는 대전환을 통해 AI를 활용한 인간 행복을 추구해가겠다.” Q : 무전공 확대 추세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A : “학사구조를 개편하면서 학생의 선택권은 넓히되 학부·학과의 융합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가도록 설계하고 있다. 인문·사회·예체능 등 기초학문의 정체성은 지키면서도 AI 및 웰에이징 등과의 융합을 통해 진로를 확장하는 게 핵심이다.” Q : 광주시·전남도의 행정통합에 대한 견해는. A : “민주적인 절차만 잘 지켜진다면 행정통합은 필요성이 높다고 본다. 조선대 입장에선 광주에서만 해왔던 지(地)-산(産)-학(學) 협력을 전남에서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조선대가 운영 중인 전남 완도해양생물연구교육센터 등의 확장은 물론이고 여수산단 및 고흥 우주발사전망대 등과의 산학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Q : 항공우주 분야에도 관심이 높은데. A : “1985년 3월 설립된 조선대 우주항공학과의 40년 연구·교육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조선대는 2022년 누리호 2차 발사 당시 큐브위성 사출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와 내년으로 예정된 5차, 6차 발사에도 위성 탑재가 예정돼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1일에는 KAI(한국항공우주산업)와 ‘항공우주분야 AI 융합교육을 위한 업무 협약’도 맺었다. AI 기반의 항공우주 융합인재를 양성하고, 신기술 교류 및 공동 연구개발 등을 하는 게 골자다.” Q :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는데. A : “1946년 시민 7만2000명의 성금을 모아 설립한 국내 첫 민립대라는 책임감이 막중하다. 80년간 축적된 교육·연구 성과와 웰에이징 특화, 글로컬대의 역량을 모아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 사람 중심의 가치를 기반으로 세계 속의 글로컬대로 성장하는 게 다음 100년을 맞이하는 목표다.” ☞김춘성 총장=조선대 유전자과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의대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2009년 조선대 치과대학 교수로 부임한 후 조선대 LINC3.0 사업단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2023년 11월 조선대 총장에 취임했다. 최경호([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눈치 보기' 차원일까. 미국이 대만으로 무기 판매를 주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대만에 대한 미국의 추가 무기 판매가 사실상 보류 상태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압박과 오는 4월 예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둔 외교적 고려 차원에서다. WSJ은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무기 거래를 승인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한 베이징 방문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행정부 내 일부 인사의 우려에 따라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패키지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대만 무기 판매는 지난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와 전화 통화에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요청한 건이다. 중국 외교부도 통화 직후 발표문에서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재확인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12월 로켓 시스템과 대전차 미사일 등을 포함해 역대 최대인 111억 달러(약 16조원) 규모 무기 패키지의 대만 수출 건을 의회에 공식 통보했다. 보류 상태에 놓인 건 별개의 후속 패키지다. 한 의회 보좌관은 WSJ에 “이번 패키지에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의회에 공식 통보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는 1979년 제정한 대만관계법에 근거한다. 이 법은 미국이 대만에 ‘자위에 필요한 방어적 무기’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대만 방어에 자동 개입할지 명확히 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다. 미국은 대만 외에도 중국을 자극할 만한 이슈에 관해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최근엔 티피(TP)링크 공유기 금지안, 차이나텔레콤 추가 제재 등 중국의 보복을 유발할 수 있는 정책도 보류 중이다. 중국 티피링크는 세계 최대 가정용 와이파이 공유기 제조업체다.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가 티피링크를 사이버 스파이 활동에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들어 판매 금지를 검토해왔다. 중국 국영 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에 대해서도 보안 우려를 들어 추가 제재를 검토해왔다. 지난 13일에는 미국 관보에 중국 빅테크 업체 알리바바와 바이두,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 등을 ‘중국군 지원 기업’ 명단에 추가했다가 전쟁부(국방부) 요청에 따라 철회했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해당 조치가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김기환([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심석희(29)의 두 손이 최민정(28)의 몸에 닿는 순간, 빙판을 감돌던 8년의 냉기가 순식간에 흩어졌다. 단단하게 뻗은 심석희의 팔 근육에는 한때의 앙금 대신 동료를 향한 절실한 추진력이 실렸고, 그 힘을 고스란히 받아낸 최민정은 마치 오래된 굴레를 벗어던진 듯 얼음 위를 미끄러져 나갔다. 밀라노의 차가운 링크 위에서 벌어진 이 뜨거운 ‘푸시’는 한국 쇼트트랙이 잃어버렸던 믿음과 경쟁력을 되찾는 상징적인 의식이기도 했다.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 최민정·김길리·노도희·심석희가 ‘원팀’으로 뭉친 한국은 4분04초014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8년 만에 세계 정상의 자리를 탈환했다. ‘여자 브래드버리’의 악몽과 2920일의 잔혹사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두 주역, 심석희와 최민정의 관계는 잔혹극 비슷했다. 시작은 2018년 평창 대회였다. 1000m 결승에서 두 선수가 충돌해 함께 넘어진 사건은 3년 뒤인 2021년, 심석희가 당시 코치와 나눈 사적인 메시지가 폭로되며 고의 충돌 의혹이라는 메가톤급 폭풍으로 변했다. 특히 메시지 속 ‘여자 브래드버리를 만들자’는 대목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스티븐 브래드버리(호주)는 2002년 올림픽 당시 앞서가던 선수들이 모두 넘어지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우승한 인물이다. 