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은 첫 만남에서 상대가 자신에게 적합한 짝인 지를 알아보는 생물학적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 초파리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미국 코넬대 연구진은 초파리 암컷들이 자신과 유전적으로 잘 맞는 수컷 상대를 첫눈에 판단하는 생물학적 능력이 있으며 자신에게 잘 맞는 짝과 짝짓기를 했을 때 더 많은 알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지네틱스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초파리 암컷들을 같은 변종과 다른 변종 수컷들과 짝짓게 한 뒤 이들의 번식 양상과 행동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자신과 다른 변종 수컷과 짝짓기한 암컷들은 근친교배 위험이 작다는 판단을 내린 듯 더 많은 알을 낳아 많은 새끼를 거느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암컷들이 자신과 유전적으로 가까워 유전적 결함이 있는 새끼를 낳게 할 위험이 높은 수컷이 누구인지를 알아채고 그렇지 않은 수컷에 더 호의적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를 `첫눈에 반하기'로 불러도 무방할 것"이라면서 단순히 외모 만이 아니라 냄새와 소리 등 다른 생물학적 요인도 상대의 생물학적 적합성 여부를 암컷에게 알려주는 신호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초파리와 사람의 짝짓기 행동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이 연구를 사람에게 곧장 적용하긴 힘들지만 사람 여성도 자신에게 유전적으로 가장 잘 맞는 남성이 누구인지를 감지해 번식 성공 가능성을 높이도록 신체가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유명한 '체취가 밴 T-셔츠 실험'에서 사람들이 자신과 유전적으로 먼 이성의 체취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이는 근친교배를 예방하려는 신체 메커니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9.04.23. 20:03
약 24억년 전 다세포 생물의 진화를 촉발시킨 대기중 산소 급증현상의 주역은 니켈이라는 새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캐나다와 미국 과학자들은 네이처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지구 생명체 진화의 전환점이 된 이른바 `산소 급증사건'(GOE)에서 니켈이 핵심 역할을 했다는 증거가 고대 암석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고대 암석을 분석한 결과 산소량이 급증하기 직전에 니켈 농도가 급격히 떨어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이로써 여러 개의 퍼즐같은 가설들이 꼭 들어맞게 됐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대체로 지구 대기권에서 메탄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산소가 급중했다는데 의견이 일치하지만 메탄 농도가 어째서 그렇게 떨어졌는 지는 아직까지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산소급증기 이전 지구의 가장 흔한 생명체는 대사 부산물로 막대한 양의 메탄을 배출한 단세포 해양유기물이었는데 이들이 배출한 메탄 때문에 대기중 산소 생성이 억제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연구진은 27억년 전 바다에는 지금보다 400배나 많은 니켈이 존재했으며 단세포 해양유기물들은 생존을 위해 니켈을 섭취해야만 했는데 25억년 전 바닷물 속의 니켈 농도가 갑자기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니켈이 줄어들자 단세포생물도 급격히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메탄 배출량도 급감했으며 `시아노박테리아'로 불리는 광합성 유기체가 점차 생태계를 지배하기 시작해 점점 복잡한 연쇄적인 진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맨틀층이 아직도 뜨겁던 지구 탄생 초기에는 화산 분출에 의해 바다로 흘러들던 용암 속 니켈 농도가 매우 높았지만 맨틀층이 식으면서 용암의 니켈 농도가 줄었으리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니켈과 생명체와의 연관성은 지금까지 아무도 생각해보디 않았던 것"이라면서 "니켈은 비록 바닷물 속의 미량금속이지만 우리의 연구는 니켈이 지구 환경과 생명체 역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2009.04.22. 21:21
