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1년] 자유무역 질서 뒤바꾼 관세전쟁…美대법원에 쏠리는 세계의 눈 '기본+상호+품목+제재' 다중관세로 동시다발 폭격…美中 '관세전쟁' 잠복기 대규모 투자 등 '美 이익'과 맞바꾸기 행태, 세계질서 흔들고 동맹관계까지 위협 대법 판결, 어떻게 나와도 혼란 불가피…취소땐 '220조원 환급' vs '플랜B 가동'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세계의 자유무역 질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1년 만에 뿌리째 흔들렸다. 동맹국과 적성국을 가리지 않는 융단폭격 식 관세 부과로 각국은 '패닉'에 빠졌다. 국내에서도 거센 반발에 직면하면서 소송으로 이어졌다. 지난 1년 간 트럼프 행정부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은 관세 정책은 이르면 14일(현지시간) 나올 가능성이 있는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상호관세 무효' 판결이 나올 경우 관세 정책은 동력을 상당부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과 함께, 미 정부가 이에 대비해 준비 중인 '플랜 B'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 트럼프의 '입'에 휘청댄 글로벌 경제…미증유의 불확실성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간 자유로운 교역이 상호 이익을 증진한다는 기존 통념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미국 우선'을 위한 보호무역주의를 구현할 카드로 대선 때부터 주장한 관세 정책을 취임 직후 꺼내 들었다. 매우 거칠고, 일방적이며, 예측 불가능한 방식이었다. 그는 전문가 의견 수렴이나 의회의 승인을 생략한 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등에 근거한 행정명령을 통해 속전속결로 관세 정책을 폈다. 관세를 활용해 무역 불균형과 "불공정한" 통상 관행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쇠퇴한 미국의 제조업을 재건하고 국내 투자와 고용을 늘리겠다는 포석이었다. 기본관세를 깔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얹은 데 이어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수입품에는 품목별 관세도 매겼다. 중국 등을 향해선 '펜타닐 관세'(합성마약류의 일종인 펜타닐의 대미 유입을 차단하는 데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과한 관세)라는 제재성 관세를 부과했다. 브라질의 경우 '야권 인사 탄압'이라는 정치적 이유로 고율의 관세가 정해졌다. 동시에 유럽연합(EU)의 국방비 증액, 제재 대상 국가를 향한 압박, 각지의 분쟁 중재에 관세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면서 외교적 영역의 지렛대로 확장했다. 관세 자체만으로 세계 경제가 들썩인 데다, 더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었다. 국가별로 차등을 둔 상호관세의 경우 근거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후 각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한 관세 인하도 마찬가지였다. 품목별 관세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품목'에 '얼마의' 관세를 선언할지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미국 내 물가 부담이 지적되자 일부 농산물과 가구 등의 관세를 즉흥적으로 낮추기도 했다. 중국과의 관세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세계 1·2위 경제 대국이 상대방에 145%와 125%라는 비상식적인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가 이를 보류하기를 반복하는 와중에 세계 경제는 냉·온탕을 오갔다. 미·중은 고위급 무역협상과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 인하를 핵심으로 하는 이른바 '무역 휴전'에 합의하면서 양측이 가까스로 파국을 피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살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핵심 광물자원인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의 첨단기술 관련 규제가 맞물리면서 공급망 불안, 기업의 투자 위축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관세 폭탄'은 진영 불문이었다. 동맹에 더 가혹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미(對美) 무역흑자국인 한국은 이를 피해 가지 못했는데, 3천500억달러(약 513조원)라는 천문학적 투자를 대가로 상호관세 세율이 25%에서 15%로 낮아졌다. 수백조원대의 투자금 제공 약속이나 시장 개방을 제시하면 관세를 깎아주는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적 접근법은 미국이 더이상 동맹의 가치나 대의명분에 얽매이지 않고 자국 이익 중심으로 국제 관계를 재단한다는 현실을 드러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과 최강의 군사력을 겸비한 미국이 관세를 '무기화'할 경우 각국은 속수무책이라는 사실도 재차 증명되면서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 이후까지 세계 경제에 드리울 잠재적 불확실성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 '워싱턴 1번가' 대법원에 쏠리는 눈…美정부 패소시 트럼프의 '플랜B' 주목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해 세계 경제를 뒤흔든 관세 정책은 곧 중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14일 미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워싱턴 DC 1번가에 위치한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가 국가 비상사태라며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적용, 행정부의 권한을 확대해 부과한 관세가 합법인지 심리하고 있다. 여기에는 세계 각국에 자의적 세율을 책정해 부과한 상호관세와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펜타닐 마약류 밀수 차단을 압박하며 물린 고율관세가 포함된다. 앞서 1심 재판부(국제무역법원)는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지적하며 상호관세가 무효라고 결정했고, 2심 재판부(항소법원)도 지난해 8월 1심 판결을 기본적으로 유지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IEEPA에 기반하지 않은 기본관세나 품목별 관세는 다루지 않지만, 판결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전반의 향배를 가를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관세에 대한 부정적 판결은 미국의 국가 안보에 대한 역사상 최대 위협", "다른 나라들에 관세를 부과할 능력을 잃는다면 미국에 심각한 타격"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대법원이 1·2심의 결론을 유지할 경우 관세 정책은 동력이 급격히 약화할 수밖에 없다. 그 뒤에 기다리는 건 수많은 기업의 관세 환급 소송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관세 반환 소송에 나선 기업은 1천곳이 넘는다. 도소매 체인점 코스트코를 비롯해 안경 제조사, 타이어 업체, 의류 업체 등 다양한 업종이 이미 '환급 번호표'를 뽑고 대기 중이다. 패소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환급해야 할 관세는 1천500억달러(약 220조원) 안팎이라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지난 9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승소를 자신하면서도, 패소 가능성에 대비해 '플랜 B'를 준비 중이다.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관세법 338조 등이 거론된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이미 품목별 관세 부과에 사용된 근거다.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 등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품목의 수입에 관세와 쿼터를 매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무역법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에 대응해 미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1기 때 주로 쓰인 근거 조항이다. 다만, 이들 선택지는 상호관세처럼 부과 대상이 전면적이지 않거나, 발동하기 위해선 상무부나 무역대표부(USTR)의 조사가 전제돼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상품을 차별하는 나라의 상품에 최대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관세법 338조를 꺼내 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930년대 이후 사실상 쓰인 적이 없는 '핵옵션'으로 불리는데, 미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8일 홈페이지에 올린 뉴스레터에서 해당 조항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홍정규
2026.01.13. 15:26
美 텍사스서 한국 운전면허증 교환 발급 절차 간소화 "영문 번역본 공증 없이 영문 면허증만으로 현지 면허 발급"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텍사스주에서 한국 운전면허증을 교환 발급받을 때 필요했던 복잡한 서류 공증 절차가 없어져 현지 운전면허를 더 간편하게 받을 수 있게 됐다. 주휴스턴총영사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공공안전부와 한-텍사스 운전면허 교환절차 간소화를 위한 교환 각서를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로써 대한민국 경찰청에서 발급한 유효한 영문 면허증을 소지한 우리 국민은 면허증 교환 시 별도의 번역 서류를 제출할 필요 없이 곧바로 현지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앞서 한국 정부와 텍사스 주(州)정부는 2011년 운전면허 상호인정 약정 체결로 경찰청이 발급한 유효한 면허증을 소지하고 텍사스 내 거주 중인 우리 국민이 별도의 시험 없이 텍사스 운전면허증으로 교환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면허 교환을 위해서는 영사관을 직접 방문해 면허증 영문 번역본을 공증받아 텍사스 면허 발급 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연평균 500명 이상의 재외국민이 영사관을 찾아와 비용을 지불하고 공증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고 영사관 측은 설명했다. 텍사스 면적이 워낙 넓어 원거리 거주자는 항공편을 이용해 휴스턴까지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주휴스턴총영사관은 "재외국민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자 텍사스 주정부와 제도 개선을 수개월간 협의해 왔다"며 "마침내 번역 서류 제출 의무를 면제하는 교환각서가 체결됨에 따라 텍사스 생활의 필수 요소인 면허증 교환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문 운전면허증은 면허증 뒷면에 운전면허 정보를 영문으로 표기해 한국 면허증을 해외에서도 제시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경찰청이 2019년 9월부터 발급을 시작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미나
2026.01.13. 15:26
美조지아주 덜루스 시의회 '미주한인의 날' 결의 채택 한인 새라 박 시의원 취임식 겸해…"한인 공헌 자랑스럽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미국 조지아주 한인 최대 거주지역인 덜루스 시가 13일(현지시간) 시의회에서 '미주 한인의 날' 결의를 채택했다. 결의는 1903년 한인 이민자들이 미국에 도착한 1월 13일을 미주 한인의 날로 기념하는 내용이다. 결의안은 "덜루스 시는 한인사회가 가꾼 풍부한 문화유산과 역사, 지역사회 공헌을 자랑스럽게 치하하고 기념한다"며 "미주 한인의 날은 덜루스 시민들이 한국의 문화유산을 배우고 이해하며, 존중과 화합, 문화적 이해를 넓혀가는 뜻깊은 날이 될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날 결의안 통과는 한인 새라 박(한국명 박유정) 시의원의 취임식과 함께 열렸다. 이날 결의안은 박 의원의 취임을 기념해 그렉 위트록 덜루스 시장이 영어로, 박 의원이 한국어로 각각 낭독했다. 취임식에는 김대환 애틀랜타 총영사관 부총영사,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 존 박 브룩헤이븐 시장, 박은석 애틀랜타 한인회장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한인 최초로 덜루스 시의원에 당선됐다. 덜루스 시는 조지아주에서 한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종원
2026.01.13. 15:26
[트럼프1년 르포] 대선격전지 가보니…"관세효과 체험" vs "나라 망가뜨려" 펜실베이니아 최대 격전지 이리카운티·철강도시 피츠버그 민심, 찬반 교차 트럼프 당선시킨 '경제' 이슈,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부메랑으로 관세·베네수·이민정책 평가 엇갈려…시험대 오른 트럼프 2기 행정부 (이리·피츠버그[미 펜실베이니아주]=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맞아 2024년 대선에서 가장 치열했던 경합지의 민심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직전 대선에서 최대 승부처로 지목됐던 펜실베이니아주, 그 안에서도 '격전지 중의 격전지'로 꼽힌 이리 카운티(Erie County)를 지난 7일(현지시간) 찾았다. 펜실베이니아 북서쪽 끝에 자리 잡은 이리 카운티는 인구 구성면에서 주 전체를 축소해 놓은 모습으로, 민주당 성향의 도심과 보수적인 농촌 지역, 이념적으로 섞여 있는 교외 지역으로 구성돼 있다. 대선의 최종 승자 적중률이 높은 '벨웨더(지표) 카운티'로서 선거때마다 미국 언론이 주목하는 곳이다. 2008, 2012년 버락 오바마에게 표를 줬던 이리 카운티는 2016년 공화당의 트럼프, 2020년 민주당의 조 바이든을 지지했다. 2024년에도 트럼프를 선택하며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점을 입증했다. 그러나 트럼프(6만7천399표·득표율 50.1%)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6만5천464표·득표율 48.7%)간 표차는 크지 않았다. 평일인 7일 낮, 이리 카운티의 교외 지역인 밀크리크(Millcreek) 주택가에 도착했을 때 부슬비가 내리는 날씨에 오가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인근 저가형 할인 매장 '달러 제너럴'에서 만난 주민 제시 제임스(43) 씨는 자신이 특정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 성향이라고 소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찬성한다면서도 물가, 베네수엘라 등 나머지 이슈에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맞는 방향이고, 공감하고 있다"며 "한국이나 중국이 다 자기 나라를 먼저 챙기듯이, 미국도 그러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 적자 상황을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전 세계 국가에 광범위한 상호관세를 부과한 정책 취지에 공감한다는 의미다. 제임스 씨는 그러나 건강보험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종료와 관련해선 "내 아내는 건강 문제가 많고 나도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오바마 케어가 있어서 우리 같은 사람들이 숨을 좀 돌릴 수 있었지만, 트럼프가 그걸 건드려서 의료보험을 잃게 되는 건 아닐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3일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미국으로 체포·압송한 것을 두고도 "정말 바보 같다.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는 그런 게 필요한 게 아니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어 밀크리크 복합쇼핑몰에서 만난 주민들에게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발언이 주를 이뤘다. 특히 고(高)물가에 따른 생활비 부담 증가를 한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경제'가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였다. 트럼프의 재집권을 가능케 했던 '경제' 이슈가 이제는 부메랑이 되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중간평가에서 되레 발목을 잡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라 루이스(43·여) 씨는 "생계를 위해 매일 운전하고 있는데, 주유비는 물론이고 음식비, 주거비 같은 모든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가 내려갔다'고 한 것을 두고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루이스 씨는 또 "왜 갑자기 다른 나라들에 돈을 받고 그 부담을 우리에게 늘리는 것이냐"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다른 주민 제임스 뷰어(66)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결국 우리에 대한 세금"이라며 "이 쇼핑몰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가 취임하기 전보다 가격들이 훨씬 더 올라갔다"고 말했다. 