우승을 막기 위해 내가 최민정과 함께 넘어지겠다는 이 표현은 그 실행 여부와 상관없이 최민정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이후 심석희는 자격정지 징계로 2022년 베이징 무대에서 지워졌고, 복귀 후에도 두 사람 사이에는 거대한 빙벽이 가로막혀 있었다. 계주에서조차 서로 살이 닿는 것을 피하기 위해 순번을 떼어놓아야 했던 불편한 동행은 한국 쇼트트랙의 전력을 갉아먹는 아킬레스건이었다. 최민정의 용단, “개인의 상처보다 국가대표의 책임이 먼저” 8년간 얼어붙었던 빙벽을 녹인 건 주장이자 피해자였던 최민정이 먼저 내민 손이었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개인적인 감정은 묻어두고, 팀의 승리를 위해 심석희와의 전술적 결합을 수용했다. 지난달 밀라노 현지에서 열린 심석희의 생일 파티에 최민정이 참석해 축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러면서 한국 여자 계주의 핵심이자 필승 공식인 심석희가 밀고 최민정이 나가는 '골든 조합'도 8년 만에 부활했다. 최민정은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옳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개인 통산 4번째 금메달을 거머쥐며 전이경(금4)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전설의 품격은 용서에서 완성됐다. 8년 만의 ‘골든 푸시’… 시상대의 거리보다 가까워진 마음 결승전 23바퀴째, 체격 조건이 좋은 심석희가 후방에서 최민정을 힘껏 밀어주는 장면은 이번 경기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과거에는 차마 서로 닿지도 못했던 두 사람의 손과 몸이 완벽하게 밀착되어 엄청난 탄력을 만들어냈다. 심석희의 투혼 어린 푸시를 받은 최민정은 인코스를 날카롭게 베어내며 캐나다를 추월했다. 8년 전 평창에서 서로를 밀어냈던 그 손이, 이제는 서로를 밀어주는 금빛 조합으로 부활한 것이다. 경기 후 시상대에서 두 선수는 아직 조금은 멋쩍은 듯 가장 멀리 떨어져 서 있었다. 하지만 어색하게나마 서로를 향해 짓는 미소에는 8년의 세월을 견뎌온 이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이해와 연민이 담겨 있는 듯했다. 심석희는 “올림픽을 앞두고 힘든 과정이 많았는데, 동료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최민정 역시 “서로를 믿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며 화답했다. 그 ‘서로’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지 않아도 다들 안다. 밀라노의 금메달은 단순한 기록의 승리가 아니었다. 상처받은 이가 먼저 손을 내밀고, 과오를 짊어진 이가 그 손을 진심으로 밀어준 인간 승리였다. 오랜 빙벽을 허문 두 천재의 레이스는, 쇼트트랙이 단지 메달을 향한 속도전이 아니라 우리처럼 완벽하지 못한 사람들이 서로를 용서하고 화해하며 나아가는 구원과 치유의 무대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줬다. 김효경.박린.고봉준([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여전히 아버지 없는 삶을 거부하고 싶을 때가 많아요. 하지만 오늘만큼은 처음으로 이 현실을 실제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지난 18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키 알파인 여자 회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스키여제' 미케일라 시프린(미국)은 소감을 밝히며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떠올렸다. 그의 아버지 제프는 2020년 2월 65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는 대회마다 딸과 함께 동행한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마취과 의사였던 시프린의 아버지는 장비 점검, 일정 관리, 의료 조언을 도맡아 딸이 성적 때문에 힘들어할 때 평정심을 유지하는 힘을 키워준 것으로 유명하다. 덕분에 시프린은 떨지 않고 마음껏 실력을 발휘했다. 그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회전 금메달,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대회전 금메달과 복합 은메달을 획득했다. 아버지를 잃은 시프린은 큰 충격을 받고 당시 참가 중이던 2019~20시즌을 중도에 끝냈다. 아버지 없이 처음 나간 첫 올림픽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충격의 '노 메달'에 그쳤다. 시프린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메달권 성적을 내지 못했다. 첫 출전 종목인 팀 복합에서 브리지 존슨과 호흡을 맞춰 합계 2분 21초 97로 4위에 그치며 시상대를 놓친 시프린은 두 번째 종목인 대회전에서도 11위로 밀리며 두 대회 연속 '빈손'의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시프린은 이번 대회 알파인스키 여자부 마지막 종목이자 주 종목인 회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안타까운 사연을 가슴에 품고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는 또 있다. 피겨스케이팅 아이스 댄스 부문에서 동메달을 따낸 파이퍼 질(캐나다)은 평창 대회에서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비록 입상은 못했지만 8위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해 5월 어머니 보니가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질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이후 스케이팅은 내게 새로운 의미가 됐다"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항상 어머니를 생각하며 은반에 서게 됐다"고 털어놨다. 다시 훈련에 전념한 끝에 출전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7위에 올랐다. 그런데 또다시 불행이 찾아왔다. 그해 10월에는 난소암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이번에도 이겨냈다. 그는 난소암 완치 판정을 받고 세 번째 올림픽 도전인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 피겨 스케이팅 선수 막심 나우모프는 지난해 1월 여객기 사고로 부모가 모두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그의 부모는 1994년 세계피겨선수권 우승자로 이후 지도자로 활동하며 나우모프에게 스승과 같은 존재였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나우모프는 키스 앤드 크라이존에서 점수를 기다리며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꺼내 들고 "이 사진은 심장 바로 위에 있는 크로스백 안에 늘 넣고 다닌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스키 선수 아틀레 리 맥그래스는 이번 올림픽 남자 알파인 회전 부문 우승 후보였다. 그런데 난데없이 기행을 펼치며 기회를 날렸다. 그는 1차 시기에서 1위로 들어왔으나 2차 시기 완주에 실패한 뒤 스키 폴을 집어 던지고, 코스를 이탈해 눈밭에 드러누워 실격 처리됐다. 이유는 나중에 밝혀졌다. 대회 개막식이 열린 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맥그래스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렇게 흥분하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너무나 사랑하는 할아버지를 떠나보냈기에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피주영([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지난 10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3제강공장 예비처리 운전실. 