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3일 제네바서 우크라와 종전안 논의…루비오 등 참석" "美·우크라·유럽 등 협상 참여"…평화구상 초안 수정 여부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을 비롯한 미국 고위급이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측과 만나 미국이 마련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구상을 논의한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 등 미국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해당 제안을 수용할 시한을 추수감사절인 이달 27일로 설정한 상황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 2명과 유럽 소식통 3명은 제네바에서 열리는 협상에 미국과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독일, 프랑스, 영국 등도 참여한다고 전했다. 미국 대표단은 루비오 장관이 이끄는 가운데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댄 드리스컬 육군 장관 등으로 구성된다. 드리스컬 장관은 지난 20일 우크라이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미국의 평화구상 초안을 전달했으며, 이날 제네바에 도착했다고 CNN이 전했다. 미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이것(평화구상)이 우크라이나에 최선의 제안이 되도록 그들과 계속 협력 중"이라며 "우리는 그들의 입장이 뭔지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제안은 미국, 우크라이나, 러시아 간 협력을 포함해왔다"고 말했다. 총 28개 조항으로 구성된 미국의 평화구상은 미국과 러시아가 먼저 만나 만든 것으로 우크라이나보다는 러시아에 훨씬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사한 방식으로 미국과 유럽의 '집단방위' 방식 안전보장을 약속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러시아가 가져가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차단 등의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내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지나친 보상안이라며 반발이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불만이 가득한 모습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구상의 초안을 받은 다음 날인 21일 "존엄성을 잃거나 핵심 동맹국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거나 어려운 조항 28개를 받아들이거나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미국 및 모든 파트너와 차분히 협력하고 주요 파트너와 함께 건설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고위급 회담에서 기존 구상에서 어느 정도 수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수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제안한 구상이 최종 제안이냐는 물음에 "아니다. 내 최종 제안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미 당국자도 악시오스에 구상의 세부 사항이 초안과 달라질 수 있다면서 "이게 바로 우리가 (우크라이나와) 대화를 하는 이유이다. 말 그대로 협상의 정의(definition of a negotiation)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성민
2025.11.22. 14:25
[OSEN=유수연 기자] 배우 신민아와 공효진이 자신들을 둘러싼 근거 없는 ‘임신설’에 각각 선을 그으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일, 신민아와 김우빈이 10년 열애 끝 결혼을 공식 발표하자 온라인에서는 곧바로 “혹시 임신 때문 아니냐”는 추측이 퍼졌다. 시작점은 신민아가 13일 참석한 ‘Disney+ Originals Preview 2025’ 홍콩 행사 사진이었다. 평소보다 여유로운 핏의 톱과 비즈 장식 원피스로 스타일을 완성한 탓에 일부 누리꾼들이 “체형을 가린 것 아니냐”, “얼굴이 조금 도톰해 보인다”고 의심을 제기한 것. 하지만 소속사 에이엠엔터테인먼트는 즉각 “혼전임신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주례·사회·축가도 아직 미정일 정도로 급히 준비된 일정일 뿐”이라며 루머 확산을 경계했다. 누리꾼들은 “10년 연애한 커플에게 이런 추측은 무례하다”, “김우빈 투병 시절 곁을 지킨 신민아에게 이런 루머는 과하네”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에 앞서 공효진 역시 SNS 사진 한 장으로 임신설에 휘말렸다. 공효진은 지난달, 남편 케빈오와 일본 여행 중 찍은 사진을 별다른 설명 없이 업로드했다. 니트 원피스를 입고 배를 살짝 내민 포즈였는데, 일부 누리꾼들이 “혹시?”라며 추측성 댓글을 남기며 단숨에 확산됐다. 이에 소속사 매니지먼트 숲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빠르게 루머를 정리했고, 임신설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누리꾼들은 “포즈 하나로 루머라니”, “괜히 연예인만 피곤해진다”, “공효진은 늘 자연스러운 스타일인데 오해가 생겼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두 사람 모두 전혀 의도치 않은 ‘옷 선택’으로 인해 뜬금없는 임신설의 타깃이 됐다. 행사 의상, 여행 사진 등 평범한 일상 스타일링이 곧바로 루머로 이어지는 것은 ‘톱스타 커플’에게 붙는 과도한 관심의 단면이기도 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사소한 룩 하나에도 추측이 따라붙는 이들의 현실에, 온라인에서는 “옷 하나 잘못 입으면 루머가 생기는 시대”라며 황당함을 표하는 분위기다. /[email protected] [사진] OSEN DB /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 SNS 유수연([email protected])
2025.11.22. 14:25
[OSEN=서정환 기자] 슈퍼스타 손흥민(33, LAFC)이 오고 LAFC의 득점력이 폭등했다. LAFC는 23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BC플레이스에서 개최되는 2025 MLS 플레이오프 서부컨퍼런스 4강전에서 홈팀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상대한다. 단판 토너먼트라 누구도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지는 팀은 거기서 시즌 끝이다. MLS도 손흥민 대 뮐러의 대결에 주목하고 있다. 손흥민의 손을 들어줬다. MLS는 “손흥민의 뛰어난 기록, 뛰어난 성적, 그리고 LAFC의 경기 운영 방식을 다각화한 그의 프로필을 고려하면, 손흥민의 지난 몇 달보다 뮐러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MLS는 “뮐러는 시즌 중반 영입된 뛰어난 선수다. 하지만 손흥민의 변화무쌍한 활약을 간과하기는 어렵다. 그는 비슷한 기간 동안 더 많은 골을 기록했다. 뮐러와 달리 부상으로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시절만 해도 젊은 유망주였다. 뮐러는 이미 독일국가대표 슈퍼스타였다. 10여년이 지난 현재 서로의 처지가 다르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10년을 뛰면서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뮐러는 전성기가 한참 지났고 축구선수로 더 뛰기 위해 미국에 왔다. 두 슈퍼스타의 충돌에 벌써부터 엄청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경기가 열리는 BC플레이스는 무려 5만 4300명을 수용하는데 손흥민 대 뮐러의 대결로 일찌감치 입장권이 매진됐다. 가장 저렴한 티켓이 120 캐나다달러(약 12만 4천 원)고 가장 비싼 좌석이 456 캐나다 달러(약 47만 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아예 매진돼 구할 수 없다고 한다. 지금 손흥민을 보려면 2-3배 웃돈을 주고 티켓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사는 수밖에 없다. 그만큼 현지에서 손흥민 대 뮐러의 대결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최대 150만 원 정도를 지출해야 손흥민을 볼 수 있다. 손흥민은 아직 전성기 구간에 있지만 뮐러는 확실히 전성기가 지났다. MLS는 “손흥민이 오기 전 LAFC의 평균 득점은 1.66점이었다. 쏘니가 오고 2.09점으로 폭등했다. 무려 0.43점이 증가했다. 뮐러가 가세한 밴쿠버는 0.36점 추가에 그쳤다. 이번에도 손흥민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면서 쏘니 효과를 더 크게 봤다. / [email protected] 서정환([email protected])
2025.11.22. 14:23
[OSEN=조형래 기자] FA로 이적한 선수가 FA 보상선수로 다시 친정팀으로 리턴한다? 그 시나리오의 현실성이 없지는 않다. 한화는 지난 20일 FA 최대어 거포 강백호와 4년 100억원(계약금 50억원, 연봉 30억원, 옵션 2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속전속결로 진행된 영입 작전, 한화는 최대 고민이었던 타선 보강을 위해 거금 100억원을 거리낌 없이 투자했다. 노시환 채은성과 함께 강력한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고, 새로 합류할 외국인 타자까지 감안하면 타선의 무게감은 올 시즌을 훨씬 상회할 수 있다. 강백호의 계약 발표는 20일에 이뤄졌고 이후 계약 공시가 이뤄지면 보상선수 선정 절차가 진행된다. 강백호는 A등급 FA로 타구단 이적 시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과 직전연도 연봉의 200%에 해당하는 보상금 혹은 직전연도 연봉의 300%의 보상금을 원 소속 구단에 지불해야 한다. 강백호의 올해 연봉은 7억원이다. 한화는 KT에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과 보상금 14억원, 혹은 보상금 21억원을 건네야 한다.한화는 이제 ‘윈나우’ 팀이다. 당장 성적을 원했기에 강백호를 영입했다. 보상선수 유출은 피할 수 없다. 20인 울타리 내에 1군에서 꽤나 출장한 선수들과 유망주들을 동시에 보호하기는 힘들다. 한화가 기존 전력들을 지키기 위한다면 유망주의 유출을 걱정해야 한다. 이전까지 거듭된 부진으로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얻었다.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로 이어지는 투수진 황금세대 모두 1순위 지명권으로 얻어낸 보석들이다. 1순위 선수들 외에도 정우주 권민규 조동욱 박준영 등의 투수 유망주들은 팀이 지켜야 하는 핵심 자산이 됐다. ‘유망주 맛집’이라고 불려도 무방하다. 유망주 유출이 걱정되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한 명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유망주들을 보호하게 되면 기존 선수단에서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지게 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최근 부진했던 선수들이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FA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한화는 이미 2차 드래프트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FA 계약을 한 안치홍과 이태양을 제외했다. 