뷰어 씨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이 동맹국들의 신뢰를 잃게 됐다면서 "한국 같은 나라들에 투자를 압박하면서 그것을 진짜 외교가 아닌 괴롭히는(bullying) 방식으로 했다. 중국 같은 나라가 미국에 불만을 가진 나라들 사이에서 더 영향력을 키우게 했다"고 꼬집었다. 최근 있었던 '마두로 체포 작전'에 대해서도 우려의 분위기가 짙었다. 흑인 여성 이디스 제임스(59) 씨는 "트럼프가 한 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한 것과 똑같은 일"이라며 "말로는 평화를 원한다고 하지만, 전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니어랏코(83) 씨는 "마두로가 마약, 부패에 연루된 끔찍한 인물인 것은 맞지만, 다른 나라 문제에 개입할 때는 국제법을 활용했어야 했다. 트럼프는 우리 군대를 체스판의 말처럼 써먹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반구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 의사를 천명한 것을 두고도 "중남미 사람들은 미국의 영향력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미국, 그냥 꺼져버려(Go to hell). 우리 좀 내버려 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간선거가 다가오면 트럼프를 지지했던 사람들조차도 트럼프가 이 나라를 얼마나 망가뜨렸는지 깨닫게 될 것"이라며 "결국 쟁점은 경제가 될 것이고, 외교 정책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방식도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마트의 의류 코너에서 만난 스콧 드무어 부자는 트럼프 지지자라고 밝히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및 이민 정책을 강하게 옹호했다. 드무어(64) 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효율부(DOGE)를 만들어 연방기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 "(정부) 부패를 정리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아들 스콧 주니어(40) 씨는 관세 정책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산업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유비가 최근 다소 내려갔다고 느낀다는 스콧 주니어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효과를 본격적으로 내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면서 "취임 1∼2년이 지나기 전에 경제 정책을 평가해버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모 둘 다 미국 시민이 아니라면 그 아기에게 (미국에서 출생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시민권을 줘서는 안 된다. 미국은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지만, 이제 나라가 성장하던 단계는 오래전에 끝났고 그 정책은 더 이상 유지되면 안 된다"며 트럼프의 '출생 시민권 폐지' 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철강 도시' 피츠버그의 민심을 들어보기 위해 이리 카운티에서 차로 2시간 떨어진 피츠버그의 네빌 아일랜드로 향했다. 네빌 아일랜드는 쇠락과 회복이 교차하는 '러스트벨트'(오대호 연안 공업지대)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곳으로 보였다. 8일 오전 오하이오강에 자리 잡은 네빌 아일랜드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연이어 섬을 드나드는 대형 트럭 행렬이었다. 도로 양옆으로 공장과 물류 시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고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굴뚝들이 눈에 들어왔다.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공업지대 특유의 매캐한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섬 입구의 주유소에서 만난 물류운송기업 XPO 종사자 데이브 맥스웰(30)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해 "관세 정책이니 뭐니 한다고 해도, 내 월급은 똑같으니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 이슈의 경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너무 잘 휘둘리는 것 같다"며 "중간선거는 공화당, 민주당 중에서도 결국 미디어를 지배하는 쪽이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곳 주민이라고 밝힌 데미언 조톨리(61)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일관성이 부족하다"며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의 총격으로 3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헌법상 보장된 시위의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총에 맞아 죽은 것"이라며 "미국의 수치"라고 비판했다. 조톨리 씨는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정책 기조에는 찬성한다면서 "민주당은 '우리가 국경을 100%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중간선거에서 확실하게 전달해야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철강노조(USW)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는 철강(85억 달러)을 포함한 1차 금속 제조 분야에서 연간 330억 달러의 생산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철강산업 종사자들은 외국 철강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대체로 긍정 평가했다. 로이 하우스먼 USW 입법국장은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조합원 가운데 일부는 철강 관세(50%)의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며 업계 노동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지지가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장기적인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우스먼 입법국장은 "저희가 바라는 최선은 일관성 있는 통상 정책"이라며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보장하면서 필요할 경우 무역 방어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세에 대한 대법원 판결 결과와 상관 없이 철강업계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를 지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백악관으로 불러들인 '경제' 이슈는 이제 관세와 물가, 일자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유권자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핵심 평가 지표로 떠오른 듯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베네수엘라와 그린란드 등 해외에 대한 적극 개입 의지를 밝히는 등 국내외 변수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음을 느낄 수 있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유미
2026.01.13. 15:26
뉴욕증시, 카드이자 상한 후폭풍에 약세…다우 0.8%↓(종합) JP모건 "카드금리 상한제 경제 악영향" 법적대응 시사…주가 4.2%↓ 전통 SW업체, AI발 실적우려에 급락…어도비 5%↓·세일즈포스 7%↓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 월가 주요 은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신용카드 이자율 상한 설정 시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금융주 약세 여파로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8.21포인트(-0.80%) 내린 49,191.9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53포인트(-0.19%) 내린 6,963.7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4.03포인트(-0.10%) 내린 23,709.87에 각각 마감했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경영진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자사 실적은 물론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이날 4.19% 급락,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JP모건체이스의 제레미 바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신용카드 이자 상단 제한 방침이 시장과 소비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한 뒤 "모든 방안이 검토 대상"이라며 정책 강행 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역시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신용카드 금리 규제가 소비자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신용카드 이자율 상단을 1년간 최대 10%로 제한하는 방안을 1월 20일부터 도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미국 신용카드 평균금리는 20% 안팎이며 신용도가 낮을 경우 이보다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 카드 결제망 서비스 업체인 비자가 4.46% 급락했고, 마스터카드도 3.76% 하락했다. 소프트웨어업체 어도비는 투자은행 오펜하이머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면서 5.41% 급락했다. 기업용 고객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도 역시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며 이날 7.07% 급락, 다우 지수 하락에 기여했다. 작년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해 시장에 안도감을 줬지만 연준이 오는 1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반적인 예상을 바꾸지는 못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지헌
2026.01.13. 15:26
[트럼프1년] 미중 관계 중대 변곡점…패권경쟁 속 극적 타협도 모색 트럼프 취임 직후부터 불붙은 관세전쟁…반도체·희토류 앞세워 공방 서로 약점 노출하며 조기 휴전 합의…4월께 트럼프 방중 행보 주목 '자국 우선' 美·'새 세계질서' 中…"항구적 경쟁 상태로 고착될것"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첫 1년 동안 세계의 이목이 미중 간 경쟁과 갈등에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중국과의 '관세 전쟁'을 발동했고 양국은 양보 없이 충돌했다. 양국은 초고율 관세를 주고받으며 급속히 대결 수위를 높이기도 했으나 '트럼프 1기' 때보다는 빠르게 휴전에 합의했다. 미국은 관세와 첨단 반도체 규제,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 등을 앞세워 상대 약점을 공략했고, 양국은 치명상을 피하기 위해 정상회담 등을 통해 한 발씩 물러섰다. 다만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미국과 다자주의를 토대로 한 새로운 세계질서 구축을 원하는 중국의 지향하는 바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중대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양국 간 갈등은 다양한 형태로 계속될 전망이다. ◇ 트럼프 취임하자마자 '관세 전쟁' 발동…'부산 회담'으로 일시 소강 상태 '트럼프 2기'의 1년 차 미중 관심사는 우선 경제·통상 문제에 집중됐다. 지난해 1월 20일 다시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2월 4일 합성 마약 펜타닐을 문제 삼아 모든 중국산 상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최대 무역 적자국인 중국을 상대로 '관세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중국은 처음에는 미국산 에너지·농축산품 등 일부 상품을 대상으로 표적 보복을 했으나, 미국이 4월 들어 상호 관세까지 물리자 대응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보복과 재보복이 반복되면서 4월 중순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총 145%의 추가 관세를, 중국은 125%의 초고율 관세를 각각 적용해 양국 무역이 사실상 단절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그러나 양국은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무역 대표 회담을 열고 115%포인트씩 상호 관세를 인하하는 '90일 휴전'에 합의했다. 이어 각종 수출 통제 조치와 제재를 주고받으면서도 영국 런던(6월), 스웨덴 스톡홀름(7월), 스페인 마드리드(9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10월)로 장소를 바꿔가며 상황 관리에 나섰다. 10월 말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부산 정상회담에서 공식적으로 확전 자제에 합의하면서 이번 관세 전쟁은 일단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미국 우위 속에 중국이 끌려다니던 트럼프 1기 미중 무역 갈등 때와 달리 이번 극한 대치가 상대적으로 오래 이어지지 않은 것은 양국 모두 분쟁 장기화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이 수년 동안 준비해온 희토류 수출 통제나 대두 수입 중단 등 역공에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해 '아킬레스건'을 노출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내수·부동산 침체에 높은 청년실업률, 전기차·태양광 등 전략 육성 산업의 수익성 저하로 고민이 깊어진 중국에도 그나마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이 미국발 관세 공세에 흔들리는 상황은 달갑지 않았다. 자국을 겨냥한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잠정 유예된 양국의 무역 갈등은 올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을 계기로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반도체와 희토류라는 강력한 공격 카드를 서로 손에 쥔 미국과 중국이 어떤 형태의 딜을 통해 타협을 이룰지, 아니면 양측 입장차를 끝내 극복하지 못한 채 다시 첨예한 갈등을 빚으며 충돌할지 관심사다. ◇ 미국 우선주의 강화 vs 다자주의 수호자 미국과 중국은 2010년대 이후 글로벌 전략 경쟁을 본격화했고, 트럼프 1기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중국을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전략적 도전자로 규정하면서 경제·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트럼프 2기는 '미국 우선주의'를 한층 더 두드러지게 내세우면서도 중국을 향해서는 종종 경제적 실리를 도모하는 접근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지난해 말 공개된 트럼프 2기의 국가안보전략(NSS)은 중국을 직접 거명해가며 견제하는 표현을 자제했고 "앞으로 우리는 상호성·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해 미국의 경제적 독립성을 회복하기 위해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재조정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서반구(아메리카 대륙) 핵심 이익에 집중하겠다는 트럼프 2기 NSS의 취지를 '미국을 다시 지역 강국으로'로 요약하며 "향후 세계 질서는 '관리되는 무질서' 상태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미국 우선주의' 등 트럼프발 세계질서가 구축되는 상황은 중국에는 '숨 쉴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기도 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달리 '대만 유사시' 미국의 참전 여부 등 과거 쟁점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작년 10월 부산 정상회담에서도 최대 안보 쟁점인 대만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중국은 '대만 무력 통일'을 언급하는 빈도와 '대만 포위 훈련' 등 군사 행동의 폭을 늘리는 한편, 미국이 자유주의적 국제 규범과 다자 무역 체제를 흔든다고 비판하면서 미중 중심의 '세계 양강 구도'를 명확히 하려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서방 세력의 중심으로 개발도상국의 맹주를 자처하며 유엔(UN) 등 국제기구에서 세몰이를 하고 스스로를 '국제질서·다자주의 수호자'로 부르거나 한국 등 미국 동맹국에까지 손을 내미는 전략 등은 중국이 추구하는 새로운 세계질서와 관련된 행보로 분석된다. ◇ "세계 2차대전 이후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 종언" 전문가들은 최근 미중 갈등 상황 속에서 세계 질서가 급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클 브린즈 미국 예일대 교수는 이달 초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즈 기고문에서 각국이 가치중립적·거래중심적 외교 정책 접근법을 채택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규칙 기반 국제 질서가 종언을 고했다며, 이런 흐름을 이끈 미국과 중국이 세계를 이끌 미래는 다자기구나 국제법이 부재한 상황에서 소수의 '제국'이 경제적 영향권과 자원, 영토 통제권을 놓고 경쟁한 19세기와 유사할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은 유엔 중심의 전후 질서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고수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 다극 체제를 지향해야 한다고도 주장해왔다. 자오하이 중국사회과학원 국가글로벌전략싱크탱크 국제정치연구부 주임은 지난달 자국 내 비공개 심포지엄에서 현재의 국제 구도를 미중이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벌이는 '전략적 수용'(strategic accommodation)으로 요약하기도 했다. 트럼프 2기의 향후 미중 경쟁은 근본적·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면서도 세계적인 범위에서 이익을 놓고 쟁탈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는다. 이와 관련해 이상현 수석연구위원은 "미중 경쟁은 완화 국면 없이 항구적 경쟁 상태로 고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새해 벽두부터 군사력을 동원해 중국의 주요 원유 공급처였던 베네수엘라 장악에 나선 것에서 볼 수 있듯 에너지 분야가 경쟁의 핵심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자오하이 주임은 "신에너지 체계 구축 강화가 중국의 승부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정성조