인공지능(AI) 영상 분석 카메라가 섭씨 1600도가 넘는 쇳물이 가득 담긴 140t 래들(Ladle·쇳물을 옮기는 용기)을 포착해 화면에 띄웠다. 그러자 시뻘건 쇳물은 하얗게, 쇳물 위에 떠 있는 불순물(슬래그)은 검은색으로 뚜렷하게 구분돼 나타났다. 제강의 첫 단계인 ‘예비처리’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쇳물에서 슬래그를 분리하는 일이다. AI카메라가 래들 속 쇳물 높이를 파악하자 래들이 천천히 기울며 까만 슬래그를 쏟아냈다. 그러더니 슬래그 바로 아래 쇳물이 쏟아지기 직전에 딱 맞춰 멈췄다. 이어 AI가 영상을 분석해 남은 슬래그를 없앨 방법을 결정했고, 그 결정대로 로봇팔(스키머)이 불순물을 긁어내 깨끗한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완수했다. 이런 일련의 공정은 지금까지 사람이 직접 눈으로 래들을 얼마나 기울일지 판단하고, 손으로 조이스틱을 움직여 로봇팔을 조종하며 하던 작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AI기반 자율조업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작업자들은 위험한 고온의 설비에서 떨어진 운전실에서 공정 관리와 감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제강공정은 용광로에서 나온 쇳물의 ‘신분(급)’을 결정하는 제철소의 핵심 공정이다. 예비처리→ 전로(쇳물의 성분을 제어하는 공정)→ 2차 정련(RH) 과정으로 구성되는데, 포스코는 이 모든 과정에 AI 자율조업을 도입했다. 그 첫 단계인 슬래그 제거는 기존 자동화 공정만으론 한계가 뚜렷했다. 워낙 뜨거운 쇳물이 흐르다 보니 수식 계산 모델로는 오차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인간의 패턴을 20개 정도로 추려 영상인식 AI에 학습시켰고, AI가 스스로 판단해 슬래그를 긁어내도록 했다. 마치 사람처럼 이리저리 흩어진 슬래그를 한데 모아 한 번에 긁어내는 방식도 습득했다. 인간 특유의 노하우인 ‘암묵지’를 AI가 영상 데이터로 흡수한 것이다. 김민혁 포스코 제강부제강기술개발섹션 사원은 “사람의 눈과 손처럼 신체적 감(感)에 의존하던 비정형 작업은 자동화가 어려웠는데, AI 카메라로 학습하니 효율이 높아졌다”고 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제강공정 AI 자율조업 도입으로 작업자 간 편차가 줄고, 작업 시간도 10% 단축해 생산성도 높아졌다. 제철소의 AI 전환은 노동 방식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2023년 포스코에 입사한 이정훈 씨는 AI 자율 조업 도입 전·후 변화를 직접 체감했다. 이 씨는 입사 초기 조이스틱 조작을 배우며 ‘손목의 감’을 익히는 훈련을 했다. 1회 작업당 400회 이상 설비를 조종하며 12시간을 일하니 손목이 뻐근해졌고 ‘일하기 위해’ 선배들이 전수해 준 갖가지 손목 보호 자세를 익혀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오롯이 AI시스템 감독에 집중한다. 이 씨는 “신체 부담이 크게 줄었고, 쇳물을 쏟는 등 대형 사고에 대한 심리적 부담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최재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AI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고품질 철강 역량은 AI로 전환할 수 있는 암묵지가 많이 쌓여있다는 의미도 된다”며 “AI가 노동을 대체한다는 관점보다 철강과 AI를 접목한 새로운 관리감독 일자리가 열리고, 저출산·고령화 인력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정([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법원이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재판 1심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즉시 ‘윤석열 사면 금지법’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곧 내란범 사면금지법을 통과시키겠다”며 “내란의 티끌까지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묻겠다”고 썼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도 “이제 국회는 사면금지법을 바로 처리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재판장 지귀연)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직후였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역시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이제 내란범에 대한 사면을 금지하거나 국회의 동의를 얻을 경우에만 가능하게 제한하는 사면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통령이 국회 동의 없이 특정인에 대한 사면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특별 사면권은 헌법(제79조)이 규정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이후 민주당은 이같은 권한을 내란범 등에 한해서는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인 사면법 개정안을 다수 발의한 상태다. 사실상 ‘윤석열 사면 금지법’인 셈이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위원장이 주도하는 법사위는 당장 20일 법안소위 안건으로 이같은 내용의 사면법 개정안을 모두 올려 속도전을 예고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무기징역이면 충분했다는 태도로는 항소심에서 감형이 될지도 모르니 강경 드라이브를 계속 이어가려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이날 친여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내란죄 사면금지법으로 (윤석열이) 살아나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다만 소위에 오른 사면법 개정안 중에는 국민의힘이 지난 대통령 선거 전후 발의한 안들도 포함됐는데, 대통령과 공범 혐의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을 금하는 등 내용이 골자다.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인 정진상 전 당 대표 정무실장 등을 겨냥한 법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위헌 우려가 적지 않았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대통령 사면권은 그 성격 자체가 법원 판결의 제약을 넘어서는 헌법적 권한인데 법률로 그 권한을 제한하는 건 위헌이라는 게 다수 헌법학자의 견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서울 지역 대학 법학과 교수는 “사실상 특정인을 겨냥해 사면권을 제한하는 것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79조 1항)의 ‘법률에 정하는 바에 의하여’라는 표현을 근거로 절차가 아닌 대상까지 제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내란전담재판부법을 처리할 때에는 원안에 있던 사면·감형 제한 등 대통령의 고유 권한에 대한 조항을 수정안에서 삭제한 채 처리했었다. 