안치홍은 키움이, 이태양은 KIA가 지명하면서 팀을 떠났다. 강백호 보상선수로도 마찬가지. FA 선수의 이탈도 예상할 수 있다. 지난해 4년 78억원에 계약한 엄상백은 20인 보호선수 언저리에 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적 첫 시즌이었던 엄상백은 28경기 80⅔이닝 2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8의 성적에 그쳤다.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지만 부진을 거듭했고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시즌 후반에는 사실상 추격조 역할에 머물렀다. 결국 한화가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진출한 한국시리즈에서는 엔트리에 들지도 못했다. 남은 계약기간 3년이 걱정될 수밖에 없는 한화에서의 첫 시즌이었다. 엄상백이 강백호의 보상선수로 충격적인 이적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현실성이 높은 시나리오도 아니다. 아직 FA 1년차이고 내년이면 30세다. 충분히 젊고 반등할 수 있는 나이대다. 구위 자체가 떨어진 것도 아닌 상황. 한화가 큰맘 먹고 투자한 선수인데 FA 계약 1년 만에 놓아줄 리도 만무하다. 만약 한화가 보호선수 명단을 추리고 추린다면, 센터 내야진의 중복 자원이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다. 두산과 4년 80억원에 계약한 또 다른 FA 최대어 내야수 박찬호를 노혔던 KT 입장에서는 한화의 센터라인 내야수들이 보호선수 명단에서 풀릴 경우 선택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 한화는 내년이면 상무 군 복무 중이 내야수 정은원도 전역할 예정이다. 한화 입장에서는 내야진 정리도 어느 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한화가 이런 KT의 상황을 간파하고 내야수들을 전략적으로 묶어버릴 경우의 수도 존재한다. 보호선수 명단을 둘러싸고 치열한 두뇌 싸움이 시작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조형래([email protected])
2025.11.22. 14:20
방송 시청 후 작성된 리뷰 기사입니다. [OSEN=임혜영 기자] 백지영이 주우재의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랐다. 22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에서는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 10주년이 그려졌다. 이들이 준비한 10주년 기념 공연에 특별 게스트로 주우재가 등장했다. 주우재는 김숙 때문에 58kg이라는 루머가 돈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이영자는 “중학교 때 58kg이었다. 선생님이 회충약 먹으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김숙은 “먹는 거에 비해 안 찌는 것이다. 먹는 대로 쪘으면 커야 한다”라고 말해 이영자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주우재는 86년생이라고 밝혔고 이를 들은 백지영은 “내 남편이랑 한 살 차이다. 내 남편이 그럼 많이 늙어 보이는 것이구나”라고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이영자는 “너랑 살아서 그래”라고 디스했다. 백지영은 순간 분노하다가도 이영자의 말에 크게 공감한다는 듯 “그래서 내가 안 늙는구나”라고 셀프 디스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email protected] [사진]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임혜영([email protected])
2025.11.22. 14:12
<방송 시청 후 작성된 리뷰 기사입니다.> [OSEN=유수연 기자] ‘놀면 뭐하니?’가 이이경의 폭로 이후 첫 방송에서도 흔들림 없는 웃음을 이어갔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인사모(인기 없는 사람들의 모임)’ 멤버들의 단합 워크숍이 펼쳐졌다.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 이후 처음 전파를 탄 회차였지만, 제작진은 기존 밝은 톤을 그대로 유지하며 가벼운 웃음을 전했다. 이날 ‘인사모’ 멤버들은 인기 스타들이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공항 출근길을 콘셉트로 촬영에 도전했다. 카메라 플래시를 맞으며 포즈를 취하는 과정에서 멤버들은 서로의 패션을 지적하거나 장난을 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최홍만은 자신의 피지컬에 맞춘 거대한 가방을 들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대신 멘 멤버의 모습에 유재석은 “초등학교 때 이런 느낌 아니었겠냐”고 농담을 건네 폭소를 유발했다. 정준하의 ‘분노 모먼트’도 이날 방송의 재미 포인트였다. 주우재의 멘트 중 유재석이 “짝다리는 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하자, 정준하는 “멘트하는데 그걸 왜 지적하냐”며 가세했다. 이어 “자기 식구 감싸는 거 봐라. 남의 프로그램 가면 불편하다. 지들끼리 웅성웅성하고”라며 유재석을 향해 투덜대듯 불만을 쏟아내 분위기를 띄웠다. 최근 화제가 된 정준하의 ‘바가지 논란’도 다시 언급됐다. 허성태가 과거 식당에서 메뉴를 추천받고 모두 계산서에 찍혀 있었다고 폭로한 바 있는데, 정준하는 “추천만 했을 뿐, 절대 바가지가 아니다”며 억울함을 재차 호소했다. “정색하시는 거냐”는 멤버들의 장난에 “정색해야지! 안 씌운 걸 씌웠다고 하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어 “기자님들이 나보고 노양심 장사꾼이래”라며 자조 섞인 농담까지 더해 현장을 웃음으로 채웠다. 또 이날 최홍만의 ‘썸녀’가 촬영 현장에 방문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유재석이 “오늘 그분도 같이 왔다더라”고 밝히자, 멤버들은 “연예인이 썸녀를 촬영장에 데려온 건 처음 본다”고 놀라워하며 폭소했다. 최홍만은 “형이 보고 싶다고 해서 시간을 내 왔다”고 설명하며 조심스럽게 말을 아꼈다. 특히 이번 방송은 최근 이이경이 사생활 루머와 관련해 강경 대응을 예고하며, 동시에 ‘놀면 뭐하니?’ 제작진에게 하차를 권유받았던 과정과 면치기 강요 논란을 직접 언급한 직후 전파를 탔다. 앞서 이이경은 SNS를 통해 “루머가 사실이 아님에도 하루 만에 하차 권유를 받았다”며 서운함을 드러냈고, “면치기 역시 내가 하기 싫다고 말했음에도 제작진이 강요했다”고 폭로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제작진은 사과문을 통해 “출연자를 보호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이었다”며 면치기 연출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고, 루머가 커진 상황에서 프로그램 특성상 함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하차를 제안했다고 설명한 바. 그런 여파 속에서도 이날 방송은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기존 예능의 페이스를 회복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email protected] [사진] 방송 캡처 유수연([email protected])
2025.11.22. 14:03
기다리던 귀향 / Preparing to Go Home 부모님이 점령기 동안 중국 귀환을 언급하지 않으신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나도 시내의 다양한 중국인 가정에 친숙해지면서 그 생각을 떠올리지 않고 지냈다. 학교와 그린타운 친구들로부터 차단되면서 이포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그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게 되었다. 열한 살에서 열네 살까지 자라나는 시간을 통해 나 자신을 ”이포의 중국인“이라 할 수 있는 존재로 여기게 되었다. 가족 간에 방언을 쓰고 불교나 도교 민속신앙을 따르는 사람들과는 아직 거리가 있어도, 내 상상력이 받아들인 영국 소설의 세계를 떠올려보면 내가 무엇이 아닌지는 알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식으로 시내에서 사귀게 된 새 친구들과 편안하게 어울릴 수 있었고 아버지의 공부방에 함께 하는 친구들과 특별히 가까워졌다. 전쟁이 끝나는 순간 우리 가족이 특이한 부류에 속한다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그린타운에 살던 시절보다 덜 특이하게 느껴진 것은 중국에 가겠다는 다른 중국인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개 친척 방문 정도였고 영구 귀국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여비가 마련되는 대로 떠나야겠다는 부모님 말씀에 나는 아무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늘 바라보던 길이었고 그 길을 바꿀 아무런 이유도 없었다. 착한 아들답게 나는 이포와의 작별을 위해 마음을 가다듬었고 그 관점에서 그곳 생활을 되돌아보았다. 일종의 상실감과 새로운 생활을 바라보는 흥분이 엇갈렸다. 우리의 중국 귀환은 확실한 일로 느껴졌고, 이 계획을 학교의 모두에게 알리기로 마음먹었다. 우리 중에는 점령기 동안 변화를 겪은 사람이 많았고 우리의 경험에는 많은 재조정이 필요했다. 내가 겪은 제일 뚜렷한 변화는 1941년의 본과 5학년 급우들과 멀어진 것이다. 1945년 10월에 본과 8학년에 들어간 학생은 나 외에 몇 명 안 되었고 1946년 1월 졸업시험을 치른 학생 중 제일 어린 세 명 중 하나였다. 그래서 같은 반 33명 급우 중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대개 전쟁 전에 상급반에 있던 학생들로 나보다 여러 살 더 많은 사람도 있었고, 다행히 학급의 ”애기“인 내게 모두들 친절했다. 내 최대 약점은 물리-화학이었다. 과학 담당 제가다손 선생님은 마드라스대학 출신의 인도인으로 성실한 분이었는데 우리 학교에 실험시설이 없어서 1주일에 한 번 기초적 실험을 위해 구시가의 성 미카엘 학원에 가야 했다. 수학 담당 웅켁초우 선생님은 뛰어난 교사였지만 나는 미적분 이해를 위해 따로 도움을 얻어야 했다. 내가 버틸 수 있는 유일한 과목은 영문학이었다. 뎀시 선생님은 좋은 분이고 셰익스피어의 〈멋대로 하세요〉 낭송과 연기를 즐겼지만 케임브리지 졸업시험의 다른 참고문헌인 조지프 콘래드의 〈나시서스 호의 깜둥이〉나 알렉산더 킹레이크의 〈이든〉에는 관심이 적었다. 두 책 모두 내가 좋아한 것은 지도책을 들여다보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아끼던 지도책을 전쟁 중에 잃어버려서 새로 샀다. 책에 나오는 신기한 장소들을 지도에서 찾아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영국 작가들이 제국의 영향력을 온 세계에 퍼뜨리던 관리와 사업가들 못지않게 범세계적 존재였음을 알게 되었다. [역주: 〈Nigger of the Narcissus〉는 콘래드의 1897년 소설. 봄베이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상선에서 일어난 일을 그렸다. 〈Eothen〉은 여행작가이자 역사학자인 킹레이크(1809-1891)가 1844년 발표한 오리엔트(시리아-팔레스타인-이집트) 여행기다.] 