2026.01.13. 15:26
[트럼프1년] 美전문가 "새해에도 적극 대외개입 외교 계속…여론은 갈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스멜츠 국장 "1기와 달리 트럼프 제어할 행정부 인사 없어" "여론 역풍 가능성 낮지만 경제 문제 해결해야…중간선거가 가장 큰 변수"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외 개입을 미국인 다수가 지지하지 않지만, 행정부 내 견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런 외교 기조가 임기 2년 차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전문가가 관측했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의 디나 스멜츠 여론·외교 담당 국장은 1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전반적으로 미국 대중의 생각은 여러 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과 다른 것 같다"면서도 이런 여론이 행정부 정책의 변화를 끌어낼 가능성을 낮게 봤다. 스멜츠 국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과반이 트럼프 행정부 외교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평가가 지지 정당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지지 기반인 공화당 측의 여론만 중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1기 때는 행정부에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할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행정부 인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비전을 공유하고 있어 내부에서 변화가 생길 동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스멜츠 국장은 미국인들이 물가 등 경제를 가장 걱정하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대외 개입 정책을 계속할 경우 반발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 오는 11월 연방 상원과 하원 의석을 결정할 중간선거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BIR) 출신인 스멜츠 국장은 CCGA가 외교정책에 대한 미국인의 여론을 평가하기 위해 매년 하는 조사를 총괄하고 있다. 다음은 스멜츠 국장과의 일문일답: -- 미국인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과반이 외교 분야 국정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은 지지하고, 민주당은 반대하면서 지지 정당에 따라 큰 간극이 있다.(여론조사 종합분석기관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작년 12월에서 올해 1월까지 진행된 여론조사 6개의 평균을 집계한 결과 응답자의 52.0%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반대하고, 43.5%가 지지한 것으로 나타남) --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 개입에 대한 미국인들의 여론은 어떤가. 역풍이 있을 수도 있나. ▲ 베네수엘라의 사례를 보면 공화당은 개입을 지지하고, 민주당과 무소속은 반대하는 등 전반적으로 의견이 갈린다. CCGA가 2019년에 여론조사를 했을 때 미국인 과반은 마두로(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월 3일 군사작전으로 체포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을 지지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당파심 때문에 찬반으로 나뉘었다. 해외 개입에 대한 역풍이 불기에는 외교정책이 일반적인 미국인의 우선순위에 있지 않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경제에 대한 우려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행정부를 비판하는 이들은 왜 행정부가 국내가 아니라 해외 작전에 돈을 쓰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미국 우선주의는 대외 개입을 지양하는 접근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 미국인의 이런 여론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영향을 미치나. ▲ 전반적으로 미국 대중의 생각은 여러 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과 다른 것 같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공화당 지지층의 우선순위와는 부합하는 것 같으며 그게 지금으로서는 행정부에 가장 중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행정부가 외교정책을 입안하는 데 있어서 여론을 한 요소로 고려하지만, 여론이 유일하거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예상과 달리 국제 현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군사력 사용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런 기조가 계속될까. ▲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도 국제적으로 관여했다. 단지 전임 대통령들과 다른 방식으로 했을 뿐이다. 그는 주이스라엘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했고,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으며, 가셈 솔레이마니(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를 드론으로 공습했고, 미군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시키기로 탈레반과 합의했으며,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했다. 결과가 좋았든 나빴든 첫 임기 때도 엄청 관여했다. 두 번째 임기와의 차이점은 2기 행정부에서는 당국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비전을 공유하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신중을 당부할 이들이 적다는 것이다. -- 임기 첫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반대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올해에도 반대가 없을까. ▲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간선거 결과다.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둘 다 지킨다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공화당이 그러지 못한다면 그의 정책에 대한 반발이 더 커질 수 있다. --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첫해에 무역, 이민, 중동, 우크라이나에 집중했는데 올해에는 어디에 관심을 둘까. ▲ 이민과 무역은 계속해서 그의 최우선순위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베네수엘라를 새 정부로 전환하도록 하는 게 행정부의 주요 현안에 추가됐다. 또 행정부는 매우 중요한 중간선거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일부 계층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 관심을 둘 수도 있다. --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이 어떻게 달라졌나. ▲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작년 봄에 한 조사에서 응답자 다수가 미국에 대해 더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했다. 조사 대상 24개국 중 15개국에서 미국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가 크게 떨어졌다.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가장 극적으로 하락했다. 호주,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튀르키예에서도 응답자 10명 중 최소 6명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미국에 가장 우호적인 여론이 있는 국가는 이스라엘, 나이지리아, 폴란드, 브라질, 일본, 한국이었다. 이런 변화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여러 나라에 부과한 관세가 분명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새로운 외교정책 메시지도 중요한 원인이다. 이란 핵 합의와 파리기후협정 탈퇴, 동맹에 대한 국방 지출 인상 요구 같은 정책은 다른 나라 지도자와 대중이 안보 파트너로서 미국의 신뢰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캐나다를 51번째 주(州)로 만들고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는 발언도 그렇다. 유럽에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버리려고 한다는 인식이 행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했다. -- 관세에 대한 미국인들의 여론은 어떤가.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 미국인들은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당파적 관점에서 본다. 가장 최근에 한 2025년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46%는 소비자 선택을 극대화하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미국의 무역정책에 어떤 제한도 없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2024년 조사의 31%에 비해 늘었다. 그러나 정치 성향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미국의 외교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관세가 효과적이냐는 질문에 공화당 지지자의 78%가 그렇다고 했지만, 민주당에서는 24%에 불과했다. 트럼프는 관세를 사랑하는 것 같다. 그는 중국과도 무역 합의를 원하는 것 같고 그래서 4월에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로 했지만, 합의가 이뤄지려면 여전히 양국 간에 해결해야 할 게 많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현
2026.01.13. 15:26
[트럼프1년] 군사작전 같은 이민단속 '곳곳서 충돌'…교민사회도 불안 취임 이후 강경 단속 일관…교민·유학생 구금 이어 '조지아 사태'까지 반대 시위도 미 전역 확산…최근 ICE 총격 사건에 갈등 폭발 조짐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한 1년 동안 미국 내 불법이민·체류를 막으려는 정책이 공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이민자들의 삶은 한층 더 어려워졌다. 미 당국의 비자·입국 심사는 전보다 훨씬 더 까다로워졌고, 당국의 무리한 단속으로 정당한 영주권자까지 억울하게 구금·체포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교민들도 '혹시 나도 걸릴지 모른다'는 걱정과 공포에 떨게 됐다. 최근에는 이민 단속 요원이 쏜 총에 미국 시민이 맞아 숨지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이민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폭발적으로 불붙는 양상을 보여, 향후 미국 사회를 뒤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보수 결속 노리며 불법이민자 악마화…역대 최대 비자 취소도 2024년 대선 당시부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공약한 트럼프 대통령은 연간 추방 목표를 100만명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20일 취임과 동시에 불법 이민 단속을 국정 최우선 순위 중 하나로 천명하고 일련의 행정명령을 내려 곧바로 단속 작전에 돌입하게 했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범죄 경력이 있는 불법 체류자를 공식적인 단속 대상으로 삼았지만, 실제로는 불법이민자들이 밀집된 작업장 등을 무작위로 덮쳐 닥치는 대로 잡아가는 저인망식 단속을 펼쳤다. 보수 성향 언론매체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서는 불법이민자들을 극악한 살인자나 강간범 등으로 묘사하며 이들을 악마화하는 여론전도 병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는 범죄 전과가 있는 불법체류자들을 대거 체포해 추방하는 정책에 환호했다. 또 외국에서 온 노동자들이 미국 내 일자리를 뺏지 못하게 막는다는 선전은 보수 진영뿐 아니라 중도층의 표심까지 잡을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인 전반에 대한 비자 심사를 대폭 강화해 유학생 비자를 시작으로 영주권·시민권 심사에까지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 또 전문직용 취업비자인 H-1B 비자 발급 수수료를 기존의 100배인 10만달러(약 1억4천700만원)로 올리고, 선발 절차도 무작위 추첨제를 폐지하고 고임금·고숙련 근로자를 우대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강화한 심사 기준을 적용해 기존에 발급한 비자를 취소한 사례는 역대 최다인 8만5천건이 넘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렇게 비자가 취소된 사유로 음주운전, 폭행, 절도 등 전과를 들면서 1년간 비자 취소 사례의 거의 절반이 이에 해당한다고 폭스뉴스에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심지어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 제도로 입국하는 수백만 외국인 방문객에게 5년 치 소셜미디어 정보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의 심사 강화안을 내놓기도 했다. ◇ 영주권자 체포도 잇달아…한국 노동자들은 비자문제로 봉변 트럼프 행정부의 강압적인 이민 단속에 미국 내 체류 중인 미국 국적의 재미동포와 한국 국적자들도 봉변당하는 사례가 잇달았다. 미 영주권자로 텍사스주에 거주 중이던 40대 과학자 김태흥(미국명 윌 태흥 김) 씨가 가족 행사 참석차 한국을 일시 방문했다가 지난해 7월 미국으로 복귀한 직후 공항 입국 심사 중 억류돼 한인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김씨는 100일 넘게 당국의 열악한 시설에 구금돼 있다가 지난해 11월에야 석방됐다. 그는 2011년 소량의 대마초 소지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있으나,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이를 모두 이행한 상태여서 당국이 이를 문제 삼은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지난해 7월 말에는 성공회 뉴욕교구에서 아시아인 사역을 담당하는 어머니(김기리 신부)를 따라 동반가족비자(R-2 비자)로 미국에 입국해 체류 중이던 퍼듀대 재학생 고연수씨가 비자 문제로 이민법원에 출석했다가 ICE 요원들에게 기습적으로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 고씨는 이후 루이지애나주 구금시설로 옮겨졌다가 성공회 뉴욕 교구와 현지 시민단체들의 반발 속에 4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 바이올리니스트 존 신 씨는 부친 사망 후 '다카'(DACA)로 불리는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 체류 신분으로 지내다 작년 8월 교통법규 위반 이력이 불거져 ICE에 체포·구금되면서 현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한 ICE의 대규모 단속으로 이곳에서 일하던 한국인 317명을 포함해 근로자 450여명이 체포·구금되는 사태가 벌어져 한미 관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제조업을 재건하려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부응해 미국 내 투자와 생산시설을 확대하고자 한국 인력을 동원해 현지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었는데, 한국 노동자 중 상당수가 미국 내 취업에 필요한 체류 자격이 아닌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로 입국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모순된 정책이 논란이 되자 미 정부는 한국의 대미 투자 사업에 필요한 인력의 원활한 입국을 보장하겠다고 밝혔으나, 한국 기업과 노동자들의 트라우마는 적잖게 남아 있는 상황이다. ◇ 남은 임기 단속 더 강화 전망…사회갈등 뇌관 될 듯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정책이 남은 임기 동안에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역점 정책과 관련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BBB)이 의회에서 통과돼 이민 단속에 필요한 충분한 예산이 확보된 만큼, 올해는 정책 실행의 고삐를 더 당길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중간선거에서 보수 진영의 표 결집을 위해서도 강력한 불법이민자 단속 실적은 트럼프 정부의 주요 성과로 홍보될 수 있다. 