김나한([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2년 전 부산 가덕도에서 일어난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경찰이 압수수색에서 사건 축소 의혹을 가늠할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 ‘1㎝ 열상’ 언론 보도, 소방 책임 있나 1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가덕도 테러사건 수사TF(이하 수사TF)는 설 명절 직전 압수수색 때 부산소방재난본부에서 사건 당시 '1㎝ 열상 언론보도 설명 자료'와 '피습사건 수사협조 동향보고' 등 문건 10여건을 확보했다. 사건은 2024년 1월 2일 김모씨(당시 67세)가 18㎝ 길이 날붙이 흉기를 휘둘러 부산을 방문한 이 대통령을 습격하면서 일어났다. 수사TF는 이 사건이 테러로 지정되지 않는 등 축소됐다는 의혹에 중점을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TF가 확보한 ‘1㎝ 열상 언론보도 설명 자료’는 사건 직후 이 대통령 부상 정도에 대해 부산소방이 언론에 공보한 자료와 작성 근거 등 사건 축소 의혹을 풀 실마리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휘두른 흉기는 이 대통령 목에 2㎝ 침습해 목빗근 피부에 1.4㎝ 자상을 남겼다. 내정경맥 9㎜(혈관 손상 60%) 손상의 중상으로 이어져 이 대통령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이와 관련, 여권에선 사건 당일 ‘1㎝ 열상 경상 추정’으로 언론에 알렸다가 ‘1.5㎝ 열상’으로 수정한 소방 공보에도 사건 심각성을 축소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 수사TF는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초기 소방이 ‘1㎝ 열상’ 등으로 공보한 경위에 범죄 혐의점이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이 대통령 이송을 둘러싼 특혜 논란 조사를 위해 TF는 헬기 구급상황 일지와 운영 매뉴얼 등 당시 부산-서울 헬기 운용 근거 문건도 소방에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 배후ㆍ증거인멸 의혹 규명에도 초점 수사TF는 습격범 김씨에게 배후나 공범이 있었는지 밝히는 데도 주력한다. 지난 12일부터 TF는 국회 정보위원회 압수수색을 여러 차례 시도하며 비공개 회의록 확보에 공을 들였다. 이 회의록엔 ‘김씨가 극우 유튜브 방송의 영향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상 비밀ㆍ기밀에 해당하더라도 형사소송법에 따라 기관장(국회의장) 허가를 받으면 압수수색이 가능하다는 게 TF 시각이다. 다만 아직 해당 회의록 확보를 위한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TF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자택에도 수사관을 보내 PC에 저장된 파일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를 지낼 당시 '이 대통령을 테러 피해자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법률 검토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TF 관계자는 “테러 미지정과 관련, 허위 공문서가 작성됐다는 혐의를 포함해 김씨 범행 계획이나 생각을 공고히 해주는 데 영향을 줬을 만한 요인들에 대해 확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우철문 전 부산경찰청장과 옥영미 전 강서경찰서장에 대한 수사TF 재조사도 전망된다. 사건이 일어난 대항전망대를 부산경찰이 물로 청소해 혈흔을 지우는 등 현장과 증거 보존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 관련이다. 경찰청 범죄수사규칙은 ‘범죄가 실행된 지점뿐만 아니라 현장보존의 범위를 충분히 정하여 수사자료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앞서 두 사람을 수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2024년 8월 ‘혐의없음’ 결론을 냈다. 수사기관 출신 한 변호사는 “이 사건이 테러로 지정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실제로 사건 의미를 축소하려는 시도나 배후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게 TF 수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물청소 의혹의 경우 이미 공수처 수사를 거친 만큼 새로운 증거가 없이 결과가 바뀌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공수처의 무혐의 결론을 포함해, 당시 김씨 신상 비공개 결정 배경 등도 TF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민주.이은지([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설탕과 밀가루를 생산하는 주요 제당·제분 업체가 기업간 거래(B2B) 제품 가격을 잇따라 내렸다. 업계는 “국제 원당·원맥 시세를 반영하고 물가 안정에 동참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의 잇단 ‘먹거리 물가 경고’나 최근 검찰이 발표한 10조원 규모의 업계 담합 수사와 무관하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에도 “우리 사회에는 설탕, 밀가루 등등 경제 산업 전반에 반시장적 담합 행위가 퍼져있다. 이런 질 나쁜 범죄를 뿌리 뽑아야 경제의 질적 도약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즉각 반응했다. 이달 초 대한제분이 밀가루 제품값을 평균 4.6% 낮췄고,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 대형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평균 4~6%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원재료 값 인하가 소비자 체감으로도 이어질까.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빵산업 시장분석 및 주요규제 경쟁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식품 제조원가에서 밀가루·설탕·버터 같은 원재료비 비중은 빵류가 50.1%, 과자류가 57.9%, 면류는 75.1%에 달한다. 원재료 가격 비중이 절반이 넘는 만큼, 원가 하락이 완제품 가격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 지난 2006년 공정위는 제분업체 8곳의 밀가루 담합을 적발해 과징금 435억원과 가격 재결정 명령을 부과했다. 당시 업체들은 명령에 따랐지만 이후 관련 식품가격이 뚜렷하게 하락하는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하에 대해 “인건비나 물류비, 환율 등 기타 비용을 고려해야 해서 소비자가 체감할만큼 가격을 내리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코코아나 유지류 등 고환율로 수입가격이 뛰었을 때 손해를 감수하며 가격 인상을 미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업계의 원자재 가격 인하 흐름은 장기적으로 시장의 가격 투명성 강화와 업계의 과도한 가격 인상 방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홍연아 국립공주대 교수는 “그간 소비자는 불공정 거래가 완제품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알 수 없었지만, 이번 점검으로 과정 전반을 살펴볼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역시 눈치보기식 일회성 인하에 그치지 말고, 내부 가격 결정 과정을 포함해 유통 구조 전반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노유림([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예상대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힘든 시간을 견뎌온 후배들이 결실을 본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특히 오랫동안 묵묵히 고생해온 이소연이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건 순간은 가슴이 뭉클했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최고참이자 계주 멤버로서 그 무게감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후배들의 환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승부처는 냉철한 판단력이었다. 