과학자들에게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식을 뒤집고 벌레가 기는 것과 헤엄치는 것이 똑같은 하나의 동작이라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고 라이브 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영국 리즈대학 연구진은 길이 1㎜에 불과한 예쁜꼬마선충의 움직임을 실험실 작업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관찰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예쁜꼬마선충은 게놈 지도가 완성된 최초의 동물로 많은 유전자가 사람과 일치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생명체의 기본 요소들을 이해하는 적합한 모델로 여기고 있다. 실제로 사람 두뇌의 기원은 벌레의 중추신경계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지난 2007년 연구도 나와 있다. 예쁜꼬마선충은 뇌가 없고 302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된 매우 작은 신경계를 갖고 있지만 먹이 찾기와 학습 기억 심지어 사회적 행동에 이르는 광범위한 행동을 보이고 있어 학자들은 동물종 가운데 최초로 이 벌레의 모든 것을 이해할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우리의 발견은 다양한 환경에서 기능하는 선충의 기능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함을 말해준다. 선충의 신경계와 각각의 유전자가 맡은 특정 기능은 다양한 환경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고 밝혔다. 예쁜꼬마선충은 진흙탕이나 마른 땅의 축축한 겉부분 썩은 과일 속 등 다양한 환경을 자연 서식지로 삼고 있는데 각 환경에서 보이는 헤엄치기와 기기 동작이 너무도 달라 학자들은 이를 말의 질주 동작과 속보 동작처럼 완전히 다른 동작으로 간주해 왔다. 연구진은 "이처럼 단순한 신경게가 어떻게 그처럼 다른 동작을 보이다가 갑자기 다른 동작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져왔다"면서 "이 발견은 모든 범위의 행동을 처음으로 통일되게 설명한 것으로 앞으로 이 선충의 모델작업을 더욱 쉽게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9.04.21. 19:49
미국 록히드 마틴사가 병사들의 능력을 초인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장비를 개발했다고 디스커버리 채널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배낭처럼 생긴 헐크(HULC: Human Universal Load Carrier)라는 이름의 이 장비를 착용하면 병사들은 90㎏의 군장을 가뿐히 지고 시속 16㎞로 나는듯이 걸을 수 있게 된다. 티타늄으로 제작돼 무게 2.3~4.5㎏에 불과한 헐크는 4개의 리튬 이온 배터리로 움직이며 배터리 8개를 장착하면 임무 수행 시간을 최고 96시간까지 늘릴 수 있다. 작은 등짐 모양으로 접힌 헐크를 펴면 발판이 나타나는데 병사들은 이 위에 군화 신은 발을 올려 놓고 끈으로 허벅지와 허리 어깨를 묶으면 착용이 끝난다. 장비의 핵심인 발판은 병사가 진 짐의 무게를 몸이 아니라 땅으로 직접 전달하게 되며 안쪽에는 압력 센서가 달려 있어 병사가 걷는 방식과 속도를 컴퓨터에 전달한다. 컴퓨터의 인공지능은 유압장치를 움직여 병사의 동작을 증폭ㆍ강화하게 된다. 헐크를 착용한 병사는 걷기와 달리기 포복 무릎 꿇기 동작이 모두 가능하지만 다른 동작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적군의 사격에 노출돼 보다 유연한 동작이 필요할 때면 30초 안에 벗어던질 수 있다. 록히드사는 헐크를 이용하면 부상병을 신속하고 수월하게 이동시킬 수 있으며 후퇴시 무게 때문에 적지에 두고 와야 하는 적군 장비도 이런 방식으로 철수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육군은 현재 2만명의 병사를 `전투 배치 부적합'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은 전투중 부상 때문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무거운 짐을 지지 못하는 등의 신체적 제약 때문이어서 헐크의 등장은 병사들의 활용도를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록히드사는 헐크를 제작한 목적이 부상을 줄이려는 것은 아니지만 신속히 움직이는 과정에서 부상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9.04.20. 19:59