미국 내 유학생·이민자들의 기본권을 지원하는 단체인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NAKASEC)의 한영운 조직국장은 "미 이민당국이 이제 구금시설이나 단속 요원 등 필요한 자원을 충분히 갖춘 만큼, 올여름부터 단속이 더 심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국장은 "이미 이민자들의 불안과 공포가 커진 상태인데, 앞으로가 더 문제"라며 "핫라인 상담 전화로 과거 음주운전이나 경범죄 이력 등을 걱정하는 영주권자·시민권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대한 반발과 저항이 거세지면서 미국 사회의 갈등이 격화할 조짐도 일고 있다. 지난 7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미국 시민인 백인 여성 르네 니콜 굿(37)이 이민 단속 작전 중이던 ICE 요원의 총에 맞아 숨졌고, 이 총격이 정당 방어와는 거리가 멀다는 시각이 확산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반발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 중이다. 한영운 국장은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길에 나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미국의 주요 단체들이 미국을 민주주의가 아닌 권위주의 국가로 정의하고 있는데, 작년 11월부터 전국 단체들의 네트워크에서 이에 대한 저항 운동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네소타 사태(ICE 총격 사건)가 미 여론의 큰 조류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미나
2026.01.13. 15:26
[트럼프1년] 거침없는 돈로주의…힘 앞세우고 '국제법도 없다' 국제법논란속 마두로 압송작전 이어 그린란드 확보 야심…서반구 장악의지 "대만공격 시진핑이 결정할 일" 언급…중러와 세력권 존중하는 질서 그리나 김정은, 마두로 운명보며 핵집착 강화?…한미동맹 견고함 시험할 가능성도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오는 20일(현지시간)로 백악관에 재입성한지 만 1년이 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대외 정책은 2026년 1월 3일(미국 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호원과 민간인 등 약 100명(베네수엘라 발표)을 살해해가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한 데 대해 '독재자에 대한 단죄' 프레임에서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마두로의 마약 밀수 관여 혐의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명분으로 제시하긴 했지만 외국 영토에 군사력을 동원해 국가정상을 압송해간 데 대해서는 영토보전과 주권존중이라는 국제법 원칙을 무시한 미국 일방주의적 행동이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마두로 축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발 마약 문제 차단이나 베네수엘라의 민주 정부 수립 등에 역점을 두기 보다는 석유 이권 확보를 최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군사행동의 진정한 목표를 둘러싼 논란을 불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보도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자신에겐 국제법이 필요 없으며, 자신의 도덕성만이 국제 문제와 관련한 개입에 있어 유일한 제어장치라고 말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타깃으로 그린란드를 노리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우리는 러시아나 중국이 그린란드를 차지(occupy)하게 두지 않겠으며 우리가 차지하지 않으면 그들이 차지할 것"이라며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측 당국자들은 주로 그린란드가 갖는 안보 및 전략적 가치를 이유로 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베네수엘라 이외의 중남미 좌파 정부에 대해 협상의 문을 열어 놓되, 고강도 압박 메시지도 내고 있다. 중남미 최대의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 구상에 지난 4일 "좋은 생각"이라고 언급했고, 쿠바에 대해선 지난 11일 베네수엘라발 원유 및 자금 공급을 차단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제 (마약 밀매) 카르텔과 관련해 지상 공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뒤 "카르텔이 멕시코를 운영(run)하고 있다"며 카르텔 박멸을 명분으로 멕시코 영토 내부에 대한 군사공격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행보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이른바 '돈로주의'다. 서반구(아메리카 대륙과 그 주변)에 대한 유럽의 개입을 배제하고 미국도 유럽의 갈등에 관여하지 않는 미국식 고립주의의 상징인 '먼로주의'의 트럼프 버전이다. 중남미 지역에서 반미 정권을 축출하고 친미 중심의 주변 정치지형을 만드는 한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등을 통해 미국의 앞마당으로 치고 들어오는 중국의 영향력을 배격하겠다는 것이 돈로주의의 목표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중남미 인접국가들을 친미국가로 만들어 미국으로 유입되는 불법이민자와 마약 차단에 적극 협력하게 만들려는 포석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돈로주의의 추구에 있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개입은 몇가지 시사점을 던졌다. 집권 2기 취임사에서부터 대외 군사력 사용에 신중할 것임을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국익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군사력을 과감하게 사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자신감은 작년 6월의 이란 핵시설 타격에 이어 이번 베네수엘라 작전 등 미군 피해가 거의 없었던 두 작전 성공으로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목표 달성을 위해 국제법 관련 논란은 돌파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마두로 압송 작전을 통해 확인된 점이다. 세계 민주주의 진영의 리더 역할을 해온 미국의 국제법 경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고, 제재 등을 통해 단죄할 자유민주 진영의 도덕적 명분에 타격을 줬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더 나아가 중국, 북한 등의 다른 권위주의 정권으로 하여금 무력을 사용한 모험주의적 행동에 나설 수 있는 대담성을 갖게 만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돈로주의에 내포된 또 하나의 논쟁 거리는 중국, 러시아 등 다른 군사강국과의 상호 세력권 존중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반구에서 미국의 장악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아태지역은 중국,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동유럽은 러시아의 세력권으로 인정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 많은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8일자 NYT 인터뷰에서 "그(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고 여기며, (대만에 대해) 무엇을 할지는 그가 결정할 일(that's up to him)"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시 군사개입 여부에 대해 모호성을 견지하고 있는 데 대해 많은 이들이 '전략적 모호성'으로 의미를 부여해왔지만 '대만 침공을 해서는 안 된다'는 선언적 금지선을 거론하지 않은 채 중국 최고지도자의 결정권을 존중하는 듯한 언급을 한 것은 다소 논쟁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작년 4월 100%가 넘는 관세를 주고받으며 갈등하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라는 역습을 당한 뒤 대체로 중국과 각을 세우지 않으려 하는 듯한 모습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이 일본을 강하게 압박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러시아와 상호 세력권을 인정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해석을 낳고 있다. 우크라이나 문제에 있어서도 러시아의 자금줄을 조일 2차 제재(러시아산 에너지 수입국에 대한 제3자 제재)나 러시아 내륙 깊은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의 대우크라이나 공급 등에 유보적인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 또 하나의 관심은 트럼프의 '돈로주의'가 북미관계에 갖는 함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입장에서 마두로 압송 작전은 핵을 갖지 못한 반미국가 정상의 비참한 말로를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라는 판단 하에, 핵무력 고도화에 더욱 매진할 가능성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가성 대외 군사개입이 자신과는 '완전히' 무관하다는 확신을 할 수 없다면 김 위원장으로선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때와 같은 정상회담과 서신왕래 등을 재개함으로써 '보험' 효과를 모색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반면, 서반구에 집중하는 돈로주의에 따라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과 개입 의지가 약화했다고 생각할 경우 북한이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시험하려 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개입과 관련한 중요한 바로미터로 외교가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이란에 대한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이란 정권의 강경 진압으로 시위대 수백명이 사망한 이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강력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압박 메시지를 내는 동시에,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돈로주의에 입각해 서반구 장악 의지를 선명히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의 숙적 이란에서 발생하고 있는 유혈사태에 고강도 군사개입을 택할지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군사개입 범위가 서반구를 넘어설지 여부와 연결되는 측면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조준형
2026.01.13. 15:26
[트럼프1년] 더 독해진 '美우선주의 2.0'…경제·안보 글로벌질서 대격변 '어른들의 축' 전면배제, '마가' 충성파 핵심에…한층 거칠어진 '마이웨이' 관세전쟁·동맹국 국방비 인상 압박에 '돈로주의' 충격파로 국제질서 요동 '치킨게임'하던 中과는 관세·수출통제 충돌후 휴전…시진핑과 4월 대좌 주목 대법 관세판결부터 11월 중간선거까지…트럼프 정치적 명운 가를 이벤트 대기 [※편집자주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해 집권 2기를 시작한 지 오는 20일(현지시간)로 1년을 맞습니다. 연합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년 간 추진한 대내·외 정책과 그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몰아친 변화를 짚어보고, 전망을 제시하는 12건의 기획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의 모든 날 동안 나는, 매우 단순히, 미국을 최우선에 둘 것입니다." 지난해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는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이렇게 선언했다. 그는 백악관 복귀 첫날부터 1년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따라 거의 모든 정책을 밀어붙였다. 집권 1기 때와 같은 정치 노선이었지만, 강도는 더욱 세졌고, 속도감도 엄청났다. 집권 1기(2017∼2021년)때보다 더 강력하고 속도감 있는 트럼프 2기 미국 우선주의 정책 추진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정치 구호)를 강력히 추진할 측근들을 정권 핵심에 전면 배치한 것에서 시작됐다. 집권 1기 때 그를 제어했던 이른바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은 철저히 배척됐다. 트럼프발 대격변은 미국 내부뿐 아니라 전 세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국제기구를 잇달아 탈퇴하고 전격적 군사작전을 통한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축출에서 보듯 '힘의 질서'를 과시하면서 국제규범, 다자주의 등 미국이 구축해온 전후 국제질서의 주요 축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남긴 진보 진영 의제를 깡그리 폐기하면서 미국 사회를 뒤흔들었고, 미국의 이익만 극대화하는 트럼프식 외교 전략 속에 글로벌 외교·경제·안보 질서도 요동치며 국제 사회는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였다. ◇ 美우선주의 독주로 기존 질서 붕괴…세계는 격랑 속으로 트럼프 2기의 대외 정책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다른 나라들에 충격파를 던진 것을 꼽자면 단연 '관세 전쟁'이다. 그는 세계 최대 내수·소비 시장인 미국의 입지를 활용해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다양한 제품들에 품목별 관세를 매겼고, 모든 무역 상대국에 기본관세 10%를 더한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주의 자유무역 질서는 파괴되고, 이는 미국의 이해득실만 반영된 트럼프식 경제 논리로 사실상 대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관세 압박에서 동맹이건 적국이건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전 세계 인도주의 지원의 40% 정도를 차지했던 대외원조도 상당 부분 중단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군사, 경제적 지렛대를 그는 조금도 아끼지 않고 활용했다.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부동산 사업을 키워 억만장자 재벌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그의 사업가 기질과, 협상 수완이 미국의 막대한 지렛대들과 결합되면서 한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연합(EU) 등 미국과의 무역을 통해 성장해온 동맹들은 미국과 새로운 무역 협상을 강제 받을 수밖에 없었다. 동맹국을 포함한 각국과의 협상은 대체로 미국에 크게 유리하게 타결됐고, 그 와중에 동맹은 거래의 대상으로 재정의됐다. 글로벌 안보를 떠받쳐온 서구식 동맹 체제 역시 미국의 이익을 중시하는 조건부 시스템으로 변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들을 향해 자국 방어를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국방비 인상을 압박했다. 미국의 서방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향해선 미국의 탈퇴 가능성을 위협하면서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인상하도록 했다. 이러한 기조는 한국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들에도 적용됐다. 지난달 발표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외교·경제·안보 분야 종합 전략 지침인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대만 방어를 인태지역 안보 현안의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동맹들에 국방 지출 확대를 강력히 요구했다. 트럼프 관세 전쟁에 강 대 강으로 맞붙은 나라는 미국과 전략경쟁 중인 중국이 유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상대로 100%가 넘는 관세를 추가 부과하고 반도체 등 첨단기술 수출 통제에 나섰다. 