우리 선수들은 캐나다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완벽하게 기회를 기다릴 줄 아는 영리한 레이스였다. 특히 에이스 최민정은 상대 선수와의 엉킴에 휘말리지 않는 노련함을 보였다. 백미는 4바퀴를 남긴 지점이었다. 심석희가 뒤에서 밀어주고 최민정이 폭발적으로 추월에 나선 장면은 이번 경기 최고의 승부수였다. 남자 계주 역시 기대해볼 만하다. 특히 3번 주자가 유력한 이정민의 컨디션이 예사롭지 않다. 안쪽 파고들기 능력만큼은 나보다 한 수 위다. 임종언과 황대헌이 이끄는 초반 기세도 훌륭하지만, 경쟁국들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결국 승부처는 경기 후반인 3·4번 주자 구간에서 갈릴 것이다. 하지만 우승의 기쁨 뒤에 감춰진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세계 쇼트트랙은 이미 상향 평준화됐다. 캐나다와 네덜란드의 성장이 눈부시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1위(금2·은3)를 하긴 했지만 네덜란드(금2·은1·동1)와 거의 격차가 없었던 걸 잊어선 안 된다. 과거에는 한국의 기술과 장비를 세계가 벤치마킹했지만, 이제 그들은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훈련법과 기술을 완성했다. 과거 한국 쇼트트랙이 ‘교과서’였던 시절, 우리 방식은 명확했다. 후방에서 기회를 엿보다 경기 중반 흐름을 잡고 막판에 추월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제 다른 나라들은 우리가 흐름을 잡지 못하도록 초반부터 속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야성적인 스케이팅’을 구사한다. 이제는 우리도 경쟁국들의 새로운 훈련법을 유연하게 수용해야 한다. 장비의 우위도 옛말이다. 과거엔 한국인의 섬세한 손기술이 최고였지만, 이제는 첨단 기술의 영역이다. 맞춤 양복을 제작하듯 날의 기울기와 휘는 각도(벤딩)를 정밀하게 측정해 세팅하는 기술이 보편화됐다. 장비 조건이 평준화되니 자연스레 피지컬이 앞선 서구권 선수들의 퍼포먼스가 돋보일 수밖에 없다. 양궁처럼 압도적인 ‘초격차’를 유지하려면 선수와 지도자, 행정가 모두가 뼈를 깎는 혁신에 나서야 한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뿌리가 흔들리는 선수층 문제다. 저출산 여파는 빙판 위라고 예외가 아니다. 초등학교 대회가 눈에 띄게 줄었고, 선수 수보다 실업팀 숫자가 더 많은 ‘역피라미드’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아이들이 쇼트트랙 외에도 꿈을 펼칠 선택지가 많아진 시대다. 선수가 늘어날 수 있는 환경 개선 없이는 과거의 영광은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 후배들의 금메달이 단순한 축제를 넘어, 한국 쇼트트랙의 미래를 고민하는 시작점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곽윤기 중앙일보 쇼트트랙 해설위원 김효경([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 [GO 로케] ‘이사통’ 해외 촬영지 ‘슬램덩크’로 뜬 일본 소도시, 캐나다 로키산맥 아래의 호수, 이탈리아의 그림 같은 공중도시. 올겨울 해외여행지 인기 순위냐고? 인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정답은 아니다. 정답은,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이하 ‘이사통’)로 뜬 해외 촬영지다. 1월 공개된 뒤 글로벌 1위를 찍은 ‘이사통’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만큼이나 눈부신 풍경으로 시청자를 붙들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방송 이후 관련 여행지 검색과 예약이 2배가량 늘었다고 하니, 올겨울 인기 높은 해외여행지가 틀린 말은 아니다. 명장면을 낳은 ‘진짜 장소’를 짚었다. 오로라·바위산 도시…고윤정·김선호 로맨스 ‘이사통’은 톱스타 차무희(고윤정)와 통역사 주호진(김선호)이 데이트 예능 프로그램 ‘로맨틱 트립’ 제작에 함께 참여하다 사랑을 키우는 이야기다. ‘로맨틱 트립’이 이탈리아·캐나다 같은 외국을 배경으로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해외 명소가 수시로 등장한다. ‘로맨틱 트립’의 첫 로케이션이었던 캐나다에서는 이른바 ‘캐네디언 로키스’ 일대가 주요 무대로 나왔다. 밴프·캔모어·카나나스키스·캘거리 등 실제 서부 캐나다의 인기 여행지가 줄줄이 출연했다. 차무희와 주호진의 첫 키스 장면은 산악 마을 캔모어에 있는 호수 ‘쿼리’에서 촬영했다. 에메랄드빛 물 위로 주변 산과 숲이 고스란히 비쳐,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완성하는 곳이다.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를 이룬 오로라 장면은, 캔모어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호수 ‘어퍼 카나나스키스’에서 담았다. 하이킹 코스와 거대한 폭포가 있어 로키산맥에서도 액티비티 여행지로 유명한 장소다. 주연배우 고윤정도 “카나나스키스에서 오로라 에피소드를 찍은 날 밤 실제로 오로라를 보게 돼 무척 신기했다”고 말했다. 동선이 복잡하지 않아 4~5일이면 촬영지를 여유롭게 돌아보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캐나다 여행 최적기는 가을이다. 9~10월이 날씨도 상쾌하고, 절정의 단풍도 누릴 수 있는 때다. 실제 드라마 촬영도 이 시기에 이뤄졌다. “옛날에 이게 다 성에 살던 왕의 땅이었다는 거네. 이게 다 몇 평이야.” 차무희를 깜짝 놀라게 했던 이탈리아 고성(古城)의 풍경은 토스카나주 시에나에 있는 ‘몬탈치노 성’과 중부 지역의 성곽 마을 ‘치비타 디 반뇨레조’의 모습을 편집해 완성했다. 14세기에 세운 요새 몬탈치노 성에서는 포도밭과 중세 마을이 어우러진 토스카나의 풍경이 한눈에 보인다. 치비타 디 반뇨레조는 바위산 꼭대기에 마을이 놓인 이색적인 풍경으로 유명한데, 인구가 10여 명에 불과해 ‘죽어가는 도시’라는 별명이 붙었다. 300m 길이의 다리를 걸어서 통과해야 마을에 들 수 있다. 각본을 쓴 홍자매(홍정은, 홍미란)는 “로맨스가 절정에 달하는 장면이라, 가장 낭만적인 분위기의 고성을 골랐다”고 말했다. 우연한 첫 만남은 만화 ‘슬램덩크’ 성지 차무희와 주호진의 우연한 첫 만남을 그린 일본 장면은 가마쿠라라는 해안 마을에서 촬영됐다. 만화 ‘슬램덩크’의 배경이 된 소도시로 한국 여행자에게도 익숙한 여행지다. 해안 도로와 마을 골목을 누비는 명물 녹색 전차, 소박한 분위기의 기차역이 ‘이사통’에도 그대로 등장한다. 두 주인공이 거닐었던 고료 신사와 고구라쿠 지역은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촬영지기도 하다. 차무희가 주호진의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100만 ‘좋아요’를 받은 장면은 가마쿠라 인근 에노시마의 카타세 항구에서 촬영했다. 