꿀벌 암컷들은 성년이 되면 새끼 돌보기라는 첫 임무를 맡게 되지만 중년기에 이르면 꿀과 꽃가루를 모으는 완전히 새로운 직종에 투입되는데 이처럼 역할이 바뀜에 따라 뇌도 이에 적합하게 변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브라질과 쿠바 과학자들은 꿀벌 암컷들이 처음엔 벌집 안에서 육아 임무에 종사하지만 2~3주 지나 사람 기준으로 중년기가 되면 밖으로 나가 꿀과 꽃가루를 모으는 새로운 일을 맡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미국 화학협회가 발간하는 프로테옴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들이 맡게 되는 새로운 임무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벌들은 먹이가 있는 곳과 집 사이를 오가느라 평생동안 수백㎞ 거리를 날아다녀야 하며 다른 벌들과 각종 정보 교환도 해야 한다. 연구진은 수백마리의 꿀벌 뇌를 분석해 육아와 먹이찾기에 사용되는 유전자의 지시에 따라 분비되는 단백질을 비교했다. 그 결과 유모 벌들에서는 사회적 계급 결정에 관여하는 단백질 수준이 높게 나타난 반면 먹이 찾기에 숙달된 벌의 뇌에는 에너지 생산 등 다른 중요활동과 관련된 단백질 수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는 단백질을 가리키는 프로테옴이 두 집단에서 매우 다르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우리 연구는 꿀벌 집단에서 유모와 먹이 구하기라는 각기 다른 사회적 역할에 따라 뇌 프로테옴에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9.04.16. 17:53
국제우주정거장(ISS)의 화장실 등 시설 이용 문제로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마치 옛날 냉전 시대를 방불케 하는 냉랭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러시아 우주인 겐나디 파달카(50)는 최근 승무원들이 각자 `국적 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는 새 규정에 따라 불편을 겪고 있다고 러시아의 노바야 가제타지에 털어 놓았다. ISS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적을 초월해 승무원들이 음식과 시설을 공유하는 화기애애한 공간이었는데 2003년 이후 우주선 발사가 점점 상업성을 띠게 되면서 이런 규정이 생겨 승무원들의 사기가 낮아지고 있다고 파달카는 토로했다. 러시아는 2003년부터 자국 우주선을 이용한 미국 우주인들의 ISS 파견에 탑승료를 받기 시작했다. 1998년부터 두 차례 ISS에 파견됐고 차기 선장으로 내정돼 있는 파달카는 이제 "미국측 화장실도 미국측 운동기구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면서 "이런 일이 우리 임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소유스 우주선이 발사되기 전 ISS에서 미국측 운동기구를 사용할 수 있느냐고 당국에 질문해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으나 곧 번복됐으며 그 후에도 된다 안 된다가 계속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기구와 화장실 뿐 아니라 음식마저도 '자국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새 지침이 내려졌다면서 승무원들은 지상에서 오가는 이런 정치적ㆍ관료적 실랑이에 아직은 초연하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는 ISS 시설이 확장돼 상주 승무원 수가 현재의 3명에서 6명으로 늘어나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2009.04.15. 21:22
병아리도 덧셈과 뺄셈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BBC 뉴스와 디스커버리 채널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파도바 대학과 트렌토 대학 연구진은 병아리들이 부화할 때부터 함께 지낸 5개의 작은 플라스틱 공들을 사용한 실험으로 이런 사실을 입증했다고 영국 생물학회지 프로시딩스 B.에 발표했다. 실험에 동원된 17마리의 레그혼 종 병아리들은 알에서 깨어날 때부터 노란 공들과 함께 자라 이 공들을 한 식구로 여겨 따라가는 `각인' 현상을 보였는데 이를 이용한 것이다. 연구진은 낚싯줄에 매단 공들을 두 개의 가림막 뒤에서 천천히 움직여 이동 과정을 병아리들에게 보여 주고 이들이 들어 있던 투명 상자의 문을 열어주는 실험을 한 결과 병아리들은 한결같이 공의 숫자가 많은 쪽 가림막 뒤를 찾아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쪽에 3개 다른 한 쪽에 2개의 공이 놓이도록 한 1차 실험에서 병아리들은 항상 세 개가 있는 쪽을 찾아 갔다. 두번째 실험에서는 공을 한 번에 한 개 또는 여러개씩 다른 쪽으로 옮겨 놓았는데 이때도 병아리들은 처음의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숫자가 많은 쪽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영장류와 원숭이들이 수를 셀 줄 알고 집개가 간단한 덧셈을 할 줄 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것이지만 이들 병아리처럼 어린 동물이 사전에 아무런 훈련도 받지 않고 셈 능력을 보여준 것은 처음이다.