이에 중국은 최첨단 기술의 필수 재료로 활용되는 '희토류'를 대응 무기로 삼았다. 미국은 결국 글로벌 '희토류' 생산의 90%를 점유하며 이 분야 패권을 차지한 중국의 수출 통제를 버티지 못한 채 수차례 협상을 통해 서로에게 부과하던 관세를 대폭 낮추는 '휴전'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 가운데 주목할만한 또 다른 것은 미국의 앞·뒷마당인 미주 대륙에 대한 장악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돈로주의'의 발호다. 이는 19세기 미국의 고립주의를 대표하는 '먼로주의'에 '도널드'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덧붙인 합성 신조어로, 새해 벽두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축출에서 보듯 올 한해 앞으로 그의 돈로주의 행보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분쟁 종식에서는 나름 성과를 거뒀다. 그는 8개의 분쟁을 끝냈다고 자평하며 노벨평화상 수상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오랜 글로벌 화약고인 중동에서는 이란 핵시설을 직접 타격하며 이란의 핵무기 확보를 지연시켰으며, 가자지구 전쟁 종전을 위한 3단계 중동 평화 구상은 고비 때마다 여전히 삐걱거리며 불안한 상황이지만 휴전은 유지되고 있다. 다음 달이면 발발 만 4년을 맞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을 상대로 한 평화 중재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지만,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에서 양측의 양보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스트롱맨' 기질이 다분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권위주의 지도자들과의 친분을 유난히 강조하는 건 집권 1기 때와 변화가 없었다. 그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협상 국면에서 지나치게 러시아에 편향된 모습을 보였고, 최근에는 중국의 대만 공격 여부에 대해 "시 주석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한 것 등은 논란을 불렀다. 그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도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다. 다만, 지난해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 삼아 방한했을 때 직접 만남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이미 러시아와의 협력을 공고히 하며 국제 제재에서 어느 정도 돌파구를 찾은 김 위원장이 무응답으로 일관하면서 일단 만남이 이뤄지지 못했다. ◇ '바이든 지우기' 몰두…美 사회 극단 분열 속 민주주의 위기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부 정책도 대외 정책에서 보여준 일방주의를 그대로 따라갔다. 연방 의회를 통한 정상적인 입법 절차를 우회해 대통령 권한인 행정명령을 광범위하게 활용하면서 정책 목표를 추진했다. 그의 국내 정책은 다양성과 친환경으로 상징되는 진보 진영 의제를 모조리 지우는 것으로 대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집권 4년간 미국이 경제·안보·문화 측면에서 완전히 망가졌다고 주장하며, 진보진영을 향한 '이념 및 문화 전쟁'을 선포했다. 취임 첫날부터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작전과 출생 시민권 금지 및 친(親)팔레스타인 시위 참여 유학생 비자 취소 등 초강경 반(反)이민 기조를 분명히 했다. 불법 이민자 색출을 위해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민주당 소속 주지사 및 시장이 재임 중인 대도시에 대거 배치되고,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되자 주(州)방위군을 동원해 치안 유지를 지원토록 했다. 연방 정부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까지 적용한 DEI(다양성·평등성·포용성) 정책 전면 폐기, '워크'(woke·진보적 가치를 강요하는 행위에 대한 비판적 용어) 이데올로기 주입 차단을 위한 연방 교육부 폐지 지시 등도 눈에 띄었다. 기후변화 위기를 부정하면서 파리기후협약 재탈퇴, 화석연료 사용 독려 등 친환경 정책에서 크게 후퇴한 것도 트럼프 2기 미국 내 대표 정책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처럼 거침없는 일방주의적 행보는 미국 사회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지난해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노킹스(왕은 없다) 시위'가 펼쳐졌다. 법치 균열론 및 민주주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미국이 상징하는 '자유'의 가치가 무너졌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저항의 움직임이었다. 미국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는 더 뚜렷해졌고, 진영 간 분열과 증오를 표출하는 대결 양상은 한층 심화했다. 이 와중에 트럼프 재집권에 크게 기여한 우파 정치활동가 찰리 커크가 작년 9월 총격으로 암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며 정치적 파장을 부르기도 했다. 뉴욕 증시가 수십차례 최고점 기록을 경신하는 등 경제는 호황을 누리는 듯했지만, 1년간 이어진 대대적인 관세 전쟁의 와중에 생활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유권자들의 불만도 지속 제기됐다. ◇ 트럼프 '美우선' 일방주의 지속 여부 가를 집권 2기 2년 차 트럼프 2기 집권 2년 차인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이 펼쳐온 독주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이벤트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우선 미국 연방 대법원이 조만간 내놓을 상호관세 판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트럼프의 일방주의적 대내 정책의 발목을 잡아 온 몇몇 하급심 판결을 뒤집으며 트럼프의 손을 들어준 보수 우위 대법원이 그가 상호관세 부과 근거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활용한 것을 위법이라고 판결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상호관세가 무효로 판결 나더라도 대체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지만, 관세 환급 소송이 속출하는 등 새로운 불확실성이 엄습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경우 '대미 3천500억 달러 투자' 합의를 동력 삼아 핵 추진 잠수함 건조, 민수용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등에 대한 미국의 동의를 이끌어낸 만큼 이재명 정부로서는 대법원 판결이 '트럼프 패소'로 나올 경우 대미 투자 합의에 대한 국내 여론과 한미관계 사이에서 좌표 설정을 고민하게 될 수 있을 전망이다. 4월로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베이징 대좌'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향방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은 양국 간 전략경쟁을 둘러싼 글로벌 헤게모니 질서 재편 여부, 글로벌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관세 전쟁의 미래,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의 변화 등에 두루 걸쳐 있는 중대 외교 이벤트가 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이 행사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재회가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벌써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 나아가 한미동맹과 한미일 공조 관계 등에서도 변곡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베네수엘라 다음으로 트럼프 대통령 '돈로주의'의 타깃이 어디가 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베네수엘라 기습 군사작전 이후,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장악하기 위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거론하며 야심을 노골화하고 있는데 벌써 나토 회원국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 하원의원 전체와 상원의원 3분의 1을 새로 뽑는 11월 중간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명운을 가를 최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공화당이 연방 상·하원 모두 아슬아슬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임 정권의 늪이 되어온 중간선거에서 패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심각한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난해 말 일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0%대까지 떨어진 형국이다. 원인은 고물가에 지친 유권자들이 지지를 철회하고 있어서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이미 지난해 치러진 몇차례 지방 선거에서 승리하며 민심 변화를 목격한 민주당은 적정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능력을 의미하는 '어포더빌리티'(affordability)를 주된 선거 구호로 삼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올 초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의 불법 이민자 단속 작전중 발생한 미국 시민권자 총격 사망 사건이 유발한 반발 시위의 확산 여부 역시 반(反)트럼프 정서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위기에 빠졌다는 걸 인식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는 최근 공화당 하원의원 수련회 연설에서 중간선거에서 패하면 탄핵소추를 당할 것이라면서 필승 전략을 주문했다. 이 전략은 다름 아닌 지난 1년간 자신이 거둔 국정 성과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였다. 이는 그가 중요한 선거를 앞둔 집권 2년 차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거침없는 질주에 박차를 가하리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성민
2026.01.13. 15:26
[트럼프1년] '관세 폭탄' 美경제 성적표는…인플레 복병 여전 우려보다 선방했던 美경제…'충격' 제한적, 'K자 양극화' 숙제 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11월 중간선거 최대 쟁점 부각 가능성 'AI붐'에 증시, 사상 최고 반등…연준 독립성 침해 후폭풍 주목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1년간 미국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웠던 격랑의 한 해를 보내야 했다. 그 기저에는 동맹과 우방국에도 예외를 두지 않은 자의적인 고강도 관세 정책과 전례 없는 중앙은행 흔들기가 있었다. 경제학자들은 세계 무역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이 미국 경제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 같은 우려는 작년 4월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이른바 '해방의 날' 이후 금융시장 충격으로 반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 임기 첫해 미국 경제는 2% 안팎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대보다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고물가와 고용 약화의 피해가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에 집중되면서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비판이 커진 것은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한 수사 등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시도 역시 향후 금융시장 혼란과 달러화 신뢰 하락을 가져올 수 있는 뇌관으로 꼽힌다. ◇ 관세發 'R의 공포'…"설마" 했던 월가 패닉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경제학자들은 관세 정책이 제조업 부활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면서 미국 경제에 물가 상승과 실업 증가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경고를 내놨다. 월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강경한 관세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인지를 두고 미심쩍은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직후 월가는 패닉에 빠졌다. 뉴욕증시 대표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그 날 이후 이틀간 12%나 폭락했다. 주식시장 공포지수는 팬데믹 충격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월가 전문가들은 속속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높였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관세발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미 국채 시장마저 투매가 이어지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일각에선 '금융위기 징후'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시행을 유예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은 잦아들었지만, 2025년 1분기 미국 경제가 역성장(-0.6%·이하 전기 대비 연율 기준)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우려는 지속됐다. 'R(경기침체)의 공포',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경고가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 실물경제 지표 예상보다 양호…'미국 예외주의' 자신감 향후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긴 하지만, 취임 1년간 미국 경제의 드러난 실적만 보자면 우려됐던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은 2025년 한 해 동안 벌어지지 않았다. 작년 1분기 경제 역성장은 관세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수입을 앞당겨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 기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명됐다. 작년 2분기 성장률은 3.8%로 급반등했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주요 월가 투자은행들은 2025년 미국 경제가 연간 2% 안팎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본다. 2024년(2.8%)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미국의 잠재성장률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은 성적표이다. 우려됐던 경기침체와는 거리가 먼 성장률이다. 소비가 전년보다 둔화하긴 했지만 회복력을 유지했고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가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점 입법 과제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은 정치적 논란을 낳았지만 기업 감세를 통해 성장세 유지에 기여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인플레이션은 관세 여파로 작년 하반기 들어 다시 3%대(근원 소비자물가 기준)로 반등하며 여전히 우려 사항으로 남아 있다. 다만, 최근 들어선 관세의 물가 충격이 예상보다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월가와 경제학자 사이에서 확산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정책 철회와 각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최초 발표 때보다 상당 부분 약화한 게 영향을 미쳤다. 설문조사에 반영된 일반인의 기대 인플레이션도 꺾였다. 인플레이션 우려 약화는 지난 9월 이후 12월까지 연준이 3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 ◇ 경제 충격은 서민·중소기업만 체감…'K자형 경제' 공화당 위협 전반적인 경제 성적표가 양호한 것과 달리 관세가 가져온 물가 상승 및 고용 약화 충격은 서민층과 중소기업이 고스란히 입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 경제지표가 'K자형 경제'(K-shaped economy) 현상을 보여준다고 진단한다. K자형 경제라는 용어는 미국의 부유층과 빈곤층이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을 다르게 경험하는 현상을 설명하며 주목받았다. 