탁 트인 바다와 해안선을 배경으로 하얀 등대가 서 있어 사진을 남기기에 좋은 명당이다. 가마쿠라와 에노시마는 가나가와현 남동부 해안에 있는데, 도쿄에서 열차로 1시간이면 닿는다. 도쿄를 찾는다면 당일치기 여행 코스로 다녀올 만하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법원은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 선고에서 언급한 영국의 왕 찰스 1세의 사형 선고 외에도 해외 각국의 내란 판례를 가져와 판결문에 인용했다. 특히 1930년대 일본에서 청년 장교들이 일으킨 두 건의 내란 사건을 검토했다. ━ 같은 ‘日 군부 쿠데타’…판결서 내란 인정 여부는 달라 19일 중앙일보가 확인한 1133쪽 분량의 12·3 비상계엄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1932년 일본 해군 장교들이 총리 이누카이 쓰요시를 암살한 ‘5·15 사건’과 1936년 청년 장교들이 일으킨 쿠데타인 ‘2·26 사건’ 판결을 분석했다. 이중 ‘5·15 사건’은 1932년 5월 15일 우익 청년장교들이 총리 관저에 난입해 총리를 암살한 사건이다. 사건 주동자들은 군축 조약에서 일본만 손해를 봤다고 여겼고, 호헌파로서 군의 축소를 지지하던 이누카이 총리를 살해했다. 당시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이 사건을 ‘내란’으로 보지는 않았다. 피고인들의 목적이 ‘국헌 문란’이라기보다는 특정 정치인 살해라는 테러행위에 불과하다고 봤다. 최고재판소는 1935년 이 사건에 대해 “조헌(朝憲·조정의 법규)을 문란케 함이란 내각제도를 불법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것”이라며 “수상을 습격한 경우 내란의 발발을 초래할 우려가 없다고 볼 수 없으나, 내각제도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려는 것이 아닌 이상 ‘정부를 전복하는 행위’라 볼 수 없다”고 했다. 반면 4년 뒤 벌어진 ‘2·26 사건’은 실패한 쿠데타지만 내란으로 인정됐다. 이는 1936년 육군 청년 장교들을 중심으로 1483명의 병사들이 봉기해 장관급 관료들을 살해한 사건이다. 이들은 원로 정치인들을 제거하고 쇼와 일왕의 친정을 실현하는 ‘쇼와 유신’을 통해 국가를 개조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일왕을 위해 벌인 일종의 ‘친위 쿠데타’였지만, 일왕이 격분해 이를 거부하면서 이들은 재판(군법회의)에 넘겨져 장교 17명이 반란죄로 처형당했다. ━ 각국 사례 들어 “내란죄 본질은 주권 침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는 “5·15 사건의 경우 범행 이후 군사정부가 수립될 여지가 있지만, 이는 총리 살해의 직접적 목적이 아닌 부수적 목적이라고 (일본 법원이) 봤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와 유사한 2·26 사건에서 (일본) 군법회의는 동일한 요인 암살이라는 행위가 있었으나, 위 행위가 단순 테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일본 내각 자체의 암살 및 이에 따른 천황중심제의 복권을 목적으로 했다는 점에 주목해 국헌문란의 목적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약 17쪽에 걸쳐 내란죄의 연원과 각국의 판례 및 이론을 소개한 재판부는 내란의 개념이 크게 확대된 계기가 영국 국왕 찰스 1세의 판결이라고 봤다. 전통적으로 로마법에서는 ‘황제에 대한 반역행위’를, 게르만법에서는 ‘주군에 대한 충성의 파기’를 반역죄로 처벌해왔으나, 찰스 1세 처형으로 “국왕 역시 의회를 공격해 반역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고 했다. 찰스 1세는 1649년 ‘잉글랜드 의회, 신민들에 대한 적대적 전쟁행위’로 사형을 선고받고 참수됐다. 이같은 설명 후 재판부는 “내란죄의 본질은 주권 침해에 있다”고 짚었다. 지 부장판사는 19일 선고문을 읽어내려가면서도 “결론적으로 법원이 판단한 핵심은 군을 국회에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국가권력의 또다른 축인 입법이나 사법의 권능을 침해할 수 없다”며 “그런 권능을 침해하는 행위는 내란죄에서 처벌하고자 하는 본질인 주권 침해의 한 모습”이라고 했다. 최서인.김보름([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법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넨 ‘국가비상 입법기구’ 내용이 담긴 문건이 군·경찰 투입해 국회 봉쇄, 정치인 체포조 운영에 이어 또 다른 국회 무력화 시도라고 판단했다. 중앙일보가 확인한 1133쪽 분량의 윤 전 대통령 등 내란 사건 판결문에는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오후 10시32분쯤 최 전 장관에게 준 문건을 자세히 서술했다. 이 문건에는 ‘예비비를 조속한 시일 내 충분히 확보해 보고할 것’‘국회 관련 각종 보조금 등 현재 운용 중인 자금 포함 완전 차단할 것’‘국가비상 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는 내용이 기재돼있다. 재판부는 국가비상 입법기구를 국가비상 시 입법을 담당하기 위한 별도의 기구 또는 기관으로 해석했다. 윤 전 대통령 주장대로 단순히 기재부 산하의 조직 명칭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또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령하려 했다는 윤 전 대통령 주장대로 라면 국회에 보고해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포고령을 통해 국회의 활동을 금지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관련 기능을 배제하기 위한 비상입법기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회를 대체할 새로운 입법기구를 지칭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령하기 위해서였더라도 국회를 거치지 않아 그 자체로 국회의 핵심적 권한인 입법권을 배제하려는 목적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의결이 임박하자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점도 인정했다. 그러면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박수현·박용갑·안규백·이광희·정동영, 개혁신당 이주영·이준석 의원의 계엄해제안 심의·의결권이 침해당했다고 봤다. 체포조 편성에 가담한 국방부 조사본부 간부가 지난해 12월 4일 0시13분쯤 ‘기무사 계엄대비 문건’ 파일을 기획처장 등에게 전송한 사실도 인정했다. 해당 문건은 위수령 및 경비·비상계엄 관련 세부계획이 21개 항목으로 나뉘어 설명돼있는 67쪽 분량의 파일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등이 비상계엄을 준비하면서 2017년 기무사 계엄 문건을 검토했다고 보고있다. 이 문건에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의결 시도 시 계엄해제가 불가피하므로 반정부 정치활동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포고령을 선포하고 합동수사단은 이를 위반하는 반정부 정치활동 국회의원을 현행범으로 구속 등 사법처리해 의결정족수 미달을 유도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있다고 적시했다. 김보름.최서인([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을 언급하면서 “내 앞으로 잡아오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는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의 증언을 법원이 사실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1일 (비상계엄의) 결심을 굳혔다”고 보면서 특검이 지목한 2023년 10월 보다 비상계엄 모의 시점을 대폭 늦췄다. 