그런데도 지리와 역사 같은 과목에는 흥미가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궁금한 것은 각 장소가 무엇으로 가장 유명한가 하는 것뿐이었다. 특히 지도에 붉은색으로 표시된 장소(대영제국의 판도) 중에서. 역사에 관해서는 아버지와 함께 읽은 글에서 본 중국사의 극적 사건들이 대영제국 건설의 역사보다 재미있고 의미도 깊다는 생각을 하던 생각이 난다. 졸업까지의 15개월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내가 얼마나 학교가 그리웠는지 모르고 지냈었다. 모든 활동에 참여하고 싶었다. 호국단에 가입해 목총을 지급받고 학교 주변을 행진했다. 배드민턴에서는 학교 선수단에 거의 뽑힐 뻔했으나 다른 종목에서는 그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크로스컨트리 경주를 열심히 해서 결승전에서 자랑스러운 2등으로 들어왔다. 변론반에 가입해서 타이핑의 에드워드7세 학교 팀에게 이기기도 했다. 매주 몇 편씩 영화를 보는 틈틈이 시내 노동자들의 쟁의 원인을 알아보기도 했다. 그 위에 중국어 시험 준비도 했다. 난징에 간 뒤에나 치르게 될 시험이었다. 그러나 졸업시험 준비에는 충분한 시간을 쓸 수 없어서 간신히 낮은 1급이라도 딴 것이 다행이었다. 대학 진학을 위한 최소 자격이었다. 그 와중에 아버지가 시키신 일 하나는 아주 감동적이면서 슬프기도 한 일이었다. 그분이 수십 년간 지으신 시 대부분이 전쟁 중 여러 차례 이사하는 동안 없어졌다. 남은 것을 모아 인쇄하기로 결정하셨다. 등사기를 쓰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어서 내게 스텐실지에 베껴 쓰게 하셨다. 내 해서(楷書) 글씨체를 인정하신 것이다. 나는 이 인정이 매우 자랑스러워서 시작 전에 몇 시간 연습했다. 결국 조심스러운 작업으로 아버지 시를 모두 써냈다. 아버지는 그 결과에 만족해서 시내의 최신 등사기로 인쇄해 왔다. 친구들에게 돌렸는데, 몇 부나 찍어 몇 부나 돌렸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 묶음에 ”척재신여고(惕齋燼餘稿)“란 소박한 제목을 붙이고 보존을 위해 아들에게 필사를 맡겼다고 서문에 적으셨다. 그분이 돌아가시자 어머니가 그 내용을 추모집에 넣으셨고. 30년 후 내가 재쇄를 찍었다. 그분을 그만큼 가까이 한 일, 그분의 내면에 가장 깊이 접근했던 그 일은 내 마음에 깊은 감동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분 시의 감성과 품격을 내가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분이 그토록 좋아하시던 고전 시문을 내가 따라 쓰지 못하게 된 것은 슬픈 일이다. 페락 주정부는 대부분 공무원의 밀린 임금을 지불할 방침을 세웠고, 1946년 초에 아버지가 받은 돈으로 중국행 여비가 충분했다. 그러나 내 중국 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중등과정을 마쳐야 했다. 이 자격 없이 중국에 가면 그곳 학교를 다니고 졸업장을 따야 했다. 아버지는 내가 케임브리지 졸업시험을 치른 다음 그 자격증으로 난징 당국의 중학 졸업 인정을 받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해서 귀국 계획을 늦췄다. 1947년 3월에 1급 판정이 나왔다. 아버지는 바로 선표를 예약해서 6월에 우리는 상하이로 가는 우편선 ”카르타고“호에 탔다. 이포를 떠나 미지의 곳으로 향하던 내 마음을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순응의 마음과 불확실성이 뒤섞여 있었을 것이다. 어머니가 70세 되셨을 때 그 기억을 적으신 것이 있다. 내게 해주신 말씀이지만 언젠가 내 자식들에게도 전해줄 것을 기대하신 말씀일 것이다. 내 이야기의 이 단계를 상하이행 항해에 관한 어머니의 말씀으로 마무리하겠다. 순탄한 항해로 겨우 닷새 만에 상하이에 도착했다. 네 아저씨와 아주머니들이 우리를 마중하러 부두에 나왔다. 헤어진 동안 겪은 일들이 너무 많아서 다시 만났을 때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몰랐다. 행복한 웃음을 터뜨릴 뿐이었다. 네 종조모님이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러 상하이에 와 조프르 가의 넉넉한 집에 머물고 계셔서 우리도 거기서 지냈다. 네 아버지는 사촌동생의 결혼식이 너무 사치스럽다고 생각해서 참석하고 싶지 않아 하셨다. 난징에 꼭 봐야 할 급한 일이 있다고 핑계를 대고 너를 데려가셨다... 남양에 오래 살다가 온 나는 옷도 수수하고 낡아 멋진 것이 없고 보석도 전혀 없었다. 결혼식에서 내 모습은 시골뜨기 같았을 것이다. 그래도 나로서는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끝에 몇 글자로 드러내신 감정은 어머니가 어떤 분이셨는지, 내게 한결같았던 그분 모습을 보여준다. 귀환이 그분에게 무엇을 뜻하는 것이었는지 이 한 문장이 말해 준다. [Wang Gungwoo, 〈Home is Not Here〉(2018)에서 김기협 뽑아 옮김] 김기협([email protected])
2025.11.22. 14:00
유병장수 시대, 어떤 건강기능식품을 택해야 더 팔팔하게 살 수 있을까. ‘저속 노화 전도사’로 알려진 정희원 서울시 건강총괄관(전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더니 “명승권 교수에게 물어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자타가 공인하는 영양제 회의론자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와 인터뷰를 했다. 명 교수는 2015년 출간한『비타민제 먼저 끊으셔야겠습니다 』에서 “사람들이 건기식을 먹으면 안 먹을 때보다 건강에 조금이라도 도움될 거라고 막연히 믿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적 통념을 꼬집었다. 10년이 지난 요즘, 10가구 중 8가구 이상이 건기식을 구매하는 시대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건기식 품목만 4만 개를 넘었다. 명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영양제를 잘못 먹으면 오히려 사망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 먹고 있는 영양제는 건강을 위한 올바른 투자일까, 의미 없는 지출일까. 꼭 알아야 할 영양제의 오해와 진실, 선택 기준을 명 교수와 함께 짚어봤다. 영양제 효과 따져봤더니 Q : 방송이나 SNS를 보면 의·약사의 영양제 추천이 끊이지 않는다. A :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연구를 종합하면 과일과 채소를 골고루 자주 먹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이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0~30% 낮고 평균수명도 더 길었다. 영양제는 이런 과일·채소의 영양 성분을 한 알로 간편하게 섭취하자는 발상에서 나왔다. 하지만 과일·채소로 섭취할 때와 영양제 형태로 먹을 때의 건강 효과는 같지 않다. Q : 영양제의 효과가 없다는 말인가. A :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여러 임상 결과를 종합한 ‘메타 분석’에 따르면 비타민C·비타민E·베타카로틴·셀레늄과 같은 항산화 보충제를 먹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5% 높았다. 칼슘 보충제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15% 높인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하지만 주변의 권유나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 등 쏟아지는 정보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영양제의 ‘배신’을 짚어 온 명 교수는 영양제를 선택하는 기준이 단 하나라고 강조한다. 과연 어떤 기준일까. 영양제를 먹지 않는다는 명 교수는 식단을 특별히 잘 지키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가 밝힌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의학적으로 근거가 확실한 방법’은 어떤 내용일까. 아래 링크에서 더 보실 수 있습니다. 4만여개 영양제 다 뒤졌다…“이 병 생긴다” 암 전문의 팩폭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0907 헬스+ 더 건강해지는 정보 “내 아들 성장주사 없이 180㎝” 키 영양제 파는 그 의사의 진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2704 비명 터지는 유방암 검사실…아파도 사망률 19% 낮춘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9774 아빠 입냄새, 치매 신호라고? 뇌까지 파고든 ‘좀비균’ 정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7044 잠들면 뇌 청소부 깨어난다…치매 막는 단 90분의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3309 뻐근해서 눌렀다가 실명했다, 전문가 기겁한 ‘이곳’ 마사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5177 “위고비 성공, 췌장염 피했다” 술 마시며 20kg 뺀 의사 꿀팁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6630 채혜선([email protected])
2025.11.22. 14:00
뉴 로컬, 비 로컬 ‘지방 소멸 위기, 로컬 산업이 해결할 수 있을까?’ 지역 기반으로 시작해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글로컬’ 브랜드가 나오는 요즘, 로컬은 지역 고유의 가치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시키는 미래의 라이프스타일 산업입니다. 비크닉은 이러한 잠재성에 주목, 지역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키워가는 브랜드·크리에이터·이벤트를 집중 조망하고자 합니다. 새로운 시리즈 ‘뉴 로컬, 비 로컬’를 통해 정부·지자체·기업 등이 참여하는 새로운 지역 활성화의 움직임도 담아냅니다. “옷은 기억의 그릇이고, 피부에 닿는 것은 사람에게 영향을 줍니다.” 영화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한 행사장에서 ‘옷장은 시간이 쌓아 올리는 것’이라며 꺼낸 말입니다. 엄마에게서 물려받은 스웨터나 혼수품으로 선물 받은 코트, 면접 때 입고 간 정장처럼 누구에게나 두고두고 소중한 옷이 있기 마련일 텐데요. 쉽게 사고 버리는 패스트패션에 지친 요즘 세대 역시 엄마 옷장에서 빈티지 옷을 찾거나 뜨개처럼 포근한 느낌의 ‘그래놀라 룩’에 관심을 갖기도 합니다. 지난 8일부터 16일 사이 서울 계동에서 열린 양모 의류 브랜드 ‘한림수직’의 팝업은 이런 의미에서 눈길을 끈 행사였어요. 한림수직은 1959년 제주에서 시작해 70~80년대 고급 양모 스웨터로 명성을 날리다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지난 2021년 브랜드의 가치를 알아본 기획자들에 의해 부활에 성공했어요. 첫 복원 펀딩 때 며칠 만에 1억원 어치가 매진됐고 매년 성장한 결과, 5년 동안 10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독보적인 기술과 오랜 시간 변형되지 않는 품질을 기반을 둔 한림수직의 이야기를 전하는 자리입니다. 이를 위해 고객에게 기증받은 오리지널 제품과 그 속에 담긴 가치를 조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어요. 또 서울 일정이 끝나면 21일부터 12월 9일까지 제주 디앤디파트먼트를 거쳐 12월 27일 일본 도쿄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에서 이어집니다. 다음 해 오스트리아 편집숍과 협업도 기획하며 글로벌 진출의 밑그림도 그리는 중이죠. 