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 북가주에서 먼저 증가세가 관측된 뒤 최근 남가주에서도 양성률이 상승하며 올여름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주 공공보건국(CDPH)에 따르면 7월 초 기준 주 평균 코로나 검사 양성률은 5.5%로 겨울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LA카운티는 지난 12일 기준 6.4%로 전주(4.8%)보다 올랐고, 오렌지카운티도 6.3%를 기록했다. 북가주 실리콘밸리(샌호세·팔로알토)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하수 분석에서 바이러스량이 뚜렷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DPH 에리카 판 국장은 “이번 증가는 여름철 소규모 확산으로 보이며, 정점은 8월 말쯤 될 것”이라고 밝혔다. UC샌프란시스코 전염병 전문가 피터 친-홍 교수도 “면역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새 변이가 확산되고 있어 작년과 비슷하거나 더 큰 여름 유행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유행 변이는 NB.1.8.1(‘님버스’)와 XFG(‘스트라터스’)로 두 변이 모두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님버스 감염자는 ‘칼날이 박힌 듯한 인후통(razor blade throat)’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다만 현재 사용 중인 백신이 이들 변이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코로나19 백신 정책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가주 보건당국은 생후 6개월 이상 전 연령층에 백신 접종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건강한 어린이와 임산부에 대한 접종 권고를 철회했다. 이에 대해 판 국장은 “임산부도 위험군에 포함되는데 접종 권고에서 제외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소아과학회, 공중보건협회 등 보건단체들은 과학적 근거 없이 지침을 변경했다며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연방정부가 제안한 예산안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산을 92억 달러에서 43억 달러로 절반 이상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어 가주 공중보건 대응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A카운티 보건국은 이 경우 연간 2억 달러 이상, 감염병 대응에만 4500만 달러 이상이 줄어들어 직원 해고와 프로그램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보건국 관계자는 “감염병 대응은 물론 음식점 위생, 해수욕장 수질 관리, 산불 대응 등 공중보건 전반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방 법원이 예산 회수 시도를 일시 정지한 상태지만, 판결 결과에 따라 예산 삭감이 현실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여전히 계절성 유행을 일으키고 있다”며 ▶증상자와 접촉 자제 ▶실내 환기 ▶예방 접종 갱신 등 기본적인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