특검이 모의단계로 지목한 윤 전 대통령과 군 수뇌부 등의 회동 5개가 비상계엄과 상관없다는 판단에 근거해서다. 19일 중앙일보가 확인한 1133쪽 분량의 내란 우두머리 등 사건 판결문에는 2023년 12월부터 2024년 8월 초까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가진 6차례 회동 중 5차례가 비상계엄과 상관있다는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시됐다. 앞서 특검팀은 노상원 수첩을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모의 시점을 2023년 10월로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노상원 수첩’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윤 전 대통령과 군 수뇌부의 ①‘2023년 12월 대통령 관저 격려 만찬’을 모의 정황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이 만찬에서 비상계엄 관련 언급 또는 추정이라도 할 수 있는 언급이 있었다는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②‘2024년 3월 말~4월 초 삼청동 안가 모임’의 경우 윤 전 대통령이 “군이 나서야 되지 않느냐, 군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는 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는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의 수사기관 진술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마저도 비상계엄 필요성을 말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이 주관한 ③‘2024년 4월 중순 경호처장 공관 모임 및 5월 강남구 소재 식당 모임’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종종 말하는 비상계엄의 현실성에 관해 논의했다”는 증언 역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기각했다.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이라는 언급이 나온 ④‘2024년 6월 17일 삼청동 안가 모임’도 비상계엄 관련 발언이 있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⑤‘2024년 8월 초 대통령 관저 모임’ 역시 윤 전 대통령이 국가체제 부정 세력들에 대해 “비상조치권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일단 2024년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 후 관저 모임 등부터 비상대권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준비가 구체화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당 모임에서 곽 전 사령관이 한 전 대표 등을 언급하면서 “내 앞으로 잡아오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는 윤 전 대통령의 말을 들었다는 내용은 사실로 보기 어렵다면서 공소사실에서 삭제했다. 곽 전 사령관이 술을 상당히 마셨던 것으로 보이는 점과 당시 술을 마시지 않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한 전 대표 이름을 들은 적이 있지만 이는 2024년 11월쯤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점,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한동훈’ 등에 대해 진술한 내용이 없는 점 등이 근거가 됐다. 김보름.최서인([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통한 내란 시도가 실패한 배경엔 국회 관계자들의 ‘야근’이 있었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포고령의 통행금지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점을 근거로 내란이라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의 논리적 허점을 날카롭게 짚으며 오히려 유죄의 증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또 “이른바 ‘경고성 계엄’ 은 존재할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못박았다. ━ “尹, 국회서 상당수 야근하는 점 예상 못해…중대한 착오” 중앙일보가 확인한 1133쪽 분량의 윤 전 대통령의 판결문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는 “피고인 윤석열 등이 구상한 국회 봉쇄 계획에는 중대한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국회의 ‘야근’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등이) 화요일 밤 10시경이 넘은 시간에 국회의사당 본관 안에 상당히 많은 국회 관계자들이 남아 야근 등으로 업무를 하고 있었던 상황을 제대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주말 토요일, 일요일 새벽에 하는 것이 좋겠다” 고 제안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감사원장 탄핵하면 그냥 하는 걸로 하자”며 거절했다는 취지의 김 전 장관의 진술도 판결문에 인용됐다. 최재해 전 감사원장 탄핵안은 2024년 12월 2일 발의됐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세부 계획은 김 전 장관에게 일임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 윤석열은 피고인 김용현이 세운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자세히 보고받거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군이 국회를 봉쇄하고 포고령을 어기는 의원들을 체포하는 등의 개략적인 사정만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法 “이른바 ‘경고성 계엄’은 존재 불가” 못박아 다만 재판부는 계획이 허술하다고 해도 ‘경고성 계엄’이라는 주장은 그 자체로 성립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재판부는 “이른바 ‘경고성 계엄’ 또는 ‘호소형 계엄’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며 “계엄법에 따르면 비상계엄은 위기상황으로 인해 훼손된 공공의 안녕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선포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12·3 비상계엄은 단순한 ‘과시’가 아닌 국회 무력화를 목적으로 한 폭동이라고 짚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단지 군을 국회에 배치해 힘을 과시하거나 위협하려 한 것이 아니라, 국회의사당 본관을 봉쇄해 국회 활동을 방해하거나 저지하려 했다”며 “형법상 내란죄에 있어서 ‘국헌문란의 목적’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 “위법한 비상계엄 자체가 내란…광의의 폭행·협박” 재판부는 ▶비상계엄 공포 및 포고령 공고 ▶국회 봉쇄 ▶국회의원 체포조 운영 ▶중앙선관위 점거 등 행위가 모두 내란에 해당한다고 봤다. 각 행위가 모두 ‘국헌문란의 목적’과 ‘폭동’이라는 내란죄의 구성요건을 갖췄다는 판단이다. 판례에 따르면 ‘폭동’은 “최광의(最廣義·가장 넓은 의미)의 폭행·협박”으로,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을 요한다. 