2009.04.14. 20:25
태양 흑점 활동의 11년 주기가 지난해 저점을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흑점 활동은 이례적으로 평온하며 이는 지난 1913년 이래 가장 잠잠한 것이라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이 밝혔다. 태양활동 고조기인 지난 1998년 1월부터 2004년 2월 사이 태양 표면에는 매일 흑점이 나타났고 어떤 때는 수백개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흑점이 나타난 날은 14일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NASA 마셜우주비행 센터의 태양물리학 연구팀장인 데이비드 해서웨이는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이는 태양의 특이한 활동주기의 정상적인 일부"라고 지적하고 "지구인에게는 유리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태양 활동이 잠잠하면 GPS는 보다 정확해지고 위성들은 일정 궤도에 더 오래 머무르며 기껏해야 0.1~0.2℃에 불과하지만 온난화 현상도 약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태양 활동이 정점에 있을 때 GPS는 위성 수신 장애로 축구장 한 개 정도의 오차가 날 수 있지만 지금처럼 극소기에는 오차 폭이 30㎝ 미만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태양의 단파 복사량이 줄어들어 지구 대기권이 약간 축소하게 되는데 실제로 텍사스 주립대 연구진은 지구 대기권 상층부 높이가 평소보다 200㎞나 낮아져 우주관측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NASA 과학자들은 최근 몇달 동안 나타난 흑점의 수가 1913년 이래 가장 적은 것이라면서 1800년대 초부터 흑점이 이처럼 잠잠했던 시기가 보통 5년씩 계속됐던 것으로 미루어 지난 2007년에 시작된 이번 흑점 저조기도 전철을 따르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우주기상예측센터의 토머스 보그단 소장은 태양활동이 언제든 증가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이것이 200년 전 일어났던 `돌턴 극소기'의 재판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09.04.13. 19:49
약 3천500년 전 이집트를 강력한 왕권으로 통치한 하트셉수트 여왕의 향수를 재현하려는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고대 이집트 왕국 제18왕조의 5대 파라오인 하트셉수트는 '파라오'라는 칭호를 갖고 있는 유일한 여성 군주이다. 독일 본대학 연구진은 하트셉수트 여왕의 이름이 새겨진 향수병 바닥에 말라붙은 액체 찌꺼기가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에 따라 오늘날의 소말리아에서 수입된 값비싼 향으로 만들어진 향수를 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트셉수트는 남편이자 이복동생인 투트모세 2세가 후사 없이 죽은 뒤 표면적으로는 의붓아들인 투트모세 3세와 공동통치를 했지만 B.C.1479년부터 B.C.1457년까지 통치기간중 강력한 실권을 행사했다. 그는 남자 복장으로 남자 행세를 하면서 최소한 한 차례의 군사 공격을 감행하면서도 국내에서는 평화를 유지하면서 거대한 건설 사업을 시행하고 남쪽 교역로를 재개한 것으로 유명하다. 고대 문서에는 그가 오늘날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지역에 대상(隊商) 함대를 파견해 몰약과 유향 향목을 수입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연구진은 "고대 이집트에서 향은 지극히 귀중한 물품으로 사원이나 살아있는 신과 같은 존재인 왕에게만 사용됐던 것"이며 병 속에서 발견된 것도 바로 이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많은 벽화와 조상에서 하트셉수트는 남자 통치자의 복장을 하고 심지어 가짜 수염까지 단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학자들은 신과 왕에게만 사용됐던 향을 그녀가 애용한 것은 최고 통치자로서의 지위를 굳히려는 의도도 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학자들은 지난 2007년 하트셉수트 여왕의 미라를 발견했으며 DNA와 치아 분석을 통해 그녀의 신원을 확인했다.