제주 로컬 브랜드로 시작해 무대를 넓히는 한림수직이 지금 새삼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 브랜드가 일깨운 제주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 제주에서 한림수직은 단순한 스웨터 혹은 패션 브랜드가 아닙니다. 도민들에게는 특별한 추억과 어머니와의 기억 그 자체죠. 한림수직 재생 프로젝트를 기획한 제주 콘텐트그룹 재주상회 고선영 대표는 “브랜드 하나를 복원한다는 의미 보다는 지역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임을 강조하면서 “많은 제주도민이 한림수직이라는 말만 들어도 눈시울이 붉어진다”라며 지역에서의 특별한 존재감을 설명했어요. 당시 평균 월급의 70% 정도로 비쌌기 때문에 부녀자들이 ‘옷 계’를 해서 사 입었던 옷이고, 결혼식이나 가족 행사처럼 중요한 날 꺼내 입었다고 합니다. 자식에게 대물림하는 경우도 많아 엄마 냄새와 추억이 켜켜이 쌓인 상징적인 옷인 거죠. 전시장에 걸린 오리지널 아이보리 스웨터는 엄마의 유품을 30년 동안 간직한 서울의 한 기증자의 것입니다. 세월이 지났지만 보풀 없이 모양은 그대로고 빈티지한 기품만 깃들었죠. 좋은 옷의 가치를 시간이 증명하고 있는 겁니다. 물질 말고 돈 벌 수 있는 자립책...아일랜드 신부의 ‘한 수’ 그런데 제주에서 어떻게 고품질의 양모 스웨터를 만들게 된 걸까요. 시작은 ‘살아남기 위해서’ 였습니다. 1954년 아일랜드에서 제주로 부임한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 신부(1928-2018)는 척박한 환경에서 사람들이 섬을 떠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부산으로 일하러 떠난 동네 소녀가 몇 달만에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게 큰 충격이었죠. 그는 성이시돌목장을 설립해 양을 기르고, 고향의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수녀 3명을 초빙해 제주 여성들에게 직조기술을 전수했습니다. 섬나라인 아일랜드는 양모 산업과 전통 수공예가 발달했는데 특히 다이아몬드 모양의 꼬임새인 ‘아란’ 무늬로 유명합니다. 제주에서 자란 양의 털은 품질이 좋았고, 여기에 촘촘하고 완벽한 손기술이 더해져 명품 니트 제품으로 거듭납니다. 한림수직은 제주 칼호텔과 서울 조선호텔 아케이드에 매장이 있었는데 고급으로 소문나 품귀현상을 빚었죠. 목장의 양은 처음 35마리에서 1만 마리로 늘었고, 전성기 한림수직 근무자가 1300여 명이나 될 정도로 지역 자립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변했고 외국산 저가 양모와 화학섬유에 밀려 47년만인 지난 2005년 폐업하게 됩니다. 일본 중고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던 스웨터…기술 복원 넘어 기억을 복원하다 제주 로컬 매거진 ‘인(iiin)’을 발행하는 재주상회는 2020년 봄호를 통해 한림수직의 발자취를 세상에 소개했습니다. 당시 고 대표는 일본 중고시장에서 한림수직 빈티지 스웨터를 찾는 마니아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이 발동했다고 해요. 시대가 변해도 누군가에 옷장에서 생명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성이시돌목장이 전신인 이시돌농촌산업개발(마이클 리어던 조셉 신부·이사장)과 손잡고 당시 한림수직 제품을 만들던 장인을 수소문해 니트류 일부를 복원해 냅니다. 결과는 성공이었죠. 손으로 한 땀 한 땀 짜내야 하는 작업 특성상 제작 과정에 한 달가량 소요되지만 수요가 많아 2027년 주문까지 마감됐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지금 제주에서는 전문 수제자를 양성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솜씨 좋다는 뜨개 강사도 한림수직의 스웨터를 구현하려면 6개월은 소요될 만큼 기술이 까다롭고 고난도라고 하는데요. 장인이 직접 전수하는 스쿨 과정을 통해 2022년부터 지금까지 전문 니터(뜨개 제작자) 16명을 양성해 냈어요. 이제 젊은 뜨개인들이 기술과 장인정신을 이으며 새로운 한림수직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전통이라는 오래된 미래 역사를 잇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성도 브랜드의 해결 과제입니다. 한림수직은 천연 양모를 취급하고 재고를 남기지 않는 적정 생산으로 친환경 제작 방식을 실천하는데요. 당장 수요가 많다고 해서 제주 목장의 양 개체 수를 억지로 늘리지 않고, 윤리적인 원칙으로 털을 채취합니다. 여기에 재생 울을 혼합한 한림수직 전용실을 개발했죠. 오늘날 관점에서 브랜드를 재해석한 부분도 있습니다. 제조 기술이 높아진 덕에 기계로 짜는 니트 라인을 개발하고, 넥워머나 니트 백처럼 요즘 수요 높은 액세서리 아이템도 만들죠.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니트 디자인은 도안으로 개발해 제품의 명확한 기준을 세웠습니다. 최근 뜨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취미인을 대상으로 하는 니팅 클래스나 뜨개 워크숍·지역 여행·휴식을 합친 ‘니팅 리트릿’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또 디앤디파트먼트 같은 지역 특화 브랜드, 창작자와 협업을 통해 타깃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죠.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옷이 배달되는 시대에 한림수직의 존재는 편리함이나 욕망보다 삶의 가치를 생각하게 합니다. 양모부터 완제품까지,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느리지만 촘촘하게 성장을 일군 이 브랜드의 행보가 어디까지 닿을지 궁금해집니다. Interview 재주상회 고선영 대표 브랜드 복원 후 5년이 지났다. “한림수직을 기억하는 세대와 이야기에 매료된 사람들의 많은 성원 덕분에 매년 성장을 거듭했고, 이제 5년 차 브랜드로서 확장을 준비 중인 단계다. 태생이 콘텐트 기업이다 보니 처음 해보는 일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고, 유통 확장에 대한 고민도 있다. 한림수직의 결과물은 니트 제품이지만 한편으로는 지역의 이야기와 가치를 전하는 매개체다. 이번 전시에서 ‘기술 복원’을 넘어 제주의 일상과 문화가 담긴 ‘기억의 복원’을 내세운 이유다.” 각 가정에서 물려져 온 옛 스웨터와 담요를 전시했다. “서울 전시에서는 전통, 복원, 재해석의 과정을 하나의 서사로 엮고 옛 고객들이 오랫동안 간직한 제품 13점과 사연을 소개했다. 기증품을 받고 놀라웠던 건 품질이었다. 90년대 제작된 아이보리 스웨터를 보면, 형태의 틀어짐이나 보풀 하나 찾을 수 없다. 주요 제품 중 하나인 도톰한 무지개 담요는 새것처럼 곱고 지금 봐도 세련됐다. 실제 복원하려고 보니, 직조 방식이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워 구현할 수 있는 곳이 국내에 단 한 곳도 없었다. 우리도 복각하는 데만 반년이 걸렸다.” 도쿄에서 팝업을 열게 된 계기는. “문화권마다 니트를 이해하는 방식에서 조금 다른 결이 있다고 느낀다. 섬나라에서 양모 스웨터는 어부의 옷이었다. 양모 자체가 방습이나 방풍에 강하기 때문에 잘 짜인 니트는 강한 파도와 바람에도 체온을 보호하는 최고의 작업복이었던 셈이다. 아일랜드에서 양모 니트 제작기술이 고도화한 것도 그런 배경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양모 스웨터라고 하면 추운 겨울이나 고급 옷이라고 떠올리는 것과 달리, 조금 더 보편화한 인식이 있다. 일본에 한림수직을 소개하고 싶은 이유다. 다이칸야마에 소재한 츠타야 티사이트에서 단독 전시 및 팝업과 함께 뜨개 워크숍을 열 예정이다.” 양모 수급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한림수직을 복원하는 시점에 성이시돌목장에 남은 양은 70~80마리였다. 양은 일 년에 한두 번은 꼭 밀어줘야 하는데 그 털을 다 모으면 300kg 정도 된다. 그 털을 다 모아 양털 세척 공장을 거친 뒤 원사 제조 업체에서 실을 만든다. 아직은 양모가 부족하다 보니 재생 울을 섞는데, 스웨터를 만들기 위한 실은 꼬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한림수직 전용실을 만들게 됐다. 오늘날 대부분 옷은 수입한 실로 만들기 때문에 국내 양모로 만드는 옷은 한림수직이 유일하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비효율적이긴 하지만 ‘품질은 생명’이라는 한림수직의 뜻을 이어 첫해부터 양모 100%를 고수한다.” 잊힐뻔한 한림수직의 뜨개 기술도 전수되고 있는데. “3년째 니팅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예전에는 도제식으로 사람이 직접 가르치는 방법으로 기술이 전수됐다. 혹시 대를 이을 사람이 없더라도 이 니팅 법이 사라지지 않게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조만간 도안 집이 나올 예정이다. 일반인들을 위한 DIY 키트도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한림수직을 남기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앞으로의 한림수직은. “우리는 전통을 복원하지만 늘 미래를 고민한다. 의미만 있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적으로 가능성을 보여줘야 누군가 우리를 보고 또 시도하지 않을까. 지역의 지속가능성은 ‘지역 다움’에서 시작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로컬 정체성이 확실한 브랜드가 성공하는 사례가 더 많아져야 하는 이유다.” 이소진([email protected])
2025.11.22. 14:00
방송 시청 후 작성된 리뷰 기사입니다. [OSEN=임혜영 기자] 배우 박은석이 드라마 '펜트하우스' 캐릭터 비화를 밝혔다. 22일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이하 아형)에는 전 농구선수 전태풍, 배우 박은석, 가수 손태진, 정진운이 출연했다. 박은석은 ‘펜트하우스’ 로건 리 캐릭터 탄생 비화를 밝혔다. 박은석은 “원래는 하 박사 역이었다. 중학생 딸이 있는 캐릭터인데 이미지가 맞지 않아서 안 됐다. 대본 리딩 후 회식 분위기가 안 좋았다. ‘나는 잘렸다’ 이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가님이 사무실로 오라는 것이다. ‘영어 할 줄 아냐. 웃길 수 있냐. 망가질 수 있냐’ 하더라. (이후) 동대문 가서 안경 사고 이도 치과도 가서 맞췄다”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사진] JTBC ‘아는 형님’ 임혜영([email protected])
2025.11.22. 13:56