국헌문란의 정의는 형법 91조에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 등으로 규정돼 있다. 재판부는 우선 12·3 비상계엄 공포 및 포고령 공고 자체만으로도 내란죄의 폭동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정치활동 금지와 언론 통제, 의료인 복귀 등을 규정한 포고령 내용이 “국회의원·지방의회 의원·정당인·언론인·의료인·국민들에게 해악을 고지하는 협박행위”라고 판단했다. 이같은 내용이 국회와 지방의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국헌문란 행위’라고도 했다. 국회 봉쇄 역시 내란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법한 목적 하에 군 병력이 단독군장 등으로 개인화기를 소지한 채 국회로 출동하는 행위는 위세와 위력의 과시로 보기에 충분하다”며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폭행·협박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했다. 군이 헬기를 이용해 침입한 뒤 국회 관계자나 기자와 몸싸움을 벌이고, 유리창을 깨고 전원을 내린 점 등을 언급했다. 군 정보사령부 선발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에 진입해 서버실 내부를 촬영한 것만으로도 광의의 폭행·협박을 한 것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선관위 점거 동기가 된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는 “2022년 7월 28일 대법원 판결(2020수30)과 대법원 선고(2020수5028) 등으로 의혹이 대부분 해소됐다”고 지적했다. ━ 尹의 ‘통금 삭제’ 주장, 자승자박으로 돌아와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 아니다”라며 근거로 제시했던 ‘통금 삭제 지시’ 주장은 되려 유죄의 증거가 됐다. 앞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국회에 경종을 울리는 게 목적이었다”며 일반 국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통행금지’ 조항을 포고령에서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포고령이 집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야간통행금지 조항을 삭제할 필요가 없었다”며 “국민에게 불편을 줄 우려가 있고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통금 조항을 삭제했다는 건 오히려 나머지 조항들의 효력 발생과 집행을 용인한 것”이라고 했다. ‘빈총 들고 하는 내란을 본 적 있느냐’는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상대방으로서는 해당 총에 삽탄이 되어 있는지 빈총인지 알 수 없으므로, 빈총이라는 이유로 폭행·협박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군인들의 무장상태가 최소한의 수준이었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가장 넓은 의미(최광의)의 폭행·협박을 인정함에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최서인.김보름([email protected])
2026.02.19. 13:00
신지아(18·세화여고)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난한 연기를 펼쳐 첫 번째 올림픽 무대를 마쳤다. 신지아는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5.05점, 표현점수(PCS) 65.97점을 획득, 합계 141.02점을 받았다. 올 시즌 프리 최고점이자 2024년 세계 주니어선수권에서 기록한 최고점(138.95점)도 뛰어넘었다. 쇼트프로그램(65.66점)을 더해 총점 206.68점을 기록하고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11번째 순서로 은반에 선 신지아는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에 맞춰 연기했다. 이너바우어 이후 더블 악셀 점프를 성공시켰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잘 착지했다. 트리플 살코는 잘 뛰었으나 트리플 루프 착지가 불안정했으나 넘어지진 않았다. 수행점수(GOE)가 1.64점이 깎였다. 체인지 풋 컴비네이션 스핀(레벨3) 이후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컴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트리플 플립-더블 악셀 컴비네이션모 무난하게 처리한 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러츠도 잘 마무리했다. 플라잉 카멜 스핀(레벨2), 스텝 시퀀스(레벨4), 코레오 시퀀스, 플레잉 체인지 풋 컴비네이션 스핀(레벨4)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신지아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주니어 데뷔 시즌부터 총점 200점을 돌파하는 등 한국 피겨 스케이팅 최고 유망주로 떠올랐다. 쇼트프로그램에선 한 차례 점프 실수를 했던 신지아는 프리에서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신지아는 경기 뒤 "점프 실수가 나와 조금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올림픽에서 개인 최고점이 나와 행복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했다.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는데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효경([email protected])
2026.02.19. 12:47
[OSEN=장우영 기자] 대한민국 가요계의 큰 별이었던 가수 방실이가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2년이 됐다. 2026년 2월 20일은 가수 방실이가 향년 61세로 세상을 떠난 지 2년째가 되는 날이다. 고인은 2024년 2월 20일 인천 강화에 위치한 한 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 방실이는 1980년대 초반 여성 트리오 ‘서울 시스터즈’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파워풀한 무대 매너와 가창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방실이는 ‘첫차’, ‘뱃노래’ 등을 히트시키며 국민 가수로 떠올랐다. 1990년대 들어서 솔로 가수로 전향한 방실이는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방실이는 ‘서울 탱고’, ‘여자의 마음’ 등 성숙한 중년의 애환을 노래하며 트로트 여왕으로 우뚝 섰고, 특유의 친화력으로 각종 예능에서도 활약하며 ‘국민 누나’이자 ‘국민 언니’로 사랑 받았다. 화려한 무대 위 모습이 아닌 가혹한 시련도 겪었다. 2007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약 17년이라는 세월 동안 투병해야 했기 때문이다. 방실이는 투병 중에도 재활 의지를 불태웠고, 방송을 통해 건강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방실이는 2024년 2월 20일, 향년 61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시원시원한 가창력과 넉넉한 웃음으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고인이 떠오르는 하루다. /[email protected] 장우영([email protected])
2026.02.19. 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