고소득층은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으로 재산이 크게 늘고 덩달아 씀씀이도 늘렸지만, 저소득층의 경우 이미 높아진 물가와 고용시장 약화로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매그니피센트7(M7)을 비롯한 빅테크(거대 기술기업)가 AI 붐에 힘입어 지난해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기록한 것과 달리 중소기업 등은 이 같은 랠리에서 소외된 것도 K자형 경제를 반영하는 현상으로 거론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커지는 K자형 격차가 공화당의 중간선거 전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경제적 격차 확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물가 부담을 낮추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최근 주택대출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2천억달러(약 290조원)어치의 주택저당증권(MBS) 매입을 지시하거나 신용카드 이자율을 최대 10%로 제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한 게 대표적이다. ◇ 트럼프 노골적 연준 때리기…파월 수사로 우려 '정점'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임기 때보다 연준에 대한 금리인하 압박 강도를 한층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 초기부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하면서, 신중한 정책 기조를 견지한 파월을 노골적으로 비난해왔다. 나아가 자신의 경제 책사인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연준 이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마이런 이사는 9월 임기 시작이후 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마다 0.50%포인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마이런 이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3.75%보다 1%포인트 더 낮춰도 된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전임 바이든 행정부 임기 때 임명된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의 리사 쿡 이사에게 주택담보대출 사기를 저지른 의혹이 있다며 해임을 통보하기도 했다. 해임 통보의 적법성을 둘러싸고 연방대법원이 결정을 앞둔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은 만약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손을 들어줄 경우 연준 독립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 압박은 미 법무부가 위증 혐의로 파월 의장의 형사기소를 추진하면서 극에 달하는 분위기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을 비롯해 전직 연준 의장과 명망 있는 경제학자들은 12일 성명을 내고 파월 의장에 대한 기소 추진이 중앙은행 독립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경제학자들은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못 이겨 필요 이상의 금리 인하를 단행해 연방정부의 부채 이자비용 부담을 낮춰주는 데 동원된다면 투자자 이탈로 달러화가 약세 압력에 직면하고 문제가 복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해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국제 금값은 이런 우려를 반영, 파죽지세로 상승세를 지속하며 작년 말 사상 최초로 온스당 4천500달러선을 돌파했고, 파월 의장에 대한 기소 추진 사실이 알려진 12일에는 온스당 4천600달러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런 금값 상승 이면에는 전체 자산 중 달러화 자산 보유 비중을 낮추려는 각국 투자자들의 탈달러화 움직임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 월가, 차기 연준의장 발표 앞두고 독립성 의지 '촉각' 파월 의장 임기가 5월 만료되는 가운데 월가 안팎에선 연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강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달 중 차기 연준 의장을 발표가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 대폭 인하 신봉자를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왔다.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연준이 느리다'는 대통령의 말은 옳다. 금리를 더 일찍 내렸어야 했다"라고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금리 관련 생각을 같이하고 있음을 어필한 바 있다. 해싯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광범위한 수입 관세, 금리 인하 등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어젠다를 지지해온 친트럼프 성향의 경제학자로 손꼽힌다. 월가 전문가들과 경제학자들은 해싯 위원장이 연준 의장직 수행 자격을 갖췄다고 보면서도 그가 의장으로 취임한 뒤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월가는 올해 중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인하한 뒤 금번 금리인하 사이클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차기 연준 의장이 기대보다 강한 비둘기파적 통화정책을 시사하고 대법원이 쿡 이사의 해임이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놓을 경우 연준의 독립성 및 신뢰성에 대한 논쟁이 불거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으로 장기금리가 오르고 달러화 투자자금 이탈이 지속되며 금융시장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월가 전문가들은 법무부의 파월 의장에 대한 기소 추진 추이와 후폭풍을 지켜보고 있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월 의장 수사가 상황을 "엉망으로" 만들었으며 금융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악시오스는 또 베선트 장관은 이번 수사로 인해 파월 의장이 오는 5월 의장 임기가 끝난 뒤 곧바로 연준을 떠나지 않고,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2028년 초까지 이사로서 자리를 지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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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3. 15:26
[트럼프1년] 미중, 향후 패권 핵심키 'AI·반도체'서도 사활건 싸움 美, 스타게이트·반도체 생태계 구축·규제완화…'기술우위' 총력전 中, 가성비 '딥시크'로 전세계에 충격…美견제속 '기술자립' 맞대응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 이후에도 치열한 패권전쟁을 이어온 미국과 중국은 향후 패권에서 핵심 키 역할을 할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부문에서도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1년간 중국과의 AI·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기존의 '수출통제'에서 중국과 거래를 하면서 기술적으로 종속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전략을 틀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Small Yard, High Fence)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중국에 대한 기술 견제를 유지하면서도 동맹과 가치를 앞세웠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철저한 '미국 우선주의' 기조의 노골적인 전략을 채택하면서 실리 극대화를 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강경한 태도로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했으나, 중국이 이를 자국 반도체 기업 육성의 기회로 활용하자 고성능 반도체의 수출을 승인하는 등 방침을 선회했다. 이를 통해 미국 기술이 전 세계의 표준이 되도록 하는 한편 중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막겠다는 의도다. AI 부문에서는 '안전한 AI'를 추구했던 전임 행정부의 정책을 폐기하고 규제를 연방 정부로 일원화하는 등 완화함으로써 미국의 AI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견제에 맞서 '기술 자립'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 '딥시크 충격'과 AI 총력전 지난해 초를 전후해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AI 모델 'V3'와 추론모델 'R1'은 실리콘밸리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당시까지 AI 모델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지원을 받는 오픈AI와 구글, 메타 등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이 수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부어 만드는 것으로 인식됐지만, 딥시크는 중국 판매를 위해 연산 능력을 낮춘 'H800' 등 저사양 칩을 활용했고 모델을 만드는 데 불과 560만 달러(약 80억원)만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딥시크 충격'은 첨단 칩만 막으면 중국의 AI 공세를 꺾을 수 있다는 믿음을 깨뜨린 사건이 됐다. 이에 대응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한 AI 패권 경쟁 전략은 규제를 풀고 대규모 투자를 유도해 미국의 압도적인 AI 지배력을 공고히하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20일 취임식을 하자마자 집무실에 앉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 및 활용'을 위한 행정명령 제14110호의 취소를 명령했다. 기술 규제에 비판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원래 생각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바로 직전 전 세계에 충격을 줬던 딥시크와도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어 곧바로 총력전이자 속도전에 가까운 본격적인 AI 패권 경쟁에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 AI 정책의 첫 수혜자이자 상징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월 21일 백악관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래리 엘리슨 오라클 이사회 의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5천억 달러(약 73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미 전역에 원전 10기 발전량에 해당하는 10GW(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이 계획은 압도적인 자본과 에너지를 투입해 자국 AI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중국의 공세에 대응한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환경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화석연료와 소형모듈원전(SMR)을 활용한 전력 공급에도 도움을 줬다. 지난해 11월에는 AI 모델을 국가 안보와 과학기술 전략에 활용하는 '제네시스' 계획을 발표했고, 급기야 지난달에는 주(州) 정부의 AI 규제를 막고 연방 차원으로 규제를 일원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경쟁과 관련해 "여기서는 단 한명의 승자만 나올 것이다. 아마 미국이나 중국일 테고 현재 우리는 크게 앞서고 있다"면서 "그러나 50개 주에서 각각 다른 승인을 50번 받아야 한다면 불가능하다. 승인 또는 거부 출처가 한 곳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 화웨이 자생력 키운 수출통제의 역설…H200으로 회군 대(對) 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은 전임 바이든 정부 때부터 있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최신 칩을 중국에 판매할 수 없도록 막았고 규제의 강도도 점차 높여오고 있었다. 딥시크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H800만 해도 2023년 10월까지만 판매되고 이후 강화된 규제에 따라 수출이 금지됐다. 이에 엔비디아가 새 규제에 맞춰 내놓은 것은 AI 학습용으로는 쓰기 어려울 정도로 성능을 낮춘 H20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이와 같은 저사양 칩 H20의 중국 수출마저 제한했다. 이는 전 세계와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던 미국이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됐지만 결과적으로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하고 3개월 만에 철회됐다. 중국이 반도체 수출 통제에 맞서 희토류 대미 수출 통제로 맞불을 놨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H20의 중국 수출 재허용 이후에도 안보 이슈 등을 들어 엔비디아 칩의 수입을 사실상 허용하지 않았다. 대신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자국 반도체 기업 제품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 시작했다. 미국이 무기화하고 있는 반도체 분야에서 자립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화웨이의 AI 칩은 엔비디아 칩보다 성능은 물론이고 전력 소모량이 크게 높아 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화웨이 칩을 쓰는 AI 기업에 전력을 매우 저렴하게 제공함으로써 이와 같은 단점을 상쇄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으로선 중국의 AI 경쟁력 강화를 막기 위해 최첨단 칩의 구매를 막았더니, 중국이 도리어 보다 산업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 기술을 발전시키는 딜레마에 처한 것이다. 결국 한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최첨단 칩을 중국에 주지 않겠다'고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엔비디아의 고급 칩 'H200'의 중국 수출을 승인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H200은 엔비디아의 현세대·차세대 아키텍처들인 '블랙웰'이나 '루빈' 등보다는 오래된 그래픽처리장치(GPU)지만 약 1년 전까지만 해도 최신 고사양 제품이었다. 기존에 수출이 허용됐던 H20과 비교해서는 약 6배의 성능 격차를 보이는 제품이고, 주로 추론에만 쓰이는 H20과 달리 AI 훈련에도 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당장 '딥시크 충격'의 재료가 된 H800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성능을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AI 전략을 총괄하는 'AI 차르' 데이비드 삭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장은 "화웨이가 경쟁력이 생기고 있는데 화웨이에 중국 시장 전체를 넘기면 화웨이의 연구개발을 보조하는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도록 하고 그들의 손을 묶지 않고 방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에 수출 통제를 함으로써 도리어 '반도체 굴기'를 도와주기보다는 미국 기술에 의존하게 하는 것이 낫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제언을 받아들인 셈이다. ◇ 반도체 통행세·국유화…트럼프식 '거래의 기술' 이와 같은 입장 선회 속에서 미국 정부는 반도체를 국가 산업으로 삼아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환수해 자국에 재투자하려는 모양새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나 AMD 등 자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에 AI 칩을 수출할 때 판매 수익의 약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도록 두 기업과 '딜'을 했다. H200의 중국 수출을 허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는 이와 같은 '수출세'의 비중을 25%까지 높였다. 실제로는 수출 제품에 세금을 부과하지 못하는 미국 법을 우회하고자 대만 TSMC에서 칩을 미국으로 수입한 다음 중국으로 다시 출하하는 방식을 쓰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통제를 통해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면서도 중국으로 흘러가는 기술에 일종의 '통행세'를 매겨 국부로 환수하겠다는 상업적 계산이 깔린 셈이다. 안보를 위해 시장을 희생해온 과거와 달리 거꾸로 안보 위협조차 비즈니스 기회로 삼는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이 구체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H200 판매액의 25%를 정부가 받는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며 미국의 AI 선도적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거래의 기술'과 미국 우선주의가 더 직접적으로 드러난 것은 인텔에 대한 지분 취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미국이 인텔에 지급한 보조금에 대한 반대급부로 인텔 지분 약 10%를 취득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는 자유시장 경제의 보루였던 미국이 중국식 국가 자본주의 모델을 차용했다는 비판을 불러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우리나라를 위해 그런 거래를 하루 종일이라도 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을 더 부유하게 만들고 미국에 더 많은 일자리를 준다. 누가 이런 거래를 원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술 경쟁력의 상징인 반도체와 AI 패권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 자본주의라는 비판을 받더라도 이를 기반으로 미국 내 제조업 기반과 경제 성장까지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권영전