[OSEN=이인환 기자] MLS이 결국 ‘대륙급 충돌’을 손에 넣었다. 손흥민(LAFC)과 토마스 뮐러(밴쿠버)의 재회. 유럽을 흔들던 두 영웅이 북미 리그에서 처음 맞붙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리그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LAFC는 오는 23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BC 플레이스에서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MLS컵 준결승을 치른다. 밴쿠버는 일찌감치 ‘매진’을 선언했다. 경기 하루 전부터 이미 5만 3000석 이상이 모두 팔렸고, MLS 역시 “뮐러가 손흥민을 의식하며 경쟁심을 드러내 분위기를 더 달궜다”고 공식 채널을 통해 알렸다. 유럽 무대에서 수차례 격돌했던 두 슈퍼스타가 MLS에서 다시 만나는 순간—그 자체가 콘텐츠이고, 그 자체가 흥행이다. 두 선수의 서사는 이미 너무도 풍부하다. 손흥민은 함부르크·레버쿠젠·토트넘을 거쳐 유럽 정상급 윙어로 자리 잡았고, 뮐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25년을 보내며 분데스리가 13회 우승,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포함해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북미에서의 맞대결은 첫 경험이다. 서로 시즌 중반에 합류했음에도, 두 선수는 즉시 팀의 공격 엔진이라는 걸 증명했다. 뮐러는 10경기 9골 4도움, 손흥민은 12경기 10골 4도움—전성기를 그대로 MLS에 옮겨놓은 듯한 기록이다. 준결승을 앞두고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건 뮐러의 입담이었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뮐러의 인터뷰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손흥민은 독일 시절에도 항상 위험한 선수였다. 하지만 그때 우리는 늘 우위였다. 8-2, 9-1 같은 경기들이 떠오른다”라고 도발한 것. 이 발언은 곧바로 팬들 사이에서 ‘도발’로 해석됐다. 손흥민이 분데스리가 초창기 시절 바이에른에 참패했던 기억을 굳이 꺼낸 이유가 무엇이냐는 반응이 터졌다. 하지만 뮐러는 즉시 톤을 바꿨다. 그는 “그건 오래전 이야기다. 지금은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손흥민은 LAFC에서 절대적인 공격수이고, 나 역시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밴쿠버의 전략까지 “LAFC는 손흥민과 부앙가에게 공격을 많이 의지한다. 둘을 묶어야 승산이 생긴다”라고 안급했다. 사실상 LAFC의 ‘흥부 듀오’를 봉쇄하는 것이 밴쿠버의 핵심 플랜임을 인정한 셈이다. LAFC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구단은 손흥민이 입단 당시 남겼던 인터뷰 영상을 공식 SNS에 다시 올리며 묘하게 맞대응했다. 영상 속 손흥민은 차분하지만 단단했다. 그는 “저를 필요로 하는 팀에서 뛰고 싶었다. LAFC는 저를 원했고 저는 그 기대에 모든 걸 쏟아낼 준비가 돼 있다. 저를 걱정할 이유는 없다. 팬과 팀을 위해 넘지 않을 선도 넘겠다”고 다짐했다. 뮐러의 ‘추억 소환’과 정반대의 메시지를 던지며, 현재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 스스로 증명하겠다는 의지였다. MLS은 이런 상황을 지켜보며 “스타들이 부딪힐 때 리그는 성장한다”고 평가했다. 손흥민과 뮐러의 충돌은 단순한 준결승 매치가 아니다. MLS이 오랜 세월 꿈꿔온 ‘글로벌 빅매치’의 실체에 가깝다. 유럽을 대표하던 두 슈퍼스타가 북미 무대에서 MLS컵 결승 티켓을 두고 싸운다는 건 리그의 위상을 끌어올릴 극적인 서사다. 손흥민이 MLS에서 새로운 왕좌를 노릴지, 뮐러가 ‘독일 전설’의 클래스를 북미에서도 증명할지—모든 시선이 23일 BC 플레이스로 향한다. 이 경기는 이미 북미 축구를 넘어 전 세계가 지켜보는 ‘MLS의 분기점’으로 자리 잡았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2025.11.22. 13:44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메르츠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에게 이렇게 물었다. “대한민국의 대(對) 중국 인식에 대해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대(對) 중국 전략을 현재 고심 중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양국 간에 여러 가지 분야에서의 경제 협력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지난 5월 메르츠 총리는 독일 기업들이 과도하게 중국에 의존할 경우 공급망과 기술 보안 측면에서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그는 또 국제질서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러시아·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독재의 축’의 갈등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배경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질문한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독일이 먼저 간 길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독일의 경험으로 배울 게 많이 있다”며 “어떻게 그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 독일을 이뤄냈는지, 우리 대한민국은 거기서 경험으로 배워서 대한민국도 그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숨겨놓은 노하우 있으면 꼭 알려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메르츠 총리 역시 웃으면서 “비밀 노하우는 없다”고 답했다. 메르츠 총리는 “한반도와 주변의 상황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북한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많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독일에 약 850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유럽 진출의 거점국이자 유럽 내 최대 교역국으로서 꾸준한 협력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유럽 국가들이 방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방산 강국’ 독일과 한국 기업들의 협력 심화에 메르츠 총리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독일 정상회담 직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을 내년 한국으로 국빈 초청했다. 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올해 9월에 방한하려다 못했는데, 내년은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인 특별한 해인 만큼 꼭 방한해주길 바란다. 국민과 함께 국빈으로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내년 방한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고, 이 대통령은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대면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서 “그때 마크롱 대통령이 제 옆자리에 앉았는데, 그 모습을 담은 영상이 대한민국에서 매우 유명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와 대한민국은 특별한 관계인데, 오늘 회담을 계기로 정말 각별한 관계로 더 발전하면 좋겠다”며 “양국의 관계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더 격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민국이 (북한의) 남침으로 위기를 겪을 때 파병을 통해 지원해 준 점에 대해 다시 감사드린다”며 “프랑스 대혁명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G7에서 잠깐 마주칠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에 회담하게 돼 기쁘다”며 “양국은 안보·인공지능(AI)·우주·원자력발전·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 문제 등 핵심적 사안에 대해 명백하고 일관성 있는 입장을 유지해주는 점에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윤성민([email protected])
2025.11.22. 13:36
[OSEN=서정환 기자] 혼혈선수 옌스 카스트로프(22, 묀헨글라트바흐)가 분데스리가서 맹활약했다.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는 23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하이덴하임 보이스아레나에서 개최된 2025-26 분데스리가 11라운드에서 홈팀 하이덴하임을 3-0으로 물리쳤다. 3승3무5패의 묀헨글라트바흐는 리그 11위를 달렸다. 1승2무8패의 하이덴하임을 최하위다. 국가대표 2연전을 마치고 소속팀으로 복귀한 카스트로프는 묀헨글라트바흐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했다. 카스트로프는 89분을 잘 뛰고 교체됐다. 묀헨글라트바흐는 전반 46분 딕스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 10분 타바코비치의 추가골이 터졌다. 후반 31분 일본선수 마치노 슈토의 세 번째 골까지 터지면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3-3-2-2의 오른쪽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카스트로프는 평점 7.3점의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유효슈팅도 1회 때렸고 빅찬스도 1회 만들었다. 가나전 선발로 나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을 때와 달랐다. 카스트로프는 문제로 지적된 패스성공률이 81%였다. 특히 파이널 서드에서 80%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홍명보 감독이 문제로 지적한 롱패스는 성공률이 20%로 여전히 저조했다. 카스트로프는 걷어내기 3회, 그라운드 경합 성공 75%, 태클 성공 75%로 수비도 괜찮았다. 카스트로프는 가나전 미드필더 권혁규와 호흡을 맞춰 선발로 출격했지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결국 그는 전반전 45분만 뛰고 교체됐다. 홍명보 감독은 “옌스와 권혁규 미드필드진이 전반전에 잘 되지 않았다. 후반전 서민우와 김진규도 첫 조합이었는데 잘 맞았다. 거기서 경기운영의 차이가 나왔다”면서 카스트로프의 부진을 지적했다. 경기 후 만난 카스트로프는 “오늘 내 활약에 행복하지 않다. 소속팀에서 받은 레드카드 때문에 리듬을 잃은 것 같다. 클럽과 대표팀에서 다른 포지션에서 뛰고 있다. 그래서 오늘 좀 부진했던 것 같다.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자책했다. 카스트로프가 대표팀에서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다. 다만 대표팀이 3-4-3을 주로 썼다. 카스트로프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다. 좋은 선수라면 감독이 하는 어떤 주문이라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해 국가대표팀 경기는 모두 끝났다. 내년 3월이 첫 소집이다. 카스트로프는 그전까지 분데스리가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 / [email protected] 서정환([email protected])
2025.11.22. 13:29