2009.04.09. 20:08
무리 속에서 제 몸의 안전을 꾀하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벌과 개미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는 진정한 팀 플레이어들임이 확인됐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 과학자들은 "집단행동"을 분석하는 수학모델을 사용해 동물들을 관찰한 결과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고 진화생물학 저널 최신호에서 밝혔다. 들소와 물고기들은 포식자들의 공격을 받을 때 각자 안전한 무리의 중심부에 자리잡으려고 애쓰는 것으로 밝혀진 반면 개미와 벌들은 일사불란하게 한 덩어리가 돼 죽음도 불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 결과는 곤충들의 세계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 `개미'나 `꿀벌대소동'에 그려진 엄격한 획일사회의 모습과 꼭 닮은 것이다. 연구진은 '초유기체'(superorganism)라고 불리는 동물들의 일부 협력집단에서 개체들은 가까운 혈연관계가 있으며 자신들이 공유한 유전물질이 후대에 전파되도록 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꿀벌과 같은 다른 집단에서는 일벌들이 여왕이 낳은 새끼들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여왕이 낳지 않은 알들을 파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들소나 물고기들도 하나의 무리를 이루어 움직이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지만 집단적인 노력처럼 보이는 이런 움직임이 사실은 각 개체들이 포식자를 피해 무리의 중심부로 파고드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나 개미굴이나 벌집은 마치 하나의 통일된 유기체처럼 움직인다면서 예를 들어 벌집에서 일개미들은 여왕이 자신들의 유전자를 후손에 전할 것이므로 집단을 돕고 기꺼이 죽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초유기체는 사회적 집단 내부의 갈등이 억압되는 경우에만 존재하는 매우 희귀한 집단이기 때문에 인간 사회에는 이런 용어를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09.04.08. 21:05
많은 학자들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기는 저온 핵융합 현상의 "뚜렷한" 증거가 발견됐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고 AFP 통신과 BBC 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저온핵융합은 이론상 무한대의 친환경 에너지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일부 과학자들의 도전 대상이지만 학계에서는 진지한 논의조차 외면할 정도로 무시되고 있는 분야이다. 미 해군 우주해양전쟁시스템센터(SPAWAR) 연구진은 미화학협회(ACS) 전국회의에 제출한 연구보고서에서 저에너지핵반응(LENR)으로 불리는 저온핵융합 장치가 핵반응을 시사하는 중성자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최초의 분명한 가시적 증거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우리의 발견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면서 "우리가 알기론 이것은 LENR에서 높은 에너지를 지닌 중성자가 생성됐다는 최초의 과학적 보고"라고 주장했다. 연구가 발표된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는 20년 전 마틴 플레이시먼과 스탠리 폰즈가 전해조(電解槽)라 불리는 단순한 상온 시설에 전류를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전해실의 온도가 상승한 현상을 핵융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 학계를 뒤흔들었던 사건의 현장이다. 이들의 저온핵융합 발견 주장은 그러나 다른 학자들이 같은 실험을 재현할 수 없어 사기극으로 전락했다. SPAWAR 연구진의 발표에 대해서도 일부 학자들은 "상온에서 핵융합이 일어날 수 있음을 설명하는 납득할만한 이론적 해석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ACS의 LENR 관련 회의를 주재한 고팔 코임바토레는 "전세계가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모든 가능성을 탐색할 가치가 있다"고 옹호했다. 지난 20년간 상온핵융합 연구들을 주목해 온 뉴에너지 타임스의 스티브 크리비트 편집인은 "이 실험에서 생성된 중성자가 핵융합의 결과는 아닐지 몰라도 어쩌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핵반응 즉 화학과 물리학이 접목된 새로운 분야일 수도 있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2009.04.07. 18:25