2026.01.13. 15:26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며 인터넷이 전면 차단된 이란에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전격 개방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13일(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이란 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가입비와 구독료를 면제하며 무료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이란 당국이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인 인터넷 셧다운을 단행한 지 5일째 되는 날 이뤄졌다. 이란의 인터넷 접근 지원 단체인 ‘홀리스틱 레질리언스’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란 내에서 스타링크 수신기를 보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용 부담 없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현재 이란 내에는 금지 품목인 수신기가 국경을 통해 대량 밀반입되어 약 5만 대 이상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정부와의 공조 가능성도 제기된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머스크와 통화해 이란 내 인터넷 자유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 당국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이란군은 스타링크 신호를 교란하는 재밍 장비를 동원하는 한편, 수신기 사용자를 추적해 '간첩 혐의' 등으로 단속하고 있다. 실제로 이란 국영 방송은 당국이 시위 현장에서 압수한 스타링크 단말기 영상을 공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고성표([email protected])
2026.01.13. 15:17
[OSEN=김채연 기자] 박나래와 갑질 의혹을 두고 법적 갈등 중인 전 매니저가 미국에 체류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일각에서는 ‘논점 흐리기’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박나래의 전 매니저 A씨는 지난달 22일 미국 라스베가스로 출국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출국 2일 전인 20일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피고소인 1차 조사를 받았다. 보통 토요일은 주말로 조사가 잘 이뤄지지 않지만, A씨의 출국 일정으로 인해 급하게 진행됐다고 알려졌다. 또한 지난 12일 2차 조사가 진행되는 날이었으나, A씨의 미국 체류로 인해 지연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또한 A씨의 고용노동부 신고인 조사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전 매니저 측은 경찰 조사와 관련된 입장을 밝히며 조사 일정에 대해 설명했다. A씨는 일간스포츠에 “건강상의 이유로 현재 미국에 있다. 해당 사안들과 관련해 고소인, 피고소인 경찰 조사를 모두 마쳤다”며 “향후 경찰조사를 받아야 한다면 곧바로 한국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씨는 주말에 1차 조사를 받은 이유에 대해 “박나래 측에서 자료 제출이 지연되는 등의 이유로 경찰 조사가 미뤄져서 그날 부득이하게 진행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12일 2차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확정된 날짜가 아니었다. 경찰로부터 정확한 출석 날짜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출국 전에 경찰 측으로부터 횡령 혐의 고소가 갑작스럽게 추가되면서 2차 조사가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만약 조사가 있다면 곧바로 출석하겠다는 말해놓은 상황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박나래 전 매니저의 입장이 전해진 뒤 누리꾼들은 미국행 소식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한 누리꾼은 “조사 받을 거 받고 미국 가겠다는데 왜? 2차 조사하면 오겠다잖아”, “아무런 조사 안받고 간 것도 아닌데 미국을 가든, 유럽을 가든 우리가 알아야 하나”, “우리가 매니저 어딨는지도 알아야함?”, “너무 논점 흐리기 아냐?”, “누가 보면 조사 안받고 해외 도주한 사람으로 알겠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전 매니저 측은 박나래에 갑질 및 특수상해, 대리처방, 불법의료시술, 진행비 미지급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서울서부지법에 1억원 상당의 부동산가압류신청과 함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예고했다. 이에 박나래 측은 전 매니저들의 주장을 반박하며 오히려 매니저들을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전매니저 측도 박나래가 전 남자친구를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급여 등의 명목으로 돈을 송금했다며 횡령 혐의로 고소했고, 이밖에 특수상해, 명예훼손 등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박나래 역시 전매니저들을 횡령 혐의로 추가 고소해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사진] OSEN DB 김채연([email protected])
2026.01.13. 15:17
이민시대 - 노동력이 아니라 사람이 온다 4년 뒤 국내 체류외국인은 300만명으로 전망된다. 인구 절벽에 따른 이민자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인력 확보 차원을 넘어 사회통합까지 고려한 섬세한 이민 정책이 절실하다. 중앙일보는 이미 도래한 ‘이민시대’ 현장의 내외국인을 두루 만나 서로 공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점검했다. 네팔 국적의 수메스 바르마(38)는 6살 아들과 아내를 본국에 두고 7년 전인 2019년 한국에 왔다. 아픈 부모의 치료비와 의사를 꿈꾸는 아들의 교육비가 필요했던 그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었다. 전북의 농장에 취업한 그는 월급 절반 이상을 매달 가족에게 보냈다. 월급날은 그가 꿈꾼 ‘코리안 드림’이 구체화되던 순간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종종 촬영해 네팔의 가족·친구에게 공유하곤 했다. 떨어져 있지만 단란했던 가족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 건, 2023년에 발생한 갑작스러운 사고였다. 당시 수메스는 농장 축사 바로 옆 숙소에 거주하며 하루 10시간 이상 소를 돌보는 일을 했고, 가끔 사업주 요구에 따라 익숙치 않았던 농기계도 다뤘다. 사고가 난 날도 사업주 딸과 함께 사료 발효·배합 기계를 작동하다 수메스의 장갑 낀 손이 빨려 들어가 손가락 네개가 잘렸다. 출동했던 구급대원이 검지 손가락을 찾아와 접합은 했지만, 아직 감각이 없다. 왼손의 기능을 사실상 잃은 것이다. 그런 그에게 돌아온 것은 해고통지였다. 산재 보상금 4100만원을 받았지만 대부분 치료비로 썼다. 네팔에 있는 아들은 “이제 그만 돌아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치료 여건이 열악하고 일할 곳도 부족한 네팔로 돌아갈 순 없다”고 했다. 그는 법무법인 원곡의 도움을 받아 비자를 올해 4월까지 연장 시키고 농장주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필리핀 국적의 린돈 델핀(49) 역시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한국으로 왔다 장애를 얻었다. 수도권의 한 철강 제조업체에 다니던 2016년 9월, 고층에서 작업 중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뇌경색으로 몸 한쪽이 마비됐다. 거동이 불편해 받아주는 곳이 없었고, 수메스처럼 소송을 하며 한국에 남아 있을 여력도 없었다. 결국 치료를 위해 본국으로 돌아가야 했고, 아내 아비게일이 요양보호사 일을 하며 겨우 생계를 잇고 있다. 아비게일은 중앙일보와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일하다 다쳤지만 간병인 지원 조차 받지 못한 채 결국 돌아왔다”며 “가장이 무너지면서 우리 가족의 불행이 시작 됐다. 매일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사고를 당한 뒤 가족 품으로 영영 돌아가지 못한 경우도 많다. 2022년 네팔에서 한국에 온 디아즈 타망(31)은 지난해 8월 3일 경기 화성시의 한 플라스틱 제조 공장에서 일하던 중 플라스틱을 얇게 펴는 압출 성형 기계 롤러에 오른팔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급히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임신 중인 그의 아내는 네팔에서 관련 소식을 듣고 우울증에 빠졌다고 한다. 산재 비율, 이주노동자가 2~3배 더 높아 2024년 114명을 비롯해 이주노동자 산재사망률은 한국인보다 월등히 높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주노동자 사망에 대한 원인 분석 및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국적 노동자 대비 2.3~3.6배에 달했다.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연령분포를 통제해 2018~2022년 사이의 산재 사망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신고되지 않은 이들과 한국에서 일하다가 다친 후 치료를 위해 본국 귀국 후 사망한 이들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많은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일하다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업무 중 다친 이주노동자의 산재 신청 건수도 8062건(2020년)→8886건(2022년)→1만161건(2024년)으로 5년 연속 증가세다. 전체 노동자 중 이주노동자 비율은 3%지만, 전체 산재 신청건수 대비 이주노동자의 산재 신청 비율은 6%에 달한다. 신청마저 못한 채 본국으로 떠나거나, 참는 사례도 내국인보다 높을 가능성이 큰 만큼,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산재 사례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외국인 고용해 이익보는 고용주, 한국어 교육 책임도 나눠야” 이주 노동자들의 업무 환경이 더 위험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내국인이 기피하는 위험한 일을 한다는 사실 뿐 아니라,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것도 중요한 배경 중 하나라고 분석한다. 소통이 어려워 예견된 위험을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수년간 이주 노동자의 고충을 상담해온 이효나 사단법인 희망웅상 사무국장은 “사고를 당한 이들은 본인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등 전조 증상을 겪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를 설명하려면 유창한 한국어 실력이 필요하지만 대다수는 언어 장벽에 가로 막힌다”고 전했다. 실제 수메스는 “사장님에게 위험하다고 말하려 했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혼나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회고했고, 아비게일은 “델핀도 사고 직전 어지럼증이 있었지만 설명을 하기 어려워했다”고 주장했다. 비전문취업(E-9) 비자의 문제가 이런 소통의 장벽을 낳고, 결국 사고 확률을 높인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이주 노동자의 대부분인 34만4000여 명이 E-9 비자로 체류하는데, 이 비자는 한국어 능력시험과 간단한 기능 수준 평가에 합격하면 발급 요건이 충족된다. 또 입국 전 한국어 교육은 38시간만 이수하면 된다. 김달성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는 “기업들의 인력난 호소 때문에 고용 허용 업종이 늘어났고 자연스레 취업 허들도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정부와 고용주들이 한국어 교육에 대한 책임을 일정 부분 나눠서 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부 기업은 이주 노동자 증가에 맞춰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사고 예방 투자도 늘리고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은 중소기업은 오히려 교육에 미온적이라고 한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주는 이주노동자의 입국 전 교육, 입국 후 체류지원 등 채용 관련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며 “양질의 노동력을 원하면서도 이를 위한 인적자본 투자는 하지 않는 건 모순”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을 통해 이익을 보는 당사자의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 사업주에게 고용부담금을 부과하고, 해당 기금을 통해 현지에 인력양성 기관을 설립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자 사회통합지수, 어떻게 조사했나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산하 이민정책연구원이 2024년 8월 19일~9월 20일 전국 17개 광역시·도와 다문화도시협의회 소속 22개 기초자치단체의 만 19세 이상 내국인 6000명과 이민자(국내 장기체류 외국인·5년 이내 귀화자) 6000명을 대상으로 대면면접조사 방식과 Open URL 활용 조사 방식을 병행해 진행했다. 표본은 전국 이민자 모집단 약 185만명의 체류 자격별 특성을 반영하여 설계 한 후 지역·성·연령별을 층화하여 추출했다. 목표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1.6%포인트다. [이민, 사람이 온다] 시리즈가 더 궁금하시다면 www.joongang.co.kr/series/11846 김정재.손성배.전율.이영근([email protected])
2026.01.13. 15:17
[OSEN=최이정 기자] '실력파 밴드' 원위(ONEWE)가 겨울 시즌송을 선보인다. 원위(용훈, 강현, 하린, 동명, 기욱)는 오늘(14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디지털 싱글 '관람차 (Ferris wheel)'를 발매한다. '관람차 (Ferris wheel)'는 경쾌한 리듬과 따뜻한 멜로디가 어우러진 밴드 사운드 기반의 곡이다.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관람차처럼, 돌고 돌아 첫사랑과 다시 마주하는 순간을 원위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으로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특히, 멤버 기욱이 작사 및 작곡에 참여해 설렘 에너지를 배가했다. 원위는 감성적인 노랫말 위로 탄탄한 보컬과 에너제틱한 밴드 사운드를 더해 독창적인 음악성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음원과 함께 공개되는 뮤직비디오에는 다섯 멤버가 '관람차 (Ferris wheel)'에 맞춰 밴드 퍼포먼스를 펼치는 모습이 담긴다. 관람차처럼 서로를 마주 보는 대형 속 멤버들은 섬세한 표현력으로 곡의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몰입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관람차 (Ferris wheel)'는 원위가 오는 30일 선보이는 데모 앨범 '4th Demo Album 'STUDIO WE : Recording #4''의 타이틀곡이기도 하다. 데모 앨범에는 신곡을 포함해, 원위의 기발매곡의 최초 가이드 버전이 수록된다. 원위는 다듬어지지 않은 러프한 질감 속에 곡의 첫인상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음악적 본질을 되새긴다. 한편, 원위의 신곡 '관람차 (Ferris wheel)'는 오늘(14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email protected] [사진] 알비더블유 최이정([email protected])
2026.01.13. 15:15
[OSEN=강서정 기자] 배우 겸 가수 이승기, 배우 이다인 부부가 데이트를 즐겼다. 이다인은 지난 13일 “Happy Birthday Daddy”라며 딸의 뒷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또한 “남편이랑 생일데이트”라며 한 커피숍에서 차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공유했다. 이다인은 이날 남편 이승기의 생일을 맞아 딸 없이 둘만의 데이트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한편 이승기와 이다인은 2023년 4월 결혼해 지난해 2월 딸을 출산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이다인 SNS 강서정([email protected])
2026.01.13. 15:15