[OSEN=백종인 객원기자] 시즌이 끝났다. 이맘 때면 쉬는 시간이다. 그런데 바쁘다. 그것도 엄청 많이. 시간을 쪼개서 써야 할 정도다. 그런 선수가 있다. 월드 스타 오타니 쇼헤이(31)다. 이게 다 광고 때문이다. 지금 찍어 놔야 앞으로 1년을 더 쓴다. 그러나 1~2개가 아니다.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무려 21개나 된다. 일일이 열거하는 것도 숨이 찰 지경이다. 포르셰(자동차), 일본항공(JAL), 미쓰비시 UFJ 은행, 세이코(시계), 뉴발란스(신발), 코나미(게임), 웰나(식품), 이토엔(음료), ECC(어학원), 랩소도(스포츠 기기), 바이토루(구직 앱).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Topps(베이스볼 카드), 던롭(스포츠), KOSE(화장품), 니시카와(침구류), 반테린(제약), 휴고 보스(의류), 오클리(선글라스), Beats(오디오), 와코르(속옷). 등등이다. 그러다 보니 촬영 일정이 빡빡하다. 일단 몰아서 찍어야 한다. 대개 12월에서 1월 사이에 스케줄을 잡는다. 한 제품에 보통 며칠 혹은 몇 주가 걸리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갑 중의 갑에게는 그럴 수 없다. 예년 기준으로 업체 1곳에 4시간이 할당된다. 그 안에 OK 컷을 뽑아내야 한다. 하지만 이젠 그것도 감당이 안 된다. 21개 업체로 늘어난 탓이다. 그래서 특단의 조치가 단행된다. 일본 매체 뉴스 포스트 세븐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오타니 측이 제시한 조건은 업체당 2시간이다. 작년의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그 안에 후다닥 장면을 담아내야 한다. 그나마도 감지덕지다. 사실 시즌 때 경기 장면을 대충 짜깁기해도 그만이다. 그러나 그건 당사자가 용납하지 않는다. “광고 모델로 고액을 받는다. 그만큼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는 게 도리다. 적어도 따로 시간을 내서, 콘티에 맞게 새로운 영상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원칙을 지키고 있다. NPB 시절에도 톱스타였다. 그때 광고료는 연간 2~3억 엔(약 19억~28억 원) 정도였다. 이게 2023년 WBC 우승을 기점으로 훌쩍 올랐다. 1년에 5억 엔(약 47억 원) 수준이다. 최근에는 700만 달러까지 폭등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우리 돈으로 하면 100억 원이 넘는 셈이다. 덕분에 스폰서 계약으로 벌어들인 수입만 7000만 달러가 넘는다. 1000억 원 이상이다(2024년 미국 스포르티코 집계). 지연 지급되는 연봉 200만 달러(약 29억 원)는 푼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원하는 기업이 줄을 섰다. 하지만 본인이 생각해도 너무 많다고 느낀 것 같다. 더 이상은 늘리지 않는다. 때문에 이제나저제나 빠지는 곳을 기다려야 한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형국인 셈이다. 보통은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자기 나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LA에 머물고 있다. 일본에 가서 가족(부모, 형, 누나)과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 나타나는 곳마다 엄청난 인파가 몰릴 게 뻔하다. 때문에 일정 조정을 끝내 놓고 움직여야 한다. 심지어는 극비 귀국을 예측하는 미디어도 있다. 2024년에 취업 비자를 갱신할 때도 느닷없이 도쿄의 미국 대사관에 나타났던 일을 떠올린다. 어쩌면 전세기를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대한 비공개를 유지하며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 [email protected] 백종인([email protected])
2025.11.22. 13:27
'위키드:포굿' 올해 최고 흥행 조짐…첫주 수입 3천억원대 예상 북미 개봉일 기준 올해 최대 티켓 수입 기록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 '위키드: 포 굿'이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영화흥행수입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전날 북미 4천115개 극장에서 개봉한 '위키드: 포 굿'은 6천868만달러의 티켓 수입을 올렸다. 이는 올해 개봉작 중 종전 최고 기록을 쓴 '마인크래프트: 더 무비'(5천711만달러)를 넘어서는 수치다. '위키드: 포 굿'의 개봉일 흥행 성적에는 주중에 두 차례 진행한 시사회 매출도 포함돼 있어 개봉일 하루만 비교하면 '마인크래프트…'에 다소 못 미치지만, 북미 지역이 다음 주 추수감사절 연휴로 접어드는 것을 고려하면 강한 흥행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예매 현황 등을 바탕으로 추산한 23일까지의 첫 주 총수입은 북미 지역에서 1억5천150만달러(약 2천230억원), 북미 외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2억2천800만달러(약 3천356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와 데드라인 등은 전했다. 이는 지난해 추수감사절 직전 주말에 개봉한 '위키드' 전편(북미 1억1천250만달러)을 넘어서는 수치로, 역대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 가운데 최고 기록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위키드의 속편인 '위키드:포 굿'은 평단으로부터 대체로 전작보다는 냉랭한 평가를 받았지만,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극장 출구 조사에서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A' 등급을 받았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미나
2025.11.22. 13:25
미국 민주당에서 잠재적인 대선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미국은 여성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자신의 신간 『더 룩』 홍보 차 뉴욕시 브루클린 아카데미 오브 뮤직에서 가진 대담 자리에서다. 해당 영상은 15일 미셸이 운영하는 유튜브에 공개됐다. 미셸은 이날 “지난 선거에서 보았듯 안타깝게도 우리는 준비가 안 돼 있다”며 “그래서 나한테 ‘출마하라’는 말은 아예 꺼내지도 말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은 1988년 미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출신으로 199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2008년 남편이 대선에 뛰어들자 선거 운동에 적극 참여했고, 이듬해 45세에 영부인이 됐다. 미셸은 이어 “여러분은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도 성장해야 할 부분이 많고, 아쉽게도 아직도 여성의 리더십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니 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도 했다. 미국의 남성들이 여성이 지도자가 되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미셸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을때 교체 후보로도 거론됐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가 높다. 미국은 2008년 헌정 사상 첫 유색 인종 대통령을 배출했다. 미셸의 남편인 오바마 전 대통령이다. 오바마는 케냐 출신 미국 유학생이었던 흑인 아버지와 캔자스 출신의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여성 대통령은 아직이다. 2016년 대선에서 주요 정당의 여성 후보론 처음으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에 도전했지만 백인 남성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2024년 대선에서도 첫 인도계 흑인 여성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나섰지만, 결과는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였다. 미국 역사에서도 흑인 남성(1870년)이 백인 여성(1920년)보다 먼저 참정권을 가졌다. 한편 미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을 지낸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19일 CNN에 출연해 “왜 안 되느냐”며 미셸의 발언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제가 지도부에 출마했을 때도 사람들은 ‘누가 그녀한테 나가도 된다고 했어?’라고 했다”며 “아이고, 불쌍한 것들. 내가 당신들 허락받을 때까지 기다릴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펠로시는 “저는 미국인들이 (첫 여성 하원의장보다) 첫 여성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훨씬 더 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생각 자체가 너무 흥분되는 일이고, 전 세계에 전달하는 메시지도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행정부에서 특정 직책을 맡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남성들 사이에 ‘서열(pecking order)’이 존재하며, 이는 “공화당 측에서 여전히 실제로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위문희([email protected])
2025.11.22. 13:00
▶김민석 국무총리=“종묘 인근 개발은 국민적인 토론을 거쳐야 하는 문제다.” ▶오세훈 서울시장=“서울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국무총리와 공개 토론을 제안한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저하고 (토론)하자고 해라. 총리는 바쁘니까.” 최근 정치권에선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반대 진영의 정치인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하는 게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사건부터 서울 종묘 인근 재개발까지 논란이 있는 곳엔 반드시 토론 제안이 뒤따를 정도다. 이 같은 토론 제안이 대개 “깐족거리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방구석 여포냐” 등 상대방을 향한 비난으로 마무리되는 것도 일상화됐다. 다시 말해 “토론하자”는 말은 쏟아지지만 정작 진짜 토론이 성사되는 일은 드물다는 것이다. 가장 열성적으로 토론을 요청하는 사람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다.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이 벌어진 지난 12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전·현직 법무부 장관을 호명하며 “언제든, 김어준 방송 포함 어느 방송이든, 한 명 아니라 여럿이라도 저는 좋다”고 토론을 제안했다. 하지만 토론을 제안받은 상대는 호응하지 않거나 한 전 위원장을 비꼬는 방식으로 응수했다. 조 전 위원장은 “칭얼거림에 응할 생각 없다. 토론하자는 글을 쓰기 전에 수사받을 준비부터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역시 토론을 제안받은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닥치는 대로 (토론 제안을) 난사하는 데다 특유의 ‘깐ㅈ’(깐족) 태도가 여전하다”고 했다. 이에 한 전 대표가 “거대 여당 법무부 장관들이 방구석 여포처럼 이게 뭐냐. 모두 토론이 무서워서 도망간 장면”이라고 받아치며 수차례 설전이 이어졌다. 토론을 제안받은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합세해 “나랑 하자”고 외치는 경우도 빈번했다. 오세훈 시장이 종묘 재개발을 두고 김민석 총리에게 토론을 제안하자 박주민 의원은 자신과 토론하자며 “주거 공급도 좀 토론하고, 서울시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토론하자”고 했다. 