하와이 부근 깊은 바다에서 4천265살 먹은 산호가 발견됨으로써 심해 산호가 살아있는 최고령 해양 생물임이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텍사스 A&M 대학 연구진은 잠수정을 이용해 하와이 부근 깊은 바다에서 `황금산호'(제라르디아종)과 `흑산호'(레이오파테스종)를 채취한 뒤 방사선탄소 기법으로 연대를 측정해 전자는 2천742살 후자는 4천265살임을 밝혀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학자들이 산호의 나이를 계산할 때는 나이테를 세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런 방법으로 밝혀진 하와이 해역의 황금산호 나이는 최고 70년 정도였다. 연구진은 이들 산호의 나이가 밝혀짐에 따라 산호의 성장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느린 연간 몇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고 말했다. 물론 석회화한 산호의 뼈대 안에는 몇 살 밖에 안 된 어린 용종이 자라고 있어 이들의 세대교체가 수천년에 걸쳐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진은 다양한 생태계의 터전인 심해 산호들이 산호와 물고기를 채취하려는 저인망 어로로 망가지고 있으며 수온 상승과 해수 산성화도 산호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산호의 성장이 이처럼 느리다는 사실은 보존의 긴박성을 더욱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9.04.06. 20:04
화려한 색깔로 잘 알려진 호금조(胡錦鳥) 암컷은 짝짓기 상대와 자신의 색깔이 다르면 수컷 새끼를 더 많이 낳기로 결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호금조는 머리 색깔이 붉거나 검은데 짝짓기 상대로 머리 색깔이 같은 짝을 선호한다. 이는 붉은 색이나 검은 색이 선명할수록 유전적으로 우수한 새끼를 얻을 수 있는 반면 색깔이 흐릿한 새끼 그 중에서도 암컷 새끼는 매우 어린 나이에 죽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로 설명된다. 호주 매커리 대학 연구진은 색깔이 다른 상대와 짝짓기를 한 암컷은 수컷 새끼를 많이 낳음으로써 이런 불리함을 극복한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호금조들은 상대의 머리 색깔만 보아도 유전적으로 유리한 지 아닌지를 알 수 있으며 같은 색깔의 수컷과 짝짓기한 암컷이 낳은 알에서는 훨씬 건강한 새끼들이 태어난다. 연구진은 머리 색깔이 다른 상대와 짝짓기한 암컷 호금조는 새끼의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 성을 미리 결정하며 그 결과 70%의 알에서 수컷 새끼가 깨어난다고 밝혔다. 반면 색깔이 같은 상대와 짝짓기한 암컷이 낳는 알에서는 암컷과 수컷이 깨어나는 비율이 반반씩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호금조 암컷은 색깔이 다른 수컷과 짝짓기하기를 무척 싫어하지만 적합한 상대가 없을 경우엔 이런 방법으로 불리한 상황을 최대한 유리하게 조절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과연 암컷이 새끼의 성비 결정권을 장악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붉은 머리 수컷을 친환경 염료로 검게 염색했는데 그 결과 이 수컷과 짝짓기한 암컷은 암수 동수의 알을 낳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새가 알의 성을 어떻게 결정하는 지는 "큰 수수께끼"라면서 "호르몬이 어떤 역할을 하지 않을까 추측은 하지만 이는 검증이 필요한 가설"이라고 말했다.
2009.04.02. 19:55
국제우주정거장(ISS)의 4번째이자 마지막 태양전지판이 20일 부착돼 ISS가 전력을 전량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마이크 핀커 ISS 선장은 지난 17일 도착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 승무원들이 싣고 온 태양전지판 한 개와 지난 몇년동안 ISS에 보관돼 있던 다른 하나를 접힌 상태로 부착한 뒤 완전히 펼치는 작업까지 매우 순조롭게 끝냈다고 밝혔다. 길이 73m의 새 태양전지판이 부착됨으로써 ISS가 과학실험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은 15㎾에서 30㎾로 늘어났다. 이는 42채의 대형 주택에서 소요되는 전력량과 같은 것이다. 이 태양전지판 부착으로 ISS를 지탱하는 뼈대의 길이는 모두 102m로 무게는 310t으로 늘어났고 선체 양쪽에 각각 4개씩의 전지판을 거느리게 되면서 대칭 형태를 갖추게 됐으며 ISS 조립은 81%가 완료됐다. 지난 1998년부터 시작된 ISS 건설 과정은 내년에 끝나며 이와 함께 미항공우주국(NASA)의 기존 우주왕복선들은 모두 퇴역하게 된다. 한편 NASA는 22일 밤(美현지시간) ISS에 우주파편을 피해 위치를 이동하도록 지시했으며 디스커버리호 승무원들은 디스커버리호의 엔진을 분사시켜 왕복선 선체가 ISS의 앞에 오도록 자리를 바꿨다. NASA는 지름 10㎝의 중국 로켓 파편이 23일로 예정된 디스커버리호 승무원들의 우주유영중 ISS에 매우 근접할 것이라면서 ISS는 파편이 지나갈 때까지 3시간동안 대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9.04.01. 20:35