이민시대 - 노동력이 아니라 사람이 온다 4년 뒤 국내 체류외국인은 300만명으로 전망된다. 인구 절벽에 따른 이민자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인력 확보 차원을 넘어 사회통합까지 고려한 섬세한 이민 정책이 절실하다. 중앙일보는 이미 도래한 ‘이민시대’ 현장의 내외국인을 두루 만나 서로 공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점검했다. 4년 전 경남 김해의 한 자동차 부품 업체에 채용된 캄보디아 국적의 코이 데이비(37)는 희망에 부풀어 한국에 왔다. 그러나 회사 생활은 고통으로 얼룩졌다. 회사 대표의 욕설·폭언 때문이었다. 한국어를 정확히 알아듣지 못해 업무에 작은 혼선이라도 빚어질 때면 곧장 욕설이 쏟아졌다. 참다 못한 그는 두 달만에 고용노동부 산하 경남 김해 고용지원센터를 찾아 “일을 계속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 뒤 더 큰 고난이 시작됐다. 도움을 청하기 위해 종종 센터를 찾아가다 회사 사람들에게 들킨 것이다. 그때부터 집단 따돌림이 시작됐다. 급기야 사장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던 같은 해 6월 30일 “회사에서 나가라”고 통보했다. 업무 시간 도중 쫓겨난 그는 약 4㎞ 떨어진 기숙사를 향해 홀로 걸어갔다. 일방적 해고 통보를 받은 뒤 돌아가는 길. 이미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그 뒤 더 심한 일이 이어졌다. 중앙일보가 한국이주노동재단을 통해 입수한 영상에는 걸어가는 코이의 뒤를 누군가 차로 뒤쫓는 장면이 담겼다. 차에 탄 사람은 코이를 향해 “야! 태워줄까? 바보 새끼야”, “집에나 가!”라고 소리쳤다. 안대환 한국이주노동재단 이사장은 “욕하는 사람이 바로 회사 대표”라며 “이들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접수하고 고소도 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만날 때마다 욕설을 서슴지 않던 회사 대표는 모욕·협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9월 18일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법무부 이민정책연구원이 이민자 6000명을 대상으로 차별 경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약 4명 중 1명(25.2%)은 “차별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차별을 받았던 장소는 코이처럼 직장·일터인 경우가 45.4%로 가장 많았다. 차별 당한 이유에 대해선 ‘국적’(67.1%) 때문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가장 많았고, ‘한국어 수준’(43.8%)과 ‘외모’(27%)를 꼽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차별에 대해 항의한 경우는 드물었다. “차별을 당했다”고 답한 이들 중 본인이 당한 일에 대해 ‘시정 요구’를 했다고 밝힌 응답자는 21.9%뿐이었다. 시정 요구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43.2%)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요구해도 변하는 것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27.5%)이란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김달성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는 “이주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 임금 체불 등의 차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오히려 사장이 ‘불법 체류자로 만들어 버리겠다’거나 ‘본국에 보내버린다’고 협박하는 경우가 다수”라며 “철저히 ‘갑’인 고용주에게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전남 나주시의 한 벽돌공장에서 비닐에 묶여 지게차로 옮겨지는 괴롭힘을 당한 이주노동자의 사례가 크게 논란이 되고 이후 이재명 대통령도 이를 언급하는 등 공론화를 통해 일부 피해를 회복하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극히 예외적인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이유 없는 차별을 방지할 방안으로는 사업장 이동 규제 완화 등이 거론된다.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올 경우 임금 체납, 사업장 휴·폐업, 산업재해 등 일부 사유만 이동이 허용되는데 이 기준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안 이사장은 “차별 받는 이주노동자들의 체류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입국 후 3년 간은 근로 계약을 1년 단위로 체결해 정부가 중간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후 한국에서 범죄 사실이 없고, 성실하게 일했다는 점이 인정될 경우 3년 차부터는 사업장 이동 등 자율성을 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노사 모두 사전에 정보를 충분히 제공 받을 수 있게 해야 갈등과 차별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본인이 가서 일해야 하는 사업장임에도 이주노동자에게 제공되는 사업장 관련 정보 수준이 너무 낮고, 반대로 고용주도 이주노동자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키·몸무게 정도로 한정 돼 있다”며 “온라인 면접 활성화 및 사업장 소개 영상 업로드 등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자 사회통합지수, 어떻게 조사했나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산하 이민정책연구원이 2024년 8월 19일~9월 20일 전국 17개 시·도 다문화도시협의회 소속 22개 기초자치단체의 만 19세 이상 내국인 6000명과 이민자(국내 장기체류 외국인·5년 이내 귀화자) 6000명을 대상으로 대면면접조사 방식과 Open URL 활용 조사 방식을 병행해 진행했다. 표본은 전국 이민자 모집단 약 185만명의 체류 자격별 특성을 반영하여 설계 한 후 지역·성·연령별을 층화하여 추출했다. 목표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1.6%포인트다. [이민, 사람이 온다] 시리즈가 더 궁금하시다면 www.joongang.co.kr/series/11846 김정재.손성배.전율.이영근([email protected])
2026.01.13. 15:13
이민시대 - 노동력이 아니라 사람이 온다 4년 뒤 국내 체류외국인은 300만명으로 전망된다. 인구 절벽에 따른 이민자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인력 확보 차원을 넘어 사회통합까지 고려한 섬세한 이민 정책이 절실하다. 중앙일보는 이미 도래한 ‘이민시대’ 현장의 내외국인을 두루 만나 서로 공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점검했다. 몽골 출신의 한국 영주권자 오수연(55·가명)씨는 왼팔이 없다. 5년 전 출근길, 느닷없이 돌진한 버스에 깔려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 보니 의사는 괴사가 진행된 팔꿈치 아래를 절단해야 한다는 절망적 소식을 전했다. 팔을 자른 뒤에도 혈관 이식을 위해 12번의 전신마취 수술을 견뎠다. 이후 오씨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호텔 객실 담당(하우스키퍼) 일을 관둬야 했고, 통장 잔고는 금세 바닥났다. 약을 삼켜도 잦아들지 않는 혈관 통증 탓에 아직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요리도 제대로 할 수 없어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운 지 오래다. 중증 장애인으로 등록됐을 때만 해도 일말의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그가 국가에서 받는 지원은 전기·가스 요금, 지하철 무임승차 카드가 전부다. 장애인 복지센터를 찾아 장애인 반찬 배달 서비스 지원을 요청했다가 “외국인은 안 된다”고 거절당했다. ‘국가 예산을 고려해 외국인 장애인에 대한 사업비 지원을 제한할 수 있다(장애인복지법 제32조)’는 법 조항이 근거였다. 결혼이민으로 고향을 떠나 한국에 뿌리내린 지 25년. 몽골어보다 한국어가 편하고 영주권도 가졌다. 그리고 한국에서 일하다 불의의 사고로 다쳤다. 그러나 외국인인 오씨는 여전히 장애인 의료비 지원이나 장애수당 등 복지 사업 대상에선 제외된다. 한국 사회에서 가졌던 일말의 소속감도 산산이 부서졌다. 그는 “20년 넘게 한국에서 일하고 세금도 내고 살았다”며 “출근길 사고로 장애를 얻었는데 외국인이란 이유로 실질적 도움을 받지 못하니 너무 서럽다”며 눈물을 쏟았다. 하반신이 마비된 고려인 최올가(49·우즈베키스탄)씨도 장애인 등록을 했지만 주요 장애인 복지에선 배제됐다. 그는 “다시 일하고 싶어 도움을 구하러 주민센터를 찾아갔지만, 외국인은 장애인 등록을 했어도 자립 지원 서비스는 받을 수 없다고 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에 체류하는 장애 이주민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장애 이주민은 2020년 4354명에서 2024년 8238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통계 밖의 장애 이주민이 더 많다는 점이다. 현행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으로 등록이 가능한 외국인을 재외동포·재외국민·영주권자·결혼이민자·난민인정자로 한정한다. 체류 외국인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이주노동자·유학생·난민신청자·동반 가족 등은 등록이 불가능하다. 법무부 산하 이민정책연구원은 ‘외국 국적 장애인 등록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실제 장애 이주민 수가 4만6377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2024년 7월 기준). 그림자 속 장애 이주민이 4만명 가까이 된다는 뜻. 보고서는 “국적과 장애라는 이중 차별로 새로운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외국인 장애인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장애 이주민까지 지원해야 하냐’는 반감이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이민정책연구원이 내국인 6000명을 조사해 발간한 ‘이민자 사회통합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을 대상으로 ‘공공부조 제공을 확대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0.3%, ‘사회보험 제공을 확대해야 한다’는 27.2%에 그쳤다. 박지환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민자를 오로지 노동력으로만 본다면 한국 사회에 장애 이주민은 필요 없는 존재로 인식될 수 있다”며 “장애 이주민은 한국 사회가 이주민을 한 명의 사람으로서, 얼마나 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존재”라고 진단했다. ‘있지만 없는’ 그림자 장애 이주 아동 급증 장애가 있는 이주 아동은 성인보다 더 큰 위기 속에 놓여 있다.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바가트 붑 나라얀(45)의 8세 아들 바가트 오저스는 2년 전 자폐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았다. 바가트는 지난 2010년 비전문취업(E-9) 비자로 한국 땅을 밟았고 3년 전 지역특화형(F-2-R) 비자를 얻어 경북 영주시 한 자동차 부품 회사에 다니고 있다. 그는 “아들은 국적과 체류 자격 문제로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한국인이 기피하는 곳에서 일하며 세금도 착실히 내는데, 지원은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속상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 판 반 투언(39)의 딸 판 반 장미(9)도 정부가 제공하는 활동 지원 등을 받지 못한다. 장미는 태어나자마자 뇌병변 장애 진단을 받았다. 양 발목에 찬 빨간색 보조기에 의지해 겨우 몸을 가누는 상태라 다리 근육이 굳기 전 재활 치료가 필요하지만, 투언에게는 시간당 10만원인 치료 비용이 버겁다. 이민정책연구원에 따르면 10세 미만 등록 장애 이주민은 2020년 40명에서 2024년 165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고 10~19세 장애 이주민도 같은 기간 26명에서 160명으로 급증했다. 가족을 초청할 수 있는 비자 소지자가 늘면서 미성년 장애 이주민도 함께 증가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정지숙 ‘이주민과함께’ 이사는 “가족과 체류할 수 있는 비자는 늘려 놓고 복지 등 정주 여건은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이주민을 노동력으로만 보고 설계한 허술한 이민 정책이 현실과 충돌하고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낳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국적을 따지지 않고 장애 이주민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독일 역시 국적과 체류 자격과 관계없이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지난해 6월 한국 정부에 “출신 국가와 무관하게 모든 사람이 사회 보장과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현행법상 모든 이주민에게 복지 서비스를 허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체류 자격에 따라 장애인 등록 신청이 제한될 수 있으나, 향후 단기체류자를 제외한 다른 이주민의 장애인 등록을 허용하는 방안은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민이 직접 부담하는 자원으로 기금을 마련해 지원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이민 정책을 주요 추진 계획 중 하나로 삼겠다고 밝히며 ‘이민자 기여 사회통합기금’ 마련을 제시했다. 외국인 납부 수수료 등을 재원으로 별도 기금을 마련하는 게 골자다. 이민자 사회통합지수, 어떻게 조사했나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산하 이민정책연구원이 2024년 8월 19일~9월 20일 전국 17개 광역시·도와 다문화도시협의회 소속 22개 기초자치단체의 만 19세 이상 내국인 6000명과 이민자(국내 장기체류 외국인·5년 이내 귀화자) 6000명을 대상으로 대면면접조사 방식과 Open URL 활용 조사 방식을 병행해 진행했다. 표본은 전국 이민자 모집단 약 185만명의 체류 자격별 특성을 반영하여 설계 한 후 지역·성·연령별을 층화하여 추출했다. 목표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1.6%포인트다. [이민, 사람이 온다] 시리즈가 더 궁금하시다면 www.joongang.co.kr/series/11846 전율.이영근.손성배([email protected])
2026.01.13. 15:10
[OSEN=최이정 기자] 전 세계 음악팬들이 기다린 방탄소년단의 투어가 오는 4월 시작된다. 이번 월드투어는 202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마무리된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이후 약 4년 만에 진행되는 대규모 공연이다. 방탄소년단은 14일 0시 글로벌 슈퍼팬 플랫폼 위버스(Weverse)에 ‘BTS WORLD TOUR’ 포스터를 공개하며 새 월드투어 개최 소식을 알렸다. 이번 투어는 한국 고양을 시작으로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 등지를 아우른다. 현재까지 총 34개 도시 79회 공연이 오픈됐다. 이는 K-팝 아티스트의 단일 투어로 최다 회차다. 향후 일본, 중동 일정이 추가될 예정이라 투어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콘서트는 4월 9일, 11~12일 사흘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다. 6월 12~13일에는 부산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특히 6월 13일은 방탄소년단의 데뷔일로 팬들과 함께 그 의미를 나누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투어는 4월 25~26일 탬파를 시작으로 12개 도시에서 총 28회 규모로 진행된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엘파소의 선 볼 스타디움과 폭스버러에 위치한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무대를 펼친다. 이는 두 도시에서 열리는 사상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K-팝 콘서트다. 또한 이들은 스탠퍼드 스타디움에 입성한다.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에 이어 두 번째로 해당 장소에서 공연을 여는 아티스트가 됐다. 수용 인원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돔구장인 알링턴의 AT&T 스타디움을 비롯해 볼티모어 M&T 뱅크 스타디움 등에서도 한국 가수 최초로 공연을 선보인다. 6~7월에는 유럽으로 무대를 옮겨 런던, 파리 등 5개 도시에서 총 10회에 걸쳐 관객들과 호흡한다. 마드리드와 브뤼셀에서는 처음으로 단독 공연을 연다. 상파울루,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포함한 남미 5개 도시도 방문하며 추후 중동 지역까지 무대를 넓힐 계획이다.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드투어 규모에 걸맞은 연출도 기대 포인트다. 이번 투어에서는 360도 무대를 적용해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몰입감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월드투어에 앞서 3월 20일 14개 트랙을 수록한 다섯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한다. 완전체로는 약 3년 9개월 만의 컴백이다. 멤버들은 지난 여정 속에서 쌓은 진솔한 감정과 고민을 곡에 녹여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보여줄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사진] 빅히트 뮤직 최이정([email protected])
2026.01.13.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