박 의원은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하고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가능하다면 (박범계 의원과) 함께 (대장동 항소 포기) 토론을 좀 하고 싶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장동혁 대표 선거법 (재판)에서도 항소 포기했다고 하는데, 전형적인 물타기”라고 했다. 조상호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한동훈씨 자신 있으면 토론하자”, “한동훈씨! 티조(TV조선), 채널A 다 좋다. 자신 있음 토론하자”는 게시글을 페이스북에 연이어 올렸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토론 제안이 “소모적 설전”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각자가 몸값을 올리기 위해 토론을 제안하고 있는데, 실제로 할 생각이 있는 사람은 적을 것”이라며 “어차피 성사 안 될 게 뻔하니 이슈 몰이를 목적으로 공수표를 남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원색적 표현을 쓰며 ‘토론 하자’, ‘하지 말자’만 반복하니 정치의 품격도 떨어진다”고 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국회에선 원래 일상적으로 대화와 토론이 이뤄져야 하지만, 그게 안 되고 있다”며 “각자 자기에게 유리한 주제로, 일방적 얘기를 하기 위해 토론을 제안하니 변죽만 울리는 게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토론을 하면 유튜브 쇼츠 등으로 홍보할 수 있으니 그 목적으로 토론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변화한 미디어 환경의 여파”라고 분석했다. 조수빈([email protected])
2025.11.22. 13:00
" 뿌우~~. " 지난 19일, 그러니까 2025년 11월 19일. 나는 2시간의 항해를 마치고 모항(경남 진해 잠수함사령부)으로 돌아왔다. 잠수함 승조원이 부두에 홋줄을 걸자 경남 진해 잠수함사령부가 시끄러워졌다. 정박 중인 동료(다른 잠수함)들이 낸 기적(汽笛) 소리였다. 이날은 나의 마지막 항해였다. 동료들이 이를 축하하고자 기적을 울렸다, 내 이름은 ‘장보고’. 나는 전설이다. 대한민국 해군의 첫 잠수함인 내 군번(함번)은 SS-061. 장보고는 통일신라 시대 해상 무역을 개척한 영웅이다. 대한민국 해군은 바다를 장악한 장보고의 이름을 빌려 잠수함의 작전 능력을 상징하고, 국가 안보와 해양력 강화의 의지를 표현하려고 작명했다. 대한민국 해군의 잠수함 사업은 내 이름을 땄다. 그래서 나는 ‘장보고 가문’의 시조이기도 하다. 나를 시작으로 모두 22척의 해군 잠수함이 지어졌다. 가장 막내인 장영실함은 지난달 22일 진수됐다. (※다음 내용은 안병구 예비역 해군 준장과의 인터뷰, 정성 예비역 해군 대령의 『한국해군의 잠수함, 호위함, 초계함 탄생비화』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 88 올림픽 때문에 4년 늦어진 사업 나는 1988년 8월 3일 서독(지금의 독일) 킬의 HDW(지금의 tkMS) 조선소에서 잉태(건조착수)됐다. 잠수함 곳곳에 ‘Made in West Germany(서독에서 제조)’라는 마크가 붙어있다. 내가 잉태되기까지 많은 사연이 있다. 1970년대 북한은 옛 소련의 로미오급 잠수함을 잇따라 직도입하거나 면허생산했다. 대한민국 해군에게 비상이 걸렸다. 북한 잠수함을 상대하려면 대한민국 해군도 잠수함이 필요했다. 처음엔 미국의 마지막 재래식 잠수함인 탱급(1500t) 잠수함을 사 오려고 했다. 그런데 탱급 잠수함은 1951년 지은 구식이라 MRO(정비·수리·창정비) 비용이 엄청났다. 해군이 포기한 이유였다. 대신 대한민국 해군은 미국 해군으로부터 대잠수함 연합 작전을 벌이면서 대잠수함전 능력을 키워야만 했다. 대한민국 해군은 1980년대부터 코스모스급 잠수정(70t)과 돌고래급 잠수정(150t)을 보유했다. 그런데 이들 잠수정은 유사시 북한에 특수부대를 보내는 용도였기 때문에 북한 잠수함을 사냥하기엔 벅찼다. 대한민국 해군은 잠수함을 무척 갖고 싶어했다. 그러나 나처럼 괜찮은 잠수함은 비싼 몸이라 당시 대한민국의 경제력으론 엄두를 못 냈다. 1970년대 후반 대우중공업(지금의 한화오션)이 잠수함 사업을 논의하려고 독일 HDW를 찾아갔으나 문전박대를 받았다. 대한민국과 같이 ‘못 사는 나라’에서 잠수함 건조가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북한의 잠수함 증강을 지켜볼 수만 없었던 대한민국은 1983년 잠수함 사업을 시작했다. 서독이 209급(1200t)을, 프랑스가 아고스타급(1700t)을, 이탈리아가 사우로급(1600t)을 각각 제안했다. 3파전이 치열했다. 당시 몇 안 되는 서울의 특급호텔엔 세 나라 조선소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당시 프랑스의 아고스타급이 유리했다고 한다. 그러나 잠수함 사업은 6개월 만에 전면중지됐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열기로 한 대한민국이 국제 스포츠 행사를 준비하려고 국방비를 크게 늘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1987년 1월에서야 잠수함 사업이 다시 시작했다. 잠수함 사업 특수사업단이 꾸려졌다. 특수사업단의 사무실은 국방부와 해군본부가 아니라 서울역 앞 대우빌딩(지금의 서울스퀘어) 17층에 자리 잡았다. 사복을 입었고, 호칭도 이사(준장)·부장(대령)·차장(중령)·과장(소령)으로 불렀다. 보안 때문이었다. 잠수함 사업은 이미 서독의 209급으로 기울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들러리였다. 가격을 낮추고, 계약조건을 유리하게 하려고 세 나라의 경쟁을 붙여야 했다, 그래서 보안이 강조됐다. 1987년 12월 1일 특수사업단은 잠수함 사업을 대통령에게 보고해 재가를 받았다. 그리고 서독 HDW와 계약을 맺었다. 서독 209급 3척을 들여오되 1척은 서독에서 만들고 나머지 2척은 서독으로부터 설계도와 부품을 들여와 한국에서 짓는 방식이었다. ━ 태명 ‘초승달’에 숨겨진 웅대한 꿈 209급은 대한민국을 포함해 13개국에 56척이 팔린 베스트셀러다. HDW는 잠수함 설계 기술은 가르쳐줄 순 없지만, 잠수함 건조 기술은 현장직무실습(OJT)으로 알려주겠다고 13개국과 계약했다. 이 중 대한민국만이 유일하게 독자 잠수함 건조 기술을 확보했고, 독자 잠수함 설계기술까지 갖췄다. 비결은 내 태명은 ‘초승달’에 있다. 지금은 기울어진 초승달이지만, 언젠가 꽉 찬 보름달이 되겠다는 대한민국의 염원이 담긴 태명이었다. 사정은 이렇다. 1988년 4월 25일 대한민국 해군 특수사업단 13명이 서독 킬로 떠났다. 잠수함 1, 2, 3번 함 승조원과 정비요원 86명과 건조 현장에서 OJT로 잠수함 건조 기술을 배울 대우중공업 기술자 180여명이 뒤를 이었다. 대우중공업의 180여명은 선체·배관·전기·용접의 베테랑들이었다. 킬은 당시 209급을 계약한 6개국(한국 포함) 관계자로 북적였다. 해군 인수팀은 다른 나라 해군 인수팀과 국제 축구대회를 열기도 했다. HDW가 약속한 OJT는 건조 현장을 지켜보는 수준이었다. 자료를 나눠주거나 따로 교육하지도 않았다. 잠수함은 수상함보다 더 복잡하고 정밀했다. 지켜보기만 해선 도저히 잠수함 건조 기술을 배울 수 없었다. 그래서 해군과 대우중공업은 머리를 썼다. 모든 기술자는 수첩과 볼펜을 받았다. 매일 건조 현장에서 보고 들은 걸 수첩에 꼼꼼하게 적었다. 퇴근 후 대우중공업 기술자들은 수첩 내용을 취합해 일일보고서를 만들었다. 대우중공업 본사에선 일일보고서를 읽은 뒤 궁금하거나 부족한 내용을 보완하라고 연락했다. “국민의 혈세를 낭비할 수 없다”며 대우중공업 기술자들은 피곤한데도 열의를 다해 일일보고서를 만들었다. 조선소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는데도, 언제부터인가 일일보고서에 건조 현장의 사진이 첨부됐다. 대우중공업 기술자들과 맥주를 마시면서 친해진 HDW 기술자들이 눈감아준 것이었다. 일일보고서는 산더미처럼 쌓였고, 이는 나중에 대한민국 잠수함 발전의 소중한 자양분이 됐다. 이걸론 부족했다. 나를 운용하려면 잠수함 전용 교육·훈련·작전·전술이 필요했다. 잠수함에 대한 모든 게 대한민국 해군에게 새로운 영역이었다. 배워야할 께 천지였다. 그러나 이들 자료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공동 자산이라 외국에게 내줄 없다는 게 서독 해군의 입장이었다. 대신 서독 해군은 대한민국 해군의 질문엔 성실히 답했다. 그리곤 대한민국 해군이 필기하지 못하도록 감시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해군은 서독 해군에게 들은 답변을 외운 뒤 사무실로 돌아가 타자기로 자료를 만들었다. 킬에서는 잠이 없는 대한민국 해군을 ‘해군 사무실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해군’으로 불렀다. 이들 자료의 제목은 ‘초승달’이었다. 내 태명이다. 자료는 외교행낭을 통해 해군 작전사령부로 보내졌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해군 교리·교재가 나왔다. ━ 네덜란드 배에 실려 체면을 구긴 귀국 내 생일은 1991년 9월 12일이다. 이날 내가 킬에서 진수됐다. 내 아버지(안병구 함장·장보고함 인수팀장이자 초대 함장)는 나와 당시 킬에서 건조 중인 서독 해군 잠수함의 차이점을 발견했다. 서독 해군 잠수함의 이산화탄소 제거기가 내 것과 달랐다. 내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쓰던 구식 가성칼륨 방식이었다. 서독 해군은 신형 소다라임 방식이었다. 잠수함은 좁은 공간에서 수십 명이 몰려 있는 수중 전투함이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승조원이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느끼고, 심한 경우 의식을 잃는다. 그래서 함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이산화탄소 제거기가 필수다. 기준은 100시간 잠항해도 선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1%를 넘지 않는 것이다. HDW 측은 가성칼륨 방식과 소다라임 방식이 큰 차이가 없다고 해명했다. 아버지는 물러서지 않았다. 내가 대한민국 잠수함의 시작인 만큼 어떠한 결함도 있어선 안 된다는 심정이었다고 한다. 결국 아버지는 건조 후 지상에서 막판 작업 중인 내 몸(선체)에 승조원과 HDW 관계자를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해치(승강구)를 잠근 뒤 100시간을 그 안에서 지냈다. 그랬더니 이산화탄소 농도는 1%를 넘었다. 이 같은 시험을 두 번이나 했다. HDW는 손을 들고 이산화탄소 제거기를 서독 해군 것으로 바꿨다. 그리고 대한민국 해군은 1992년 10월 14일 나를 인수했다. 그해 8월 1일 아버지를 중심으로 나를 운용할 부대가 이미 창설됐다. 1993년 4월 16일 나는 네덜란드 화물선에 실려 킬을 떠나 5월 20일 대한민국 진해에 도착했다. 체면을 구기게 자력항해를 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 항해기간을 줄이려면 수에즈 운하를 거쳐야만 했다. 그러나 항로 곳곳엔 걸프 전쟁 당시 이라크가 기뢰를 깔아놨고, 당시 소해(기뢰 제거) 작업이 한창 중이었다. 대한민국으로선 내가 금쪽같은데 귀국 도중 조그만 흠이라도 나길 원치 않았다. 나는 1993년 6월 1일 취역했고, 1994년 5월 31일 전력화를 마쳤다. 취역은 해군이 인수한 함정을 함대세력표에 올리고 취역기를 다는 과정이다. 사람으로 치면 호적에 올리는 게 취역이다. 취역한 함정은 실제 작전 임무에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을 거치는 데, 이게 전력화다. 전력화하는 데 보통 1년 걸린다. 1994년 6월 1일 나는 대한민국 해양주권을 지키는 임무에 투입됐다. 그리고 30년간 나는 쉼 없이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했다. ━ 조용한 암살자 ‘퍼펙트 장보고’ "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 서산대사(휴정)의 선시(禪詩)다. 