원시깃털을 가진 고대의 작은 초식 공룡 화석이 발견됨에 따라 공룡의 깃털은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초기에 이미 존재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자아내고 있다. 중국 과학자들은 랴오닝(遼寧)성의 화석지대에서 발견한 이 공룡 화석이 약 1억5천만년 전 처음 등장한 시조새보다 더 먼 옛날의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깃털 달린 새와 비늘 달린 파충류가 각기 다른 진화의 길을 걸었을 것이라는 굳건한 기존 가설을 여지없이 깨뜨리는 것이라고 네이처지 최신호에서 주장했다. 연구진은 `티안유롱 콘푸시우시'로 명명된 이 새로운 공룡의 깃털과 같은 구조가 목과 등 및 꼬리에 나 있으며 어떤 것은 5㎝나 된다고 밝히고 그러나 이 깃털은 본격적인 깃털이라기보다는 원시깃털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존 연대가 최고 약 1억9천800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이 두 발 공룡은 약 70㎝로 몸길이의 절반 이상을 꼬리가 차지하고 있다. 모든 공룡은 2억여년 전에 갈라진 용반류(龍盤類)와 조반류(鳥盤類)의 두 집단에 속하는데 용반류에는 목이 긴 사우로포드(용각류)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렉스) 시조새를 포함한 모든 원시 조류가 포함되며 조반류는 이름과 달리 새와는 아무 관계가 없고 트리케로톱스와 스테고사우루스 등 갑주공룡들이 포함된다. 그러나 새로 발견된 티안유롱은 조반류의 범주에 꼭 들어맞으며 수각아목(獸脚亞目: 두발로 걷는 육식공룡)과 먼 친척 관계에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티안유롱의 섬유 모양 원시 깃털이 피부 안쪽에서부터 자란 진피 조직인지 아니면 피부 위에서 자란 표피조직인지에 따라 해답이 다르게 나올 것이라면서 "만일 이것이 상피조직일 경우 엄청난 중요성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깃털 모양의 상피조직은 이 고대 공룡이 털이 무성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티안유롱의 깃털은 상피조직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2009.03.31. 20:01
미국 항공우주국(NASA) 관계자들은 지난 15일 발사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무임승차한 박쥐 한 마리가 끝내 날아가지 않고 발사 전과정을 함께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보도했다. NASA 측은 발사 당시 장면을 녹화한 비디오를 정밀분석한 결과 발사 전부터 몇시간 째 외부연료 탱크에 달라붙어 있던 박쥐가 우주선이 카메라에서 사라진 마지막 순간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카운트다운 내내 박쥐가 방향을 조금씩 바꾸긴 했지만 날아가진 않았다"면서 "적외선 사진을 보면 이 박쥐는 예상과 달리 얼어죽지 않고 살아 있었으며 로켓이 화염을 뿜으며 발사대를 떠난 순간에도 우주선에 붙어 있었다"고 말했다. NASA 측은 야생동물 전문가에게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것이 큰귀박쥐이며 왼쪽 날개가 부러졌고 오른쪽 어깨나 팔목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박쥐는 디스커버리호가 궤도를 향해 급상승하는 과정에서 곧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커버리호가 발사된 케네디 우주센터는 플로리다의 메릿섬 야생동물보호지와 같은 지역에 있어 우주선 발사대에는 새를 비롯한 야생동물들을 쫓기 위한 장치들이 갖춰져 있지만 이 박쥐는 엔진이 점화된 후에도 꼼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박쥐는 연료탱크의 위쪽 3분의1에서 4분의1 부분에 붙어 있었는데 탱크가 초저온 액체수소와 액체산소로 채워져 있었지만 그 부분의 표면 온도는 14~21℃였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측했다. NASA의 최종점검팀은 디스커버리호가 발사될 때 이 박쥐가 떨어져 나가면서 민감한 외부단열재에 충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는지 계산한 결과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1996년 우주왕복선 엔데버호 발사 때도 박쥐가 외부연료탱크에 붙어 있다고 발사 직전 날아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엔데버호에 타고 있던 일본 우주인 와카타 코이치는 이번 디스커버리 호에도 탑승 두번이나 박쥐와 함께 우주선을 탄 유일한 우주인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2009.03.30. 21:15
