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공항서 구금됐다가 애리조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센터로 이송된 한인 영주권자 김태흥(40)〈본지 7월 31일자 A-1면〉씨의 어머니가 아들의 석방을 호소하고 나섰다.
김씨의 모친 샤론 이씨는 지난달 31일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미교협)가 주최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아들의 구금 사실을 알게 된 후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지금 며칠째 밥이 안 넘어간다”며 “너무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그는 김씨가 구금된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작은아들(김씨의 동생)에게서 “형이 (공항에서) 이민국 사무실에 들어갔는데 그 뒤로 연락이 없다”는 말을 듣고서였다면서 “그쪽(당국)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했다.
김씨 측에 따르면 그는 남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가족과 함께 한국에 갔다가 2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21일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던 중 영문도 모른 채 억류됐다고 한다.
김씨의 어머니는 “우리 태흥이가 학교를 다 마치지도 않았는데 빨리 나와서 지금 하던 공부를 다 마치고, 어려운 사람도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아들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엄마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씨의 변호인도 함께했다. 변호인은 “김 씨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8일 넘게 구금돼 있다가 최근 애리조나주에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센터로 이송됐으며, 김씨가 이 시설에 도착한 이후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ICE 구금센터로 이송됨에 따라 추방 절차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변호인은 김 씨가 공항에서 억류될 당시 정식 수용시설이 아닌, 창문이 없는 좁은 공간에서 조사받아 낮에 햇빛도 보지 못하고 밤에는 침대도 없이 의자에서 잠을 자야 하는 등 인권을 유린당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김 씨의 구금 사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변호인은 김씨가 2011년 소량의 대마초 소지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미교협은 김 씨의 석방을 위해 낸시 펠로시(민주) 연방하원의원과 텍사스를 지역구로 둔 마이클 매콜(공화) 연방하원의원, 한인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연방하원의원과 앤디 김(민주·뉴저지) 연방상원의원 등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