뜻은 이렇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마라. 오늘 나의 발자국이 마침내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백범(白凡) 김구 선생이 자주 읊은 글귀란다. 나는 대한민국 잠수함 역사를 썼다. 나도 서산대사의 선시를 가슴에 새겼다. ‘장보고 가문’의 길라잡이로 후회 없는 ‘선생(船生)’을 살았다. 나는 1997년 하와이 파견훈련을 통해 1만 마일(1만 8000㎞) 단독항해에 성공했다. 이렇게 장거리 잠항과 원해 작전능력을 세계에 입증했다. 내 전성기는 2004년 7월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이었다. 2년에 한 번씩 짝수 연도에 열리는 림팩은 전 세계 다국적 연합훈련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당시 나는 40번 이상의 가상 어뢰를 발사해 30척이 넘는 함정에 명중시켰다. 내 어뢰를 맞은 함정 중에는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도 있었다. 상대편 잠수함 2척 만이 내 어뢰공격을 피했다. 내가 태평양을 휘젓는 동안 상대편은 단 1초도 나를 탐지하지 못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퍼펙트(Perfect) 장보고’. 2013년 한·미 연합대잠전 훈련(Silent Shark), 2016년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구조훈련(PAC-REACH)에도 뛰었다. 대한민국 잠수함이 참가하는 주요 해외훈련에 모두 나간 첫 잠수함이 나다. 나는 ‘100번 잠항하면 100번 부상한다’는 잠수함사령부의 안전신조를 실천했다. 동·서·남해와 해외를 종횡무진 누비며 2011년 누적 20만 마일, 2019년 안전항해 30만 마일을 넘어 지난 19일까지 34년간 지구 둘레 15바퀴가 넘는 34만 2000마일을 안전항해했다. 나도 나이가 들면서 요즘 움직이는 게 힘들다. 2024년 1월 2일 대한민국 해군 909교육훈련전대로 부대를 옮겼다. 승조원 교육훈련, 수리함정 팀워크 훈련, 승조원 자격 유지 훈련을 지원하는 게 나의 새로운 임무였다. ━ ‘제2의 장보고’를 기대하며 지난 19일 마지막 항해 때 대한민국 해군은 아버지를 초청했다. 아버지는 마지막 함장인 이제권 소령과 함께 마지막 항해에 나섰다. 두 사람은 마지막 항해에 사용한 태극기(항해기)에 서명했다.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 장보고함 도입 이전 수중은 우리 해군의 영역이 아니었습니다. 미지의 세계였던 대한민국 바닷속을 개척한 ‘해양의 개척자’ 장보고함의 처음과 마지막을 함께 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90년대 초 독일에서 잠수함을 도입하고 운용기술을 배웠던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 운용국으로 눈부시게 발전한 모습에 가슴이 벅차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 나도 왠지 모르게 울컥했다. 강철로 만든 몸(선체)이라 흘릴 눈물이 없지만도 말이다. 아버지의 말씀대로 대한민국은 독자 기술로 3000t급 잠수함을 건조했고, 수중발사탄도미사일(SLBM)도 발사했다. 그리고 최고의 재래식 잠수함 기술로 전 세계 시장을 노리고 있다. 나는 다음 달 30일 전역한다. 전역식에서 군악대의 국가 연주에 맞춰 취역기·국기·해군기가 일제히 내려진다. 전역한 군함은 예비역 함정과 퇴역 함정으로 나뉜다. 예비역 함정은 훈련함으로 쓰이다가 전쟁이 발발하면 다시 취역한다. 퇴역 함정은 우방국에 넘겨지거나 지방자치단체의 함상공원 전시물로 사격·미사일 발사 훈련 때 표적함으로 쓰인다. 나는 폴란드나 필리핀이 대한민국 잠수함을 산다면 두 나라 중 한 곳으로 갈 것 같다. 거기서 승조원 교육훈련 임무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은 재래식 잠수함을 넘어서 핵추진 잠수함(핵잠)을 만드려고 한다. 첫 핵잠의 이름은 내 이름을 이어 ‘장보고’로 했으면 좋겠다. 미 해군은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라는 함명을 8번이나 돌려썼다. 곧 진수할 신형 핵추진 항모는 9대 엔터프라이즈함이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나가려는 의미에서다. "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Old soldiers never die. They just fade away. " 나 장보고 또한 그러하리라. 어쩌면 나는 먼 외국으로 갈 수 있다. 그러나 내와 대한민국 해군 잠수함 승조원이 피와 땀으로 일군 전통이 그대로 전해지길 바란다. 이철재([email protected])
2025.11.22. 13:00
북한 어린이 지원단체인 사단법인 ‘어린이어깨동무’(이사장 이기범)가 지난 11일부터 오는 24일까지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국제 어린이 평화그림전 ‘드로잉 호프’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남한과 북한, 일본, 미국, 아일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캄보디아 등 각기 다른 종류의 갈등을 겪고 있는 9개국 어린이들의 그림이 전시됐다. 이기범 이사장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전쟁과 갈등의 벽을 어린이들이 평화의 그림으로 넘었다. 이를 통해 전시 제목처럼 희망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드로잉 호프 그림전은 1996년 어린이어깨동무의 남북어린이 그림 교류에서 시작됐다. 당시 어린이어깨동무는 분단으로 만날 수 없는 남과 북의 어린이들이 서로에게 “안녕? 친구야!”라고 인사를 전하는 자화상을 그려 교환하게 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이러한 성과는 이후 일본과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로 확대됐고, 2001년부터 ‘동아시아 어린이 평화그림전’으로 발전했다. 어린이들의 용기와 평화 메시지에 공감하는 세계 곳곳의 연대는 2023년 ‘드로잉호프’로 확장됐다. 전시는 202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2024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2025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을 거쳐 2025년 뉴욕의 유엔본부로 이어졌다. 한편, 어린이어깨동무는 전시 부대행사로 11월 12일 유엔처치센터에서 ‘갈등 사회에서의 드로잉 호프: 트랜스 로컬 평화구축에서 어린이와 예술’이라는 주제로 라운드테이블(원탁회의)을 진행했다. 이 자리를 통해 이번 전시를 함께 준비한 각국 단체들은 갈등·분단 사회에서의 평화활동과 관련한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이영근([email protected])
2025.11.22. 13:00
대한항공 계열 항공사들이 11월 기준 괌 노선에 하루 13편의 항공기를 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콕(7편), 다낭(6~8편) 등 동남아 인기 노선보다 괌 노선이 더 많다. 최근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괌에 노선이 몰린 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으로 생긴 ‘공급 유지 의무’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선 실수요와 동떨어진 규제가 노선을 왜곡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최신 기종인 보잉 787-10을 인천~괌 노선에 투입했다. 보잉 787-10은 대한항공이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노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한 기종으로 좌석 수가 325석에 이르는 대형기다. 장거리용 최신 기재를 중·단거리 노선에 투입한 것이다. 여기에 보잉 777-300과 777-300ER 등까지 합치면 현재 대한항공의 300석 이상 대형 항공기 3대가 매일 인천~괌 노선을 운항한다. 부산~괌 노선도 하루 1편 운항 중이다. 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까지 포함하면, 국내 항공사의 괌 항공편은 하루 총 13편에 달한다. 방콕·다낭 등 성수기 동남아 주요 노선보다 많은 수준으로, 비정상적인 편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괌 노선의 ‘공급 유지 조건’을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승인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으로 당시 공급석의 90% 이상을 합병 후에도 유지하라는 조건을 부과했다. 공급 축소로 항공권 가격이 인상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인천~괌, 부산~세부, 다낭 등 40개 국제선이 대상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수립한 2025년 운항 계획에 해당 조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 그러다 공정위·국토교통부가 참여한 이행감독위의 점검이 시작되자, 9월부터 부랴부랴 노선 증편에 나섰고 그 결과 괌 노선에는 대형 항공기가 투입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시장 수요가 반영되지 않은 노선 편성은 항공업계 전반의 운영 부담과 비효율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대표적인 휴양지였던 괌은 최근 달러 대비 원화가치 하락세(고환율)와 동남아 대체 여행지의 부상 등으로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이다. 일부 항공편은 승무원보다 탑승객 수가 적은 경우도 있고, 탑승률이 전 좌석의 10%에 미치지 못하는 사례도 나왔다. 게다가, 갑자기 괌 노선이 갑자기 급증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에 불똥이 튀었다. 인천~괌 항공권 값이 떨어지면서 LCC들의 운임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이에 제주항공은 지난달 13년 만에 괌 노선에서 철수했고, 티웨이항공도 내년 3월까지 괌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LCC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계열사 외에 다른 항공사들은 괌 노선을 유지할 수 없는 구조”라며 “공정위의 좌석 공급 유지 조건이 오히려 경쟁 항공사를 밀어내는 독점 강화 조치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해당 공급 유지 조건은 고정된 것이 아니며, 급격한 시장 변화나 사정 변경이 있을 경우 대한항공이 변경 요청을 할 수 있다”며 “변경 요청이 접수되면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시정조치를 적극 준수하며, 시장 및 수요 변화에 대해 필요 시 관련 당국과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수요가 없는 노선까지 의무적으로 2019년 좌석 대비 90% 이상 유지해야 하는 규정은 오히려 시장 수급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독과점 방지를 위한 조치였지만, 수요 변화가 반영되지 않으면 결국 운영 비효율과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진다”며 “지금이라도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2025.11.22.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