몇 초 만에 충전되는 작고 가볍고 오래 가는 리튬 배터리가 개발돼 휴대전화와 전기자동차에 일대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기존 물질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용한 이 배터리가 2~3년 안에 시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재충전식 리튬(LiFePO4) 배터리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축적해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지만 에너지 방출 속도가 느려 가속보다는 일정한 속도의 주행에 적합하며 재충전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이는 전하를 띤 리튬 원자 즉 이온들이 전자와 함께 배터리 물질 안에서 움직이는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돼 왔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런 속도의 문제가 이온이 아니라 이온이 물질에 분포돼 있는 나노 수준의 터널들을 통과해 전자를 목표지점까지 운반하는 방식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마치 하나로 합쳐지는 지선도로망처럼 이온들을 터널 속으로 밀어넣는 인산리튬 코팅으로 문제 해결을 시도했고 이온들은 순식간에 터널을 통과했다. 이런 기술을 적용하자 작은 휴대전화 배터리는 10초 만에 충전이 끝났다. 연구진은 현재 6~8시간이 걸리는 하이브리드 전기차량용 배터리 재충전이 이론적으로 5분이면 끝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전압이 지금보다 훨씬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처럼 새롭게 코팅된 LiFePO4 배터리는 여러번 재충전을 거듭해도 약해지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더 작고 더 가벼운 배터리 개발의 길을 트게 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들은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개발된 이 배터리에 대해 이미 두 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09.03.26. 18:26
'베이징원인(北京原人)'으로 불리는 원시 인류는 기존 가설보다 20만년이나 앞선 약 78만년 전 빙하기의 혹독한 추위 속에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새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베이징원인은 지난 1921년부터 1966년 사이 중국 베이징 부근 저우커우뎬(周口店) 일대에서 수만 점의 돌연장과 함께 발견된 약 40구의 `호모 에렉투스'(직립원인) 화석들에 집단적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과 미국 연구진은 첨단 연대측정 기법으로 화석을 분석한 결과 화석들이 발견된 지층의 연대가 68만~78만년 전의 것이며 도구를 만들어 쓰던 직립원인들이 저우커우뎬 일대의 동굴들을 근거지로 삼아 생활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인류의 이동 시기와 경로에 관해 새로운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이 확실시된다. 지금까지 대다수 학자들은 약 200만년 전 아프리카를 떠난 한 무더기의 직립인간이 아라비아 반도와 인도아대륙 및 동남아 해안지대로 각각 퍼져나갔을 것이며 이들 지역으로부터 일부는 빙하기에 훗날 자바섬이 된 지역으로 다른 일부는 북쪽으로 이동해 베이징 북부와 서부지역에 정착했을 것이라는 이론을 지지해 왔다. 1892년 자바섬에서 발견된 최초의 직립인간 화석은 약 160만년 전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베이징원인의 연대가 새로 밝혀짐으로써 약180만년 전 지금의 그루지야지역으로부터 출발해 유라시아를 가로지르는 별개의 이동경로가 존재했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루지야의 드마니시 지역에서는 약175만년 전 인류화석이 무더기로 발굴되고 있다. 열대숲에서만 살았던 멸종한 동물들의 화석이 새로 발견됨으로써 지금까지 직립원인이 지나갔을 것으로 추정돼 오던 동남아 루트가 사실은 뚫고 지나가기 어려운 원시림이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2009.03.25. 19:45